소설리스트

라그랑주 포인트 (33)화 (33/256)

30화

오랑우탄과 인간? 아예 종이 다르단 뜻이다.

강화 인간의 탄생이 인류 진화의 증표긴 하지만, 새로운 종의 출현으로 보는 학자는 없다. 강화 인간과 일반인 사이에 재생산이 가능하고, 재생산된 2세는 정상적인 생식 기능을 보유하여 3세, 4세 얼마든지 자손 생산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강화 인간 즉, 에스퍼는 여전히 인류다.

그런데 왜 장 중장은 강수혁을 두고 종이 다르단 얘기를 하는 걸까.

다른 에스퍼에게는 없는 구속 장치까지 달고서도 압도적인 능력 차이를 보이는 그를 다른 종으로 치부한 건, 단순히 강수혁의 삐뚤어진 성향을 비판하기 위한 수사(修辭)인가 아니면 정말로 그럴 가능성이 있는 걸까?

만약 추측이 맞는다면 강수혁의 파일이 최고 보안 등급을 가진 이유가 설명된다.

외계 지성체와 에스퍼의 출현만으로도 인류의 히스테리는 극에 달했다. 요즘만큼 종교가 힘을 발휘한 때가 있던가. 그런데 막강한 힘을 가진 우성 종의 출현이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대혼란에 빠진다.

더불어 에스퍼를 더 보유하지 못해 안달인 군부의 핵심 수뇌인 장 중장이 강수혁이라는 귀중한 자산의 재생산을 꺼렸다.

이상하지 않은가?

에스퍼의 2세가 에스퍼일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막강한 전략 자산을 늘리기 위해 강제로 강수혁의 정자 채취를 해서 아주 2세 공장을 돌리는 편이 비록 비인간적이라 할지라도 논리적이다.

여전히 추측에 불과하기에 아무리 상대가 김윤조라도 입 밖으로 내기에는 시기상조였다.

‘만약 그렇다면 오히려 김윤조에게 말하기 어렵지.’

죽상을 한 제 피조물을 보면서 심 박사는 고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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