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화>
“큽……!”
안 그래도 최선을 다해 입 안 가득 담고 있던 터라, 도겸이 아주 조금만 움직
였을 뿐인데도 귀두가 목구멍을 누르면서 토기가 울컥 올라왔다.
눈물이 핑 돌면서 붉게 부은 눈꼬리가 바르르 떨렸다. 서원이 금방이라도 토
악질을 할 것처럼 버둥거리자, 도겸이 급히 정신을 차리고 서원의 뒷머리를
놓아줬다.
“켁!”
“괜찮아?”
서원이 성기를 입에서 뱉어내자마자 마른기침을 터트렸다.
서원이 고개를 돌리고 쿨럭거리자, 도겸은 곧바로 한쪽 무릎을 꿇고 서원과
시선 높이를 맞췄다. 그는 자신이 충동적으로 벌인 짓에 충격을 받은 것 같기
도 하고,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의 걱정 어린 시선을 받고 있자니, 뭐라고 할 수도 없어졌다. 갑자기 목구
멍을 쑤시고 들어오는 성기에 버거워한 건 사실이었지만, 무슨 사고라도 당한
사람처럼 걱정스레 보고 있으니…….
잠시 일어난 해프닝일 뿐이었다. 서원은 그를 타박하기보다는, 입가에 묻은
애액을 손으로 닦아내며 눈살을 찌푸렸다.
“켈록! 하아……. 괜, 찮아요……. 그냥, 좀 너무 커서 놀란 거예요.”
“……안 되겠다. 이제 그만하고 침대로 가자.”
“네? 아직 제대로 하지도 않았잖아요……. 하, 한 번 빼내는 게 저한테도 편할
것 같은데…….”
서원은 그렇게 말하며, 도겸의 성기를 두 손으로 꼭 쥐었다.
단순히 도겸이 좋아하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애
초에 먼저 그의 것을 입으로 빼 주겠다고 제안한 것도 서로를 위한 거였다.
서원이 소중한 것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는 것처럼 도겸의 성기를 꽉 잡자, 도겸이 그런 서원을 내려다보다 억눌린 숨을 터트렸다. 그는 욕망과 이성 사
이에서 갈팡질팡하다, 끝내 결단을 내렸다.
“그럼 이대로 앉아 있어 봐.”
“네? 뭐하려고…….”
“가만히 있어.”
도겸은 그렇게 말하더니, 성기에서 손을 떼게 했다.
뭘 하려는 거지? 의아하게 도겸의 발치에 무릎 꿇고 앉아 도겸을 올려다보는
데, 그가 눈앞에서 성기를 손으로 죽죽 흔들었다.
“하…….”
“…….”
지금 형이…… 자위하는 건가?
그와 섹스할 때 정신없이 흘레붙기만 했지, 이런 식으로 자위하는 모습을 보
여 주는 것은 처음이었다.
안 그래도 음란한 모습인데, 도겸은 씻느라 반쯤 젖어 있었고, 또 그의 발치
에 앉아 있다 보니 지나치게 성기와의 거리가 가까웠다.
성기 부피를 키울 대로 키운 것이, 곧 있으면 사정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제
가 그를 간과했던 것일까? 그의 성기는 노팅이라도 할 것처럼 끝도 없이 커지
기만 했다. 허공에 노팅할 리는 없으니 그런 건 아니겠지만…….
두 눈으로 보기 힘들 만큼 색정적이다. 낯뜨거운 기분에 시선을 돌리려 했으
나, 도겸은 집요한 눈길로 저를 바라보며 명령했다.
“후……, 나 봐.”
도겸은 제가 얼마만큼 네게 욕정 하는지 보라는 듯, 서원이 일 초라도 시선을
떼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서원이 입을 꾹 다물고 도겸을 바라보는데, 그가 어느 순간 얼굴을 왈칵 일그
러트리더니 잇새로 신음을 흘렸다.
“큿……!”
그때, 귀두에서 뜨거운 정액이 터져 나왔다.
눈앞에서 터져 나온 정액은 곧바로 서원의 얼굴에 쏟아졌다. 끈적한 점액이
눈꺼풀과 코에 엉겨 붙었다.
“으…….”
서원이 두 눈을 질끈 감은 채로 입꼬리를 축 늘어트렸다. 방금까지 그의 성기
도 거리낌 없이 입에 담았으니, 더럽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눈
을 뜨면 정액에 눈에 들어갈 것 같았고, 입을 꾹 다물어도 느껴지는 정액 맛
이 비릿했다.
눈은 감고 있었지만 반쯤 울상을 짓고 있자, 도겸이 물을 틀어 서원의 얼굴을
닦아 줬다.
어푸어푸, 얼굴 살갗이 다 쓸리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박박 닦아 준 도겸은
서원의 얼굴을 수건으로 닦아 주더니 손을 잡아 이끌었다.
“가자.”
도겸은 서원을 이끌고 거침없이 침대로 향했다. 한 발을 빼내서 좀 진정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다급해진 모습이었다.
빠르게 욕실과 파우더룸에서 나와 침대 위에 눕혀졌다. 푹신한 침대 매트리스
와 이불에 폭 잠겨 있자니, 머리도 말리지 않았고 몸도 제대로 닦지 않아 젖
는 게 신경이 쓰였다.
이러면 안 되지 않나. 호텔에 민폐인 것 같은데. 마음이 불편해진 서원은 제
위로 몸을 겹치려고 하는 도겸의 가슴팍을 밀어내려 했다.
“이, 이러다 침구 다 젖겠어요.”
“그럴 생각할 여유가 있나 보네.”
도겸은 마치 ‘그렇게 여유 부릴 시간 없을 텐데.’ 그렇게 말하는 듯하며, 서
원의 손길을 가볍게 무시했다. 서원의 몸 위로 제 몸을 겹쳤다.
저보다 키도 크고 단단한 근육으로 똘똘 뭉친 몸이 위로 겹쳐지니, 돌에 깔린
것처럼 묵직한 체중이 느껴졌다.
“아니, 호텔에서……. 하아…….”
서원은 여유가 있어서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라고, 호텔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
겠느냐고 말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도겸은 들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도겸이 서원의 입술과 뺨, 그리고 목덜미에 차례대로 입을 맞추며 아래로 내
려왔다. 입술의 종착역은 가슴이었다.
도겸은 그곳에 멈춰, 빤히 작은 돌기를 바라봤다. 딸기우유처럼 예쁜 분홍빛
이 도는 유두는 흥분으로 톡 튀어나와 있었다.
도겸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서원에게 가슴 애무해 주는 걸 금지당한 상
태였다. 애무할 때마다 유즙이 자꾸만 흘러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최근에서야 유즙이 멎고 가슴 애무의 권한을 되찾았는데, 그래서인
지 이전보다 더 가슴에 집착하게 됐다.
도겸은 잠시 숨을 고르고는, 곧바로 한입에 유두를 입에 물었다.
“흐읏!”
서원은 유두가 말캉하고 따듯한 입속으로 빨리는 느낌에, 급하게 입을 꾹 다
물었다.
똑같은 행위일 텐데도, 도하가 빨 땐 아무렇지도 않던 것이 도겸이 하면 야릇
하게 느껴졌다. 세세하게 따지면 어떤 식으로 물고 빠는지 다를 테니 느끼는
게 다르기야 하겠지만, 그 차이가 확연했다.
가장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은 아마…… 눈빛이 아닐까.
도하가 쪽쪽 빨면서 올려다볼 때는 동그란 검은 눈동자가 순진무구하기 짝이
없었는데, 도겸은 그 반대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씹어먹고 싶어 하는 야수
처럼 두 눈이 원초적인 본능으로 번뜩이고 있었다.
그 눈빛을 마주할 때마다, 서원은 조금 두려우면서도 그것이 그만큼 그가 저
를 원한다는 증거 같아서 두근거렸다. 그 때문에 더욱 그의 행위를 성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았다.
츄읍, 추읍…….
“으응…….”
서원이 도겸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그가 시선을 맞춘 채로 가슴을 빨기 시작
했다. 입술을 모아서 흡착하기도 하고, 잇새로 갉작거리기도 하고, 혀로 할짝
거리기도 했다.
여린 살결이다 보니, 많이 물고 빨지도 않았는데 가슴이 부어올랐다. 도겸이
촉촉하게 젖은 입술을 떼어냈을 때는, 서원의 유두가 퉁퉁 부어서는 붉은 울
혈이 꽃처럼 피어나 있었다.
이렇게 부으면 나중에 옷 입기가 힘들어지는데……. 자꾸만 옷에 가슴이 쓸려서
따끔거리기도 하고, 자꾸 신경이 쓰이기도 하고……. 도겸이 가슴 애무를 할 때
면 다음 날에 늘 고생하곤 했는데, 가슴 애무를 해 주는 게 오랜만이라서 잊
고 있었다.
흥분과 별개로 슬슬 걱정이 들기 시작하는데, 도겸은 그런 서원의 마음도 모
르고 다시금 유두를 입에 담으려는 듯 붉은 입술을 벌렸다.
가슴에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입술이 가까이 다가왔을 때, 서원은 다급하게
그의 어깨를 잡으며 만류했다.
“그, 흐, 그만해도 될 것 같은데…….”
“이제 그만 박아 달라고?”
“아, 진짜……. 왜 말을, 꼭 그렇게 해요…….”
서원이 조금은 질색한 얼굴로 그를 타박했다.
일부러 제 입에서 야한 말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건 알고 있지만, 서원은 그럴
때마다 상스러운 말은 되도록 따라 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런데도 질리지도
않고 시키는 게 어처구니가 없었다.
저런 면모가 싫다는 건 아닌데, 포기를 모른다는 게 좀 웃기달까……. 허탈한
웃음을 흘리며 도겸을 바라보자, 그는 타박을 들어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반응
을 내비쳤다.
“매번 반응이 귀엽잖아.”
“…….”
하지 않으려고 해도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였다.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제 탓
으로 돌리는 것이 수준급이었다.
할 말 없게 만드는 건 선수가 따로 없지. 서원이 황당하게 도겸을 바라보는
데, 도겸의 손이 둔부 사이를 더듬었다.
살집 있는 하얀 볼기를 강하게 쥐었다 놓기를 반복하던 그는, 이내 꿀이 흐르
는 구멍 속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내벽이 젖어 있었던 터라, 손가락 하
나가 막힘없이 쑥 들어왔다.
“흐으읏……!”
“충분히 젖어서, 바로 넣어도 되겠는데…….”
도겸은 그만큼 안쪽이 흥건하다고 희롱하면서도, 손가락을 가볍게 추삽질하며
구멍을 늘렸다. 말은 날것처럼 해도 삽입할 때 아프지 않도록 풀어 주는 모양
새였다.
도겸은 손가락으로 내벽을 넓히다, 은근슬쩍 하나를 더 밀어 넣었다. 마디가
굵은 손가락 두 개가 들어오니, 서원의 몸이 움칠 떨렸다.
손가락 두 개의 부피에 적응할 새도 없이, 도겸이 손으로 거칠게 왕복 운동하
기 시작했다.
“흐, 앗……, 으응!”
손가락 마디 하나만 남을 정도로 빠져나갔다가 깊게 쳐올리기를 반복하니, 섹
스할 때와 비슷한 감각이 들었다. 하지만 진짜 그의 것은 아니다 보니, 그만
큼은 아니었다. 분명 손가락도 두껍고 긴데, 원하는 곳은 찔러 주지 못했다.
매번 섹스할 때마다 도겸이 눈에 핏줄을 터트릴 듯이 흥분하면서도, 멋대로
삽입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뒤를 풀어 줬다. 서원은 그게 도겸이 저를 생각해
주는 마음인 것 같아서 거부하지 않아 왔고.
그렇지만 가끔은, 그런 행위가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물론, 좋은데……. 엄청 좋은데……. 서원은 룸에 들어설 때부터 흥분해 있었고, 뒷구멍이 애액으로 흠뻑 젖어서 뜨겁게 발씬거리기까지 했다. 어서 빨리 그의
것을 받아들이고 싶었는데, 자꾸만 시간을 끄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게 바로 지금이었다.
서원은 끙끙거리며 신음을 참다가, 안을 파고든 손가락이 세 개로 늘어났을
때쯤 두 다리로 도겸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
“이거, 흐으, 그만하고 빨리……. 빨리요. 네?”
“후……. 이게 진짜, 애교만 늘어서.”
서원이 뭔가를 알고 교태를 부린 건 아니었지만, 도겸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효과적이었다.
도겸은 서원의 어떤 모습도 다 예쁘고 야하게만 보였는데, 이렇게 쾌감에 약
해서 재촉하는 모습을 볼 때면…… 속에서 뜨거운 것이 치솟았다. 겨우 다잡은
이성이 다 무용지물이 되는 느낌이었다.
도겸은 미간을 좁힌 채 한쪽 입꼬리를 올리더니, 서원의 아래를 풀어 주던 손
가락을 단번에 빼냈다.
서원이 허전하다고 느낄 틈도 없이, 도겸은 귀두를 구멍에 맞댔다. 콘돔도 끼
지 않은 생자지였다.
보통의 관계에서는 콘돔을 끼는 것이 예의였지만, 둘의 관계에서는 예외였다.
열성 오메가이다 보니 임신할 확률이 극히 낮기도 했고, 서원이 가능하다면
도하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어 해서 노력하는 중이었다.
“넣어줄 테니까, 힘 빼.”
도겸이 명령하듯 말하며, 귀두로 구멍을 꾸욱, 꾸욱 누르며 압박했다. 그것만
으로도 흥분이 돼서 서원의 구멍이 꼭 뭘 먹여 달라 조르는 것처럼 벌름거렸다.
서원이 성기를 받아들이기 쉽도록 몸에 긴장을 풀자, 상을 주듯 굵직한 기둥
이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