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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화> (109/136)

<109화>

저번에도 그가 뒤를 빨아주기에 경악했었는데, 또 그러고 있었다. 그때 분명 싫다고 했던 것 같은데, 왜 또 이런 충격적인 일을 벌이는 건지 모르겠다.

이전에 그와 페로몬 파트너로 지낼 땐 아래에 입술을 댄 적이 없었다. 그 점을 생각하면 그가 평소 좋아하는 체위는 아닌 것 같은데, 사귀고 나서는 몸을 겹칠 때마다 틈만 나면 뒤를 빨려고 들었다. 은근히 집착을 보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서원으로서는 도겸이 대체 왜 이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도겸은 진심이었다. 콩깍지가 얼마나 쓰인 건지, 이제는 뒷구멍이 맑은 분홍빛을 띤다는 것까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계속 빨고 싶었다.

그리고 아래를 진득하게 빨며 애무를 해 놓으면 서원이 성교 중에 더 자지러지듯 느끼기도 했으니 일거양득 아닌가.

그렇게 이성을 반쯤 놓아 버린 도겸은 아래에 입술을 대는 것도 모자라 날카롭게 선 혀끝으로 젖은 뒷구멍을 콕콕 찔렀다. 점점 아래를 파고드는 혀의 감각에 서원이 진저리를 치며 몸을 비틀었다.

“아, 하지, 으으, 말아요……! 이거, 싫…… 흐앗!”

츄읍, 츄우읍…….

아래를 빠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렸다. 서원은 벌어진 다리를 모으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었지만, 도겸이 제 허벅지를 꽉 잡은 탓에 그럴 수가 없었다. 게다가 분명 구멍을 빨고 쑤시는 행위는 수치스럽고 소름 끼치기만 하는데 성감을 느낄 때처럼 기운이 축축 빠져서 좀처럼 힘을 쓸 수가 없었다.

도겸은 그곳에 애정 가득하게 뽀뽀하기도 하고, 촘촘한 주름을 훑기도 하고, 혀끝을 날카롭게 세워 안을 찌르기도 했다. 그것도 모자라 손가락을 이용해 안쪽까지 푹푹 쑤셔 주기까지 하니 몸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손가락으로 쑤시는 건 그렇다 쳐도 혀로 핥는 건 그만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안타깝게도 서원의 성기는 점점 힘을 주고 배에 달라붙고 있었다. 인정하기 싫은데 몸은 착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후…….”

서원이 그를 밀어내지도 어쩌지도 못하고 바들바들 떨고 있을 때였다. 도겸은 아래를 충분히 풀어 줬다고 생각하는지, 입술을 훑으며 뒤로 물러났다.

아래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 틈도 없이, 도겸이 성기를 침으로 번들거리는 구멍에 가져다 댔다.

그는 흉기 같은 성기를 손으로 죽죽 한 번 훑더니, 그대로 귀두를 구멍에 꾹 눌렀다. 구멍이 빠끔 벌어지며 귀두가 조금 파묻혔다.

“넣을게.”

“으흣…….”

드디어……. 제가 해도 된다고 그를 붙잡았건만, 삽입의 순간은 늘 긴장됐다.

서원이 흐릿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기다렸다는 듯이 성기가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반도 채 넣지 않았는데 엄청난 압박감이 들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젖히고 입이 가득 벌어졌다.

“아흐……, 으응……!”

윤활제를 쓴 것도 아닌데, 아래가 침과 애액으로 흥건히 젖어 있다 보니 그의 성기를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천천히 밀려 들어오던 성기는 어느새 뿌리까지 삼킬 듯 전부 들어왔다. 서원이 아프지 않도록 천천히 삽입했으나, 그렇다고 그 크기가 어디로 가는 건 아니었다. 아랫배까지 가득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서원은 명치가 꾹 눌린 것처럼 답답해지는 것을 느끼고 억지로 숨을 크게 들이켰다. 가슴을 크게 부풀리다 내쉬기를 반복하며 몸을 이완시키는데, 살짝 미간을 찡그린 채 가만히 내벽의 조임을 느끼던 도겸이 갑자기 서원의 손목을 잡았다.

그는 서원의 손을 이끌어 제 가슴팍에 가져다 댔다. 손바닥 아래로 한껏 달아오른 뜨거운 체온과 쿵쿵거리며 요동치는 그의 심장박동이 느껴졌다.

서로가 같은 마음인 걸 알려 주는 걸까? 서원이 긴장을 가라앉히고 도겸을 올려다보는데, 그가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아프면 이런 식으로 밀쳐내.”

“……네?”

도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다소 뜬금없는 말이었다. 밀쳐내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몰라 서원은 두 눈을 깜빡거렸다. 그러자 도겸이 한숨과 같은 숨을 내뱉더니 허리를 더 깊게 눌렀다.

아래를 꿰뚫고 있던 그의 성기가 더 깊고 은밀한 곳까지 파고들었다. 방심한 때에 들어온 탓에 서원이 반사적으로 몸을 비틀며 뜨거운 숨을 토해 냈다.

“하으…….”

“시작하면……, 말하는 거로는 못 멈출 것 같으니까.”

도겸은 선전포고와 같은 말을 하더니, 쥐고 있던 손을 놨다.

고삐를 서원에게 맡긴다는 뉘앙스로 말한 도겸은, 양쪽 둔부를 잡고 거칠게 허리를 움직였다.

서원은 그의 것이 이미 가장 깊은 곳까지 들어왔다고 생각했고 전부 받아들였다고 생각했다. 분명 그의 골반이 제 둔부에 닿았었으니까.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가 추삽질을 할 때마다 더 깊은 곳이 내찔러지고 있었다. 안쪽을 향해 끝도 없이 밀려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허리를 뒤로 물러설 때는 정신이 들다가, 하고 안을 치달을 때는 숨이 턱 막혔다. 번지점프를 하는 듯한 아찔한 기운에 손가락을 쫙 펼치게 됐다.

“아, 하으, 으응……!”

서원은 아래를 채운 감각만으로도 어지러울 지경이었으나, 도겸은 그것만으로도 모자란 듯 음욕 어린 눈으로 제 아래에서 흔들리는 서원을 내려다봤다.

시야에 들어오는 서원은 상의를 입고 있었으나, 체중을 실어 쿵쿵 박아대다 보니 몸이 밀리며 옷도 함께 말아 올라가 있었다. 옷이 가슴께까지 말려 올라간 덕분에 배가 눈에 들어왔다.

임신한 탓에 몸을 겹칠 때마다 배가 조금씩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지만 아무리 봐도 저 안에 찰떡이가 있다고는 상상이 되지 않을 만큼 말라서 매번 생명의 신비함을 느끼게 됐다.

저와 서원이 만든 생명체라니. 이제는 거짓이 아니라 진짜라는 걸 아는데도 믿기지가 않았다. 흐뭇하게 바라보는데, 그 위로 보이는 분홍빛이 도는 유두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면 임신을 했으니, 찰떡이를 출산하면 유즙이 나오려나?

저 콩알만 한 가슴에서 어떻게 젖이 나온다는 건지 도저히 상상하기가 힘들었다. 그렇지만 잠시 상상을 해보니 아래가 뻐근해졌다. 유즙을 야한 거란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상식적으로 그런 게 아니라는 것도 안다. 그런데 서원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하니 쓰레기 같게도 그렇게 느껴졌다.

그렇게 생각하니 입에 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겸은 허리를 굽히고 혀를 내밀어 콩알만 한 유두를 느리게 핥아 올렸다. 작은 돌기를 핥았을 뿐인데, 서원은 그에 감전이 된 것처럼 몸을 바르르 떨었다.

“하, 아……!”

충동적으로 입에 문 거였는데, 서원의 반응이 꽤 좋았다. 도겸은 서원의 반응을 눈과 몸으로 즐기며 물고 빨고 혀로 문지르며 온갖 방법으로 희롱했다.

유두는 입에 물기도 힘들 정도로 작은 돌기에 불과했으나, 고집스레 물고 빠니 붉게 퉁퉁 부었다. 부으면 붓는 것대로 입에 무는 맛이 있었다.

도겸이 서원의 안에 깊게 박아 넣은 채로 가슴에 달라붙자, 서원은 위아래로 아플 만큼 강한 쾌감에 도망치듯 위로 올라갔다.

“흣, 으, 그만……, 아프, 흐……!”

그렇지만 도망칠수록 잡고 싶은 것이 포식자의 본능인 것처럼 도겸은 끝까지 따라왔다. 발버둥이 끝을 보게 된 것은 서원의 정수리가 소파 팔걸이에 닿으면서였다.

더는 도망갈 공간이 없어졌는지 서원은 끙끙거리며 가슴을 내어줬고, 도겸은 사냥에 성공한 늑대처럼 포상을 맛봤다. 승리의 과실은 더욱더 달게 느껴졌다.

그렇게 도겸은 한참을 괴롭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서원이 제 아래에서 완전히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두 팔로 얼굴을 가린 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가슴을 이렇게까지 괴롭힌 건 처음이라 버거운 것처럼 보였다.

도겸은 서원을 이런 식으로 몰아붙이는 것도 좋긴 하지만, 더 했다가는 서원의 체력이 먼저 고갈될 것 같았다. 제가 획 눈이 돌면 서원이 먼저 정신을 잃기 일쑤였으니까.

겨우 이성을 되찾은 도겸은 행동을 잠시 멈춘 채, 숨을 고르며 서원에게 말을 걸었다.

“아파할까 봐 걱정했는데……, 더 좋아하네.”

“…….”

“……서원아?”

물어보는데, 서원에게는 대답이 없었다. 벌써 의식을 잃은 건가 싶었는데, 그렇다고 하기에는 거친 숨을 몰아쉬느라 어깨가 들썩거리고 있었다.

……왜 그러지? 도겸이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얼굴을 보고 싶어 팔을 떼려고 하자, 서원이 팔에 힘을 잔뜩 주고 얼굴을 가린 팔을 치우려고 하질 않았다. 그것도 모자라 하지 말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기도 했다. 삐쭉 튀어나온 입술 아래로 턱이 호두처럼 주름이 잔뜩 잡혔다.

서원의 반응에 도겸은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는 듯했다. 제가 뭘 잘못했던가? 너무 몰아세웠던 것 같았다.

“서원아. 왜 그래. 울어?”

“흐으으……, 계속, 형이…….”

도겸이 묻자, 서원은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눈물을 꾹꾹 참아가며 입을 열었다.

할 말이 가득한 기세이기에 도겸이 무슨 말을 하든 바로 사과할 생각으로 귀를 기울이는데, 서원이 목소리 톤을 한껏 낮추며 소심하게 항의했다.

“형이……. 계속 그러니까, 아프단 말이에요…….”

아팠다고? 의외의 말을 해서 도겸은 평소보다 눈을 크게 뜨며 놀란 기색을 드러냈다.

추삽질 속도는 늦추고 있었으니 아래가 아프단 뜻은 아닐 것 같고, 아무래도 제가 가슴을 물고 빤 탓에 거기가 문제인 듯했다. 도겸은 제가 너무 광적으로 가슴에 집착했나 싶어져 조금 머쓱해졌다.

“어……. 울 정도로 아팠어? 아프면 밀어내라고 했잖아.”

“그럴 정도까진 아니라서…….”

서원이 웅얼웅얼 대답했다. 아프긴 한데 밀쳐낼 정도로 아픈 건 아니라서 차마 못 밀어냈다는 반응인 듯했다.

저런 모습까지 귀여우면 더 괴롭히고 싶어지는데……. 도겸은 당장 하반신을 몰아붙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가까스로 충동을 억눌렀다. 그리고 서원의 팔 아래로 손을 넣으며 끌어안았다.

“알았어. 가슴 그만 예뻐할 테니까 울지 마. 응?”

도닥이며 사죄의 입맞춤을 가볍게 하자, 얼굴을 팔로 가리고 있던 서원이 슬쩍 시선을 아래로 내리더니 도겸의 목덜미를 꽉 끌어안았다.

코알라처럼 대롱대롱 매달린 서원은 그의 어깨에 뺨을 비볐다. 도겸은 제 단단한 쇄골이 뺨에 눈물이 닦이는 것이 느껴졌다.

울었나 보네. 절제해야겠다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데 서원이 입술을 파묻은 채 웅얼거렸다.

“네……. 흐, 그거 빼고는 괜찮아요……. 더 해 주세요…….”

“…….”

서원의 부탁에 도겸이 속으로 숨을 삼켜냈다.

아프지 않게 하겠다고 마음먹은 게 불과 일 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자신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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