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흐아앗……!”
서원이 재촉하는 바람에 평소처럼 공들여 아래를 풀어 주지 않았지만, 애액으로 아래가 흥건히 젖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훨씬 더 수월하게, 단번에 성기 뿌리까지 안을 비집고 들어왔다.
도겸은 그게 퍽 만족스러운지 포식한 짐승처럼 만족스러운 신음을 흘리더니, 꽉 조이고 있는 하얀 엉덩이를 양쪽으로 쫙 벌렸다.
“아……. 네 몸, 엄청 뜨거워…….”
그러곤 감탄하듯 중얼거렸다. 서원의 아래는 평소와 달랐다. 히트사이클의 열로 아주 뜨거웠고, 내벽은 성기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요동치며 입질하듯 오물오물 성기를 씹어 댔다.
안에 들어온 도겸의 성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소에도 크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풀어 주지 않아서 그런 걸까? 크기가 더 커진 것만 같았다.
서원은 숨을 헉, 하고 들이키며 성기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지만, 도겸이 먼저 허리를 움직이는 것이 먼저였다.
“하, 으흣, 자, 잠시……!”
“네가, 먼저……, 후, 박아 달라면서?”
서원이 잠시 멈춰 달라고,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손을 뻗어 도겸의 단단한 복근 위를 눌렀지만 소용없었다.
이건 다 네 탓이라고. 제가 러트가 온 것도 전부 다 네 탓이라고. 그렇게 말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도겸의 추삽질이 점점 더 격렬해졌다.
철퍽, 철퍽!
“아으읏!”
아래를 파고드는 버거운 감각에 서원은 아랫입술을 깨물고 눈을 질끈 감았으나, 한편으로는 미친 듯이 좋았다. 얼마나 쾌감이 짙은지, 도겸이 몇 번 박아 주지도 않았는데 성기 끝에서 정액이 질금질금 흘러나왔다.
서원은 벌써 두어 번 사정한 탓에 기진맥진했으나, 아직 알파의 씨를 받지 못한 탓에 몸을 감싸는 열기는 그대로였다.
열기 때문인지 아니면 힘들어서인지 순간 시야가 어지러웠다. 그러나 와중에도 수치심을 잃은 몸뚱어리는 엉덩이를 흔들고, 성기를 깊숙이 받고 싶다는 욕구에 아래를 바싹바싹 조였다. 그의 사정을 종용하는 노력이었다.
“윽. 작작 조여.”
도겸이 미간을 살짝 좁히며 서원의 엉덩이를 콱 틀어쥐었다. 볼기를 두 손으로 쥐고 구멍을 억지로 벌리려고 하자, 서원이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떴다.
“흐앗! 벌리지, 마……!”
“좆……, 잘라먹으려는 거 아니면, 후, 힘 풀어.”
서원이 하지 말라고 했으나, 도겸은 좆을 잘라 먹히지 않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듯 대꾸할 뿐이었다.
그래도 구멍을 벌리던 손을 놓아준 도겸은, 서원의 양쪽 다리의 오금 아래를 꾹 눌러 삽입하기 수월하도록 자세를 잡아 줬다.
그러고는 방금까지 하던 것은 장난질이었다는 듯, 격렬하게 아래를 파고들었다.
“하, 으응, 아앗!”
쿨쩍, 쿨쩍.
성기가 내벽을 때려 박을 때마다 음탕한 소리가 나고, 서원의 몸이 시트와 함께 위로 밀려 올라갔다. 흰 양말을 신은 발이 그의 어깨 위에서 힘없이 달랑거렸다.
서원이 어느새 침대 헤드까지 밀려가 정수리를 콩콩 박을 때쯤이 되자, 도겸이 다시금 서원의 몸을 아래로 죽 끌어당겼다.
“어딜, 자꾸 도망가.”
“아니, 흑, 조, 조금만…… 힉! 천천히……!”
도망가는 게 아니라 힘에 밀려나는 거라고. 제대로 된 말을 하고 싶었지만, 쿵쿵거리며 내벽을 짓찧는 감각이 버거워 금방 머릿속이 하얗게 점멸했다.
방금까지 무슨 말을 하고 있었던 건지조차 잊고 다른 말을 하자, 도겸이 작게 입꼬리를 올렸다.
“오늘따라, 명령이 많네. 윤서원.”
그것도 좋지만.
벙긋거리듯 작게 중얼거린 도겸이 이번에는 두 팔로 서원의 몸을 완전히 끌어안자, 한 품에 서원의 몸이 안겨 들어갔다.
쿵, 쿵, 쿵. 전신을 울리는 도겸의 커다란 심장 박동에 서원이 놀라려는 순간, 갑자기 몸 안에 들어와 있던 성기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노팅이었다.
“아윽!”
가뜩이나 커다란 성기였건만, 노팅까지 하니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다래졌다. 믿기지 않지만 아랫배가 불룩 튀어나오는 기분이었다.
배 속이 가득 차는 느낌에 서원이 숨을 헉, 하고 들이키며 바들바들 떨었다. 아무리 히트사이클에 정신이 없는 와중이라고 해도 제 몸에 가해지는 위협만큼은 알아챌 수 있었다.
“흐윽, 아, 못, 하, 하지 마……. 노팅, 하지 마……!”
더는 성기를 키우지 말라고, 이러다 정말 내벽이 찢어질지도 모른다고. 서원은 제가 그에게 반말하고 있다는 것도 잊고 간절하게 애원했지만, 한편으로는 알고 있었다.
돌이킬 수 없다는 걸.
러트는 중간에 약을 먹으면 억지로라도 가라앉힐 수 있다지만, 노팅은 그렇지 않았다. 노팅은 안에 사정해야만 성기의 부피를 가라앉힐 수 있었다.
서원은 히트사이클인 와중에도 그게 너무나도 무섭고, 또 아팠다. 쾌감으로도 덮이지 않는 무지막지한 크기의 성기에 가슴이 갑갑하고 숨이 턱턱 막혔다.
서원이 긴장으로 몸을 뻣뻣하게 굳히자, 도겸은 서원을 끌어안고 있다가 그 변화를 느끼곤 귓가에 부드럽게 입술을 맞췄다. 그러고는 포악하기 그지없는 하반신과는 다른 다정한 말을 해줬다.
“하, 괜찮아…….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도겸은 안도시켜 주는 말과 함께, 끌어안고 있던 손으로 서원의 등허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보통 러트 때의 알파들은 임신만을 원하고 행동하게 된다는데, 저런 말을 하는 걸 보면 희미하게나마 이성이 남아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무리 다정한 말을 한다고 해도 몸 안을 가득 메운 성기의 감각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었다. 서원은 반은 임신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반은 무서울 만큼 넘치는 쾌감에 눈을 질끈 감고 와락 도겸을 끌어안았다.
그것을 허락으로 받아들인 도겸은 허리를 조금씩 움직이며 서원이 노팅한 성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물론 그런다고 적응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니긴 했지만, 그래도 내벽이 찢어지도록 하지는 않았다.
“아, 으읏, 으윽, 흐읏!”
고통으로 끙끙 앓아 가던 신음은 점점 쾌감 여린 소리로 바뀌었다.
분명 뱃가죽이 꿰뚫릴 것 같다고 두려워해야 마땅할 행위에 느끼다니. 서원은 도대체 제 몸이 어떻게 되어먹은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히트사이클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하며 그의 것을 받아냈다.
마음가짐이 바뀐 탓일까, 미세하게 몸의 반응이 달라졌는지 아래를 움직이던 도겸이 작게 아랫입술을 깨물었다가 놓으며 탄식하듯 중얼거렸다.
“하아, 윤서원……. 너, 정말……. 아, 좋아…….”
도겸은 서원의 안쪽의 느낌이 마음에 드는지,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며 서원의 목덜미와 귓가, 그리고 말랑말랑한 뺨에 입술을 맞췄다. 누가 보면 정말 연인 간에 정사를 나누는 게 아닐까 착각할 정도로 따듯한 입맞춤이었다.
그에 서원은 왠지 울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왜인지는 몰랐다. 히트사이클 때문인지 갑자기 감정이 벅차올라서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도련님, 도련님…….”
서원이 애원하듯 도겸을 부르자, 순간 그가 체중을 완전히 실으며 서원의 위로 엎어지듯 했다.
“아앗!”
깊게 들어오는 성기의 감각에 고개를 젖히자, 아래에서 해일처럼 무언가가 몰려왔다. 도겸의 정액이 배 속으로 쏟아지는 감각이었다.
진짜…… 해 버렸구나.
정액을 받은 탓일까, 이성이 조금씩 돌아오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엉덩이 사이에 있는 도겸의 성기는 한 번 사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빠져나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대로 다시 단단해진 성기는 다시금 예민하고 깊은 부위를 푹 찌르며 서원을 자극했다.
“흐으읏!”
히트사이클의 잔재인 걸까. 알파의 정액을 올곧이 다 받아냈음에도 타 버릴 것 같은 열기는 그치지 않았다.
도겸의 성기가 쑤욱 반쯤 빠져나가면서, 안을 메우고 있던 정액이 줄줄 흘러내렸다. 서원에게서 나온 애액과 도겸의 정액으로 엉덩이와 허벅지가 흠뻑 젖어 난잡하기 짝이 없었다.
사정을 고작 한 번 받아낸 것이었으나 이렇게 힘이 빠지는 건 처음이었다. 서원이 기절할 듯 헐떡거렸지만, 순간 몸이 반대로 휙 뒤집어졌다.
별안간 침대에 엎드린 자세가 되어 뒤를 돌아보려는데, 그보다도 뒤에서 성기가 처박혀 오는 것이 먼저였다.
“아흐읏! 무슨……!”
“아직 안 끝났어.”
귓가에서 배고픈 야수가 그르렁대듯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도겸은 러트가 끝나려면 아직 한참 남았다는 듯, 끊임없는 정욕을 드러냈다.
더 하면 정말 죽을 것만 같았지만, 그러면서도 아직 히트사이클의 열기가 다 빠져나가지 않은 터라 서원은 그를 거부할 수가 없었다.
늘 그랬듯, 서원은 그대로 도겸에게 몸을 맡겼다. 유달리 길었던 밤이었다.
* * *
“하…….”
도겸은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마른 등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뱉었다.
명백한 업무과실이었다. 히트사이클과 러트 때는 잠자리를 보내지 않기로 했건만, 이례적인 하루였다.
계약을 어긴 것은 제 탓이 컸다. 윤서원의 히트사이클 때문에 러트가 터진 것이긴 하지만, 어제의 히트사이클은 서원이 주기를 잘못 계산해서가 아니라 어제 본 놈 둘이 히트사이클 유도제를 먹였기 때문이었다.
호텔 방으로 데려오고 바로 억제제를 먹였어야 했는데, 저 역시 러트가 터지고 말았다.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도겸은 물끄러미 서원을 바라보다, 일단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을 떠올리고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후 피임약 좀 가져와.”
열성 오메가이긴 하지만, 히트사이클 때는 임신 확률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곤 했다. 특히나 우성 알파의 러트와 함께 겪었다면 확률이 높았다.
어제는 정신이 없어 콘돔을 쓸 틈도, 서원에게 피임약을 먹일 틈도 없었다. 사후 피임약은 백 퍼센트 임신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고용량의 호르몬을 복용하는 거라 몸에 좋지 않긴 하겠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임신하게 되면 아주 골치 아프게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