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꺄아악~~~ 수빈아, 네 얼굴 오늘은 또 왜 그래?"
"어, 엄마... 목소리 좀 줄여요... 머리 울려..."
"자, 잠깐만... 엄마가 찜질 준비할게!!"
"됐어요... 그냥 학교 갈게요..."
"그, 그래도..."
"괜찮아요, 괜찮으니까..."
"그래, 그럼..."
"네, 차조심하고 안 넘어지도록 주의할게요.
모르는 아저씨든 아줌마든 먹을 걸 주든 돈을 주든 안 따라갈게요!!!"
"그래, 잘 다녀오렴..."
나는 오늘 스트레스 만땅 게이지 상태였다...
누군든지 건드리기만 하면 폭발해버릴...
눈밑에는 다크 써클이... 눈은 시뻘겋고...
얼굴을 푸석푸석 부시시...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 뒤로는...
지영이 누나 뒤에나 있던 검은 안개가 자욱히 깔려 있다.
이런 상태의 나를 누가 건드리겠어?
"수빈앙♡"
있군...ㅡㅡ;;;
"수, 수빈아... 너 얼굴이 왜 그래?"
"암것두 아냐... 잠을 좀 설쳐서 그래..."
"그... 그러니?"
세빈이조차 쫄았는지 별말 안한다...
하긴... 솔직히 지금 제일 얼굴보고 싶지 않은 사람 중 하나가 세빈이니까...
이러면 안되는데...
세빈이가 너무 밉다...
나랑 친하게 지내던 내 사촌이...
지금은 너무 밉다...
"수... 빈아... 얼굴이..."
"안녕, 민석이 형. 내 얼굴에 대해서는 신경을 꺼줬으면 좋겠어.
나는 지금 다른 생각때문에 미칠 것 같으니까...
그리고 나 당분간 학생회실에는 못 갈거 같으니까 다른 사람들한테 그렇게 전해줘.
그럼 계속 수고해, 세빈이 너 여기 계속 있을 거면 나 먼저 들어간다."
"으, 응..."
내 할 말만 하고 교실로 갔다.
그래... 한수빈에게는 이런 게 잘 어울린다구!!!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당당하고 도도한 모습!!!
여태까지는 뭐에 홀린 셈 치자....
그건 내 모습이 아냐!!!
"설마... 역효과가 난 건가?"
"아냐, 저건 질투야."
"그...럴까?"
"응, 내가 들어가서 한 번 찔러볼게. 형은 나만 콱 믿고 있어."
"그래, 부탁한다."
"저기, 수빈아..."
"왜???"
"내가 거슬리니?"
"무슨 말이야?"
"혹시라도... 내가 이 학교에 와서... 민석이 형이랑 친하게 지내는 게 거슬리냐구?"
"그런 거 아냐!!!"
"정말?"
"그래, 네가 민석이 형을 좋아하든, 둘이 사귀든 아무 상관 없으니까 신경 꺼 줘."
"말이 넘 심하당... 난 수빈이가 걱정되서..."
"미안... 너무 복잡한 일이 있어서... 심한 말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_+ 복잡한 일?)나한테... 고민상담 해봐. 다 들어줄게."
"...아냐..."
"에이~~~ 우리 사이에 말 못할 일이 어딨어?"
"그럼... 비밀로 해줄 거지?"
"(나이쑤!!!)당연하지!!!"
"지금... 신경 쓰이는 사람이 있어..."
"(바로 그거야!!!) 응응,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지? 그 사람들만 생각하면 잠이 안 와..."
"(엥? 사람들?)그, 그래서?"
"민석이 형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신우를 생각하면... 복잡해져..."
"......."
"도대체 어떻게해야 할지 모르겠어...
박신우 그건 괜히 나한테 키스같은 걸 해서 사람 복잡하게 만들고... 미치겠어..."
"!!!!!!!!!!!!!"
"너, 절대로 비밀이다?"
"그, 그래..."
"하아... 어떻게 해야 할까... 민석이 형은 친형같이 좋고, 신우는 제일 좋아하는 친군데..."
'끄아아악~~~~ 어떡해!!!!
설마 역효과가 난 거야????
이런 부작용(?)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도대체 신우라는 시키는 누구얏!!!!!
왜 나와 달링♡의 앞길을 막는 거샤!!!!!'
세빈군 역시 혼자 발광하고 있었다...
".......그렇대."
"그게... 사실이야?"
"응."
"야단났군... 이렇게 될 줄이야..."
"역시 수빈이는 둔해서 먼저 행동하는 사람이 유리한데..."
"신우 그 새끼 손 좀 볼까?"
"안 돼, 그랬다가 수빈이가 알면?"
"그게 문제가 아냐. 절대로 민석이 귀에 이 얘기가 들어가면 안 돼."
"모두 입단속 철저하게 하고..."
"알았어."
"그나저나 어쩌지?"
"일단 이 위기를 기회로 역전시키자!!!"
"어떻게?"
"신우라는 애랑 민석이를 비교시키면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깨닫게 될 거야."
"그러니까 그걸 어떻게 하냐고..."
"모르지..."
"하아... 미치겠군..."
"어쩔 수 없어... 이쯤에서 우리가 손을 잠시 놔야겠다..."
"뭐?"
"일단 어떻게 되는지 상황을 지켜보다가 그 때가서 손을 좀 봐야지."
"그러다가 수빈이가 그 신운가 하는 녀석에게 넘어가면?"
"그건 아니라고 봐. 전에도 말했듯이 수빈이가 좋아하는 사람은 민석이야.
이번 기회에 자기 마음을 좀 자각했으면 좋겠구만..."
"그럼..."
"그래, 우리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자.
여기서 더 개입했다가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
"그래, 대신 감시는 철저하게!!! 알았지??"
"알았어."
"당근이쥐."
"그럼 우리들의 친구 전민석을 위하여!!!"
"위하여!!!"
뜻밖의 전개에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한 일당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