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화 (16/28)
  • 16. 

    하아... 지금의 내 몰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처참하다... 

    밤새 눈물을 흘린데다가 잠도 못잤으니.. 

    팅팅 부을대로 부은 두 눈과 얼굴... =_= 

    일단 씻고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어머, 웬일이니? 네가 이렇게 일찍 다 일어나..." 

    말을 잇지 못하는 엄마... 

    그정도로 흉칙한가... 

    그리고 일어난 게 아니라 잠을 안 잔 거예요, 엄마... 

    "저, 저기 수빈아... 

    학교가기 전에 엄마가 얼음찜질이라도 해줄까?" 

    "응..." 

    차가운 얼음을 얼굴에 대고 누웠다. 

    옆에서 엄마가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도대체 밤새 뭘 어떻게 했길래 얼굴이 이모양 이꼴이야? 

    우리 수빈이 예쁜 얼굴이 다 망가졌잖아? 

    세상에... 너 밤에 엄마 몰래 라면이라도 끓여먹었어? 

    얼굴이 왜 이렇게 부었니? 

    눈은 또 왜 이렇게 빨갛고... 너 울었니? 

    다빈이가 또 너 괴롭혀? 

    이노무기지배... 나이먹어도 어떻게 철은 안드는지... 

    너 큰누나가 괴롭히면 엄마한테 바로 말해. 겁내지말구... 

    세상에 우리 예쁜 수빈이 얼굴이 이렇게 엉망이 되다니... 

    엄마가 수빈이 얼굴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솔직히 네 누나들보다 수빈이가 훨~ 씬 더 예쁘다구." 

    엄마... 그게 아들한테 할말이유.... 

    "나, 그만 학교에 갈래." 

    "괜찮겠어? 어디 아픈 거 아냐? 그냥 하루 쉬는게..." 

    "괜찮아, 갈 수 있어..." 

    "그래... 그럼 차 조심하고~~~ 잘 다녀와야 돼~~~ 

    안 넘어지게 주의하고, 혹시 모르는 아저씨가 먹을 거 사준대도 따라가면 안 돼!!!" 

    "엄맛!!!" 

    "오호호호~~~ 다녀오렴~~~" 

    세상에, 이제 고등학생인 아들내미에게 저게 할 말이야? 

    내가 무슨 유치원생도 아니고!!! 

    어째서 유치원때부터 인삿말이 안바뀌냔말야!!! 

    그나저나 학교가기 싫은 건 마찬가지다... 

    우선 교문에서 민석이 형 얼굴보기 힘들고... 

    지노 형이랑 운진이 형 얼굴도 어케 봐야 하지? 

    우와아아아악~~~~~ 

    학교가는 길에서 발광을 하는 수빈군이었다... 

    "수♡빈♡앙~~♡" 

    오잉? 이 애교스러운 목소리는??? 

    뒤를 돌아보니... 

    "한세빈? 너 여기 웬일이야?" 

    "웬일은... 학교 가니? 같이 가자." 

    "하, 학교? 너희 학교는 어쩌고?" 

    "나 너희 학교로 전학가♡" 

    "전학? 왜???" 

    "왜긴 왜야!! 당연히 나의 사랑♡을 찾아서징~~~♡" 

    "사, 사랑??" 

    "웅♡ 그 사람과 나는 운명이야♡ 

    그래서 Get your love!!!! 그 사람의 사랑을 반드시 쟁취할거야♡" 

    "그, 그래?"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같이 가장♡" 

    저 하트의 홍수들... 

    정신이 없다... 

    세빈이는 유빈이 형의 동생으로 나와 동갑이다. 

    생긴 건 꼭 여자애처럼 작고 귀엽게 생겨서(네가 지금 남말할때냐...) 남자들한테 굉장히 인기가 좋다. 

    그리고 세빈이는 영악해서 그런 자신의 상황을 완.벽.하.게. 이용한다. 

    유빈이형과는 달리 세빈이를 만나는 건 굉장히 오랜만이다. 

    저번 구정때 만났으니... 거의 4달만인데... 

    갑자기 전학이라니... 

    도대체 누가 세빈이의 눈에 든거지? 

    세빈이 눈 높은데...(높은 게 아니라 별날 뿐이다...) 

    세빈이와 팔짱을 끼고(;;;세빈이는 스킨쉽을 좋아한다...) 학교로 갔다. 

    힐끔힐끔 쳐다보는 시선들이 느껴진다. 

    역시 세빈이가 예쁘긴 예쁜가보다... 

    이렇게 다 쳐다보고... 

    끝까지 엄청 둔한 수빈군이다... 

    "수빈아, 안녕... 그리고..." 

    "안녕하세요, 민석이 형. 우리 저번에도 봤죠?" 

    "그래, 유빈이 동생이구나. 만나서 반갑다. 

    근데 네가 여기 웬일이니?" 

    "어? 형이 얘기 안 해요? 나 오늘부로 이 학교 학생이예요." 

    "뭐, 뭐?" 

    "잘.부.탁.해.요, 형♡(형에게 내 사랑이 달려 있다구요!)" 

    "그, 그래..." 

    어느 새 형에게 찰싹 달라붙어서 애교를 떠는 세빈이... 

    서, 설마 세빈이가 좋아한다는 상대가... 

    민석이 형??? 

    욱씬 

    가슴 한 구석이 아프다... 

    욱씬 

    정확히는 왼쪽... 

    욱씬 

    심장이... 아프다.... 

    형에게 미소를 날리는 세빈이와 함께 웃어주는 민석이 형... 

    근데... 둘이 잘 어울린다... 

    세빈이는 적극적이고 귀여우니까... 민석이 형도 세빈이를 좋아하게 되겠지... 

    세빈이는... 여태까지 갖고 싶은 건... 놓친 적이 없었으니까... 

    근데... 왜 내 심장이 아프지? 

    아냐!!! 둘이 사귀든말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나랑은 상관없어!!! 

    이제는 사이좋게 귓속말까지 하는 두 사람...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 

    "저기, 형... 세빈아... 나 먼저 들어갈게. 

    깜빡 잊고 숙제를 못해서 말이야..." 

    "그래, 잘 들어가♡" 

    "그래, 빨리 가서 숙제해야지."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보내주는 민석이 형...(그럼 잡아야 되니?) 

    몰라!!! 나도 이제 모른다구!!! 

    수빈이가 씩씩거리며 교실로 들어간 후... 

    "것봐요, 효과 만빵이죠? 

    수빈이는 둔해서 이렇게 직접적으로 안해주면 평~생가도 형 마음 눈치 못채요. 

    이제부터는 적극적으로 나가는 거예요, 알았죠?" 

    "그래, 고맙다. 

    근데 너 왜 전학까지 온 거야? 굳이 전학 올 필요는 없는데..." 

    "왜라뇨? 당연히 저의 달링♡과 함께 있기 위해서죠♡ 

    참, 민석이 형!!! 오늘 점심시간 안으로 우리 달링♡의 프로필 좀 만들어 주세요." 

    "그럴게..." 

    "꺄~~~ 고마워요♡" 

    역시 세빈이는 유빈이의 동생이자 다빈이의 사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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