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화 (14/28)

14. 

축제다~~~~ 

축제다, 축제^^ 

얼마나 재밌을까??? 

와, 두근두근!!! 

기대기대~~ 

"수빈아, 축제 둘러보러 갈래?" 

"응♡" 

민석이 형과 같이 학교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역시 형은 자상하다. 

음료수라든지 솜사탕이라든지 이런 것 하나하나 챙겨주는 것이다. 

우리 큰누나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던 배려심... 

민석이 형이 우리 친형이었으면 좋을텐데... 

"뭐가 그리 좋아서 그렇게 웃어?" 

"헤헤, 아냐." 

"뭔데? 말해 봐." 

"그게.. 있지, 나 형이 너무 좋아." 

"!!!!!!" 

"형이 내 친형이면 좋겠어.^^" 

---민석이 버전--- 

"나 형이 너무 좋아." 

"!!!!!!" 

"형이 내 친형이면 좋겠어." 

순식간에 천국과 지옥을 왕래한 기분이다... 

한수빈... 

너 정말 잔인하구나... 

내가... 네 친형이면 좋겠다고? 

지금 난... 너때문에... 널 안고싶어서 미치겠는데 넌... 

아직도 나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거야? 

어째서... 

이쯤되면 눈치챌 때도 됐잖아?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넌... 아직도 내 맘 모르겠니? 

내 맘을 털어놓고 싶다... 

지금 당장 저 작은 입술을 맛보고 싶다... 

하지만 그랬다간... 

또 도망치겠지... 

더이상 그런 모습은 볼 수 없어... 

네가 또 내 눈앞에서 도망친다면... 

다시 내게 등을 보인다면... 

그때는 정말 미쳐버릴테니까... 

수빈아... 제발 조금만 마음을 열어줘... 

네 맘속에 내가 들어갈 자리는 정말 조금도 없는 거야? 

가슴이 아프다... 

날카로운 칼로 마구 도려내는 것 같다... 

수빈아... 사랑해.... 

오늘도 입가에만 맴도는 그 한마디... 

언제쯤이면 너에게 말할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네가 나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수빈아... 나 점점 힘들어져... 

널 기다리기가... 견디기가 너무 힘들어... 

제발... 네가 날 잡아주면 안되겠니? 

---다시 수빈이 버전--- 

갑자기 썰렁해진 분위기... 

내가 뭐 실수했나?? 

형이 내 친형이면 좋겠다는게 혹시 실례되는 말인 거야? 

그런 건가? 

힐끔 쳐다본 형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 있다. 

정말 내가 실수한건가? 

"형... 왜.. 그래? 내가 뭐 실수했어?" 

"아, 아니야. 그런 거 없어..." 

씁쓸힌 미소를 짓는 민석이 형... 

거짓말... 형의 표정은 그게 아니라고 말하는걸... 

"그냥 몸이 좀 안 좋아져서 그래... 

좀 피곤하네..." 

"그래? 축제준비 한다고 너무 무리한 거 아냐? 

몸 생각을 해야지!! 형도 이제 고3이잖아." 

"그래, 네 말이 맞아." 

"저기 분위기가 왜 저렇지?" 

"글쎄... 지나 넌 사진 잘 찍고 있지?" 

"응... 지노야, 팔 아파도 캠코더 계속 들고 있어야 돼." 

"알았어." 

"그나저나 민석이 저녀석 표정이 왜 저래?" 

"아아악~~~ 궁금해서 미치겠다!!! 도대체 둘이서 무슨 얘길 하고 있는 거야???" 

"으이구, 저 답답이 전민석..." 

"그리고 저 둔팅이 한수빈..." 

"정말 한쌍의 바퀴벌레다!!!" 

"동감!!!" 

"으휴... 이렇게 된 이상 곧 3단계 작전을 시작해야겠다..." 

"그래. 여기서 승부를 걸어야겠어." 

"그게 좋겠다. 

이대로 가다간 저 둔탱이 수빈이는 절~대 민석이 마음 눈치 못챌거야." 

"그럼 적당한 인물 물색 해봐야겠네?" 

"그건 나한테 맡겨둬!!!" 

"설마 김운진... 너 또 여자애들 헌팅하는 건 아니겠지?" 

"왜? 설마... 질투하는거야? 

걱정하지 마, 나한테는 오직 지노 너밖에 없으니까♡" 

"누, 누가 질투를 한다고 그래? 헛소리 하지 마!!!" 

"꺄아~~ 우리 지노 넘 귀여버~~~♡" 

이 애들을 도대체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형은 많이 피곤한지 집으로 먼저 돌아갔다. 

형이 그렇게 집에 간 후에 축제고 뭐고 아무것도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형 걱정만 될 뿐이었다... 

"민석이 형, 괜찮을까?" 

"괜찮을 거야.^^" 

"누나는 웃음이 나와?" 

"응." 

내가 큰누나랑 무슨 말을 하겠어... 

그렇게 내 생애 첫 고등학교 축제는 허무하게 끝이 났다. 

"후훗, 수빈이가 은근히 민석이를 의식하고 있어." 

[역시... 친밀도 상승이 최고다 이거지?] 

"그렇지." 

[그럼 이 때 승부를 걸어야겠다. 모 아니면 도다!!!] 

"그래, 잘 부탁해." 

[나야말로...] 

다빈이와 지나의 전화통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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