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축제다~~~~
축제다, 축제^^
얼마나 재밌을까???
와, 두근두근!!!
기대기대~~
"수빈아, 축제 둘러보러 갈래?"
"응♡"
민석이 형과 같이 학교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역시 형은 자상하다.
음료수라든지 솜사탕이라든지 이런 것 하나하나 챙겨주는 것이다.
우리 큰누나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던 배려심...
민석이 형이 우리 친형이었으면 좋을텐데...
"뭐가 그리 좋아서 그렇게 웃어?"
"헤헤, 아냐."
"뭔데? 말해 봐."
"그게.. 있지, 나 형이 너무 좋아."
"!!!!!!"
"형이 내 친형이면 좋겠어.^^"
---민석이 버전---
"나 형이 너무 좋아."
"!!!!!!"
"형이 내 친형이면 좋겠어."
순식간에 천국과 지옥을 왕래한 기분이다...
한수빈...
너 정말 잔인하구나...
내가... 네 친형이면 좋겠다고?
지금 난... 너때문에... 널 안고싶어서 미치겠는데 넌...
아직도 나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거야?
어째서...
이쯤되면 눈치챌 때도 됐잖아?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넌... 아직도 내 맘 모르겠니?
내 맘을 털어놓고 싶다...
지금 당장 저 작은 입술을 맛보고 싶다...
하지만 그랬다간...
또 도망치겠지...
더이상 그런 모습은 볼 수 없어...
네가 또 내 눈앞에서 도망친다면...
다시 내게 등을 보인다면...
그때는 정말 미쳐버릴테니까...
수빈아... 제발 조금만 마음을 열어줘...
네 맘속에 내가 들어갈 자리는 정말 조금도 없는 거야?
가슴이 아프다...
날카로운 칼로 마구 도려내는 것 같다...
수빈아... 사랑해....
오늘도 입가에만 맴도는 그 한마디...
언제쯤이면 너에게 말할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네가 나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수빈아... 나 점점 힘들어져...
널 기다리기가... 견디기가 너무 힘들어...
제발... 네가 날 잡아주면 안되겠니?
---다시 수빈이 버전---
갑자기 썰렁해진 분위기...
내가 뭐 실수했나??
형이 내 친형이면 좋겠다는게 혹시 실례되는 말인 거야?
그런 건가?
힐끔 쳐다본 형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 있다.
정말 내가 실수한건가?
"형... 왜.. 그래? 내가 뭐 실수했어?"
"아, 아니야. 그런 거 없어..."
씁쓸힌 미소를 짓는 민석이 형...
거짓말... 형의 표정은 그게 아니라고 말하는걸...
"그냥 몸이 좀 안 좋아져서 그래...
좀 피곤하네..."
"그래? 축제준비 한다고 너무 무리한 거 아냐?
몸 생각을 해야지!! 형도 이제 고3이잖아."
"그래, 네 말이 맞아."
"저기 분위기가 왜 저렇지?"
"글쎄... 지나 넌 사진 잘 찍고 있지?"
"응... 지노야, 팔 아파도 캠코더 계속 들고 있어야 돼."
"알았어."
"그나저나 민석이 저녀석 표정이 왜 저래?"
"아아악~~~ 궁금해서 미치겠다!!! 도대체 둘이서 무슨 얘길 하고 있는 거야???"
"으이구, 저 답답이 전민석..."
"그리고 저 둔팅이 한수빈..."
"정말 한쌍의 바퀴벌레다!!!"
"동감!!!"
"으휴... 이렇게 된 이상 곧 3단계 작전을 시작해야겠다..."
"그래. 여기서 승부를 걸어야겠어."
"그게 좋겠다.
이대로 가다간 저 둔탱이 수빈이는 절~대 민석이 마음 눈치 못챌거야."
"그럼 적당한 인물 물색 해봐야겠네?"
"그건 나한테 맡겨둬!!!"
"설마 김운진... 너 또 여자애들 헌팅하는 건 아니겠지?"
"왜? 설마... 질투하는거야?
걱정하지 마, 나한테는 오직 지노 너밖에 없으니까♡"
"누, 누가 질투를 한다고 그래? 헛소리 하지 마!!!"
"꺄아~~ 우리 지노 넘 귀여버~~~♡"
이 애들을 도대체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형은 많이 피곤한지 집으로 먼저 돌아갔다.
형이 그렇게 집에 간 후에 축제고 뭐고 아무것도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형 걱정만 될 뿐이었다...
"민석이 형, 괜찮을까?"
"괜찮을 거야.^^"
"누나는 웃음이 나와?"
"응."
내가 큰누나랑 무슨 말을 하겠어...
그렇게 내 생애 첫 고등학교 축제는 허무하게 끝이 났다.
"후훗, 수빈이가 은근히 민석이를 의식하고 있어."
[역시... 친밀도 상승이 최고다 이거지?]
"그렇지."
[그럼 이 때 승부를 걸어야겠다. 모 아니면 도다!!!]
"그래, 잘 부탁해."
[나야말로...]
다빈이와 지나의 전화통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