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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한빛 vs 폭주기관차 길드쟁의 전말 및 후기
작성자: 나한테명령하지마
(문제의_발단이_된_플레이_영상.mp4)
한빛 조합 – 섭탱, 멘힐, 섭힐
폭주기관차 조합 – 멘탱, 근딜, 원딜, 원딜
2분 30초 – 1차 탱버에 탱커 생존기 외의 다른 버프가 들어오지 않음. 힐러 보호막은 물론 이후 커버가 전혀 되지 않음 이후 섭탱이 죽고 전멸
3분 4초 – 리트 들어감
5분 37초 – 또다시 1차 탱버에 멘탱 커버가 되지 않음
5분 42초 – 멘탱한테는 없는 보호막이 섭탱에게는 이미 걸려있는 것을 확인
5분 51초 – 멘탱 다운 후 순차적으로 전멸
(힐러에게_커버_요청하는_딜러_채팅로그.jpg)
멘탱이 버티기 힘들어해 같은 길드원인 딜러가 힐러에게 멘탱에게 힐 커버를 좀 더 해 달라고 요청. > 결과, ‘멘탱이 너무 무른 거다’, ‘니들이 힐러 해보기는 했냐’
참고)) 멘탱이었던 주님한놈갑니다=단단하기로는 넘사벽인 홀나
현재 최고 난이도 컨텐츠인 이스카리아에서도 탱버를 가볍게 버티는 수준
어느 레이드든 탱 혼자 자생이 힘들기 때문에 힐러의 백업이 필요하다는 건 이제 막 게임 시작한 뉴비도 아는 사실
혼자 알아서 살아남아 다 죽이고 다니면 파티플을 왜함 솔플하지
7분 23초 – 섭탱의 기믹 실수로 힐러와 딜러 전멸하고 혼자 남아서 보스와 일대일 뜨는 멘탱, 기믹이라도 보여주려고 30초 정도 혼자 버텼으나 이후 딜부족 및 가망없음으로 빠른 리트
14분 17초 – 또다시 힐업 미스로 멘탱 먼저 다운, 섭탱이 바통을 넘겨받았으나 광딜에서 딜러들 힐업이 되지 않아 섭탱 및 힐러들만 생존, 빠른 리트
(니가_잘못했다_난_잘못없다_채팅로그.jpg)
차라리 서로 내 실수다, 아쉽다 정도로 끝났으면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았을 것
그러나 힐러 측에서 먼저 멘탱의 문제다를 시전함 너무 물러서 힐업이 따라가지 못한다, 장비를 어떻게 맞춘 거냐 등등
(사전_보상_조율_채팅로그.jpg)
(보상_문제_채팅로그.jpg)
시작 전 분명 아이템 조율을 했을 텐데도 딜러 장비를 자신들이 먹겠다고 하는 힐러진, 이유 ‘우리가 너무 고생했으니 이 정도는 먹어도 되지 않냐’
여기가 본격적으로 갈등이 심화되며 길드 싸움으로 번지게 된 시발점임
(한빛_길드장과_폭주_길드장_채팅로그.jpg)
던전 내에서 선시비 건 사람 = 한빛 길드 힐러
좋게 대화로 끝내려던 걸 길드전으로 끌고 간 장본인 = 한빛 길드장
그렇게 길드전을 먼저 건 사람 = 한빛 길드장
(역대급으로_빠른_길드전.MP4)
결과, 대학살극 발생. 길드전 시작 n시간 만에 빠른 상황 종료
(친구한테_도와달라했다는_한빛_길드장_채팅로그.jpg)
길드전 처발리고 칭구한테 쟤들이 나 때렸어! 시전한 한빛 길드장, 졸지에 첨 보는 애들이랑 또 길드전 하게 생김
이 글을 올린 이유, 나중에 쟤들이 선동과 날조로 이빨 털기 전에 미리 팩트를 털어두려고
ps. 한빛 길드장이 말한 길드 관련 정보 삼 나한테명령하지마 접속했을 때 귓ㄱ 유용하면 정보값 확실하게 치름
(댓글 317)
- 1빠
└ 아니 얘 곧죽 아님?? 곧죽아 너는 왜 자꾸 분란을 일으키니 니가 일으키는 거야 아니면 분란이 널 찾아가는 거야?
└ 분란이 찾아간다에 한표
-ㅋㅋㅋㅋㅋㅋ이거 분석글이냐 아니면 저격글이냐 내 눈에는 분석글로 보인다
└ 백번 돌려봐도 힐러들이 똥멍청이 ㅇㅇ;;
- 힐러 점마들 뉴비 아녀?
└ 뉴비면 아닥하고 겜해야지 늅주제에 니들이 힐러 해봤냐고 부심 부리면 그 순간 아구창 날아가는 것
└ 아구창 ㄴㄴ 뚝배기 ㅇㅇ
- 이 정도면 자게가 아니라 사사게에 올려야 하는 거 아닌지?
└ 요것도 맏따 곧죽아 사사게로 가라
- 작성자는 나한테명령하지마인데 왜 곧죽임?
└ 저 시키 원래 곧죽을놈이라고 거너만 ㅈㄴ 핔케하고 다니던 애인데 어느날 새 캐릭 파서 돌아옴
└ 이제 핔케 대신 길드전과 투기장에서 다 패고 다니죠
└ 새로 키운지 얼마 안 됐을 텐데 만렙에 장비도 빠방하게 맞춰서 잡을 수가 업슴 광전사 관짝캐인데 쟤 쓰는 거 보고 전나 쎈캔줄 알고 광전사 잡았다가 접은 애들 꽤 됨
└ 롸????? 돈을 얼마나 쓴겨
- 어 나 저거 듣보 길장이 말한 길드 어딘지 알거 같은데 웨 지금 미접속?? 임마 형 골드 필요해 빨리 접속해봐,,,
└ 나도 어딘지 알거 같아서 대기중,,
└ 기중이형 ㅎㅇ
└ 얜 왜 개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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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게에 올린 글을 한빛 길드 놈들이 봤을지 모르겠다. 만약 그 글을 봤다면 녀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욕을 할까, 아니면 반박 글을 올리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을까.
‘한놈 님 시점 플레이 영상을 초 단위로 분석해 사족을 달았으니 아마 반박하고 싶어도 못 하지 않을까.’
이래서 알못들이 함부로 입을 털고 일을 키우면 안 되는 거다. 입을 털었다 해도 최대한 원만하게 끝낼 생각을 해야지, 쓸데없이 길드전이니 뭐니 하면서 온갖 설레발에 분탕질을 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 아니겠는가.
저들에게 실수가 있다면 하필 많고 많은 유저들 중, 고인물이 한가득한 길드에 시비를 걸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폭주기관차 길드의 길드원들은 과거 신화 길드 때부터 함께한 길드원들로, 대부분 프리지아가 정식 오픈하자마자 시작한 이른바 오픈 베타 유저들이었다. 물론 몇몇은 조금 더 늦게 시작한 사람들도 있고 또 몇몇은 클로즈 베타 때부터 했지만.
“그때는 진짜 갓겜 하나 나왔구나, 했었는데…….”
그래픽도 당시 기준으로 따지면 좋은 축에 들어갔고, 스토리도 탄탄한 데다 타격감도 이루 말할 수 없어서 큰 기대를 받았었다. 뭐, 지금은 돈독이 오를 대로 올라서 그런지 그냥 저혈압 치료제나 다름없다. 그놈의 정 때문에 하는 거지.
한숨 푹 자고 일어나 찌뿌둥한 몸을 일으키며 크게 하품을 했다. 이렇게 장문의 글은 레포트를 제외하고는 써 본 적이 없어 밤새 어찌 쓸까 고민했더니 무척 피곤했다. 다음부터는 그냥 패치노트한테 부탁해야지, 원.
배를 벅벅 긁으며 고개를 좌우로 꺾어 몸을 푼 나는 곧바로 핸드폰을 확인했다. 간밤에 한빛 길드와 있었던 일 때문인지 길드 단톡에 불이라도 난 듯 쉼 없이 채팅이 올라가고 있다. 이게 도대체 몇 개람. +300을 찍은 후부터는 숫자가 카운트되지 않아 얼마나 떠들어 댄 건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나저나 이 양반들 지금 일할 시간 아닌가.”
현재 시각은 오후 2시 반 정도.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점심을 끝내고 한창 근무를 하고 있어야 할 시간이거늘, 어찌 된 일인지 이 고인물들은 하루 종일 핸드폰만 붙들고 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보고만 있으니 무슨 내용인지 좀 궁금한데…. 한번 확인해 볼까 싶어 단톡방을 누르려던 나는 홀로 가련하게 떠 있는 갠톡을 확인하고 작게 헛웃음을 흘렸다. 패치노트, 한도윤이 보낸 톡이었다. 이쪽은 뭐…. 왜 연락했는지 눈에 훤하네.
[한도윤: 형... 제가 뭐 실수한 건 없죠...?]
[한도윤: 그... 제가 기억이... 하나도 안 나서...]
[한도윤: 죄송합니다...]
“얘는 만날 죄송하대.”
죄송할 것도 많다. 술 취한 사람이 다 그렇지 뭐.
[신경 안써도 돼요]
눈웃음 이모티콘이라도 옆에 붙여 줄 걸 그랬나? 너무 딱딱한 대답이 돌아왔다고 땅 파서 심해로 기어들어 갈 거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답장이 돌아왔다. 얘도 핸드폰만 보고 있나? 왜 이렇게 연락이 빨라?
[한도윤: 죄송합니다 저번에도 그렇고 제가 너무 민폐를 끼쳤네요 앞으로는 이런 일 없도록 조심하겠습니다]
[괜찮아요]
볼 뽀뽀라는 내 기준 참신한 진상 짓을 하긴 했으나 그 정도야 애교로 봐줄 수 있다. 더 심한 놈들도 판치는데 이 정도도 이해 못 하면…. 음, 솔직히 별로 이해하고 싶지는 않은데 아직 어리니까 그럴 수 있다고 치자고.
뭐라 더 말하는 것도 귀찮아 핸드폰을 내려놓고 부엌 찬장을 뒤졌다. 텅 비어 버린 찬장을 보니, 확실히 내가 밥을 잘 안 먹는구나 싶어졌다. 그렇지만 해 먹는 거까지는 그러려니 해도 다 먹고 난 다음 치우는 게 귀찮은걸. 특히 설거지.
그래도 게임할 때 집중하려면 배는 든든히 채워야 하는데, 하필이면 라면도 다 떨어졌다. 멍한 눈으로 찬장 문을 닫은 나는 습관처럼 뇌에 힘을 주고 고민했다. 밥을… 시켜 먹을까, 아니면 나가서 라면 한 봉다리 사 올까.
고민은 짧았고 행동은 굼떴다. 나는 이동 속도 감소 디버프에 걸린 탱커처럼 느릿하게 몸을 움직이며 대충 의자에 걸쳐 놓은 패딩에 팔을 쑤셔 넣었다. 아, 잠옷 갈아입어야 하는데 귀찮네. 이대로 나간다고 죽는 거 아니니까 그냥 가야지.
비척거리며 세상 밖으로 향하는 문을 열자 매서운 바람이 불어왔다. 패딩을 입었음에도 옷 틈 사이로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에 온몸이 부르르 떨린다. 진짜… 밖에 나가기 싫다. 이불 밖은 위험한데….
“그렇다고 배달시키기엔… 돈이 너무 아깝고…….”
위험을 무릅쓰고 돈을 아껴야 하는 이유라면 확실하게 있다. 이번에 쓸데없이 이쁘고, 귀엽고, 깜찍해서 안 사면 후회할 것만 같은, 그런 겜창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한정판 랜덤 박스 코스튬이 나왔다. 그것도 크리스마스 겸 새해 한정 코스튬. 랜덤 박스 특성상, 이번에 못 뽑으면 닭 쫓던 개인 양 눈물 한 방울 뽑으며 다른 유저한테 웃돈 주고 사게 될 것이다.
안 그래도 한도윤과의 술값이라든가 하는 예상에 없던 식비 지출이 있었는데, 여기서 배달까지 시키기엔 좀…. 뭐, 거의 내가 마셨으니 헛돈을 쓴 건 아니지만 이제는 진짜로 아끼긴 해야 했다. 티끌까지 모아서 어떻게든 사야 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지극히 겜창적인 마인드였다. 나는 자조적인 미소를 띠며 도롱이벌레처럼 몸을 움츠리고 마트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다. 자취방에서 5분 거리에 대형 할인 마트가 있어서 살았다. 더 멀었으면 그냥 배 째라는 식으로 배달시켜 먹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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