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돌의 해체를 막는 방법 73화
[연예] 라디오 출연 후 논란이 된 아이돌
익명 | 조회 5891
출처 : 김채고의 청춘낭만 채널 http:vide.pl/d7937jsd90c
(W.A.IN - 피넛 버터 젤리 라이브 영상)
(W.A.IN - 실루엣 라이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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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에 데뷔한 와인이라는 그룹인데 씨디 삼킨 거 아니냐고 논란됨
보통 라디오 라이브는 음방이랑 달라서 좀 뽀록나기 쉽단 말임?
특히 신인은 긴장해서 평소 실력만큼 안 나오는 경우 많은데 얘네는 걍 처음부터 프로 수준임;; (기준 다 다를 수 있음. 쓰니의 주관적인 평가임.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니 말이 다 맞다)
물론 찐 실력파 가수만큼은 당연히 아니지만 이제 막 데뷔한 아이돌치고 이정도면 진짜 잘하는거임
특히 멤버들 목소리 합이 진짜 좋음 개개인 음색도 좋은데 누구 하나 튀는 거 없이 잘 어우러짐
솔직히 쓰니 생각으로는 실력파로 유명한 ALN이랑 견주어도 될 정도라고 봄 (비교 아님 그만큼 잘한다는거 시비 ㄴㄴ)
이제 막 생긴 ㅈ소에서 처음 만든 아이돌이라는데 진심 이 갈고 준비한거같음 다들 얼굴도 개잘생김
영업 아님 진짜 케팝씬에 이런 아이돌 오랜만이라 신기해서 같이 보자고 가져옴 영업이면 내 본진 팬싸 다 떨어짐
문제시 사람은 그렇게 성장하는거라고 생각함
- 입 열기 전에 얼굴부터 존나 치이는데? 니들만 좋은 거 보고 있었냐ㅠ
┗ 그니까 왜 니들끼리 존잘 얼굴 감상하고 있었음? 존나 배신감 느껴진다ㅠㅠ
┗ 목이 터져라...!! (억울
┗ (소리치다 성대가 없어진 사람의 댓글입니다)
┗ 아 대댓ㅋㅋㅋㅋㅋㅋ미쳨ㅋㅋㅋㅋ
- 두번째 노래 실루엣? 저거 댕좋다
- 저 까만머리 이름 뭐임? 목소리 개발림
┗ 박휘건! 메댄인데 노래도 잘해 ><
┗ 헐 심지어 춤멤이야? 미쳤따리
- 솔직히 그정도까진 아닌데……ㅋㅋㅋ
┗ 222
┗ 33 ALN이랑 비빌 급은 아니지 않나
┗ 444 으음……ㅋㅋㅋㅋㅋㅋ
- 박휘건 그 박휘건? 수영선수? 아이돌 데뷔했어?
┗ 아직 몰랐냐고
┗ 진시황은 살아있습니까?
- 이거 보고 멘트하는거도 찾아보고 왔는데 다들 성격 좋아보인다
- 주입식 실력파 오지네ㅋㅋㅋ
┗ 쓰니인데 내 주관적인 평가라고 적어놨음 시비 ㄴㄴ
┗ 나도 내 주관적인 평가인데 쓰루해 솔직히 영업인거 존나 티나^^
┗ 뭐래 제 본진 배우거든요? 궁예질 ㄴㄴ해
┗ 어 그래 그렇다고 치자~
- ㅋㅋㅋㅋㅋ뉴이어들 벌써 견제하는거 다 보인다
┗ 뉴이어가 먼데?
┗ ㄷㅆ ALN 팬들!
┗ ㅈㄴㄱㄷ 우리가 쟤네 견제를 왜 해 쓸데없이ㅋㅋㅋㅋ 와이너리만 그렇게 생각하지 개똥만큼도 신경 안써ㅎㅎ
┗ ㄷㅆ 개똥만큼 신경 쓰는 거 같은뎅?ㅠ
┗ ㅈㄴㄱㄷ2 팬덤싸움 만들지 말자 얘들아;;;
* * *
식탁에 앉은 강문이 핸드그립이 연결된 작은 카메라를 착잡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돌려가며 살폈다. 공식 채널에 올라갈 브이로그 영상을 하나 찍으라는 말과 함께 카메라만 덜렁 던져주고 사라져버린 성수 때문이었다.
요즘 브이로그가 대세이니 멤버별로 하나씩 찍어 보면 어떻겠냐고 말이 나왔다는데, 첫 타자는 당연스레 강문이었다. 이러려고 리더 시켰냐며 투덜거리는 목소리에 나란히 앉은 시찬이 낄낄거렸다.
“근데 브이로그랑 비하인드 영상이랑 차이가 뭐야?”
지난번에 뮤직 비디오 촬영 현장 비하인드를 찍을 때는 아직 뭘 모르는 상태라 얼레벌레 찍고 넘어 갔었다. 그래도 이번엔 좀 제대로 찍어 보고 싶은데, 비하인드가 아니라 브이로그라고 콕 집어 찍어보라고 하니 무슨 차이인지 아리송했다.
“브이로그는 뭔가…… 브이로그 같은 느낌이 있고, 비하인드는 비하인드지.”
“……장난해?”
대답 같지도 않은 대답을 늘어놓는 시찬에 진지하게 듣고 있던 강문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확실히 요즘 감성 브이로그가 유행이기는 하지만, 그런 데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건 강문이나 시찬이나 똑같았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찍는지 보면 좀 감이 오지 않을까?”
시찬의 제안에 좋은 생각이라며 고개를 끄덕인 강문이 휴대폰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에 접속했다. ‘브이로그’라고 검색한 뒤 인기순으로 정렬된 동영상 중 무작위로 하나를 골라 재생했다. ‘집에 가고 싶은 직장인의 V-log’라는 제목이었다.
동영상에는 아침에 일어나 준비하는 것부터 출근길, 일하는 모습, 점심 식사, 퇴근길, 잠자리에 드는 모습까지 하루 일과가 전부 담겨 있었다. 비하인드 영상은 딱 그 스케줄의 뒷이야기에만 한정되어 있다면, 브이로그는 하루를 전부 축약해서 보여주는 격이었다.
“근데 얼굴은 나오는 게 좋지 않나? 너무 손만 보이면 팬들은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은데.”
브이로그를 어떻게 찍으면 좋은지는 대충 알겠는데, 이번엔 촬영 방식이 조금 신경 쓰였다. 얼굴은 앵글 밖에 두고 손만 계속 나왔는데, 일반인이라 얼굴 공개가 껄끄러워 그런 건지, 아니면 트렌드 자체가 그런 건지 알 길이 없었다.
“어, 청평 선배님 꺼도 있다. 이거 한번 보자.”
시찬이 강문의 휴대폰을 빼앗아 들고는 ‘ALN 청평과 함께 하는 일상 브이로그’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재생시켰다. 확실히 일반인보다는 같은 업계 선배의 것을 보는 게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아 강문 역시 자세를 좀 더 당겨 앉으며 집중했다.
청평은 역시 베테랑 아이돌다웠다. 개인적인 스케줄 때문에 이동할 때는 운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일에 관련된 회의를 할 때는 멀리서 찍고 내용이 유출되지 않도록 음악을 깔아두기도 했다. 틈틈이 자신은 지금 무엇을 하러 가고 있고, 지금 어디에 왔다는 말과 함께 얼굴 클로즈업 샷도 비추었다.
만약 자신이 그의 팬이라면 하루를 온전히 옆에서 함께 보내는 기분이 들 것 같아서, 브이로그가 왜 그렇게 인기 있는 컨텐츠인지 새삼 깨달았다. 뭐든 팬 서비스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둘이 뭐해?”
머릿속으로 자신은 어떻게 포맷을 나누면 좋을지 생각하며 한참 집중해서 보고 있는데, 이제 막 씻고 나온 휘건이 두 사람의 뒤에서 기웃거렸다. 수건으로 머리를 털자 머리카락에서 떨어진 물기가 튀었는지 시찬이 차갑다며 팔을 슬슬 문질렀다.
“브이로그 때문에 참고 영상 좀 보고 있었어.”
“흐음.”
강문의 대답을 들은 휘건이 두 사람 사이로 몸을 숙여 휴대폰을 확인했다. 강문은 휘건이 혹시 같이 보고 싶어 하는 건가 싶어 몸을 틀고 화면을 조금 기울여 주었다.
“하필 봐도 그런 걸…….”
“응?”
“아니야.”
휘건은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몸을 세웠다. 뚱한 얼굴에서 아직도 청평을 신경 쓰고 있다는 게 그대로 드러났지만, 질투 난다고 어디 말도 못하고 혼자 토라져 있는 게 귀여워 일부러 모르는 척했다.
“그러고 보니 ALN 선배님들은 벌써 활동 끝났네?”
“보통 타이틀이랑 후속곡 2주씩 하잖아. 우리가 길게 하는 거야. 아, 그러고 보니…….”
시찬의 질문에 대답해주던 강문이 퍼뜩 무언가 떠오른 듯 손가락으로 식탁을 두어 번 툭툭 두드렸다.
“선배님이 성수 형 통해서 초대권 보낸다고 다 같이 콘서트 보러 오라고 했는데.”
“헐! 언제? 그걸 왜 지금 말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시찬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발을 동동 굴렀다.
강문은 대답하기 전에 뒤에 선 휘건의 얼굴부터 살폈다. 역시나 상당히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저 살벌하게 귀여운 표정을 평소엔 용케도 잘 숨기고 산다 싶어 볼살을 애써 꾸욱 깨물었다.
“받으면 얘기하려고 했지. 아직 티켓 안 나왔을 걸?”
ALN의 콘서트는 다음 달로 예정되어 있고, 티켓팅은 지난주에 오픈했다. 아마 티켓이 배송될 즈음 성수를 통해 초대권이 전달될 것이다. 콘서트에 다녀오면 멤버들에게 동기 부여도 확실히 될 것이고, 여러 모로 좋은 기회였다.
언젠가 커다란 무대 위에서 조명을 받으며 웃을 멤버들을 상상해 보다가, 문득 그땐 휘건의 자작곡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부터 작곡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으니 큰 무대에서 단독 콘서트를 할 때쯤이면 수록곡으로 하나쯤은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근데 너 작곡 공부 언제부터 했어?”
여전히 삐진 것 같은 표정으로 머리를 털어 말리던 휘건이 강문의 질문에 멀뚱히 눈만 깜빡이자 이번엔 강문이 입술을 삐죽거리며 서운한 티를 냈다.
“나한테 말도 안 해주고…….”
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니고, 그룹 활동에 도움이 되는 일이니 굳이 숨기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혼자만 모르고 있었다는 게 솔직히 좀 많이 서운했다. 저는 뭐든 다 알고 싶어 하고 궁금해 하면서, 정작 제 속은 잘 드러내지 않는 게 답답하기도 하고.
“아니, 뭐. 숨겼다기 보다는…….”
“보다는?”
휘건은 이상하게 우물쭈물하며 말을 아꼈다. 귀 끝이 점점 빨개지는 게, 단순히 부끄러워서 그랬던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호재가 언급하지 않았더라면 끝까지 숨기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만든 곡이야’ 라고 들고 와 놀래 켰을 것 같기도 했다.
“그냥, 안 물어봤잖아.”
솔직하게 털어놓을 거라고는 기대도 안 했지만, 막상 저렇게 나오니 괜히 더 오기가 생겼다. 강문은 눈썹을 축 내려뜨리고 대단히 상처 받은 표정을 지으며 오리처럼 입술을 쭈욱 내밀었다.
“……헐. 우리 사이가 고작 그 정도밖에 안 돼? 뭐든 내가 물어봐야만 말해주는 그런 사이였어?”
“왜 말이 또 그렇게 돼?”
“문이는 휘건이한테 실망했어. 상처야.”
“문이…….”
저를 ‘문이’라고 칭하며 3인칭으로 부르는 모습에 휘건의 동공이 눈에 띄게 흔들렸다. 시찬은 강문의 행동이 당황스러워 그러는 거라 여겼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그러니까 저건, 귀여워 죽겠지만 당장 어찌 할 바를 몰라 뇌에 힘을 주고 참고 있는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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