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화 (4/4)

2.

바람에 펄럭이는 커튼 자락 사이로 아침 햇살이 스며들어 왔다. 깊은 잠에 빠져 있던 다흰은 비껴들어 오는 햇살에 조금씩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떠지지 않는 눈으로 흐릿하게 천장을 바라보았다. 햇살에 부옇게 부유하는 먼지가 눈에 들어왔다.

“하아…….”

다흰은 곧 눈앞에 보이는 것이 단지 떠다니는 먼지뿐만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붉게 물들어 얼굴 위로 껄떡대며 움직이는 좆 머리가 보였다. 햇살에 잠이 깬 줄 알았더니, 그보다는 끈적한 신음에 깼는지도 모르겠다. 제 얼굴 위에서 좆을 흔들어 대며 현준이 연신 뜨거운 신음을 뱉어 내고 있었으므로.

“하아, 하. 후…….”

당장에라도 좆 물을 쏟아 낼 것같이 껄떡거리는 좆 머리가 보기 싫어 다흰은 고개를 돌려 버렸다. 아직 잠조차 깨지 않은 저를 상대로 아침부터 딸이나 치고 있는 현준에 토가 쏠렸다. 왜 아침부터 저 지랄인지 알 수 없었다. 좆 물이라면 어젯밤에도 충분히 빼 준 것 같은데.

헉헉대는 숨소리는 더 거칠어지고, 탁탁, 좆 기둥을 쓸어 올리는 음란한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씹!”

탄성처럼 짧게 욕지거리를 내뱉은 현준이 다흰의 얼굴 위로 정액을 내뿜었다. 위에서부터 후드득, 후드득 쏟아지는 정액을 맞으며 다흰은 두 눈을 꼭 감았다. 허연 액체가 잔뜩 찡그린 다흰의 얼굴을 뒤덮으며 끈적하게 흘러내렸다. 피부에 닿는 뜨거운 정액의 느낌이 진저리가 날 만큼 싫었다. 비릿한 냄새는 말할 것도 없었고.

아침부터 원치 않는 정액 샤워를 얼굴로 맞으며, 다흰은 수치심이 차올랐다. 깨어 있을 때도 모자라, 자고 있을 때까지 이러는 현준이 싫었다. 제발 빨리 끝내고 저리 꺼져 줬으면 좋겠는데, 밤새 쏟아 내고도 남아도는지 뜨거운 좆 물은 멈추어질 줄 몰랐다.

“후…….”

모든 정액을 쏟아 낸 현준은 만족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하얀 정액이 여기저기 흘러내리는 다흰의 얼굴은 그야말로 음란함 자체였다. 현준은 아직 죽지 않은 단단한 좆을 붙잡고 좆 머리를 다흰의 얼굴에 문질렀다.

“뭐 해, 이다흰. 잠 깼잖아. 닦아 줘야지.”

좆 물을 잔뜩 바른 좆 머리를 입술에 들이밀며 현준이 말했다. 다흰의 얼굴이 한층 더 구겨졌다. 정액을 처바른 덕분에 잘 떠지지 않은 눈을 가까스로 떴다. 끈적한 액체에 속눈썹이 엉겨 붙어 세상이 뿌옇게 보였다.

정면으로 고개를 돌린 다흰이 천천히 시선을 올렸다. 희멀건 풍경 속에서 씨익 웃고 있는 현준의 얼굴만은 또렷이 보였다. 아침부터, 제 얼굴에 정액이나 쏟아 내고 저런 미소를 짓는다. 악마가 따로 없었다.

“언제까지 계속 멍때리고 있을 거야? 곧 새어머니가 밥 먹으라고 할 텐데?”

다흰은 얼굴을 찡그린 채로 입술을 짓씹었다. 최악이었다. 늘 엄마를 들먹이며 협박하고, 조롱하고, 능욕하는 현준이 지금껏 살면서 알아 온 그 누구보다 싫었다.

“옳지.”

그럼에도 다흰은 그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 그의 협박은 무엇보다 효과적이었으니까. 아래층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행복한 표정으로 아들의 아침밥을 준비하는 엄마를 절대 속상하게 만들 순 없었으니까.

그래서 다흰은 군말 없이 현준의 좆을 빨아 주었다. 아침부터 제 얼굴에 대고 자지 물이나 내뿜던 그 좆을, 다흰은 정성껏 입으로 핥아 닦아 주었다.

***

“어머, 다흰이 이제 일어났니?”

얼굴에 범벅한 정액을 닦아 내고, 샤워까지 겨우 끝마친 다흰이 식탁에 나타나자, 다흰의 엄마가 그를 반겼다. 차현준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아침에 다흰에게 한 짓이 무색하리만큼,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이었다.

“어서 앉아. 배고프지? 아침밥 다 되었어.”

다정한 엄마의 미소만큼, 주방에 진동하는 된장국 냄새가 정겨웠다. 여름 방학, 이른 아침. 넓고 깔끔한 집. 그리고 그곳에서 먹는 엄마가 해 주는 맛있는 밥. 같은 집에 사는 동갑내기 남자애한테 매일 좆같이 따먹히는 일만 없었다면, 정말 행복한 일상이었을지도 몰랐다.

“현준이도 많이 먹고.”

쓰디쓴 입 안을 훑으며 다흰이 숟가락을 들었을 때, 마지막으로 국을 퍼 현준의 자리 앞으로 놓은 다흰의 엄마가 자리에 앉았다.

“잘 먹겠습니다.”

현준은 싹싹한 목소리로 답하곤,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국을 퍼 올렸다. 한 모금 입에 넣으니 구수한 맛이 입 안에 싹 퍼졌다. 다흰의 엄마는 요리 하나는 끝내주게 잘했다. 전에 집안일을 봐주시던 이모보다 훨씬 솜씨가 좋았다.

“어떠니? 맛은 괜찮아?”

“네. 진짜 맛있어요.”

별것 아닌 칭찬에 다흰의 엄마는 한껏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처음에는 저는 물론이고, 다흰에게도 무뚝뚝하기 그지없었던 현준이었기에, 다흰의 엄마는 걱정이 많았었다. 제 아들과 혹시 트러블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하지만 요즘 들어 현준은 눈에 띄리만큼 친절하고 싹싹하게 굴었다. 저에게는 물론, 다흰에게도. 그래서 다흰의 엄마는 현준을 매우 좋아했다. 그가 제 아들에게 밤마다 무슨 짓을 하는지는 꿈에도 알지 못하고, 그렇게 현준을 좋게만 생각했다.

“참. 어머니.”

뿌듯한 마음으로 밥을 넘기던 다흰의 엄마를 현준이 불렀다.

“응? 왜, 현준아.”

“혹시, 다흰이. 저랑 며칠 친구네 집에서 지내고 와도 될까요?”

현준의 말에 먹는 둥, 마는 둥 국을 홀짝이던 다흰이 숟가락질을 멈췄다. 잔뜩 굳은 얼굴로 현준을 바라보니, 현준은 늘 지어 보이는 다정한 미소와 함께 다흰의 엄마에게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이제 여름 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잖아요. 마침 학원도 방학하고 해서, 다흰이랑 같은 반 친구네 집에서 좀 놀다 올까 하는데요. 친구네 부모님이 해외여행 가셔서 집이 비었다고 하더라고요.”

다흰은 ‘부모님이 해외여행 가서 집이 빈 친구’가 누구를 뜻하는지 알 것 같았다. 기욱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종종 그의 집에서 셋이 관계하곤 했으니까.

부모님이 해외여행 중인 게 아니라, 애초에 혼자 사는 기욱을 두고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거짓말을 늘어놓는 현준을 보자니 소름이 끼쳤다. 하지만 그보다 더 소름 끼치는 건, 그의 집에서 저와 함께 며칠 놀다 오겠다는 말이었다. 갈 때마다 두 사람에게 개처럼 처박혔던 다흰이었기에, 며칠 동안 그 집에서 지내겠다는 게 어떤 것일지는 겪어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사실, 현준은 다흰을 함께 따먹기 시작하며 기욱과 친해질 대로 친해져 있었다. 여름 방학 동안 기욱의 집에 다흰을 감금하고 강간할 계획을 세울 만큼, 두 사람은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일이 많았다. 그것은 처음 두 사람이 함께 다흰을 강간했을 때, 그 강렬했던 쾌감이 현준을 완전히 사로잡았던 덕분이었다. 기욱으로 인해 다흰이 더 망가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웠고, 둘이서 함께 강간할 때면 쾌감이 두 배, 세 배로 증폭되었다.

그래서 현준은 기욱과 셋이 하는 관계를 자연스럽게 선호하게 되었다. 확실히 둘이 할 때보다 셋이 할 때 더 재밌었다.

“그래도 되는 거니? 그 친구한테 폐를 끼치는 건 아니고?”

“아니에요. 친구도 혼자 지내는 것보단 그편이 나을 것 같다고 그래서요.”

“그러니?”

“이제 내년이면 고3인데. 겨울 방학부터는 쉬기 힘들어질 것 같아서요. 이번이 마지막으로 놀 수 있는 방학이라고 생각하고 쉬는 게, 저나 다흰이에게 좋지 않겠어요?”

현준의 말은 충분히 납득 가능한 말이었다. 적어도 다흰의 엄마가 듣기엔.

아들이 현준이만큼 열심히 공부하는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고3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마지막으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그래. 현준이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아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가는 줄도 모르고, 다흰의 엄마는 흔쾌히 현준의 요청을 허락했다.

“아무래도 2학기부터는 학업에 열중해야 하니까 쉬는 게 힘들겠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

천진난만한 엄마의 말에 다흰은 심장이 그대로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다흰의 엄마는 현준과 아들이 잘 지낸다고 알고 있었기에, 그의 아들이 원하지 않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듯했다.

“그럼, 언제부터 갈 생각이니? 아버지께 허락은 받았고?”

“네. 아버지도 허락해 주셨어요. 어머니만 허락해 주신다면 오늘부터 주말까지 있다 왔으면 하는데요.”

“오늘? 그렇게 빨리?”

“방학이 얼마 안 남았잖아요.”

당장 오늘 간다는 현준의 말이 당혹스러웠으나, 이미 허락하기로 마음먹은 거, 다흰의 엄마는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두 사람이 모든 얘기를 끝내는 동안, 다흰은 그 어떤 얘기도 꺼낼 수 없었다. 엄마가 해 준 맛있는 밥이 앞에 있었지만, 도무지 수저를 움직일 수 없었다. 더운 날씨가 무색하리만큼 등골을 타고 냉기가 전신에 쫙 퍼져 나갔다.

***

제집에 며칠 묵기 위해 찾아온 현준과 다흰을 위해, 기욱은 요란한 이벤트를 준비해 두었다. 대문을 열고 두 사람이 잔디밭 사이에 난 길을 따라 모습을 드러내자, 기욱이 그들을 향해 물대포를 쐈다. 잔디밭에 물 주는 호스를 이용해 그들에게 물세례를 날리는 거였다.

“읏! 뭐, 뭐 하는 거야? 남기욱!”

다흰은 놀라 물줄기를 피해 요리조리 몸을 돌리기 바빴지만, 현준은 달랐다. 처음엔 당황한듯했으나, 곧 기욱을 죽여 버릴 듯 인상을 쓰고 그를 향해 돌진했다.

기욱은 점점 가까워지는 현준을 향해 집요하게 물줄기를 쏘았다. 거기에 굴복하지 않고 현준은 끝끝내 기욱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기욱이 들고 있는 호스를 빼앗아 그의 얼굴에 대고 물줄기를 뿌렸다.

“풉. 미친놈아! 차현준, 이 씹새끼야!”

기욱은 물줄기를 맞으며 있는 대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현준은 그런 기욱을 보며 재미가 들린 듯 더 집요하게 물줄기를 쏘아 댔다. 두 사람의 몸싸움이 이어지고, 축축하게 젖은 잔디밭에서 두 사람이 뒹굴었다. 그 언젠가 축구 경기를 하며 서로 경계하던 두 사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이젠 꽤 친근한 모습이었다.

“아. 개새끼야. 대낮부터 다 젖었잖아.”

“그러게 누가 먼저 시작했는데?”

겨우 잔디밭에서 뒹굴기를 끝낸 두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엉망이 된 윗도리를 두 사람이 벗어 던졌다. 누가 더 뛰어나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두 사람의 상체가 태양 아래 훤히 드러났다.

“…….”

윗도리를 벗어 던지고 젖은 머리를 털던 기욱은 문득 마당 한편에 소리 없이 서 있는 다흰에게 시선이 갔다. 다흰 역시 온몸이 홀딱 젖어 있었다. 하필 하얀색 반팔 티를 입고 온 덕분에 젖은 옷이 살갗에 다 달라붙어 분홍색 젖꼭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좆 달린 새끼라면 누구라도 따먹지 않고는 못 버틸 만한 모습……. 그날, 현준을 이 집에 부른 건 정말 잘한 짓이었다. 처음엔 단지 학교에선 모범생인 차현준이 짐승처럼 망가지는 모습을 보기 위해 부른 것뿐이었는데, 뜻밖에 기욱은 그날 최고의 밤을 맞이할 수 있었다.

미친 것 같았다. 둘이서 함께 다흰을 따먹을 때의 기분이란.

혼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번갈아 가며 쉬지 않고 박아 대는 좆에 다흰은 거의 정신을 놓고 울부짖었다. 힘들어하는 다흰을 보는 것도 즐거웠지만, 타인이 보는 앞에서 다흰을 따먹는 맛 또한 기가 막혔다. 현준이 보고 있는 데서 다흰에게 좆질을 할 때면, 그냥 둘만 있는 공간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흥분되고 기분이 좋았다.

반대로 제가 보는 앞에서 현준이 다흰을 강간하는 것도 짜릿했다. 억지로 당하며 울부짖는 다흰을 보면 죽었던 좆도 금방 서고, 참을 수 없이 흥분되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다 떠나서 현준과 함께 다흰의 보지에 좆을 넣었을 땐……. 정말 이런 쾌감이 다시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았다. 단 한 번으로는 끝내지 못할 만큼, 정말 미쳐 버린 쾌감이었다.

“이다흰. 다 젖었네?”

다흰의 야한 몰골을 위, 아래로 훑으며 기욱이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현준의 시선도 다흰을 향했다. 그냥 벗겨 놓아도 맛있어 보이는데, 이렇게 젖은 옷이 달라붙은 채로 야외에 있는 모습도 꽤 꼴렸다.

“옷 좀 벗어 봐. 오랜만에 이다흰 백자지 좀 보게.”

기욱이 그렇게 말하자, 옆에서 현준이 쿡, 웃음을 터뜨렸다. 현준은 곧 시작될 쇼를 기다리며 여유롭게 정원에 마련된 테이블로 이동했다.

“덥다. 빨리하고 들어가자.”

테이블 의자에 앉으며 현준이 말했다. 더운 날씨에 몸을 적셨던 물이 빠르게 증발해 갈증이 일었다. 친절하게 기욱이 내다 둔 음료수 한 캔을 따 그가 목을 적셨다. 이 모든 행위를 진행하는 동안 시선은 계속해서 다흰에게 붙어 있었다.

“…….”

다흰은 알고 있었다. 현준과 함께 이 집의 대문을 통과하는 순간부터, 모든 반항이 무의미해져 버렸다는 것을. 그들이 원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방법이 다흰에겐 없었다. 이젠 그들이 무엇을 요구한다 한들, 불복종하는 건 쓸데없는 짓이란 걸 깨달은 지 이미 오래였다.

뜨거운 햇살 아래. 다흰이 젖은 옷을 하나, 둘씩 벗었다. 비록 담이 둘려 있다고는 하지만, 엄연한 야외였다. 담 밖에서도 누군가 마음만 먹고 들여다보면 보일 수도 있는 일이었다. 대낮이었고, 날씨는 화창했다. 그런 곳에서 발가벗어야만 하는 다흰은 차오르는 수치심에 온몸이 삭아 버릴 것만 같았다.

거추장스러운 껍데기가 벗겨지자, 그 안에 들어 있던 하얀 몸뚱이가 조금씩 나타났다. 마당 한가운데서 스스로 옷을 벗는 다흰을 보며 기욱은 가늘게 눈을 떴다. 방학이라고 현준 혼자서 먹어 치웠는지, 못 본 사이 붉은 자국이 더 늘었다. 상태를 봐서는 어젯밤에 만든 자국 같기도 했다.

개새끼, 혼자서 존나 재미 봤겠네. 살짝 배가 아팠지만,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이제 곧 시작될 축제를 생각하면, 지난 일쯤이야, 그냥 넘겨 줄 만했으니까.

“다 벗었어…….”

정말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 않고 싹 다 벗은 다흰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태양 아래, 새하얀 몸뚱어리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부끄러운지, 가는 두 팔을 내려 자꾸만 아래를 가리려 드는 그 모습조차 색정적으로 보였다.

기욱도 현준도 발가벗은 다흰의 모습을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늘 발가벗겨 놓고 좆질을 해 대는 두 사람이었지만, 이렇게 야외에 서 있는 다흰에게선 또 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었다. 군데군데 멍이 들고 붉은 자국을 달고 있는 다흰의 몸은 당장에라도 잔디밭에 깔아뭉개 처박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손 치워야지. 자지가 안 보이잖아.”

기욱은 그렇게 말하면서 테이블 위에 올려 두었던 담배를 집어 들었다. 그가 한 개비 꺼내 입에 무는 동안, 다흰은 바들바들 떨며 아래를 가리고 있던 두 손을 치웠다. 연분홍색으로 예쁘게 물든 자지가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발가벗고 남들 앞에 서 있어서 그런지, 살짝 발기한 듯 솟아 있었다. 분홍빛에 어울리는 매우 수줍은 모습이었다.

“씨발 년.”

기욱이 쿡,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흰 연기를 내뿜으며 그가 다흰에게 다가갔다. 볼을 잔뜩 붉게 물들인 채로 시선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곁눈질만 해 대는 다흰의 앞에 그가 쭈그려 앉았다. 다흰의 고간에 얼굴을 잔뜩 들이밀고는 오랜만에 보는 자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코앞에서 자지를 쳐다보는 기욱에 다흰은 더없이 수치스러웠다.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워 애꿎은 입술만 연신 짓씹는데, 말랑한 자지를 손끝으로 툭, 툭 건드리던 기욱이 거기에 대고 연기를 내뿜었다.

자지를 뒤덮는 연기에 간지러움이 피어올랐다. 창피하면서도 은근히 달아오르게 하는 그 감각에 다흰의 자지가 조금 더 굳어졌다. 발기하기 시작한 다흰의 좆을 보며 기욱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좆같은 년이. 뭘 했다고 벌써 자지를 세워? 그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다흰은 죽고 싶은 심정으로 얼굴을 붉혔다.

“차현준. 이다흰이 여기서 발가벗고 서 있다고 좆 세운 거 알아?”

기욱이 뒤편에 있는 현준에게 소리쳤다. 의자에 앉아 목을 축이고 있던 현준 역시 쿡, 웃음을 터뜨렸다.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워 당장에라도 혀 깨물고 싶은 다흰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기욱은 발기한 좆을 손바닥으로 쳐 대면서 장난질을 했다.

“와. 진짜 걸레는 다르네. 옷만 벗겨 놔도 알아서 발기하고. 어떡하면 사람이 이렇게까지 걸레가 될 수 있는 거지? 응?”

연신 희롱하는 기욱에 다흰이 두 눈을 꽉 감아 버렸다. 제발 그만 농락하고 놔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빗발쳤다. 그와 동시에 현준이 다흰의 몸을 잡아 돌렸다. 현준과 기욱을 등진 채로 다흰은 대문을 바라보며 서게 되었다.

“그동안 보지 좀 많이 늘려 놨어? 응?”

여전히 자리에 쭈그려 앉은 채로 기욱이 다흰의 구멍을 바라보았다. 희롱하듯, 두 손가락으로 입구를 늘려 그 안으로 역시 연기를 내뿜었다. 구멍을 간지럽히는 건조한 연기에 다흰이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기욱은 단지 연기를 내뿜는 것도 모자라 구멍 사이로 제가 피우던 담배를 꽂아 넣었다.

“하, 하지 마!”

기겁하며 다흰이 소리쳤다. 하지만 기욱은 꾹, 꾹 담배 필터가 구멍 안으로 다 사라질 때까지 욱여넣을 뿐이었다.

메마른 종이의 질감과 뜨거운 열기가 구멍 입구에서 느껴졌다. 다흰은 혹여나 담뱃재가 제 몸을 닿을까 무서워 허벅지가 덜덜 떨려 왔다. 공포에 질린 그가 저도 모르게 괄약근에 힘을 꽉 주었다. 회색빛 재가 점점 늘어 갈수록, 뜨거운 열기가 가까이서 느껴졌다.

다흰은 두려웠다. 담뱃불에 데일까 봐 두려웠고, 혹여나 내장까지 파고 들어간 연기에 몸이 잘못되기라도 하는 게 아닐까 무서웠다.

“썅년아. 담배 좀 빨아 봐. 가만히 있으니까 재미없잖아.”

기욱이 다흰의 엉덩이를 내리치며 말했다. 다흰의 몸이 튀어 올랐다. 그러자 길게 늘어져 있던 담뱃재가 툭, 떨어지며 다흰의 허벅지를 스쳤다.

“흐아아!”

뜨거운 감각에 다흰이 놀라 소리 질렀다. 맞은 부위가 아프고, 담뱃재가 스친 곳이 화끈거리며 쓰라렸다. 단번에 눈꼬리에 눈물이 맺혔다.

“얘기 못 들었어? 담배 좀 빨아 보라고 씨발 년아.”

말도 안 되는 무리한 요구에 다흰이 울먹였다. 애초에 담배를 피우는 방법도 모르거니와, 더더군다나 뒷구멍으로 담배를 빠는 법을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 대체 뭐 어쩌라는 건지 몰라서 계속 눈물만 떨구는데, 기욱은 쭈그려 앉아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다흰의 엉덩이를 계속 때렸다.

“아, 아파! 기욱아. 그만! 하으윽.”

“썅년아. 그냥 담배 빨면 되잖아.”

“모, 몰라! 몰라! 담배 어떻게 빠는 건지!”

다흰의 말을 듣고 기욱이 손짓을 멈췄다. 아……! 그제야 기욱은 무엇인가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래, 생각해 보니.

“맞다. 이다흰 담배 안 피우지?”

그렇게 말하고는 기욱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흰의 구멍에 꽂아 두었던 담배를 꺼내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졌다. 물에 젖은 잔디밭에서 담배꽁초는 푸시식, 금방 불을 꺼뜨렸다. 뒤에서 그 꼴을 지켜보던 현준은 웃겨 죽는다며 웃어 젖혔다.

제 구멍에 꽂혀 있던 담배가 사라지자, 다흰은 어깨가 흔들릴 정도로 흐느꼈다. 무섭고 두려웠던 순간이 지나가고 안도감이 찾아오기도 전, 밀려오는 자괴감에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하다 하다 구멍에 담배까지 꽂게 될 줄은 몰랐다. 그걸 보고 즐거워하는 두 사람의 목소리는 듣는 것만으로도 치가 떨렸다.

“씨발 년. 왜 뭐만 하면 맨날 처울지?”

초상이라도 난 것처럼 울어 젖히는 다흰을 보며 기욱이 혀를 찼다. 뭔가 마음에 안 드는 듯 얼굴을 찡그리며 생각에 잠겼던 그는 무엇인가 떠올랐는지 곧장 뒤를 돌았다. 그러고는 바닥에 떨구어 둔 고무호스를 그러잡았다. 물이 줄줄 흘러나오는 끝을 잡고 다흰의 쪽으로 내밀었다.

“흣!”

차가운 물이 맨살에 닿아 오자 다흰이 흠칫 몸을 떨었다.

“이다흰. 자리에 엎드려 봐.”

다흰의 몸 구석구석에 물을 끼얹으며 기욱이 말했다. 다흰은 살갗을 때려 대는 차가운 물에 몸을 바들바들 떨며 자리에 엎드렸다. 기욱이 어떤 자세를 요구하는지 몰라,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으려니, 뒤에서 기욱이 다시 한번 소리쳤다.

“엉덩이 올려야지, 썅년아.”

바들바들 떨리는 가는 다리가 추어 올라갔다. 봉긋하게 두 볼기짝이 떠오르고, 기욱은 엉덩이 사이 구멍과 회음부, 추위에 잔뜩 쪼그라든 고환을 향해 계속해서 물줄기를 쐈다.

“흣!”

차가운 물줄기가 고환을 때리자 다흰이 몸을 움츠리며 짧은 신음을 뱉었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차가운 느낌이 낯설어 몸이 절로 움츠러들었다.

한참 동안 물줄기를 쏘며 장난치던 기욱이 다흰에게 다가갔다. 추위에 닭살이 오돌토돌 솟아난 엉덩이 살과 잔뜩 오그라든 구멍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평소 같으면 길게 늘어져 있을 고환도 추위로 잔뜩 수축해 있었다. 거의 살 안에 파묻힌 고환은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씨발 년. 귀엽게.”

춥다고 기어들어 간 고환을 보며 기욱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물에 젖어 한층 더 음란해 보이는 엉덩이를 붙잡고 그가 마사지하듯 주물렀다.

“흐으으…….”

몸을 적시는 차가운 물과 엉덩이를 주무르는 기욱의 손길에 다흰은 흐느적거리며 사람 같지 않은 신음을 흘렸다. 그 꼬라지를 감상하던 기욱은 본격적으로 구멍을 잡아 벌렸다. 한 손으로는 구멍을 잡아 입구를 넓히고, 다른 손으로는 호스를 들고 구멍에 가져다 댔다. 벌어진 구멍으로 차가운 물이 흘러들었다. 놀란 다흰이 몸을 튕기며 뒤를 돌아보았다.

“뭐, 뭐 하는 거야!”

울었다고 그새 충혈된 눈을 하고 다흰이 소리쳤다.

“가만 있어. 별거 아니니까.”

기욱이 거의 흔적도 없이 살 속에 파묻힌 고환을 내리치며 말했다. 짝. 물에 젖은 살결이 요란한 소리를 자아냈다. 그냥 얻어맞아도 아픈 부위를, 물에 젖은 채로 맞으려니 그 아픔이 두 배가 되었다. 다흰은 아프다고 소리 지르며 눈물을 흩뿌렸다. 기욱은 다시 구멍을 넓히고 그 안으로 물을 흘리기 여념 없었다.

“흐윽. 흑. 이, 이상해. 이상해. 제발……. 아흐윽. 흑…….”

구멍을 꽉 조인 덕분에 물이 배 속까지 흘러 들어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느낌이 너무 이상했다. 배설을 위해 만들어진 기관에 물이 거꾸로 차오르려고 하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단지 항문을 차갑게 적시는 것만으로도 느낌이 이상해서 못 견디겠는데, 기욱은 아예 작정을 했는지 다흰의 구멍 속으로 호스를 집어넣기에 이르렀다.

“아, 안 돼! 하지 마! 싫어!”

다흰은 놀라 소리소리 치며 몸을 뒤틀었다. 하지만 기욱은 조금의 동요하는 기색조차 없었다. 그저 다흰의 엉덩이를 꽉 잡고 구멍을 벌려 그 안으로 꾸역꾸역 호스를 밀어 넣을 뿐이었다.

뱀같이 초록색을 한 길고 얇은 플라스틱 관이 점점 다흰의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하얀 둔덕 사이로 초록색 호스가 길게 늘어졌다. 이제 차가운 물이 항문을 지나 직장은 물론, 내장까지 차올랐다. 차가운 느낌에 배가 부글거리며 속이 뒤집혔다. 배 속을 파고드는 차가운 물에 다흰은 울부짖으며 소리쳤다.

“배 아파! 배가 너무…… 아파! 아흐윽. 살려 줘. 살려 줘 기욱아!”

정말 실신할 것처럼 다흰이 울어 젖히자, 이제껏 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관람하던 현준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호스를 뒷보지에 꼽고 배 속에 물이나 처넣고 있는 다흰의 모습은 기괴하면서도 묘하게 성욕을 불러일으켰다. 점점 불러 오는 배를 보자면, 꼭 애라도 밴 것 같은 모습이었다.

“사, 살려 줘. 제발. 기욱아……. 기욱아……. 흐윽.”

물로 가득 찬 배가 출렁였다. 순식간에 차오른 배를 보며 다흰은 두렵고 겁이 났다. 이대로 배가 터져 버린다 하더라도 기욱은 멈추지 않고 계속 물을 집어넣을 것 같았다. 너무 무섭고 아파서 정신이 나가 버릴 것 같았다.

“와……. 썅년. 임신이라도 한 것 같네.”

불룩해진 배를 보며 기욱이 그렇게 희롱했다. 이쯤 하면 된 것 같다고 판단한 그가 구멍에서 호스를 빼냈다. 호수가 빠져나가자, 물이 구멍 밖으로 마구 흘러넘쳤다. 분수처럼 물을 뿜어 대는 구멍을 혼내 주려 기욱이 엉덩이를 세게 내리쳤다.

“보지 못 오므리지? 물 계속 흘려 댈 거야?”

다흰은 울고불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기욱에게 맞기 싫어 구멍을 조였다. 엎드린 상태에서 아무리 힘주고 조여 봤자 구멍 밖으로 물이 줄줄 샜다. 회음부를 지나 고환을 적신 물이 잔디밭으로 뚝, 뚝 떨어졌다. 잔디 위로 다시 떨구어진 호스는 흡사 뱀처럼 구부러져 물을 계속 뿜어 대고 있었다.

“흐으, 흐. 흐으으. 흐으…….”

배 속에 잔뜩 물을 담고 구멍에 힘을 준 채로 엎드려 있으려니 다흰은 더 못 버틸 것만 같았다.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온몸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두 팔이 덜덜 떨려 왔다.

괄약근을 조이는 힘이 느슨해지자 구멍 밖으로 흘러나가는 물의 양이 점점 많아졌다. 엎드린 상태로 물을 질질 흘려 대는 다흰의 뒷모습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음란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기욱도 현준도 슬슬 좆이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이다흰. 견딜 만한가 봐? 계속 버티는 거 보면.”

이미 충분히 괴로운데, 무얼 더 하려는 것인지 기욱이 다흰의 앞에 쭈그려 앉으며 이죽거렸다. 다흰은 사람 같지 않은 신음을 흘리며 여전히 서럽게 울고 있었다. 물로 가득 채운 배를 기욱이 툭툭 건드렸다. 손끝에서 물이 출렁거리는 느낌이 선연하게 느껴졌다.

짜릿한 그 느낌을 즐기다, 기욱이 다흰의 좆을 붙잡았다. 살살 손으로 쓰다듬으며 만져 주니, 금방 딱딱하게 솟아올랐다. 다흰이 다시 한번 죽을 듯 흐느꼈다. 배 속에 물이나 처넣고 엎드려 있으면서 흥분하고 싶지 않았다.

“그, 그만. 하지 마! 하지 말아 줘, 기욱아. 제발……. 제발…….”

“뭘 하지 말라는 거야? 좆은 벌써 이렇게 딱딱해졌는데.”

“그만……. 배 아파. 못 견뎌……. 못 견디겠어……. 배 아파 죽을 것 같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에 다흰이 살려 달라고 울며불며 빌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배 속은 점점 더 초토화되고 머릿속도 엉망진창이 되어 가고 있었다. 이대로는 일분일초도 더 못 버틸 것 같았다. 엉망진창이 된 배가 그대로 다 망가져 버릴 것만 같았다.

“제발. 제발 기욱아……. 살려 줘. 살려 줘…….”

죽을 것같이 울어 젖히는 다흰을 보며 기욱이 피식, 웃었다. 바들바들 떨리는 다흰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선심이라도 쓰듯 말했다.

“좋아. 그렇게 못 견디겠으면 이만 내보내.”

그 말에 다흰은 두 눈을 부릅떴다. 드디어 이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인가 기대하기도 전, 기욱이 뒷말을 덧붙였다.

“여기 쭈그리고 앉아서 뒷보지로 싸는 거 보여 줘. 뒤로 오줌 싼다고 생각하고. 무슨 말인지 알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행복감도 잠시. 두 사람의 앞에서 배뇨와 유사한 행위를 해 보여야 한다는 사실에 자괴감이 밀려왔다.

“기, 기욱아……. 그건…….”

도무지 할 수가 없어서 다흰이 다시 울먹였다. 그것만은 못 할 것 같다고 그렇게 사정이라도 해 보려는데, 돌아오는 건 살점이 떨어져 나갈 듯한 체벌이었다. 엉덩이 살이 마구 떨릴 정도로 처맞아야 했다. 기욱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하, 할게! 할게! 잘못했어, 기욱아!”

다흰이 정신 나간 사람처럼 소리 질렀다. 퍼렇게 멍이 들기 일보 직전인 엉덩이를 씰룩이며 다흰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바들바들 떨리는 몸으로 겨우 중심을 잡으며 잔디 위에 쭈그려 앉았다. 수치심에 눈 밑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따가웠다. 죽고 싶다는 충동을 겨우 견뎌 내며 꽉 오므라져 있는 괄약근에 힘을 풀었다.

“흐으…….”

벌어진 구멍 사이로, 배 속을 채웠던 수돗물이 시원하게 빠져나갔다. 쏴아아, 바닥을 치는 물소리가 민망하리만큼 적나라하게 들렸다. 항문을 통해 억지로 배 속에 물을 집어넣은 것도 쪽팔리는데, 그걸 또 오줌 싸듯 뒤로 내보내고 있으려니 환장할 것만 같았다.

“저 걸레 년 하는 짓 좀 봐. 누가 갈보 년 아니랄까 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뒷보지로 오줌 지리고 있네.”

제가 시킨 거면서, 뒷보지로 유사 배뇨 행위를 해 보이는 다흰에게 기욱이 온갖 욕을 퍼부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기욱은 흥분돼 미칠 것 같았다. 비단 기욱뿐만이 아니라 현준 역시도 오른쪽에 수납해 놓은 좆이 부풀어 올라 허벅지가 뻐근했다. 당장 저 천박한 년의 보지를 쑤시고 싶어 부풀어 오른 좆이 안달했다.

“씨발, 걸레 년아. 우리 보는 앞에서 뒷보지로 지리니까 좋아?”

계속해서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는 물에 다흰은 목 놓아 울었다. 내뿜는 물을 따라 내장이 그대로 쏟아져 버릴 것 같았다. 제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빠져나가는 수돗물에 모든 걸 빼앗긴 느낌마저 들었다.

또한, 그와 함께 수치심이 극심했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으로 지키고 싶은 모습조차 두 사람 앞에 보여 줘야 하는 처지가 너무 괴로웠다. 남에게 보여 줄 수 없는 가장 비밀스러운 모습까지 보인 다흰은 그야말로 정신이 나가 버릴 것 같았다.

“대답 안 하지?”

기욱이 다흰의 머리채를 낚아챘다. 그대로 잡고 뒤흔드는 바람에 다흰의 몸 전체가 흔들렸다. 구멍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 또한 몸을 따라 흔들렸다. 사방으로 뿌려 대는 물줄기가 흙탕물에 섞여 혼탁한 색을 띠었다.

“사, 살려 줘. 기욱아……. 기욱아…….”

다흰은 아까부터 정신이 나갈 대로 나가 살려 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다흰의 배 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수돗물이 바닥나 버렸다. 불룩했던 배는 홀쭉해지고, 더는 구멍 밖으로 무엇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이제 막 끝난 쇼가 아쉬웠는지, 기욱이 짧게 탄식했다. 뒷보지로 지리는 모습이 꽤 봐 줄 만했는데……. 이대로 끝내기엔 뭔가 아쉬웠다. 무엇인가 더 즐거운 이벤트가 필요했다.

“……?”

마침, 다흰의 곁으로 다가서는 현준을 보며 기욱이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이내 다흰의 머리채를 잡아 제 고간에 끌어당기는 현준을 보며 씨익 웃어 보였다.

“이다흰. 너만 싸면 재미없잖아. 그렇지? 같이 싸야 재밌지.”

한마디 남긴 현준이 놀고 있는 한 손을 제 바지춤으로 가져갔다. 골반에 걸친 트레이닝복을 내리고, 그 안에 감추어져 있던 거대한 살덩이를 꺼내 들었다. 다흰의 얼굴을 향해 각도를 조절한 그가 아무렇지 않게 오줌을 갈겼다. 노란색 물줄기가 순식간에 다흰의 얼굴을 뒤덮었다.

“읍! 으읍, 욱!”

다흰은 눈을 질끈 감으며 더러운 물줄기를 피하고자 이리저리 고개를 돌렸다. 그런 다흰의 머리채를 현준이 더욱 세게 잡아당겼다. 머리가 뽑힐 것 같은 고통과 함께 지린내가 얼굴에서 진동했다. 얼굴을 뒤덮은 노란 물줄기는 계속 아래로, 아래로 흘러내려 다흰의 온몸을 적셨다.

애들이 보는 앞에서 뒤로 오줌을 싸 보인 것도 모자라, 이젠 얼굴로 오줌을 처맞고 있으니 다흰은 도무지 자신이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인간 이하의 변기.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제 처지가 너무도 절실하게 느껴졌다. 이젠 정액받이도 아닌, 변기가 되어 버린 거였다.

“씨발. 존나 야해.”

다흰의 얼굴에 오줌을 갈기는 현준을 보며 기욱이 흥분해 외쳤다. 그 예쁜 얼굴로 오줌을 처맞으며 울먹이는 다흰의 얼굴은 보는 것만으로도 당장 사정할 수 있을 것같이 야했다.

더는 못 참겠는지, 기욱이 바지 속에서 좆을 꺼내 잡았다. 현준의 오줌을 맞으며 이제는 체념한 듯 몸에 힘을 풀어 버린 다흰을 보며 좆을 흔들었다. 워낙 긴 시간 동안 흥분해 있던 좆이라 금방 사정감이 차올랐다. 곧 오줌으로 흠뻑 젖은 다흰의 얼굴 위로 다시 좆 물이 쏟아졌다.

“후……. 씨바알…….”

오줌과 자지 물로 엉망이 된 몰골을 한 다흰의 눈동자에는 초점이 전혀 없었다. 그는 텅 비어 버린 눈을 하고 영혼 없는 인형처럼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완전히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순종적인 모습에 갓 사정한 현준의 자지가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비단 기욱뿐이 아니라, 다흰의 얼굴에 오줌을 싸지른 현준의 자지 역시,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대가리를 흔들어 대고 있었다.

현준이 잡고 있던 머리채를 내팽개쳤다. 종이 인형처럼 힘없이 다흰의 몸이 무너져 내리고, 기욱이 둔부를 잡아 올렸다. 그대로 골반을 잡고 좆질을 하기 시작했다. 다흰은 그저 그에게 뒷구멍을 내어 준 채로 늘어질 뿐이었다.

“씨발. 개새끼 존나 낑낑대네.”

그런 제 주인을 보며 그레이트데인 탄이가 발정이 나 안달했다. 빨갛게 립스틱처럼 밀려 나온 커다란 좆이 다흰을 보며 꿈틀거렸다. 다흰이 박히는 모습을 보며, 저도 박고 싶었는지 바닥을 긁어 대며 난리였다. 침이 있는 대로 바닥에 뚝뚝 떨어져 내렸다.

“저 개새끼. 어디서 맛있는 건 알아봐서.”

기욱은 그렇게 농담처럼 지껄이곤 계속 다흰의 뒷보지에 씹질을 했다. 다흰은 잔디 바닥에 고개를 처박은 채, 흐릿한 눈으로 멍하니 앞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저를 보고 발정한 개새끼가 바닥에 대고 좆을 비벼 대는 게 보였다. 다흰에게 박질 못하니 그렇게라도 좆을 자극하는 거였다.

다흰의 입에 희미하게나마 웃음이 걸렸다. 저를 향한 조소였다. 개새끼마저 저를 보며 좆을 비벼 대는 이 상황이 그저 웃겼다. 형이 싸는 오줌을 얼굴로 맞고, 발정 난 개새끼를 보며 좆질을 당하는 제 처지가 너무도 어이없었다.

“큿!”

곧 다흰에게 좆을 쑤시던 기욱이 좆 물을 내뿜었다. 이제는 텅 비어 버린 내장으로 다시금 좆 물이 차올랐다. 다흰의 눈물이 잔디밭에 고인 물에 섞이기도 전, 빠져나가는 기욱의 좆을 대신해 현준의 좆이 파고들었다.

두 번째 시작된 좆질에 다흰은 차라리 두 눈을 감았다. 태양은 뜨거웠고, 다흰의 뒷보지를 먹는 기욱과 현준의 좆은 죽을 줄 몰랐다. 물론, 그들을 지켜보는 탄이의 좆 역시 말할 것도 없었고.

***

늦은 밤. 세 사람은 거실에 모여 있었다. 바닥에는 빈 맥주 캔이 구겨진 채로 뒹굴고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안주로 시킨 피자와 치킨 등이 널려 있었다. 거실 한편에 놓인 2천만 원짜리 독일산 스피커에서는 사양과 전혀 어울리지 않게 가요 차트가 요란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직 술을 마시고 있는 현준, 기욱과 달리 다흰은 만취 상태였다. 두 사람의 강요에 못 이겨 계속 들이켜다 보니 어느새 그렇게 돼 버렸다.

“이다흰 존나 취한 것 같은데?”

소파를 등받이 삼아 바닥에 앉아 술을 마시던 기욱이 소파 위를 쳐다보며 말했다. 다흰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거의 고꾸라져 소파 팔걸이에 얼굴을 처박고 있었다.

기욱의 말에 소파에 앉아 캔 맥주를 홀짝이던 현준 역시 곁눈질로 다흰을 바라보았다. 한눈에 보기에도 다흰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술도 잘 못 마시는 것 같은데, 혼자서 그렇게 들이켰으니 그럴 수밖에.

“우리 이다흰. 취했어?”

자리에서 일어난 기욱이 다흰의 귓가에 대고 그렇게 얘기했다. 다흰이 무어라 입을 오물거리며 대꾸하는 듯했으나, 너무 작은 소리로 말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기욱은 달큼한 술 냄새를 폴폴 풍기는 다흰을 자리에서 일으켜 소파에 기대게 했다. 달아오른 뺨 가까이에 얼굴을 들이밀고 살냄새를 맡았다. 그걸 옆에서 바라보던 현준은 차갑게 한쪽 입꼬리를 틀어 올렸다. 남은 맥주를 입 안에 몽땅 털어 내고 빈 캔을 구겨 바닥으로 떨궜다.

“더 줘?”

기욱의 말에 현준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됐어.”

현준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다흰의 옆으로 바짝 다가갔다. 완전히 술에 절어 뜨거운 숨을 내쉬는 다흰의 한쪽 어깨에 얼굴을 기댔다. 아무렇지 않게 손을 내밀어 다흰의 바지 속으로 집어넣었다. 말랑말랑한 좆을 손으로 주무르며 목에 입술을 묻고 빨아 들였다. 시끄러운 노래 소리에 섞여 쭙쭙 살 빠는 소리가 들렸다.

“씹새끼, 존나 맛있게 처먹네.”

다흰의 목을 빠는 현준을 보며 기욱이 한마디 툭 던졌다. 그러곤 별로 대수롭지 않은 듯,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새 맥주 캔을 땄다. 그가 다소 미지근해진 맥주를 목구멍으로 넘기는 동안, 현준은 빨고 있던 다흰의 목에서 얼굴을 떼어 냈다.

“으음…….”

만취한 와중에도 만져 주는 느낌이 좋았는지, 다흰이 살짝 신음을 흘렸다. 그에 맞춰 말랑했던 좆도 조금씩 딱딱해지기 시작했다.

현준은 다흰의 둔부를 살짝 들어 올려 바지와 속옷을 벗겨 냈다. 아직은 덜 익어 연분홍빛을 띠는 예쁜 좆이 방긋 얼굴을 내밀었다.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는 좆을 바라보다, 현준이 아래로 몸을 숙였다. 어쩐지 딸기 맛이 날 것 같은 좆을 입에 머금고 빨아 들였다.

“…….”

기욱의 시선이 다흰의 좆을 먹는 현준에게로 꽂혔다. 현준은 정말 맛깔나게 다흰의 좆을 먹어 치우고 있었다. 끝이 뭉뚝한 기둥을 혀로 크게, 크게 핥아 올리다가, 입 안에 넣어 막대 사탕을 먹듯 살살 굴리고, 다시 기둥에 흐르는 침을 핥아 먹다가, 선단을 문 채로 고개를 꺾어 자극했다. 옆에서 그가 하는 짓을 보자니, 기욱 역시 입 안에 침이 돌았다. 이제껏 이다흰을 수십 번은 더 따먹었으나, 아직 그의 좆을 물어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지금 현준이 하는 짓을 보며 군침을 흘리는 상황이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씹새끼야. 그렇게 맛있냐?”

기욱이 툭, 던지듯 그렇게 물었다.

맛있게 좆을 처먹던 현준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침이 잔뜩 번져 반질반질해진 입술을 닦으며 기욱을 바라보았다.

“왜? 맛있어 보여?”

“아니. 그렇다는 건 아니고.”

말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기욱의 표정을 보자니 한 번쯤은 다흰의 좆을 먹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평소에는 죽어도 입에 안 댈 것같이 그러더니…….

“한번 먹어 봐. 꽤 맛있어.”

그렇게 말하고 현준은 기욱이 다흰의 좆을 쉽게 빨 수 있도록 자리에서 물러나 주었다.

잔뜩 벌어진 가랑이 사이, 현준이 물고 빨던 좆이 단단하게 발기한 채로 우뚝 솟아 있었다. 조명을 완전히 켜지 않았지만, 그새 흥분했다고 끝이 살짝 붉어져 있었다. 살짝만 숙이면 바로 입술이 닿을 만한 거리에서 발기한 좆을 보고 있으려니 한층 더 구미가 당겼다. 이렇게 반듯하게 솟아 기다리고 있는데, 맛보지 않는 것 또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응…….”

기욱은 천천히 다흰의 좆을 머금었다. 혀로 천천히 귀두를 따라 굴리며 빨아 들이니, 신기하게도 역겹다는 느낌보다 맛있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들었다. 조금 전까지 현준이 물고 빨던 좆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흰의 좆에서는 단맛이 났다. 기대 이상으로 맛있는 좆에 침이 줄줄 흘러나왔다.

기욱은 입 안 더 깊은 곳까지 다흰의 좆을 넣었다. 볼이 팰 정도로 힘주어 빨아 들이며 본격적으로 살 맛을 즐겼다. 손으로는 둥글게 하나로 뭉친 고환을 살살 쓸고, 입으로는 계속해서 자지를 빨았다. 너무 맛있어서 빠는 것만으로도 아래에 피가 쏠렸다. 처음 맛보는 황홀한 맛에 미간이 다 아릴 지경이었다.

“잠깐만.”

옆에서 지켜보던 현준이 별안간 기욱을 제지했다. 기욱이 벌게진 입술로 얼굴을 들어 올리자, 현준은 다흰의 몸을 끌어안고 러그가 깔린 바닥으로 내렸다. 그러곤 소파에 앉은 채로 다흰의 하체를 들어 올렸다. 다흰은 엎드린 상태에서 상체를 러그에 처박고 둔부와 두 다리를 쳐올리는 자세를 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자.”

다흰의 다리를 양어깨에 한 짝씩 얹은 현준이 소파에 앉아 다흰의 후장을 빨기 시작했다. 쭙, 쭈압, 쭙. 구멍을 빠는 적나라한 소리에 기욱이 다시 한번 입맛을 다셨다. 현준이 다흰의 항문을 빠는 동안, 기욱 역시 다흰의 좆을 빨았다. 다흰은 사람이 아닌 양, 두 남자에게 하체를 내맡기고 얌전히 러그에 얼굴을 처박고 있을 뿐이었다.

골반을 사이에 두고 두 남자가 정신없이 다흰의 성기를 먹어 치우고 있었다. 현준은 조밀하게 오므라져 있는 구멍으로 혀를 집어넣고 내벽을 하나하나 훑으며 맛을 즐겼다. 다흰은 술에 취한 와중에도 구멍을 핥아 주는 느낌이 좋았는지 연신 신음하며 허리를 흔들었다.

뜨거운 내벽에 닿는 말캉한 살덩이의 느낌이 미치도록 좋았다. 그 부드러운 것이 좁은 육벽을 훑고 지나칠 때마다 신경이 사르르 녹아내리며 황홀한 감각을 선사했다. 비단 핥아 주는 항문뿐만 아니라, 입 안에 넣고 빨아 주는 좆 또한 끔찍하게 기분 좋았다.

술에 취한 상태라서 그런지, 평소 현준이 해 주는 것보다 더 느낌이 좋았다. 강하게 빨아 들이는 바람에 압박감이 세게 느껴져서 성감이 빠르게 차올랐다. 미끈한 살덩이가 문지르는 느낌도 좋았고, 위아래로 자극해 주며 흔드는 것도 좋았다. 앞, 뒤로 동시에 빨아 주는 두 사람에 다흰은 황홀함에 푹 절어야만 했다.

“으응, 응.”

완전 성감에 취한 다흰이 점차 끈적한 신음을 내뱉기 시작했을 때, 현준이 입술을 떼어 냈다. 그가 다흰의 좆을 빠느라 정신없는 기욱의 어깨를 툭툭 쳤다. 기욱이 쳐다보자 현준이 손짓을 했다. 이만 바꾸자는 신호였다.

기욱은 기꺼이 현준의 뜻에 응했다. 다흰의 몸이 무너지지 않게 두 다리를 잡고 현준이 소파에서 일어났다. 기욱에게 다흰의 두 다리를 넘겨준 그가 반대편 소파로 가 앉았다. 기욱은 현준이 그랬던 것처럼, 다흰의 두 다리를 양어깨에 걸치고 엉덩이 사이로 입술을 묻었다. 물기가 가득한 항문이 그의 입술에 닿았다.

“응!”

조금 전까지 현준이 빨던 항문을 기욱이 빨기 시작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기욱이 빨았던 좆을 현준이 빨았다.

기욱은 다흰의 구멍 입구에 입술을 밀착시키고, 구멍 안에 남아 있는 즙을 빨아들였다. 다흰의 구멍에서 나는 야한 맛에 척추를 타고 짜릿한 감각이 치솟았다. 입술을 부드럽게 움직여 항문을 빨다가,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를 세워 깨물기도 했다. 아예 혀를 세워 구멍 안으로 찔러 넣고 씹질하듯 드나들며 내벽을 훑었다.

처음 빠는 항문임에도, 전혀 더럽거나 역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것도 무려 차현준이 빨던 항문인데. 지금 입에 물고 있는 구멍이 제 좆이 드나드는 보지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맛있게만 느껴지는 거였다.

열정적으로 항문을 먹어 치우는 기욱만큼, 현준도 보란 듯이 다흰의 좆을 맛있게 먹어 치웠다. 두 사람의 거리가 너무 가까운 탓에, 고개를 들썩일 때마다 코가 닿을 것 같았다. 두 사람의 침이 회음부를 잔뜩 적시고 아래로 흘러내렸다. 뜨거운 숨결이 앞에서, 뒤에서 마구 쏟아졌다.

“으응, 응……. 흐응……!”

앞뒤로 열심히 빨아 주는 두 사람 덕분에, 다흰은 성감은 빠르게 한계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현준은 입 안에 들어찬 좆이 요동하는 것이 느껴지자 기욱에게 손짓했다. 다흰의 뒷보지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던 기욱 또한 진동하는 골반에 다흰이 사정에 임박했음을 깨닫고 있었다.

기욱이 먹던 보지에서 입을 떼어 내고, 어깨에 걸쳤던 다리를 풀었다. 때마침, 절정에 달한 다흰의 좆이 뜨거운 물을 뿜어 대기 시작했다.

“흐읏! 아……!”

첫 번째 쏘아 올린 좆 물을 현준이 빨아 먹었다. 연유처럼 부드럽고 묵직한 질감의 액체가 입 안에서 맴돌았다.

다흰이 골반을 흔들며 두 번째 허연 물줄기가 쏘아 올려졌을 때, 현준은 기욱을 위해 자리를 양보해 주었다. 기욱은 다흰의 좆 머리가 내뿜는 좆 물을 기꺼이 핥아 먹었다. 혀에 닿은 끈적한 액체가 사르르 입 안에서 녹아들었다.

“으응, 응. 으으응……. 으응…….”

꿀렁꿀렁 흘러나오는 액체를 현준과 기욱이 맛있게 나눠 먹었다. 기욱이 귀두에 입을 묻고 정액을 빨아 먹는 동안, 현준은 혓바닥을 내밀어 다흰의 기둥을 핥았다. 긴 혓바닥이 분홍빛 기둥을 싸악 훑고 올라가면 기욱이 좆 머리를 내주고 대신 기둥에 입술을 묻었다. 기욱이 빨던 좆 머리를 현준이 빨며 흘러나오는 좆 물을 받아먹었다. 기욱과 나눠 먹는 다흰의 좆 물은 초콜릿보다 훨씬 달았다.

“으응, 아. 아으응, 응. 응. 좋아……. 으응…….”

사정하는 동안 두 남자가 동시에 빨아 준 덕분에, 다흰은 완전히 성감에 절어 있었다. 사정할 때 그냥 한 사람이 빨아 줘도 기분 좋은데, 그걸 두 사람이 동시에 해 주니 당연히 녹아내릴 수밖에.

술기운에 여전히 몽롱했지만, 아래쪽에서 느껴지는 감각만은 생생했다. 그리고 그 좋은 느낌은 아무런 필터를 걸치지 않고 다흰의 입 밖으로 고스란히 터져 나왔다.

“넣어 줘……. 으응……. 다흰이 보지에…… 자지. 자지……. 으응…….”

술 취한 덕분이었을까? 평소 기욱이 제 아래를 두고 보지라고 할 때마다 치가 떨리도록 싫어했던 다흰이었지만, 그는 이제 스스로 제 구멍을 보지라 부르며 음란한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지금까지 다흰의 생식기를 빨며 흥분할 대로 흥분한 두 남자의 욕구를 타오르게 했다. 당장 저 씨발 년의 항문을 찢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흰이가 자지 넣어 달라는데?”

기욱의 말에 현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갓 사정을 끝낸 걸레 년의 좆을 손으로 툭툭 치며 조롱하고 비웃었다.

“넣어 달라면 넣어 줘야지.”

현준이 다흰의 몸을 잡아 자세를 다잡았다. 바닥에 여전히 고개를 처박은 다흰의 허벅지를 끌어안고 제 고간으로 구멍을 가져다 댔다.

“이다흰이 원한다는데 보지 씹창 나서 울고불고할 때까지 박아 줘야지.”

그대로 현준이 다흰의 뒷구멍 속으로 좆을 처박았다. 기욱은 거꾸로 매달린 채 덜렁거리는 다흰의 좆에 입을 묻었을 뿐이었다.

***

점심때가 되어 겨우 일어난 현준과 기욱은 식탁에 마주 보고 앉아 있었다. 밤새 어질렀던 거실은 출퇴근하는 아주머니가 깨끗이 치워 둔 상태였고, 식탁에는 세 사람을 위한 아침 겸 점심이 차려져 있었다.

보통 현준은 아침으로 한식을 주로 먹는 편이었으나, 기욱은 아닌 듯했다. 식탁에 차려진 음식이라곤 2가지 종류의 식사 빵과 팬케이크, 약간의 구운 채소와 베이컨, 소시지, 스크램블드에그, 과일 따위가 다였다.

평소 한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현준에게는 딱히 마음에 드는 상황이 아니었다. 단, 한 가지. 식탁 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무언가를 제외한다면.

식탁 중앙에는 다흰이 엎드려 있었다. 그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몸으로 식탁 위에 올라가 있었다. 기욱이 식사를 하는 동안 다흰의 구멍을 보고 싶다는 게 다흰이 식탁 위로 올라가게 된 이유였다.

처음에 기욱이 웃으며 장난처럼 얘기했을 때, 다흰은 설마 저를 식탁 위로 올릴까 싶어 따르지 않았었다. 하지만 현준이 자리에 앉기 전, 차가워진 목소리로 안 올라가고 뭐 하냐는 기욱의 말에 다흰은 그가 농담한 게 아니란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식탁에 오르기까지 다흰은 한참이고 망설여야 했다. 멀쩡히 옷을 차려입은 두 사람과 달리 혼자서 벌거벗고 있는 것도 창피한데, 이런 몸을 하고 식탁 위로 올라가서 구멍을 벌리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더 끔찍했다.

계속해서 눈치만 보면서 차마 식탁 위로 오르지 못하는 다흰을 보며, 기욱은 끝끝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조금만 더 다흰이 버텼더라면 손찌검이 시작되었을 거였다. 결국, 다흰은 식탁 위로 올랐다. 식탁 의자에 앉은 두 사람을 위해 엎드리고 구멍을 보이며 수치심에 붉어진 얼굴을 식탁에 묻었다.

“흣!”

기욱과 현준이 아무 말 없이 식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이, 불현듯 후장에서 느껴지는 이물감에 다흰이 처박았던 고개를 추어올렸다. 놀란 마음에 그가 고개를 꺾어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제 뒤에 손가락을 처박고 쑤시는 기욱의 모습이 보였다.

“기, 기욱아……! 흐읏……!”

단지 손가락만 들어오면 분명 작열감이 대단했을 텐데, 이상하리만큼 기욱의 손가락은 부드러웠다. 삽입도 수월했고, 미끈한 무언가를 내벽에 처바르는 것처럼 움직임 또한 자연스러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런 좆같은 상황에서도 구멍 안쪽에서는 쾌감이 피어올랐다. 다흰은 제가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 이를 더 악물었다. 미간이 온통 일그러질 정도로 쾌감은 계속 치솟았다.

“썅년이 아침부터 또 좆 세우고 지랄이네.”

하지만 아무리 다흰이 인정하기 싫다 한들, 솔직한 그의 몸이 느끼는 것까지 어찌할 수 없었다. 구멍 안을 부드럽게 비벼 대는 손가락질에 다흰의 좆이 그새 발기해 버렸다. 부피를 부풀린 분홍빛 살덩이가 직선으로 곧게 솟아나더니, 아래쪽을 향해 대각선으로 뻗어 나갔다. 불그스름하고 둥근 귀두 끝에는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흥분하기 시작한 자지가 내뿜는 선액이었다.

“씨발 년, 씹 보지. 주는 대로 뭐든 다 처받아 먹지.”

한참 다흰의 구멍을 쑤시며 희롱하던 기욱이 은근히 들썩이는 엉덩이를 내리치며 그렇게 말했다. 읏! 다흰의 입에서 짧은 비명이 터져 나오고, 그는 저도 모르게 시선을 다시 뒤로 돌렸다. 그러자 이제껏 구멍 안에 처박혀 있던 기욱의 손가락이 스르륵 빠져나왔다.

무심하게 제 손가락을 쳐다보던 기욱은 전혀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얼굴로 손가락을 버터가 담긴 그릇에 푹, 찔러 넣었다. 두 개의 손가락으로 버터를 듬뿍 퍼 올린 그가 다시 다흰의 구멍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그대로 벌름거리는 뒷구멍 안으로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아, 안 돼!”

다흰은 그제야 제 구멍 속에 쳐들어오던 손가락이 버터를 처바른 손가락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자괴감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하다 하다 사람 먹는 거를 구멍에 처넣을 줄은 몰랐다. 그것도 모르고 미끈하게 내벽을 문질러 대는 느낌에 쾌감을 느껴야 했던 제 처지가 너무도 비참했다.

“제발……. 기욱아……. 싫어……. 그런 건…….”

빠르게 눈물이 차올랐다. 그런 다흰의 처지를 비웃듯, 지켜보고 있던 현준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달곰하면서도 고소한 버터 냄새가 진동하고, 안을 문지르는 기욱의 손길이 더 집요해졌다. 그는 다흰이 가장 크게 반응하는 지점을 찾기 위해 안을 헤집고 있었다.

“하으읏!”

그런 기욱의 손가락은 곧 다흰의 전립선에 다다를 수 있었다. 살 속에 파묻힌 예민한 기관을 손끝으로 매만지던 기욱은 이곳이 전립선임을 확신하곤 본격적으로 비비기 시작했다.

“아, 안 돼! 싫어! 싫어! 하지 마, 하지, 하으응!”

싫으면서도 좋은, 거부할 수 없는 짜릿한 쾌감에 다흰은 엉덩이를 뒤로 내빼고 흔들었다. 머리로는 안 된다고, 버터를 바른 손가락 따위에 느끼고 싶지 않다고 그렇게 발악해 보지만, 이미 걸레 보지로 변해 버린 후장은 쾌감에 절어 손가락을 씹기 바빴다.

“그만! 그만! 흐응, 시, 싫어!”

어떻게든 참아 내려 발악하는 다흰을 보며 기욱은 그저 웃음이 터져 나왔다. 고양이가 독 안에 든 쥐를 가지고 놀듯, 그가 비아냥거렸다.

“좆 세우고 하는 말이라 못 믿겠는데?”

“하읏, 그, 그건……! 하으으!”

“썅년아. 좆 세우고 지랄하지 말고. 그냥 뒷구멍으로 먹여 주는 거나 처먹어.”

“시, 싫어! 기욱아!”

이제껏 문지르고 비비기만 하던 기욱의 손가락이 거칠어졌다. 버터를 발라 기름지고 미끄덩거리는 손가락을 전립선에 대고 세게 마찰하기 시작했다. 대놓고 전립선만 건드리는 손가락에 눈앞이 아찔했다. 뇌에 전기라도 오른 것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고, 몸은 감전된 듯이 경련했다.

끔찍한 쾌락에 다흰은 이대로 정신을 놓아 버릴 것만 같았다. 고통과 완벽하게 맞붙어 있는 쾌감을 이겨 내지 못하고 결국 다흰은 자지 끝까지 차오른 욕망을 분출하고야 말았다.

“흐으응! 응! 아으응, 아……!”

밤새도록 두 남자 사이에서 신음하고 싸질렀으면서, 다흰은 또다시 눈뜬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정해야만 했다. 그것도 두 사람이 식사하고 있는 식탁 위에서. 홀로 벌거벗은 채로, 버터를 처바른 손가락질에 농락당하며…….

“흐으응, 응! 하으응, 으응, 응!”

너무 수치스럽고 창피해서 죽어 버리고만 싶은데, 쾌감에 길들 대로 길든 몸은 천박하기 이를 데 없이 엉덩이를 흔들며 신음을 뱉어 내게 했다. 쾌감 때문인지, 수치심 때문인지 눈물이 줄줄 흘렀다. 다흰은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눈물을 흘리며 신음했다.

망가진 인형처럼 눈에서는 눈물이 쉴새 없이 흐르고, 빨갛게 익은 좆 머리에서는 정액이 줄줄 흘러나왔다. 기욱의 손짓을 따라 엉덩이가 움직이면, 길게 늘어진 좆 물이 흔들리며 쏟아져 나왔다. 좆 머리끝에서부터 식탁까지 길게 이어진 하얀 실이 흔들릴 때마다 기욱의 허벅지에서, 현준의 허벅지에서 등치를 부풀린 좆이 껄떡거렸다.

“훗……. 흐응……. 흐으응, 응…….”

정액을 한참 쏟아 낸 다흰이 탈진한 듯, 몸을 늘어뜨렸다. 뜨거운 숨이 터져 나와 식탁에 맞붙은 얼굴을 데웠다. 눈물로 범벅한 얼굴로 다흰은 힘겹게 눈을 감았다. 긴 속눈썹이 촉촉이 젖어 더욱 두드러졌다. 거친 숨을 따라 상체가 들썩였다.

“이다흰이 그 정도로 만족하겠어?”

다흰의 구멍 속에 처박았던 손가락을 빼어 내는 기욱을 보며, 이제껏 관망만 하고 있던 현준이 말했다. 기욱은 현준을 향해 어깨를 으쓱여 보이곤, 버터로 범벅돼 기름진 손가락을 티슈로 닦았다.

현준의 시선이 벌렁거리는 다흰의 구멍에 잠시 머물러 있다가, 식탁 위를 한 바퀴 훑었다. 그의 시야에 식탁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과일 바구니가 보였다. 포도, 체리, 자두, 천도복숭아 등. 여름 과일이 한가득 담긴 바구니였다.

“……?”

난데없이 과일 바구니를 헤집는 현준을 기욱이 의아한 듯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잘 익어 단단한 과육이 검붉게 물든 체리를 집어 든 현준이 그것을 다흰의 구멍 속으로 밀어 넣기 시작하자, 그의 의도를 알겠다는 듯이 씨익, 웃어 보였다.

기욱이 버터를 발라 둔 데다가 말랑하게 풀려 있기까지 해서, 구멍 안으로 체리를 집어넣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미끈한 구멍 안으로 둥근 과실이 쏙 밀려 들어가자, 이제껏 엎드린 채로 흐느끼던 다흰이 고개를 번쩍 들어 올렸다. 지금 이 느낌은 그간 구멍 안에 들어왔던 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좆이나 손가락 같은 신체 부위의 느낌이 아니었다. 다흰은 다급하게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첫 번째 체리에 이어 두 번째 체리를 집어넣는 현준의 손이 보였다.

“아, 안 돼! 그런 걸 넣으면……!”

다흰이 절규하듯 소리쳤다. 절실한 목소리에 체리를 집어넣는 현준도, 그걸 바라보는 기욱도 짧게 웃음을 터뜨렸다. 귓가를 울리는 두 사람의 웃음소리에 다흰의 처절함은 더욱 커졌다. 버터를 바른 손가락에 쑤셔지고 사정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뒷구멍으로 음식을 받아먹고 있었다. 식탁에 홀로 올라가 뒷구멍을 벌린 채로, 현준이 넣어 주는 과일이나 받아먹어야 하는 것이다.

“싫어……. 싫어……, 제발. 그만. 하지 말아 줘……. 제발…….”

다흰이 울먹이며 애원했다. 하지만 현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두 번째 체리마저 구멍 속으로 쑤셔 넣었다.

지독한 이물감에 다흰이 다시 한번 자지러지며 울부짖었다. 다흰의 그런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입을 빼꼼 벌린 주름진 구멍은 검붉은 체리를 삼키고는 오물오물 씹기 바빴다. 비록 기욱과 현준, 두 사람의 자지에 비하면 아주 작은 사이즈였지만, 단단한 과육과 매끈한 껍질의 촉감이 새로웠다.

손가락 하나만 넣어도 가득 차는 좁은 구멍의 터널이 체리 두 알을 삼키고, 모양 그대로 늘어졌다. 현준은 직접 항문 속으로 손가락을 넣어, 다음 과일을 쑤셔 넣을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두 개의 체리를 꾹꾹 밀었다. 예민한 관을 타고 체리 두 개가 굴러 들어가고, 항문 내벽이 다시금 비워졌다. 현준은 망설임 없이 다음 체리를 집어넣었다.

“하으읏! 시, 싫어!”

세 번째 체리가 들어오자, 다흰은 소리를 내지르며 엉덩이를 내빼었다. 이대로 안 되겠다고 생각한 그가 앞으로 기어 나가기 시작했다. 차가운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식탁 위를 두 팔꿈치와 무릎으로 기며 몸부림쳤다.

“하.”

다흰이 하는 꼬라지를 보고 기욱이 기가 막힌다는 듯 웃었다. 그가 다흰의 한쪽 발목을 잡아 올렸다. 그대로 뒤로 잡아당기니, 다흰의 몸이 하릴없이 끌려왔다.

“으아아아!”

다흰은 억지로 버티기 위해 식탁을 붙잡아 보지만, 발목을 잡은 손아귀의 힘이 너무도 세 고통만 더해질 뿐, 몸이 앞으로 나아가는 일은 없었다.

“하지 마, 하지 마! 아파! 아파!”

다흰이 붙잡힌 다리를 빼내기 위해 몸을 틀었다. 그러자 기욱이 신경질적으로 다흰의 발목을 반대 방향으로 꺾어 버렸다.

“아악!”

흡사 발목이 분질러지는 듯한 통증에 다흰은 새된 비명을 내질렀다. 엎드린 상태에서 다리가 들려진 탓에, 쉽게 움직이지도 못하고 구둣발에 짓밟힌 벌레처럼 몸을 뒤틀었다. 고통에 눈물이 도무지 멈추지 않았다. 비명이 끝없이 터져 나오고, 눈물이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살려 달라고, 그만 놔 달라고 소리소리 쳐 보지만, 발목에서 오는 통증만 깊이를 더해 갈 뿐이었다. 눈앞의 세상이 샛노랗게 물들었다.

“흐윽, 흑. 흐으윽. 흐극.”

“그러게 왜 이렇게 말을 안 듣지? 사람 신경 거슬리게.”

“자, 잘못했어. 기욱아……. 놔줘. 놔줘……. 너무…… 아파…….”

기욱은 붙잡고 있던 다흰의 발목을 놓아주었다. 비틀린 발목은 어느새 부어올라 벌겋게 변해 있었다. 다흰은 발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자 두려움이 덜컥 밀려왔다. 아프기도 아팠지만,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음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정말 발목이 나가 버린 게 아닐까,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이, 기욱이 하는 짓을 관망만 하던 현준이 다시 체리를 집어 들었다. 이미 체리가 3개나 들어 있는 구멍으로 또 하나의 체리가 밀려 들어왔다. 이번에도 다흰의 구멍은 괄약근을 옴찔거리며 맛있게도 체리를 씹어 먹었다. 말캉말캉한 과육을 감싼 껍질이 터지며 구멍 안에 과즙이 퍼졌다. 달콤한 체리 냄새가 요동했다. 체리 냄새를 풍기는 뒷구멍에 현준은 군침이 도는 것 같았다.

“체리만 먹이면 서운하지 않겠어?”

연신 체리만 집어넣는 현준을 보며 기욱이 말했다. 다흰의 구멍에 먹을 수 있는 것을 처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꼴렸지만, 걸레 보지를 만족시키기에 체리는 다소 작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욱이 과일 바구니를 바라보다가, 탁구공보다 조금 더 큰 자두를 집어 들었다. 지금이 딱 제철인 자두는 새빨갛게 익어 시큼하면서도 달달한 특유의 냄새를 내뿜고 있었다. 기욱은 궁둥이처럼 둥글게 부풀어 오른 자두의 윗부분을 잡고, 아래 뾰족한 부분부터 다흰의 구멍으로 밀어 넣었다.

다흰은 체리보다 훨씬 커다란 사이즈의 자두가 구멍에 밀려 들어오자, 지레 겁을 먹고 비명을 내질렀다. 자두는 생각보다 쉽게 구멍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겨우 끝에 뾰족한 부분만 억지로 욱여넣은 기욱은 그걸 좁은 구멍 안으로 넣기 위해 억지로 힘주어 밀었다.

체리보다 과육이 무른 자두가 좁은 구멍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팍, 터져 버렸다. 끈적하고 새콤한 과즙이 구멍에서 질질 흘러내렸다. 자두즙이 질질 흘러나오는 구멍은 애액을 흘려 대는 보지와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천박하게 애액을 흘려 대는 보지를 위해 기욱은 남은 자두 과육도 마저 밀어 넣었다.

다흰의 뒷보지에서 온통 달콤한 과일 냄새가 진동하고, 그걸 바라보는 현준과 기욱이 만족스러움에 즐거워하고 있었다. 다흰은 수치심을 이기지 못해 식탁에 얼굴을 파묻고 목 놓아 울었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차오른 모멸감에 온몸이 부끄러워졌다. 치가 떨리고 괴로움에 정신이 바로 차려지지 않았다.

“이다흰 보지는 걸레라 과일도 존나 잘 처먹네.”

겨우 뭉개진 자두를 다 쑤셔 넣은 기욱이 웃으며 말했다. 체리에 이어 자두까지 삼킨 구멍으로 포도알 몇 개가 더 들어왔다. 마치 사람의 몸에 뚫린 구멍이 아닌 양, 두 사람은 기계적으로 구멍 안에 포도를 쑤셔 넣었다.

계속 밀고 들어오는 과일에 맨 처음 쑤셔 넣었던 체리는 어느덧 직장을 지나 내장에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소화 기관을 역으로 치고 올라가는 음식물에 다흰은 속이 뒤집히고 배알이 꼬이는 것 같았다. 새빨개진 얼굴을 식탁의 차가운 면에 대고 거칠게 문질렀다. 죽을 것 같은 심정으로 계속해서 몸을 비틀었다.

“그만…… 그만……. 흑, 살려 줘. 살려 줘……. 하으윽.”

울부짖는 다흰의 구멍 가득 과일을 채워 넣은 두 사람은 잠시 올록볼록하게 튀어나온 다흰의 배를 감상했다. 물을 채워 넣었을 때는 둥글게 부풀어 올라 애라도 밴 것 같았는데, 이젠 울퉁불퉁해서 확실히 무언가를 집어넣었다는 느낌이 강했다.

현준은 제가 시작한 장난질에 꽤 만족하고 있었다. 볼록하게 튀어나온 다흰의 배를 주무르며 그가 한껏 웃어 보였다. 뱃가죽을 만지는 손길에 내장이 과일에 문대지며 끔찍한 감각이 찾아왔다. 배 속에서 제멋대로 뭉개지고 짓눌린 과일들이 저마다 즙을 뿜어냈다. 내장에 가득 고인 과즙은 안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구멍 밖으로 흘러내렸다. 보짓물을 내뿜는 보지처럼, 음란한 뒷구멍이 물을 질질 흘리며 한껏 야한 자태를 뽐냈다.

“이다흰 보지에서 보짓물이 질질 흘러나오네. 이렇게 걸레처럼 물 흘려 대는데, 막아 주는 게 좋겠지?”

다흰의 비명이 주방 너머 온 집 안에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동안, 기욱은 행위에 정점을 찍으려는 듯, 가장 큰 과일을 집어 들었다. 그건 사람 주먹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천도복숭아였다. 무려 단단하게 여물어 으깨지지조차 않는 과육의 과일. 기욱은 이 단단하고 커다란 과일로 과즙을 흘려 대는 구멍을 막을 생각인듯싶었다.

이미 과일을 한껏 담은 다흰의 구멍이 벌름거릴 때마다, 그 안에 든 초록색 포도 알갱이가 그대로 보였다. 그야말로 입 안에 머금고 있는 것 같은 형상이었다. 아무리 신축성이 좋은 부위라지만, 천도복숭아를 한꺼번에 삼키긴 힘들 것 같아, 기욱은 양 손가락으로 구멍을 잡아 벌려 늘렸다.

흐아아, 다흰이 비명을 내질렀다. 구멍이 찢길 것처럼 벌어지고, 반대로 더욱 좁아진 내벽에 과일 닿는 느낌이 선연했다. 다리가 덜덜 떨리고, 아까 꺾였던 발목이 욱신거렸다. 여전히 화끈거리는 얼굴은 식탁에 처박힌 채로 거칠게 비벼졌다.

“큰 거 들어간다. 힘 빼.”

마지막으로 경고를 남긴 기욱은 기어이 천도복숭아를 다흰의 구멍에 쑤셔 넣기 시작했다. 사람이 아닌, 짐승 같은 목소리로 비명을 내지르며 다흰이 울부짖었다. 억지로 밀어 넣는 커다란 물체에, 골반이 한계까지 벌어지고 구멍의 끄트머리가 찢겨 나갔다.

우두둑, 우둑. 살이 찢어지는 느낌이 소름 끼치게 전해졌다. 하지만 그마저도 형용할 수 없는 아픔에 길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좁디좁은 구멍을 벌리며 억지로 천도복숭아가 밀려 들어갔다. 이미 들어가 있던 과일들은 딱딱한 과일에 밀려 더 안으로, 안으로 파고들어 갔다.

괄약근이 제 기능을 상실한 듯 풀어져 버리고, 끝끝내 그 작은 구멍이 제 입보다 훨씬 큰 과일을 꿀꺽, 삼켰다. 벌어진 구멍 사이로 붉게 잘 익은 천도복숭아의 모습이 또렷하게 보였다. 복숭아를 감싼 구멍이 쾌감을 갈구하듯 입을 오물거려 보지만, 크기가 워낙에 큰 탓에 잘 씹히지 않았다. 아쉬운 듯 뻐끔거리는 아랫입은 그야말로 걸레짝에 가까웠다.

“흐으윽, 흑. 아파. 너무 아파, 흑. 싫어…… 싫어……. 하으윽.”

다흰은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괴로워했다.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움과 수치심이 극심했다. 이미 초토화가 되어 버린 머릿속은 어서 배 속에 든 것들을 비워 내고 도망가고만 싶은데, 몸이 그걸 따라 주지 못했다. 아까 기욱이 잡고 꺾었던 발목은 아예 구제 불능이 되어 버린 것만 같았다.

“자. 먹었으니까 이제 뱉어 내야지.”

더는 망가질 것도 없을 줄 알았는데……. 기욱은 다흰에게 또 한 번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가 다흰의 몸을 잡아 일으켰다. 다흰은 울며불며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기욱의 손에 이끌려 식탁에 처박고 있던 얼굴을 들어 올렸다.

그 예뻤던 얼굴이 눈물에 절은 데다가 퉁퉁 부어올라 흉측해 보였다. 새빨갛게 부푼 뺨을 기욱이 몇 대 가볍게 쳤다. 정신 차리라는 거였다.

“지랄하지 말고 자리에 쭈그려 앉아. 어제 뒷보지로 오줌 쌀 때처럼. 알겠어?”

기욱의 말이 다흰의 머릿속까지 제대로 전달될 리가 없었다. 정신없이 흐느끼는 다흰을 위해 기욱은 손수 그를 식탁 위에 쭈그려 앉을 수 있도록 자세를 잡아 주었다.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쏟아 내며, 다흰은 개구리같이 쭈그려 식탁 위에 앉았다. 아까 엎드려 있을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앉아 있으니 당장이라도 안에 들어찬 과일이 쏟아져 나올 것 같았다.

“이다흰. 이제 여기서 배 속에 든 거 싸는 거야. 배변하듯이, 배에 힘주고 내보내면 돼. 알겠지?”

다흰은 너무 괴롭고 아파서 기욱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저 정신없이 울고만 있는데, 그런 다흰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쉰 기욱이 손을 내밀어 다흰의 올록볼록한 배를 꾹, 눌렀다.

“하으읏!”

다흰은 배가 뒤집히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며 거칠게 도리질 쳤다.

“썅년아. 싸라고. 배 속에 든 거 내뱉으라고.”

기욱이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댔다. 다흰은 그제야 정신이 조금 드는 듯 상황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현준은 옆에서 눈을 내리깐 채로 이 상황을 구경하고 있었고, 기욱은 제게 식탁 위에서 배변과 같은 행위를 해 보이라며 배를 짓누르고 있었다.

다흰은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자존심마저 처절하게 부서져 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앞에서 부끄러운 자세로 뒷구멍에 든 걸 내보낸 것도 모자라, 이젠 흡사 배변과 같은 행위를 해 보여야 했다. 옷조차 벗지 않은 저들이 보는 앞에서, 혼자 알몸을 한 채로. 그것도 식탁 위에서.

“흐윽. 흑. 흐으윽, 흐윽.”

하기도 전부터 수치심이 몰려와 몸을 바로 둘 수 없었다. 이 순간, 목놓아 울부짖는 다흰을 가엽게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다흰이 뒷구멍으로 뱉어 내는 체리와 포도, 자두와 천도복숭아가 미치도록 보고 싶을 뿐이었다.

“빨리하자, 이다흰. 네 구멍에 손 집어넣어서 꺼내기 전에 스스로 하는 게 좋을 거야.”

기다리다 못한 기욱이 재촉했다. 그의 끔찍한 말에 다흰은 머리가 아리고 손이 덜덜 떨렸다. 제겐 거부할 자격도, 그럴 수 있는 권리도 없다는 걸 알기에……. 다흰은 제 구멍 속에 손을 집어넣겠다는 기욱의 협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배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흣!”

기욱은 배변하듯 하면 된다고 쉽게 얘기했지만, 남들이 보는 앞에서 그런 걸 해 보이는 게 쉬운 건 아니었다. 자꾸만 배에 힘을 주려고 해도, 창피하고 부끄러워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사람 주먹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과일이었다. 넣을 때도 억지로 넣었는데, 그게 마음먹은 대로 쉽게 바로 나올 리가 없었다.

“아, 안 돼. 기욱아……. 흐윽, 안 나와……. 못 하겠어…….”

다흰이 사정하듯 기욱에게 말했다. 기욱은 화가 난 듯, 볼록 튀어나온 다흰의 배를 꽉 쥐었다. 숨넘어갈 듯한 비명이 다시 한번 집 안을 가로지르고, 다흰은 핏줄이 우둘투둘 튀어나온 기욱의 팔뚝을 잡고는 사정사정했다.

“자, 잘못했어! 할게! 할게, 기욱아! 할게! 제발! 흐윽!”

“너 아까부터 한다, 한다 해 놓고 계속 이 지랄 하고 있잖아.”

“아니야. 진짜 할게. 할게. 이거 놔줘……! 제발, 기욱아! 기욱아!”

기욱은 마지막이야, 한 마디와 함께 배를 쥔 손에 힘을 풀었다. 대신 꽉 짓누르는 바람에, 그의 손힘에 밀려 과일들이 배 속에서 한층 더 으깨졌다. 얇은 뱃가죽을 두고 느껴지는 과일 뭉개지는 촉감이 꽤 기분 좋았다. 지금 눈으로 보고 있는 모습은 더 말할 것도 없었고.

“흐으읏……!”

다흰은 발발 떨면서도 배 속에 든 것들을 내보내기 위해 배에 힘을 주었다. 눈물로 범벅이 된 두 눈을 질끈 감고, 배변하듯 항문 입구를 열었다. 그러자 가장 마지막에 틀어박힌 천도복숭아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입을 잔뜩 벌린 구멍 속에서 천도복숭아가 빠져나올 듯, 말듯,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흐아아, 나오지 않는 과일에 다흰이 소리 지르며 배에 힘을 주었다. 이쯤 되니, 다흰은 기욱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배 속에 든 것을 내보내고 싶어 안달이 나기 시작했다.

두 사람 앞에서 인간 이하의 행위를 하고 있다는 수치심과 더불어 배 속에 있는 것을 내보내고 싶다는 욕구가 넘어서기 시작했을 때, 한계까지 벌어진 괄약근을 뚫고 천도복숭아 일부가 보이기 시작했다.

하얗고 둥근 볼기짝 사이로 빼꼼, 둥근 면을 내보인 천도복숭아는 마치 다흰이 뒷구멍으로 애라도 낳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남자의 몸으로 임신해 뒷구멍으로 애까지 낳는다고 생각하니, 기욱은 미쳐 버릴 것 같았다. 제 명령에 의해 만들어진 이 상황이 너무 만족스러웠다. 식탁 위에 발가벗고 쭈그린 채로 과일을 싸지르기 위해 애쓰는 다흰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바로 사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으응!”

커다란 천도복숭아를 뱉기 위해 애쓰는 다흰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힘을 주기 위해 입술을 말아 물고, 새빨개진 얼굴로 잔뜩 인상을 썼다. 그렇게 인고한 끝에 골반이 더 벌어지고 그 사이로 천도복숭아가 조금 더 모습을 드러냈다.

나올 듯, 말듯, 애를 태우며 괄약근을 넘나들던 복숭아가 결국, 구멍 밖으로 완전히 빠져나왔다.

“흣!”

천도 복숭아를 싸지름과 동시에 다흰이 짧은 신음을 내뱉었다. 구멍을 빠져나온 천도복숭아는 과일즙에 잔뜩 절어서 식탁 위로 데구루루 굴러떨어졌다.

“잘했어, 이다흰.”

기욱이 다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러곤 곧장 귓가에 속삭였다. 어서 나머지 것들도 마저 싸라고.

다흰은 기욱의 그 말에 눈물이 팍, 터져 나왔다. 흐느끼며 그는 마저 배 속을 비우기 위해 배에 힘을 주었다. 첫 번째가 어려웠다면, 다음부터는 조금 더 순조로웠다. 다흰은 부끄러움도 잊은 것처럼, 배변하듯 배 속에 든 과일을 쏟아 냈다.

심하게 뭉개져 과육의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열매부터, 아직 둥근 모양을 간직한 과일까지. 갖가지 과일들이 다흰의 내벽을 자극하며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흐으응, 응. 으으응, 응.”

배변에서 오는 쾌감과 동시에 내벽을 부드럽게 문지르며 지나치는 과일에 다흰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점점 끈적해지고 있었다. 다흰이 싸지른 과일들이 식탁 위에 수북이 쌓이고, 다흰은 맨 처음으로 처넣었던 체리가 나올 때까지 계속 멈추지 않고 싸질렀다.

마지막 체리가 구멍을 빠져나올 때, 다흰의 좆에서도 하얀 정액이 함께 쏟아져 나왔다. 예

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몸이, 구멍으로 과일을 싸지르며 느껴 버린 거였다.

“아응, 응! 아으응, 아응. 아……!”

다흰은 쭈그려 앉은 상태에서 엉덩이를 들썩이며 야한 신음을 흘렸다. 이젠 고통이 아닌 쾌감에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입술을 타고 침이 흥건했다.

그저 다흰이 배변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예상외로 사정까지 해 버린 다흰을 보며 기욱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비단, 기욱뿐만 아니라 현준 역시도.

기욱이 다흰의 머리채를 잡아 얼굴을 들어 올렸다. 멍하게 풀린 눈을 혐오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이다흰, 이 걸레 년아. 내가 뒷구멍으로 싸지르랬지, 좆 구멍으로 싸지르랬어? 응?”

방금 사정을 끝낸 다흰은 성감에 절어 기욱의 말을 바로 알아듣지 못했다. 벌어진 붉은 입술은 계속 침을 흘려 대고, 눈동자는 잔뜩 풀어져 한없이 야하게만 보였다.

“썅년아. 네가 앞, 뒤로 싸지른 거 다 어쩔 거야? 응? 네가 식탁 위에 다 싸질러 놨잖아.”

기욱이 잡은 머리채를 흔들며 다흰에게 물었다. 다흰은 여전히 동공이 풀린 채로 대답조차 못 하고 숨만 쉬었다. 그런 다흰을 바라보다, 입꼬리를 틀어 올린 기욱이 다흰의 얼굴을 식탁 위로 처박았다. 정확히 말하면, 다흰이 싸지른 과일들 위로.

“네가 싸질렀으니까 직접 치워.”

“흐으, 흐.”

“무슨 말인지 알겠어? 입으로 다 먹어서 없애란 말이야.”

거의 이성이 남아 있지 않은 다흰은 기욱이 저에게 시킨 짓이 얼마나 더럽고 잔인한 짓인지 바로 인지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제 항문 안에 들어 있다가 나와 잔뜩 뭉개진 포도알을 기욱이 입 안에 넣어 줬을 때, 아무렇지 않게 받아먹었다.

시큼하면서도 달콤한 청포도의 맛이 입 안에 맴돌았다. 겉면에 버터가 처발려 심하게 미끌거리는 걸 빼면, 꽤 맛있는 포도였다.

“어때, 이다흰? 맛있어? 조금 전까지 네 후장 속에 들어 있던 포돈데. 먹을 만해?”

기욱의 물음에 다흰은 초점 없는 눈을 느릿하게 깜빡거렸다. 그의 백치 같은 눈빛이 말하고 있는 듯했다. 방금 먹은 포도가 너무 맛있었다고. 앞으로도 더 많은 과일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어서 나머지도 먹어야지.”

기욱의 말이 마치 주문이라도 되는 것처럼, 다흰은 식탁 위에 널려 있는 과일들을 입으로 집어 먹기 시작했다. 발가벗고 개처럼 식탁에 엎드려, 제 후장에 들어 있던 과일들을 그가 스스로 입 안에 집어넣고 씹어 먹었다. 인간이길 포기한, 오로지 철저하게 명령에 복종하는 성 노예로 전락한 다흰을 보며 기욱은 매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봤냐? 씹새야.”

하려면 이 정도는 해 줘야지. 그가 현준을 향해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기욱의 말에 현준은 어깨를 으쓱해 보일 뿐이었다. 아직 시간은 많았고, 하지 못한 행위는 많이 남아 있었다. 조금 더 다흰을 거칠게 다뤄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그가 먹다 만 아침을 입 안에 구겨 넣었다.

***

한가한 대낮. 현준과 기욱은 소파에 앉아 콘솔 게임에 한창 열중하고 있었다. 컨트롤러를 들고 몸까지 들썩이며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기욱의 다리 사이에는 다흰이 바닥에 무릎 꿇은 채 앉아 있었다. 기욱의 집에 들어온 뒤로 거의 옷을 입은 적 없었던 다흰은 이번에도 홀로 벌거벗은 채였다.

앞섶을 벌리고 그 사이로 고개를 내민 커다란 좆을 다흰은 열심히 빨고 있었다. 게임에 집중하고 있어서인지 기욱의 좆은 발기가 풀려 말랑한 상태였지만, 크기만큼은 여느 좆이 발기한 크기에 밀리지 않았다.

그 커다란 좆을 세우기 위해 다흰은 끝을 입에 물고 기둥을 손으로 계속 자극했다. 좀처럼 서지 않는 좆 때문에 다흰은 애가 탔다. 이대로 게임이 한판 끝날 때까지 정액을 뽑아내지 못하면 손찌검을 면치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좆을 물고 있던 탓에 턱이 아리고 벌어진 입을 타고 침이 흘러내렸다. 좆이 흥건하게 젖은 것은 물론, 아가리를 벌린 바지 또한 슬며시 젖어 들고 있었다. 다흰은 고개를 돌려 기둥에 입술을 묻었다. 흘러내리는 침을 핥아 먹고 입술로 기둥을 자극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조금씩 안이 차오르는 좆을 느끼며 뜨거워진 입술을 부단히도 움직였다.

“아, 씨발!”

요란한 게임 효과음과 함께 기욱이 들고 있던 컨트롤러를 소파 위로 집어 던졌다.

“아니, 이게 말이 돼? 마지막에 다 와서 이러는 게 어딨어!”

현준과의 대결에서 진 것이 억울했는지 기욱이 고래고래 소리쳤다. 기욱의 옆에 앉아 있던 현준은 아무 소리 않고 얄밉도록 씩 웃으며 컨트롤러를 옆에 내려 두었다.

“내놔.”

현준이 승리의 보상을 요구하자, 기욱이 짜증스럽게 제 머리를 흐트러뜨렸다.

“아…… 씨발. 나 아직 못 쌌는데.”

기욱이 제 다리 사이로 시선을 내렸다. 이전 게임에서 현준을 이긴 대가로 쟁취한 다흰이 제 다리 사이에서 열심히 좆을 빠는 게 보였다. 보내기는 못내 아쉬웠지만, 게임 내기에서 졌으니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했다. 기욱은 마지못해 다흰을 자리에서 일으켰다.

“가서 차현준 좆이나 빨아.”

기욱이 다흰을 넘기자, 옆에서 현준이 잡아끌었다. 다흰은 반항 한번 없이 현준의 손에 이끌려 그의 가랑이 사이로 갔다. 머리통을 꾹꾹 짓누르는 현준의 손길에 다흰은 스스로 바지 지퍼를 내리고 속옷 안에 숨겨져 있던 살덩이를 꺼내 잡았다.

조금 전까지 기욱의 좆을 빨던 입술로 이번에는 현준의 좆을 빨았다. 게임에서 이긴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품이 되어, 두 사람을 오가며 좆을 빨아야만 한다. 다흰은 마치 물건같이 굴려지는 제 처지가 처참하게 느껴졌다. 현준과 기욱은 저를 철저하게 성욕을 푸는 도구로 취급했다. 지금처럼, 그냥 내기 게임을 위한 도구로 존재할 뿐이었다.

다흰은 누가 더 큰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기욱의 것과 비슷한 크기의 좆을 입 안에 머금고 손으로 기둥을 자극했다. 게임을 안 하고 있어서인지 현준의 좆은 금방 단단해졌다.

“이다흰. 끝까지 다 넣어야지.”

현준은 다정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는 전혀 다정하지 않은 손길로 다흰의 머리통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발기해 속이 꽉 차오른 단단한 좆이 목구멍을 뚫기 시작했다. 꾹꾹 누르는 손길에 목구멍 깊은 곳까지 좆이 차올랐다. 다흰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침이 비 오듯 마구 쏟아졌다. 숨이 콱 막힐 정도로 세게 처박히는 좆에 머리가 쿵쿵 울리는 것 같았다. 눈앞이 뜨거워지며 그새 눈물이 차올랐다.

“하.”

게임에 진 것도 억울했는데, 다흰의 입 보지를 맛있게도 쑤셔 대는 현준을 보자니 기욱은 약이 올랐다. 짜증이 잔뜩 묻어나는 얼굴로 기욱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목이나 축이자는 생각으로 주방으로 향한 그가 작은 생수병 하나를 들고 거실로 나타났다.

처음에는 현준의 다리 사이에서 무릎을 꿇은 채 좆을 빨던 다흰은 어느덧 일어서서 상체를 숙인 채 현준의 좆을 먹고 있었다. 다흰이 현준의 좆을 빠는 모습을 보며 물을 들이켜던 그는 문득 무엇인가에 시선이 꽂혔다.

힘겨운 듯, 잔뜩 찡그려진 얼굴과 눈물을 달고 있는 눈꼬리. 괴로움을 버텨 내기 위해 현준의 허벅지를 꽉 쥐고 있는 하얀 손. 이런 것들도 충분히 눈요기하기 좋은 것이었지만, 그보다도 기욱의 시선을 잡아끈 것은 엉덩이 사이에서 옴찔거리는 구멍이었다.

“흠…….”

아까까지는 별생각 없었는데, 이렇게 뒤에서 쳐다보니 구멍이 꽤 커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어진 구멍은 아무리 움찔거린다 하더라도 채 다 닫히지 못해 안에 벌건 속살이 그대로 보였다. 아침에 온갖 과일을 쑤셔 넣고 마지막에 주먹만 한 천도복숭아까지 먹여 줬더니 구멍이 늘어날 대로 늘어난 거였다.

장액으로 번들거리는 붉은색 점막의 내벽이 꿈틀거리는 모습이 육감적이었다. 저 빨간 구멍이 매번 제 좆을 빨아 들인다고 생각하니 얌전히 잠들어 있던 좆에 힘이 들어갔다. 반들반들하고 매끈해 보이는 빨간 살을 만지고 싶다는 생각이 솟구쳤다. 거기에 저 정도 크기면 손을 하나 다 집어넣어도 삼킬 것 같다는 생각까지 더해져서.

기욱이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곧장 침실로 가, 아직 뜯지 않은 새 젤을 하나 찾아 꺼냈다. 뒤에서 일어나는 일을 전혀 알 리 없는 다흰은 버거운 크기의 좆을 입에 물고 버둥거리고 있었다.

젤 뚜껑을 따고 기욱은 팔뚝 전체에 대고 젤을 짜 부었다. 퍼런 힘줄이 징그럽게 솟은 단단한 팔뚝이 미끈한 액체를 뒤집어쓰고 반들거리며 빛났다. 기욱이 팔 전체에 윤활제를 처바르자, 다흰에게 좆을 먹이기에 여념이 없던 현준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현준은 처음엔 기욱이 왜 팔뚝에 젤을 바르고 있는지 의아했지만, 이내 그의 뜻을 읽을 수 있었다. 뭐든 젤을 처바른다는 건, 다흰의 보지에 넣겠다는 뜻이었으니까. 하물며 그게 사람의 손이나 팔뚝이라 할지라도.

현준의 입꼬리가 휘어 올라갔다. 남기욱 저 새끼가 또라이인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까지 할 줄 몰랐다. 그렇다고 한들, 그를 말릴 생각은 없었다. 솔직히 이다흰 구멍에 사람 팔뚝 쑤셔 넣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했고.

손과 팔뚝을 잔뜩 적신 기욱이 다흰의 뒤로 바짝 다가섰다. 현준은 혹여나 다흰이 반항할까, 머리통을 꽉 붙들어 짓눌렀다. 다흰이 숨이 막혀 바둥거렸지만, 현준은 손에 조금도 힘을 풀지 않았다. 오히려 두 팔로 다흰의 머리통을 감싸 안고 끌어안기까지 했다.

“이다흰. 구멍 좀 쑤시게 엉덩이 힘 빼자.”

마치 주사를 넣기 전 간호사가 그러하듯, 기욱이 팔뚝을 쑤셔 넣기 전에 다흰의 엉덩이를 가볍게 때리며 그렇게 말했다.

기욱의 예고에 다흰은 곧 구멍 속으로 무언가가 들어오리라고 예상할 수 있었지만, 그게 사람의 주먹일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저 기욱의 좆이 들어오겠거니, 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구멍에 닿는 느낌이 평소와는 완전히 달랐다.

“흡!”

지독한 이물감에 다흰이 숨을 크게 들이켰다. 그대로 고개를 돌려 뒤를 확인하려 했으나, 현준이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아 그럴 수 없었다. 다흰은 몸을 버둥거리며 뒤를 파고드는 묘한 감각을 이겨 내려 애썼다.

구멍을 파고드는 느낌은 언뜻 손가락을 구멍 안에 넣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 같기도 했다. 하지만, 평소와는 분명히 달랐다. 손가락 한, 두 개가 들어왔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이물감이었다. 마치 손가락 5개를 한꺼번에 넣은 듯, 내벽이 빠듯하게 늘어났다. 그것에서 멈추지 않고, 무언가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것이 입구에 걸리며 구멍을 마구잡이로 늘려 댔다.

그쯤, 구멍에서 느껴지는 자극은 단순한 이물감을 넘어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변모했다. 다흰은 도무지 참을 수 없어 현준의 손길을 뿌리치고 머리통을 가까스로 들어 올렸다. 괴로운 듯 비명 같은 신음을 흘리며 그가 고개를 돌렸다. 제 뒤에서 일어나는 일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시선을 엉덩이로 가져갔다.

“아…….”

그리고 엉덩이 사이에 꽂혀 있는 그것을 본 순간, 다흰은 그대로 머릿속이 새하얗게 증발해 버렸다.

그것은 손이었다. 제 엉덩이 사이에 꽂혀 있는 건, 분명 기욱의 손이었다. 아직 채 다 쑤셔 넣지 못한 손이 반쯤 구멍 속에 잠겨 엉덩이 사이에 삐쭉 솟아 있었다. 그 커다란 손을 다 넣기는 어려웠는지, 손등 뼈에서 걸린 손을 더 안으로 쑤셔 넣기 위해 기욱은 노력했다. 앞, 뒤로 움직이며 작은 구멍을 살살 달래며 계속해서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기 위해 애를 쓰는 거였다.

“흐윽, 흐으윽.”

그 모습을 두 눈으로 보고 있자니 다흰은 눈물이 후드득 쏟아져 내렸다. 이미 두 사람이 저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 아침에는 온갖 과일을 쑤셔 넣더니, 이젠 하다못해 손까지 쑤셔 넣고 있었다.

세상에 한 명밖에 없는 형제. 그리고 유일하게 친하게 지냈던 같은 반 친구. 그 두 사람 사이에서 좆물받이로 사는 것도 서러운데, 그들의 손까지 구멍에 처넣게 되었다. 이것만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 큰 손이 다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고.

“제발……. 제발, 하지 마……. 부탁이야……. 하으윽…….”

다흰은 서러워 울먹이며 말했다. 이제라도 제발 기욱이 장난이었다며 넣으려던 손을 빼 주길 바랐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다흰의 생각일 뿐, 기욱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구멍 안에 넣은 손을 요리조리 돌리며 어떻게든 손등 뼈를 처넣기 위해 노력할 뿐이었다. 오리 부리처럼 손끝을 모아 밀어 넣으니, 그 무식하게 큰 손이 조금씩 구멍 안으로 파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손등 뼈에 닿아 긁히는 내벽의 고통이 끔찍했다. 다흰은 그만해 달라고 사정하는 것도 잠시, 비명을 내지르며 울부짖기 시작했다.

“흐아아아, 흐아! 아아, 아……!”

손등 뼈가 입구를 지나치자, 그다음 손목부터 팔뚝까지는 순식간에 쑥 밀려 들어왔다. 미끈하고 좁은 항문의 터널이 기욱의 손 모양을 따라 늘어났다. 다흰의 구멍이 기욱의 손을 잡아먹은 듯, 손목까지 항문에 처박힌 모습이 기이했다.

다흰의 구멍에 손을 처넣고 기욱의 얼굴엔 광기 어린 이채가 돌았다. 그저 손가락 끝으로만 즐기던 내벽의 질감을 손등은 물론 손바닥까지, 손 전체로 즐기니 온몸이 짜릿해 미치겠는 거였다. 다흰이 가진 구멍 내부는 따듯했고 비좁았으며, 끈적하게 달라붙어 기욱의 손을 감싸 왔다. 착 밀착해 쫀쫀하게 물어 대는 속살에 기욱은 정신이 나가 버리는 것만 같았다.

기욱이 흥분감을 주체하지 못하고 구멍 속에서 손을 펼쳤다. 손가락을 벌려 가며 내벽을 늘리고, 손목을 돌려 내부를 비볐다. 단지 손을 품은 것에 그치지 않고 내벽을 늘리고 비비는 기욱의 손에 다흰은 정신 나간 듯 비명을 내질렀다.

“아악, 아, 안 돼! 흐아아, 그만! 그만! 하으윽!”

처음 겪는 고통이었다. 구멍 안에 들어차 있는 것의 크기만으로도 못 견디게 힘겨운데, 거기에다가 그냥 살덩이도 아니고 울퉁불퉁 뼈의 느낌까지 다 느껴졌다. 내벽을 짓누르는 힘이 자지를 넣었을 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괴로웠다. 거기에다가 움직이며 고루 문질러 대니 이겨 낼 방법이 없었다.

“하으윽, 그, 그만. 그만……. 흐으윽. 그만……. 흐으. 흑.”

다흰은 점점 눈앞이 하얗게 번져 가는 게 느껴졌다. 너무 힘들어서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데, 제 앞에 있는 현준의 좆은 흥분에 겨워 계속해서 다흰의 얼굴을 쳐 댔다.

“씨바알……. 이거 느낌 미쳤는데?”

당장에라도 죽을 것같이 괴로워하는 다흰과 달리 기욱은 구멍 안에 처넣은 손으로 속살을 문지르며 느껴지는 감각에 잔뜩 취해 있었다. 그는 손목을 지나 더 깊은 곳까지 계속해서 구멍 안으로 밀어 넣었다.

퍼렇게 핏줄이 선 단단한 팔뚝이 점점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다흰의 비명은 점점 더 커졌다. 기욱은 팔꿈치가 구멍 입구에 다다를 때까지 멈추지 않고 팔을 집어넣었다. 어느새 다흰의 구멍 안으로 기욱의 아래팔이 몽땅 쳐들어가게 되었다.

너무 고통이 심한 나머지 다흰은 입을 벌린 채, 신음조차 흘리지 못하고 침만 줄줄 흘려 댔다. 완전히 넋이 나가 삼면에 흰자위를 드러낸 눈은 완전히 초점을 잃은 상태였다. 엎드린 그의 배가 기욱의 팔뚝 모양을 따라 불룩하게 튀어 올랐다. 명치 바로 밑, 기욱의 손에 밀린 내장이 뭉쳐 둥글게 부풀어 올랐다.

기욱은 제 팔뚝 모양이 적나라하게 보이는 배를 보기 위해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 상태에서 천천히 펼쳤던 손가락을 모아 주먹을 쥐었다. 그러곤 주먹을 귀두 삼아, 팔뚝 전체를 움직여 좆질하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놀란 다흰의 동공이 더없이 크게 확장되었다. 배 속에서 주먹을 쥔 사람 팔뚝이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배 속이 터질 것같이 부풀어 오른 건 물론, 안에서 팔과 마찰하는 속살에서 지독한 작열감과 이물감이 전해졌다. 온몸에 땀이 비 오듯 쏟아져 내리고 땅을 짚고 있는 두 다리가 후들거렸다. 쾅, 쾅 안을 받아 대는 주먹질에 이미 정신은 허공에 떠 버린 지 오래였다.

그 두꺼운 팔이 안으로 쳐들어올 때마다 배에 기다란 언덕이 드리워졌다가, 주먹이 뒤로 빠져나갈 때면 언덕이 사라졌다. 반복되는 행위에 배 속에 우글우글하고 토가 쏠렸다. 이미 기능을 상실한 듯한 괄약근은 걸레짝처럼 늘어나 헤, 벌어져 있었다. 그나마 아직 탄력을 잃지 않은 항문의 속살만이 들어오는 팔에 달라붙어 빨기 바빴다. 환장할 것 같은 끔찍한 감각에 다흰은 그대로 기절해 버리고 싶었다.

“흐으, 흐. 흐으으, 흐으…….”

팔뚝으로 하는 좆질이 계속되자, 다흰은 정신을 놓은 채로 사람 같지 않은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벌어진 입에서 심할 정도로 과도한 침이 흘러내렸다. 눈깔을 완전히 뒤집어 까고, 입 밖으로 혀를 길게 내밀었다.

이성이 완전히 지워진 듯한 미쳐 버린 얼굴에 현준의 시선이 바로 꽂혔다. 씨발, 현준의 입에서 욕이 절로 흘러나왔다. 차라리 비명 지르고 괴로워하면 이렇게까지 꼴리진 않았을 텐데, 엉덩이 사이에 남자 팔뚝이나 꽂아 넣고 완전 맛이 가 버린 다흰의 모습은 참을 수 없이 야했다.

다흰은 그대로 짐승 같은 신음을 흘리며 엉덩이를 흔들기 시작했다. 다흰의 태도가 변한 것을 확인한 기욱은 구멍에 처박아 넣지 않은 다른 손을 앞으로 내밀어 물을 질질 흘려 대는 좆을 그러잡았다. 손으로 꽉 쥐고 흔들어 주니, 단단하게 발기되어 뜨겁게 달구어진 좆이 곧장 좆 물을 쏟아 냈다.

기욱은 소젖을 짜듯, 좆을 잡아당기며 정액을 쭉쭉 짜냈다. 그와 동시에 팔뚝으로 구멍에 좇질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갓 태어난 아기의 머리통만 한 주먹이 계속해서 다흰의 배 속을 때렸다. 주먹에 처맞는 내장에서는 고통과 함께 알싸한 쾌감이 전해졌다. 분명 배가 터질 것처럼 괴로운데 그 이면에 맞닿아 있는 쾌감이 다흰의 감각을 함께 자극하는 거였다.

더불어 드나드는 팔뚝에 문질러지는 전립선도 쾌감에 한몫했다. 사정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흰의 좆이 다시 발기했다. 여전히 질질 물을 흘려 대는 붉은색의 좆이 팔뚝의 움직임을 따라 정처 없이 흔들렸다.

“이 씨발 년. 뒷보지로 주먹 처먹고 맛 간 거 봐. 걸레 년은 주먹을 넣어 줘도 맛있다고 잘도 처먹네.”

팔을 이용해 좆질을 하던 기욱이 흥분해 말했다. 그쯤 현준도 못 견디겠는지 한 손으로 좆을 잡고 다른 손으로 다흰의 머리통을 잡아 입 보지에 넣고 쑤시기 시작했다.

다흰은 순식간에 입으로는 현준의 좆을, 뒷보지로는 기욱의 팔뚝을 씹어 먹게 되었다. 기분 좋은 곳을 계속 문지르며 쳐들어오는 기욱의 팔뚝에 다흰은 몸에 힘이 점점 풀렸다. 뇌는 사고를 거부하고 있었고, 몸뚱이는 오로지 쾌락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장기가 다 뚫릴 것같이 얻어맞고 있었는데도, 그는 쾌락에 눈이 멀어 그저 몸을 내맡기고 있을 뿐이었다.

“미치겠어……. 존나 야해…….”

현준이 감탄하듯 말했다. 뒤로 주먹을 처먹는 다흰을 보며 입 보지를 쑤셔 대던 좆이 몸집을 미친 듯이 부풀리기 시작했다. 한계에 다다른 것을 느낀 현준이 길게 숨을 내뱉었다. 두 눈을 느릿하게 한 번 깜빡인 그가 두 손으로 다흰의 머리통을 잡았다.

푹, 다흰의 목구멍 너머 깊은 곳까지 좆을 꽂은 현준이 사정을 시작했다. 식도를 따라 뜨거운 정액이 쏟아져 들어갔다. 아……! 현준은 쾌감에 겨운 탄성을 쏟아 내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허리를 얕게 움직이며 다흰의 목구멍에 대고 좆을 비볐다. 꿀렁꿀렁. 미끈한 액체가 식도로 흘러 들어가는 동안 발광하는 좆이 목구멍을 마구 때렸다.

“후우, 후……. 씨바알…….”

다흰의 목 보지에 사정한 현준은 긴 감탄사와 함께 꺾었던 고개를 들어 올렸다. 시선을 내려 다흰을 바라보니, 여전히 눈이 풀린 채로 새빨개진 얼굴을 하고 좆을 입에 하나 가득 문 다흰의 얼굴이 보였다.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목 보지를 대 준 게 힘들었는지 눈물이 잔뜩 고여 있었다.

현준이 엄지손가락으로 다흰의 눈가를 훔쳐 주었다. 이보다 더 다정할 수 없는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왜 자꾸 울고 그래. 사람 더 꼴리게…….”

현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흰의 몸이 미친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팔뚝으로 좆질을 하는 기욱이 폭주하기 시작한 탓이었다. 기욱 역시 흥분돼 미칠 것 같았다. 지금 다흰의 배 속에 대고 주먹질을 하는 것도 기분 좋았지만, 사정하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다흰의 배 속을 뚫어 버릴 듯 세게 때렸다. 다흰이 사정하는 거 한 번만 더 보고 주먹을 뺄 속셈이었다.

“흐으으. 흐……. 흐으으, 으응, 으응…….”

거센 주먹질에 다흰의 몸이 마구 흔들렸다. 다흰은 현준의 좆을 입에 문 상태에서도 짐승 앓는 소리를 끊임없이 흘렸다. 이젠 아픔조차 느껴지지 않는지, 다흰은 적극적으로 엉덩이를 흔들었다. 마치 기욱의 팔뚝을 거대한 딜도 삼아 혼자 자위하는 것처럼, 기분 좋은 곳이 비벼지도록 하체를 움직였다.

다흰의 움직임에 부응하듯, 기욱 역시 거칠고 빠르게 팔뚝을 움직였다. 퍽퍽 소리가 마구 터져 나올 정도로 움직임이 거칠었다. 더는 빠를 수 없을 정도로 속을 파고들며 기욱은 팔목을 돌려 여러 각도로 찔러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신없이 움직이는 팔 짓에 다흰은 점차 허리가 곤두서고 아래로 피가 몰려들었다.

퍽, 울퉁불퉁하고 딱딱한 주먹이 내장 깊숙한 곳에 콱 틀어박혔다.

“흣!”

그와 동시에 다흰의 몸이 튀어 올랐다. 그리고 한 번 사정한 자지 끝에서 좆 물이 후드득 터져 나왔다. 다흰은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고개를 뒤로 꺾어 올리며 아찔한 교성을 쏟아 냈다.

“아으응, 응! 으응, 응! 응! 아응, 아……!”

기분이 너무 좋았는지, 엉덩이를 떨어 대며 팔뚝을 더 깊게 삼키기 위해 허리를 뒤로 내밀었다. 기욱은 다흰의 사정이 끝날 때까지 구석에 처박은 주먹을 펴, 비좁은 내장을 매만져 주었다. 미끈거리는 환상적인 느낌에 기욱이 신음했다. 배 속이 만져지는 그 소름 끼치는 느낌조차도 지금 다흰에게는 쾌감이었는지, 다흰은 침을 질질 흘리며 경련하듯 몸을 흔들었다.

물결치듯 흔들리는 하얀 엉덩이 살을 기욱이 몇 번 내리쳤다. 그러자 다흰은 몸까지 튕기며 격하게 좋아했다. 곧 다흰의 좆이 내뿜던 물이 멎고, 기욱이 다흰의 배 속에 쑤셔 넣었던 팔뚝을 밖으로 끄집어냈다.

구멍 밖을 향해 밀려 나가는 팔뚝이 아쉬웠는지, 찰싹 달라붙어 있던 내벽이 밖까지 딸려 나왔다. 팔뚝 모양대로 언덕을 이뤘던 배가 푹, 꺼지고 기욱의 팔뚝이 완전히 구멍 밖으로 빠져나왔다. 기욱의 손을 따라 나온 빨간 속살이 구멍 밖으로 울룩불룩하게 솟아났다.

기욱은 그것이 도로 딸려 들어가지 않도록 손끝으로 잡았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더 잡아당겨 완전히 구멍 밖에 튀어나오도록 했다.

“미친 새끼.”

구멍 밖으로 탈장된 빨간 속살은 마치 꽃잎이 겹겹이 쌓인 장미 같아 보였다. 그 모습이 분명 징그러워야 정상이었는데, 그걸 만든 기욱도, 보고 있는 현준도 미친 듯이 꼴렸다.

더는 못 참겠는지 기욱이 급하게 좆을 잡았다. 아까 다흰이 빨아 주고 나서 옷 속에 안 넣어 두었던 좆이었다. 장미처럼 튀어나온 다흰의 항문 속살을 보며 기욱이 좆을 흔들었다. 흔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좆 머리에서 하얀 액체가 쏟아져 나왔다.

다흰의 항문 속살로 만든 빨간 장미 위로 하얀 액체가 수놓아졌다. 장미를 흠뻑 적시도록 쏟아져 내리는 정액은 야하다 못해 아름답기까지 했다. 기욱은 제가 만들어 놓은 피조물을 황홀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제 겨우 18살. 아직 성인조차 되지 않은 다흰도, 기욱도, 현준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단순히 섹스에 그치지 않고 몸을 이용해 온갖 쾌락을 추구하는 행위. 그 행위 자체가 그들을 미친 듯이 폭주하게 했다. 하다못해 두 사람에게 강제로 몸을 내어 주었던 다흰마저도.

서슴지 않고 다흰을 탈장까지 시킨 기욱에게는 조금의 죄책감조차 없었다. 오히려 그는 그다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현준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다흰에게 행하는 이 모든 행위가 세 사람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슬프게도, 그들을 그렇게 만든 건 다흰이었다. 주먹을 뒷구멍으로 받아먹고 탈장까지 당했으면서도 성감에 절어 야하게 녹아내린 그의 모습이 두 남자의 욕망을 자꾸 부채질하고 있었다. 다흰 본인도 모르는 사이, 그들의 손에 길들여져 쾌락의 노예가 되어 가고 있던 것이다.

그렇게 점점 더 수위를 높여 가는 두 사람의 행위에 다흰은 알게 모르게 제 모든 것을 포기해 가고 있었다. 몸도, 마음도. 모두 그들에게 내맡겨 버린 채로.

***

무더위의 끝자락, 뜨거운 여름밤. 기욱과 현준, 다흰 세 사람은 기욱의 집에서 마지막 날 밤을 기리기 위해 마당에서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 먹고 있었다.

뒷구멍에 주먹을 넣었던 날 이후, 다흰은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이제 다흰은 완전히 기욱과 현준의 손에 길들여져, 그들의 성 노예로 전락해 버렸다.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있는 이 순간도, 반듯하게 옷을 다 차려입은 두 사람과 달리, 다흰은 혼자 벌거벗고 있었다.

야외에서, 그것도 잠깐도 아닌, 장시간 동안 있으면서 다흰은 속옷조차 걸칠 수 없었다. 그런 그의 구멍에는 커다란 마개가 하나 꽂혀 있었다. 탈장한 이후로 구멍이 닫히지 않아, 기욱이 임시방편으로 그리 막아 놓은 것이었다.

진동 기능까지 갖추고 있는 마개는 고기가 맛있게 익어 가는 동안에도 계속 울리며 다흰을 괴롭게 했다. 개처럼 목에 줄을 차고, 잔디밭에 엎드린 채로 다흰은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예민한 내벽을 두들겨 대는 기구를 견뎌 내기 어려웠는지, 입을 타고 침이 질질 새어 나와 잔디밭 위로 뚝뚝 떨어졌다.

“흐으……. 흐으으……. 흐…….”

친해질 대로 친해진 기욱과 현준이 농담을 주고받으며 고기를 구워 먹는 동안, 무심한 두 사람과 달리 다흰에게 엄청난 관심을 쏟는 존재가 있었다. 바로, 다흰을 바라보며 침을 질질 흘려 대는 그레이트데인 탄이였다.

탄이는 예전부터 다흰만 보면 발정을 했다. 그것은 제 눈앞에서 다흰이 박히는 모습을 본 후 더 심해졌다. 다흰만 봐도 침을 질질 흘려 댔고, 빨간 좆을 내밀었다. 립스틱처럼 튀어나온 빨간 속살은 다흰의 보지를 맛보고 싶어 물을 줄줄 쏟았다.

“근데, 저 개새끼는 왜 맨날 저 지랄이야?”

발정이 나 낑낑대는 탄이를 보며 현준이 물었다. 기욱이 어깨를 으쓱였다. 잘 익은 고기 하나를 입에 처넣으며 답했다.

“개새끼가 보기에도 이다흰이 존나 맛있어 보이나 보지.”

그렇게 말하고는 기욱이 낄낄 처웃었다. 그가 소주가 담긴 종이컵을 들어 올렸다. 대충 현준의 잔에 부딪히곤 들이켜려니, 어찌한 일인지 현준은 술을 입 근처에도 가져가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계속해서 탄이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탄이와 탄이가 바라보고 있는 다흰에게로.

“뭐 해?”

현준의 행동이 의아해 기욱이 물었다. 현준은 기욱이 묻는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진동 마개를 꽂고 어찌할 줄 몰라 하며 바들바들 떨어 대고 있는 다흰에게로 다가간 그가 목줄을 잡아당겼다.

“흣!”

다흰의 상체가 자연스럽게 들어 올려졌다. 그 예쁜 두 눈은 두 남자의 행위를 견뎌 내며 퀭하게 변해 보기 안쓰러울 정도였다. 매번 눈물에 젖어 있던 두 볼은 퉁퉁 부었고, 하도 이로 짓씹고 물어뜯어야 했던 입술은 여기저기 찢어져 상처가 나 있었다.

“이다흰.”

현준이 정신을 바로 차리지 못하는 다흰의 얼굴을 툭툭 치며 말했다. 다흰은 가까스로 정신을 다잡으며 현준을 올려다보았다. 정신을 다잡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눈이 흐리멍덩했다. 초점이 바로 잡히지가 않았다. 현준의 모습이 그저 꿈처럼 뿌옇게만 보였다.

“현준아…….”

개미만 한 목소리로 다흰이 그를 불렀다. 현준은 환히 웃어 보이며 조금 전까지 때려 댔던 볼을 부드럽게 쓸어 만졌다.

“저기 개새끼 보여?”

“으응……?”

“너보고 발정 난 저 개새끼 보이냐고.”

“응…….”

다흰은 저를 보며 개가 발정한다는 것을 순순히 인정했다.

“하다못해 개새끼마저 너한테 박고 싶다는데, 어떻게 생각해?”

현준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다정했으나, 그가 하는 말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개새끼마저 박고 싶어 하는 몸……. 다흰은 마치 말을 처음 배우는 사람처럼 현준의 말을 되새겼다.

현준이 다흰의 얼굴을 잡아 돌렸다. 탄이 쪽으로 시선을 향하게 만든 그가 다흰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가져다 붙였다.

“저렇게까지 낑낑대는데. 한번 대 줘야 하지 않겠어? 말도 못 하는 개새끼가 불쌍하잖아.”

현준의 말에 다흰은 그대로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아무리 그들의 노예가 되어 온갖 추잡한 행위를 다 받아 내고 있다지만, 개에게 한번 대 주라는 얘기는 완전히 다른 거였다. 사람도 아닌, 동물의 성기까지 받아 내야 한다는 건 정말인지 너무했다.

“저 개새끼 좆 물 한 번만 빼 주자. 어차피 네 보지는 걸레라서 사람 좆이나 개새끼 좆이나 다 잘 받아먹을 것 같은데.”

다흰의 커다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렸다. 현준은 박고 싶어 안달이 난 개새끼는 불쌍하고, 개새끼한테까지 몸을 내 줘야 하는 제 처지는 전혀 불쌍하지 않은 걸까?

“현준아……. 그건 좀……. 개한테까지 뒤를 내 주라는 건…….”

“왜? 무슨 문제 있어?”

너무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현준에 다흰은 오히려 말문이 막혔다. 이제는 현준의 생각이 잘못된 것인지, 제 생각이 잘못된 것인지조차 구분이 가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개 좆을 받으라는 건 너무 하잖아.”

“뭐가? 개 좆이나, 사람 좆이나. 다 같은 좆인데?”

“현준아…….”

“개 좆이 사람 좆보다 훨씬 맛있대. 너 같은 걸레 보지는 넣어 주면 아주 환장한다던데?”

다흰의 입장은 철저히 무시한 채 대화를 이어 나가는 현준에 결국 다흰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서럽기도 서러웠지만, 정말 개 좆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몸이 후들후들 떨렸다.

“이야. 차현준 개쩌는데?”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기욱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저도 차마 탄이와 다흰을 교미시킬 생각을 해 본 적 없는데, 그걸 차현준이 먼저 생각할 줄은 몰랐다.

“듣고 보니 그렇네. 이다흰 같은 걸레 보지는 개 좆 정도 넣어 줘야 만족하지.”

감탄해 마지않으며 기욱이 탄이에게 걸음을 옮겼다. 제 주인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눈치챈 것인지, 탄이가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낑낑대는 입에서는 아까보다 더 많은 침이 흘러내렸다. 빨갛게 솟아난 좆이 더없이 징그럽게 껄떡거렸다.

“옳지. 착하지. 그동안 저년 따먹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지? 오늘 형아가 특별히 한 번 빌려줄게.”

야단법석을 부려 대며 신이 난 탄이를 어루만지며 기욱이 그렇게 말했다. 묶어 둔 끈을 풀어 다흰에게 데려가자, 다흰이 기겁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하, 하지 마! 싫어! 저리 치워!”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다흰은 자리에 멈추어야 했다. 목줄이 현준의 손에 잡혀 있는 탓이었다. 다흰은 목줄을 부여잡고 두 다리로 헛발질을 했다. 다흰의 맨발에 차여, 잔디가 벗겨지고 밀려났다. 다흰은 목이 끊어질 것처럼 조여듦에도 벗어나고 싶어 계속 발버둥 쳤다.

“싫어! 싫어! 하지 마! 싫어! 흐으윽!”

기겁하며 소리치는 다흰을 보며 현준은 슬며시 미소 지었다. 그사이, 다흰의 곁으로 완전히 다가온 탄이가 앞다리를 들어 올리며 당장에라도 다흰에게 올라탈 것처럼 굴었다.

“잠깐. 잠깐. 그렇게 하면 색시가 놀라잖아. 기다려. 천천히 애무부터 해 줘야지.”

기욱은 다흰을 두고 탄이에게 ‘색시’라고 지칭하기까지 했다. 완전히 정신 나간 것 같은 그 언행에도 다흰은 두려움이 너무 심해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발버둥만 치고 있었다.

기욱은 개를 달랜 후,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땅해 보이는 게 뭐 없을까 둘러보던 그의 시선에 아까 먹다 만 아이스크림 통이 보였다. 밖으로 나와 고기 먹기 전에 잠깐 먹었던 것인데, 다 먹지 않아 통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많이 녹긴 했지만 드라이아이스 박스에 넣어 둔 덕분에 아직 아이스크림이라 부를 만큼의 질감은 그대로였다.

저게 좋겠네, 한마디 남긴 기욱이 그것을 집어 들었다. 기욱이 하는 짓을 보고 현준은 다흰의 뒤로 이동했다. 두 팔을 다흰의 겨드랑이 밑에 넣어 양어깨를 꽉 포박하곤, 그에게 속삭였다.

“쟤도 너한테서 암컷 냄새 맡았나 보다. 우리 다흰이 좋겠네. 세 번째 서방님도 생기고.”

“흐으윽! 아, 안 돼! 하지 마! 제발!”

순식간에 붙들린 다흰은 세상이 떠나가라 소리 지르며 허공에 발길질을 했다.

다흰이 그러든 말든. 기욱은 손으로 크게 아이스크림을 퍼서 털 하나 없이 매끈한 다흰의 백자지 위로 올렸다.

“흣!”

차가운 감촉에 다흰이 놀라 몸을 움츠렸다. 곧 그의 자지 위로 아이스크림이 처발리기 시작했다. 치덕치덕. 마치 시멘트를 바르듯, 다흰의 자지에 아이스크림을 바르던 기욱은 허벅지 안쪽과 회음부까지 죄다 아이스크림 칠을 했다.

다흰의 가랑이 사이가 아이스크림으로 완전히 뒤덮였을 때, 기욱은 마지막으로 구멍을 틀어막고 있던 마개를 빼어 냈다. 아이스크림을 한 번 더 퍼 올린 그가 구멍 속에 처넣었다. 아무래도 이곳이 제일 애무가 많이 필요한 곳 같으니, 특별히 왕창 집어넣어 주었다.

“싫어……. 싫어……. 흐윽, 흑. 이러지 마……. 제발…….”

다흰은 너무 무서워 정신이 그대로 나가 버릴 것만 같았다. 제 성기에 꼼꼼히 발린 아이스크림이 무얼 얘기하는지 알 것만 같았다. 이 아이스크림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너무나도 자명했으므로.

“다 됐어, 탄아. 가서 네 색시 예뻐해 줘야지?”

기욱이 팔목에 감고 있던 개 줄을 느슨하게 해 주었다. 그러자 탄이가 튕기어 나가듯 뛰어올라 다흰에게 다가갔다.

“아, 안 돼! 흣, 저리 가!”

다흰이 놀라 소스라치며 몸을 움츠렸다. 뒤로 도망가고 싶어 몸을 뒤틀어 보지만, 꽉 붙들고 있는 현준에게 막혀 더 갈 수도 없었다. 성욕에 미쳐 버린 개새끼는 다흰의 가랑이 사이에 긴 코를 들이박고 징그럽게 킁킁대며 콧김을 뿜어 댔다.

“하, 하지 마! 하지 마! 저리 가, 제발! 흣!”

집요하게 킁킁거리던 개새끼가 기어이 다흰의 가랑이 사이로 완전히 파고들었다. 그 모습을 보며 다흰은 정신 나간 듯 울부짖었지만, 현준과 기욱은 웃음을 터뜨렸다.

다흰의 가랑이를 벌린 그레이트데인 탄이는 그 길고 축축한 혀로 다흰의 자지에 발린 아이스크림을 핥았다. 맛있게도 쩝쩝 핥아 먹는 개새끼가 자지는 물론, 아이스크림이 발린 주변 곳곳을 샅샅이 핥았다.

다흰은 이대로 저 무시무시한 개가 제 좆을 잘라 먹을 것만 같은 공포를 느끼며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너무 무섭고 두려워서 돌아 버릴 것 같았다. 맨정신으로는 버틸 수가 없었다. 개가 핥아 대는 감촉 따위, 느낄 수도 없었다. 너무 공포스러운 나머지 등줄기를 타고 땀이 흘러내렸다. 한여름 밤이 이토록 서늘하게 느껴질 수 없었다.

“아흐윽, 흐윽. 흐으윽, 흑…….”

너무 심하게 떨어서 이빨이 탁탁탁 부딪쳤다. 눈앞에서 개새끼가 제 좆과 사타구니를 핥아 대는데 그걸 보며 제정신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다. 다흰은 차라리 미쳐 버리지 못하는 제 처지를 탓하며 정신 나간 듯 울었다.

그쯤 앞쪽에 발린 아이스크림을 다 핥아 먹은 개새끼가 엉덩이 사이, 더 깊숙한 곳을 향해 코를 들이밀었다. 축축하면서도 뜨거운 김을 내뿜는 개새끼의 코의 감촉이 소름 끼치도록 싫었다.

“으아아아, 시, 싫어!”

다흰의 비명이 쩌렁쩌렁 울림과 동시에, 개가 벌어진 구멍 사이로 흘러나오는 아이스크림을 핥아 먹기 시작했다. 워낙 크게 벌어진 구멍 탓에 개새끼의 혀는 손쉽게 구멍 안까지 훑을 수 있었다.

예민한 내벽을 핥아 대는 징그러운 혀에 다흰은 온몸을 뒤틀었다. 고개를 뒤로 꺾고, 붙잡힌 팔을 뒤틀었다. 너무 공포스럽고, 너무 괴롭고. 고통에 짓눌린 온몸이 제멋대로 경련을 일으켰다. 숨을 몰아쉬며 눈물을 줄줄 흘리는 다흰의 얼굴을 보면서도 현준은 연신 소름 끼치도록 웃고 있었다. 물론, 그들을 앞에서 지켜보는 기욱 역시 마찬가지였고.

“하아, 하. 하아아, 하. 하아.”

좆에 이어 구멍까지 개에게 내어 준 다흰의 좆은 어느새 발기한 것도 모자라 정액을 줄줄 쏟아 내고 있었다. 다흰은 제가 사정하는 줄도 모르고 숨을 몰아쉬며 여전히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하도 쏟아 낸 게 많아서 물만 흘러나오는 좆을 보며, 현준과 기욱의 웃음소리가 더 커졌다. 저에게 붙잡힌 채로 몸부림치는 다흰의 젖은 볼에 입 맞추며 현준이 속삭였다.

“이다흰. 그렇게 싫다고 하더니. 개새끼가 자지 좀 핥아 줬다고 그새 가 버렸네? 새 서방님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어?”

다흰은 현준의 목소리가 들리지조차 않았다. 그의 모든 신경은 개새끼가 핥아 대는 구멍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쯤 하면 된 거 같은데?”

완전히 녹아 탄이의 입 안으로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 아이스크림을 보며 현준이 말했다. 기욱 역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탄이의 목줄을 잡아당겼다.

“워. 탄아. 잠깐만 진정해 봐. 네 색시도 준비를 좀 해야지.”

탄이는 아쉬운 듯 계속 입맛을 다시면서도 기욱의 지시에 따라 자리에 앉았다. 현준은 곧장 다흰을 붙들고 있던 팔을 놓았다. 그러곤 개가 쉽게 박을 수 있도록 다흰을 엎드리게 해, 둔부를 들어 올려 주었다.

“썅년. 구멍 큰 것 봐. 완전 허벌창 났네.”

피식, 다흰의 구멍을 비웃던 기욱이 탄이의 목에 둘린 개 줄을 다시 잡아당겼다.

“자, 이제 가서 네 색시 즐겁게 해 줘. 네 좆 먹으려고 저렇게 구멍 벌리고 있잖아.”

주인의 말을 알아들은 영특한 개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다흰의 엉덩이 위로 올라탔다.

“아, 안 돼!”

등 위로 두 발을 올린 개를 느끼고 다흰이 소리쳤다. 당장 개를 뿌리치고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지만, 이번에도 현준이 얼굴을 짓눌렀다.

“얌전히 있어야지. 이제 서방님이 자지 넣어 주려는데.”

다흰은 현준에게 짓눌려 한쪽 뺨을 잔디밭에 기댄 채로 고개를 처박고 엎드려 있어야만 했다. 처절한 눈물이 흘러 잔디밭을 적셨다. 자꾸 개를 보며 ‘서방님’이라고 지칭하는 현준에 지독한 수치심이 몰려왔다. 하지만 그런 건 정말 개의 좆을 받아 내야 한다는 두려움에 묻혀 빠르게 지워질 수 있었다.

빨갛게 물든 입술로 하지 말라고 소리소리 질렀다. 두 팔로 어떻게든 땅을 짚고 일어서려고 몸부림쳤다.

“흣!”

그런 다흰의 노력이 무색하리만큼, 탄이의 좆은 손쉽게 다흰의 구멍을 뚫을 수 있었다. 워낙 벌어진 구멍 탓에, 그 커다란 개의 좆조차도 수월하게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탄이는 급했는지, 엉덩이를 온통 떨어 대며 탄탄한 허벅지에 힘을 주고 씹질을 했다.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볼링핀처럼 생긴 좆이 다흰의 구멍 안에 푹, 처박히며 내벽을 늘렸다. 일자로 길게 빠진 사람의 좆과 달리 개 좆은 굴곡이 져 있어서 내벽을 짓누르는 느낌이 남달랐다.

개 좆이 구멍을 드나들기 시작하자, 그 특이한 모양이 주는 느낌이 배가 되어 다흰의 감각 기관을 사로잡았다.

“흐으읏! 흣!”

사람의 좆을 넣고 쑤실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느낌이 컸다. 굴곡진 면을 따라 달라붙은 내벽이 매끈한 좆의 면을 따라 비벼질 때면, 공포감도 잊어버리고 말 만큼 쾌감이 컸다.

마치 살아 있는 듯, 꿈틀거리는 개 좆이 다흰의 구멍을 마구잡이로 쑤셨다. 헉헉대는 개의 침이 벌어진 입에서부터 다흰의 등으로 뚝뚝 떨어졌다. 개에게 짓눌리는 등에 손톱이 박혔는지 알싸한 통증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마저도 아래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너무 짙어서 제대로 인식되지조차 않았다.

흥분한 개새끼는 계속 엉덩이를 떨어 대며 부단히도 허리를 움직였다. 너무 기분이 좋았는지, 탄이는 개 좆 뿌리 쪽에 달린 둥근 망울까지 다흰의 구멍 속으로 밀어 넣기 시작했다. 개 좆은 사람과 달리 고환 밑에 고환처럼 둥글고 커다란 망울이 달려 있었다.

그 망울은 좆처럼 매끈한 점막으로 되어 있었으나, 웬만한 사람의 주먹만큼 크기가 컸기 때문에 구멍 안에 함부로 넣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다흰의 구멍이 워낙 벌어져 있는 탓에 탄이는 망울까지 집어넣을 수 있었다.

“흐아아아! 아……!”

개 좆의 기둥에 이어 망울까지 쳐들어오니, 끔찍한 쾌감은 두 배, 세 배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었다. 다흰은 정신없이 개한테 처박히면서 사람 같지 않은 낮은 목소리로 비명에 가까운 신음을 내질렀다.

정말 미쳐 버릴 것만 같은데, 이 와중에 개 좆에 처박히는 걸레 보지는 뭐가 그리 좋은지 들어찬 색다른 좆을 물어 대지 못해 안달이었다. 꽉꽉 조여 대며 무는 보지가 좋았는지, 탄이는 최선을 다해 허리를 흔들며 보지를 즐겁게 해 주었다.

“흐윽, 흑, 흐으윽, 흑. 흐읏, 흑.”

시간은 속절없이 계속 흐르고……. 개 좆에 쑤셔지는 보지가 황홀함에 점점 물들어 가고 있을 때, 다흰은 모든 걸 체념한 것처럼 바닥에 얼굴을 처박고 신음만 흘려 댔다.

아니, 그는 저도 모르게 본능을 좇아 조금씩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적극적으로 개좆을 받아 들이고 빨아 대는 보지에 탄이의 인내심도 바닥이 나기 시작했다. 사정을 앞둔 탄이의 좆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마지막에 처박힌 망울이.

가뜩이나 버거운 크기의 망울인데, 그것이 부풀기 시작하자 다흰은 아래가 터져 버릴 것 같은 착각이 일었다.

“으아아아, 아……!”

구멍 안이 다 찢길 것처럼 팽창했다. 항문 안에서 두 배, 세 배로 부풀어 오른 개 좆에 다흰은 이성이 완전히 증발해 버렸다. 이윽고 망울을 있는 대로 부풀린 개 좆이 정액을 내뿜기 시작했다. 얼마나 흥분했는지, 수돗물처럼 봇물이 터진 개 좆 물이 미친 듯이 다흰의 내장을 때려 대며 안으로 흘러들었다.

“으아앙, 으앙, 하으응, 흐응! 흐아앙……!”

세차게 내장을 채워 주는 뜨거운 물에 다흰은 고개를 치켜세우고 미친 듯이 교성을 내질렀다. 개의 좆 물을 받아 냄과 동시에 다흰의 좆에서도 좆 물이 터져 나왔다. 다흰은 사정하며 저도 모르게 구멍을 조여 개 좆을 더욱 압박했다. 그 어느 때보다 황홀한 감각에 사로잡혀 다흰은 개 좆을 물고 있다는 사실조차 까먹고 엉덩이를 흔들며 기꺼워했다.

“아! 좋아! 으으응, 아……! 너무 좋아. 흐응. 응. 아아응!”

사람인 주제에, 개와 교미하며 좋다고 소리치는 다흰을 보며 기욱과 현준은 욕지거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천박해도 너무 천박했고, 더러워도 너무 더러웠다. 개 좆을 받아먹고 사정까지 하다니……. 세상에 이런 걸레가 또 있을까 싶었다.

“이다흰. 개 좆이 그렇게 맛있었어? 응?”

현준이 상체를 숙여 다흰의 귀가에 속삭였다.

“응. 개 좆 좋아. 개 좆 맛있어……. 너무 좋아……. 개 자지 물……. 으응…….”

다흰은 완전히 성감에 취해 개 좆을 계속 찾아 댔다. 씨발 년이 얼마나 좋으면 저 지랄일까. 기욱은 절로 혀가 차졌다.

“그럼, 그렇게 맛있는 개 자지, 입 보지로도 먹을 수 있지? 네 서방님 좆이잖아.”

현준이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완전히 정신을 놓아 버린 다흰이 몽롱한 표정으로 답했다.

“응. 먹여 줘. 개 자지. 입 보지에 먹여 줘.”

현준이 피식 웃었다. 고개를 든 현준이 기욱에게 눈짓했다.

기욱 역시 입꼬리를 틀어 올리며, 다흰에게 붙어 있는 개새끼를 억지로 떼어 냈다.

“하으응!”

좀처럼 빠져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망울에 탄이를 떼어 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겨우 퐁, 소리를 내며 탄이의 좆이 빠져나왔다. 새빨갛게 익은 좆이 탄이의 가랑이 사이에서 덜렁거렸다. 둥근 망울은 더 커져 껍질을 벗겨 놓은 수박 같아 보였다. 새빨간 색도 그러했고, 미끈거리는 액체로 뒤덮인 점막의 질감 또한 그랬다.

“씨발…….”

기욱은 개새끼를 뒤에서 안고 다흰에게로 다가갔다. 현준이 다흰의 몸을 뒤집었다. 잔뜩 벌어진 가랑이 사이, 구멍에서 개 좆 물이 질질 흘러내렸다. 다흰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가랑이를 벌리고 구멍을 뻐끔거렸다. 들어차 있는 것이 없으니 허전했던 탓이었다. 걸레 보지가 한시라도 무언가 씹어 먹지 못하면 아쉬워했다.

“자. 이다흰. 여기 네가 좋아하는 개 좆 있네? 서방님이 기다리는데 어서 받아먹어야지?”

현준이 다흰에게 말했다. 다흰은 몽롱한 눈빛으로 눈앞에서 껄떡거리는 개 좆을 바라보았다. 사람의 좆보다 훨씬 새빨간, 미끈미끈하게 빠진 점막의 살덩이가 그를 유혹하고 있었다.

“하아…….”

다흰은 아무 망설임 없이 개 좆을 입으로 물었다. 볼링 핀처럼 홀쭉하다가 둥글게 부풀어 오른 기둥의 모양을 따라 입술을 놀리며 개 좆을 맛있게 빨아 먹었다. 미끈미끈한 게, 사람의 좆을 입에 넣었을 때보다 훨씬 느낌이 좋았다.

제 구멍을 드나들다 와서 그런지 엄청 뜨거웠고, 비릿한 맛도 났다. 그럼에도 전혀 거리낌 없이 다흰은 개 좆을 정말 맛있게 처먹었다. 그걸 지켜보는 두 남자의 입에 침이 잔뜩 고일 정도로.

“아응……. 좋아……. 맛있어, 개 좆……. 으응…….”

다흰은 스스로 야한 말을 내뱉으며 적극적으로 개 좆에 매달렸다. 고개를 흔들며 개 좆을 자극하고 스스로 손을 뻗어 개 망울을 매만졌다.

다흰의 적극적인 행동에 탄이는 금방 사정감이 차올랐다. 이미 한 번 사정했음에도 탄이는 또다시 좆 물을 싸질렀다. 뻣뻣하게 굳은 개 좆 끝에서 뜨거운 물이 다시 한번 터져 나왔다. 그걸 마치 맛있는 샘물이라도 되는 듯, 다흰은 꿀꺽꿀꺽 받아 마셨다. 제 구멍을 드나들었던 개 좆을 빠는 것도 모자라, 개가 싸지르는 정액을 삼키기까지 했다.

“으응. 응……. 으으응.”

개가 싸지르는 좆 물을 받아먹으면서 다흰은 풀어진 눈을 하고 야한 목소리를 냈다.

목울대가 몇 번이나 울리고서야 탄이의 사정이 끝이 났다. 더는 좆 물이 나오지 않자 다흰은 입술을 떼어 내고, 대신 혀를 길게 빼내어 개 좆을 크게, 크게 핥아 올렸다. 더는 천박할 수 없는 손짓으로 개 좆을 어루만지고 혀끝으로 애무했다.

“씨발 년. 진짜…….”

다흰이 하는 짓을 보며 기욱은 혀를 찼다. 개와 붙어 먹는 걸 보고 싶어서 붙여 놨더니, 이건 뭐 멍석이라도 깔아 준 기분이었다.

“네 동생 저래도 되는 거냐? 진짜? 아무리 걸레라지만 너무 심하잖아. 안 그래?”

현준은 기욱의 말에 그저 어깨를 으쓱여 보일 뿐이었다. 너무 덤덤한 현준을 보며 기욱은 다시 한번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형제가 똑같았다. 제 동생에게 수간을 강요하는 형이나, 그걸 또 형과 친구가 보는 앞에서 해 보이는 동생이나.

그러니까 형제끼리 매번 떡 쳐 댔겠지. 기욱은 차라리 그렇게 이해하기로 했다. 형제 둘 다 제정신이 아니라고.

어느덧 불판에 올려져 있던 고기는 익다 못해 바싹 타 말라비틀어져 버렸다. 고기의 존재를 아예 잊은 두 사람은 이제 한참 재미를 본 개새끼를 치우고, 대신 그들의 바지 속에서 꿈틀대는 좆을 꺼내 들었다.

다흰은 개 좆이 사라졌음에 아쉬워했지만, 대신 눈앞에 들이밀어진 두 개의 좆을 보며 군침을 흘렸다. 그가 걸레처럼 침을 질질 흘려 대며 두 개의 좆을 오가며 빨았다. 그렇게 형과, 같은 반 친구. 두 사람의 좆을 빠는 것으로 세 사람의 여름날 마지막 행위가 시작되고 있었다.

***

뜨거운 여름은 한차례 불어닥친 태풍과 함께 막을 내렸다. 비가 휩쓸고 간 대지에는 눅눅한 날씨가 이어졌다. 가뜩이나 오랜만에 등교하는 것도 힘든데, 날씨까지 이 모양이다 보니 개학을 맞이한 학생들은 하나같이 기분이 좋을 수 없었다.

그것은 기욱도 마찬가지였다. 방학 동안 집에서 실컷 늘어져 있다가 학교에 오려니 죽을 맛이었다. 그래서 좆같은 기분을 떨쳐 내고자 교실에 도착하기도 전, 다흰을 1층 화장실로 불러냈다.

“으응…….”

언제나 그랬듯, 마지막 칸으로 들어간 다흰은 기욱이 시키지 않아도 자리에 무릎 꿇고 앉아 기욱의 바지 지퍼를 내렸다. 브리프 안에 숨겨져 있던 말랑한 좆을 꺼내 입으로 무는 다흰의 모습은 너무나도 순종적이었다.

남자의 자지를 무는 것만으로도 몸이 달아오르는지, 다흰은 연신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기욱은 화장실 벽에 기대어 가만히 다흰이 하는 꼴을 쳐다보고 있었다. 다흰에게 자지를 먹이는 게 한두 번 있었던 일도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학교에서 몰래 먹이려니 더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그새 더 예뻐진 것 같기도 하고. 좆 빠는 스킬도 더 는 것 같고.

기욱의 생각은 아예 틀린 것이 아니었다. 여름의 끝자락, 기욱의 집에 머물며 완전히 성 노예로 전락한 다흰은 그때부터 모든 걸 놓아 버린 채로 본능에 몸을 맡기게 되었다. 그 결과, 남자의 좆만 입에 물어도 침을 질질 흘려 대는 개처럼 변해 버렸다. 성감에 모든 걸 팔아 버린 발정 난 암캐,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게 돼 버린 것이다.

이제껏 다흰이 겪어 왔던 일들을 생각해 본다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몰랐다. 이제 고작 18살이었다. 다흰은 아직 마음도 몸도 다 자라지 못한 미성년자였다. 매일같이 형과 같은 반 친구에게 강간당하면서, 그는 어디에도 이 상황을 알릴 수 없었다. 혼자서 힘들게 저를 키운 엄마에게 상처를 줄 수 없었기에, 집에도, 학교에도 알릴 수 없었다.

그렇게 철저하게 속으로 상처가 곪아 가는 동안, 그의 몸을 점령한 것은 두 눈을 멀게 만들 정도의 강렬한 성감이었다. 아직 때 묻지 않은 나이였기에, 오히려 누구에게도 짓밟히지 않은 눈밭처럼 순수한 그였기에. 강렬한 성감은 오히려 그를 빠르고, 깊게 타락시킬 수 있었다.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면서. 미성년자가 아닌 성인이라도 견뎌 내기 힘든 행위를 받아 내며. 그는 점점 올바른 가치관을 잃어 갔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몸뚱어리는 차라리 성감에 절어 있을 때가 편했다. 남자의 좆에 쑤셔 박히고 좆 물을 받아먹는 그 순간이 오히려 행복했다. 비단 그것이 형과 절친한 친구의 좆질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지라도.

“아침부터 학교에서 좆 빠니까 맛있어?”

기욱이 다흰의 볼을 툭툭 치며 말했다.

쌍꺼풀이 짙게 드리워진 커다란 눈꺼풀이 위로 접혀 올라갔다. 몽롱하게 풀어진 눈동자가 기욱을 향했다. 천박한 얼굴로 좆을 입에 물고 다흰이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좆을 입 안 가득 물고 있는 탓에 말은 하지 못했지만, 그의 표정만으로도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썅년. 누가 걸레 아니랄까 봐.”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기욱은 다흰이 꽤 귀여웠는지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기욱의 손길이 좋았는지, 다흰은 느릿하게 그 큰 눈을 감았다. 혀로는 입 안에 들어찬 좆의 구석구석을 핥으며 야한 맛을 즐겼다. 좆을 빨면 빨수록, 뒤가 당겨 미칠 것 같았다. 이왕 적신 거, 뒤에도 넣어 줬으면 좋겠는데……. 허전한 구멍을 움찔거리며 맞닿은 발목에 대고 비볐다.

좆을 빨며 스스로 구멍을 자극하는 다흰의 행동을 놓칠 기욱이 아니었다. 그는 자꾸만 엉덩이를 들썩이며 뒤를 문지르는 다흰을 눈을 내리깔고 쳐다보았다.

“갈보 년아. 뒤 가려워? 뒤로 뭐 좀 넣어 줬으면 좋겠어?”

기욱의 말에 다흰이 두 눈을 크게 떴다. 넣어 준다는 말을 들었을 뿐인데, 바지 속에서 좆이 부풀어 올랐다.

기욱은 다흰에게 물린 좆을 빼냈다. 끈적한 침이 은실처럼 길게 늘어지며 좆 끝에서부터 다흰의 입술까지 이어졌다가 툭, 끊어졌다. 기욱은 침으로 범벅한 좆을 잡고 귀두를 다흰의 입술에 문질렀다.

“말해 봐. 뒤가 가려워 죽겠냐고. 아침부터 보지 쑤셔 줘?”

기욱의 비아냥거림에, 다흰이 새빨간 입술을 달싹였다. 기욱의 귀두를 입술에 댄 채로 그가 대답했다.

“응. 보지 쑤셔 줘. 기욱이 좆으로 보지 찢어 줘…….”

이제 스스로 제 구멍을 가리켜 보지라고 말하며 쑤셔 달라고 매달리는 다흰을 보며 기욱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하면 이 걸레 년을 가지고 재밌는 걸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기욱은 문득 어제 가방 속에 챙겨 넣은 무언가를 떠올리기에 이르렀다.

“보지 쑤셔 줄 테니까, 변기 위로 올라가서 앉아 봐. 보지 나한테 보이게 뒤돌아서.”

말 잘 듣는 개라도 된 것처럼, 다흰은 기욱이 시키는 대로 스스로 바지를 벗고 변기 뚜껑을 내린 채 그 위로 올라가 무릎 꿇고 앉았다.

“보지 보이게 해야지.”

기욱이 살짝 짜증스럽게 말하자, 다흰은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 스스로 엉덩이를 양손으로 잡아 벌리기까지 했다.

“여기 보지 벌렸어. 어서 넣어 줘. 응?”

다흰이 엉덩이를 들썩이며 기욱을 다그쳤다. 개 좆까지 처먹을 정도로 갈 데까지 간 보지는 너덜너덜해진 채로 잔뜩 벌어져 뻘건 속살을 그대로 내보였다.

주먹이라도 먹여 주고 싶은 크기의 구멍을 보며 가까스로 욕망을 이겨 낸 기욱이 한쪽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 꺼냈다. 그가 꺼낸 건 윤활제였다. 언제 어디서든 다흰을 수월하게 따먹기 위해 항상 챙겨 다니는 거였다.

“흣!”

기욱이 차가운 젤을 구멍 안에 짜 붓자, 다흰이 몸을 움찔거리며 반응했다. 투명한 분홍빛 젤이 느릿하게 구멍을 타고 흘러 들어갔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구미가 당기는 구멍 속살에 끈적한 액체가 더해지니 한층 더 맛있어 보였다.

대충 구멍 속에 젤을 짜 넣은 기욱은 네 손가락을 동시에 집어넣고 젤을 내벽 구석구석에 처발랐다.

“으응, 응. 흐으응, 응.”

여기가 학교 화장실이란 사실을 완전히 잊은 것인지, 다흰은 대놓고 신음했다. 항문 구석구석을 만져 주는 기욱의 손길에 온몸이 줄줄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하얗고 둥근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다흰은 기분 좋음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잔뜩 들어 올린 엉덩이에, 허벅지 사이로 둥근 알집이 앙증맞게 비집고 튀어나왔다.

“여기 학교인 거 잊었어? 씨발, 걸리고 싶어 환장했지?”

기욱이 다흰의 엉덩이를 세게 내리쳤다.

“읏!”

엉덩이를 얻어맞은 다흰은 야한 신음을 터뜨리며 엉덩이를 더욱 추어올렸다. 이제 엉덩이를 얻어맞을 때면 그는 성적인 쾌감이 느껴졌다. 그래서 더 때려 달라는 듯 들어 올린 엉덩이를 흔들었다. 안을 긁어 주는 기욱의 손길이 너무 좋았다.

“하.”

이젠 손찌검조차도 성감으로 느끼는 다흰을 보고 기욱이 혀를 찼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며, 구멍을 쑤시던 손가락을 빼내고 대신 벌어진 구멍을 세게 내리쳤다.

“아아……!”

짝, 징그럽게 화장실에 울려 퍼지는 마찰음에 이어 다흰의 앓는 소리가 뒤따랐다. 얻어맞은 구멍이 화끈거리며 아팠지만, 역시나 그것마저도 그에게는 성적인 쾌감이었다.

그걸 눈치채고, 기욱은 연달아 다흰의 구멍을 더 때려 주었다. 텅 빈 화장실에서 여린 살갗을 내리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응! 응! 으으응, 응! 아!”

짝짝짝짝. 구멍은 물론, 벌어진 구멍을 통해 보이는 속살까지 얻어맞으면서, 다흰은 좋아 연신 교성을 쏟아 냈다. 엉덩이를 계속 들썩이고, 개처럼 침을 흘렸다. 너무 좋아서 침이 절로 흘렀다. 초점이 풀리며 눈동자가 자꾸 위로 올라갔다.

“으응, 좋아. 응. 보지, 보지 더 때려 줘. 으응. 세게. 세게. 아응……!”

걸레처럼 더 때려 달라고 매달리는 다흰을 보며 기욱은 할 말조차 잃어버렸다. 학교라서 자제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이 걸레 년을 두고는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렇게 보지가 씹창 났으면 좋겠다는데, 그렇게 해 줘야지.

“응!”

기욱은 때리던 걸 그만두고 대신 구멍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손가락이 아닌, 손 전체를.

울퉁불퉁한 손뼈의 느낌이 내벽을 긁으며 고스란히 전해지자, 다흰은 또 자지러지며 좋아했다. 아픔이 극심했지만, 그건 오히려 그에게 쾌감이었다.

기욱은 젤이 가득 찬 구멍에 손목 부근까지 다 쑤셔 넣고 그 안에서 주먹을 쥐었다. 좁은 직장의 터널이 주먹 모양으로 늘어나며 까마득한 쾌감이 찾아왔다. 다흰은 침을 흘리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흐으, 흐. 흐으으, 흐으. 완전 이성을 지워 버린 듯, 짐승이 흐느끼는 듯한 신음을 흘리며 그가 엉덩이를 부르르 떨었다.

그와 동시에 기욱의 주먹질이 시작되었다. 정말 인정사정없는, 내장을 터뜨려 버릴 듯한 세찬 주먹질이었다.

“아응! 아! 읏, 흐응! 아, 아파! 흐읏!”

그렇게 걸레처럼 굴던 다흰도 내장을 때려 대는 주먹질만큼은 견디기 힘들었는지, 아프다고 울부짖었다.

“네가 보지 때려 달라며. 때려 달래서 때려 주는데 아프다고 지랄이야, 썅년이,”

기욱은 흥분해 더욱 세게 주먹질을 했다. 다흰은 배 속이 터질 것 같은 고통 속에서도, 드나드는 팔뚝에 비벼지는 내벽을 느끼며 자지를 세웠다.

“으응, 응! 아……! 좋아! 으응! 보지 망가뜨려 줘! 주먹으로 망가뜨려 줘!”

끝내 다흰은 주먹질조차 좋다고 눈물을 줄줄 흘리며 소리 질러 댔다. 단단하고 근육 선이 다 드러나 울퉁불퉁한 팔뚝이 연신 구멍을 드나드는 동안, 다흰은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며 적극적으로 팔뚝이 해 주는 좆질을 받아 냈다.

기욱의 주먹은 내장을 때려 댈 뿐만 아니라, 괄약근 바로 앞에서 결장까지 드나들며 전립선을 계속 건드렸다. 전립선이 자극받자, 다흰은 머릿속이 핑 도는 것만 같았다. 교복 상의만 입은 채로 엉덩이를 까고 변기 위에 꿇어앉은 다흰은 그대로 맨 허벅지에 대고 사정했다.

“아으응, 으응! 아으으응, 으응, 아아, 아……!”

너무 좋아서 눈물, 콧물, 침 할 것 없이 온갖 액체가 흘러내렸다. 다흰의 가랑 사이에 진짜 보지가 달려 있었다면, 보지로 물을 뿜어내고 있을 터였다. 온갖 액체를 흘려 대는 동안 경련하듯 골반이 진동하고 엉덩이 살이 흔들렸다.

“아으응, 너무 좋아. 흐으응. 보지로 가는 거 너무 좋아……. 흐으응. 좋아…….”

사정이 끝날 때까지 다흰은 스스로 야한 말을 뱉으며 연신 좋다고 소리쳤다. 다흰의 사정이 끝남과 동시에 기욱은 구멍 속에 처박았던 주먹을 꺼냈다. 그 커다란 주먹이 구멍을 나오는 동안, 다흰은 한 번 더 요란하게 교성을 쏟아 내며 좋아했다.

“하. 씨발 년. 보지 냄새…….”

기욱은 야한 냄새를 풍기는 제 주먹에 코를 대고 킁킁거렸다. 그러곤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숨을 할딱대는 다흰에게 욕을 퍼부었다.

“보지야. 너 보지에서 냄새 존나 나. 씨발, 걸레 썩은 내 난다고, 개년아. 알아? 그러게 적당히 보지 돌렸어야 할 거 아냐. 아주 한시도 못 참고 돌려 댔지?”

힐난하는 기욱의 말에도 다흰은 이렇다 할 반박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정신이 나가 더 넣어 달라고 그렇게 계속 지껄일 뿐이었다.

“미친년.”

남자한테 주먹까지 얻어먹고 더 넣어 달라는 걸레 년은 세상에 저년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진짜 미쳐도 저 정도로 미쳐 버릴 줄 몰랐다. 이게 다 차현준 덕분이었다. 그날, 개새끼 좆을 처먹은 후로 다흰이 완전히 맛이 가 버렸으니까.

“야. 걸레 년아. 지금 더 쑤셔 주긴 좀 그렇고. 수업 들어가야 하니까 대신 다른 거 넣어 줄게.”

삽입을 재촉하는 다흰에게 나름 위로라며 기욱이 그렇게 말했다. 그러곤 가방에서 무엇인가를 다시 찾아 꺼냈다.

그가 찾아 꺼낸 것은 장난감이었다. 둥근 달걀 모양을 한 진동 기능이 있는 줄 달린 장난감. 기욱은 충분히 벌어질 대로 벌어진 다흰의 구멍 안에 세 개의 달걀을 한꺼번에 집어넣었다. 주먹까지 받아먹을 정도로 벌어진 다흰의 구멍은 달걀 세 개를 처넣고도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기욱은 선 끝에 연결한 컨트롤러를 작동시켜, 진동을 최대로 끌어 올렸다.

“흐아아!”

세 개의 알이 제멋대로 뒹굴며 떨어 대자, 그제야 다흰은 반응을 보였다. 진동 마개야, 기욱의 집에서 몇 번이나 넣고 있어 봤지만, 세 개의 알이 배 안에서 진동하는 건 또 다른 느낌이었다. 배가 간질간질하면서도, 성감이 피어올라 괴로웠다. 당장 손을 뒤에 넣어 구멍 안의 속살을 벅벅 긁고 싶은 느낌이었다.

“이거, 이상해. 흐응, 싫어. 응, 이상해에. 흐으응, 빼 줘! 응? 빼 줘!”

다흰이 엉덩이를 떨어 대며 소리쳤다.

쌍꺼풀이 없는 매서운 눈을 낮게 내리깔고 다흰이 하는 꼴을 가만히 관망하던 기욱은 별다른 반응 없이 마개를 찾아 벌어진 구멍을 막는 것으로 모든 행위를 끝냈다.

“그거 넣고 수업 얌전히 들으면 이따 쉬는 시간에 빼 줄게.”

기욱의 말에 다흰이 다급하게 뒤를 돌았다. 지금 한순간도 못 견디겠는데, 이걸 끼고 수업을 들으라니……. 말도 안 되는 얘기였다.

“기, 기욱아. 흐응, 안 돼. 못 견뎌. 빼 줘, 응? 빼 줘.”

“말 잘 들어야지, 이다흰?”

“기욱아…….”

“정 못 넣고 있겠으면. 넣고 있을 수 있을 때까지 처맞아 보든가.”

“기욱…….”

다흰의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조금 전, 주먹을 받아먹을 때만 해도 좋다고 울부짖던 다흰은 고작 진동하는 작은 알 3개에 금방 서러워져 버렸다. 이걸 품은 채로 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얼마 못 버티고 걸릴 게 분명했다. 이대로 바지에 지려 버릴지도 몰랐다.

“흐윽. 기, 기욱아. 흐으윽.”

엄지손가락을 세운 기욱이 서럽게 우는 다흰의 눈물을 닦아 냈다.

“어서, 좆 물 흘린 거 닦고. 옷 입고. 담임이 지랄하기 전에 교실로 돌아가야지.”

기욱의 말에 다흰은 결국 아무 소리 못 하고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변기에서 내려와 제가 싸지른 정액을 닦아 내는 동안만 해도 배 속에서 우글우글하며 몸을 떨어 대는 알들에 정신이 나가 버릴 것만 같았다.

다흰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속옷과 교복 바지를 챙겨 입었다. 다흰이 완전히 옷을 입은 걸 본 기욱은 꺼내져 있던 제 좆도 정리해서 옷 속에 집어넣었다.

“옳지. 착하다.”

그렇게 두 사람이 화장실 마지막 칸에서 빠져나왔다. 교실로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는 다흰의 얼굴은 점점 새하얗게 질려 가고 있었다.

***

1교시 수업 시간. 자리에 앉은 다흰이 땀을 비 오듯이 흘리고 있었다. 가뜩이나 하얀 얼굴은 더없이 하얗게 질려 버린 데다가, 붉은 입술마저도 새파랗게 변해 있었다. 그런 그의 얼굴은 전혀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음란해 보일 정도로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배 속에 든 세 개의 알은 일 초도 쉴 틈을 주지 않고 계속해서 다흰을 괴롭혔다. 하필 마지막에 마개를 막아 넣는 바람에 알들이 위치한 곳이 딱 전립선 근처였다. 그냥 항문 안에 넣고만 있어도 미쳐 버릴 지경인데, 그게 전립선 근처에서 웽웽 울려 대니, 다흰으로서는 견뎌 낼 방법이 없었다.

“하으, 흐. 흐으으. 흐…….”

다흰은 고개를 숙이고 작은 목소리로 신음을 흘렸다. 다흰의 앞에 앉아 있던 아이는 뭔가 이상했는지, 뒤를 돌아 다흰의 상태를 살폈다. 분명, 들릴 듯 말듯 어디서 끙끙 앓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가 의아한 듯 고개를 기웃거렸다.

“썅년아, 앞에 봐.”

그런 반 친구에게 기욱이 쏘아보며 말했다. 다흰을 살펴보던 앞자리의 아이는 화들짝 놀라며 금방 자세를 바로 했다.

“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기욱이 인상을 쓴 채로 상체를 숙였다. 자리에 거의 엎드리다시피 고개를 숙인 다흰의 귀에 가까이 얼굴을 가져다 대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씨발 년아. 들키고 싶어? 앞자리에 앉은 새끼가 눈치챌 뻔했잖아. 작작 신음해, 개년아.”

기욱이 경고했지만, 다흰의 귓가엔 들려오지도 않았다. 기욱이 하는 말은 물론, 앞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의 목소리도 웅웅거리며 멀게 느껴졌다. 세상이 노랗게만 보였다.

“흐으으, 흐으.”

괴롭기도 괴로웠지만, 한편으로 몰려오는 자괴감이 다흰을 더 힘들게 했다. 다들 아무렇지 않게 앉아 수업을 듣고 있는데, 반 아이들 몰래, 선생님 몰래 이 음란한 물건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 그를 자괴감 들게 했다.

그리고 더불어 배 속에서 윙윙 울려 대는 기계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가는 건 아닐까 두렵기도 했다. 누군가가 그걸 발견해서 얘기라도 한다면? 저한테서 나는 소리라고 걸리기라도 한다면?

“그럼. 다음 페이지 문제는 각자 한번 풀어 볼까?”

설상가상으로 유일하게 떠들어 대던 선생님조차 입을 다무는 시간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교과서에 있는 문제를 직접 풀어 보는 시간이 된 것이다. 아이들은 일제히 입을 다물고 문제를 풀어 나갔다. 물론, 다흰은 문제 따위 눈에 들어오지조차 않았다. 들킬까 봐 두려웠고, 전립선이 계속 건드려짐에 괴로워 미칠 것 같았다. 눈앞의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만 같았다.

“근데. 이게 무슨 소리지?”

거기에 한술 더 떠, 다흰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휴대폰 진동 소리 아니야? 누구야? 누가 휴대폰 반납 안 했어?”

다흰은 지금 선생님이 말하는 것이 휴대폰 진동이 아닌, 제 배 속에 든 에그의 진동 소리임을 알고 있었다. 기어이, 배 속에 든 알을 걸리는 순간이 오고야 만 것이다. 그것도 선생님이 눈치챘으니, 이제 걸리는 건 시간문제였다.

“자수 안 해? 자수 안 하면 바로 소지품 검사한다?”

다흰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점점 조여 오는 심장이 이대로 오그라들 것만 같았다. 여전히 전립선은 자극받아 미쳐 버리겠는데, 선생님은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점점 다흰의 자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대로 들켜 버리면 어떻게 되는 거지? 선생님과 반 아이들 앞에서, 음란한 기구를 차고 수업을 들었던 변태로 낙인찍히게 되는 건가? 그럼 엄마는. 엄마 귀에도 들어갈 텐데.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이대로 들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이다흰?”

결국, 다흰의 옆까지 온 선생님이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다흰은 이대로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아, 얼굴조차 못 들고 숨죽여 있어야 했다.

“이다흰. 너 맞지? 지금 너한테서 나는 것 같은데.”

그때, 잠자코 가만히 있던 기욱이 나섰다.

“선생님. 다흰이 아픈 거 같은데요?”

기욱이 그리 말하자, 선생님은 안경을 추어올리며 다흰의 상태를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다. 확실히 어딘가 안 좋아 보이긴 했다. 얼굴은 새하얗게 질린 데다가, 목덜미며, 이마며 온통 식은땀투성이였다.

“이다흰. 어디 아파? 이다흰?”

선생님이 그렇게 물어 오자, 다흰은 저도 모르게 눈물이 펑펑 쏟아져 내렸다. 다흰이 울자, 당황한 여선생이 놀라 허둥댔다.

“보건실. 어서 보건실 가, 다흰아. 아니다. 기욱아, 얘 좀 보건실로.”

“네.”

기다렸다는 듯, 기욱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흰을 부축해 일으키자, 다흰은 잔뜩 얼굴을 찡그린 채로 그에게 이끌려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녀오겠습니다.”

“어어. 조심하고.”

뒷문을 향해 돌아선 기욱은 입꼬리를 틀어 올리며 피식, 웃었다. 다흰을 부축한 채로 교실을 빠져나간 그가 2층에 있는 보건실로 가기 위해 중앙 계단 쪽으로 향했다.

중앙 계단으로 향하기 전, 기욱은 일부러 현준의 반이 있는 쪽으로 가 서성였다. 그의 의도는 현준에게 이 상황을 알리는 것이었다. 수업 시간에 이다흰을 데리고 보건실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에게도 알려 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서.

기욱의 의도대로, 현준은 복도에서 서성이는 기욱과 눈이 마주쳤다.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한 다흰을 부축한 기욱이 소리 없이 입 모양만으로 ‘보건실’ 세 글자를 말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아챈 현준이 피식 웃어 보였다.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곧 따라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보건실을 향하는 길. 계단을 내려가는 그 순간에도 다흰은 미쳐 버릴 것 같았다. 그냥 앉아 있어도 힘든데, 걷기까지 하니, 알들의 진동이 더 세게 느껴지는 거였다. 더는 참을 수 없었던 다흰은 기욱의 몸에 매달린 채로 사정하기 시작했다.

“기, 기욱아. 더는…… 더는…… 못 참겠어. 흐으윽. 기욱아……. 못 견뎌……. 못 해…….”

노랗게 물든 세상이 눈앞에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발을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전립선이 폭발할 것만 같았다. 괴로워도 너무 괴로워, 이대로 실신할 것만 같은데. 기욱은 무심하리만큼 다흰을 부축한 채로 발걸음만 옮기는 거였다.

“기욱아, 흑. 남기욱. 흐으윽.”

다흰은 발걸음을 멈춘 채 기욱에게 매달려 울기 시작했다.

“씨발.”

그런 다흰을 내려다보며 기욱이 짜증스럽게 한 마디를 뱉었다. 이제 한 층만 더 내려가면 되는데, 바로 코앞이 보건실인데 여기서 이 지랄이었다. 보건실을 가야 벗겨 놓고 박아 줄 텐데.

“개년아. 거의 다 왔어. 엄살 부리지 말고 일어나.”

“흐윽. 못…… 하겠어. 못 해.”

“씨발, 이다흰.”

더는 못 가겠다며 울며 매달리는 다흰을 기욱이 잡아끌었다. 그렇게 억지로 계단에서 끌고 내려오는데.

“하으읏. 흑!”

갑자기 다흰이 짧은 교성을 내질렀다. 기욱이 이맛살을 구겼다. 시선을 내려 다흰의 아래를 내려다보니, 회색 하복 바지가 가랑이부터 천천히 젖어 드는 게 보였다. 씨발 년이 지려 버린 거였다. 못 견디고 바지를 입은 채로 그대로 지려 버렸다.

“하. 씨발…….”

점점 더 젖어 드는 다흰의 바짓가랑이를 기욱은 눈을 내리깔고 쳐다보았다. 분명, 짜증 나는 순간이어야 하는데. 어쩐지 다흰이 후장에 진동 에그를 처넣은 채로 지려 버렸다고 생각하니, 미치도록 꼴렸다. 이다흰이 바지에 지린 게 이토록 흥분될 일인지 알 수 없었지만, 오른쪽 허벅지 위에 고스란히 묻어 둔 자지는 확실히 단단해지고 있었다.

“개년아. 누가 보건실 가기도 전에 지려 버리래? 벌써 박힐 거 생각하니까 지릴 정도로 좋았어? 응?”

기욱이 다흰의 귀에 속삭였다. 다흰은 수치심과 괴로움에 서럽도록 엉엉 울었다. 성욕에 절어 좆을 찾아 대며 울부짖던 그였지만, 학교에서 바지에 지려 버리고 나니 너무 수치스러워 미칠 것 같았다.

“됐다. 일단 빨리 보건실로 가자. 누가 보기 전에.”

기욱은 그렇게 말하고 다흰을 부축해 보건실에 도착했다.

역시나 보건실을 텅 비어 있었다. 그때, 다흰이 운동장에서 쓰러졌을 때부터 느낀 거였지만, 보건 선생님은 툭하면 자리 비움이었다. 그리고 그게 한번 시작되면 끝도 없이 길어지기까지 했고.

“냄새나니까 바지부터 벗지?”

커튼으로 가려진 침대로 가, 기욱이 다흰에게 말했다. 다흰은 훌쩍거리며 젖은 바지와 속옷을 벗었다. 또다시 하반신을 벌거벗은 채로 다흰은 침대 옆에서 계속 울었다.

“그만 좀 처울고 침대로 올라가. 또 지리고 싶지 않으면.”

차가운 기욱의 말에 다흰은 바들바들 떨면서 침대 위로 올라갔다. 보건실에 누가 들이닥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에 심장이 급하게 뛰었다. 아래에서는 여전히 전립선을 건드려 대며 알들이 울려 대고, 또다시 사정감이 차오른 자지는 잔뜩 발기해 껄떡이고 있었다.

“흣!”

다흰이 침대로 올라가자, 기욱은 다흰을 침대 방향과 반대로 해 자리에 엎드리게 했다. 다흰은 아까 아침에 변기에 엎드렸던 것처럼, 침대에 가로로 엎드려 기욱에게 뒷구멍을 보여 주게 되었다. 기욱은 침대 옆에 선 채로 제가 아침에 막아 넣었던 마개를 무심하게 빼냈다.

“으응!”

구멍을 꽉 메우고 있던 마개가 빠져나가자, 다흰은 짧게 탄성을 내지르며 몸을 떨었다. 뻥 뚫린 구멍이 허공에 노출되며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허전했는지, 구멍이 움찔거리며 먹을 것을 찾았다. 살아 있는 듯, 먹이를 달라고 조르는 구멍을 보며, 기욱이 미소 지었다. 아까 아침에 다흰의 구멍에 쑤셔 넣었던 손을 다시 구멍 속에 집어넣고 안을 헤집었다.

“아응, 아……!”

기욱은 손목까지 쑤셔 넣고 안에 들어 있는 알을 매만졌다. 손가락 끝에 걸려 둥근 알들이 점점 더 밀려 내장 쪽으로 이동했다. 기욱은 부러 알을 더 밀어 배 안으로 집어넣었다. 처음에는 직장 가까이에 있던 알들이 어느덧 결장 넘어까지 이동하게 되었다.

“으아아, 아, 안 돼! 싫어! 흐응!”

배꼽 부근에서 강한 진동이 느껴지며 배 속이 뒤집혔다. 배 전체가 덜덜 떨리는 기묘한 감각에 다흰은 울부짖으며 몸을 뒤틀었다. 그러자 항문에 처박힌 기욱의 손에 직장이 여기저기 짓눌리며 쾌감이 피어올랐다. 무섭고 소름 끼치는 느낌과 함께 연이어 따라오는 쾌감에 다흰은 하릴없이 사정하고야 말았다.

“흐아아, 하아! 하으으, 흐으! 흣!”

보건실 침대 위에 정액을 수놓으며 다흰은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학교에 와서 아침부터 1교시가 채 끝나지 않은 지금까지 두 번이나 기욱의 손을 처먹은 보지는 완전히 쾌락에 절어 속살을 달달 떨어 대며 들어찬 알과 손을 씹어 먹기 바빴다.

“하으응, 아, 너무 좋아. 으응. 응. 더 해 줘. 더. 기분 좋게 해 줘. 응!”

기욱의 손을 뒤에 꽂고 다흰은 기분 좋아 엉덩이를 마구 흔들었다. 기욱은 다흰의 소원대로 손으로 내벽을 비비며 알을 굴렸다. 세 개의 알이 멋대로 뒹굴며 내장을 계속 흔들었다. 찌릿찌릿한 느낌에 온몸이 감전되는 것처럼 자꾸 튀어 올랐다. 다흰은 정신을 놓고 침을 흘리며 눈깔을 뒤집었다.

“씨발 년. 벌써 맛 갔네.”

완전 암캐처럼 변해 버린 다흰을 보며 기욱이 혀를 찼다. 아침에도 했으니, 주먹으로 하는 장난은 그만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씹질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그가 구멍에 들어찬 주먹을 막 빼내려던 찰나.

드르륵. 보건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연이어 슬리퍼를 끌며 침대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소리에 기욱의 눈이 가늘게 떠졌다. 당장 죽여 버릴 듯, 다가오는 이를 쏘아보고 있는데, 일순간에 닫혀 있던 커튼이 확 걷어지며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 씨발. 깜짝이야.”

보건실을 찾은 건 다름 아닌 현준이었다. 아까 기욱의 신호를 받고 찾아온 거였다.

“개새끼야. 왔으면 말을 해야 할 거 아냐?”

“굳이?”

다시금 커튼을 친 현준은 다흰이 엎드려 있는 보건실 침대를 두고 기욱의 맞은편에 섰다. 그가 다흰의 구멍 속에 꽂혀 있는 기욱의 손을 쳐다보았다. 잔뜩 벌어져 사람의 팔뚝을 씹어 먹고 있는 다흰의 엉덩이가 참 인상적이었다.

“학교에서 너무 과한 거 아니야?”

“어떤 씨발 년이 하도 씹창 내 달라고 애원하는 바람에.”

그렇게 말하고는 기욱이 구멍에 들어찬 손을 빼냈다. 아까보다 더 벌어진 구멍이 속살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찬 알들까지도.

“이건 뭐야?”

“그거? 장난감.”

현준의 물음에 기욱은 침대 옆에 놓인 휴지로 손을 닦으며 건성으로 답했다. 기욱의 손이 떠나 텅 비어 버린 구멍 속으로 현준이 손을 집어넣었다. 마치 의사 선생님이 집도하듯, 경건하게 구멍 속으로 손을 몽땅 쑤셔 넣은 현준은 아까 기욱이 그랬던 것처럼 구멍 안에 든 알을 매만졌다.

“진동 기능도 있네?”

“그냥 알만 집어넣어 주면 저 걸레 보지 년이 만족하겠냐?”

“하긴.”

현준이 다흰의 배 속에 든 알을 굴리는 동안, 다흰은 침대에 얼굴을 처박은 채로 기절할 듯 비명을 내질렀다. 이제 그는 제 구멍 속에 들어찬 손이 기욱의 것인지, 현준의 것인지 인지조차 할 수 없었다. 아니, 애초에 현준이 보건실에 왜 와 있는지조차 생각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저 배 속을 건드려 주는 손에 쾌감을 쫓을 뿐.

“이건 만질 때마다 존나 소름 돋아. 존나 징그러.”

현준이 다흰의 내벽을 손으로 쓸며 말했다.

“그래? 난 존나 좋던데.”

기욱이 피식 웃으며 답했다. 바지 지퍼를 내리고, 단단하게 굳은 좆을 꺼내며 그가 말을 이었다.

“존나 꼴리잖아. 저 씨발 년 보지 속살을 손으로 만지는 건데.”

좆의 발기 정도를 확인한 그가 현준에게 눈짓했다.

“그만 손 좀 빼지? 자지 좀 쑤셔 넣게.”

어깨를 으쓱여 보이곤, 현준이 구멍 속에 쑤셔 넣었던 손을 빼내었다. 흐응, 다흰이 약간의 신음을 흘렸다. 구멍이 크게 드러난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 엎드려 있는 다흰은 구멍 말고는 모든 신체 부위가 소멸한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인간성을 잃은 채, 두 남자만을 위해 존재하는 오나홀.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씨발 년. 존나 헐렁해졌어.”

“그러게 주먹질 좀 작작 하지 그랬어?”

주먹을 넣고 미친 듯이 쑤셔 댔으니, 구멍이 꽉 조여 오는 걸 기대하는 건 무리였다. 하지만 그 허전함을 귀두 끝에 닿아 오는 알들이 채워 주었다. 자지 기둥의 뿌리까지 쑤셔 넣으면 귀두 끝에 덜덜 떨리는 알들이 닿았다. 알의 진동을 따라 떨리는 내장에 대고 좆질을 하는 게 꽤 기분 좋았다. 기욱의 얼굴이 금방 일그러졌다.

“씨바알……. 장난감 쑤셔 넣고 박는 거 존나 기분 좋은데…….”

기욱은 평소보다 훨씬 공들여 깊게, 깊게 좆을 처박았다. 기욱이 좆질을 할 때마다 밀려나는 알이 아쉬웠지만, 여전히 진동이 느껴져 기분 좋았다. 기욱은 진동이 주는 황홀한 감각을 즐기며 무아지경으로 허리를 흔들었다.

“미친 새끼.”

기욱을 바라보던 현준은 피식 웃으며 제 좆을 꺼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다흰이 거의 정신을 놓은 채로 침대에 얼굴을 처박고 있는 게 보였다. 눈은 아예 초점을 잃은 채로 뒤집어 까고, 벌어진 입으로 침이 한 바가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성을 완전히 지워 버린 듯한 표정으로 흐으, 흐. 흐으으, 흐. 짐승이 앓는 소리만 흘려 대는 다흰의 머리통을 현준이 잡아 들었다. 뒷보지는 기욱이 쓰고 있으니, 대신 입 보지를 써야 했다. 마침, 위치도 딱 그랬고.

“후우. 후…….”

다흰의 입 안에 좆을 처넣은 현준이 긴 탄성을 뱉었다. 좆을 문 다흰의 야한 얼굴을 한참 쳐다보다가 그는 좆질을 하는 기욱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다흰의 구멍을 드나드는 기욱의 좆으로.

기욱이 다흰의 보지를 먹어 치우는 모습을 감상하며, 그는 다흰의 목구멍에 대고 좆질을 했다. 기욱 역시, 현준이 다흰의 목 보지를 쑤셔 대는 모습을 쳐다보며, 좆질을 이어 나갔다. 두 사람은 서로의 행위를 쳐다보며 더 흥분했다. 그리고 더불어 이곳이 학교라는 사실에 더 흥분하며, 절정을 향해 가고 있었다.

다흰은, 두 남자 사이에 끼어 학교에서 좆을 받아먹어야 하는 다흰은 아예 정신을 놓은 채, 쾌감에 절어 엉덩이를 흔들 뿐이었다. 알이 울려 대는 곳이 배 속이 아닌 머릿속이라도 되는 것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구멍을 쑤셔 주는 자지가 너무 좋아서, 목구멍을 찔러 대는 자지가 너무 맛있어서 이대로 죽어 버려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았다.

두 남자가 먹여 주는 자지가 너무 좋았다. 그게 제 형의 자지라는 사실도. 같은 반 친구의 자지라는 사실도. 더는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자지에 쑤셔지고, 좆 물만 받아먹을 수 있으면 모든 게 좋았다.

그렇게 18살 다흰은 두 남자 사이에서 오늘도 신음했다. 무려 학교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채로. 무려, 누구라도 들이닥칠 수 있는 보건실이라는 사실도 잊어버린 채로.

***

개학하고 나서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무더웠던 날씨도 금방 서늘해졌고, 어느새 하복과 춘추복 혼용 기간이 되어 버렸다. 이쯤 되면 학교에서는 늘 가을을 맞아 축제를 하곤 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유난히 은행나무가 많은 교정에 빗대어 은행제라고 이름 붙인 축제가 그것이었다.

“축제 때 너희 반은 뭐하냐?”

방과 후. 아이들이 모두 떠나 버린 학교 도서관. 그곳에서 책이랑 담쌓고 살 것 같은, 도서관과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기욱이 현준에게 물었다. 그는 책장에 비스듬히 기댄 채로 바지 앞섶을 벌리고 다흰에게 좆을 물리고 있었다. 다흰은 늘 그래 왔듯, 그의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좆을 빨고 있었다.

“글쎄. 딱히 관심 없어서.”

현준은 책장에서 책을 하나 빼내 대충 훑어보고 집어넣기를 반복하며 무심하게 답했다.

“너희 반은 뭐 하는데? 뭐 정해진 거 있어?”

“아니. 아직……. 아, 씨발. 이다흰. 이빨 닿았잖아. 좆 잘라 먹으려고 환장했어?”

기욱의 좆을 빨며 흥분했는지, 거칠게 고갯짓을 하던 다흰의 이빨이 기욱의 좆에 닿았다. 다흰은 몽롱한 표정으로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기욱을 쳐다보았다. 미안하다는 말은 눈빛으로 대신하고 계속해서 빨던 좆을 마저 빨았다.

다흰이 다시금 정성껏 좆을 빨기 시작하자, 기욱이 시선을 돌려 현준을 바라보았다. 현준은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했는지, 꽤 진지하게 책장을 넘기며 읽고 있었다.

“뭐 보나 마나 매년 하던 거 하겠지. 애새끼들 누나 옷 훔쳐 입고 와서 여장하고 춤 같은 거 추고 말이야.”

여기까지 말하던 기욱은 문득 머릿속에 무언가 떠올라 급히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늦은 오후, 노을이 짙게 비껴든 도서관은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책장이 만들어 내는 긴 그림자에 가려져 제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좆을 빠는 다흰의 모습이 시야를 완전히 잡아먹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무릎 꿇은 채 남자의 좆을 빠는 다흰의 얼굴은 단순히 야해 보이는 걸 넘어서, 어떤 묘한 느낌을 주었다. 사실, 기욱이 다흰을 보며 이런 느낌을 받은 건 처음이 아니었다. 다흰을 처음 본 순간, 저 새끼한테는 어떻게든 좆을 쑤셔 박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그렇게 끌렸으니까.

“야, 차현준.”

기욱의 부름에 현준이 읽고 있던 책에서 시선을 떼어 냈다. 기욱을 향해 뭐냐는 얼굴을 해 보이니, 꽤 신난 어조로 기욱이 말했다.

“이다흰. 여장시키면 존나 꼴릴 거 같지 않아?”

기욱의 말에 현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천천히 시선을 내려 다흰에게 가져가니, 몽롱한 표정으로 기욱의 좆을 빠는 야한 얼굴이 보였다. 살짝 풀린 동공을 반쯤 뒤덮은 커다란 눈꺼풀. 상기된 볼과 버거운 살덩이를 물고 잔뜩 벌어진 입술…….

확실히 기욱의 말이 맞았다. 지금도 충분히 꼴리지만, 거기에 여장까지 한다면 한층 더 맛있어 보일 것 같았다.

“그러게.”

“그렇지? 맞지? 축제 때 이다흰 여장이나 시켜 볼까?”

“가능해?”

“안 될 건 뭐야. 애새끼들 존나 좋다고 할 거 같은데.”

얘기를 끝낸 기욱이 다시금 시선을 내렸다. 여장을 시킬 생각을 하니, 지금까지 참아 왔던 사정감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기욱은 다흰이 물고 있는 좆을 급히 빼내었다. 다흰은 물고 있던 좆이 빠져나가자, 의아한 눈빛으로 기욱을 올려다보았다.

기욱이 다흰의 얼굴에 대고 거칠게 좆을 흔들었다. 기욱의 의도를 눈치챈 다흰은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혀를 길게 내밀었다. 빠른 손길을 따라 커다란 귀두가 다흰의 혀를 계속 때렸다. 기욱의 거친 숨소리가 도서관에 울려 퍼지고, 흉측하게 부푼 좆이 울컥 흰 물을 뱉었다.

“후, 씨발…….”

기욱의 자지가 뱉어 내는 하얀 물은 다희의 얼굴에, 입술에, 혓바닥에 골고루 흩뿌려졌다. 다흰은 쏟아지는 정액을 맞으며 황홀한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얗고 예쁜 얼굴에 끈적한 액체가 덕지덕지 묻어 줄줄 흘러내렸다. 다흰은 내민 혀를 이용해 제 입가에 묻은 정액을 핥았다. 그 작고 귀여운 혀가 정액을 할짝대는 모습은 우유를 먹는 아기 고양이처럼 보였다.

“난 한 발 뺐으니까 먼저 박으려면 박든지.”

다흰의 얼굴에 처발린 정액에 귀두를 문지르며 기욱이 말했다.

현준은 들고 있던 책을 책장에 꽂아 넣었다. 바지 지퍼를 내리고 좆을 꺼내 다흰에게 다가갔다. 삽입을 위해, 다흰의 얼굴에 뿌려진 기욱의 정액을 귀두 끝에 발랐다. 다흰은 제 얼굴에 문질러지는 두 개의 좆을 양손으로 잡았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두 개의 좆 머리를 번갈아 가며 혀로 핥고 입에 넣었다.

그런 다흰을 내려다보는 기욱의 심장은 다른 때보다 더 세차게 뛰고 있었다. 지금 두 개의 좆을 번갈아 가며 빠는 다흰의 모습 위로 여장을 한 모습이 겹쳐 보였다.

“씨발. 축제가 기다려지긴 또 처음이네.”

곧, 현준이 다흰을 잡아 일으켰다. 책장을 마주 보고 기대게 만든 그가 다흰의 바지를 벗겼다. 어떠한 전위도 없이, 현준이 다흰의 구멍에 좆을 쑤셔 박았다. 그 모습을 보며 기욱은 정액과 침으로 범벅이 된 좆을 천천히 문질렀을 뿐이다.

***

축제 당일. 텅 빈 교실에서 다흰은 여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축제가 있기 전, 반 대항 장기 자랑 때 무얼 하면 좋겠냐는 회의 시간에 기욱이 다흰의 여장을 제안했고, 그걸 반 아이들은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물론, 다흰 혼자 무대에 올라가면 썰렁해질 수도 있을 테니, 아이들 몇 명을 함께 올려 보내기로 했다. 다흰은 예쁘게 꾸며서, 나머지 애들은 웃기게 분장시켜서.

그러한 이유로, 다흰은 저녁에 있을 장기 자랑 무대를 하기 전, 분주하게 여장을 준비하게 되었다. 그의 옆에는 나름 메이크업을 배웠다고 하는 같은 반 아이 한 명이 커다란 메이크업 가방을 펼쳐 둔 채로 다흰의 얼굴에 무엇인가를 열심히 처바르고 있었다.

“멀었냐?”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기욱이 지루했는지 퉁명스럽게 물었다. 나름 열심히 작품 활동에 몰두 중이었던 아이는 물어 온 아이가 ‘남기욱’이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대충 대답했다.

“원래 오래 걸려. 기다려.”

메이크업하는 아이의 말투가 상당히 거슬렸으나, 기욱은 날이 날이니만큼 꾹 참아 넘길 수 있었다.

기욱은 늘어지게 하품을 하다가 가는 눈을 하고 이다흰을 힐끔거렸다. 딱히 뭐 달라진 것도 없는 것 같은데, 하루 종일 뭘 그렇게 처바르고 토닥이고 하는지……. 어쩌다 한 번이니까 참지, 저걸 매일 한다면 아마 미쳐 버릴지도 모르겠다고 그가 속으로 생각했다.

“다 됐다!”

기다리다 지친 기욱이 거의 곯아떨어지기 직전,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다흰의 메이크업이 완성되었다. 기욱은 거의 의자 뒤로 넘어갈 듯 기대앉은 자세를 급히 바로 하곤, 급히 다흰을 바라보았다.

“어때?”

메이크업을 담당한 아이가 우쭐거리며 물었다. 당연히 칭찬 세례가 쏟아질 거란 예상을 하며 뿌듯해하고 있는데, 의외로 기욱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별……로야?”

왜인지 아무런 말이 없는 기욱을 보며 짐짓 기가 죽은 메이크업 담당 아이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잔뜩 불안한 눈빛으로 기욱의 표정을 살피는데.

“고생했다. 그만 가 봐.”

기욱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 어?”

“다른 애들도 마저 분장해 줘야 할 거 아냐. 그만 가 보라고.”

“어, 어…….”

싸늘한 태도에 아이는 허둥대며 메이크업 박스를 정리했다. 황급히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난 그가 무엇에 쫓기듯 교실을 벗어났다.

우당탕탕, 한바탕 소란이 지나간 교실은 순식간에 귀신이 지나간 듯 정적이 찾아왔다. 아직 제 얼굴을 보지 못한 다흰은 어떤 상황인지 몰라 그저 그 커다란 눈만 굴려 대고 있었다.

“이다흰.”

기욱이 부르자 다흰이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가뜩이나 하얀 얼굴에 뽀얗게 분칠을 하고, 커다란 눈가에는 반짝이를 발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원래도 길었던 속눈썹은 마스카라 칠을 해, 큰 눈을 더 크게 보이게 했다.

“옷 입어 봐.”

기욱은 조금의 표정 변화도 없이 옆에 놓인 쇼핑백을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 들고 다흰은 망설였다.

“여기서?”

“아무도 안 와.”

“그렇지만…….”

쇼핑백에 든 것은 교복이었다. 가짜 여자 교복.

세일러복 형식으로 된 교복은 상의 중앙에 커다란 리본이 달려 있었고, 아래는 짧은 플레어스커트로 되어 있었다. 무대에 올라가는 애들과 맞춰 입으려고 단체로 대여한 옷이었다. 물론, 같은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사이즈는 다 달랐지만.

“뭐 해? 안 입을 거야?”

립글로스를 발라 번들거리는 입술을 다흰이 짓씹었다. 지금 옷을 벗는다면, 온몸에 있는 붉은 자국과 멍이 적나라하게 보일 터였다. 그래서 누군가 갑자기 들이닥칠지도 모르는 교실에서 옷을 벗고 싶지 않았는데, 기욱이 그렇게 하라고 하니 따라야만 했다.

“…….”

기욱이 빤히 쳐다보는 가운데 다흰이 옷을 벗어 나갔다.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모든 옷을 챙겨입은 기욱의 앞에서 홀로 벌거벗는 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매번 할 때마다 다흰은 너무 부끄러웠고 창피했다. 교복 상의를 벗고, 바지마저 벗었다. 하얗고 깡마른 몸에 여기저기 정사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 있었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현준과 기욱의 사이에 안겨 몸을 내어 주었던 다흰이었다.

“이건…… 너무 짧은데…….”

쇼핑백에서 옷을 꺼낸 다흰은 그것을 펼쳐 보고는 울상을 지었다. 이런 여자 옷, 입어 본 적도 당연히 없거니와 입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고작해야 몇 뼘 되지도 않는 이런 작은 사이즈의 옷이 제 몸을 다 가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정말 여자들이나 입을 만한 사이즈의 옷을 가져온 것이다.

“기욱아……. 이런 건 못 입겠어……. 너무 창피해…….”

다흰은 마지막으로 기욱에게 애원해 보기로 작정했다. 이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느니, 차라리 기욱의 손에 몇 대 맞고 끝내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그르렁거리며 손부터 올릴 거라고 생각했던 기욱은 의외로 조용했다. 그 매서운 눈을 한껏 내리깔고 아무런 말 없이 다흰을 주시하는 거였다.

차라리 욕을 하고 손찌검을 하면 덜 무서우련만……. 말 한마디 없는 기욱의 눈빛에 다흰은 오히려 더 몸이 움츠러드는 것 같았다.

“알겠어……. 입…을게…….”

다흰은 거의 울먹이는 얼굴로 애써 가짜 교복의 상의를 집어 들었다. 어떻게 입는지 몰라 한참을 살펴보던 다흰은 숨겨진 단추를 찾아내곤 그걸 풀러 위에서부터 뒤집어썼다.

“으음…….”

역시나 예상대로 사이즈가 맞지 않았다. 마치 크롭 티처럼 복부가 살짝 드러났고, 어깨선도 맞지 않아 어색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워낙에 다흰이 마른 데다가 허리가 얇아 통은 그렇게 붙지 않는다는 거, 그거 하나였다.

다흰은 불편하고 어색한 상의를 입고 어색한 몸짓으로 치마를 집어 들었다. 역시나 어떻게 입는 건지를 몰라 한참 헤매던 그는 숨어 있는 슬라이더를 발견하고 겨우 지퍼를 내릴 수 있었다.

“아…….”

다행히 치마의 허리는 부족함 없이 잘 맞았다. 다만 짧아도 너무 짧은 길이 때문에 조금만 다리를 벌리고 걸어도 안쪽이 다 보일 것 같았다. 하얀 허벅지가 그대로 다 노출되었다.

“이것도 신어야지.”

겨우 교복을 다 입은 다흰에게 기욱은 니 삭스가 들어 있는 쇼핑백을 가리켜 보였다. 다흰은 쭈뼛거리며 쇼핑백 안에 든 니 삭스를 꺼내 들었다. 무릎 위까지 살짝 올라오는 검은색의 오버 니 삭스는 윗부분에 흰색 줄이 두 개 둘려 있었다.

“다 입었어…….”

교복에 니 삭스까지 신은 다흰은 기욱의 앞에 수줍게 섰다. 어색한지 연신 치마를 잡아 내리는 그 모습이 단번에 기욱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씨바알…….”

기욱은 끝내 참았던 감탄사를 터뜨렸다. 자리에서 다급하게 일어선 그가 다흰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교실 뒤편으로 향한 그가 다흰을 거울 앞에 세웠다. 다흰은 거울 속, 생전 처음 보는 제 모습과 마주할 수 있었다.

“……!”

거울을 바라본 다흰의 두 눈동자가 정처 없이 일렁였다. 너무나도 낯선 모습……. 여자들이나 입을 법한 옷을 입고, 얼굴엔 화장까지 했다. 그런 제 모습이 예쁘다, 아니다를 떠나서 너무 충격적이었다. 억지로 입은 옷은 어깨가 맞지 않아 어색하고 징그럽기까지 했다. 살짝 보이는 허리선과 치마 아래로 드러난 허벅지 역시, 너무 추하고 이상해 보였다. 이런 모습으로 밖에 나가고, 전교생이 보는 무대에 올라가야 한다니……. 죽고 싶을 만큼 처참했다.

“싫어……. 이런 거…….”

다흰의 눈에 금방 눈물이 차올랐다. 아무리 남자의 좆에 미쳐 살고 있다지만, 이런 모습까지 해 보여야 한다는 사실에 서러움이 북받쳐 올랐다. 자괴감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가 절로 떨구어졌다.

“이다흰.”

다흰의 뒤편에 선 기욱이 손을 뻗어 다흰의 턱을 잡아 얼굴을 들어 올렸다. 억지로 거울을 바라보게 각도를 고정한 그가 다흰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보지 돌리는 년이라 그런가? 여자 옷도 존나 잘 어울리네, 이다흰.”

“기욱아…….”

“씨발. 나 벌써 섰잖아. 아까 너 화장한 거 봤을 때부터 존나 서 있었어. 알아?”

기욱이 다흰의 손을 잡아 제 바지 위로 얹었다. 놀란 다흰이 다급히 문 쪽을 바라보았다. 복도 쪽으로 난 창을 통해 누가 쳐다보는 건 아닐까 무서워 죽겠는데, 기욱은 아무렇지 않게 다흰의 손을 잡고 바지 위로 좆을 주물렀다.

“기욱아. 하지 마. 누가 보면 어떡해…….”

“가만히 있어. 지금 존나 흥분되니까.”

“기욱…….”

기욱은 좆을 자극하며 계속해서 거울을 통해 다흰을 노려보았다. 뭘 처발라놓은 것인지, 반들반들거리는 입술이 야해 미칠 것 같았다. 당장 저 입술에 좆을 쑤셔 박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책상 위에 올려 치마를 찢고 가랑이를 벌려 그대로 좆을 처박고 싶었다. 저 예쁜 얼굴로 신음하며 걸레처럼 엉덩이를 흔드는 모습이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하아……. 씨발…….”

하지만 곧 장기 자랑 무대가 시작될 터였고, 어서 준비를 끝내고 내려가야만 했다. 무대에 올리기 전에 차현준한테도 보여 줘야 했고.

결국, 기욱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흰의 목을 몇 번 빠는 것을 끝으로 물러났다.

“좆같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일찍 준비하라고 하는 건데.”

혼잣말처럼 그렇게 중얼거린 기욱이 애써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아직 가라앉지 않은 좆이 오른쪽 허벅지 위에 징그럽게 솟아 있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가라앉을 터였다. ……물론 다흰의 저 꼬라지를 보자면, 죽긴 할지 의문이긴 했지만.

“나가자. 늦겠다.”

기욱이 먼저 뒷문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옆으로 삐딱하게 비켜서니, 다흰이 우물쭈물하며 뒤를 따랐다.

교실을 나선 두 사람은 몇 개 층을 내려가 건물을 빠져나갔다. 운동장으로 나가니, 온갖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한 메인 무대가 시선을 강탈했다. 운동장에 도착하기 전, 두 사람은 건물 출구에서 현준과 맞닥뜨렸다. 그들이 나오기까지 기다리고 있던 현준이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려?”

“미안. 그렇게 되었네.”

현준은 기욱의 뒤에 바짝 붙어 따라오는 다흰을 한 번 힐끔거렸다. 화장하고 제 몸에 맞지도 않는 작은 여자 교복을 차려입은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야해 보였다.

“차현준. 자리는?”

“맡아 뒀어.”

현준의 말에 기욱이 먼저 운동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어쩐 일인지 한 발짝 늦게 발걸음을 떼어 낸 현준이 다흰에게 다가섰다. 잔뜩 얼굴을 찌푸린 채로 올려다보는 다흰의 머리통 위로 현준이 손을 얹었다. 부드러운 갈색의 머리를 흐트러뜨리며 그가 한마디 했다.

“예쁘네.”

낮게 내려앉은 노을을 등지고 선 현준의 모습이 다흰의 시야에 콱 틀어박혔다. 예쁘다고 짧게 말하는 그 낮은 목소리 역시도.

“뭐 해? 안 와?”

몇 걸음 앞서 나가던 기욱이 뒤돌아보며 짜증스럽게 말했다. 현준은 자연스럽게 다흰의 머리에 올리고 있던 손을 내리고 앞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다흰은 잠시 멍해 있다가 뒤늦게서야 그들을 따라나섰다. 운동장에 가까워질수록 메인 행사인 장기 자랑이 곧 시작된다고 알리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다흰이 운동장에 완전히 도착했을 때, 기욱과 현준은 미리 잡아 놓은 자리에 앉아 다흰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다흰은 창피함에 고개를 푹 숙인 채로 그들에게로 향했다. 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으나 다흰은 애써 무시했다. 앞으로 무대에 오르면 더한 소리를 들어야 할지도 몰랐으니까.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그럼 은행제의 하이라이트, 대망의 전 학년 장기 자랑을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나비넥타이를 맨 사회자가 너스레를 떨며 시작 멘트를 치자, 운동장을 가득 메운 학생들이 동네가 떠나가라 소리를 질러 댔다. 운동장을 채운 학생들은 이 학교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으나, 근처에 있는 다른 학교 학생들도 많이 있었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은행제의 저녁 행사를 보기 위해 이곳으로 달려온 거였다.

[자, 그럼. 파릇파릇한 1학년부터 시작해 볼까요?]

순서는 1학년, 2학년, 3학년 순서였다. 2학년인 다흰의 차례는 한참이나 남았지만, 다흰은 긴장돼 죽을 것 같았다.

사실 무대에 올라가서 다흰이 할 건 딱히 없었다. 요즘 유행하는 걸 그룹 안무를 추는 무대였지만, 다흰이 워낙 숫기도 없는 데다가 춤도 출 줄 몰라서 애들이 대충 얼굴마담만 하며 몸만 흐느적대라고 시켰다. 옆에서 다른 애들이 열심히 춤추면서 분위기를 띄우면, 다흰은 그냥 얼굴만 내밀고 몸만 살짝 흔들어 대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사실, 말이 몸만 살짝 흔들어 대는 거지, 그것마저도 다흰은 정말 곤욕스럽게 느껴졌다. 사람들 보는 앞에서 이런 옷을 입고 있다는 것 자체로도 괴로운데, 거기서 엉덩이까지 살랑살랑 흔들어야 한다니, 정말 이런 모욕이 또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웃고 떠들며 신나서 무대를 구경하는 동안, 다흰은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입술만 짓씹기를 수십 번. 시간은 빠르게 흘러 1학년에 이어 2학년의 차례가 되었다. 3반인 다흰의 차례가 곧 다가왔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가장 피하고 싶었던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3반 무대 뒤로 와서 대기해 주세요!]

진행을 맡은 학생 회장단의 누군가가 그렇게 관객석에 대고 외쳤다. 다흰은 딱 혀라도 깨물고 싶은 심정으로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

“이다흰. 네 차례라는데?”

기욱이 웃으며 말했다. 다흰은 놀란 토끼처럼 두 눈을 크게 뜨고 침을 꼴깍 삼켰다.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망설이고 있는데, 기욱이 손수 그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데려다줄게.”

이런 친절, 하나도 고맙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기욱의 손을 뿌리치고 이대로 도망쳐 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제 손목을 잡은 기욱의 손아귀 힘이 무척이나 셌다. 아무래도 도망치고 싶은 제 마음을 읽은 듯했다.

“어, 이다흰 왔다!”

무대 뒤편으로 가니, 다흰과 같은 옷을 입은 5명의 남자애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흰은 저와 같은 처지의 아이들을 보니 한편으로는 조금 안심이 되는 것 같으면서도, 우스꽝스러운 그들의 모습을 보자니, 남 일 같지가 않아 우울해지기도 했다.

“그럼, 잘해라.”

마지막 인사를 남긴 기욱이 다흰을 남겨 둔 채로 자리를 떠났다. 다흰은 멀어지는 기욱을 보며 울상이 되어 버렸다. 정말 몇 분 뒤면 무대에 올라야 한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이대로 그냥 집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이런 건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

[3반 스탠바이.]

그런 다흰의 마음과는 달리, 야속하게도 3반의 차례가 다가오고야 말았다.

“야, 가자.”

아이들에 이끌려 다흰도 얼떨결에 무대 구석에 오르게 되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무대에 오르니 조명이 너무 눈부셔서 객석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잘된 걸지도 몰랐다. 이대로 앞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차라리 나을지도…….

[자, 그럼 다음은 2학년 3반의 순서입니다. 3반 학우들은 과연 어떤 무대를 준비했을지 우리 다 같이 불러 볼까요?]

너무나도 형식적인 사회자의 멘트에도 관객석의 아이들은 신나서 함성을 질러 대기 바빴다. 그들의 환호에 맞춰 다흰은 아이들과 함께 무대 중앙으로 이동했다. 역시나 무대 중앙에서도 관객석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고막이 떨어져 나갈 듯한 함성 소리만 죽어라 들려왔을 뿐.

[자, 3반 학우들. 각자 자기소개 좀 부탁드릴까요?]

사회자의 요청에 아이들은 저마다 준비한 소개를 한마디씩 늘어놓았다. 가장 마지막에 서 있던 다흰은 그저 이다흰입니다, 짧게 얘기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다흰의 소개 때 함성 소리가 가장 컸다. 특히나 근처 학교에서 온 여학생들이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누구야, 너무 예뻐! 완전 아이돌! 그녀들은 예쁘장한 외모의 다흰을 향해 아낌없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럼, 3반의 무대를 보겠습니다!]

곧 시끄러운 노래 소리가 들려오고, 연습한 대로 열을 맞춘 아이들은 저마다 맡은 바 임무를 착실하게 수행하기 시작했다. 다흰은, 정말 이 순간이 죽는 것보다 싫은 다흰은 아이들이 시켰던 대로 멀대같이 서서, 얼굴을 푹 숙인 채로 어색하게 골반만 흔들었을 뿐이었다.

그런 다흰의 성의 없는 춤사위에도, 관객들은 완전 그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대놓고 소리를 지르며 좋아하는 여학생들과 달리, 같은 학교의 남학생들은 수군거리며 저들끼리 말을 주고받기 바빴다. 쟤가 누구야? 처음 보는 얼굴인데. 그때 축구 하다가 쓰러진 애 아니야? 왜 차현준이랑 남기욱이 서로 보건실 데려가겠다고 했던……. 뭐야, 1학기 때 3반에 그 전학 온 애? 걔가 그렇게 예뻤나? 저 정도면 씨발 그냥 여자라고 해도 믿겠는데? 다리 존나 예쁘네. 존나 꼴려.

기욱은 옆에서 애들이 다흰을 두고 하는 희롱을 유심히 듣고 있었다. 무대가 계속될수록, 다흰을 희롱하는 아이들의 수위는 점점 높아졌다. 그들은 대놓고 무대 밑에서 다흰의 치마 속을 휴대폰 사진으로 찍거나, 영상으로 촬영했다.

무대가 끝나자, 이제껏 없었던 크나큰 함성이 운동장에 울려 퍼졌다. 마지막으로 인사를 한 3반 아이들이 무대 밑으로 내려왔다. 다흰은 창피함에 고개를 푹, 숙인 채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

“야, 이다흰. 수고했다.”

“애들 반응 죽이던데?”

“이다흰 덕분에 우리 반이 1등 할 듯.”

저마다 다흰에게 수고했다고 인사를 건네는 동안, 어느새 무대 뒤편에 마중 나온 기욱이 다흰을 불렀다.

“이다흰.”

익숙한 목소리에 다흰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의 시야에 그를 기다리고 있는 기욱과 현준의 모습이 보였다.

“아…….”

다흰은 함께 수고한 반 아이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곤 기욱과 현준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기욱은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게 다흰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평소라면 친구끼리 하는 스킨십처럼 보였을 모습임에도, 다흰이 여장을 한 덕분인지 묘한 느낌을 자아냈다.

“너 죽이더라? 아주 남자애들이 환장하던데?”

건물 뒤편. 으슥한 곳으로 향하며 기욱이 다흰의 귀에 그렇게 속삭였다. 다흰은 창피함에 얼굴조차 들지 못하고 계속해서 땅만 보고 걸었다. 그런 두 사람을 쫓아 현준도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세 사람이 도착한 곳은 쓰레기장 근처였다. 맨 처음, 현준이 기욱의 좆을 빠는 다흰을 목격했던 그 장소. 사람들이 잘 찾지 않아 주로 기욱이 다흰에게 펠라를 시켰던 장소였다.

“이다흰 여장한 거 보니까 존나 꼴려. 장기 자랑 보는 내내 미치는 줄 알았잖아.”

기욱이 교복 바지의 지퍼를 내리며 그렇게 말했다. 좆을 꺼내 드는 기욱을 보며, 다흰은 눈을 내리깐 채 입술을 짓씹었다. 두 사람에게 몸을 대 줘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축제가 채 끝나기도 전에 하게 될 줄 몰랐다. 비록 외진 곳이라고 하지만, 운동장에 사람들이 저렇게 많이 모여 있는데, 이곳을 누군가가 찾지 않으리란 법은 없었다.

다행히 해가 져 사방이 어두컴컴했지만, 가로등 불빛이 있어 누군지 충분히 보일 터였다. 이곳에서 두 남자의 좆을 받아먹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기욱아……. 여긴 너무 들키기 쉽지 않을까? 차라리 화장실이나 교실에 가서 하는 편이…….”

다흰은 안 될 걸 알면서도 기욱을 설득하기 위해 그리 말했다. 하지만 역시나 기욱에게 조금도 들어 먹힐 리 없었다. 애초에 이 장소를 택한 건 기욱이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운동장이랑 가까웠고 탁 트여 있었으니까. 누군가에게 들킬 수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더 꼴렸으니까. 이다흰이 불안해할수록 더 흥분되었으니까.

“씨발 년아 개소리하지 말고 팬티나 벗어. 바로 박게.”

기욱이 단칼에 잘라 거절하자, 다흰은 불안한 눈빛으로 엉기적거리며 손을 아래로 내뻗었다. 현준과 기욱. 두 사람이 쳐다보는 가운데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속옷을 끌어 내렸다. 보일 듯, 말듯.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며 속옷을 벗는 다흰의 모습에 두 사람은 잠시도 눈을 뗄 수조차 없었다. 그냥 벗겨 놓은 것보다, 팬티만 벗은 채 여자 옷을 입고 있는 게 훨씬 더 꼴렸다.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좆이 한계까지 딱딱하게 발기해 버렸다.

“흣!”

다흰의 뒤에 쭈그려 앉은 기욱이 다짜고짜 다흰의 치마를 들쳤다. 다흰은 화들짝 놀라 몸을 움찔거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아예 치마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엉덩이 사이에 얼굴을 묻은 기욱의 모습이 보였다.

“으응…….”

기욱은 치마 속에 얼굴을 처박고 두 손으로 다흰의 엉덩이를 세게 그러잡았다. 양쪽으로 엉덩이를 잡아 벌린 그가 벌어진 구멍에 코를 처박았다. 쓰읍, 크게 숨을 들이쉰 그가 구멍 냄새를 깊게 들이켰다.

기욱이 구멍에 대고 냄새를 맡자, 다흰은 참을 수 없이 성감이 피어올랐다. 간지러우면서도 흥분되는 그 느낌에 다흰의 눈꺼풀이 나른하게 내려앉았다. 점점 몽롱한 기분이 몰려오며 몸에 힘이 빠져나갈 때쯤, 기욱이 아예 다흰의 구멍에 입을 대고 빨기 시작했다. 키스하듯 괄약근에 입술을 맞대고 안으로 혀를 집어넣어 돌렸다. 구멍 속으로 침을 밀어 넣으며 혀로 내벽 구석구석을 핥아 촉촉하게 적셔 나갔다.

기욱이 구멍을 빨아 주자, 얌전했던 다흰의 자지가 금방 발기해 버렸다. 짧은 치맛자락이 발기한 좆을 따라 들어 올려졌다. 플레어스커트의 끝자락이 그냥 얌전히 내려 있어도 야한데, 그게 발기한 좆을 따라 들어 올려지기까지 하니, 참을 수 없이 야해 보였다.

현준 역시 다흰에게 다가갔다. 화장을 한 커다란 눈이 가로등 불빛을 받아 오묘한 느낌을 자아내며 빛났다. 현준은 다흰의 앞에 도착하는 대로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어 주었다. 부드럽게 쓸어내리는 그 손길에 다흰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감겼다.

긴 속눈썹이 조명을 받아 음영을 드리우고……. 네가 원하는 모든 걸 주겠다는 듯, 순종적인 표정으로 눈을 감은 다흰을 보며 현준이 천천히 상체를 숙였다. 곧 다흰의 입술을 현준의 입술이 포개 왔다. 현준이 처음 다흰을 강간할 때 한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하는 키스였다.

부드럽게 입술을 열고 들어와 입 안을 헤집고 혀를 감아 오는 현준의 혀에 다흰의 숨소리는 급격하게 거칠어졌다. 뒤에서는 기욱이 구멍을 핥아 주고, 앞에서는 현준이 키스해 주고……. 두 사람이 해 주는 애무가 너무 달콤해 다흰은 그대로 녹아 버릴 것만 같았다. 아직 섹스는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성감이 지독했다.

“으응. 응…….”

다흰이 녹아내리기 시작하자, 뒤를 빨던 기욱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딱딱하게 굳은 좆을 잡고 다흰의 뒤에 바짝 붙었다. 제 침으로 잔뜩 적신 구멍 안으로 좆을 밀어 넣었다. 흣, 다흰의 몸이 중심을 잃고 앞으로 밀려 났다.

“하으응, 응!”

삽입에 따르는 통증을 못 견디겠는지 다흰이 키스하던 입술을 떼어 냈다. 현준의 가슴에 잔뜩 일그러뜨린 얼굴을 묻고, 한 손을 다른 쪽 가슴에 얹어 교복 셔츠에 주름이 지도록 세게 움켜쥐었다.

현준은 시선을 내려 다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픔 혹은 쾌감을 견뎌 내려 구겨진 미간은 세로로 주름이 여럿 져 있었다. 찡그린 눈가엔 눈물 한 방울이 마스카라가 발라진 속눈썹 끝에 맺혀 있었다.

따듯하고 커다란 손이 다흰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다흰은 지금 제 머리를 쓰다듬는 이가 평소 저를 개처럼 강간하던 현준이라는 사실조차 잊고, 그의 품에 안긴 채로 삽입의 괴로움을 이겨 내고 있었다.

“씨발.”

기욱은 다흰이 현준에게 안긴 채로 제 좆을 받아 내기 시작하자 묘하게 기분이 가라앉았다. 현준과 대놓고 다흰을 강간할 때는 안 그랬었는데, 지금 모양새는 마치 저 혼자서 다흰을 강간하고 현준이 위로해 주는 것처럼 보여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욱은 저보다 훨씬 키가 작은 다흰의 구멍에 높이를 맞추기 위해, 허벅지를 숙인 채로 허리를 추어올렸다. 그러다 보니 좆이 깊게 들어가지도 않았고, 다흰의 몸이 자꾸 앞으로 쏠려서 불편했다.

마침 현준의 품에 안겨 있는 꼴도 보기 싫겠다, 기욱은 자세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다흰의 허벅지 안으로 두 손을 집어넣었다. 그 상태로 다흰의 두 다리를 들어 올리고 허리 짓을 하기 시작했다.

“아……! 안 돼! 흣!”

순식간에 현준의 품에서 벗어나, 몸이 들린 상태로 박히게 된 다흰은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했다. 기욱의 좆을 서서 받는 것도 괴로운데, 이렇게 들린 채로 박히게 되니, 너무 깊은 곳까지 기욱의 좆이 쳐들어와 견디기 힘들었다. 거기다가 혹여나 기욱이 제 몸을 놓쳐 떨어지게 되는 건 아닐까 두렵기도 했고.

“기욱아, 싫어. 무서워. 내려 줘. 내려 줘……, 흑.”

다흰이 심하게 울기 시작하자, 기욱은 희열이 끓어 올랐다. 그래, 이거지. 기욱은 다흰이 괴로워하는 모습에 만족하며 세게 허리를 움직였다. 허벅지에 붉은 자국이 드리워지도록 양손으로 허벅지를 세게 그러잡고, 팔뚝과 허벅지에 힘을 준 채로 몸을 흔들었다.

핏줄이 솟을 정도로 굵어진 자지가 비좁은 구멍을 드나들며 더 활개 치기 시작했다. 이라도 달린 듯 꽉 물고 조여 오는 괄약근을 통과해, 미끈하고 끈적한 내벽에 몸을 치대고, 마지막으로 S자로 꺾여 더는 뚫을 수 없는 내장에 좆 머리를 콱 들이받았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폭군처럼 안을 찍어 대는 좆 머리에 다흰은 머리가 다 울리는 것 같았다. 뱃가죽 위로 툭툭 솟아나는 그 거대한 좆이 위를 뚫고 목구멍 밖으로까지 나올 것만 같아 무서웠다.

“흐윽, 조금만 살살……. 기욱아, 기욱. 흐으윽.”

다흰은 본능을 좇아 손을 뒤로 내밀어 기욱의 팔을 다급하게 붙잡았다.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가, 저도 모르게 구멍을 더 조였다. 젤이 아닌, 침 따위로 급하게 적신 구멍에 불이 붙은 듯 화끈거리며 작열감이 극심했다. 누군가에게 들킬 수도 있다는 사실과 떨어질 듯, 말 듯 기욱의 손에 붙들려 있는 몸에 두려움 또한 계속 불어났다.

그런 다흰을 보며 기욱의 희열감은 더울 불어 가고 있었다. 그가 난폭하게 좆질을 이어 가며 다흰에게 속삭였다.

“썅년아. 너, 이런 거, 좋아하잖아. 억지로, 당하는 거. 환장하고, 좋아하잖아. 아니야?”

“그, 그런 적 없어……. 흐윽.”

“그래? 다른, 새끼들한테. 따먹히고, 싶어서, 그 지랄하고, 애새끼들, 좆, 세워 준 거 아니야?”

“기욱아, 무슨 말…… 하는 거야……? 흣!”

“애새끼들 너 보면서 좆 만지던데? 너한테 좆 물리고 싶다고.”

퍽. 기욱이 뿌리 끝까지 좆을 크게 쳐올렸다. 명치 아래 내장이 뭉치며 위가 두들겨 맞았다. 흔들리는 몸을 따라 펄럭이는 상의 안에서 배가 불룩하게 솟아올랐다. 당장 터질 것 같은 배 속과 달리, 좆을 문 괄약근과 항문은 들어찬 거친 살덩이를 신나게 빨아 대고 있었다.

“기욱아……. 흐윽. 그만……, 그만……. 흑.”

“아까, 너, 이딴 치마 입고, 엉덩이 흔들어 대는데. 뒤에서, 애새끼들이, 뭐라고 했는 줄, 알아?”

“모, 몰라. 그런 거…….”

“씨발 년, 치마, 찢고, 존나 처박고 싶다고.”

“기, 기욱……!”

“너, 돌려서, 따 먹고 싶다고.”

“흐으윽. 흑.”

“후장, 존나 찢어 버리고 싶다고, 그 지랄하던데? 알아?”

“하으윽!”

기욱은 실제로 있지도 않은 일을 들먹이며 다흰을 희롱했다. 기욱의 능욕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흰의 좆에서 좆 물이 터져 나왔다. 펄럭거리는 치맛자락 사이로 삐져나와 정신없이 흔들리는 자지가 공중에 대고 흰 물을 쏟아 냈다. 그걸 보고, 현준도, 기욱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걸레 같은 년이 진짜…….

“씨발. 다른 새끼들이 따먹고 싶다고 하니까 그렇게 좋았어? 바로 가 버릴 정도로?”

기욱은 다흰이 사정하는 동안 더 빠르게 팔과 허리를 움직이며 구멍을 쑤셔 주었다. 그와 동시에 현준이 그의 앞에 쭈그려 앉았다. 치마를 들치고, 좆 물을 싸지르는 자지를 입에 물었다.

“아, 안 돼! 흐아아! 하지, 마! 하으읏……!”

사정하는 동안 뒤에서는 기욱이 거칠게 쑤셔 대고, 앞에서는 현준이 좆을 빨아 대니 답이 없었다. 이건 쾌감이 아니라 차라리 고통이었다. 너무 심한 쾌감에 온몸의 감각이 난도질당하는 것만 같았다.

16667008236124.jpg

견딜 수가 없었던 다흰은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그만해 달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이미 흥분할 대로 흥분한 기욱도 현준도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너무 빠르고 난폭한 삽입에 다흰의 구멍은 초토화가 되어 경련하듯 떨렸다. 늘어진 음낭이 정신없이 기욱의 음낭을 때리고, 부닥치는 살갗에서 퍽퍽 마찰음이 터져 나왔다.

“하아, 하. 하아아, 하아, 하…….”

고통 속에서 사정을 끝낸 다흰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이제껏 바닥에 쭈그려 앉아 다흰이 싸지르는 좆 물을 빨아 먹던 현준은 입을 떼어 냈다. 좆 물이 번들번들하게 번진 입을 닦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리 줘. 내가 들고 할게.”

자리에 선 채로 바지에서 좆을 꺼낸 현준이 다흰을 물건 취급하며 기욱에게 말했다. 기욱은 구멍에 꽂아 둔 좆을 빼내고 다흰을 자리에서 내려 주었다. 언제 사정한 것인지, 기욱이 싸지른 좆 물이 다흰의 엉덩이 사이에서 주르륵 흘러내렸다.

현준이 다흰을 제 앞으로 끌고 와 뒤로 돌렸다. 치마를 들치고, 하얀 엉덩이 사이를 벌려 구멍을 넓혔다. 그러자 구멍이 머금은 하얗고 끈적한 액체가 꿀렁꿀렁 흘러나왔다. 현준은 그걸 손끝으로 훔쳐 제 좆 머리에 발랐다.

“아으응!”

현준은 다흰을 저와 마주 보게끔 들어 올려, 후장에 좆을 꽂았다. 아직 사정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다흰은 구멍으로 커다란 자지가 다시금 차고 들어오자 저도 모르게 신음하며 얼굴을 찡그렸다.

기욱이 이미 한번 쑤셔 놓은 데다가, 좆 물까지 안에 처발려 있어서 현준의 좆은 다흰의 구멍에 무리 없이 끝까지 제대로 처박혔다. 현준은 두 손으로 다흰의 엉덩이를 받치고, 들어 올렸다 끌어당기면서 허리를 치댔다.

현준이 좆질을 시작하자, 다흰은 놀라 두 팔을 내 뻗어 목을 끌어안고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자연스럽게 두 다리가 현준의 허리를 휘감았다. 엄마에게 안긴 코알라처럼, 다흰은 현준의 몸에 딱 붙어 좆을 받아 냈다.

“응! 응! 으읏! 흐읏! 응!”

예민해진 배 속을 일정하게 찔러 주는 좆에 맞춰 다흰의 신음이 짧게 여러 번 터져 나왔다. 아까보다 안정돼 보이는 다흰의 모습에 기욱은 다시금 기분이 언짢아졌다. 그는 좆을 다시 세우기 위해, 두 사람의 곁으로 가 다흰의 치마를 들쳤다.

커다란 두 손이 감싸 쥔 엉덩이 사이로 커다란 기둥이 드나들고 있었다. 핏줄이 울퉁불퉁하게 서서 흉측해 보이는 살 기둥이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장면을 보며 기욱은 좆을 흔들었다.

사정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좆이었지만, 기욱의 손이 몇 번 왕복하지 않았음에도 금방 발기했다. 기욱은 망설임 없이 좆 머리를 이미 현준의 좆이 들어가 있는 구멍 입구로 가져다 댔다. 기욱의 의도를 알아챈 현준은 잠시 좆질을 멈추고 다흰의 엉덩이를 세게 잡아 옆으로 벌려 주었다.

남는 곳 없이 꽉 찬 구멍 안으로 기욱의 좆이 억지로 밀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흐아아아!”

다흰이 놀라 비명을 내질렀다. 목덜미부터 얼굴까지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눈가에 눈물이 차올랐다. 누워서 받아 내도 힘든걸, 이렇게 들린 채로 두 개나 동시에 받아 내야 하다 보니 고통이 극심했다.

“아, 안 돼! 싫어! 빼! 빼!”

다흰이 현준을 꽉 끌어안은 채로 소리소리 질렀다. 하지만 기욱은 막무가내로 좁아터진 구멍을 벌리고 끝끝내 좆 머리를 집어넣었다.

좆 머리만 집어넣었음에도 그다음은 수월했다. 기욱은 허리에 힘을 주고 고간을 앞으로 쑥, 내밀었다. 그와 동시에 다흰의 허리를 잡고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기어코 기욱의 좆은 현준의 좆과 나란히 다흰의 배 속에 자리할 수 있게 되었다.

“아흐윽, 흐윽. 흑. 하으윽, 흐윽…….”

다흰이 정신없이 울부짖었다. 너무 괴롭고 고통스러워 몸이 진정되지 않았다. 이대로 좆으로 가득한 배가 그대로 찢겨 나가거나 터지거나 둘 중 하나가 되어 버릴 것만 같았다. 배 속에 들어찬 좆이 항문이며, 직장이며, 내장이며 할 것 없이 죄다 늘리고 비벼 댔다. 해도 해도 적응할 수 없는 기묘한 감각에 다흰은 급기야 정신이 나갔다 들어오길 반복했다. 떨리는 몸이 어딘가 고장이라도 난 것만 같았다.

“씨발!”

다흰이 완전히 정신을 놓은 채로 몸에 힘을 풀자, 흥분한 기욱과 현준의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두 사람은 경쟁하듯, 다흰의 구멍 속살에 대고 좆을 비볐다. 현준의 길고 커다란 좆이 밖으로 빠져나갔다가 안으로 거칠게 밀고 들어올 때면, 기욱의 좆이 밖으로 밀려났다가 다시 치고 올라왔다.

번갈아 가며 빠르게 결장을 때려 대는 좆 머리에 다흰의 뱃가죽이 울룩불룩 쉴 새 없이 부풀어 올랐다 꺼지기를 반복했다. 다흰이 현준의 몸에 기대어 있었기 때문에, 다흰의 배 속에 있는 좆의 움직임이 현준의 복부를 타고 고스란히 느껴졌다.

다흰을 안고 있는 현준의 팔뚝이 터질 것처럼 단단하게 부풀었다. 워낙 힘을 주고 있는 탓에, 선명하게 드러난 근육 선 위로 핏줄이 솟았다. 그것은 힘을 주고 있는 엉덩이도 마찬가지였다. 엉덩이에 넓게 분포된 대둔근이 위로 쫙 올라붙어 음영이 드리워질 정도였다.

거세게 허리를 추어올릴 때면 살짝 내려간 교복 바지 위로 보이는 근육이 불끈거리는 게 확연하게 보였다. 비단 현준뿐만이 아니라 기욱 역시도. 가로등 불 덕분에 음영이 더욱 뚜렷하게 잡혀 평소보다 더 극적으로 보였다.

“으응……. 으으응……. 아, 좋아……. 응…….”

두 남자가 미친 듯이 씹질을 해 주니, 결국 다흰도 쾌감에 항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이제 아픔보다 쾌감을 더 느끼게 된 다흰은 현준의 어깨에 묻고 있던 고개를 뒤로 꺾었다. 게슴츠레 눈이 풀린 채로 그가 입을 벌려 뜨거운 신음을 뱉었다. 짜릿하게 꺾인 얇고 긴 목 아래 이어진 빗장뼈가 두드러졌다.

다흰의 골반을 붙들고 있던 기욱은 손을 올려 다흰의 상의 안에 집어넣었다. 그러곤 살짝 볼록하게 솟아난 앙증맞은 젖꼭지를 잡아 비틀었다. 아! 다흰이 짧게 탄성을 내지르며 몸을 떨었다. 야한 입술을 타고 침이 흘러내렸다.

“갈보 년아. 여기 학굔 거 잊었지? 다른 새끼들한테 박히는 거 보여 주고 싶어 환장했어?”

소리를 내지르는 다흰을 기욱이 타박했다. 하지만 이미 성감에 취할 대로 취한 다흰은 정신을 놓은 채로 제가 무슨 말을 지껄이는지도 모르고 소리쳐 댔다.

“응! 응! 다흰이 박히는 거 보여 주고 싶어! 응, 좋아!”

“썅년아. 다른 새끼들한테 따먹히고 싶어? 저기 운동장에 있는 애새끼들한테 보지 씹창 날 때까지 돌려 줄까?”

“응! 보지 씹창 내 줘! 보지 찢어 줘, 못 쓰게 해 줘!”

“개년이 아주 남자 자지만 보면 정신 못 차리지? 그래서 아까 그렇게 엉덩이 흔들었어? 남자 새끼들 좆 세워서 처박히고 싶어서?”

“아응! 남자 자지 좋아. 으응. 자지. 자지 먹여 줘!”

“씨발 년이 자지 두 개 가지고는 만족 못 하지?”

기욱이 다흰의 젖꼭지를 뜯을 듯 세게 잡아당겼다.

“흣!”

다흰의 허리가 튀어 오르고 동공이 크게 확장되었다. 그와 동시에 현준의 복부에 닿아 있는 좆에서 흰 물이 튀어 올랐다. 침으로 범벅한 입술 밖으로 혀가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흐으, 흐……. 흐으으, 흐으. 흐으…….”

두 번째 사정과 함께 정신을 놓은 다흰이 눈깔을 까뒤집은 채로 짐승 같은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가 완전히 정신을 놓았음을 눈치챈 현준과 기욱은 서로 앞다퉈 미친 듯이 허리를 뒤흔들었다.

“개같은 년. 다른 새끼들 자지 먹고 싶어서 그렇게 자지 세워 줬어? 다른 새끼들이 너 보면서 존나 좆 만져 대니까 좋았어? 씨발 년아?”

기욱이 흥분해 소리쳤지만, 다흰은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알아듣지 못했다. 그저 계속 사람 같지 않은 신음을 흘리며 길게 뺀 혀로 침을 흘려 댈 뿐.

“씨발. 그 새끼들 밤에 너 치마 속 찍은 거 보면서 존나 딸 치겠지? 걸레 년 후장에 좆 처박는 상상이나 하면서?”

순간, 말을 하며 스스로 흥분했는지 기욱이 좆 물을 싸질렀다. 그와 동시에 자극받은 현준도 바로 좆 물을 내뿜었다. 두 개의 커다란 좆이 발광하듯 몸을 떨어 대며 자지 물을 뿜어 대자, 다흰은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비명을 내지르며 괴로워했다.

현준과 기욱은 비좁은 곳에서 함께 사정하며 황홀함에 완벽하게 사로잡혔다. 좁은 곳 안에서 몸부림치는 두 개의 좆이 서로 비벼지며 미칠 거 같은 쾌감이 느껴졌다. 비벼지는 서로의 좆도 좋았고, 한없이 비좁은 곳에서 뭉개지는 압박감도 좋았고, 다흰의 내벽이 주는 미끈한 느낌도 좋았다. 정말 미쳐 버린 쾌감이었다.

“하……. 씨발. 존나 좋아……. 개같은 년…….”

기욱의 감탄사에 현준 역시 동의했다. 몇 걸음만 가면 운동장이었다. 아이들이 뻔히 운동장에 모여 있는데, 학교 외진 곳에서 이렇게 다흰을 따먹는 것도 짜릿했고, 여장한 다흰을 희롱하는 것도 미칠 듯이 좋았다. 기욱이 다흰을 희롱하는 얘기를 들으며 좆을 처박을 땐, 그야말로 좆이 터질 것만 같았다.

“좋았어? 우리 갈보 년 완전 맛 갔네?”

사정을 끝낸 기욱이 다흰의 귓가에 속삭였다. 다흰은 고개를 꺾고 기욱의 어깨에 기댄 채로 여전히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기욱이 고개를 숙여 다희의 혀를 빨았다. 길게 혀를 내민 입 안으로 침을 뱉으니, 다흰이 본능처럼 기욱의 침을 받아먹었다. 이윽고 기욱이 다흰에게 키스했다. 다흰은 성감에 취해 입 안에 들어오는 혀를 빨아 먹고 기욱과 침을 섞었다.

한참이나 붙어 있던 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져 나가자, 이번엔 현준이 다흰의 얼굴을 끌어당겼다. 다흰이 숨을 채 고르기도 전, 현준이 혀를 집어넣었다. 다흰은 조금 전까지 기욱과 키스하던 입으로 이번엔 현준과 키스했다.

“으응……. 흐응, 응…….”

현준과의 키스마저 끝이 나자, 동시에 다흰의 구멍에 대고 좆질을 하던 두 사람이 좆을 꺼냈다. 벌어질 대로 벌어진 구멍에서 하얀색 자지 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기욱이 한걸음 뒤로 물러나자, 현준은 다흰을 바닥에 내려 주었다. 하복을 입고 있었음에도, 워낙 힘을 쓴 탓에 두 사람 모두 땀투성이였다. 두 사람 사이에 끼어 몸을 받아 내야 했던 다흰도 마찬가지로 땀에 젖어 있었다. 흠뻑 적은 앞머리와 땀으로 얼룩진 복부가 더없이 야해 보였다.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정액은 말할 것도 없었고.

아무런 말 없이 정액이 흐르는 다흰의 허벅지를 바라보던 현준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액을 뱉어 내는 구멍이 허전하지 않게 다른 무엇으로 채워 주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이다흰.”

현준이 다흰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그러곤 힘없이 비틀거리는 다흰의 상체를 꺾어, 엉덩이를 뒤로 빠지게 했다.

“으응!”

거추장스러운 치맛자락을 거두고, 정액이 질질 흐르는 구멍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도록 했다. 하도 쥐고 주물러 대서 빨개진 엉덩이 한쪽을 잡고 끌어당기자, 가뜩이나 좆 두 개를 받아먹고 커다래진 구멍이 더없이 벌어졌다.

현준은 그곳에 대고 좆 머리를 가져다 댔다. 그러곤 곧 노란 액체를 쏟아 내기 시작했다.

“응!”

좆 물과는 완전히 다른, 진짜 그야말로 콸콸 쏟아져나오는 뜨거운 물이 항문을 지나 안으로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흰은 너무 낯선 느낌에 다리를 푸들푸들 떨며 신음을 흘렸다. 완전히 처음 겪어 보는 느낌이었지만, 기분이 너무 좋았다. 뜨겁게 배를 데워 주는 기분에 배 속은 물론, 머리끝까지 다 녹아드는 것 같았다.

“씹새끼…….”

다흰의 구멍에 대고 오줌을 싸는 현준을 보며 기욱이 욕을 내뱉었다. 전에 다흰의 얼굴에 대고 두 사람이 오줌을 싼 적은 있어도, 구멍 안에 오줌을 쌀 생각은 못 해 봤던 기욱이었다. 전에 탄이랑 교미시킬 때도 그랬고, 현준은 가끔 생각지도 못한 행위를 해 기욱을 당혹시켰다.

“씨발……. 존나 야해.”

그런 현준도 골 때리는데, 정말 더 골 때리는 건 바로 다흰이었다. 개같은 년이 남자한테 뒷구멍으로 오줌 받아먹으면서도 느끼고 있다. 제 배속으로 오줌이 철철 흘러 들어가는데, 좋다고 신음하며 몸을 떨어 댄다.

기욱은 이대로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있을 수 없었다. 현준이 다흰의 보지에 오줌을 먹여 주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으응…….”

그래서 기욱은 다흰의 머리 쪽으로 가 좆을 그러잡았다. 현준이 다희의 구멍 속으로 오줌을 처넣는 동안, 기욱은 다흰의 얼굴에 대고 오줌을 쌌다. 예쁘게 분을 발라 화장까지 한 얼굴을 순식간에 오줌이 뒤덮었다.

비린내가 진동하고, 더러운 오물이 머리부터 점점 온몸을 뒤덮고 있었지만, 다흰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그저 배 속을 채우는 뜨거운 오줌에 잔뜩 매료되어 있을 뿐이었다. 그런 다흰의 배가 점점 불러 오기 시작했다. 노란색 물로 가득 채운 배가 출렁거렸다. 다흰은 나른해지는 몸을 느끼며 그대로 눈을 감았다.

비릿한 냄새 속에서 그렇게 다흰은 정신을 잃었다. 오줌이 흥건한 바닥 위로 그렇게 그의 몸뚱이가 추락해 버렸다.

***

축제 이후, 다흰은 유명 인사가 되었다. 같은 학교는 물론, 주변의 학교까지 유명한 현준과 기욱에게 맞먹을 정도로 그의 이름과 얼굴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절대로 긍정적인 현상이 아니었다. 그날 이후, 다흰의 치마 속을 찍은 사진과 영상이 남자애들 사이에서 돌았고, 화장실에는 다흰을 희롱하는 낙서가 종종 등장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흰이 힘들어했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기욱과 현준의 몸을 받아 내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기욱은 매번 관계할 때마다 다른 아이들을 들먹이며 다흰에게 걸레 같다고 욕했다. 이미 성욕에 온몸을 버린 다흰이었지만, 매번 기욱에게 걸레라고 욕을 먹을 때면 참을 수 없이 비참해졌다.

다행히도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았던 이런 현상은 시간이 지나감에 차츰 사라지게 되었다. 어느덧 날씨가 꽤 쌀쌀해지고 하복마저 완전히 사라져 버린 시점. 이제 아이들은 다흰에게서 관심을 거두게 되었다.

“자. 교과서 펴고. 오늘 진도 어디 나갈 차례지, 반장?”

나른한 오후. 꽤 쌀쌀해진 날씨 덕분에 춘추복 위로 얇은 카디건을 걸친 다흰은 다소 한기를 느끼며 몸을 움츠린 채 멍한 눈빛으로 교과서를 쳐다보고 있었다.

“51페이지 할 차례입니다.”

“아, 51페이지 할 차례구나. 그럼 누가 51페이지 좀 먼저 읽어 볼까?”

교탁 앞에 선 화학 선생님이 반을 한 번 쭉 둘러보았다. 고등학교 선생님치고 꽤 어린 나이인 그는, 전교에서 인물이 좋기로 유명했다. 화려하지 않은 수수한 스타일에 키가 크고, 꼬리가 처진 눈매로 다정하고 귀여워 보이는 인상의 남자 선생님이었다.

“아. 그래. 다흰이가 읽어 보면 좋겠다. 다흰아 51페이지 읽어 볼래?”

난데없이 지목당한 다흰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깜짝 놀라며 고개를 급히 들어 올렸다. 가뜩이나 큰 눈을 더없이 크게 뜨고는 화학 선생님을 쳐다보던 다흰이 두 눈을 깜빡거렸다.

“어서.”

다흰은 얼떨결에 자리에서 일어나 51페이지 지문을 읽어 나갔다. 그런 다흰을 옆자리에 앉은 기욱이 가는눈을 하고 쳐다보았다.

“그래. 다흰아 고생했어.”

몇 문장 안 되는 지문을 다 읽고 자리에 앉은 다흰에게 화학 선생님이 말했다. 그러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가 수업을 시작했다. 아이 중 일부는 화학 선생님의 말을 경청하고, 또 일부는 흘려들으며 수업이 지나갔다. 다흰은 후자였다. 기욱 역시 마찬가지였고.

지루하디지루한 50분의 시간이 흐르고…….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교내에 울려 퍼졌다. 쌀쌀해진 날씨에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있던 다흰은 수업이 끝날 때가 돼서야 어깨를 폈다. 뻐근한 몸을 살짝 틀어 스트레칭을 하려는데.

“참. 다흰아.”

아직 교탁을 지키고 있던 화학 선생님이 다흰을 불렀다. 다흰은 아까 그랬던 것처럼 화들짝 놀라며 화학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가 다흰을 향해 손짓을 했다.

“잠깐 나와 볼래?”

다흰이 의아한 듯한 얼굴로 자리에서 쭈뼛거리며 일어서는 동안, 화학 선생님은 수업이 끝났음을 알렸고 아이들은 왁자지껄 떠들며 각자 자리를 벗어났다.

다흰은 그럴 것도 없는데, 불안함이 잔뜩 묻어나는 얼굴로 교탁으로 향했다. 선생님 앞에 가서 뻘쭘하게 서 있으려니, 잘생긴 선생님이 다흰을 보며 다정하게 웃어 보였다. 그 커다란 눈이 둥글게 휘어지며 부드러운 인상을 더 돋보이게 했다.

“별건 아니고. 잠깐 같이 내려가서 나 좀 도와줄 수 있을까 해서.”

“네……?”

“아. 다음 옆 반에 수업이 있는데, 수업 도구가 좀 많아서. 좀 가져다줬으면 좋겠는데.”

다흰은 화학 선생님이 왜 하필 저에게 이런 걸 부탁하는지 알 수 없었다. 평소 이 선생님과 친했던 것도 아니고, 주번도 아니었다. 그래서 많이 의아했지만, 선생님의 부탁이니 거절할 수가 없었다. 딱히 어려운 것 같지도 않아 보였고.

“네, 알겠어요. 어디로 가면 될까요?”

“과학실로. 같이 내려가자.”

다흰은 선생님과 함께 앞문으로 나갔다. 그렇게 교실을 빠져나가는 다흰의 뒷모습을 기욱은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빤히 쳐다보았다. 저 새끼가 갑자기 왜 저러지……? 시끄러운 교실에서 그가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내뱉었다.

***

과학실에서 실험용 도구를 한 아름 안고 나선 다흰은 다시금 교실을 향해 가고 있었다. 화학 선생님의 부탁은 정말 별거 아니었다. 이 물건들을 다흰의 옆 반 교탁에 올려다 두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2학년 교실이 있는 4층으로 다흰이 막 도착했을 때였다.

“뭐래? 화학이?”

낯설지 않은 목소리가 다흰을 맞이했다. 다흰은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계단 입구에 기댄 채로 삐딱하게 서 있는 기욱의 모습이 보였다.

“아. 이것 좀 4반에 가져다 놔 달라고.”

기욱은 살짝 고개를 틀어 다흰이 들고 있는 것들을 보았다. 작은 상자에 담긴 것은 삼각 플라스크, 비커 등 많지 않은 실험 도구 등이 다였다.

확실히 이상했다. 이깟 무겁지도 않고, 부피도 크지 않은 물건을 올려 보내려고 이다흰을 데려갔다고? 임원도 아니고 주번도 아닌 이다흰을? 굳이, 왜?

기욱은 화학 선생님의 행동이 꽤 수상하게 느껴졌다. 요즘 들어 괜히 이다흰에게 치근덕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다른 건? 다른 말은 없었어?”

“응? 다른 거 뭐?”

아무런 생각이 없는 다흰은 기욱이 무엇을 물어보는 것인지 알 수 없어 그저 눈만 크게 뜬 채로 되물을 뿐이었다. 그런 다흰을 보며 기욱은 그저 입꼬리를 틀어 올릴 뿐이었다. 눈치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이다흰한테 뭘 얘기해 봤자, 알아들을 턱이 없었다. 차라리 지나가는 개를 붙들고 얘기하지.

“아냐. 됐어.”

기욱은 계단 손잡이에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켰다. 그러곤 교실로 돌아가려던 그는, 무슨 생각에서인지 다흰이 들고 있는 물건 중에 가늘고 긴 유리 막대를 집어 들었다.

“어, 어. 야?”

나름 화학 선생님에 대한 복수라면 복수라고, 유리 막대를 가지고 기욱이 홀연히 반으로 떠나 버렸다. 다흰은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무슨 말조차 못 하고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방과 후. 다흰은 현준과 함께 기욱의 집으로 향했다. 여전히 저만 보면 좆을 내미는 개새끼를 지나쳐 다흰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 숨을 돌릴 새도 없이, 현준은 다흰을 거실 의자에 밀어 넣고 바지를 벗겼다. 순식간에 반라의 모습을 한 다흰의 좆을 현준이 정신없이 빨았다. 다흰은 고개를 뒤로 꺾고, 현준이 즐겁게 해 주는 아래를 느끼며 신음했다.

무슨 일인지, 보통은 함께 달려들어 다흰을 물고 빨았을 기욱이었건만. 그는 두 사람이 하는 짓거리를 쳐다보며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옆 소파에 앉았을 뿐이었다. 기욱이 별다른 것을 하지 않고 그저 시간을 보내는 동안, 다흰이 현준의 입 안에 사정했다. 성감에 취해 아찔한 신음을 흘려 대는 다흰을 두고 현준이 입 안에 든 정액을 손바닥 위에 뱉었다. 그가 다흰의 두 다리를 들어 올렸다. 그대로 엉덩이 사이에 손을 가져가 구멍에 정액을 처발랐다.

“으응!”

현준은 소파에서 그대로 다흰의 구멍을 파고들었다. 만세 하듯 들어 올린 다흰의 양손 팔목을 한 손으로 잡고, 입술에 키스했다. 허리는 거칠게 움직이되, 입 속을 파고드는 혀 짓은 부드러웠다. 그렇게 다흰의 입술을 먹어 치우며 좆질을 했다.

옆에서 현준과 다흰의 정사를 지켜보던 기욱은 그것마저 흥미가 꺼졌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그만 옆에 놓아 두었던 가방을 들고 제 방으로 향하려는데.

“…….”

가방의 지퍼가 열려 있던 덕분에 안에 들어있던 내용물이 바닥에 쏟아져 내렸다. 몇 권의 노트와 볼펜, 커터 칼 등의 필기도구, 윤활제가 든 통과 아까 홧김에 다흰에게서 뺏은 유리 막대가 그것이었다.

기욱은 소파 위에 떨어진 물건들을 주워 담으려다가 유리 막대에서 잠시 손이 멈칫했다. 빨대처럼 가늘고 긴 유리 막대를 보니 문득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있었다. 마침 기분도 별로 좋지 않겠다, 이걸 가지고 놀면 기분이 조금 나아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흐으응! 아……!”

마침 요란한 소리와 함께 다흰이 긴 신음을 흘렸다. 그와 동시에 현준이 미친 듯이 잘게 엉덩이를 털었다. 두 사람이 사정했음을 눈치챈 기욱은 피식 웃어 보이곤 그들의 곁으로 다가갔다.

기욱이 다가온 것도 모르고, 현준과 다흰은 사정의 여운을 즐기며 키스를 나누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현준도, 기욱도 사정한 후에 무조건 다흰의 입술을 찾았다.

“다 싸질렀으면 일어나 봐.”

무뚝뚝한 목소리에 현준의 입술이 다흰에게서 떨어졌다. 마지막까지 한 번 더 다흰의 입술을 빤 현준이 몸을 일으켰다. 구멍에 꽂아 둔 좆을 꺼내니, 들어찬 정액이 소파 위로 스르륵 흘러나왔다.

“이다흰 좀 뒤에서 잡아 봐. 못 움직이게.”

또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현준은 별다른 토를 달지 않고 기욱이 원하는 대로 했다. 모르긴 몰라도 꽤 재밌는 것일 테니까.

소파에 앉은 상태로 현준이 다흰을 일으켜 세웠다. 다리를 벌려 가랑이 사이에 다흰을 앉히고 뒤에서 어깨를 포박했다. 현준이 아직 성감에 절어 늘어진 다흰의 귀를 씹으며 애무해 주는 동안, 제가 원하는 모양새를 갖춘 두 사람을 보며 기욱은 흡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

기욱은 소파 위에 포개 앉은 두 사람 앞에 쭈그려 앉았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다흰의 좆을 주무르며 발기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다흰의 좆은 갓 사정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다소 물렁했다. 기욱은 다시 다흰의 좆을 세우기 위해 입에 물고 자극했다. 기욱을 도와 현준도 다흰의 교복 셔츠 안에 손을 넣어 젖꼭지를 잡고 돌려 주었다.

“으응……. 하으응, 응…….”

앞에서는 기욱이, 뒤에서는 현준이 서로 빨아 주며 애무해 주니, 다흰은 금방 또 녹아내렸다. 가뜩이나 사정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예민한 몸뚱어리는 그새 성감에 취해 좆을 세웠다. 다흰이 좆을 세우자 기욱이 입을 떼어 냈다. 현준에 이어 기욱에게까지 빨린 좆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새빨갛게 몸을 물들이고 껄떡대기 바빴다.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기욱은 옆에 소파에 놓아 둔 유리 막대와 젤을 집어 들었다. 그가 두 사람 앞에 쭈그려 앉자, 현준이 꽤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비록, 정식 장난감은 아니었지만, 기욱이 그걸 어디에 쓰려는지는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도.

“그거 안에서 깨지면 얘 완전 불구 돼. 알아?”

현준이 기욱에게 경고하듯 말했다. 깨질 일 없어. 기욱은 유리 막대 위로 젤을 짜 흘리며 아무렇지 않게 대꾸했다.

투명한 막대를 타고 분홍빛을 띤 윤활제가 미끈하게 흘러내렸다. 기욱은 다른 때보다 훨씬 공들여서 막대에 윤활제를 칠했다. 순식간에 분홍빛으로 변한 막대가 묘하게도 야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저 분홍빛으로 변한 투명한 유리 막대일 뿐이었는데.

“이다흰. 정신 차려 봐.”

기욱이 다흰의 볼을 툭툭 치며 말했다. 다흰은 게슴츠레 뜬 눈으로 앞을 바라보았다. 기욱은 다흰에게 손에 들고 있는 막대를 보여 주었다. 어디에 쓰는 것인지 조금도 모르겠는 막대를 보며 다흰이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이거 보여?”

“응…….”

“이거 뭔지 알아?”

“그거……. 아까 네가 학교에서 가져간 거…….”

어딘가 풀어진 듯, 몽롱하게 답하는 다흰을 보며 기욱은 입꼬리가 저절로 말려 올라갔다.

“이걸로 너 기분 좋게 해 줄게. 완전 뿅 가게 해 줄 테니까. 얌전히 잘 있어. 알겠지?”

말을 끝낸 기욱이 다흰의 좆을 잡았다. 윤활제가 묻은 손으로 좆 기둥을 잡아 문지르며 더욱 단단하게 세웠다. 다흰은 제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도 모르고 기욱이 좆을 만져 주자 신음을 흘리며 몸을 늘어뜨렸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한 기욱이 한 손으로 좆을 잡고, 손가락으로 귀두 관을 눌러 요도 입구를 벌렸다. 다흰은 몽롱한 눈빛으로 기욱이 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빨간 좆 머리가 앙증맞은 입술을 벌리고, 갈라진 틈 사이로 요도구가 은근히 보였다.

사랑스럽게 입을 벌린 귀두 구멍에 기욱이 유리 막대의 끝을 가져다 댔다. 이때까지는 다흰은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약간 차가운 감촉이 느껴지는 거 말고는 별다를 게 없었으니까.

하지만 유리 막대의 끝이 점점 귀두 구멍 안으로 파고 들어오기 시작했을 때, 다흰은 처음 겪어 보는 끔찍한 고통에 비명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흐아아!”

놀란 다흰이 몸을 바들바들 떨며 기욱을 쳐다보았다. 당장에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로 쳐다보자, 기욱이 고개를 비틀며 시선을 마주했다.

“많이 아파?”

“기욱아…….”

“조금만 참아. 이거 진짜 나중에 미쳐 버리게 기분 좋다니까.”

기욱은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유리 막대를 다시 밀어 넣었다. 이제껏 한 번도 건드려 본 적 없는 가장 여린 속살에 이물질이 닿으며 말도 안 되는 고통이 찾아왔다. 고작 한 것이라곤 윤활제를 바른 매끈한 유리 막대 겉면에 닿은 것뿐인데, 그 아픔은 어마어마했다. 너무 아파 정신이 나갔다 들어올 정도로……. 그렇게 아팠다.

“싫어……. 기욱아……. 싫어……. 흐아아, 아!”

악에 차 비명을 내지르는 다흰의 몸을 뒤에서 현준이 세게 포박했다. 아무리 표면이 매끄럽다 하더라도, 초보자가 쓰기엔 두께가 다소 있었다. 거기에다가 유연한 실리콘 재질도 아닌, 하드한 재질이라 더 아플 터였다. 다흰이 얼마나 괴로울지 현준은 대충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그를 놓아주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았다. 조금 있으면 다흰이 얼마나 야하게 변할지 알고 있었기에.

“싫어……. 제발. 기욱아……. 너무 아파. 흐윽. 아파……. 죽을 것 같아……. 기욱아…….”

얼마나 괴로웠는지, 입술이 새파랗게 질리고 온 얼굴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정말 당장에라도 호흡이 꺼져 버릴 것처럼 숨을 헐떡이며 눈물을 뚝뚝 흘려 대는데, 그 모습을 보고 일말의 자비심도 없이 기욱은 유리 막대를 요도 깊숙한 곳까지 계속 밀어 넣었다.

“으아아!”

이제껏 일자로 뻗어진 구멍을 따라 내려가던 유리 막대가 어느 순간 살짝 꺾이는 지점에 도달했다. 그냥 넣어도 아픈 막대가 꺾여진 부근에 걸리며 속살을 찔렀다. 다흰은 눈앞이 검게 점멸하며 세상이 핑 도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요도가 완전히 망가진 것만 같았다.

“사, 살려 줘……. 살려 줘, 기욱아. 살려 줘……. 살려 줘…….”

벌어진 입을 타고 침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완전히 초점이 풀린 눈을 한 다흰이 거의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뇌까렸다. 실로 다흰의 정신은 나갔다 들어오길 반복하고 있었다. 이건 순수한 고통이었다. 일말의 성감도 느껴지지 않는, 정말 100퍼센트 순수한 아픔.

그냥 생살을 찢어도 이보다 안 아플 것 같았다. 표면에 드러나는 살갗을 칼로 찢는 것 따위, 이 여린 기관에 이물질이 스치는 것에 비교할 바가 못 되었다. 다흰은 차라리 이대로 정신을 잃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한 고통에 그것마저 허용되지 않았다. 고통을 이겨 내는 건 고스란히 다흰의 몫이었다.

“으아아!”

쾌감이 완전히 배제된, 순수한 아픔에 울부짖는 다흰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고통스럽고 괴로워 보였다. 처음 요도를 쑤시는 것도 모자라, 일자로 된 하드한 막대기를 쑤셔 넣으니 다흰이 미쳐 버릴 수밖에.

기욱은 이 잔인한 행위의 끝을 보겠다는 듯, 끝끝내 꺾여진 부근 너머까지 유리 막대를 밀어 넣었다. 현준에게 두 팔을 포박당한 다흰은 허리를 뒤틀며 고개를 뒤로 꺾었다. 새하얗게 질렸던 얼굴이 뻘겋게 달아오르고, 이마에 핏줄이 섰다. 고통에 전 얼굴이 처절하게 일그러졌다. 비명을 내지르는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하…… 하지 마. 제발……. 제발……. 하지 마, 기욱아……. 흐윽…….”

고비를 넘긴 기욱이 잠시 손짓을 멈춘 사이, 다흰이 눈물로 호소했다. 안쓰러울 정도로 흔들리는 두 다리의 진동이 같은 소파에 앉아 있는 현준에게 다 전해질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다흰의 엉덩이 골 사이에 닿아 있는 현준의 좆은 잔뜩 발기해 껄떡거리고 있었다.

다흰이 괴로워하는 모습에 현준은 흥분하고 있었다. 비단, 그만이 아니라. 유리 막대를 쑤셔 넣고 있는 기욱 역시도. 다흰이 울부짖으며 살려 달라고 할 때면 말초 신경이 들끓어 오르며 온몸이 짜릿해졌다. 저 예쁜 얼굴이 눈물에 젖어 일그러지는 것만 봐도 좆이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올랐다.

“흐아……!”

다시 시작된 기욱의 손길에 다흰이 다시 한번 숨넘어갈 듯 소리 질렀다. 기욱은 막대가 더는 들어가지 않는 순간이 올 때까지 계속 쑤셔 넣었다. 어느덧 그 긴 막대의 반절 정도가 다흰의 구멍 속으로 모습을 감추게 되고……. 기욱이 원하는 대로 어느 지점에서 유리 막대가 더는 파고들지 못하게 되었다.

기욱의 얼굴에 희열이 떠올랐다. 더는 파고들 수 없는 곳에 막대가 닿았다는 건, 다흰이 가진 가장 예민한 기관, 전립선 끝에 막대가 닿았다는 뜻이었다. 그 말은 즉, 이제 곧 다흰이 완전히 맛이 가 버릴 시간이 되었다는 뜻이기도 했고.

기욱이 막대를 살짝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곧 인정 사정할 것 없이 전립선을 향해 내리꽂았다.

“흡!”

숨이 턱 막히는 고통에 다흰은 모든 행동을 멈추고 그대로 자리에 굳어 버렸다. 퓨즈가 나간 전기선처럼, 그의 뇌는 잠시간 사고를 멈추었다. 정신이 완전히 소등된 듯 나갔다가 들어오더니,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고통이 기다렸다는 듯 그를 맞이했다. 배 속에 전깃불을 대고 지지는 그런 기분이었다.

“하, 하지……, 흐으, 마아……. 기, 욱……. 흣!”

기욱이 다시금 유리 막대로 전립선을 찍었다. 현준에게 잡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흰의 허리가 튕겨 올라갔다 제자리를 찾았다. 진짜 감전된 듯 배 속이 찌릿거렸다.

유리 막대를 요도에 쑤셔 넣을 때처럼 단순히 아프기만 한 느낌이 아니었다. 차라리 아프기만 한 느낌이면 어떻게든 참기라도 하지, 이건 아프면서도 이상한, 그렇다고 마냥 좋지만은 않은 쾌감이 뒤따랐다. 뒷구멍에 좆을 넣고 처음으로 전립선을 찔렸을 때도 이런 느낌은 아니었다. 앞쪽으로 넣어 대놓고 전립선만 세게 콱 찍어 대니, 정말 배 속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 드는 거였다.

“아, 안 돼! 안 돼! 싫어! 흐아아!”

다흰의 격한 반응에 흥분한 기욱이 이제 아예 좆질하듯 유리 막대로 좆 구멍을 거칠게 쑤셨다. 정말 자비라고는 하나도 없는 무심한 손길로 퍽퍽 전립선을 찍었다. 고통에 고통이 덧그려진, 한계까지 치솟는 고통에 다흰은 경련하듯 온몸을 떨었다. 감전된듯, 몸이 흉측하게 꼬이고, 두 다리가 오그라들었다.

“흣! 흐아! 흐아아! 흐읏, 흣! 으윽!”

기욱의 손길이 더없이 빨라지고, 그걸 고스란히 받아 내야만 하는 다흰은 극한의 상황에서 미친 듯이 소리를 내질렀다. 그런 다흰의 온 신경이 들끓었다. 순식간에 모든 감각이 배 속에 집중되는 듯하더니, 무엇인가 배 속에서 팍, 터져 나왔다.

“흡!”

일순간 다흰의 허리가 활처럼 둥글게 꺾였다. 현준에게 여전히 두 팔이 붙들린 채로, 허리를 격하게 들썩이더니, 그대로 온몸을 늘어뜨렸다.

“하으응, 으응. 흐으으, 흐. 흐으. 흐…….”

그런 다흰의 입에서 평소보다 훨씬 끈적한 신음이 마구 흘러나왔다. 조금 전, 살려 달라고 울부짖던 모습과는 전혀 상반된, 완전히 녹아 버린 모습이었다. 그대로 사정없이 가 버린 거였다.

“씨바알…….”

기욱도 현준도 지금 다흰의 상태를 눈치챌 수 있었다. 다흰이 절정에 달한 모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들이었으니.

좆 구멍을 막은 채, 그대로 드라이로 가 버린 다흰에 현준의 좆도 기욱의 좆도 터질 것처럼 솟아올랐다. 현준이 못 참겠는지, 다흰의 몸을 들어 올리고 바로 제 좆 위로 꽂았다. 흐으, 흐. 흐으으, 흐으. 야한 소리를 뱉어 내며 정신없이 늘어진 다흰의 몸을 잡고 미친 듯이 좆질을 했다.

앞에서 전립선을 찧는 막대에 이어, 뒤에서 현준이 전립선을 비비니 다흰이 느끼는 쾌감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하아, 아. 좋아. 으응, 응. 하으응, 응…….”

정신없이 침을 쏟아 내는 입술 사이로 혀가 기어 나오고, 초점 없는 눈동자가 3면의 흰자를 보이며 올라갔다. 정신없이 몸을 잡고 흔드는 현준에 의해 늘어진 사지가 흔들리고, 좆에 꽂아 준 유리 막대가 상모를 돌리듯 돌아갔다.

현준이 좆질을 시작하자, 기욱은 다흰의 좆에 꽂혀 있던 막대를 잡아 빼냈다. 그러자 막혀있던 자지 구멍에서 엄청난 물 길이 치솟았다. 그야말로 분수처럼 사방에 쏟아지는 투명한 물줄기였다.

“씨발!”

정말 야동에서나 보아 왔던, 분수를 직접 눈앞에서 본 기욱과 현준은 욕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현준이 허리를 치대는 속도에 맞춰, 투명한 물줄기가 펑펑 쏟아졌다. 다흰은 지금 제 자지가 분수를 쏟아 내는지도 모르고 성감에 절어 여전히 혀를 빼낸 채 신음을 흘려 대고 있었다.

“흐으, 흐. 흐으으. 흐으. 흐…….”

그런 다흰은 지금 쾌감 말고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평소 하던 사정의 몇 배에 달하는 쾌감이 다흰의 온 감각을 지배했다. 너무 좋아서 거의 모든 정신이 소강상태였다. 절정에 이르기 전까지 그가 느꼈던 고통의 몇십 배를 보상받듯, 완벽한 쾌락이었다. 이대로 몸이 삭아 사라진다 한들, 여한이 없을 정도로. 그 정도로 황홀했다.

“하……. 씨발 년 진짜…….”

다흰의 좆 구멍에서 터져 나오던 분수는 한참이나 지나서야 멎었다. 그때쯤, 흥분한 현준 역시 다흰의 배 속에 두 번째 사정했다. 다흰이 완전히 녹아내린 덕분에, 평소보다 훨씬 쫀득하게 물어 오는 속살이 그를 더없이 만족시켜 주었다.

“걸레 년. 완전 맛 갔는데?”

제 위에 꽂혀 있는 다흰을 들어 올리곤 자리에서 일어난 현준이 그를 소파에 기대어 눕혔다. 현준이 비켜난 자리로 기욱이 치고 들어갔다. 그는 다흰의 좆 구멍을 쑤시면서 한참 동안 발기해 있던 좆을 곧장 뒷구멍으로 쑤셔 넣었다. 워낙 흥분했던 탓에 피스톤질 몇 번에 곧장 정액이 쏟아져 나왔다. 현준의 좆 물이 채워진 배 속으로 기욱의 좆 물이 다시 한번 주입되었다. 갓 뽑아낸 따끈한 정액이 다흰의 배 속을 따듯하게 데웠다.

“근데 그건 뭐야? 갑자기 유리 막대는 어디서 났어?”

사정을 끝낸 기욱을 향해 현준이 물었다.

“있어. 어떤 씹새끼가 이다흰한테 존나 찝쩍거리더라고.”

“그거랑 유리 막대랑 무슨 상관인데?”

“몰라. 아무튼 있어.”

기욱의 반응에 현준은 피식 웃었다. 아마, 저를 두고도 그랬겠지. 셋이서 몸을 섞기 전, 저를 두고 저렇게 뒤에서 욕을 해 댔겠지. 안 봐도 뻔했다.

기욱은 몸을 추스르며 옆에 있는 소파로 돌아왔다. 한발 시원하게 뽑아냈으니 담배라도 한 대 피우며 몸을 진정시킬 생각이었다. 그렇게 가방 안주머니에서 담배를 찾아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이는데.

“…….”

그의 시선에 바닥을 나뒹구는 필기도구가 들어왔다. 희뿌연 연기를 들이마시고, 내뿜으며 기욱은 아무 말 없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들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그것들을 보고 있자니, 그의 머릿속에 아까 다흰을 쳐다보며 다정하게 말을 건네던 화학 선생님의 얼굴이 자꾸 떠올랐다. 그럴 만한 이유도 없는데, 계속 기분이 더러웠다. 끝내주게 사정했음에도 좀처럼 기분이 나아지질 않았다.

“저 씨발 년. 어디 가서 우리 몰래 보지 돌리면 어떡하지?”

메케한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기욱이 밑도 끝도 없이 그리 말했다. 현준은 다소 놀란 듯 눈썹을 꿈틀거렸으나, 이내 차분하게 눈을 내리깔고 그에게 물었다.

“왜? 이다흰이 다른 남자 새끼한테 보지 돌릴까 봐 걱정돼?”

“어. 존나 싫을 거 같아.”

“나는 괜찮고?”

“넌 씹새야. 내가 마음에 들어서 불렀잖아. 같이 박자고.”

현준은 기욱의 대답이 웃겨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웃냐? 씹새꺄?”

“아니. 대체 무슨 기준인데?”

“뭐?”

“나는 되고, 다른 새끼는 안 되는 이유 말이야.”

그의 말에 기욱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러곤 곧 저도 모르겠다는 듯 머리를 헝클었다. 그런 복잡한 걸 생각하고 싶진 않았다. 지금은 화학, 그 새끼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아 몰라. 됐고. 그래서 이 씨발 년을 어쩌지? 존나 걸레 같은 년이라 이대로 놔 두면 어디 가서 분명 따먹히고 다닐 텐데.”

현준도 기욱의 걱정이 아주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다. 제가 그래 왔듯, 기욱이 그래 왔듯. 다흰을 갖는 건 너무나도 쉬웠다. 애초에 이다흰이라는 사람의 자아는 견고하지 못했다. 그걸 조금만 건드리면 온몸에 금이 갔고, 곧장 무너져 내렸다. 어머니라는 단어 몇 마디만 들먹여도 아무 소리 못 하고 다리를 벌려 주었던 그였으니까.

거기다가 이제는 쾌락에 길들여져 누군가 조금만 성감을 터뜨려 주면 아무것도 못 하고 다 내어 줄 터였다. 저 정도로 걸레짝이 되었으니, 다가오는 쾌락을 거부할 의지가 전혀 없을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지. 애초에 이다흰 이렇게 걸레로 만든 게 너랑 나 아니야? 이제 와서 이다흰이 다른 새끼들한테 대 주고 다닌다고 하더라도 할 말 없지. 너랑 나는.”

“와. 차현준. 말하는 본새 봐. 너, 씨발. 존나 예쁘게 말한다?”

“사실이잖아.”

무서울 정도로 냉정한 현준을 보며 기욱은 짜증이 솟구쳤다. 원래 성격대로라면 일단 주먹부터 나갔을 그는 최대한 마음을 진정시키려 담배 연기를 깊게 빨아들였다. 사실, 말하는 태도가 좆같아서 그렇지, 현준의 말도 틀린 게 없었다. 애초에 다흰을 이렇게 만든 건 저와 현준이었다. 이제 와서 걸레가 된 다흰이 다른 새끼들 좆까지 받아먹고 다닌다고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그런 꼴은 못 봐 줄 것 같았다. 딱 차현준까지다. 이다흰을 공유하는 건 차현준까지였다. 그 이상은 싫었다. 이다흰의 보지를 돌려 먹는 건, 두 사람만으로 충분했다.

“정 불안하면 네 거라고 이름이라도 써 놓든지.”

현준의 말에 진지하게 생각에 빠져 있던 기욱이 풉, 웃음을 터뜨렸다. 뭐? 이름을 써 놔?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뭐래, 차현준. 이다흰이 이름 써 놓는다고 그걸 그대로 냅두겠다?”

“아니지. 안 지워지게 써 놓으면 되지.”

“……뭐?”

“예를 들면. 칼로 새긴다든가.”

순간, 담배 연기를 내뿜던 기욱의 행동이 바로 멎었다. 잠시 넋 놓던 그가 무슨 생각이라도 났는지 시선을 다급하게 바닥으로 옮겼다. 그곳에는 아까 가방에서 떨어졌던 것들이 흩어져있었다. 팬 몇 자루와 커터 칼 같은 필기도구들이.

팬 사이에 얌전히 놓여 있는 칼을 보는 순간, 기욱의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무엇인가에 홀린 듯 칼을 집어 든 그가 소파에 시체처럼 죽은 듯 누워 있는 다흰을 바라보았다. 잡티 하나 없이 새하얀 피부. 마치 도자기처럼 매끈한 살결 위로 빨간색 칠이 더해지면 참을 수 없이 아름다울 것 같았다. 더불어 제 것이라고 표시도 할 수 있었고.

“…….”

기욱은 칼을 든 채로 다흰이 누워 있는 소파 앞으로 가서 앉았다. 칼 심이 삐져나오도록 조절한 그가, 성감에 헤어 나오지 못해 달뜬 숨을 내쉬는 다흰의 하얀 허벅지에 뾰족한 끝을 가져다 대었다.

살갗을 찌르는 뾰족한 부위에 따끔한 느낌이 들었는지 다흰이 다소 뒤척였다. 그대로 기욱은 힘을 주어 칼끝을 다흰의 살 속에 찔러 넣었다. 하얀 살결을 가르며 칼 심이 처박혔다. 그와 동시에 새빨간 핏방울이 살갗에 맺혔다. 하얀색과 대조되는, 새빨간 색이었다.

기욱은 살갗에 칼을 찔러 박은 채로 원하는 글자를 새기기 위해 손을 움직였다. 핏방울이 점점 덩치를 불려 가고, 칼 끝을 따라 살이 갈라졌다.

“흐읏!”

살갗을 찢는 고통에 다흰의 눈이 완전히 떠졌다. 그가 상체를 일으켜 아픔이 느껴지는 허벅지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제 허벅지에서 일어나는 일을 확인하는 순간,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눈물을 터뜨렸다.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풍경은 도무지 믿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다.

“흐윽, 흐으윽. 흑, 흐윽.”

너무 놀라고 무서워서 하지 말라는 소리조차 나오지 않았다. 커터 칼을 들고 생살을 찢는 기욱에게 다흰이 그 어떤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눈물이 비 오듯 쏟아져 내리고, 온몸이 덜덜 떨렸다. 너무 무섭고 두려워 이대로 다시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그 어떤 공포 영화의 장면보다도 지금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 제일 무서웠다.

“흐극, 흑. 흐으윽, 흑. 흐으윽. 흐윽.”

너무 무섭고 두려워서 차라리 아픔은 덜했다. 아니면 오늘 좆 구멍을 쑤셔 댔던 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아파서 그랬을 수도 있고.

하지만 공포의 크기 면에서 지금이 훨씬 더 괴로웠다. 기욱이 뭘 하려는 것인지 도무지 감도 잡을 수 없었다. 이대로 저를 죽이는 건 아닐까? 제 다리의 신경을 모조리 잘라 버리는 건 아닐까, 온갖 무서운 상상이 꼬리를 이었다.

그런 다흰을 현준은 소파 옆에 서서 무심하게 내려다보았다. 다흰이 얼마나 무서울지 뻔히 알면서도, 그는 조금도 다흰에게 손을 내밀거나 달래 주지 않았다. 그저 기욱이 새겨 나가는 글자를 빤히 쳐다보았을 뿐.

그렇게 서럽도록 울어 젖히는 다흰의 목소리가 거실을 가득 채우고……. 기욱은 말 한마디 없이 다흰의 허벅지에 글자 새기는 데 완전히 집중해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한참 동안 엎드려 있던 기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피투성이가 된 칼을 바닥에 떨구고 그대로 지나쳐 욕실로 향했다. 화장실 장에서 구급상자를 찾아온 그가 다흰의 허벅지에 소독약을 붓고 솜으로 그 위를 닦았다.

“흐아아아!”

끔찍한 고통에 다흰이 몸부림치며 소리 질렀다.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눈깔이 완전히 뒤집힐 것만 같았다. 괴로움에 사무친 몸을 이끌고 그가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이다흰. 이거 봐 봐.”

다흰의 상태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기욱이 말했다. 친절하게 다흰의 머리채를 잡아 올려 상체를 일으킨 그가 피로 물든 허벅지를 보여 주었다.

“어때? 마음에 들어?”

아무렇지 않게 물어 오는 기욱에 다흰은 다시금 울음을 터뜨렸다. 제 허벅지에 새겨진 세 개의 이니셜이 그의 자아를 처절하게 무너뜨렸다. 하얀 살 위로 계속 번져 가는 피처럼, 그의 마음에 걷잡을 수 없는 균열이 생기며 조각조각 부서지기 시작했다.

“씨발 년아. 마음에 드냐고.”

기욱이 다흰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며 말했다. 아무런 대답도 못 하고 흐느끼는 다흰의 뺨을 그가 내리쳤다. 그러는 동안에도 다흰은 울먹이며 그 어떤 답도 하지 않았다. 이 순간만큼은 그에게 그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이대로 처맞다가 죽어 버리고 싶었다.

“개같은 년.”

기욱은 끝까지 대답하지 않는 다흰의 머리채를 그대로 내팽개쳤다. 다흰의 몸이 소파 위로 무너져 내렸다.

다흰은 그대로 아픔과 두려움에 지쳐 정신을 잃어버렸다. 마치 생명을 다한 사람처럼, 그대로 두 눈을 감고 잠들어 버렸다.

그런 다흰을 보며 기욱은 무섭도록 차가운 얼굴을 해 보였다. 낮아서 더 소름이 끼치는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설마 이 몸을 하고 다른 새끼들한테 보지 돌릴 생각은 못 하겠지?”

기욱의 말에 현준은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현준이 보기에 지금 기욱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으니까.

그런 현준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건, 곧 기욱의 행동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그는 여전히 피가 새어 나오는 다흰의 허벅지를 보며 좆을 꺼내 들었다. 핏빛으로 물든 새하얀 허벅지를 보며 그가 자위했다. 거칠게 살을 치대는 소리, 헉헉대는 숨소리가 거실을 가득 채웠다.

좆을 꺼내 흔든 지 얼마 되지 않아, 기욱의 좆 머리에서 정액이 후드득 쏟아져 내렸다. 마치, 이슬이 맺힌 장미처럼. 붉은 글씨 위로 정액이 방울방울 매달렸다. 그 장면을 보며 차라리 현준은 고개를 돌려 버렸다. 어느덧 짙게 내려앉은 밤이 창가를 온통 어둡게 물들였다.

***

다음 날. 다흰이 눈을 뜬 곳은 기욱의 침대였다. 그의 옆에서 기욱이 잠들어 있었고, 현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다른 방에서 자는 듯했다. 저를 혼자 이 집에 두고 집에 가진 않았을 테니까.

다흰은 으스러질 것 같은 몸을 겨우 침대에서 일으켰다. 제 몸통 위로 얹어진 기욱의 팔과 다리를 치우고, 이불을 걷어 낸 그가 침대에서 내려왔다.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에 힘을 주고 억지로 문 쪽을 향해 움직이는데, 불현듯 전신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이 보였다.

“아…….”

다흰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것은 붉게 물든 허벅지였다. 그는 거울 가까이 가 제 허벅지를 쳐다보았다. 기욱, 현준, 다흰의 이니셜을 새긴 칼자국을 따라 살갗이 부풀어 올라 상당히 징그러워 보였다.

제 것 같지 않은 허벅지를 쳐다보며 다흰의 커다란 두 눈에서 눈물이 펑펑 쏟아져 내렸다. 다흰은 미칠 것 같았다. 아니, 이미 미쳐 버린 것 같았다. 제 허벅지에 낙인처럼 새겨진 그 상처들을 보면서, 다흰은 제정신일 수 없었다. 어제 제 허벅지에 칼을 들이대던 기욱을 보던 그 순간이, 칼끝에 생살이 찢겨 나가던 그 순간이 떠올라 미쳐 버릴 것 같았다.

다흰은 정신 나간 사람처럼 제 허벅지를 손으로 벅벅 문질렀다. 이렇게라도 해야 이 미쳐 버린 글자들을 지워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추잡스러운 자국은 지워지기는커녕, 더 붉은색으로 변해 선명해지고 있었다. 살갗이 뜯어질 듯 아픈 건 물론이었고.

“흐읍. 흡. 흐으윽. 흑. 흐윽.”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이 폭발하며 다흰이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 정도의 상처라면 평생 안 없어질지도 몰랐다. 평생 안고 가야만 하는 상처였다.

너무 괴롭고, 힘들었다. 이런 수치스러운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도 괴로웠고, 앞으로 더 어떤 일을 당해야 할지 몰라 두려웠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힘들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던 몸뚱어리는 한집에 사는 형과 같은 반 친구에 의해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여기서 더 망가지고 싶지 않았다. 지금까지만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해야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들을 만나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순수했던 그때로……. 어떻게 하면…….

눈물에 젖은 얼굴을 다흰이 들어 올렸다. 그러곤 거울 속에 있는 저의 모습과 다시 한번 마주했다. 안쓰러울 정도로 말라 버린 제 모습을 보니 참을 수 없이 서글퍼졌다. 지금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 그를 더욱 괴롭게 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이딴 몸뚱어리 숨이라도 끊어지면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저들의 손에 계속 더럽혀지느니, 차라리 그편이 낫지 않을까?

“아…….”

그러다 어느 순간. 다흰이 고개를 추어올렸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그가, 주변을 둘러보다 서둘러 거실로 향했다. 예상대로 거실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교복을 주워 입고, 그 위에 덧대 입었던 카디건까지 걸쳤다.

엄마에게는 미안했지만, 이대로 인생을 끝내는 게 답인 것 같았다. 형과 친구에게 매일같이 강간당하며 살아왔다는 걸 엄마한테 알리는 것보다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어차피 저만 사라지면 끝날 일이었다.

그렇게 생각을 끝낸 다흰은 마지막으로 제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문밖으로 나서니,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새벽 특유의 서늘한 공기가 그의 몸을 휘감았다. 다흰의 등장에 제집에서 기어 나오는 개를 무시하고, 빠르게 정원을 가로질러 대문으로 향했다.

그렇게 다흰은 홀로 기욱의 집을 나섰다. 다시는 이곳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며, 그가 대문을 나섰다.

다흰은 무슨 정신으로 한강까지 갔는지 알 수 없었다. 기욱의 집을 나서 택시를 잡아타고, 무조건 근처 한강 다리로 가 달라고 했다. 저를 의아한 듯 쳐다보는 택시 기사를 무시하고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강이 멀지 않은 동네라 다리에 도착하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택시에서 내려, 다흰은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다리를 걸었다. 더 안쪽으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조용히 사라져 버릴 수 있는 곳으로.

그렇게 다리의 중간까지 왔을 때. 다흰은 다리 난간에 매달려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회색빛으로 물든 물길은 잔주름 하나 없이 평온해 보였다. 고즈넉한 수면을 보며 다흰은 마른침을 삼켰다. 쌀쌀한 바람이 옷 속을 파고들어 소름이 끼쳤다. 저 차가운 물에 몸을 던질 생각을 하니 발끝부터 몸이 차게 식는 것만 같았다.

“안 돼……. 난 죽어야만 해…….”

막상 눈앞에서 한강을 보고 있으니 이곳을 찾았을 때 결심이 점점 약해졌다. 다흰은 그런 저를 다그치며 어떻게든 발을 내디뎠다. 끝을 알 수 없는, 한없이 깊어 보이는 한강 물을 바라보며 그가 난간을 붙잡았다. 한쪽 다리를 들어 올려, 난간 위에 얹었다.

이대로 난간에 올라서면 되었다. 물속으로 떨어지기 위해서, 난간에만 올라서면…….

“흡!”

하지만 다흰은 결국 모든 걸 포기하고 바닥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두려웠다. 저를 잡아먹을 듯 넘실거리는 그 물길이. 실은 그저 잔잔하게 흐르고 있을 뿐인데도, 한강 물을 보는 순간 미친 듯한 두려움이 밀려왔다. 정말 이대로 물속에 몸을 던져 거품처럼 사라져 버리고 싶지 않았다.

“흐으윽, 흑. 흐으윽. 흐윽.”

병신 같은 새끼. 스스로 목숨을 끊을 용기도 없는 의지 박약, 한심한 새끼.

자신을 향한 자책이 끝없이 밀려왔다. 정말 그렇게 죽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곳까지 찾아왔으면서, 막상 물을 보고 주저앉아 버린 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서러움과 비참함. 저를 향한 자책감까지 모든 감정이 휘몰아쳐 다흰은 목을 놓고 울어야만 했다.

어느새 아침 해는 하늘 중앙에 높게 떠올랐다. 다리를 무심코 지나치는 차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났다. 모두가 바쁘게 맞이하는 아침. 한강 다리 위에 주저앉은 다흰의 울음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

늦은 오후. 다흰이 도착한 곳은 서울에서 떨어진 지방의 터미널 근처 PC방이었다. 다흰은 이곳이 어디인지 몰랐다. 그저 무작정 멀리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터미널을 찾았고, 가장 빨리 출발할 수 있는 차의 표를 끊어 올라탔더니 도착한 곳이 이곳이었다.

오늘 아침. 한강에서 자살을 시도하려고 했던 다흰은 그것조차 녹록지 않자, 생각을 바꿔 그대로 서울을 떠나기로 했다. 죽을 수 없다면, 차라리 차현준과 남기욱의 손아귀에서라도 벗어나고자 했던 것이다.

고작 18살밖에 되지 않은 다흰은 어렸고, 도망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몰랐다. 그만큼 서툴렀고, 아무런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전혀 모르는 곳으로 도망쳐 버렸다.

버스의 종점에 내려 주변을 둘러보니, 낯설고 삭막한 도시가 펼쳐져 있었다. 다흰은 터미널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 끼니를 때우며 어디로 가야 할지 생각했다. 기욱의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꺼 둔 휴대폰 덕에, 검색 없이 오로지 제 생각에 의존해야 했다.

마음 같아서는 어디 가서 눈이라도 붙이고 싶은데……. 하필 교복을 입고 오는 바람에 그것도 녹록지 않았다. 여관이나 모텔 같은 숙박업소는 꿈도 꿀 수 없었고, 찜질방은 눈치가 보였다. 남들 다 학교에 가 있는 평일 낮에, 교복을 입고 찜질방을 찾는 건 누가 보아도 가출한 청소년처럼 보일 터였으니까.

하는 수 없이 다흰이 선택한 곳은 PC방이었다. 이 시간에 교복을 입고 찾아간다고 한들, 전혀 눈치가 보이지 않는, 거기에다가 앉아서 편히 쉬고 인터넷 검색도 할 수 있는 그런 곳.

다행히 터미널 근처라 그런지 주변에 PC방이 많았다. 시설도 서울만큼 괜찮았다. 사람도 많이 없어서 한적하고, 히터가 틀어져 있어 따듯했다. 다흰은 회원 가입 대신 손님용 카드를 들고 카운터로 갔다. 혹시나 회원 가입을 하면 학생 신분이라는 것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곳에 언제까지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야간에 불리할 수도 있었으니까.

“아. 죄송한데, 혹시 카드 없으세요?”

손님용 카드와 만 원짜리 지폐를 한 장 내미는 다흰을 보며 아르바이트생이 꽤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네? 카드가 꼭 있어야 하나요?”

“네. 저희 매장이 카드 결제만 가능해서요. 현금은 아예 받지 않고 있거든요.”

“어떻게 방법이 없나요?”

“네. 현금은 받을 수가 없어서……. 아마 주변에 다른 PC방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아마 터미널 근처라 학생들 상대로 장사하는 곳이 아니어서 그런 듯했다. 사실, 여기뿐만 아니라 서울에도 그런 PC방이 많기도 했고.

다흰은 꽤 난감하게 되었다. 카드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걸 썼다간 혹시나 제 위치가 발각되지 않을까 걱정되었던 거였다. 그러다 그는 고개를 내저었다. 설마 이렇게 바로 카드 사용 내역을 추적해 따라오진 못할 터였다. 이번만 카드를 긁고, 현금을 왕창 찾아 두어야겠다고, 그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럼, 이거로 계산해 주세요.”

다흰이 가진 체크 카드를 내밀었다. 다흰에게 카드를 넘겨받은 아르바이트생은 결제를 끝내고 바코드를 찍은 게스트용 카드를 다흰에게 내밀었다. 다흰은 추가로 음료수와 빵을 더 사 자리로 돌아왔다.

일단 컴퓨터 앞에 앉긴 앉았는데, 너무 심란한 나머지 다흰은 무얼 해야 할지조차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컴퓨터를 켠 채로 멍하니 넋을 놓아 버렸다. 아이콘이 복잡하게 여기저기 떠 있는 컴퓨터 바탕 화면을 보고 있자니, 자꾸 어제의 일이 떠오르며 눈물만 났다. 충동적으로 이 먼 곳까지 오게 되었지만, 뒤늦게나마 엄마를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졌다.

결국, 다흰은 PC방 구석에 처박혀 고개를 푹 숙이고 울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울었을까? 몸도 마음도 지친 그는 저도 모르는 사이, 의자에 깊게 몸을 묻은 채 잠이 들어 버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시간이 꽤 흘러 있었다. 바탕 화면 하단 작업 표시 줄에 있는 시계가 저녁 8시가 되어 감을 알려 주고 있었다.

허기를 느낀 다흰은 아까 PC방비를 계산하면서 함께 사 온 빵과 음료수로 대충 배를 채웠다. 밥을 먹고 다소 정신을 차린 그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기에 이르렀다. 여전히 어제 있었던 일이 떠오르고 괴로웠지만, 계속 이렇게 괴로워할 수만은 없었다. 이대로 서울에 다시 돌아가서 그 지옥 같은 삶을 다시 살고 싶은 게 아니라면, 앞으로 여기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해야 했다. 당장 오늘 밤 잘 곳도 구해야 했고.

다흰은 자꾸만 새어 나오는 눈물을 닦고 인터넷 창을 켜 10대 커뮤니티에 접속했다. 언뜻 어디선가 이 커뮤니티에 가면 가출 팸을 구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게 떠올라서였다. 지금은 혼자서 이 낯선 동네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커뮤니티엔 다흰과 같은 처지의 아이들이 올린 게시물이 꽤 많았다. 그들은 당장 잠잘 곳을 구하거나, 저와 같은 처지의 가출 팸을 구하고 있었다. 다흰은 페이지를 넘겨 가며 게시글을 하나하나 읽어 나갔다. 워낙 외진 동네라 그런지 이 지역에서 가출 팸을 구하는 글은 찾기 힘들었다. 그래도 다흰은 희망을 버릴 수 없어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페이지를 넘겼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어느덧 시간은 10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쯤, PC방 아르바이트생이 입구 쪽 좌석부터 돌며 신분증 검사를 시작했다. 미성년자는 10시부터 PC방에 출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흰은 덜컥 겁이 났다. 성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 따위가 그에게 있을 리 없었다. 카디건을 입어, 앉은 상태에서는 티가 나지 않았지만, 교복 또한 입고 있었고.

이대로 신분증 검사를 하게 된다면 쫓겨날 게 분명했다. 아직 오늘 밤 잘 곳조차 구하지 못했는데…….

“아…….”

점점 제 좌석을 향해 다가오는 아르바이트생을 보며 다흰의 불안감은 점점 더 증폭되어 갔다. 그는 손톱을 탁탁 물어뜯으며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문득 그의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잠깐 검사하는 동안 자리를 비우면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그게 먹힐지 아닐지는 알지 못했지만, 일단 다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신분증 검사가 끝날 때까지 화장실에 숨어 시간을 보낼 작정으로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흣!”

너무 서두른 나머지, 그는 같은 라인의 맨 끝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과 부닥치기까지 했다.

“죄, 죄송합니다!”

다흰이 고개 숙여 사과했다. 꽤 나이가 있어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인상을 찌푸리며 다흰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다흰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여 보이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이 좌석, 저 좌석을 돌며 신분증을 확인하는 알바생을 지나쳐, 곧장 화장실로 떠났다.

“후…….”

화장실에 도착한 다흰이 깊은숨을 내쉬었다. 이걸로 일단 급한 불은 꺼진 것 같았다. 아르바이트생이 쓸데없이 기억력이 좋아 제 자리로 다시 찾아오지 않는 이상, 오늘 밤을 이곳에서 보낼 수 있을 것도 같았다.

한숨을 돌린 다흰은 뒤늦게서야 화장실을 둘러보았다. 터미널 근처에 있는 오래된 건물의 화장실은 외지고 시설도 좋지 못했다. 이곳에서 얼마나 있어야 할지 다흰은 가늠해 보았다.

10분? 20분? 30분? 사실 신분증 검사야 10분이면 끝날 것 같았지만, 아르바이트생의 기억 속에서 저의 부재를 지우려면 적어도 30분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이 더럽고 지저분한 화장실에서 30분이나 있어야 한다는 게 최악이었지만, 만약을 대비해 그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딱히 할 게 없었던 다흰은 잠도 깰 겸, 세수하기 위해 세면대로 향했다. 구석에 금이 가고 깨진 거울을 쳐다보다가, 수돗물을 틀어 찬물을 얼굴에 끼얹었다.

가뜩이나 날씨도 쌀쌀한데 찬물이 얼굴에 와닿으니, 시리다 못해 쓰리기까지 했다. 그래도 다흰은 개의치 않고 몇 번이나 더 얼굴에 물을 끼얹었다. 차가운 물에 부디 지나간 기억이 씻겨 나가길 바라며, 계속해서 물을 끼얹었다. 앞머리가 온통 젖고, 카디건으로 물이 튀었다.

“야.”

그때. 정신없이 세수하던 다흰의 귓가에 낯선 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흰은 놀라 세수하다 말고 다급히 뒤를 돌았다. 두 눈을 크게 뜬 채로 물을 뚝뚝 흘리며 돌아선 다흰의 시선에 제 앞을 지키고 있는 한 남자가 들어왔다. 아까 PC방에서 급하게 빠져나올 때, 저와 부딪힌 그 남자였다.

“너 미짜지?”

남자는 다흰을 보고 대뜸 그렇게 물었다. 하긴, 지금 입고 있는 교복뿐만이 아니더라도 생김새부터 하는 행동까지, 수상한 게 한둘이 아니었다. 누가 보아도 다흰은 미성년자인 게 티가 났다.

“아저씨가 무슨 상관이에요…….”

다흰은 애써 그렇게 답하곤, 그를 지나쳐 나가려 했다. 그러자, 남자가 다흰의 손을 잡았다. 다흰은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 붙잡힌 손목을 빼내기 위해 비틀며 그를 향해 소리쳤다.

“왜, 왜 이러세요?”

“잠깐만. 아저씨랑 얘기 좀 하자.”

“놔요. 왜 이러시는데요.”

“잠깐이면 돼. 잠깐.”

그렇게 말하고 그는 다흰을 끌고 화장실 안쪽으로 향했다. 다흰은 놓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반항했지만, 남자의 손아귀 힘이 너무 세서 뿌리칠 수 없었다. 남자는 다흰을 화장실 가장 마지막 칸에 밀어 넣고 문을 잠갔다. 당혹스러움과 두려움으로 올려다보는 다흰을 내려다보며 그가 물었다.

“야. 너 집 나왔지? 어디서 왔어? 못 보던 교복인데. 서울에서 왔어?”

“왜 이러세요……. 놔주세요.”

“너 돈 필요하지 않아? 아니, 당장 오늘 밤 잘 데는 있어? 갈 데 없지 않아?”

“…….”

“아저씨네 집으로 갈래? 아저씨가 거기서 먹여 주고 재워 줄게.”

“……네?”

“아저씨 집으로 가자고. 네가 아저씨가 원하는 거, 딱 하나만 들어주면. 앞으로 먹여 주고 재워 준다니까?”

그렇게 말하고 남자가 바지 지퍼에 손을 가져갔다. 다급하게 지퍼를 내리는 그의 손길에 꽤 덩치를 부풀린 좆이 금방 모습을 드러냈다.

“흡!”

다흰이 너무 놀라 눈을 홉떴다. 저를 보며 징그러운 좆을 꺼내 잡은 남자를 보며 두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뭐, 뭐 하시는 거예요…….”

“너 이거 뭔지 몰라?”

“…….”

“별거 아니야. 그냥 너는 뒤돌아서 엉덩이만 대 주면 돼. 나머지는 아저씨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어려운 거 아니야. 어서 뒤돌아. 빨리 끝내 줄게.”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다흰의 몸을 억지로 잡아 돌리려 했다. 억지로 누군가에게 당하는 거라면 이골이 날 정도로 많이 겪었던 다흰이었지만, 이것만큼은 용납할 수 없었다. 아무리 잘 곳이 급하고, 갈 데가 없더라도 이건 아니었다. 차현준과 남기욱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이곳까지 혼자 찾아왔는데, 여기 와서 또 이런 꼴을 당할 순 없었다.

“컥!”

다흰은 있는 힘껏 남자의 좆을 걷어차고는 다급히 화장실 마지막 칸에서 빠져나왔다. 헉헉, 숨을 몰아쉬며 문으로 달려가는 다흰의 머리채를 뒤에서 남자가 잡아챘다. 아악, 다흰이 붙잡힌 머리를 두 손으로 잡으며 발버둥 치는 동안, 남자가 다흰을 다시금 화장실 마지막 칸으로 잡아끌었다. 남자의 징그러운 좆이 바지 밖으로 꺼내어져 덜렁거렸다.

“애새끼가. 좋게 말하니까 못 알아듣지? 좆같이 패서 가르쳐 줘야겠어? 어?”

“놔, 이거 놔! 이 개새끼야, 이거 놓으라고!”

다흰은 필사적으로 남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다. 그러자 남자가 다흰의 머리끄덩이를 잡은 상태로 뺨을 내리쳤다. 그 두꺼운 손이 볼을 내리치자, 자동적으로 얼굴이 돌아가며 입술이 터졌다. 삐, 이명이 들리며 머리가 띵했다. 너무 강한 충격에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이제 좀 조용하네. 아무튼, 애새끼들은 몇 대 패 줘야 정신 차린다니까.”

남자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 다흰을 질질 끌고 화장실 마지막 칸으로 다시 향했다. 다흰은 얻어맞은 충격으로 인해 어찌 반항도 못 하고 그대로 끌려갔다. 터진 입꼬리에서는 피가 흘러나오고, 곧 코피 또한 터져 나왔다. 여기저기 피가 흐르는 모습은 망가진 인형을 연상시켰다.

“썅년. 얼굴 하나는 진짜 더럽게 예쁘네.”

남자가 화장실 마지막 칸에 들어가기 전, 잠시 자리에 멈춰 섰다. 아까 PC방에서부터 눈여겨보긴 했지만, 정말 보기 드물게 예쁜 얼굴이었다. 거기에다가 먹기도 좋게 미성년자. 모르긴 몰라도 경험도 전무한 것 같았다. 횡재수도 이런 횡재수가 없었다.

이 맛있는 걸 당장에 먹어 치울 생각을 하니, 입에서 군침이 돌았다. 당장 안으로 끌고 들어가 좆 물을 빼내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그가 다급히 발걸음을 움직였다.

그렇게 남자의 생각대로 모든 게 흘러가나 싶었는데.

달칵. 문 열리는 소리에 남자의 시선이 화장실 입구로 향했다. 웬만하면 찾아오는 이 없는 화장실이었거늘, 한 남자아이가 화장실로 들어섰다. 키도 크고 훤칠한 게, 남자의 취향은 아니었지만 매우 눈에 띄는 외모의 아이였다. 이 근방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미남이었다.

들어온 이의 외모에 잠깐 정신이 팔려 쳐다보던 남자는 지금 제가 미성년자를 강간하려던 중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급히 몸을 추슬렀다. 덜렁거리며 바지 사이로 솟아난 좆을 감추고 시체 같은 몰골로 쓰러져 있는 남자아이를 끌어 화장실 마지막 칸에 처넣었다.

“아저씨.”

하지만 애석하게도, 남자의 모든 행동이 끝나기 전, 화장실에 나타난 이가 말을 걸어왔다. 남자는 잔뜩 인상을 쓴 채로 그를 쳐다보았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거기, 쓰러져 있는 애. 상태 안 좋아 보이는데, 아저씨가 그랬어요?”

존댓말을 쓰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하대하는 느낌이 강한 말투. 남자는 제가 쓰레기 짓을 하고 있지만, 저보다 한참 어린애한테 이런 얘기를 들을 필요가 없다고 여기고 다짜고짜 으르렁거렸다.

“젖비린내 나는 어린놈이 어른이 하는 일에 참견하는 거 아니다. 험한 꼴 당하기 싫으면 당장 너 할거하고 가라, 어?”

이 정도 말했으면 알아들었겠지, 남자가 무시하려 뒤를 돌았다. 그렇게 다시 화장실 칸으로 향하는데.

퍽.

예고도 없이 남자의 배로 주먹이 날아들었다. 억, 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의 상체가 꺾였다. 그와 동시에 남자를 향한 발길질이 시작되었다. 남자는 붙잡고 있던 다흰의 머리채를 놓은 채로 바닥에 쓰러져 정신없이 쏟아지는 발길질에 얻어맞게 되었다.

“젖비린내 나는 어린놈 데리고 뭐 하려고 그랬어요? 애는 왜 때렸어요? 그 좆만 한 좆 쑤셔 박고 싶어서 때렸어요?”

화장실 바닥에 쓰러진 남자를 정신없이 발로 차며 그는 숨소리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 퍽퍽. 살을 후려치는 소리가 화장실에 울려 퍼지고, 중년 남자의 신음이 어우러졌다.

얻어맞는 복부에, 가슴에, 남자가 숨쉬기가 괴로웠는지 거칠게 기침을 내뱉었다. 쿨럭쿨럭. 내뱉는 기침에 피 섞인 침이 쏟아져 나왔다.

“아저씨. 집에서 이러고 다니는 거 알아요? 미성년자 보고 눈 돌아가서 좆 내밀고 지랄하는 거 집에서 알고 있냐고요.”

난폭하게 남자를 때려 대던 발길이 멈추었다. 남자의 숨통을 끊어 놓기라도 할 듯, 무참하게 짓밟던 그 아이는 무표정한 얼굴로 눈을 내리깔고 남자의 옆에 쭈그려 앉았다. 남자의 뒷주머니에 손을 넣은 그가 어렵지 않게 반지갑을 찾아 꺼냈다. 그는 지갑 안에 있는 다른 것은 일절 건들지 않고 신분증을 꺼내 들었다.

제 휴대폰을 꺼내 그것을 촬영한 그가 아무렇지 않게 바닥에 떨궜다. 그러곤 흉측한 좆을 내민 채로 바닥에 누워 있는 남자를 한 번, 교복을 입고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채 화장실 칸에 처박혀 있는 다흰을 또 한 번 찍었다.

“조만간 아저씨네 집에 좋은 거 하나 갈 거예요. 아저씨가 밖에서 무슨 짓 하고 다니는지 집에서도 알아야 할 거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고는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선을 돌려 여전히 정신 차리지 못한 채로 누워 있는 다흰을 쳐다보았다.

“하…….”

그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다흰이 쓰러져 있는 화장실 칸으로 들어가 그를 안아 올렸다. 예쁜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코와 입꼬리에 피가 흘러 굳어 있었다.

“진짜……. 이다흰…….”

한마디 뱉은 그는 다흰을 안은 채로 화장실을 나섰다. 두 사람이 떠나 버린 텅 빈 화장실에는 다 죽어 가는 중년 남성의 신음만이 간간이 들려올 뿐이었다.

***

다흰이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는 꽤 아늑하고 따듯한 공간에 있었다. 워낙에 지쳐 있던 탓에 곧장 눈을 감아 버렸다. 그렇게 다시 잠을 청하려 했는데.

“흡!”

이렇게 따듯하고 포근한 곳에 제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흰이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고서야 이곳이 모텔임을 알 수 있었다. 다흰은 제가 왜 이런 곳에서 깨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혹시 아까 PC방 화장실에서 만난 아저씨가 데려온 것일까? 그렇게 벗어나려고 노력했는데 결국 또 그렇게 몸을 내어 주고야 만 걸까?

다흰은 온몸을 타고 올라오는 한기를 느끼며 몸을 움츠렸다. 서울이든, 아니든. 차현준과 남기욱을 벗어나든, 아니든. 이게 저의 운명인 것 같기도 했다. 서울을 떠나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이렇게나…….

“일어났어?”

온갖 자책감에 몸을 끌어안고 바들바들 떨어 대고 있을 때, 별안간 다흰의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흰은 놀라 황급히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막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는 현준의 모습이 보였다.

“차, 차현준……!”

순간, 다흰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기분이 들었다. 차현준과 남기욱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자 여기까지 도망 왔는데, 또다시 그를 만나게 된 것에 대한 좌절감.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갈 곳도, 받아 줄 사람도 없는 타지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된 것에 대한 안도감.

둘 중 무엇이 더 크게 느껴졌냐는 건, 다흰도 확실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뜨겁게 흐르는 눈물은 확실히 현준을 만나 안심하고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있는 듯했다. 무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모르는 아저씨한테 겁탈당할 뻔했던 그였으니.

“여긴…… 흑. 어떻게 알고…… 흐으윽.”

다흰은 저도 모르게 쏟아져 나오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현준에게 말했다. 현준은 아무 소리 않고 다흰의 옆에 걸터앉았다. 무표정한 얼굴로 손을 들어 올린 그가 다흰의 앞머리를 넘겨 주었다. 피가 터지고 상처가 난 얼굴은 현준이 약을 발라 번들거렸다.

“너가 어딜 가든. 내가 못 찾아올 줄 알았어?”

“흐윽. 흐으윽. 흑.”

“그렇게 도망가고 싶었으면 조금 더 똑똑하게 굴든가.”

“흑. 흐으윽. 흐윽. 흐윽.”

“멍청하긴.”

현준의 말에 다흰은 정신없이 눈물만 쏟아 냈다. 서러움에 도무지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무뚝뚝한 눈빛과 말투에도 괜히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현준이 그동안 저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떠올리기엔, 다흰은 너무나도 지쳐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보란 듯이 도망치더니. 결국, 한다는 게 처음 보는 아저씨한테 따먹히는 거야?”

현준의 말에 다흰의 동공이 더없이 커졌다. 한없이 떨리는 눈동자로 그를 주시하려니, 현준이 난데없이 피식 웃어 보였다.

“정말 그 아저씨한테 대 주려고 그랬어? 왜, 용돈이라도 준다고 그랬어, 그 아저씨가?”

순간, 다흰은 다시 한번 울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혹시나 그 아저씨한테 당한 게 아닐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그런 일은 없었던 것 같았다. 아마도 그 순간에 현준이 나타난 것 같았다. 정말 운 좋게. 그 순간에 현준이 저를 구한 거였다.

“이다흰.”

서럽게 울어 젖히는 다흰을 현준이 부드럽게 불렀다. 처음 듣는 다정한 목소리……. 다흰은 낯설어도 너무 낯선 현준의 목소리에 놀라 울음을 뚝 그쳤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그를 쳐다보니, 목소리처럼 낯선 다정한 눈빛이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왜 도망가려고 했어?”

너무 따듯한 목소리로 물어 왔기에, 다흰은 하마터면 착각할 뻔했다. 그가 저를 구원하러 온 것은 아닐까 하고.

“응? 솔직히 말해 봐. 왜 도망가려고 그랬는데.”

그래서 다흰은 아무런 생각 없이 솔직히 제 마음을 모두 털어놓고야 말았다.

“무서……웠어.”

“어떤 게?”

“너희 두 사람과 있으면서……. 내가 변해 가는 게.”

“네가 어떻게 변했는데?”

여기서 다흰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러곤 한참 뒤에서야 겨우 입을 열었다.

“너희가 하는 더러운 행위에…… 길들여지고 있잖아.”

“더러운 행위?”

“너희가 내게 하는……. 그런 이상한 짓들.”

다흰은 실로 무서웠다. 그들의 손에 물들어 가는 제 모습이.

인간 이하의 행위를 받아 내며 쾌감에 울부짖고 사정하는 저의 모습이.

“이대로 가다간……. 나라는 사람이 사라지고 말 거 같았어. 그대로 더러워진 내 몸뚱이만 남게 될 것 같았어.”

세 사람의 이름이 새겨진 썩어빠진 몸뚱어리만 말이야…….

마지막 말은 속으로 집어삼킨 다흰은 그대로 고개를 떨구었다. 저를 그토록 짓밟고 온갖 더러운 짓은 다 하게 만든 현준에게 이런 얘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자괴감이 들었다.

그런 다흰에게 현준이 또다시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리는 얼굴을 쓰다듬어 주려는데.

“하지 마.”

다흰이 그의 손을 쳐 냈다. 비록, 그의 등장에 안도감을 느꼈던 다흰이라 한들, 그가 한 짓을 모두 이해하고 그의 품에 안기고 싶진 않았다. 그에게서 벗어나야 했다. 또다시 저를 잃지 않으려면. 반드시 그에게서 벗어나야만 했다.

“나 서울로 안 가. 안 돌아갈 거야. 무슨 일 있어도 너희한테서 벗어날 거야.”

“…….”

“그러니까 너도 그만 돌아가. 나 찾았다는 말도 집에 하지 말고.”

이번만큼은 다흰이 꽤 단호했다. 다른 때라면 어머니 얘기를 들먹이며 다흰을 협박했을 현준이었지만, 지금은 그게 다흰에게 먹히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어머니가 걱정되었으면 애초에 이렇게 도망칠 생각도 못 했을 테지.

“왜 네가 더럽다고 생각해?”

“…….”

“왜 너라는 사람이 사라져 버릴 거라고 생각해?”

“…….”

“내가 보기엔 아닌데. 전혀 그렇지 않은데.”

“차현준.”

“너는 여전히 순수한데. 네 이름처럼 그렇게 새하얀데.”

현준이 떨구어진 다흰의 얼굴을 부드럽게 들어 올렸다. 현준의 손을 따라 고개를 들어 올린 다흰은 떨리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혼돈이 온통 뒤섞인 눈빛이 그에게 진심을 갈구하고 있었다. 차라리 믿고 싶어지는 그의 진심을.

“네가 얼마나 예쁜지 너는 모르지? 네가 우리 좆 받아먹고 좆 물 싸지를 때. 얼마나 네가 예쁘게 보이는지 너는 모르고 있지?”

“예뻐…… 보이고 싶은 적 없어.”

“아니. 네가 원하지 않았어도, 우리가 보기엔 그래.”

현준이 다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떨리는 어깨를 끌어당겨, 귓가에 입을 묻었다. 낮고도 감미로운 목소리가 다흰의 고막을 파고들어 심장을 울렸다. 잔잔한 수면에 파문이 일듯, 그의 목소리가 다흰의 마음을 잡아끌었다.

“왜 자꾸 거부해. 너도 느끼고 있잖아. 네 몸이 얼마나 원하는지.”

다흰의 심장이 거칠게 뛰었다. 남자의 손길에 닿았던 은밀한 부위들이 자극을 원하는 듯, 간질간질했다.

“넌 어쩔 수 없어. 그렇게 태어난 거야. 처음부터, 남자 좆 받아먹으라고. 그런 몸뚱어리로 태어난 거야.”

“…….”

“굳이 거부할 필요 없잖아? 네 몸이 그렇게 원하는데.”

“……차현준.”

“넌 계속 우리 옆에 있으면 돼. 가장 순수한 상태 그대로. 우리 옆에서 그렇게 머물러 있으면 돼.”

척박한 땅에 비를 내리듯, 현준의 말은 지칠 대로 지친 다흰의 가슴을 어루만졌다. 현준이 저를 개처럼 겁탈했던 강간범이라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리고, 다흰은 그렇게 무너져 버렸다.

“현준아……. 하으윽. 나는……. 나는……. 흑.”

서럽게 우는 다흰의 어깨를 현준이 끌어당겼다. 그렇게 다흰은 아무런 반항 없이 현준의 품에 안겨 눈물을 쏟아 냈다. 그동안 어디에도 위로받지 못했던 몸뚱어리가. 그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었던 외로웠던 영혼이. 그로 인해 구원받는 느낌이었다.

실로 다흰은 그랬다. 아직 다 자라지 못했기에. 고작 18살밖에 되지 않았기에. 견고하지 못한 그의 정신은 그렇게 현준의 농간에 쉽게 녹아내렸다. 그렇게 그가 내민 손을 아무렇지 않게 잡아 버렸다.

그날 밤. 다흰은 처음으로 현준과 한 침대에서 잠을 잤다. 개처럼 처박히며 섹스 하는 게 아니라, 서로를 끌어안은 채로, 정말 순수하게 잠만 잤다. 그리고 그날 다흰은 꿈을 꾸었다. 새하얀 눈밭에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나는 꿈을. 다흰은 그 꽃을 꺾어 소중하게 품에 안았다. 그러곤 눈밭에서 꽃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흔적도 없이. 새하얀 눈밭에서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

한층 더 쌀쌀해진 날씨에, 도로를 달리는 고속버스의 차창에는 입김이 서렸다. 현준과 함께 서울로 향하며, 다흰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차창 밖을 내다보며 스치듯 지나치는 풍경들을 눈에 담았을 뿐.

그렇게 서울에 도착했을 때. 다흰은 뜻밖에 무덤덤한 저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돌아오기 싫었다거나, 그리웠다거나. 무언가 다른 감정이 느껴질 줄 알았는데……. 아무런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갓 펼친 노트의 백지처럼.

터미널에서 현준은 바로 택시를 잡아탔다. 그가 택시 기사에게 목적지를 설명하는 동안에도 다흰은 멍한 눈빛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확실히 서울의 풍경은 복잡하고 정신 사나웠다. 터미널 근처라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듯하기도 했고.

택시는 꽉 막힌 도로를 겨우 달려 다흰이 사는 동네에 가까스로 도착했다. 분명 출발할 때만 해도 정오쯤이었는데, 다흰의 동네에 도착하니 벌써 날이 어둑해져 있었다. 택시는 골목골목을 따라 들어와 정원이 딸린 커다란 단독 주택 앞에 멈추어 섰다. 돌담이 높게 둘린, 고급 주택이었다.

“여기요.”

넉넉히 현금을 건넨 현준이 먼저 차 문을 열고 내렸다. 기사님이 거스름돈을 건네려는 것을 현준이 거절했다. 그는 다흰이 택시에서 내릴 수 있도록 에스코트할 뿐이었다.

두 사람이 모두 내리자, 택시는 홀연히 자리를 떠나 버렸다. 현준은 다흰의 손을 잡고 문 앞으로 다가갔다. 커다란 대문에 딸린 초인종을 누르자, 덜컹거리며 문이 열렸다. 자동으로 열리는 문을 밀고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섰다.

월월. 시끄럽게 울어 대는 개새끼가 가장 먼저 두 사람을 맞이했다. 눈치도 없는 개새끼는 이 순간마저도 징그럽게 좆을 내밀며 다흰을 맞이했다.

다흰은 그것을 애써 무시하지 않았다.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을 뿐.

“왔냐?”

그런 다흰에게 곧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꿈에서도 잊을 수 없을 그의 목소리가. 제 다리에 세 사람의 이니셜을 새겨 넣은 그의 목소리가.

다흰은 시선을 들어 기욱에게 바로 고정했다. 기욱의 손에는 처음 보는 목줄이 들려 있었다. 검은색 가죽으로 만들어진 링에 은색 체인이 달린 그 목줄이 탄이의 것이 아니라는 것은 한눈에 보기에도 알 수 있었다. 개가 차는 목줄이라면, 이미 탄이의 목에 멀쩡하게 둘려 있었을 테니까.

그런 기욱을 보며 다흰은 희미하게나마 웃어 보였다. 목줄과 함께 그의 손에 달린 검은색 가죽 채찍을 보며, 그가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답했다.

“응. 다녀왔어.”

기욱의 입꼬리가 죽, 끌어 올라갔다. 징그러운 웃음이 그의 얼굴에 걸렸다. 성큼성큼 큰 보폭으로 다흰에게 다가간 그가 다흰의 귀에 입술을 묻었다. 그의 웃음만큼이나 소름 끼치는 목소리로 그가 다흰에게 속삭였다.

“그래. 잘 왔어.”

“…….”

“근데……. 다시는 그렇게 말도 안 하고 어디 가지 마.”

“…….”

“어디 발목이라도 하나 분질러지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

“알겠지?”

제 귓가에서 멀어지는 기욱을 다흰이 멍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 핏기 하나 없는 얼굴로 웃어 보이며 그가 마지막으로 답했다.

“응, 알겠어. 네가 시키는 대로 할게, 기욱아.”

차가운 바람이 마당에 선 세 사람을 스치고 지나갔다. 여전히 눈치 없는 개새끼는 미친 듯이 짖어 대고 있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