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2/4)

1-1.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복을 꺼내 입은 날이었다. 나날이 짧아지는 봄날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고, 덕분에 올해는 작년보다 더 일찍 춘추복을 벗어 던질 수 있었다. 일 년 만에 꺼내 입은 교복 바지는 그새 또 줄어들어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바지는 그대로였다. 단지, 교복의 주인이 일 년 사이 더 자랐을 뿐.

재활용품이 담긴 커다란 봉지를 들고 쓰레기장으로 향하는 현준의 교복 바지 아래로 발목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짧은 바지의 갑갑함에 짜증을 내기도 전, 그의 시선을 사로잡는 한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다흰. 제 방 맞은편 방에 사는 애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새어머니가 데려온, 호적상으로는 형제로 올라 있는 동갑내기 남자아이.

현준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다흰을 바라보았다. 그는 같은 반으로 보이는 투블럭 헤어스타일의 남자애와 어깨동무하고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다. 어깨동무했다고 해서 두 사람이 꽤 친해 보이거나 하는 건 아니었다. 다흰의 어깨 위에 팔을 얹고 건들대며 걸어 나가는 투블럭과 달리 다흰의 표정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게 어울려 보이지도 않았고.

두 사람이 향하는 방향을 보자니 그들도 쓰레기장으로 향하는 것 같았다. 아침 자습 시간부터 왜 쓰레기장으로 향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현준에게 썩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다흰과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모르는 척하는 사이였다. 굳이 마주쳐서 좋을 게 없었다.

다흰을, 현준은 처음부터 좋아하지 않았다.

현준의 아버지가 독신으로 산 지 5년도 훌쩍 지나쳐 버린 어느 날, 그는 머쓱한 얼굴로 아들에게 소개해 줄 사람이 있다며 얘기를 꺼냈다. 현준은 아버지가 얘기하려는 사람이 어떤 존재가 될 사람인지 이미 알 것도 같았다. 한 1, 2년 되었나? 매주 주말이면 아버지가 집을 비웠던 시간이.

원래도 잘 차려입고 다니시는 분이셨지만, 유난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 아들인 저에게도 뻔히 보였다. 누군가와 길게 통화하는 모습도 종종 보이셨고.

현준에게 처음 얘기를 꺼낸 날로부터 정확히 3일 뒤, 화창한 주말에 두 사람이 집으로 찾아왔다. 한 명은 아버지의 짝이 될 여자였고, 한 명의 현준 또래로 보이는 남자아이였다. 나이는 현준과 동갑, 여자가 사별한 전 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라고 여자가 소개했다.

두 사람에 대한 감상을 느낄 새도 없이 현준은 아버지의 권유로 거실 소파로 이동했다. 거실 소파로 향하며 현준은 제 또래 남자애의 뒷모습을 유심히 보았다.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왜소한 체격이었다. 딱히 키가 작은 편도 아닌데, 유난히 마른 몸집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듯했다.

소파에 마주 앉아 아주머니가 내어 온 차를 네 사람이 마시는 동안, 현준은 원치 않았음에도 맞은편에 앉은 이와 시선이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그 애는 무엇 때문인지 입에 찻잔을 댄 채로 그 커다란 눈을 굴리며 자꾸만 현준의 시선을 피하는 듯했다.

현준은 그의 행동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거기에 조금 더 사심을 보태자면 생긴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밀가루를 반죽해서 만든 것 같은 하얀 피부와 커다란 눈, 유난히 붉은 입술은 남자의 것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묘한 느낌을 자아냈다. 저런 새끼의 아래에 좆이 달려 있다고 상상하니 역겨울 정도였다. 그보다는 차라리 다른 쪽이 어울렸을 텐데…….

어느덧 현준은 다흰을 보며 저도 모르게 상상의 수위를 올려 갔다. 예를 들면, 저 가는 허벅지 사이를 벌리고 허리 짓을 하는 그런 상상 같은 거. 그때 현준은 전혀 알지 못했다. 다흰을 쳐다보는 저의 눈빛이 얼마나 음란해 보이는지를.

첫 대면 이후, 채 한 달이 되지 않아 현준의 아버지는 그 여자와 간단히 식을 올리고 살림을 합쳤다. 살림을 합쳤다는 말이 무색하리만큼, 두 사람은 거의 빈손으로 현준의 집에 들어왔다. 애초에 아무것도 없는 가난한 모자를 현준의 아버지가 거두어들인 거나 다름없었으니,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렇게 현준에게는 그간 없었던 엄마와 동갑내기 동생이 생겨 버렸다. 그가 원치 않았음에도 새로운 가족이 생겨 버린 것이다.

여기까지 떠올리던 현준은 잠깐이나마 고민에 빠졌다. 괜히 다흰과 마주쳐 어색하게 지나치느니, 그냥 돌아갈까 싶었던 거다. 하지만 손에 들린 커다란 재활용품 봉지는 처치 곤란이었다. 쓰레기장이 아니라면 딱히 이걸 처리할 곳도 없었고.

하는 수 없이 현준은 가던 길을 계속 가기로 선택했다. 어차피 여태껏 모른 척하는 사이였으니, 이번에도 모른 척하고 지나가면 그만이었다. 굳이 좁은 공간 안에서 마주쳤다고 어색해할 필요도 없었다.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하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그렇게 현준이 건물 모퉁이를 돌아 쓰레기장 입구에 도착했을 때. 그는 다시 한번 제 자리에 멈추어 설 수밖에 없었다. 쓰레기장 쪽에서 들려오는 어떤 소리 때문이었다.

“씨바알……. 존나 좋아…….”

언뜻 듣기에도 충분히 음란한 상상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그 소리에, 현준은 저도 모르게 건물 뒤로 몸을 숨기게 되었다.

그가 조심스럽게 쓰레기장 쪽을 쳐다보았다. 한 명은 쓰레기장 입구 쪽을 등진 채로 자리에 서 있었고, 또 한 명은 그 앞에 무릎을 꿇은 채로 앉아 있었다. 단지 그뿐이라면 조금은 덜 이상했을 텐데, 무릎 꿇은 아이가 자리에 선 아이의 고간에 얼굴을 박고 있는 모습은 전혀 그럴 수 없었다.

현준의 상상이 지나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은 금방 찾아왔다. 자리에 선 아이가 움켜쥔 머리를 움직이기 시작하면서였다. 그는 앞에 아이의 머리에 대고 마치 좆질을 하듯 허리를 놀렸다. 격정적으로, 마치 좆 전체를 목구멍에 쑤셔 넣으려는 것처럼.

“씨발, 이다흰. 이빨 닿잖아. 똑바로 벌려야지?”

현준의 미간이 구겨졌다. 이건,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너무 충격적이라 허상을 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분명, 남자 좆을 빨고 있는 애는 이다흰이었다.

학교에서, 그것도 같은 반으로 추정되는 남자애의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앉아 좆을 빨고 있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닌 듯, 그는 반항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체념한 듯, 몸을 늘어뜨리고 투블럭이 잡고 흔드는 대로 흔들릴 뿐.

퍽퍽. 몇 발짝 떨어진 곳이었지만, 고간에 얼굴이 처박히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액체가 가득한 입 안에 좆이 처박히며 들려오는 음란한 마찰음까지도.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다흰의 머리통을 잡은 투블럭의 손길이 빨라졌다. 하얀색 가는 팔이 괴로운 듯 허우적대다가 앞에 있는 단단한 허벅지를 붙잡았다. 밀쳐 내는 듯한 움직임이 이어졌지만, 투블럭의 허벅지는 꼼짝조차 하지 않았다.

투블럭이 다흰의 머리통을 아예 두 손으로 잡았다. 마치 오나홀이라도 쓰는 것처럼 무자비하게 흔들기 시작했다. 흣, 씨발. 성감에 절은 탄성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마침내 역겨울 정도로 허리를 흔들던 새끼가 한순간에 움직임을 멈췄다.

“큿.”

투블럭이 잡고 있던 머리에서 급히 좆을 꺼내 들었다. 침으로 잔뜩 범벅돼 반질거리는 거대한 살덩이를 잡고 그대로 다흰의 얼굴 위에서 흔들었다. 불에 담갔다 뺀 듯, 붉게 물든 좆 머리끝에서 하얀 액체가 툭, 툭 터져 나왔다. 그 뜨겁고 끈적한 액체가 다흰의 얼굴을 뒤덮으며 쏟아져 내렸다.

다흰은……. 완전히 넋이 나간 듯, 멍한 얼굴로 그저 무릎을 꿇은 채 투블럭이 뿌리는 정액을 맞고 있었다. 커다랗고 하얀 눈에는 얕게 눈물이 고여 있었고, 남자의 좆을 물고 빠느라 붉게 변한 입술은 침이 번진 채로 힘없이 벌어져 있었다.

그 하얗고 매끈한 피부를 뒤덮으며 하얀 액체가 계속 흘러내렸다. 끈적한 액체가 볼의 곡선을 타고 흘러내리는 게 선정적으로 보였다. 밝은 갈색의 눈동자를 반쯤 덮은 눈꺼풀에도, 빨갛게 물든 입술에도 온통 하얀 정액이 덕지덕지 묻었다.

“하아. 하……. 하아, 하.”

정액을 모두 쏟아 낸 투블럭이 여전히 죽지 않고 껄떡대는 좆을 잡고 다흰의 얼굴에 문질렀다. 둥근 선단을 정액이 묻은 다흰의 볼에 대고 문지르다가 입술로 옮겨가 비볐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정액을 묻힌 귀두가 파고 들어갔다. 그 빨갛고 예쁜 입술에 다시금 좆이 물렸다.

“하……. 이다흰. 네 입 보지……. 존나 맛있어. 존나 좋아.”

숨소리가 뒤섞인 감탄사에 현준은 토가 쏠릴 것만 같았다. 더는 들어 주지 못할 것 같아 현준이 뒤를 돌았다. 쓰레기장을 등지고 돌아서서 발걸음을 옮기는 그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남자 좆을 빨고 있는 이다흰이 더러워 미칠 것 같다는 것.

“걸레 새끼.”

그가 저도 모르게 그렇게 뇌까렸다. 순진한 척, 온갖 수줍은 척은 다 하며 그렇게 눈알이나 굴려 대더니. 결국, 본 모습은 학교에서 같은 반 남자애 좆이나 빠는 걸레 새끼였다.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더라니, 다 이유가 있었던 거다.

그렇게 발걸음을 옮기던 그는 불현듯 한 가지 사실을 깨닫고 자리에 멈추어 섰다. 위화감에 다급히 시선을 아래로 가져갔다. 그리고 그는 확인했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좆을 수납해 놓은 제 오른쪽 허벅지가 두툼하게 부풀어 있었다. 이다흰이 남자 좆을 빠는 그 더러운 모습을 보고 발기해 버린 거였다.

“씨발……. 이게 무슨…….”

현준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런 그의 머릿속엔 여전히 다흰의 얼굴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정액으로 범벅된 채, 남자 좆을 무는 그 예쁜 얼굴이.

***

“우웨엑.”

아직 1교시조차 시작하지 않은 이른 아침. 다른 아이들이 모두 교실에 앉아 자습하고 있을 그 시간에 다흰은 화장실에 처박혀 있었다. 변기를 열고 고개를 처박은 그가 속에 있는 걸 그대로 게워 냈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한 탓에 말간 액체만이 변기 속으로 후드득 떨어졌다.

비릿한 변기 냄새와 함께 처먹은 좆 물 냄새가 뒤섞여 올라왔다. 머릿속에 기욱의 좆을 물고 빨았던 그 순간이 떠오르며 다시금 토가 쏠렸다. 다흰은 몇 차례나 더 변기에 대고 속을 비워 냈다. 빈 화장실에 구역질하는 소리만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우웩, 욱, 우욱……!”

그렇게 멀건 물조차 나오지 않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다흰은 변기에 처박았던 얼굴을 떼어 냈다. 변기 물을 내리고, 화장실 벽에 기댄 채 주저앉았다. 하아. 하아. 하……. 토하는 동안 참았던 숨이 거칠게 쏟아져 나왔다. 침이 번진 입술을 손등으로 거칠게 비벼 닦고, 깡마른 허벅지에 얼굴을 묻었다.

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

거의 매일 아침, 학교에 오면 기욱의 좆을 빨아야만 했다. 그가 얼굴 혹은 목구멍 너머로 정액을 쏟아 낼 때까지 구역질을 참아 가며 입을 벌려 주어야 한다. 어떨 때는 한 번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두세 번 사정할 때도 있었다. 그 역시도 다흰은 참아 가며 그의 좆 물을 빼 주어야 했다.

다흰은 이 빌어먹을 상황이 대체 무엇 때문에 시작되었는지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이 학교로 전학 온 게 문제였을까? 아니면 남기욱과 같은 반이 된 거? 그것도 아니면, 그의 강요에 못 이겨 그의 집에 놀러 갔던 거? 그곳에서 술 한잔 마셨던 거?

생각할수록 다흰은 비참하고 또 비참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저의 잘못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엄마의 재혼으로 인해 아무런 연고가 없는 동네로 이사 오게 되었다. 엄마는 새아버지의 경제력을 들먹이며 앞으로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 얘기해 주었지만, 다흰은 전혀 그럴 수 없었다. 새로운 집은 너무 낯설었고, 새로 얻게 된 형인 현준은 저에게 차갑기만 했다. 기껏 사귀었던 친구들과도 떨어져 새로운 학교에서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했다.

모든 게 어렵고 힘들기만 한데, 그런 저에게 처음 손을 내민 게 기욱이었다. 생긴 것과 다르게 친절한 얼굴로. 다정한 목소리와 함께.

기욱은 아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은근한 서열의 가장 최상위에 있는 애였다. 그런 애와 어울린다는 게 다흰에게는 어쩐지 어색하게만 느껴졌지만, 기욱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그는 오히려 다흰을 챙겨 주며 살갑게 굴었다.

다흰은 그런 기욱이 부담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맙고 좋았다. 생긴 것도 같은 남자가 봐도 반할 만큼 멋있었고, 저에게만큼은 꽤 다정했으니까.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낯선 곳에서 의지할 사람이 기욱밖에 없기도 했다. 형은 저에게 무뚝뚝하기만 했기에, 다흰은 상대적으로 친절한 기욱에게 더욱 기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적어도, 처음으로 기욱의 집에 가게 되었던 날, 그날 이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다흰이 이 학교로 전한 온 지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일이었다.

“여기야.”

다흰은 어쩐지 이제 막 친해지기 시작한 친구의 집에 간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비록 그것이 저에게 한없이 잘해 주는 남기욱의 집일지라도,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몇 번이나 거절했지만, 기욱은 거의 강요하다시피 다흰을 끌고 집으로 갔다. 어차피 혼자 살아서 집에 아무도 없다며. 오래 안 붙잡고 있을 테니 조금만 있다 가라며.

결국, 어쩔 수 없이 다흰은 기욱에게 이끌려 그의 집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집으로 향하는 동안, 다흰은 어쩐지 기욱에게서 현준이 저를 보던 그 묘한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기분 나쁜 눈빛이 뜻하는 바를 다흰은 전혀 알 수 없었기에, 그는 그저 착각이려니 저를 달래어야 했다.

“아…….”

혼자 산다는 말에 다흰은 기껏해야 전에 엄마랑 둘이 살았던 단칸방을 떠올리며 따라왔는데, 기욱의 집은 예상 밖의 초호화 저택이었다. 아마 동네가 워낙 잘사는 동네이다 보니,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대부분 잘사는 듯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 넓고 좋은 집에 혼자 살다니……. 다흰에게는 더욱 낯설게만 느껴졌다. 가뜩이나 무거운 발걸음이 더없이 무거워졌다.

“참. 마당에 개 한 마리가 있는데. 덩치는 커도 사납진 않으니까 너무 쫄지 말고.”

대문을 열고 먼저 들어가며 기욱이 말했다.

다흰은 조심스럽게 그의 뒤를 따랐다. 대문 안에 넓게 펼쳐진 잔디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중앙에 나 있는 돌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니, 곧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워. 탄이야. 형 친구야. 얌전하게 굴어야지.”

분명 사납지 않다고 했던 거 같은데……. 두 다리를 들어 올리고 주인에게 달려드는 개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아 보였다. 그레이트데인, 다흰이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개였다. 세상에서 가장 크다는 개.

‘탄이’라 불리는 개는 짧고 검은 털로 뒤덮인 몸의 근육 선이 유난히 두드러져 위협적으로 보였다. 쭉 뻗은 네 다리가 안 그래도 큰 덩치를 더 크게 보이게 했다. 정신없이 파닥이는 꼬리 아래로는 잔뜩 늘어진 고환과 좆이 보였다.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는, 말 좆처럼 두껍고 커다란 좆이었다.

“와. 이 새끼 발정 났네. 뭐야, 탄이야. 형 친구라니까? 형 친구 보고도 발정해?”

기욱이 키득거리며 말했다. 그는 제 개에게 하는 말이었겠지만, 어쩐지 그걸 듣고 있는 다흰은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었다. 수컷 개가 저를 보고 발정했다는 말이 듣기 좋은 건 아니었다. 기욱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지껄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덥지? 그만 들어가자.”

한참 동안 미친놈처럼 나대는 개를 어루만지던 기욱이 몸을 일으켰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보았던 것처럼, 이 집의 내부는 더욱 화려했다. 다흰이 지금 사는 집과 거의 맞먹는 수준의 집이었다. 이런 동네에, 이런 집에 살려면 대체 얼마나 부자여야만 하는 걸까? 꿀꺽. 마른침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괜히 주눅이 들어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뭐 좀 마실래?”

거실 아무 데나 가방을 집어 던진 기욱이 주방으로 향하며 물었다.

“저, 나는 아무거나.”

기욱에게 겨우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다흰이 답했다. 달그락, 달그락. 부엌에서 무언가를 챙기는 소리가 들렸다.

“뻘쭘하게 서 있지 말고, 거기 아무 데나 앉아.”

보는 곳마다 너무 황송해서 어찌할 줄 모르고 자리에 서 있는 다흰에게 기욱이 주방에서 소리쳤다. 다흰은 쭈뼛거리며 근처 소파 위에 앉았다. 가방은 어디에 두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대충 소파에 기대어 바닥에 내려 두었다.

“아 씨발. 오늘 존나 덥다. 그치?”

양손에 커다란 잔 하나씩을 들고 나타난 기욱이 다흰의 옆으로 앉았다.

“자.”

기욱은 들고 온 두 개의 잔 중에 한 개를 다흰에게 내밀었다. 다흰은 그것이 무엇인지는 몰랐으나, 일단은 받았다. 마시려고 입가에 가져가니, 훅하고 알코올 냄새가 올라왔다. 술이라곤 1학년 때 갔었던 수련회에서 딱 한 번 마셔 보고 입에도 대 본 적 없었던 다흰은 예고 없이 등장한 알코올에 무척이나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더우니까 시원하게 한 잔 하라고 하이볼 말아 왔어.”

“그거 술이잖아…….”

“뭐 어때. 아무도 없는데.”

“그렇지만…….”

다흰이 들고 있는 잔을 쳐다보며 망설였다. 아직 낮이었고, 교복조차 벗지 않았다. 이런 이른 시간에 친구의 집에서 술을 마신다는 게 영 내키지 않았다.

“괜찮아. 이거 약한 거라 마셔도 안 취해.”

“하지만 대낮부터……. 아직 교복도 안 벗었고…….”

“내가 말하지 않았나? 나 혼자 산다고.”

“…….”

“여기 올 사람 아무도 없어. 술 깨고 가면 되잖아. 안 그래?”

그렇게 말하곤 기욱은 다흰을 빤히 쳐다보았다. 쌍꺼풀이 없는, 차가운 눈매. 다흰은 기욱의 눈을 바라보자 숨이 턱, 막혀 버리는 것만 같았다. 그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빛만큼은 다흰에게 그가 원하는 것을 강요하고 있었다.

다흰은 어쩐지 더 몸이 움츠러드는 것만 같았다. 기욱이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점점 더 심장이 조여 왔다. 어서 이 숨 막히는 상황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알겠어. 그럼 딱 한 잔만…….”

끝내 수락하고야 마는 다흰을 보며 기욱이 입꼬리를 추어올렸다. 잘 생각했어, 한 마디 뱉은 그가 제 잔을 들어 올려 그의 잔에 부딪혔다. 커다란 잔에 담긴 얼음이 달그락 소리를 내며 움직였다. 시원한 액체가 입 안에 흘러 들어오자, 알싸한 냄새가 코를 타고 올라왔다.

하이볼이라고 하더니……. 수련회 때 먹어 보았던 소주와는 차원이 달랐다. 시원하고, 맛있었다. 다흰은 저도 모르게 하이볼 몇 모금을 꿀꺽, 꿀꺽 한꺼번에 넘겨 버렸다. 목구멍을 타고 흘러 들어가는 시원한 액체가 가슴을 적셨다.

“뭐야, 이다흰. 술 존나 잘 마시나 보네?”

어찌하다 보니 단숨에 한 잔을 비워 낸 다흰을 보며 기욱이 재미있다는 듯 소리쳤다.

“이다흰. 순진하게 생겨서 알고 보면 존나 놀았던 거 아냐?”

“아니야……. 그런 거.”

“그래?”

다흰을 보며 뜻 모를 웃음만 흘리던 기욱이 몸을 돌렸다. 그가 아무렇지 않게 테이블 위에 놓인 리모컨을 잡았다. 텔레비전 전원을 켠 그가 여기저기 채널을 돌렸다. 제목조차 생소한, 등장인물이라곤 전혀 알아보기 힘든 서양 영화를 보곤, 그대로 채널을 고정해 버렸다.

“아…….”

기욱은 아무 말 없이 영화가 재생되는 커다란 화면을 쳐다보았다. 영화가 시작한 지 한참 된 것인지, 내용을 도무지 짐작할 수 없었다. 뭔가 총을 쏘며 서로 쫓고 쫓는 장면을 보니 액션 영화인 것 같은데, 그나마도 연출이 엉성해 집중되지 않았다.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조차 없는 영어 대사를 들으며 다흰은 슬슬 술기운이 올라왔다. 시원하고 맛있어서 마실 때는 몰랐는데, 안에 든 술의 도수가 생각보다 높은 듯했다. 뜻 모를 말만 지껄이는 영화는 재미없고, 지루했다. 술기운에 재미없는 영화가 더해져 잠이 쏟아졌다. 시야가 흐려지며 눈이 점점 감겼다.

“이다흰.”

언제 잠이 들었던 걸까? 다흰은 어느새 기욱의 어깨에 기댄 채로 잠이 들어 있었다.

“이다흰. 계속 잘 거야?”

한 번 불렀음에도 꼼짝조차 하지 않는 다흰을 기욱이 한 번 더 불렀다. 평소보다 훨씬 달콤한 목소리가 다흰의 고막을 파고들었다. 영화가 끝나 버린 케이블 채널에서는 광고 릴레이가 한창이었고, 밖은 벌써 해가 져서 어둑해져 있었다.

“이다흰.”

기욱은 입술을 아예 다흰의 귀에 가져다 댔다. 속삭이듯 간지러운 목소리로 그가 다흰에게 속삭였다.

“나 예전부터 존나 해 보고 싶은 게 있었거든.”

다흰은 잠결에 기욱의 목소리가 멀게만 느껴졌다. 마치 목욕탕에서 윙윙 울리는 소리처럼 들렸다.

“오늘 네가 해 줬으면 좋겠는데. 어때? 해 볼래?”

기욱이 술 취한 다흰의 머리통에 손을 얹었다. 그러고는 그대로 아래로 끌어 내렸다.

“읍!”

술에 취해, 잠에 취해 정신을 놓고 있던 다흰은 지금은 무슨 상황인지 판단할 겨를도 없이 그대로 기욱의 고간에 얼굴을 처박을 수밖에 없었다. 놀란 다흰이 몸부림쳤다. 두 팔로 소파를 짚고 얼굴을 들어 올리려 노력했다. 하지만 기욱은 그럴수록 더 세게 다흰의 뒤통수를 짓눌렀다.

“푸, 하!”

발기한 좆 위로 다흰의 얼굴을 뭉개던 기욱이 손을 떼어 냈다. 그 틈을 타, 다흰이 얼굴을 들어 올렸다. 얼굴이 문대지며 참았던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숨을 몰아쉬며 다흰은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 파악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술에 취한 그의 머리는 정상적인 사고가 어려웠다. 그저, 어렴풋이나마 기욱이 대체 왜 이러나 싶은데, 다시금 그가 다흰의 뒤통수에 손을 올렸다.

놀란 다흰이 기욱을 쳐다보았다. 술에 취해 흐릿하기만 한 시야에도 저를 빤히 쳐다보는 기욱의 얼굴은 또렷이 보였다.

“왜……. 대체, 왜.”

술에 취해 다흰이 겨우 말했다. 기욱은 한 손으로 다흰의 뒤통수를 부여잡고, 다른 손으로는 제 아래에 손을 뻗고 있었다. 다흰의 시선이 기욱의 손을 따라 아래로 향했다. 그러자 그의 시선에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포착되었다.

벌어진 교복 바지 지퍼 사이로 좆이 나와 있었다. 잔뜩 발기한 채로 껄떡거리는 살덩이가 징그럽게 솟아 있었다.

기욱이 아무렇지 않게 다흰에게 말했다.

“나 좆 한 번만 빨아 주라.”

“뭐……?”

“나 좆 좀 빨아 달라고. 좆 물 한 발만 빼게.”

“기욱아…….”

너무도 당당하게 좆 물 한 번만 빼 달라는 기욱의 요구에 다흰은 정신이 확 드는 것만 같았다.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에 다흰은 정신을 놓을 것만 같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남자의 좆을, 그것도 같은 반 애의 좆을 빠는 일은 절대로 할 수 없었다.

“왜? 싫어?”

“그런 건 못 해.”

“왜 못 해? 그냥 아이스크림 먹듯이 빨면 돼. 입 안에 넣고. 살살. 혀 굴려서.”

당황한 다흰은 얼굴을 붉힌 채 무어라 반박조차 하지 못했다. 그저 징그럽게 껄떡이는 좆을 내려다보며 입술만 짓씹고 있으려니, 기욱이 다시금 다흰의 뒤통수에 얹은 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하, 하지 마! 기욱아! 욱!”

다흰이 몸부림치며 욕지거릴 내뱉었다. 하지만 기욱은 막무가내였다. 그대로 다흰의 뒤통수를 끌어다가 다시금 제 고간에 처박았다.

그대로 뜨거운 살덩이가 다흰의 입술에 닿았다. 살아 있는 듯, 껄떡대며 흔들리는 좆 머리가 다흰의 입술을 벌려 나가기 시작했다.

선액이 흘러나와 미끈거리는 좆 머리가 다흰의 입 안에 들어섰다. 그 이질적인 살덩이의 느낌에 다흰은 두 눈을 번쩍 떴다. 다른 부위의 살과는 다른, 뜨거우면서도 미끄덩거리는 느낌이 혀에서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비릿한 맛이 입 안에서 맴돌았다. 역한 냄새가 콧속을 파고들어 와 헛구역질이 몰려오기도 전, 까칠한 음모에 코가 처박혔다. 순식간에 그 길고 커다란 좆이 목구멍에까지 와 닿았다.

“웁, 우읍, 읍!”

다흰은 필사적으로 기욱의 손길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원래도 이겨 낼 수 없는 기욱의 힘을, 술 취한 상태에서 이겨 내기란 쉽지 않았다. 자세 또한 기욱에게 훨씬 유리했고.

“후, 씨바알…….”

기욱은 다흰의 쓸모없는 반항에 아랑곳하지 않고 좆을 물린 쾌감을 즐기고 있었다. 억지로 쑤셔 넣은 덕분에 부드러운 애무나 혀의 움직임 따위는 기대할 수도 없었고, 하물며 이빨에 닿아 아프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다흰에게 좆을 물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지금 제 손 아래 깔려 발버둥 치는 다흰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돼 미칠 것 같았다.

그가 다흰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그대로 다흰의 입 안에 귀두만 남을 정도로 머리통을 위로 끌어 올렸다. 침에 젖어 잔뜩 반들거리는 좆 기둥이 모습을 드러냈다. 핏줄까지 서 울퉁불퉁한, 남자가 보기에도 한없이 흉측해 보이는 그 좆 기둥을 자극하기 위해, 기욱은 다시 다흰의 머리통을 짓눌렀다.

“욱!”

순식간에 파고들어 오는 좆 머리에 다흰이 헛구역질을 했다. 목젖이 건드려져 구역질이 멈추지 않는데, 기욱은 봐줄 생각 없다는 듯, 목구멍에 대고 씹질하듯 움직였다. 손으로는 다흰의 머리를 잡아 흔들고, 앉은 상태에서 허리를 위로 치댔다. 뜨겁고 미끄럽게 젖어 있는, 거기다 비좁기까지 한 다흰의 입과 목구멍은 기욱에게 최고의 황홀감을 안겨 주었다.

커다란 자지의 기둥이 혓바닥을 문지르며 들어설 때마다 끔찍하게 좋은 느낌이 찾아왔다. 커다란 귀두가 좁은 터널을 지나, 목구멍 끝에 콱 틀어박힐 때 쾌감이란 차마 말로 다 설명 못 할 것이었다.

잔뜩 흥분한 자지가 다흰의 입 안에서 덩치를 더욱 키워 냈다. 계속 몸뚱어리를 떨며 성급하게 다흰의 목구멍을 찧었다. 다흰의 머리를 잡고 흔드는 손이 더욱 빨라지고, 기욱의 허리 짓 또한 빨라졌다. 퍽퍽, 고간에 얼굴이 처박히는 소리와 함께, 미끈한 좆을 빠는 음란한 마찰음이 집 안에 울렸다.

다흰은, 반항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그 거대한 살덩이를 억지로 받아먹어야 하는 다흰은 점차 막혀 오는 숨에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잔뜩 벌어진 입에 턱이 아리다 못해 제 기능을 상실한 것만 같았다. 질질 흐른 침이 온 얼굴에 범벅이었다. 입 안에서는 비릿한 좆 맛이 맴돌고, 얼굴에는 열이 올라 벌겋게 달아올랐다.

목구멍을 좆 대가리가 쳐 댈 때마다 토가 쏠려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물이 눈꼬리에 맺혔다. 숨이 막히고 너무 괴로웠다. 좆 맛은 상상 이상으로 비렸다. 좆 구멍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선액도 역했고, 이 이상 더는 못 견딜 것만 같았다.

“욱, 우욱, 우웁, 읍……!”

점점 더 희미해져 가는 정신에 다흰은 이제 반항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소파와 기욱의 몸을 밀어 내기 위해 허우적대던 두 손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구어졌다. 아가리만 처벌린 채로 넋을 놓아 버린 다흰의 모습은 흡사 시체처럼 보일 정도였다.

눈물이 가득 고인 채로 동공이 풀어진 다흰의 얼굴을 보고, 기욱은 갑자기 치솟는 성감을 느꼈다. 씨발, 작게 욕지거리를 내뱉은 그가 미친 듯이 다흰의 머리를 잡아 흔들기 시작했다. 한 손으로는 부족했는지, 아예 두 손으로 얼굴을 잡고 뒤흔들었다.

거친 움직임을 견디지 못하고 소파가 들썩거렸다. 그는 정말 씹질이라도 하는 것처럼 무자비하게 다흰의 목구멍에 좆질을 했다.

“큿!”

격정적으로 좆질을 하던 기욱이 순식간에 짧은 탄성을 내질렀다. 그와 동시에 그가 다흰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벌어진 입에서 다급하게 빠져나온 좆이 하얀 좆 물을 내뿜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씨바알…….”

힘차게 솟아나 다흰의 얼굴을 덕지덕지 뒤덮는 좆 물에 기욱은 끝없는 쾌감을 느꼈다. 황홀함을 이기지 못해, 그가 고개를 뒤로 젖혔다. 사정감에 취해, 두 눈을 감은 채로 좆 물을 쏟아 내는 귀두를 다흰의 얼굴에 문지르며 여운을 즐겼다.

부드러운 살결에 문대지는 귀두의 느낌이 정말 미쳐 버린 것 같았다. 이제껏 살면서 이토록 기분 좋은 적은 없었다. 이다흰의 입술에 좆을 비비고 정액을 싸지르는 이 순간, 그는 모든 쾌락의 끝을 본 것만 같았다.

끝내 남자의 좆을 물어야만 했던 다흰의 눈꼬리에 맺혀 있던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눈물에 젖은 채, 정액으로 범벅한 얼굴이 기욱의 뇌리에 콱 틀어박혔다. 풀려 버린 눈동자도, 촉촉하게 젖은 기다란 속눈썹도, 끈적한 액체를 처바른 볼도, 입술도……. 하나같이 야하고, 야해서 도무지 눈을 뗄 수 없었다.

“이다흰.”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다흰의 볼을 기욱이 툭, 툭 쳤다. 그러자, 풀려 있던 다흰의 동공이 조금씩 초점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괜찮아?”

기욱은 나름 다흰을 생각한답시고 그렇게 물었다. 그 말에 다흰은 나갔던 정신이 되돌아오는 것만 같았다. 조금씩 시야가 밝아졌다.

“네 입 보지. 존나 맛있었어. 씨발, 존나 좋았다고.”

입 보지……. 신체 부위를, 아니 성별 자체를 부정하는 그 말에 다흰은 눈물을 후드득 쏟아 냈다. 남기욱의 좆을 빨았다는 사실에 수치심이 몰려와 자괴감이 느껴졌다. 무엇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그의 손에 무너져 내린 자신이 한심해 미칠 것 같았다.

“고마워, 이다흰.”

분노를 담아 노려보는 다흰을 보며 기욱이 이죽거렸다. 아무렇지 않게 테이블 위에 나뒹구는 물티슈를 찾아 다흰의 얼굴로 가져갔다. 하얀 얼굴에 덕지덕지 묻은 정액을 그가 닦아 주었다.

여기까지가 그날 다흰이 기욱의 집에서 겪었던 일이었다. 그날 이후로 기욱은 하루가 멀다고 다흰에게 좆을 물렸다. 다흰은 상납하듯, 그가 원할 때마다 좆을 물어야 했고.

반항해 보려 했으나, 그에게 돌아온 건 갈비뼈가 나갈 듯한 발길질이었다. 그렇게 다정했던, 저에게만은 그렇게 사근사근하게 굴었던 남기욱이 악마처럼 변하게 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그제야 다흰은 깨달았다. 처음부터, 그는 이런 걸 원하고 있었다고. 매일같이 좆 물을 빼 줄 좆물받이로 저에게 접근했을 뿐이었다고.

“씨발…….”

끝내 참았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변기 옆에 쭈그려 앉은 채로 계속해서 흐느꼈다. 역겨운 냄새가 계속 몰려왔지만, 그는 조금도 자릴 벗어날 수 없었다. 어차피 이곳을 벗어난다 한들, 갈 곳이란 없었다. 역겹고 더러운 이곳 화장실이 그에게는 가장 어울리는 곳이었기에.

***

밤늦은 시각, 외진 곳에 있는 놀이터. 가로등조차 제대로 켜져 있지 않은 인적 드문 그곳에, 다흰과 기욱을 포함한 몇몇 아이들이 교복을 입은 채로 모여 있었다. 모래판 위에는 대충 신문지가 펼쳐져 있고, 그 위로는 잔뜩 찢어발긴 과자 봉지들과 빈 소주병이 굴러다녔다.

금요일 밤, 아이들은 과자 부스러기에 소주를 들이부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기욱과 어울리는 질 나쁜 아이들이었다. 다흰은 그들과 어울리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없었으나, 기욱이 늘 억지로 데리고 나왔기에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오. 이다흰. 오늘은 좀 마시네? 맨날 못 마시겠다고 빼더니.”

오늘따라 술을 아예 들이붓는 다흰을 보며 무리 중 누군가가 물었다. 다흰은 묻는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종이컵 한가득 따른 소주를 들이켰다. 아침부터 기욱의 좆 물을 처먹은 것도 모자라, 방과 후에도 이곳에 오기 전까지 기욱의 집에서 계속 그의 좆을 빨아야 했다. 차라리 취하는 게 덜 괴로울 것만 같았다.

“이다흰, 오늘 술 좀 받나 보지.”

그런 다흰을 보며 기욱이 이죽거렸다.

“그렇게 마셔서 집엔 갈 수 있겠냐?”

기욱이 들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떨구며 물었다. 다흰이 술로 가득 채운 잔을 집어 들었다. 그대로 입 안에 들이부었다. 얼굴이 화끈거리며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지금 혼자서 거의 두 병은 마신 것 같았다.

기욱은 바닥에 놔 뒹구는 꽁초를 발로 비벼 끄곤, 다흰의 어깨를 끌어당겼다. 다흰은 빈 종이컵을 입에 문 채로 그에게 끌려가 한쪽 품에 안기게 되었다. 기욱이 실실 쪼개며 다흰의 귓가에 입을 묻었다. 최대한 목소리를 낮춰 귓속말을 속삭였다.

“힘들면 집까지 데려다줄까? 아니면 우리 집에서 자고 가도 되고.”

다흰은 욱, 하고 감정이 치솟았다. 집에 데려다주겠다는 말도 역겨웠지만, 그의 집에서 좆을 물었던 순간들이 떠올라 기분이 더러웠다.

다흰이 제 어깨에 둘린 기욱의 팔을 쳐 냈다. 기욱의 팔이 갈 곳을 잃은 채 허공에서 멈췄다. 쌍꺼풀이 없는, 그렇지만 전혀 투박하지 않은 눈이 천천히 다흰의 전신을 훑었다. 다흰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발걸음을 옮기는 다흰의 몸짓은 당장에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웠다.

“워.”

비틀거리는 다흰을 보며 기욱이 한마디 내뱉었다. 자리를 털고 일어난 그가 다흰에게 다가섰다. 부축이라도 해서 데려다주려는 심산이었다.

“놔줘……. 혼자 갈래.”

술에 취한 다흰이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럼, 뭐.”

기욱이 두 손을 들어 보이며 뒤로 물러나는 제스처를 취했다. 기욱이 비켜난 길로 다흰이 발걸음을 옮겼다. 쓰러질 듯 휘청이며 겨우 놀이터를 벗어났다.

집까지 향하는 그 멀지 않은 길에 다흰은 몇 번이나 넘어져 바닥에 주저앉아야 했다. 가뜩이나 놀이터에 주저앉아 있어 교복이 더러운데, 이젠 또 바닥에서 구르니 답이 없었다.

비틀비틀. 겨우 몸을 일으킨 그가 대문까지 기다시피 해서 걸어갔다. 어찌어찌 집까지는 오긴 왔는데, 막상 이 꼬라지로 집에 들어가려니 걱정이 앞섰다. 엄마한테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지금 상태로는 2층 계단에 오르기도 전에 엄마한테 걸려 버릴 것만 같았다.

그래도 엄마는 새아빠와 결혼해서 행복해하시는데……. 굳이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소리 소문 없이 얌전히 2층으로 올라갈 자신도 없었고.

“하…….”

다흰은 머리를 싸매고 그대로 대문 앞 문턱에 주저앉았다. 저녁도 안 먹고 빈속에 퍼부은 소주 때문에 속이 메슥거려 죽을 것 같았다. 머리는 뱅글뱅글 돌아가고, 몸이 자꾸 늘어졌다. 바닥이 마치 침대라도 되는 듯, 그대로 누워 한숨 자고만 싶었다.

다흰이 고개를 떨궜다. 괴로운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복잡한 머리와 도무지 가라앉지 않는 속을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그렇게 다흰이 처절하게 몸을 추스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때.

“…….”

대문 앞에 누군가 멈추어 섰다. 마치 장승처럼 자리에 굳은 채로 대문 앞에 주저앉아 있는 다흰을 쳐다보고 있는 건, 현준이었다.

현준은 술에 꼴아 대문 앞에 주저앉아 있는 다흰을 보자니 어이없고 기가 막혀서 무슨 말도 나오지 않았다. 가뜩이나 학교에서 남자 좆 물고 있는 모습을 보고 오만 가지 정이 다 떨어졌는데, 이제는 하다 하다 술까지 처마시고 대문 앞에 주저앉아 있으니, 기가 막힐 수밖에.

현준은 차라리 무시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냥 같은 집에 사는 놈이고 뭐고 간에, 무시하면 끝이라고.

대문에 떡하니 기대어 쓰러져 있는 다흰을 무시하고 현준이 대문을 열었다. 스르륵, 열리는 문을 따라 다흰의 몸이 쓰러졌다. 놀란 다흰은 술 취한 와중에 허둥대며 몸을 일으키려 노력했다. 하지만 워낙 술에 전 상태라 쉽지만은 않았다. 외려 바닥에 누워 버리는 꼴이 되고야 말았다.

“아…….”

바닥에 누워 다흰이 현준을 올려다보았다. 가로등 불빛에 어렴풋이 보이는 현준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차가운 시선에 다흰은 그대로 몸이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현준은 무심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다흰을 바닥의 껌처럼 무시한 채로 시선조차 주지 않고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현준이 스쳐 가자, 술에 취해 몸조차 바로 가누지 못하는 다흰이 어떻게든 몸을 일으키고자 발버둥을 쳤다. 잠깐 사이에 그새 술이 더 취했는지, 몸이 한층 더 무거운 것 같았다. 도무지 자리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읏!”

결국 다흰이 바닥에 엎어지고야 말았다. 쿵, 소리가 어찌나 크게 났는지 발걸음을 옮기던 현준조차도 결국 멈춰 서게 되었다. 현준은 자리에 선 채로 입술을 짓씹었다. 분명 무시해야 하는데……. 무슨 생각에서인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

결국, 깊은 한숨과 함께 현준이 뒤돌았다. 가방을 멘 한쪽 어깨를 한번 들썩이곤, 다흰에게 다가갔다. 대체 무엇 때문인지, 흙에서 잔뜩 구르기라도 한 것 같은 교복을 입고 술 냄새 폴폴 풍기는 다흰을 부축해 일으켰다.

“……?”

다흰은 눈살을 찌푸리며 이게 무슨 상황인가 이해하기 위해 애썼다. 아무리 술 취한 와중이라지만, 저를 일으키는 게 현준이라는 건 알 것 같았다. 그러자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형이 왜 나를…….

“얌전히 올라가. 집안 시끄러워지는 거 싫으니까.”

현준은 나름의 이유를 짧은 두 문장으로 설명해 주었다. 다흰은 전혀 친절하지 않은 손길에 도움을 받으며 현관문을 향해 걸어 나갔다.

불 꺼진 거실 안은 죽은 듯 고요했다. 언제나 이 시간에 들어오면 부모님은 항상 잠자리에 들어 계셨다. 현관에 달린 센서 등이 아니라면, 불빛 하나조차 없었을 거였다. 그야말로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

“으응…….”

다흰은 다시 한번 울렁거리는 속을 부여잡으며 숨소리를 흘렸다. 어지러움을 견디지 못하고 현준에게 더욱 기댔다. 현준의 목에 다흰의 뜨거운 숨결이 닿았다. 남자 새끼들이 풍기는 술 냄새는 역하기 짝이 없는데, 이상하게 다흰에게서 나는 술 냄새는 어딘지 모르게 단내를 풍겼다.

“하아, 하. 하아아…….”

걷는 게 힘들었는지, 다흰은 계단을 걷는 내내 신음에 가까운 숨소리를 냈다. 몸은 더욱 밀착해 서로의 몸통이 맞닿았다. 빠르게 뛰는 심장이, 부풀고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흉부가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런 와중에 뜨거운 숨이 드나드는 다흰의 입술이 현준의 목에 닿았다. 현준이 자리에 멈추어 섰다. 센서 등이 밝힌 계단에 서서, 다흰을 내려다보았다. 술에 취해 발그레해진 볼이, 분홍빛에서 살짝 더 붉게 물든 입술이 그의 시야에 차례대로 들어왔다.

시선을 떼어 낼 수 없을 정도로 예쁜 얼굴이었다. 시선이 풀린 눈도, 벌겋게 달아오른 입술도.

곧 다흰의 얼굴 위로 다른 얼굴이 겹쳤다. 오늘 아침, 남자가 싸지른 정액을 얼굴에 범벅 한 채 좆을 물던 이다흰의 얼굴이었다.

저 예쁜 입으로, 남자 새끼 좆을 물고 있었다. 입에 다 담기지도 않는 거대한 살덩이를 물고 버겁게 머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얼굴에 하얀 액체가 뚝, 뚝 떨어져 내리는데, 그대로 역겨운 좆을 입에 담고 정액을 빨아 먹었다. 풀어진 눈으로 야한 표정을 지으며 앞에 남자를 유혹했다.

갑자기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온몸에 피가 빠르게 돌며 눈깔이 뒤집히는 것만 같았다. 지금 눈앞에 있는 다흰이, 남자의 좆을 물고 빠는 이다흰으로 보였다. 좆 물로 얼굴을 더럽힌 이다흰으로밖에 보이질 않았다.

“존나 꼴려.”

저도 모르게 현준은 그렇게 입 밖으로 말을 내뱉었다.

존나 꼴려, 그 두 마디에 다흰은 축, 늘어져 있던 고개를 들어 올렸다. 잔뜩 찡그린 미간에, 겨우 초점을 잡아 나가며 다흰이 물었다.

“뭐……라고?”

현준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다시 얘기했다.

“너 걸레 같다고. 그래서 존나 꼴린다고.”

다흰은 술 취한 와중에도 대체 현준이 왜 저에게 이런 얘기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혼란스럽고, 화가 났다. 현준이 저를 대놓고 싫어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얘기를 들을 이유가 뭔가 싶었다.

“걸레 같다니. 말 함부로 하지 마.”

“그럼. 아니야?”

“뭐?”

“너 걸레 맞잖아.”

“헛소리하지 마. 난 섹스 같은 거 해 본 적도 없어.”

다흰이 현준의 손을 뿌리쳤다. 술에 절어 무엇도 할 수 없는 그가 택한 것이라곤, 현준을 피해 제 방으로 달아나는 것뿐이었다.

“이다흰.”

하지만 그런 다흰을 현준이 다시 붙잡았다. 다흰이 하릴없이 그의 손에 끌려갔다.

“뭐, 뭐야!”

현준은 다흰의 팔목을 억지로 잡고 제 방으로 향했다. 다흰의 방이 아닌, 제 방으로.

“뭐, 뭐 하는 거야! 놔! 놓으라고!”

당황한 듯 소리치는 다흰을 침대로 밀쳤다. 방문을 걸어 잠그고 무뚝뚝하게 침대로 걸어갔다.

“차, 차현준…….”

점점 다가오는 현준의 그림자가 다흰을 완전히 집어삼켰다. 코앞에서 멈춰 선 현준을 올려다보는 다흰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떨렸다. 갑자기 현준이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왜 이 방에 끌고 왔는지도. 왜 죽일 듯 저를 노려보는지도.

“대체 왜 그러는 건데…….”

불안한 듯, 다흰의 목소리가 떨렸다. 최소한의 조명만이 존재하는 방 안에서, 그를 내려다보는 현준의 얼굴은 얼음보다도 더 차가웠다.

“읏!”

그대로 현준이 다흰의 몸을 덮쳤다. 거대한 덩치에 짓눌려, 다흰은 쓰러지듯 침대에 누웠다.

“흣!”

현준의 입술이 거칠게 다흰의 입술을 덮쳤다. 너무 당황스러워 어찌 반응할 새도 없었던 다흰은 속절없이 입술을 현준에게 내어 주게 되었다. 벌어진 입술을 열고 현준의 혀가 파고들었다. 술기운이 올라 뜨거운 다흰의 입 안을 헤집고 혀를 휘감아 애무하듯 문질렀다.

“으, 으으!”

뒤늦게야 상황 파악이 된 다흰이 두 손으로 현준의 어깨를 밀쳤다. 하지만 술에 취한 데다가, 원래도 현준보다 훨씬 손힘이 약한 다흰이 할 수 있는 것이란 없었다. 현준의 단단한 어깨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입 안을 유영하듯, 현준의 혀가 현란하게 움직였다. 다흰의 혀에 몸뚱이를 비비는 것은 물론, 혓바닥을 짓누르고 목구멍으로 침을 넘겨 보냈다. 저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목구멍을 타고 흘러 들어오는 타액에, 다흰은 죽을 듯 몸부림을 치며 고개를 내저었다.

현준은 한 손을 들어 다흰의 턱을 그러잡았다. 엄지와 검지로 잡고 힘주어 내리니, 다흰의 입이 더 크게 벌어졌다. 잔뜩 벌어진 입에 현준이 침을 뱉었다. 끈적한 액체가 길게 실처럼 늘어지며 다흰의 입 안으로 떨어졌다.

“욱, 우욱. 욱!”

현준이 손을 거두자, 다흰은 헛구역질을 하며 괴로워했다. 강제로 키스한 것도 모자라, 입 안에 침까지 뱉은 현준에 속이 다 뒤집힐 것 같았다. 여전히 술기운에 머리는 아팠고, 몸 또한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흡!”

여러모로 미치겠는 상황에서, 현준은 미친놈처럼 계속 달려들었다. 억지로 키스한 그는 이제 다흰의 목을 빨았다. 하얀 목에 자국이 생길 정도로 세게 빨아 젖히며, 그는 손으로 다흰의 교복 윗도리 단추를 풀고 있었다.

다흰이 다급하게 현준의 손을 제지했다. 그러자 현준이 다흰의 손을 낚아챘다. 양손 손목을 교차로 겹치게 해, 한 손으로 잡은 그가 교복 셔츠의 단추를 마저 풀었다. 하얀색 반팔 티셔츠가 모습을 드러내고, 현준은 티셔츠의 아랫단을 입에 문 채 들어 올렸다.

“아……!”

다흰의 맨살에 얼굴을 묻은 현준이 옆구리를 물었다. 다흰이 놀라 두 눈을 번쩍 떴다. 이빨이 살을 파고드는 통각에 술이 확 깨는 것만 같았다.

다흰의 옆구리에 깊은 이빨 자국을 박아 넣은 현준은 이어 다흰의 살을 빨아 들이기 시작했다. 배꼽 근처에서 시작한 그는 점점 위쪽으로 움직였다. 현준의 입술이 심장에 가까워져 오면서 다흰은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만 같았다. 심장이 미친 듯이 곤두박질치고, 온몸에 빠르게 피가 돌았다.

“……!”

그리고 가슴에 자리한 작은 돌기를 현준이 물었을 때, 다흰은 다시 한번 정신이 바짝 들었다. 단숨에 아킬레스건을 공격받은 것처럼, 몸의 힘이 쫙 빠져나갔다. 처음 느껴 보는, 짜릿한 감각이 온몸의 신경을 자극했다. 단숨에 아래로 피가 몰려들며 자지가 발기해 버렸다.

다흰은 이 당황스러운 감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고개를 내저으며 몸부림쳤다. 정말로 처음 느끼는 감각이었다. 자지를 흔들며 자위할 때도 젖꼭지를 건드려 봐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 거로 성적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현준의 입술이 닿고, 혀가 닿고, 그가 빨아 들이기 시작했을 때. 다흰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자극을 느낄 수 있었다. 자지를 만질 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무언가 내어 주면 안 되는 부위를 내어 준 느낌. 더는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은 느낌.

“하, 하지 마!”

붙잡힌 손을 빼내고, 다흰이 죽을힘을 다해 현준을 밀었다. 다흰의 젖꼭지 빠는데 정신이 팔려 있던 현준은 잠시 밀려 나는 듯했으나, 그대로 얼굴을 처박고 다흰의 젖꼭지를 빨았다.

“으읏! 흣!”

다시 시작된 감각의 향연에 다흰은 고개를 격하게 꺾어 올렸다. 견디기 힘든 감각에 이를 악물고 버텨 보지만, 젖꼭지에서 시작된 쾌감은 신경을 타고 뇌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현준은 아예 한쪽 젖꼭지는 입으로, 다른 젖꼭지는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다흰을 괴롭게 했다.

쭙, 쭈웁. 살 빠는 적나라한 소리가 방 안을 채웠다. 다흰은 계속해서 고개를 꺾은 채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계속해서 터지는 짜릿한 감각에 다흰은 차라리 울고 싶었다. 제가 어찌할 수 없는 몸이 두려웠다. 가뜩이나 술에 전 몸이 점점 더 초토화가 되어 가고 있었다.

다흰의 양쪽 젖꼭지를 번갈아 가며 빨던 현준이 입술을 떼어 냈다. 마지막까지 침으로 범벅돼 반질거리는 젖꼭지를 크게 핥아 올린 그가 완전히 얼굴을 들어 올렸다. 마찬가지로, 침으로 범벅이 된 입술을 손등으로 닦았다. 어둠 속에서 그가 다흰을 내려다보았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정원 조명에 다흰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한쪽 팔을 얼굴 위에 얹어, 두 눈을 가리고 있었다. 열이 오른 볼은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강제로 키스를 당해 더 붉게 물든 입술은 살짝 벌어져 숨을 내뱉고 있었다.

현준은 문득 다흰의 눈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눈을 가리고 있던 팔을 치웠다. 그러자, 그렁그렁 눈물을 매단 커다란 두 눈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

일순, 현준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휘몰아치는 어떤 욕망을 느낄 수 있었다. 고작 가슴이나 빨렸다고 눈물을 보이는 다흰을 보며, 그의 안에 숨겨져 있던 잔인한 본능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를 더 울리고 싶다고, 그가 제 아래서 괴로움에 허덕이며 울부짖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그렇게 그의 욕망이 속삭였다.

“흐으, 흣!”

현준은 억지로 다흰의 두 다리를 들어 교복 바지를 벗겨 냈다. 다흰은 흐느끼며 술에 절어 제멋대로 되지 않는 몸을 어떻게든 일으키고자 바동거렸다. 다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손쉽게 다흰의 교복 바지를 벗겨 낼 수 있었다.

하얀색 브리프까지 완전히 벗겨 낸 그가 시선을 아래로 가져갔다. 다흰은 두 손을 내뻗어 벌거벗은 제 아래를 가렸다. 현준이 거추장스러운 손을 걷어치웠다. 그러자 털 하나 없이 매끈한 백자지가 새빨갛게 달아올라 발기한 것이 보였다. 그렇게 싫다고 발버둥을 치더니, 그새 몸이 빨리고 젖꼭지가 빨리면서 발기해 있었다.

“씨발…….”

발기한 다흰의 좆을 보자니 욕이 절로 흘러나왔다. 분명, 징그럽고 불쾌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정말 좆같이도 다흰의 자지는 그렇지 않았다. 털이 없어서 그런가, 깔끔하고 심지어 예뻐 보이기까지 했다. 색도 야한 붉은 빛이라 오히려 먹음직스러웠다.

남자 새끼가 왜 자지에 털이 없는지도 의문이었고. 왜 하필 또 이렇게 예쁘게 생긴 건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고민 따위는 길게 가지 못했다. 지금 당장 저 맛있게 생긴 좆을 맛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으니까.

“아, 안 돼!”

제 자지를 입으로 무는 현준을 보며 다흰이 기겁해 소리쳤다. 다리를 어떻게든 오므려 피해 보고자 했지만, 현준은 두 손으로 양쪽 허벅지를 꽉 짓누르곤 놓아주지 않았다. 그의 손에 잡힌 허벅지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하얀 살이 빨갛게 변하고, 가랑이 사이가 더 벌어졌다.

“흐으읏……!”

곧, 다흰의 좆이 현준의 입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뜨겁게 휘몰아치는 미끈하고 질척한 액체로 가득 찬 점막이 다흰의 좆을 꽉 조여 왔다. 동시에 두툼하고 부드러운 살덩이가 좆을 휘감아 왔다.

다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들어 현준을 쳐다보았다. 제 고간에 처박힌 검은색 머리가 부단히도 열심히 움직여 대는 게 보였다. 다흰은 눈앞에서 제 좆을 빠는 현준을 보며 정신이 나가 버릴 것만 같았다.

살살 좆의 표면을 긁으며 동시에 빨아 주는 느낌에 다흰은 그대로 좆이 녹아드는 것 같았다. 아니, 좆이 아니라 뇌가 녹아 버릴 것 같았다. 미끄러운 침을 매개로 문질러 대는 혀의 느낌은 비누 거품 따위를 묻혀 손으로 문질러 대는 거랑은 차원이 달랐다.

너무 부드럽고, 부드러워서 모든 감각이 정상의 범주를 벗어나 버린 것만 같았다. 몸이 붕 떠오르며, 마치 공중을 부유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으응, 응. 으으응.”

다흰은 저도 모르게 조금씩 느린 템포의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여전히 온몸은 꼼짝할 수조차 없이 굳어 있었지만, 현준의 입 안에서 예쁨받고 있는 좆만큼은 몸통을 흔들며 껄떡거리기 바빴다.

다흰의 좆을 입에 물고 먹어 치우는 데 정신이 팔린 현준은 스스로 너무 흥분한 나머지 입 안에 든 살덩이를 뽑아 먹을 듯 세게 움직였다. 볼이 움푹 팰 정도로 압력을 높여 쪽쪽 빨아 댄 탓에 입 안에 침이 넘쳐났다. 생긴 것만큼이나 맛도 좋은 다흰의 좆에서는 빨수록 단맛이 나는 것 같았다.

남자 새끼 좆이나 빨며 이렇게 흥분하는 날이 올 줄 몰랐는데……. 그런 생각 따윈 할 틈도 없었다. 다흰의 좆이 너무나도 맛있었기에.

“하으읏! 흐응……!”

현준이 다흰의 좆을 입에 넣은 채로 고개를 흔들었다. 흥분한 좆이 현준의 입 안에서 더욱더 거세게 움직여 대고, 요도를 타고 좆 물이 귀두까지 차올랐다.

과한 쾌감에 다흰은 못 견딜 지경에 이르렀다.

“안 돼! 그만! 그만! 제발 그만!”

끝까지 차오른 사정감에 다흰이 현준의 머리통을 잡고 밀쳤다. 그럴수록 현준은 더 세게 다흰의 허벅지를 쥐고 고개를 까닥였다. 다흰의 좆이 심하게 요동하고, 현준의 입 안을 쳤다. 현준은 입술을 더 조여 좆 기둥을 입 안의 점막에 세게 문질렀다.

혀로 귀두를 눌러 자극하고, 목구멍에 닿을 정도로 뿌리까지 모조리 삼켜 주었다.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움직여 대는 입술에 다흰은 거의 무아지경에 이르렀다. 당장 자지가 뽑힐 것처럼 괴로웠지만, 그보다는 쾌감이 너무 컸다.

이대로는 조금도 더 못 견딜 것 같았다. 이미 요도 끝까지 차오른 정액이 당장 내보내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그들을 가둬 둘 이성이 다흰에겐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미 본능에 모든 것을 내맡긴 몸뚱어리가 가두어져 있던 욕망을 해방해 버리고야 말았다.

“읏!”

다흰의 허리가 둥글게 휘었다. 그와 동시에 그의 자지 머리에서 뜨거운 액체가 뿜어져 나왔다. 현준의 입 안에 정액을 쏟아 내며 다흰의 골반이 진동했다. 저도 모르게 허리를 흔들며, 두 다리로 현준의 목을 휘감고 끌어당겼다.

“으응, 아! 아으응, 응, 응! 아……!”

처음으로 타인에 의해 사정하게 된 다흰은 쾌감에 절어 생전 처음 내 보는 교성을 마구 쏟아 냈다. 너무 좋아서 눈이 절로 뒤집히는 것만 같았다. 좆 물을 쏟아 낸 것도 미치도록 좋은데, 사정하는 내내 현준이 귀두를 빨아 주어 쾌감이 몇 배로 더 증폭했다.

현준은 좆 머리만 문 채로 시선을 올려 다흰을 쳐다보았다. 제 목에 휘감긴 두 다리 때문에 볼이 허벅지 살에 파묻혔다. 부드러운 살에서는 은근히 파우더 냄새가 났다.

왜 남자 새끼한테 이런 냄새가 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조차 가질 필요가 없었다. 이다흰은 이런 게 어울렸으니까. 당장 따먹고 싶을 정도로 예쁜 좆과 아기 분 냄새가 나는 허벅지. 이런 것들이 그에게는 눈물 날만큼 잘 어울렸으니까.

“하아, 하. 하아, 하아, 하.”

좆 물을 몽땅 쏟아 낸 다흰이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힘이 빠져나가 헐렁해진 두 다리를 현준이 풀어냈다.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현준이 잠시 틈을 내 다흰의 모습을 감상했다. 열락에 들떠 잔뜩 녹아내린 모습은 그 어떤 포르노그래피보다도 야했다.

절정에 이른 이다흰의 모습을 계속 보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지만, 그는 멈추어 있지 않았다. 빨리 입 안에 든 정액을 뱉어 내야 했기에.

그가 침대에 늘어진 다흰의 몸을 뒤집었다. 어둠 속에서도 유난히 뽀얗게 빛나는 두 개의 살덩이가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쪽 볼기짝을 잡고 그가 옆으로 잡아 벌렸다. 손안에서 뭉개지는 살덩이의 느낌이 소름 끼치게 좋았지만, 그보다는 급한 것을 처리하기 위해 엉덩이 골에 숨어 있는 구멍 넓히기에 여념 없었다.

“흐으, 흐. 흐으으. 흐으…….”

다흰은 제 엉덩이를 주무르며 은밀한 부위를 들춰내는 현준의 손길에도 정신 차리지 못한 채 허덕이고 있었다. 술기운과 사정의 쾌감이 더해져 온몸이 나른했다. 이대로라면 까무룩 잠들 것만 같았다. 피로가 몰려왔고, 온몸이 뜨거웠다.

현준은 벌어진 구멍 안으로 입 안에 들어 있는 것을 뱉었다. 현준의 침과 뒤섞여 다흰이 싸지른 정액이 묽은 액체가 되어 구멍 사이로 흘러 들어갔다. 워낙 구멍이 작아 잘 담기지 않는 미끈한 액체를 안으로 집어넣기 위해 현준은 손가락을 손수 집어넣었다.

입을 꽉 다물고 있던 작은 구멍으로 현준의 손가락이 쑥, 들어섰다.

“흡!”

뒷구멍에 손가락이 쳐들어오고 나서야 다흰은 정신 차렸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지독한 이물감에 그는 엎드린 상태에서 고개를 추어올렸다. 분명, 뒷구멍으로 무엇인가 들어와 안을 헤집고 있었지만, 술 취한 상태에서 그게 현준의 손가락일 거라고는 조금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저 낯설고 이질적인 느낌에 몸부림을 쳐 댈 뿐.

“싫어. 이상해, 싫어. 아으으.”

현준은 다흰이 몸부림치든 말든 신경조차 쓰지 않고 구멍을 넓히는 데 몰두해 있었다. 구멍 속에 손가락을 푹, 쑤셔 넣고 내벽을 손끝으로 문질렀다. 손가락을 까닥이며 안을 긁어 대다가, 둥글게 휘저으며 구멍 입구를 벌렸다.

침과 뒤섞인 정액은 훌륭한 윤활제 역할을 했다. 미끈거리고 뜨거운 항문 점막이 손가락을 착 감싸 왔다. 이렇게 손가락을 넣은 것만으로도 꽉 조여 오는 구멍에 현준은 성욕이 끓어올랐다. 손가락만 넣어도 이런데, 좆을 쑤셔 넣으면 어떨까? 저 작은 구멍이 찢어져 버리는 건 아닐까? 이 커다란 좆을 다 받아먹을 수는 있는 걸까?

현준은 입술을 짓씹으며 손가락을 빼냈다. 들썩이던 다흰의 몸이 순식간에 푹, 꺼지며 잠잠해지고……. 현준은 정액이 질질 흘러나오는 구멍을 쳐다보며 나머지 옷을 벗었다. 어둠 속에서 현준은 완전히 나신을 하게 되었다. 18살, 한창 발달한 온몸의 근육이 제멋대로 꿈틀대며 흥분감을 표현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당연히 가랑이 사이에 달린 좆이었다. 다흰을 이 방에 가둔 순간부터, 아니, 다흰을 부축해 계단을 오르며 그의 숨결을 목으로 받아 내던 그 순간부터 줄곧 서 있던 자지가 프리컴을 질질 흘려 대며 껄떡거리고 있었다.

다흰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붉다 못해 검기까지도 한 징그러운 좆을 잡고 현준이 다흰에게 다가갔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쥐 죽은 듯 침대에 엎어져 있는 다흰의 몸을 그가 뒤덮었다.

다흰은 문득 엉덩이 사이에 닿아 오는 딱딱한 느낌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이미 현준의 몸에 완전히 짓눌린 뒤였다. 이제는 정말 꼼짝조차 할 수 없었다.

“뭐, 뭐 하는 거야! 하, 하지 마. 하지, 마아……. 제발……, 흣!”

다흰의 처절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현준은 다흰의 구멍에 자지 머리를 밀어 넣기 시작했다. 다흰은 순식간에 눈앞이 새하얗게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번만큼은 그도 제가 무슨 꼴을 당하고 있는지 정확히 인지할 수 있었다.

좆이 뒷구멍을 뚫고 들어오고 있었다. 그것도 차현준의 자지가, 제 후장을 쑤시러 들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너무 두렵고 무서워 다흰의 입술이 덜덜 떨렸다. 멀쩡한 몸 상태라면, 어떻게든 뿌리치고 일어나 주먹이라도 날렸을 텐데, 전혀 그럴 수가 없었다. 조금도 통제되지 않는 몸에, 정말 뒤를 뚫고 들어오는 거대한 살덩이에, 이성이 그대로 날아가는 것 같았다. 그럴수록 구멍을 벌리고 들어오는 좆 머리의 느낌은 더욱 생생해졌다.

“아아……. 아, 안 돼……. 흑.”

다시 눈물이 흘러나왔다. 남자 새끼한테 강간당하며 눈물이나 흘리고 있는 꼬라지가 제가 생각하기에도 한심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이건 저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흐르는 눈물이었다. 처음으로 남자를 허락한 몸뚱어리가 내보내는 생리적인 눈물이었다.

“흐윽, 흑. 제발……, 하윽.”

다흰이 흐느끼는 소리가 방 안에 퍼져 나갈 때쯤, 현준의 좆이 구멍에 반절 정도 처박혔다. 현준은 잠시 허리를 멈추고 숨을 내쉬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다흰의 구멍에 그대로 좆이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손가락만 넣어도 빠듯했던 구멍은, 현준의 거대한 살덩이가 쳐들어오자 놀란 듯 경련하며 내벽을 떨어 댔다. 잔뜩 당황해 수축하는 내벽에 그대로 자지가 끊겨 버리는 줄 알았다. 자지가 아릴 정도로 조이는 구멍에 통증이 느껴졌지만, 그것 이상의 쾌감이 느껴졌다.

정말 좋았다. 따듯하고, 비좁고, 미끈거리고.

더 안쪽으로,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싶은 현준의 자지가 요동했다. 더 따듯하고 좁은 곳으로 들어가기 위해, 현준은 천천히 허리를 밀어 넣었다.

“아흐으……!”

더 깊게 밀고 들어가는 자지 머리에 다흰은 기겁하며 비명을 내질렀다. 항문을 넘어, 꽉 조이는 직장을 지나 더는 파고들 수 없는 곳까지 쳐들어오는 귀두의 느낌이 끔찍했다. 배 속이 자지에 문질러지는 느낌은 생소하다 못해 소름이 끼쳤다. 살아 있는 듯, 꿈틀대는 느낌이 생생했다. 배 속 어디에 좆 대가리가 처박혀 있는지 전부 느껴질 정도로.

“시, 싫어. 싫어……. 아흐윽, 빼! 제발, 빼 줘!”

다흰이 눈물 젖은 얼굴로 소리쳤다. 하지만 이미 한번 다흰의 구멍 맛을 본 현준은 절대로 멈출 수 없었다. 그것은 구멍 속에 들어찬 자지도 마찬가지였다. 쫀득하다 못해 쫄깃하기까지 한 다흰의 속살 맛은 이제껏 느껴 왔던 그 어떤 느낌보다도 황홀했다.

맞물려만 있어도 이렇게 맛있는데, 본격적으로 씹질을 하면 얼마나 맛있을까? 현준의 입 안에 고이는 침처럼, 좆 머리가 구멍 안에서 침을 질질 흘려 댔다. 씹질이 고픈 자지를 위해, 현준이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구멍 안을 가득 채운 살덩어리가 천천히 몸을 움직이며 밖으로 밀려 나오기 시작했다.

좆 머리만 남겨 둔 채, 구멍 밖으로 자지 기둥이 몽땅 빠져나왔다. 윤활제를 대신해 구멍에 쑤셔 넣었던 정액과 침이 끈적하게 들러붙은 현준의 자지는 어둠 속에서 한층 더 흉물스럽게 빛났다.

현준은 망설일 것 없이 구멍으로 좆을 밀어 넣었다. 다시 한번 비좁은 구멍의 내벽이 느껴지며, 참을 수 없는 쾌감이 찾아왔다.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좆질에 현준은 뜨거운 숨을 뱉어 냈다. 한번 길을 트고 드나들기 시작한 좆은 본능을 좇아 구멍 내부의 점막에 몸을 문대며 앞뒤로 왕복 운동을 했다.

내벽에 기둥이 문대질 때마다 눈앞에 한 번씩 스파크가 튀어 오르는 것 같았다. 손으로 잡고 흔드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좋았다. 남자 항문에 대고 박아 대고 있다는 생각 따윈, 머릿속에 들어 있지도 않았다. 자지를 꽉꽉 물며 쫄깃하게 붙어 대는 속살은 그야말로 남자의 좆을 받아 내기 위해 만들어진 부위 같았다. 보지라고 불러도 조금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씨발. 보지……. 존나 맛있어…….”

처음으로 후장에 남자 좆을 받게 된 다흰은 정신이 완전히 초토화된 상태에서 제 구멍을 두고 보지라고 부르는 현준의 말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항문을 드나드는 살덩이는 흡사 흉기 같았다. 가장 예민한 구멍의 안쪽 살을 가르고 들어와 배 속을 때리고 다시 빠져나갔다 쳐들어오는 그 거대한 막대에 다흰은 온몸이 두 동강 나는 것만 같았다. 자지가 육벽을 짓누를 때마다 속에서 견뎌 내기 힘든 자극이 끓어올랐다.

배 속이 간지러운 것 같고 화끈거렸다. 뱀이라도 배 속에 품은 것처럼 꿈틀대며 움직이는 살덩이의 느낌이 신경을 타고 전신으로 번졌다. 이 소름 끼치고 괴로운 느낌을 어떻게 견뎌 내야 할지 몰라 다흰은 그저 정신을 놓고 사지를 뒤틀었다.

어찌해야 할지 대책이 조금도 서지 않았다. 시야는 새까맣게 물들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머릿속은 이미 이성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통제를 벗어난 몸이 사정없이 떨리는 가운데, 거칠게 구멍을 쑤시는 느낌만 더 생생해지고 있었다. 차라리 술기운에 정신이라도 잃었으면 했다.

“아흐윽!”

흥분해서 인정사정없이 박던 현준의 자지 머리가 더는 파고들 수 없는 깊은 곳을 콱, 찍었다. 다흰의 몸이 튀어 오르며 경련하듯 떨렸다. 귀두에 닿는 미끈한 점막의 느낌에 심취한 현준은 허리를 돌려 내장에 대고 좆 머리를 비볐다.

씨발……. 좆 머리를 감싸며 달라붙는 구불구불한 장기의 느낌에 눈앞의 세상이 그대로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현준은 너무 좋아서 지려 버릴 것만 같은데, 배 속에서 장기가 짓눌리고, 문대지는 다흰은 당장 죽어 버릴 것처럼 비명을 내지르며 괴로워했다.

아무리 2층이라지만, 이 정도의 비명은 위험했다. 이대로라면 아래층에 있는 아버지와 새어머니에게 이 소리가 다 들릴 것만 같았다.

현준은 거의 본능처럼 한쪽 손을 내밀어 다흰의 입을 틀어막았다. 읍읍, 다흰이 몸부림을 치며 반항하려 애썼다. 그 커다란 손으로 완전히 입을 틀어막고, 아래에선 좆질이 다시 시작되었다. 퍽, 퍽. 귓가를 울리는 살 치대는 소리에, 현준의 손에 막혀 버린 신음이 목에서 맴돌았다.

다흰은 죽을 것만 같았다. 아니, 죽고 싶었다. 이 순간, 남자에게, 그것도 형에게 강간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를 미치게 했다. 거기에 더불어 거칠게 들어와 배 속을 초토화시키는 자지를 감당할 수 없었다.

차라리 소리라도 지르고, 몸이라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면 그나마 나을 텐데……. 꽉 틀어막힌 아가리에 숨마저 점점 더 가빠지고 있었다. 아무리 윤활제를 대신해 정액과 침을 채워 넣었다 하더라도 이런 거센 움직임에는 역부족이었다. 엉덩이 사이가 화끈거리고 그대로 장까지 전부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우웁, 읍, 흐으읍, 흑.”

현준의 아래에 깔려, 무기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는 다흰은 계속해서 눈물을 쏟아 냈다. 입을 틀어막은 현준의 손을 뜨거운 눈물이 적셨다. 넓은 어깨가 다흰의 등을 완전히 감싸고, 근육으로 가득 찬 등과 허리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한 번씩 허리를 들썩거릴 때마다 쫙 올라붙은 엉덩이 근육이 꿈틀거렸다. 짙은 살색 아래, 유난히 하얀 다흰의 살색이 대조되어 눈에 띄었다. 현준의 고간이 퍽퍽 쳐 댈 때마다 하얀색 엉덩이 살이 물결치며 흔들렸다.

현준의 가랑이 사이에 달린 커다란 고환이 좆질을 따라 다흰의 앙증맞은 고환을 때려 댔다. 구멍에서 흘러나온 끈적한 액체가 두 고환 사이를 끈적하게 연결해 주었다. 붙었다 떨어질 때마다 쩍쩍 달라붙는 느낌이 현준을 환장하게 했다.

현준이 한쪽 다리의 무릎을 접어 다흰의 다리를 감쌌다. 벌거벗은 채로 양말만 신은 구릿빛의 단단한 다리가 다흰의 가는 다리를 짓눌렀다. 역시 아래는 온통 발가벗은 채로 양말만 신은 다흰의 두 다리는 덜덜 떨리고 있었다.

점점 더 강도를 더하는 좆질에 발끝이 저릴 정도로 곱아들었다. 그가 얼마나 괴로워하고 있는지는 곱아든 발끝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하아, 하. 후우, 후.”

제 좆질에 스스로 흥분한 현준이 뜨거운 숨을 연신 내뱉었다. 다흰의 목덜미를 뜨겁게 물들이며 거친 숨을 토해 내던 그가 막고 있던 입을 놓아주었다. 다흰이 숨을 쏟아 내며 흐느끼기도 전, 그가 좆을 꽂아 넣은 채로 몸을 틀었다.

엎드린 다흰의 위에 엑스자로 겹쳐 누운 그가 두 팔로 침대를 짚고, 미친 듯이 엉덩이를 흔들었다. 평소에 꾸준한 운동으로 다져 놓은 팔뚝과 허리, 허벅지의 근육이 동시에 경련하듯 떨렸다.

방향을 바꿔 찔러 대는 좆에 다흰은 기겁하며 고개를 추어올리고 비명을 내질렀다. 아까보다 더 지독했다. 그냥 배 속에 구멍이라도 뚫고 싶은 건지 사정없이 찔러 대는 단단한 막대에 그야말로 혀 깨물고 죽고만 싶었다.

“사, 살려 줘. 아흐윽, 싫어! 제발, 아흑!”

다흰은 살려 달라고 울부짖기 시작했다. 이제 눈앞에 보이는 게 없을 정도로 흥분한 현준은 그의 입을 막을 생각조차 못 하고 계속해서 구멍을 쑤시기 바빴다. 방향을 조금 틀었을 뿐인데, 다흰의 구멍 맛이 완전히 달라졌다. 더 쫀득하게 비좁아진 구멍이 그의 이성을 완전히 불태웠다.

이성이 사라진 머릿속을 본능이 완전히 점령해 버렸다. 자지 끝까지 차오른 좆 물이 그의 욕망을 최대한까지 끌어 올렸다.

“흣! 아으윽!”

현준이 울부짖는 다흰의 머리통을 잡았다. 시트에 얼굴이 완전히 처박히도록 그가 세게 짓눌렀다. 비명을 내지르는 다흰의 목소리가 시트 안으로 파묻히고, 현준은 두 다리의 무릎을 접어 정강이를 시트에 댄 채로 앉았다.

그 상태로 현준이 미친 듯이 허리를 털기 시작했다. 더없이 빠른 속도로, 다흰의 몸에 구멍이라도 뚫으려는 듯이.

“으아아아, 아!”

다흰의 처절한 비명이 시트에 파묻혔다. 현준은 아예 정신을 놓은 듯 인사불성으로 허리를 흔들었다. 미간이 잔뜩 구겨지고, 앙다문 턱에 핏줄이 섰다. 있는 대로 다흰의 뒤통수를 짓누르며, 욕망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자지가 당장 터져 버릴 것처럼 불끈거리고, 좆 머리가 폭주했다. 터지기 일보 직전의 화산처럼, 뜨겁게 달궈진 자지 머리가 당장 쏟아 낼 듯 벌름거렸다. 찧어 대고 비벼 대는 점막이 그 열기가 옮겨붙은 것처럼 덩달아 뜨거워졌다.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열기를 품고, 결국 자지 속에 쌓여 있던 욕망이 단숨에 터져 나왔다.

“씨팔!”

격하게 욕을 내뱉은 현준은 고개를 추어올렸다. 구부렸던 두 다리를 쭉, 펴고 고간을 한껏 앞으로 내민 채, 다흰의 배 속 깊은 곳에 사정했다. 쭉쭉 정액을 짜내는 자지가 다흰의 배 속을 세차게 때려 댔다. 여린 점막을 뒤덮으며 뜨거운 정액이 흘러들었다. 다흰의 배 속이 완전히 뜨겁게 달구어졌다.

“흐윽, 흑. 하으윽, 흑. 흐으윽.”

배를 때리는 현준의 좆도 못 버티겠는데, 내장을 데우며 들어차는 물은 더 견딜 수 없었다. 다흰은 시트에 파묻은 얼굴로 정신없이 도리질 치며 정신 나간 듯 울었다. 차라리 아래를 떼어 내고 싶은 정도로 괴로운데, 사정하는 현준의 자지는 초 단위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내벽을 초토화시켰다.

“흡!”

항문에 대고 강제로 좆질을 한 것도 모자라, 배 속에 사정까지 한 주제에 현준은 마지막까지 잔인했다. 괴로워하는 다흰의 머리카락을 잡고 그가 뒤통수를 끌어당겼다. 제 코앞으로 다흰의 얼굴을 끌어온 그가 거칠게 입술을 탐했다.

가뜩이나 입꼬리가 찢겨 나간 입술을 물어뜯고, 침을 뱉었다. 하도 울어 퉁퉁 부은 얼굴 위로 계속 눈물이 흘러내렸다. 다흰의 배 속에 흘러 들어오는 액체처럼, 입 안에 침이 계속 넘어 들어왔다.

“욱! 우욱, 욱!”

위, 아래로 느껴지는 끔찍한 느낌에 다흰이 헛구역질을 했다. 그럼에도 현준은 사정이 끝날 때까지 다흰의 머리통을 잡고 계속 키스했다. 아래로는 좆으로 다흰의 배 속을 강간하고, 위로는 혀로 그의 입 안을 희롱했다.

“흣!”

사정이 다 끝나고 나서야 현준이 입술을 떼어 냈다. 다흰을 짓누르고 있던 몸을 일으켜,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흰의 구멍에 꽂았던 자지가 빠져나가자, 안에 들어찬 정액이 꿀렁꿀렁 흘러나왔다. 다시 한번 점막을 긁고 지나치는 기둥과 좆 머리에 다흰의 엉덩이가 살짝 떨렸다. 여전히 흐느끼고 있는 통에 어깨가 흔들렸다.

“…….”

현준은 침대 옆에 서서 다흰을 바라보았다. 제 손에 강간당해 억지로 뒤를 내어 준 이다흰은 모든 걸 빼앗긴 사람처럼 침대 위에 엎드려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아직 벗지 못한 교복 셔츠와 그 안에 받쳐 입은 하얀색 티셔츠 아래로 강제로 범해져 붉게 물든 엉덩이가 보였다. 엉덩이 사이로 하얀색 정액이 흘러내려 침대에 짓눌린 고환 위를 적시고 있었다.

다흰의 구멍 사이에 흐르는 액체를 닦아 내기 위해 그가 벗어 던졌던 티셔츠를 잡아 들었다. 하얀색의 티셔츠를 다흰의 엉덩이 사이로 가져가 문질러 대자, 아팠는지 이제껏 엎드려 떨고만 있던 다흰이 몸을 튕기며 반응했다.

현준이 잠시 멈칫하는 사이, 다흰이 몸을 들썩이며 상체를 일으켰다. 눈물과 침에 전 얼굴을 손으로 닦아 내곤 어렵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현준은 그가 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다가, 다시 손을 내밀었다. 다흰의 어깨를 붙잡아 끌어오려 했지만, 다흰이 그의 손을 쳐 냈다.

이번만큼은 현준도 강제로 다흰을 붙잡지 않았다. 저에게 강간당하고 모든 걸 내어 줘야 했던 그가 너무도 상처받은 표정을 하고 있었으므로.

“…….”

다흰은 바닥에 떨어진 제 교복 바지를 주워 들고 덜덜 떨며 발걸음을 옮겼다. 당장에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운 그의 뒷모습을 현준은 그저 말없이 바라만 보았다.

그렇게 현준의 방을 나선 다흰은 바로 맞은 편에 있는 제 방에 들어갔다. 쾅, 문이 닫히기가 무섭게 등을 기댄 그가 쓰러지듯 무너져 내렸다. 무릎을 접은 채로 바닥에 앉은 그가 다리 사이로 얼굴을 파묻었다. 하릴없이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다시금 볼을 적시며 흐르는 눈물처럼, 그의 엉덩이 사이에서도 현준이 싸지른 정액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뜨겁게 다흰의 배를 데웠던 액체가 점점 바닥에 고여 들었다.

***

다음 날 다흰은 종일 방에서 나가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나가지 못했다는 게 맞았다. 처음 남자에 의해 강제로 개통당한 뒷구멍에 온몸이 말이 아니었다. 아래가 빠질 것처럼 아픈 건 물론이고, 속이 뒤틀려 아침에 몇 번이고 게워 내야 했다.

어디가 아프냐고 방에 찾아오는 엄마에게 쉬면 괜찮을 거라고 둘러대고 계속 누워 있었다. 아들이 걱정돼서 만들어 왔다는 죽은 차갑게 식어 굳은 지 오래였다. 속이 쓰리고 신물이 계속 올라왔지만, 먹을 엄두가 안 났다.

자정도 지난 새벽. 다흰이 잠에서 깨어났다. 자고 깨기를 반복하니, 지금 잠에서 깨어 있는 건지, 아직도 꿈속에서 헤매고 있는 건지 도통 구분되지 않았다. 흐리멍덩한 정신에 따가운 눈 위로 손을 얹었다. 밤새 울어 퉁퉁 부은 눈꺼풀이 손등에 닿았다. 탱탱 부르터서 꼬리가 찢겨 나간 입술을 짓씹었다.

떠올리고 싶지도 않은 어제의 일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재생되었다.

강간당했다. 그것도 남자에게. 무려 형제 사이인 현준에게.

남자한테 강간당했다는 사실도 견디기 힘든데, 그게 차현준이란 사실이 그를 더 미치게 했다. 차현준……. 평소엔 저한테 조금도 관심을 주지 않았던 형. 같은 집에 살면서 인사는커녕, 밥 먹을 때조차 말 한마디 안 건넸던 그가 갑자기 ‘걸레 같아서 꼴린다’라는 말 한마디를 남긴 뒤, 미친놈처럼 돌변해 항문에 대고 좆을 박았다.

가뜩이나 술에 취해 몸조차 가눌 수 없는 상태에서 다흰은 속수무책으로 현준의 아래에 깔려 신음하고 울부짖었다. 거칠게 뒤를 뚫고 들어와 항문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 잔인한 행위에, 다흰은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몸이 마음처럼 움직여지지 않았고, 그대로 정신은 폐허가 되어 버렸다.

정말 그 순간의 현준은 발정 난 개새끼 같았다. 거칠게 아래로 파고들며 다흰의 입술을 물어뜯고 입 안에 침을 뱉었다. 멍이 들도록 몸을 짓누르고, 붉은 자국이 남도록 살갗을 빨아 댔다. 다흰의 몸 구석구석은 흡사 사포에 대고 문지른 것처럼, 죄다 울긋불긋 자국이 남아 있었다. 더러운 행위의 흔적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짙어져만 갔다.

18살에 겪어야만 했던 첫 경험. 아무런 준비조차 되어 있지 않은, 지독하게 강압적인 관계에 다흰의 마음과 몸은 완전히 부서져 내렸다. 이런 식으로 성관계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매일같이 기욱의 좆을 빨며 서서히 무너져 가던 자존감은 이제 남을 것 없이 모조리 산산조각 나 버렸다.

“하…….”

다흰은 왜 갑자기 이런 일들이 저에게 연달아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엄마가 행복하길 바랄 뿐인데. 그래서 이 집에서 되도록 아무런 소란 없이 조용히 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왜 계속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것일까…….

너무 괴롭고, 힘들었다. 무엇하나 빠질 것 없이 풍족한 집에서,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넉넉한 용돈을 받으며 훌륭한 세 끼의 밥을 먹으며 살고 있지만, 마음과 몸은 복구될 수 없을 정도로 황폐했다.

그렇다고 이 상황을 누구에게 얘기할 수도 없었다. 엄마한테는 절대 말할 수 없었다. 가뜩이나 여린 분이신데, 아들이 강간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해선 안 되었다. 더군다나, 본인의 재혼 때문에 이 꼴을 당하게 되었다는 걸 아시면 더더욱 못 견디실 거였다. 절대로 엄마에게만은 비밀로 해야 한다.

학교? 선생님? 역시 아니었다. 학교에 알린다 한들, 도움이라곤 전혀 되지 않을 것이다. 학부모 귀에 들어가는 건 물론, 근본적인 대책도 세우지 못할 게 뻔했다. 기껏해야 계속 불려 가서 이상한 질문이나 계속 받게 되겠지. 가해자보다 못한 대우나 받으면서.

대체 앞으로 어떡해야 하는 걸까……. 당장 방만 나서도 현준과 마주칠 텐데 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걸까……. 보는 것만으로도 토가 쏠리고 사지가 떨릴 텐데. 이대로 계속 이 집에서 살 수 있을까? 차현준과 계속 마주치면서?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이 안 나왔다. 앞으로 이 집에서 살아갈 일이 까마득했다.

다흰은 괴로운 듯, 누운 자리에서 몸을 뒤척였다. 이런 와중에 요의가 느껴졌다. 먹고 마신 게 없는데도 쓸데없이 소변은 꼬박꼬박 마려웠다. 몸도 마음도 완전히 망가졌는데, 생리적 현상을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했다.

비참했지만, 억지로 일어났다. 슬리퍼를 끌고 방 문고리를 잡는 데만 해도 수만 가지 생각이 들었다. 용기가 필요했다. 이 방문 밖으로 나서는 순간, 그와 마주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시간은 새벽 3시. 주말이긴 했지만, 늦은 시간인 만큼 그가 깨어 있지 않길 바랐다.

2층 거실은 불빛이 전혀 없어 어두컴컴했다. 1층 거실도 그러했지만, 계단에 설치된 센서 등 외에 켜져 있는 조명이 전혀 없는 탓이었다. 거실 불 스위치를 켜 불을 밝힐 수도 있었지만, 다흰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되도록 눈에 띄지 않고 화장실만 갔다가 제 방으로 돌아가는 게 목표였다.

어둠 속에서, 익숙하지 않은 발걸음을 옮겼다. 방과 화장실은 고작 열 걸음 정도 걸으면 닿을 거리였지만, 눈앞에 보이는 게 없으니 더 멀게 느껴졌다.

그래도 얼추 화장실에 다 왔다고 생각이 되었을 때였다. 불현듯, 계단의 센서 등이 켜졌다. 누군가가 2층으로 올라오고 있는 거였다. 이 시간에 2층에 올라올 만한 사람은 누군지 안 봐도 뻔했고.

그토록 마주치지 않길 바랐는데, 실시간으로 닥쳐오는 원치 않는 상황에 다흰의 두 다리가 덜덜 떨려 왔다. 지금이라도 당장 뒤돌아 방으로 돌아가 버리면 되는데,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현준의 아래에 깔려, 개같이 처박히던 순간의 느낌들이 살아나며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바닥을 딛고 있는 발바닥에서 뿌리라도 생겨 뻗어 나가는 것처럼 자리에서 꼼짝조차 할 수 없었다. 떨리는 동공이 계단을 덮으며 점점 가까워지는 그림자를 쫓고 있었다.

“…….”

그림자의 주인이 기어이 2층에 모습을 드러냈다.

말라비틀어져 버린 고목처럼 자리에 굳어 버린 다흰을 보고, 현준도 자리에 멈추어 섰다. 차갑게 가라앉은 눈은 사방을 감싼 어둠처럼 고요했다. 아무런 말이 없는 입술이 무겁게 닫혀 있었다.

그는 침착하게 다흰의 모습을 훑어보았다. 헝클어진 머리. 빨갛게 퉁퉁 부은 눈. 눈물이 말라 살갗이 튼 볼과 찢어져 피딱지가 앉은 입꼬리. 누군가가 마음대로 들어와 헤집어 엉망으로 짓밟은 모습 그대로였다. 흔들리는 눈동자가, 달달 떨리는 손끝이 얼마나 저를 두려워하는지 여실히 보여 주는 듯했다.

그런 다흰의 모습에 현준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어제 다흰을 강간하며 느꼈던 충동적 파괴의 쾌감이 다시금 새록새록 떠올랐다. 제 앞에서 벌벌 떨며 두려워하는 다흰의 모습에 감추어져 있던 본능이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어제 새벽, 밤새도록 제 아래서 울부짖으며 괴로워하던 얼굴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졌다.

누군가를 짓밟는다는 게, 그것도 남자 새끼를 제 아래 깔고 울부짖게 만든다는 게 이토록 짜릿한 일인 줄 몰랐다. 괴로워하면서도 제 손 하나 뿌리치지 못하는 다흰의 모습이 정말 눈물 나게 꼴렸다. 그리고 이 순간, 그때 다흰의 얼굴을 떠올려 버린 지금. 현준은 또다시 엇나간 욕망이 차오르는 걸 느꼈다. 미치도록 어제의 쾌감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었다.

“아…….”

현준이 다흰에게 바짝 다가섰다. 두려움으로 가득 찬 얼굴을 현준의 그림자가 뒤덮었다. 살며시 끌어 올리는 입꼬리에 다흰은 저도 모르게 주춤거렸다. 점점 더 좁아지는 두 사람 사이의 간격에, 다흰은 하릴없이 뒷걸음질을 쳤다. 구석에 몰린 쥐처럼, 숨통이 잔뜩 조여 왔다.

“잘 쉬었어?”

미소라고 불러도 좋을 그런 친절한 웃음을 띠며 현준이 얘기했다. 다흰은 차라리 눈을 감아 버리고 싶었다. 눈앞의 악마가 저를 보고 미소 짓고 있었다. 그렇게 개처럼 저에게 박아 댔으면서, 이제 와서 웃으며 잘 쉬었냐고 안부를 물어본다.

지나가던 개한테도 이런 취급은 안 할 터였다. 저를 보며 미안한 감정을 느끼는 건 바라지도 않았지만,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길 바랐다. 이렇게 웃으며 얘기하는 건, 정말이지 아니었다. 적어도 저를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이러면 안 되는 거였다.

“피 많이 났던데. 지금은 좀 괜찮나?”

“나……한테. 왜 그래…….”

소름 끼치는 손길에 다흰이 목소리가 잔뜩 떨렸다. 가뜩이나 떨어지지 않는 입술에 목소리는 점점 더 기어들어 갔다.

“나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

“우린 형제인데…….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뭐를?”

다흰의 말을 끊으며, 현준이 끼어들었다.

“뭐를 이러면 안 된다는 거야?”

“차현준…….”

“말해 봐. 내가 너한테 뭔 짓을 했길래 이러면 안 된다는 건데, 응?”

너무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현준에 다흰은 말문이 막혀 버렸다. 지금 태도를 보자면, 현준은 조금도 다흰에게 잘못한 게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어쩌면 그에게는 다흰을 강간했다는 인식조차 없는지도 몰랐다.

“말해 보라니까?”

현준이 다흰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 다흰보다 한 뼘이나 높은 머리를 숙여 다흰의 볼에 제 얼굴을 들이밀었다. 차갑게 식은 귓불을 만지작거리던 그가 다흰의 귀에 입술을 바짝 가져다 붙이곤 귓속말로 속삭였다.

“너한테 강간당했다고. 그래도 형제인데 이래도 되는 거냐고.”

“…….”

“그렇게 말하면 되잖아. 왜 아무 말도 못 해?”

현준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귓바퀴에 붙어 있던 입술이 떨어져 나감과 동시에 다흰의 온몸에 닭살이 돋아났다. 척추를 타고 냉기가 올라왔다. 무더운 날씨에도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이다흰.”

어둠 속에서 현준이 다시 한번 미소 지었다. 그 징그러운 웃음에 다흰의 얼굴은 점점 더 굳어져만 갔다.

“너 남자 좆 빨고 다니더라. 그것도 학교에서 대놓고.”

“그, 그걸…… 네가 어떻게…….”

“새어머니가 아시면 참 좋아하시겠어.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남자 좆 물이나 빼 주러 학교에 다닌다는데.”

다흰은 이보다 더 끔찍한 상황이 있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지금껏 살아오며 겪었던 그 어떤 일보다도 끔찍했다.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네 구멍 생각보다 맛있었다고.”

“…….”

“남자 좆 물 빼 주고 다닐 만했다고, 그거 얘기해 주고 싶어서.”

다흰은 죽고만 싶었다. 저를 강간한 자식에게서 이런 소리까지 들어야 하는 처지가 너무도 원망스러웠다.

“형제인데. 이런 거 하면 안 된다고?”

“…….”

“왜? 나는 재밌어 미치겠는데? 너랑 얘기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너한테 박고 싶어 미치겠는데?”

“개소리……하지 마.”

“개소리 같아?”

현준이 쿡쿡, 소리 내 웃었다. 전교생은 물론, 근처 학교까지 잘생겼다고 소문이 자자한 얼굴이었지만, 이 순간 그가 웃는 모습만큼 다흰에게 소름 끼치는 것도 없었다. 악마의 얼굴도 이보다는 인자할 것 같았다.

“너. 어제 두 번이나 쌌더라. 나한테 박히면서 한 번 더 싼 거 같던데.”

“……그건!”

“강간당하면서 두 번이나 싸지르는 거……. 네가 생각해도 너무 걸레 같지 않아?”

현준이 다흰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다흰의 눈동자를 빤히 응시하며 힘주어 잡아당겼다.

“집안 시끄럽게 만들지 말고 가만히 있어. 걸레 주제에 피해자인 척하는 거 역겨우니까.”

그가 제 방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고 다흰을 제 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쾅. 2층 복도를 가르며 문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이윽고 어둠만이 남은 복도에 숨 막히는 고요가 찾아왔다.

현준은 다흰을 문으로 밀었다. 다흰은 문을 등진 채로 기대어 서게 되었다. 그대로 다흰의 앞에 주저앉은 현준이 다급하게 바지를 벗겼다. 가랑이 사이에 앙증맞게 자리해 얼굴을 내민 좆을 한입에 머금었다.

“아……!”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탄성에 다흰은 놀라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강렬하게 물고 빨아 대는 입에 말랑했던 자지가 빠르게 발기했다. 다흰은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착각을 느꼈다. 이 미친 상황에서 벗어나야만 하는데, 현준이 물고 빨아 주는 좆의 느낌은 그를 자리에서 꼼짝조차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따듯하고 미끈한 그의 입 속에서 좆이 그대로 녹아들었다.

“아, 안 돼!”

자꾸만 흥분감이 치솟았다. 쾌락과 처절하게 싸우며 다흰이 입술을 짓씹었다. 또다시 이대로 현준에게 잡아먹힐까 봐 두려운데, 빨리고 있는 좆은 전혀 그렇게 느낄 수 없었는지 몸뚱이를 껄떡이며 좋아했다.

현준이 빨아 주는 자지와 함께 온갖 생각이 다흰의 머릿속에 뒤엉켰다. 또다시 현준에게 강간당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고, 뒤이어 그가 엄마에게 얘기하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준이 원하는 대로 해 주지 않으면 그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렵다가도, 후장으로 뚫고 들어올 좆을 생각하니 끔찍해서 몸서리가 절로 쳐졌다.

다흰은 어떤 것도 선택할 수 없었다. 그저 미쳐 버릴 것만 같은데, 그런 와중에도 계속 자극받은 좆은 더없이 부풀어 사정을 재촉하고 있었다. 단단하다 못해 터질 것처럼 속이 꽉 차오른 살덩이가 현준의 입 안에서 격렬하게 몸을 떨었다. 곧 뜨겁게 달궈진 좆 대가리가 입을 벌리고 정액을 내뿜었다.

“으응, 아……!”

다흰은 차라리 울고 싶었다. 사정하는 순간의 쾌감이 울고 싶을 만큼 끔찍했다. 현준에게 억지로 당하면서 싸지르는 자신이 혐오스러워 미칠 것 같았다. 멈추지 않고 탄성을 내지르는 입이 원망스러웠다.

“하으으, 흐으! 으응, 아아……!”

다흰의 의지와 상관없이 갓 짜낸 따듯한 정액이 계속해서 현준의 입 안에 흘러들었다. 입 안에 머금고 있던 저번과 달리, 현준은 다흰이 싸지르는 대로 정액을 꿀꺽꿀꺽 삼켰다. 질척한 질감인 정액의 목 넘김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다흰의 좆에서 나온 거라서 그런지, 비릿한 맛도 그럭저럭 먹을 만했다. 아니, 오히려 다흰이 싼 좆 물을 삼켰다고 생각하니 더 흥분되기까지 했다.

“하아, 하. 흐으… 흐으으…, 흐…….”

다흰은 절망스러운 얼굴로 숨을 몰아쉬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제 좆을 입에 문 채로 정액을 삼킨 현준의 얼굴을 보자 수치심이 확, 몰려왔다. 자꾸만 한심하게 눈물이 차올랐다. 죽고 싶은 심정으로 입을 막고 있던 손을 내밀었다.

그만, 현준의 머리를 밀어 내려고 하는데.

“……흣!”

현준이 그대로 다흰의 몸을 잡아 돌렸다. 쿵, 소리와 함께 다흰의 몸이 문에 부닥쳤다. 뒤에서 세게 짓누르는 덕분에 얼굴이 문에 처박혔다.

“아아……! 안 돼……!”

다흰의 처절한 목소리가 방 안에 울리기도 전, 현준은 발가벗겨진 양쪽 볼기짝을 각각 손으로 잡아 벌렸다. 엉덩이 살에 파묻혀 숨겨져 있던 구멍이 모습을 드러냈다. 치부가 까발려지는 모멸감에 다흰이 급하게 손을 뒤로 뻗어 현준의 머리를 밀었다.

현준은 꼼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엉덩이 살을 벌렸다 오므리며 구멍을 자극했다. 불과 하루 전에 거칠게 능욕당했던 구멍은 상처가 아물지 않아 건드리니 그새 피가 새어 나왔다. 작고 귀여운 구멍은 존재만으로도 맛있어 보였지만, 거기에 피까지 나니 한층 더 군침 돌았다.

현준은 망설임 없이 구멍을 향해 혀를 내밀었다. 자리에 쭈그려 앉은 채로, 엉덩이 사이에 입술을 가져다 대고 혀를 길게 빼서 구멍의 겉 부분을 크게 핥아 올렸다.

“아으……!”

회음부에서부터 꼬리뼈까지, 축축하게 젖어 들 정도로 크게 크게 핥아 올리는 혀에 다흰의 척추가 꼿꼿하게 섰다. 다흰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입을 벌려 신음했다. 조금 전까지 안 된다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던 건, 뒷구멍을 빨아 주는 현준에 의해 머릿속에서 빠르게 증발되어 버렸다.

엉덩이는 물론, 허벅지 안쪽까지 젖도록 핥아 대던 현준은 이제 혀끝을 뾰족하게 세워 후장 안쪽으로 밀어 넣기에 이르렀다. 손가락 하나만 넣어도 받아먹기 버거워하는 구멍은 부드러운 혀가 밀고 들어오자 경련하듯 내벽을 떨어 대며 반겼다.

좁고 따듯한, 거기다가 혀를 꽉꽉 물어 대기까지 하는 항문에 현준의 입에서 침이 줄줄 새어 나왔다. 역겹다는 생각이 들 겨를조차 없었다. 다흰의 항문 안에 혀를 넣고 육벽을 핥아 대는 동안, 흥분한 자지가 미친 듯이 바지 속에서 치솟았다.

다흰의 항문은 백자지를 빨 때보다 훨씬 더 맛있었다. 자지를 받아 내는 부위라 그런지, 혀를 폭 감싸 오는 질감이 끝내줬다. 쫀쫀하게 붙어 오는 점막이 갓 찧어 낸 떡에다 대고 쑤셔 대는 기분이었다.

“흐으, 흐……. 하아아, 아…….”

엉덩이는 물론, 온몸을 사르르 녹아내리게 하는 애무에 다흰은 몸을 바르르 떨었다. 현준의 앞에서 엉덩이를 까고 후장까지 빨리고 있는데, 미쳐 버린 몸뚱어리가 도무지 뿌리칠 생각을 하지 못했다. 너무 따듯하고 부드러워 이성이 날아가 버린 것만 같았다. 녹아내리는 몸과 함께 수치심마저도 녹아 버린 듯했다.

“흐으응, 응. 하으, 흐으, 하……!”

쭈웁쭙. 여린 살을 빨아 들이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맛있는 걸 먹고 있어서 그런지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침이 구멍 안에 고이다 못해 질질 흘러내렸다.

후루룩, 현준은 다흰의 구멍에서 흘러나오는 정액을 아낌없이 빨아 마셨다. 물까지 흘리는 구멍을 보자니, 정말 보지와 다름없었다. 손가락이든, 혀든, 남자 좆이든. 들어오는 건 무조건 닥치고 씹는 걸레 보지.

말로는 안 된다면서 뭐든 넣어 주면 빨아 먹기 바빴다. 현준은 걸레 보지를 더 맛있게 먹기 위해 양손의 검지 손가락을 하나씩 집어넣었다. 두 개의 손가락을 반대편으로 잡아당기며 구멍을 죽, 잡아 벌렸다. 빨갛게 익은 속살이 가감 없이 드러났다. 현준은 그 안에 혀를 집어넣어 내벽을 다시 핥았다.

“아아, 아……!”

수없이 많은 작은 돌기로 이루어진 살덩이는 마치 벨벳처럼 부드러웠다. 흘러내린 침이 찢어진 항문 입구에 닿을 땐 참을 수 없이 따가웠지만, 내벽을 훑는 혀의 느낌만큼은 너무 좋았다. 현준이 구멍을 잡아 벌릴 때마다, 속살이 덩달아 움찔거리는 게 다흰 스스로도 느껴졌다.

대체 제 몸이 왜 이렇게 걸레같이 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러고 싶지 않은데……. 구멍 안으로 밀고 들어와 부드럽게 비벼 대는 혀를 도무지 거부할 수 없었다. 자꾸 탄성이 쏟아져 나오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 그마안……. 더는……. 흐응, 안 돼……. 아아…….”

쾌감에 겨운 눈물이 고이다 못해 곧 떨어질 것 같았다. 하릴없이 뇌까리는 말이 현준에게 그만해 달라는 건지, 스스로에게 이제 그만 느끼라고 말하는 건지 구분이 되질 않았다. 언제부터 그리되었는지, 한 번 싸지른 좆이 다시 발기해 껄떡거렸다.

아예 다흰의 엉덩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혀를 있는 대로 처박는 현준에 의해 다흰의 몸이 자꾸만 밀렸다. 발기한 좆이 문에 문대지며 비벼졌다. 현준은 씹질하듯 혀를 집어넣었다 빼며 안을 자극했다. 집어넣은 손가락으로는 구멍을 찢을 듯 벌려, 상처 부위가 더 벌어졌다.

“후우…….”

숨이 모자랐는지, 현준이 얼굴을 들어 올렸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후장 냄새를 맡았다. 제 침으로 한껏 적신 후장이 최소한의 조명만이 존재하는 방 안에서도 반들거리며 빛났다. 폐 속을 파고드는 야한 냄새와 눈앞에 보이는 음란한 구멍의 자태에 현준의 좆이 발광했다.

현준은 쭈그려 앉은 상태에서 보채는 좆을 바지 밖으로 꺼내 주었다. 마지막으로 회음부에 흘러내리는 침과 피를 핥아 먹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비릿한 피 맛을 느끼며 입맛을 다시던 그가 다흰의 얼굴을 잡아 돌렸다.

조금 전까지 구멍을 핥고 빨던 것처럼, 다흰의 입술을 벌리고 혀를 집어넣어 그의 혀를 빨고 핥았다. 제 항문에 처박혀 있던 혀가 제 입 안에 들어와 혀를 희롱하고 있었지만, 다흰은 역함을 느낄 겨를조차 없었다. 정신없이 파고들어 와 거칠게 헤집는 혀 놀림에 정신이 나가 버린 것만 같았다.

“하아, 하. 하아아, 아…….”

격정적으로 다흰의 혀를 농락하던 현준이 입술을 떼어 냈다. 대신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벌어진 다흰의 아랫입술을 빨아 먹었다. 그와 동시에 침을 뚝뚝 흘리는 다흰의 뒷구멍으로 좆 머리를 가져다 댔다. 겉이며, 안이며 침으로 잔뜩 적셔 놓은 그 미끈하고 좁은 구멍 안으로 귀두를 밀어 넣었다.

“으읏!”

다흰의 얼굴이 단박에 일그러졌다. 괴로운 듯 몸을 뒤트는 다흰의 입 안으로 현준이 다시 혀를 밀어 넣었다. 두 손으로는 문을 짚어 다흰이 움직일 수 없도록 감싸 짓눌렀다. 빳빳하게 선 자지로 좀처럼 쉽게 벌어지지 않는 구멍 입구를 벌려 나갔다. 오랜 시간 공들여 빨아 주고 늘렸음에도, 현준의 거대한 자지를 받아 내기란 쉽지 않았다.

“흐아아……!”

커다란 자지 머리가 구멍을 뚫고 들어오자, 다흰은 현준의 입술도 뿌리치고 비명을 내질렀다. 쾌감에 절어 완전히 정신을 놓고 있던 몸뚱어리가 처절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격한 관계로 아직 채 아물지 못한 구멍이 살을 벌리며 들어오는 거대한 좆에 우두둑, 찢겨 나갔다. 아래가 찢기는 통증보다 내벽이 짓눌리는 느낌이 더 끔찍했다. 자지가 구멍을 뚫고 들어오는 순간은 온전히 고통만이 가득했다. 온몸을 녹이는 성감도, 일말의 쾌락도 없었다. 정신이 나가 버릴 것 같은 아픔만이 존재했다.

“아, 아파! 흐윽, 너무 아파!”

그냥 넣어도 아픈데, 하필 안쪽 살이 퉁퉁 부어 있어서 더 괴로웠다. 격한 첫 관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구멍 안으로 현준은 무자비하게 좆을 밀어 넣었다.

고작 침으로 적신 구멍은 역시 큰 좆을 밀어 넣기에 무리가 있었다. 다흰은 기절할 듯 소리를 내지르며 고개를 내저었다. 현준이 다시금 다흰의 입술에 입을 묻었다. 거부하려 마구 도리질 치는 고개를 한 손으로 잡아 고정하고, 그대로 입 속에 혀를 처넣었다.

소리가 새어 나갈 수 없도록 입으로 꽉 막고, 허리를 천천히 물렀다 들이밀며 안으로 파고들었다. 죽어도 열리지 않을 것 같던 구멍이 천천히 벌어졌다. 고작 두 번의 관계 만에 좆을 찾는, 보지라도 불러도 좋을 구멍이 현준의 자지를 끊어 먹을 듯 살뜰히 조여 왔다.

자지를 무는 구멍의 느낌에 현준의 미간이 짜릿하게 일그러졌다. 파고드는 보지의 느낌이 너무 좋아 침이 멈추지 않고 흘러나왔다. 다흰의 혀를 짓눌러 입 안에 가득 고인 침을 그의 목구멍으로 넘겼다.

뒷구멍과 목구멍을 동시에 농락당하며 다흰은 눈물을 줄줄 흘렸다. 현준의 커다란 덩치에 짓눌린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너무 아프고 괴로운데, 입 안을 파고드는 현준에 비명조차 내지를 수 없었다. 아래가 가시투성이 나뭇가지를 처넣은 것처럼 아팠다. 사람의 살덩이를 넣었다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이 심했다.

다흰이 한계라고 느끼기 시작했을 때. 현준의 좆 머리가 더는 파고들 수 없는 곳까지 가서 처박혔다. 항문과 직장이 눌리는 느낌과 함께 배 안이 더부룩하면서 가득 차는 기분이 들었다. 예민한 장에 문대지는 좆 머리의 느낌이 선연했다. 아래쪽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함께 배 속에서 느껴지는 징그러운 이물감까지 견뎌 내야 했다.

“흐아아, 아……!”

현준의 입술이 잠시 떨어진 틈을 타, 다흰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아픈 것도 못 견딜 것 같은데, 거기에 배 속의 예민한 기관이 비벼지기까지 하니 눈앞이 까마득해졌다.

입에 거품이라도 물듯, 고개를 격하게 흔들며 비명을 내지르는 다흰을 보면서, 현준의 좆은 더욱 덩치를 부풀렸다. 가뜩이나 꽉 조여 오는 구멍의 질감에 사정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거기에 다흰이 괴로워하는 얼굴까지 보니 미쳐 버리겠는 거였다.

현준이 이를 악물었다. 자지를 꽉 쥐고 잔뜩 조여 오는 구멍에서 어렵사리 좆을 꺼내며 허리를 뒤로 물렀다. 커다란 좆 머리가 밖으로 빠져나오며 내벽을 한껏 긁었다. 뜨겁게 달아오른 시뻘건 내벽이 좆 기둥에 붙어 밖으로 딸려 나왔다.

대가리만 남겨 둔 채 구멍 밖으로 좆을 꺼낸 현준이 곧 빠르게 치고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흣!”

다흰이 턱을 들어 올리며 외마디 소리를 뱉었다.

그것이 효시라도 되는 듯, 현준은 본격적으로 허리 짓을 했다. 축축하고 끈적끈적한 구멍 안을 드나드는 좆 기둥에 구멍 내벽이 치덕치덕 들러붙었다. 나갈 땐 딸려 나오고, 들어갈 땐 도로 따라 들어가는 속살은 마치 살아 있는 생물 같았다. 어떻게든 좆을 더 빨지 못해 안달인 속살이 현준은 마음에 들었다. 고작 두 번의 씹질만으로 남자 좆을 빨아 대는 보지가 어떻게 예쁘지 않을까?

자지를 끝까지 처박은 현준이 허리를 살살 돌렸다. 내장에 귀두를 비벼 대며 다흰의 귓가에 속삭였다.

“이다흰. 네 보지가 자지 존나 물어 대는데?”

“하읏! 하, 으읏!”

“새어머니도 아셔? 아들이 보지로 남자 좆 받아먹고 다니는 거.”

“하지, 마아. 그런 말……! 흣!”

“아니면 아래층에 다 들리게 문 열고 해 볼까? 새어머니도 아셔야 할 거 아냐. 아들이 좆걸렌 거.”

“그만! 싫어!”

퍽. 밖으로 자지를 꺼낸 현준이 세게 안을 들이받았다.

“아으으……!”

다흰이 소스라치며 소릴 내질렀다. 현준은 무자비하게 허리를 흔들었다. 울먹이며 고개를 내젓는 다흰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했다. 빠른 속도로 허리를 치대면서 계속해서 다흰의 귓가에 속삭였다. 뜨거운 숨결이 다흰의 귓바퀴를 뻘겋게 데웠다.

“이렇게, 남자 자지, 좋아해서. 학교에서도, 못 참고, 남자 좆 빤 거야?”

“그만. 그만……. 아흐흑, 제발.”

“집에서는, 남자, 좆, 빨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어?”

“싫어, 그런 말. 흑.”

“밤마다, 뒤 쑤시면서, 자위라도, 했나? 아래층에, 새어머니 계시는데?”

뒤를 파고드는 자지도 못 견딜 것 같았지만, 제 구멍을 보지라고 부르며 희롱하는 현준은 더 못 견딜 것 같았다. 더군다나 엄마까지 들먹이니 정신이 남아나지 못했다.

왜 이렇게 돼 버린 걸까? 하필이면 왜 차현준에게 좆 빠는 모습을 걸려서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걸까? 애초에 왜 학교에서 남자 좆은 빨아야 했던 걸까? 대체 어쩌다가…….

“흐아아! 아!”

이 미친 상황에 대한 원망은 길게 가지 못했다. 또다시 깊은 곳을 찍으며 잔인하게 처박히는 좆에 다흰은 그 어떤 생각도 오래하질 못했다.

이미 커질 대로 커졌다고 생각했는데, 현준의 좆은 다흰의 구멍을 드나들며 한 번 더 덩치를 키워 냈다. 침에 절어 반질반질한 살덩이가 엉덩이 사이에서 부단히도 열심히 움직였다. 핏줄이 솟아 울퉁불퉁해진 살갗이 내벽을 문지르며 자극했다.

빈 곳 없이 착 달라붙은 내벽이 어떻게든 좆을 빨아 들이지 못해 안달이었다. 사람의 손으로 쥐고 만져도 이렇게 압력이 높진 않을 것 같았다. 현준은 치닫는 성감에 점점 더 흥분하기 시작했다. 벗지 않은 옷이 젖어 가고, 근육 선을 따라 굴곡진 엉덩이를 타고 땀이 흘러내렸다.

“흣! 흐읏! 아, 아읏, 읏! 흣! 흐아아!”

속도감 있게 파고드는 좆에 다흰 역시 그에 맞춰 짧은 탄성을 연신 쏟아 냈다. 문에 맞닿은 볼이 빨갛게 물들고, 흐르는 눈물이 그 사이를 적셨다. 퍽퍽, 현준의 골반에 부닥치는 엉덩이와 함께 문에 발기한 좆이 문질러지며 고간이 부딪쳤다.

현준이 허리를 흔들 때마다 다리 사이에서 늘어진 고환이 빠르게 움직였다. 마치 실에 매달린 추처럼 왔다 갔다 하며 앞뒤로 움직이는 알집이 다흰의 고환을 철퍽철퍽 때렸다. 자지와 마찰하는 구멍이 쩍쩍 달라붙었다 떨어지며 야한 마찰음을 뱉었다. 울먹이는 다흰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방 안을 가득 메웠다.

“흐으읏, 그만. 흣, 제발! 싫어…… 싫어!”

문에 대고 비벼지는 좆에, 자꾸만 현준의 자지가 건드리는 전립선에 다흰은 저도 모르게 성감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살 속에 파묻힌 그 작고 예민한 기관 위로 현준의 자지가 지나칠 때마다 다흰은 허리가 튀어 오르며 찌릿한 기분이 느껴졌다.

그 감각을 견디기 힘들어 다흰은 더 목 놓아 울었다. 아프면서도 괴로운,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조차도 구분할 수 없는 지독한 감각이 온몸을 사로잡았다.

“그마안……. 흐윽. 제발 그마안……. 못 견뎌……. 못 해…… 흑.”

다흰이 서럽게 울부짖었다. 너무 괴로워서 손톱으로 문을 긁으며 벌겋게 물든 얼굴을 거칠게 비볐다. 살려 달라고, 제발 이제 그만해 달라고, 소리쳐 보지만 돌아오는 건 배 속을 찢어발길 듯 쑤셔 대는 좆질뿐이었다.

다흰은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몸에 힘을 풀어 버렸다. 문에 문대지던 좆에서 뜨거운 물이 솟아 나가기 시작했다. 사정의 순간, 다흰은 강간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소리 높여 교성을 쏟아 냈다. 아응, 아! 아으으응, 아아……! 쾌락에 전 탄성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왔다.

“씹……!”

사정과 함께 미친 듯이 좆을 빨아 대는 내벽에 현준 또한 견디지 못하고 사정을 맞이했다. 두 손으로 다흰의 골반을 그러쥔 그가 미친 듯이 허리를 떨었다. 흡사 짐승과도 같은 몸짓으로 정액을 쏟아 냈다.

잔뜩 일그러뜨린 얼굴은 야수처럼 사나웠다. 한 방울의 좆 물이라도 더 짜내려는 듯, 떨리는 골반이 징그러웠다. 쾌감의 절정에서, 현준은 다흰의 목덜미를 물었다. 이를 박아 넣고 흡입하듯 빨아 들였다. 다흰은 더 숨넘어갈 듯 울부짖었다. 배 속으로는 뜨거운 물이 차올랐다.

“흐윽, 흑. 흐으윽, 흐윽, 흑.”

긴 시간에 걸쳐 사정을 끝낸 현준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어둠 속에서, 흐느끼는 다흰을 내려다보았다. 또다시 원치 않은 관계로 인해 뒤가 뚫린 다흰은 모든 걸 빼앗긴 사람처럼 서럽게 울고 있었다. 정말, 모든 걸 다 잃어버린 사람처럼, 그렇게.

“하.”

하지만, 그가 그토록 서럽게 우는 이유를 알게 된 현준은 기가 막히다는 듯 헛숨을 뱉어 냈다.

정액과는 다른, 또 다른 냄새가 코를 찌르며 방 안에 퍼지고 있었다. 현준은 그것이 무엇인지 어둠 속에서도 또렷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오줌 냄새였다. 다흰이 사정하다 못해 지려 버리기까지 한 거였다.

현준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 주기라도 하듯, 곧 방문을 타고 흘러내린 노란 액체가 다흰의 발은 물론, 현준의 발까지 적시며 바닥 위로 고였다. 지린내가 진동하고, 오물이 발바닥을 적셨지만, 현준은 어쩐지 더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흥분되었다. 개같이 처박히는 주제에 지려 버리기까지 하다니…….

“이다흰.”

현준이 흐느끼는 다흰의 귓바퀴에 입을 묻었다. 흔들리는 어깨를 감싸며 그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 좆이 그렇게 좋았어? 오줌까지 지릴 정도로?”

다흰은 숨이 멎은 듯 일순간 흐느낌을 멈췄다. 그러다 다시 눈물이 터져 나와 목 놓아 울었다. 수치심에 정신을 바로 차릴 수가 없었다. 혀라도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다.

“싫다고 하지 말라고 온갖 지랄은 다 하더니. 걸레는 역시 다르네. 오줌까지 싸지르고.”

마지막에 현준은 소름 끼치게 웃었다. 그러곤 오줌과 정액으로 범벅된 다흰의 좆을 한 손으로 잡았다. 예민해진 귀두를 엄지손가락으로 문지르며 그가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갓 사정을 한, 아직 죽지 않은 자지가 다시 시작된 좆질에 머리를 들어 올렸다.

다흰은 좆이 잡힌 채로 또다시 현준의 좆을 받아 내기 시작했다. 흐느끼는 소리는 점차 격한 신음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오물과 뒤섞인 정액은 마를 줄 모르고 바닥으로 계속 흘러내렸다.

***

한 주의 시작은 늘 괴로웠다. 특히나 오늘은 다흰에게 정말 최악의 날이었다.

토요일에 이어 일요일까지, 다흰은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이틀 연속으로 가진 강압적인 관계에 몸이 제 몸 같지 않았다. 거기에다가 현준이 곳곳에 남긴 자국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그것은 하복 따위로 가리려야 가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현준이 아예 대놓고 목을 빨아 댄 덕분에 누가 보아도 남자에게 따먹힌 몰골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다흰은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목에 파스를 덕지덕지 붙인 채 학교로 향했다. 학교로 향하는 그 순간에도 다흰은 비틀거리며 제대로 걷지 못했다.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아래가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났다.

이를 악물고 학교까진 어떻게 도착했으나, 문제는 거기서부터 또 시작이었다. 누가 봐도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에 목에 치덕치덕 처바른 파스까지. 남기욱이 그냥 넘어갈 리가 없었다. 이상해도 한참 이상한 제 모습을 분명 의심할 게 뻔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가 의심한다 한들, 뭐가 달라질까. 어차피 그 새끼 좆 빨아야 하는 건 마찬가지일 텐데. 제가 주말에 강간당했든, 말았든 그건 남기욱과 관련 없는 일이었다. 그 새끼는 그저 제 입에 좆을 물려 좆 물이나 빼면 그만일 거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비록 몸도 마음도 황무지처럼 피폐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조금 위안이 되었다. 그렇다고 기욱의 좆을 빠는 시간이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 자식의 역겨운 좆을 입에 담고 정액 먹을 생각을 하니 토가 쏠렸다.

그래도 현준에게 뒤를 내어 주는 것보단 덜 괴롭겠지. 차현준 앞에서 오줌이나 지리는 그 순간보단 덜 수치스럽겠지. 스스로를 달랬다.

생각의 끝에 어느덧 교실 문이 눈앞에 있었다. 드르륵, 소리가 요란한 나무 문을 밀고 다흰이 교실로 들어섰다.

“왔어?”

쓸데없이 부지런한 기욱은 늘 먼저 교실에 도착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다흰은 고개를 푹, 숙인 채로 기욱의 옆자리로 가서 앉았다. 애꿎게도 그의 자리는 기욱의 옆이었다. 전학 온 첫날, 그의 옆자리만이 비어 있었기에 담임이 그리로 배정해 주었다.

자리에 앉아 다흰은 피곤한 듯 책상 위로 가방을 깔고 엎드렸다. 기욱은 그런 다흰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았다. 원래도 월요일은 피곤한 날이긴 했지만, 오늘따라 다흰은 더 유난이었다. 목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파스도 무언가 거슬렸고.

“이다흰.”

기욱이 부르는 소리에도 다흰은 꼼짝하지 않았다.

“씹냐?”

아침부터 그의 좆을 빨고 싶지 않은데……. 한층 낮아진 기욱의 목소리에 다흰은 결국 상체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찢긴 입꼬리가 아물지 않은 얼굴을 차마 똑바로 들 수 없어 미묘하게 시선을 아래로 가져가 고개를 떨궜다. 힘이라곤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왜.”

정작 다흰이 대꾸하자 기욱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눈을 내리깔고 다흰을 지그시 바라보았을 뿐. 그의 시선이 계속 이어지자 다흰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저의 예상대로 기욱이 무언가를 눈치챈 것만 같았다. 두근두근, 빠르게 뛰는 심장 소리가 귀까지 전해졌다.

“오늘 끝나고 우리 집 좀 들렀다 가라.”

하지만 의외로 긴 침묵의 끝에 기욱이 내뱉은 말은 평범하디 평범한 말이었다. 학교 끝나고 자기네 집에 같이 가서 좆 물이나 빼 달라는, 다흰에게는 지극히 일상적인 말.

“어.”

입술이 왜 그러냐, 목은 또 왜 그러고 왔냐……. 이런 질문을 예상하며 긴장했던 다흰은 내심 다행이라 생각했다. 역시, 기욱은 저를 좆물받이 이상으로도, 이하로도 생각하지 않은 듯 보였다. 제 몸 상태 따위 조금도 관심 없는 듯 보였으니까.

말을 끝낸 기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보통 이 시간에 나가는 건 담배를 피우러 가는 거였다. 거기에 가끔 다흰에게 동행을 요구하면 좆을 빨아 달라는 거였고.

오늘은 다행히도 전자인 것 같았다. 다흰에게 딱히 함께 가자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기욱이 교실을 떠나는 대로, 다흰은 다시 자리에 엎드렸다. 여전히 아래가 빠질 것같이 쑤셨다. 익숙해질 수 없는 아픔에 이를 악물며 겨우 눈을 감았다.

***

하교 후, 다흰은 기욱과 함께 그의 집으로 향했다. 언제 보아도 적응 안 되는 ‘탄이’가 그만의 방식으로 다흰을 반겼다. 그레이트데인, 덩치도 산만 한 그 개는 늘 다흰을 보면 좆을 내밀었다. 털로 뒤덮인 자지 끝에서 립스틱처럼 새빨간 속살이 밀려 나올 때마다 토가 쏠렸다.

제 주인을 닮아서인지, 좆도 미친 듯이 컸다. 가뜩이나 생긴 것도 징그러운데, 크기까지 큰 좆을 보며 다흰은 늘 고개를 돌려 버리기에 바빴다. 봐도 봐도 정떨어지고 역겨웠다. 이 집에 끌려오는 것만큼이나 매번 발정 난 개새끼를 마주해야 하는 게 싫었다.

“진짜 이상하단 말이야. 이 새끼는 왜 너만 보면 좆 세우고 지랄일까? 응?”

기욱은 재밌다는 듯 쿡쿡거리며 현관으로 들어섰다. 다흰은 딱히 대꾸하고 싶지가 않아 대답 없이 그의 뒤를 쫓았다.

평소 기욱이라면 그를 거실에 앉혀 놓고 좆을 빨게 했다. 그래서 다흰은 이 집에서 거실 말고 다른 곳에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뭐 기껏해야 1층에 있는 화장실 정도? 하지만 오늘은 이상했다. 기욱이 그의 방으로 추정되는 어떤 방까지 다흰을 끌고 들어가는 거였다.

“편하게 앉아. 여기가 내 방이야.”

다흰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넓은 집만큼이나 깔끔하게 정리된 침실은 기욱의 방이었다. 기욱은 다흰을 침대에 앉으라고 유도하곤, 정작 자기는 침대 근처에 놓인 테이블 의자에 앉았다.

다흰은 어쩐지 남의 침대, 그것도 기욱의 침대에 혼자 앉는 게 부담스러워 어정쩡하게 걸터앉았다. 괜히 커다란 눈동자만 굴리며 눈치를 보는 다흰을 쳐다보며, 기욱은 딱히 별다른 말이 없었다.

어색한 시간이 흐르고……. 견디다 못한 다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 시작할까?”

다흰은 빨리 기욱의 좆 물이나 빼 주고 이 답답한 집구석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괜히 시간만 질질 끈다고 빨아야 할 좆을 안 빨게 되는 것도 아니고.

“…….”

하지만 기욱은 딱히 답이 없었다. 그저 다흰과 마주 보고 앉아 눈을 내리깐 채로 관망만 할 뿐.

다흰은 답답해 미칠 것 같았다. 기욱의 시선도 부담스러웠고, 이 집에 계속 앉아 있는 것도 싫었다. 뭐라고 얘기라도 했으면. 아니, 차라리 빨리 좆이라도 물라고 해 줬으면. 차마 꺼내지 못할 말이 목구멍 안에서 맴돌았다.

그렇게 다흰이 속을 끓이며 안절부절못하던 그때, 기욱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옷 좀 벗어 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얘기에 다흰이 미간을 일그러뜨렸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린지를 몰라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기욱을 쳐다보았다. 기욱의 표정은 일말의 변화도 없었다.

“못 들었어? 교복 좀 벗어 보라고.”

너무 뜬금없는 얘기에, 다흰은 뭐라고 대꾸해야 할지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무더위에 틀어 놓은 에어컨에도 불구하고, 척추를 타고 땀이 흘렀다.

“무, 무슨 소리야. 그게……. 옷을 벗으라니…….”

“나 두 번 말하는 거 싫어하는데.”

“남기욱…….”

“계속 같은 말 하게 할 거야?”

다흰은 너무 당황해서 손끝이 다 떨렸다. 이제껏 제 좆을 빨라고 시킨 적은 있었지만, 그의 앞에서 옷을 벗으라고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낯선 요구를 따르는 것도 싫었지만, 지금 기욱의 앞에선 절대 옷을 벗을 수 없었다. 제 몸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흔적을 그에게 보일 수 없었다.

다흰은 떨리는 눈으로 기욱을 쳐다보았다. 쌍꺼풀이 없는 커다란 눈이 눈꺼풀에 반쯤 감겨 나른해 보였다. 꾹 다물어진 입술이 그 어느 때보다 두려웠다. 무심한 듯 쳐다보는 그가 언제 돌변해 저에게 욕을 하며 손찌검할지 몰랐다.

“…….”

결국, 다흰이 교복 셔츠의 단추로 손을 가져갔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어렵게 단추를 풀었다. 몇 개 안 되는 단추를 푸는 데만 해도 영겁의 시간이 흐르는 것만 같았다. 앞을 벌린 교복을 벗어 두고, 다흰은 흰색 반팔 티 차림이 되었다.

“그것도 마저 벗어야지.”

꿀꺽, 마른 목구멍을 타고 침이 넘어갔다. 다흰은 아랫입술을 말아 물고, 흰색 티셔츠마저 벗었다.

“벗었……어.”

반라를 한 채로 다흰이 작게 말했다. 차마 기욱의 얼굴을 마주할 수 없어서 고개를 푹, 숙였다. 두근두근. 심장이 터질 듯 뛰어 댔다. 제가 보기에도 심할 정도로 울긋불긋한 몸이 시야에 들어왔다. 당장에라도 가리고 싶었지만, 그래 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기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두려움에 덜덜 떨리는 아랫입술을 미친 듯이 씹는 것밖에 없었다.

“예상은 했었지만. 생각보다 좀 심하네.”

제 앞에 죄인처럼 앉아 있는 다흰을 한참 동안 쳐다보기만 하다가, 기욱이 무심하게 한 마디 툭, 뱉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의자를 떠난 그는 곧 방 한쪽 구석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그의 취미 생활 용품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각종 게임기라든가, 비싼 장난감이라든가, 운동 용품이라든가.

수많은 물건 중 그가 골라잡은 건 하키 채였다. 170cm가 넘는 위협적인 막대.

하키 채로 바닥을 긁으며 이동한 기욱이 다흰의 앞에 멈추어 섰다. 다흰은 하키 채를 보곤 놀라서 다급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기, 기욱아…….”

그 무시무시한 막대를 어깨에 걸치며, 기욱은 소름 끼치리만큼 무표정한 얼굴을 해 보였다. 그가 다흰에게 얘기했다. 정말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이제부터 내가 묻는 말에 제대로 답해야 할 거야.”

“……남기욱.”

“안 그러면 나도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으니까.”

“기, 기욱아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어!”

다흰이 다급하게 침대에서 내려와 무릎을 꿇었다. 뭘 잘못했는지는 알지 못했지만, 우선 무릎 꿇고 기욱에게 빌기 시작했다. 지금 기욱의 손에 들린 것으로 맞았다간, 정말 뼈조차도 못 추릴 것만 같았다. 가뜩이나 몸 상태도 좋지 않은데, 정말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필사적으로 기욱에게 애원하는 수밖에 없었다.

“네, 네가 시키는 대로 다 할게! 미안해! 미안해! 응? 내가 잘못했으니까, 그러니까. 제발 화 풀어!”

울먹이며 제게 매달리는 다흰을 보며 기욱을 고개를 모로 꺾었다.

“뭐 하는 거야, 이다흰.”

“기, 기욱아…….”

“네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이 난리야, 이 난리가.”

“기욱아…… 그러지 말고…….”

“이제부터 묻는 말에 답하라고 했잖아. 그냥 대답하면 되는데, 왜 벌써부터 지랄이냐고.”

높낮이가 없는, 차갑게 얼어붙은 목소리에 다흰은 입술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떨렸다.

“누구야?”

마음의 준비를 할 새도 없이 기욱의 질문이 이어졌다. 질문은 짧았지만, 그것이 내포하는 의미를 모를 다흰이 아니었다. 몸통에 이딴 자국을 낸 새끼가 누구냐는 질문이었다.

다흰은 차오르는 눈물을 간신히 삼키며 입술을 벌렸다. 너무 두려워 목소리가 자꾸만 떨렸다.

“아, 아는 애…….”

“그러니까 아는 애 누구.”

“…….”

“우리 학교 애야?”

“…….”

“내가 묻잖아. 우리 학교 애냐고.”

다흰은 차마 대답할 수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덧 눈가에 차오른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떨리는 입술을 여전히 닫힐 줄 몰랐다.

“아……. 우리 학교 애…….”

대답을 들은 기욱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그가 두 번째 질문했다.

“우리 학교 애면 나도 아는 애겠네?”

그의 질문에 다흰은 심장이 그대로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사실, 현준이라면…… 기욱이 모를 리 없었다. 아니, 비단 기욱뿐만 아니라, 전교생 중에 현준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였다. 그만큼 현준은 유명 인사였다. 연예인 뺨치게 잘생긴 외모에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하는 게 없었으니까.

“이다흰.”

다흰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젠 정말 너무 공포스러워 정신이 나가 버릴 것 같았다. 눈물은 쉴 새 없이 떨어져 두 볼이 축축하게 젖었다.

“나도 아는 애라…….”

기욱은 다시 한번 되새기듯 그리 말했다. 그러곤 재밌다는 듯 히죽였다. 어깨에 걸치고 있던 하키 채를 바닥에 내린 그가, 두 손으로 그러잡았다. 마치 지팡이처럼 그걸로 땅을 지지하고, 상체를 숙여 턱을 괴었다. 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그가 다흰에게 물었다.

“그래서 누군데.”

“…….”

“그래서 어떤 새끼한테 그렇게 따먹혔냐고.”

다흰은 참지 못하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에어컨 소리조차 고요한 방 안에 그가 흐느끼는 소리만 울려 퍼졌다.

“흐으윽, 흑. 흐으윽, 흐극.”

하라는 대답은 안 하고 처울고만 있는 다흰을 보며 기욱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묻는 말에 대답하라고 했지, 이렇게 질질 짜라고는 않았는데.

“씨발. 좆같은 년아 사람 자꾸 빡치게 할래?”

끝내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른 기욱이 욕지거리를 내뱉자, 다흰이 무릎을 꿇은 채로 자세를 고쳐 앉았다. 여전히 서럽게 흐느끼며 그가 기욱의 다리에 매달렸다.

“미안해! 미안해! 말할게. 말할게, 기욱아, 화내지 마, 제발, 제발…….”

기욱이 다시 눈을 내리깔았다. 특유의 나른한 눈빛으로 다흰을 바라보았다.

“차, 차현준…….”

하지만, 다흰의 입에서 현준의 이름이 흘러나왔을 때, 기욱은 더 이상 무심한 표정을 지어 보일 수 없었다. 그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미간을 찡그렸다. 다흰에게 더 바짝 고개를 숙여 되물었다.

“뭐? 누구?”

“차, 차현준.”

“그 씨발, 범생이 새끼?”

“…….”

“2반 반장, 그 새끼 맞아?”

다흰은 눈물을 뚝뚝 떨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 기욱이 허탈한 듯 헛숨을 뱉었다. 어떤 씨발 년이 간땡이가 부어서 이다흰을 건드렸나 궁금해서 물어보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튀어나왔다. 분명, 모르긴 몰라도 쌩 양아치 새끼일 줄 알았는데……. 뭐? 차현준이라고? 씨발, 전교에서 1, 2등 한다는 그 범생이 새끼 차현준이 이다흰을 따먹었다고?

“어이가 없네…….”

기욱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어이없고 기막혀서 말이 안 나왔다.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다흰도 그렇고 그 새끼도 그렇고 딱, 그랬다.

순진한 얼굴로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더니, 남자 새끼한테 따먹히고 온 이다흰이나. 학교에서 존나 공부만 처하는 척하더니 뒤에서 남자 새끼 따먹고 다니는 차현준이나. 진짜 둘 다 어이없긴 마찬가지였다.

대체 어쩌다가 둘이 눈 맞아서 애가 저 지경이 되도록 해 댄 걸까? 대충 위에만 벗겨 놨을 때 저 정도면 아래는 다 찢어졌을 것 같은데. 아니, 애초에 둘이 어떻게 아는 사이인 거지? 학교에서 서로 알은척하는 거 못 봤는데?

“이다흰.”

다흰이 흐느끼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 무엇을 물어보든, 대답할 준비가 되었다는 듯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기욱을 올려다보았다.

“그 새끼랑은 어떻게 아는 사인데. 대체 언제부터 아는 사이였길래, 존나 뒤까지 대 줬어?”

다흰의 눈동자가 다시 한번 떨렸다. 일렁이는 눈빛이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라는 걸 대변하고 있었다.

“썅년아. 대답 안 하지?”

이미 여러 번 인내심의 끝을 본 기욱이 차갑게 말했다. 다흰은 거의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흐느꼈다.

“아흐윽. 기, 기욱아. 흐윽.”

“어. 말해.”

“그, 그러니까. 차현준이랑…… 같은 집에 살고 있어서. 걔가 형이라서…….”

“같은 집? 형?”

“걔네 아빠랑……. 우리 엄마랑…… 재혼해서…….”

기욱의 표정이 다시 한번 일그러졌다. 지금 그러니까, 다흰의 말은.

“뭐야. 둘이 형제라도 된다는 말이야?”

다흰이 서럽게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욱은 이 기가 막힌 얘기에 어이가 없다는 듯, 탄식을 내뱉었다. 아니, 차현준이 이다흰을 따먹었다는 얘기도 못 믿을 얘긴데. 거기다 둘이 형제기까지 해? 씨발, 형제끼리 그 짓을 했다고?

씨발……. 기욱은 발랑 까지다 못해 상상 이상으로 더러운 짓을 하고 다니는 다흰을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지금 제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울고불고하며 덜덜 떠는 모습을 보자면, 진짜 그렇게 안 보이는데. 저 얌전한 고양이가 뒤에서는 그렇게 앙큼한 짓을 하고 다닌다는 거지?

쿡. 한참 혼자서 생각에 빠져 있던 기욱은 끝내 웃음을 터뜨렸다. 생각해 보니, 딱히 안 좋은 얘기도 아닌 것 같았다. 비록, 아다 이다흰의 뒷구멍 맛을 못 본 건 아쉬웠지만. 이렇게 스스로 걸레같이 구니, 한결 먹기 수월해진 게 아닌가 싶었던 거다.

씨발, 그러게 좀 진작에 처먹을걸. 애가 하도 순해 빠진 척을 하길래, 조금 봐주면서 시간을 끌었더니. 그사이에 보지를 돌리고 올 줄이야.

뭐 어쩔 수 없지. 늦었지만, 이제라도 맛보는 수밖에. 차현준이 먹다 버린 거 같아 좀 찜찜하지만, 그래도 이다흰 정도면 먹어 줄 만하니까.

“우리 이다흰, 대단하네. 나 몰래 아다도 떼고 오고. 형제끼리 떡도 치고.”

기욱이 무심하게 그렇게 말했다. 이제 끝난 건가? 다흰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울음을 그쳤다.

“근데. 말이야.”

몸을 일으킨 기욱이 하키 채를 한 손으로 잡았다. 휘어진 앞코로 바닥을 긁었다.

“내가 원래 남한테 내 거 뺏기고 못 살거든?”

“기욱아…….”

“내가 존나 먹으려고 아껴 두고 있는데. 다른 새끼가 먼저 처먹었다니까 기분 더럽잖아. 그렇지 않겠어?”

“자, 잘못했어. 기욱아…….”

기욱이 하키 채를 들어 올렸다. 바닥을 긁던 앞코로 다흰의 턱을 들어 올렸다.

“내 기분이 지금 좆같다고.”

“…….”

“그럼 어떻게 해야겠어? 우리 이다흰이 어떻게 해야 내 기분이 나아질까?”

퀴즈랍시고 그렇게 묻는 기욱을 보며, 다흰은 불현듯 머릿속에 무언가를 떠올렸다. 바들바들 떨리는 두 손으로 바닥을 짚고, 그의 앞으로 기어갔다. 무뚝뚝하게 서 있는 기욱의 고간에 얼굴을 들이밀고 마구 비벼 댔다.

얇은 교복 바지 안에 잠들어 있던 자지가 슬며시 꿈틀거렸다. 다흰은 다급하게 교복 바지의 지퍼를 입으로 물었다. 하도 떨리는 바람에 입에 문 지퍼에 이빨이 부닥쳐 딱딱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제 막 발기하기 시작한 기욱의 좆을 다흰이 꺼내 잡았다. 다급한 손길로 훑으며 좆 머리를 입으로 물었다.

“악!”

그런 다흰을 기욱이 걷어찼다. 예고 없이 날아든 발길질에 다흰이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에 나가떨어졌다.

“흐윽, 흑! 기, 기욱아! 기욱아!”

기욱은 다흰의 가슴을 발로 찬 것도 모자라, 바닥을 뒹구는 다흰을 향해 몇 번 더 발길질해 댔다. 다흰은 애벌레처럼 몸을 둥글게 웅크리고 살려 달라 소리치며 울부짖었다. 성치 않은 몸에 폭력까지 가해지자, 죽을 것 같은 고통이 찾아왔다.

“흐윽. 흑. 흐으윽. 흐극, 흑.”

한참 다흰을 걷어차던 기욱이 발길질을 멈추었다. 눈물, 콧물, 침까지. 얼굴에서 나올 수 있는 온갖 액체를 쏟아 내며 흐느끼는 다흰을 내려다보며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차현준 그 새끼한테는 보지까지 돌렸으면서. 나는 입 보지로 만족하라고?”

죽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도 기욱이 하는 말은 또렷이 들려왔다. 그 순간의 다흰은 정말 그야말로 죽어 버리고 싶었다.

기욱이 원하고 있었다. 차현준처럼, 제 뒷구멍을 원하고 있었다. 현준에 이어 기욱에게까지 뒤를 내어 줄 순 없었다. 이틀 동안 가졌던 관계에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구멍이었다. 오늘마저 쑤셔 댈 순 없었다.

“기, 기욱아. 아흐윽. 제, 제발. 살려 줘……. 살려 줘…….”

“누가 너 죽이겠대?”

“기욱아. 하으윽.”

“왜 자꾸 처울지? 안 그래도 좆같은 기분 더 좆같아지게.”

기욱의 심기를 건들지 않기 위해 다흰이 스스로 눈물을 닦았다. 다 으스러질 것 같은 몸을 억지로 일으켜 기욱의 바짓가랑이를 잡았다.

“잘못했어. 안 울게. 안 울게. 그러니까 제발……. 그것만은……. 나 오늘도 하면 죽어. 나 정말 죽어. 기욱아, 응? 내가 잘못했어. 응? 기욱아. 기욱아.”

제게 매달려 애원하는 다흰을 기욱은 무심하게 쳐다보았다. 무엇인가 생각하는 듯 고개를 꺾더니, 다시 다흰을 쳐다보았다. 사늘하게 얼어붙은 눈동자는 조금도 웃지 않았다. 소름 끼치도록 입꼬리만 끌어 올린 그가, 다흰의 머리채를 한 번에 낚아챘다.

“좆같은 소리 계속하지 말고, 옷이나 처벗어. 개같은 년아.”

그가 다흰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다흰이 다시금 바닥을 굴렀다.

온몸의 뼈가 산산조각이 나는 것 같은 통증에 다흰이 괴로워하며 바닥에서 꿈틀거렸다.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몸이 조금도 움직여지지 않는데, 늦장 부리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기욱이 다흰의 고간에 발을 얹었다.

“아악!”

그가 발바닥으로 고환을 짓눌렀다. 배가 뒤틀리는 아픔에 다흰은 얼굴이 시뻘게지도록 비명을 질렀다. 눈앞이 검게 물들며 정신이 나갔다 들어왔다. 발아래 깔린 고환이 이대로 다 터져 버릴 것 같았다.

“으아악, 악!”

기욱은 몇 차례 더 다흰의 고환을 짓이긴 다음에서야 발을 걷었다. 다흰은 겨우 정신을 차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얻어맞은 몸통이, 짓밟혔던 고환이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은데, 기욱은 빨리 옷이나 처벗으라는 듯 발등으로 그의 몸통을 툭툭 건드렸다.

다흰이 겨우 몸을 일으켰다. 이대로 숨이 끊긴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몰골로 그가 자리에 일어섰다. 너무 무섭고 두려워, 다리가 바로 서 있지 못하고 후들후들 떨렸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공포스러웠지만, 앞으로 그의 좆을 뒤로 받아야 할 걸 생각하니 더없이 두려웠다.

이대로 정신이 나가 버릴 것 같았던 다흰은 저도 모르게 문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이제 와서, 그렇게 얻어맞았으면서. 멀리 도망가지도 못할 거면서.

“헉, 허억, 헉! 헉!”

쩔뚝거리며 문가로 가는 다흰을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던 기욱은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겨 다흰에게 다가갔다. 채 방문을 벗어나기도 전, 다흰은 금방 기욱에게 따라잡혔다.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놀듯, 기욱은 서두르지 않고 여유롭게 행동했다. 손에 들고 있는 하키 채를 천천히 휘둘러 다흰의 오금을 가격했을 뿐이었다.

“악!”

다흰의 몸이 꺾이며 곧장 무너져 내렸다.

“흐아아, 아악! 아아, 악!”

발로 걷어차이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고통에 다흰이 오금을 붙들고 바닥을 뒹굴며 울부짖었다. 이쯤 처맞았으면 정신 차릴 만도 한데. 여전히 바지는 벗을 생각조차 않는 다흰을 보며 기욱이 짜증스럽게 얼굴을 구겼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고 생각한 기욱이 들고 있던 하키 채를 바닥에 떨궜다. 귀찮지만 어쩔 수 없지. 그가 자리에 쭈그려 앉았다. 사지가 절단된 곤충처럼 꿈틀대는 다흰의 다리를 잡아다가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아, 안 돼. 하지 마. 싫어! 안 돼! 안 돼! 아악!”

다흰이 반항해 보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바지를 벗기는 기욱의 손은 단호했고, 다흰이 양말만 신은 채 완전한 나신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기욱은 다흰을 완전히 나체로 만들고 나서야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시선을 내려 다흰의 나체를 감상했다. 상상했던 것보다, 다흰의 나체는 더 맛있어 보였다. 워낙에 하얀 살이라 아래도 분홍빛일 거라 상상했었는데, 거기에 털까지 없는 백자지일 줄은 몰랐다.

매끈한 도자기처럼 뻗은 두 다리 사이에서 털 하나 없이 분홍빛을 뽐내며 자리한 자지는 보는 것만으로도 침이 나왔다.

씨발 년, 이렇게 예쁘게 생겼으니까 따먹히지.

조금 웃긴 얘기지만, 기욱은 현준의 마음이 백번 이해가 가는 것 같았다. 더군다나 같은 집에 살면 더 했을 거였다. 저렇게 맛있게 생긴 게 계속 눈앞에 돌아다니는데 가만히 내버려 두는 건 예의가 아니었으니까.

기욱은 몸을 돌려 책상으로 향했다. 서랍을 열고, 안에 들어 있는 젤 통을 꺼내 들었다. 언젠가 다흰을 따먹을 때 쓰려고 사다 둔 거였다. 아직 포장도 뜯지 않은 새것이었다.

젤을 뜯으며 다흰에게 돌아오니, 다흰은 어떻게든 기어 나가려고 기를 쓰고 있었다. 오금을 얻어맞아 다리에 힘을 못 주니, 이렇게라도 기어서 나가려는 거였다. 그 모습을 보자니 기욱은 눈물이 날 정도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얼굴이 예쁘면 머리가 나쁘다더니. 그렇게 상황 파악이 안 되나?

“썅년아. 그러고 어딜 나가려고. 네가 이 방에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기욱의 웃음소리가 낮게 방 안에 깔렸다. 다흰은, 거의 제정신이 아닌 다흰은 기욱이 하는 말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그저 바닥에서 기어 나가기 위해 애를 쓸 뿐이었다.

기욱이 다시 자리에 쭈그려 앉았다. 다흰의 한쪽 발목을 잡고 끌어당긴 그가 무심하게 엉덩이 사이로 젤을 짜 부었다. 차가운 액체가 엉덩이 사이에 닿자, 다흰이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푹. 배려라고는 전혀 느끼지 않는 손길로 기욱이 다흰의 후장에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흐아아!”

가뜩이나 아물지 않은 여린 부위가 또다시 무자비하게 파헤쳐지자, 다흰은 아픔을 이기지 못하고 크게 소리 질렀다. 숨넘어갈 듯 비명을 질러 대는 다흰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욱은 구멍의 틈을 벌려 젤을 쑤셔 넣기에 여념이 없었다.

푹푹푹푹. 구멍을 벌리고 기계적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빼는 움직임이 거칠었다. 찢어진 부위가 더 벌어지며 피가 새어 나왔다. 빨갛게 맺히는 핏방울을 보며 기욱이 입꼬리를 틀어 올렸다. 씨발 년, 대체 차현준한테 얼마나 처박혔길래.

“아흐윽, 아파. 아파. 살려 줘……. 살려 줘, 흐윽.”

어느 정도 구멍에 젤을 다 처넣었다고 생각한 기욱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다흰이 벗다 만 교복 바지와 브리프를 벗기고, 반쯤 발기한 좆을 그러잡았다. 온몸을 울긋불긋하게 물들인 채로 바닥에서 엎어져 있는 다흰을 반찬 삼아 좆을 흔들었다. 구멍은 물론, 봉긋하게 솟은 엉덩이까지 젤로 뒤덮여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말랑했던 자지가 금방 딱딱해졌다.

기욱은 엎드려 있는 다흰의 골반을 잡아 올렸다. 무릎으로 바닥을 짚고 꿇어앉아, 다흰의 골반을 고간에 가져다 댔다. 이틀 동안 거칠게 박힌 건 물론, 조금 전에도 손가락으로 열심히 쑤신 구멍은 속살이 보일 정도로 퉁퉁 부어올라 있었다.

잘 익은 산딸기처럼, 조밀하게 주름이 모여 있는 빨간 구멍의 입구로 기욱이 좆 머리를 들이댔다. 마찬가지로 잔뜩 익어 침을 질질 흘려 대는 뜨거운 귀두가 구멍을 꾹, 누르며 안으로 파고들었다. 좁은 데다가, 살이 퉁퉁 부어올라 꽉 조이기까지 하는 구멍 속으로 기욱의 자지가 점점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현준의 것과 비교해,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 거대한 살덩이가 꽉 오므라진 속살을 짓눌러 압박하며 안으로, 안으로 파고들었다. 젤을 거의 한 통 다 짜 부어서인지, 침으로 적신 좆을 집어넣을 때보다 수월하게 일이 진행되었다. 그 길고 두꺼운 자지는 어느덧 뿌리까지 몽땅 다흰의 후장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하윽, 아!”

배 속 깊은 곳, 내장에 비벼 대는 자지 머리의 느낌에 다흰이 길게 비명을 내질렀다. 또다시 찾아온 끔찍한 감각에 이틀 동안 현준에게 강간당했던 순간의 느낌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현준에 이어 기욱까지. 두 남자에게 연속으로 강간당하며, 다흰은 뼛속 깊은 곳까지 공포가 스며들었다. 하다못해 이번엔 일말의 애무조차 없었다. 기욱의 자지가 뒷구멍 속을 파고들어 오기 전에 한 것이라곤, 숨통이 터지도록 얻어맞은 것밖에 없었다.

조금의 쾌감도 허락지 않는, 연속된 고통 속에서 다흰이 할 수 있는 건 숨넘어갈 듯 비명을 내지르며 울부짖는 것밖에 없었다.

“하으으, 아악! 흐으, 흑! 하으윽!”

살을 에는 듯한 통증이 한차례 지나가고, 귀두 끝까지 자지를 처넣은 기욱은 황홀한 듯 미간을 잔뜩 찡그렸다. 다흰의 보지는 맛있어도 너무 맛있었다. 정말 남자 새끼 엉덩이 사이에 존재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쫀득했다.

미끈하고 따듯한 구멍에 집어넣고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데, 폭신하게 자지를 감싸 오는 속살은 더없이 좋았다. 힘 있게 자지를 물어 대는 압박감도 좋았고, 귀두 끝에 닿는 미끄덩한 점막의 느낌도 좋았다.

아마도 배 속, 내장쯤 되려나? 기욱은 천천히 허리를 돌려 내장에 닿은 귀두의 느낌을 즐겼다. 콘돔을 사용하려다 관둔 건 정말 잘한 짓이었다. 생자지에 닿는 내장의 느낌에 정말 정신이 나가 버릴 것 같았다.

썅년. 좆걸레 보지……. 혼잣말처럼 그리 지껄인 기욱이 천천히 허리를 뒤로 빼냈다. 거치적거리는 교복 윗도리의 끝자락을 입으로 물어 올렸다. 본격적으로 좆질을 시작하기 위해, 그가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앞으로, 뒤로 유연하게 움직이는 허리 짓을 따라 촘촘하게 짜인 복근이 꿈틀거렸다. 곧은 척추를 받치고 있는 기립근이 불끈 솟아나 등허리에 정확하게 11자가 새겨졌다. 힘주어 움직이는 허벅지와 엉덩이의 근육 선이 두드러졌다.

“씨바알…….”

좆질을 시작한 기욱의 입에서 짙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는 두 손으로 다흰의 골반을 잡아당기며, 허리를 튕기듯 움직였다. 퍽퍽, 하얀 엉덩이 살이 기욱의 고간에 부닥쳐 물결 지며 흔들렸다. 출렁이며 뭉개지는 엉덩이 살이 꽤 봐 줄 만했다.

기욱은 더 거친 쾌감을 원하는 듯, 자비 없이 허리를 놀렸다. 거대한 살덩이는 항문과 직장의 육벽을 사정없이 긁고 들어가, 더는 뚫을 수 없는 깊은 곳을 머리로 찧었다.

“아으으!”

배 속이 뚫릴 것 같은 고통에 다흰이 악을 썼다. 다시 시작된 좆질에 아래가 갈려 나가는 것만 같았다. 다흰은 어떻게서든 앞으로 기어 나가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꽉 잡힌 골반에 앞으로 기어 나가기는커녕, 애꿎은 대리석만 손톱으로 긁어 댈 뿐이었다.

“야, 썅년아.”

자꾸만 발버둥 치며 앞으로 기어 나가는 다흰의 머리채를 기욱이 낚아챘다. 악! 다흰의 비명 소리가 방 안을 울리고, 손톱이 대리석을 긁는 소리가 뒤를 이었다. 기욱은 다흰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엉덩이에 멍이라도 만들려는 듯 세게 들이받았다. 퍽퍽. 마찰음이 크게 울려 퍼지고, 거기에 맞춰 구멍 안으로 달아오른 살덩이가 계속 드나들었다.

대리석을 짚은 무릎이 아리고, 몸의 무게를 지탱하는 두 다리가 덜덜 떨렸다. 붙잡힌 머리카락이 몽땅 빠질 것같이 아팠다. 하지만 그 무엇도 뒷구멍을 쑤시는 좆이 선사하는 고통에 비교할 바가 못 되었다. 차라리 사람의 팔뚝을 쑤셔 넣으면 이보단 덜 괴로우려나?

크기도 컸지만, 미친놈처럼 발광하는 살덩이는 살아 있는 생물처럼 다흰의 구멍 안을 헤집었다. 촘촘하게 주름으로 이루어져 꽉 조여 대는 육벽을 억지로 가르며 벌린 좆이 거칠게 몸뚱어리를 비볐다.

좆이 움직일 때마다 짓눌리는 안쪽 살의 느낌도 미칠 것 같은데, 거기에 배 속에서 피어오르는 아득한 쾌감마저 더해졌다. 기욱의 좆이 워낙에 두꺼운 탓에 살 속에 얌전하게 파묻혀 있는 전립선을 자꾸 건드리는 거였다.

앞뒤로 왕복 운동을 하며 드나드는 좆이 전립선을 계속해서 자극했다. 완전히 찌르는 것이 아닌, 건들기만 하는 그 느낌에 다흰은 정신이 나가 버릴 것만 같았다.

“흑, 제, 제발! 그만……! 그만! 아흐으윽, 싫어! 흑!”

절규가 뒤섞인 비명이 방 안에 쩌렁쩌렁 울렸다.

울고불고하는 다흰을 지켜보면서, 기욱은 일말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는 오로지 자지를 꽉꽉 물어 대는 보지에만 관심 있을 뿐이었다. 더불어 괴로워하는 다흰의 모습은 오히려 그의 성욕을 부추기기까지 했다.

다흰이 죽을 것처럼 소리를 지를 때마다 자지가 한 번씩 껄떡거렸다. 비록, 엎드린 상태로 개처럼 붙어 먹고 있는 터라 그 예쁜 얼굴을 못 보는 게 한이었지만, 툭 튀어나온 날개 뼈와 앙상한 허리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가는 허리는 그야말로 한 손으로 잡으면 툭, 하고 부러질 것만 같았다. 잔뜩 소름이 돋아 잔털을 세운 그 얇은 허리는 기욱의 좆이 어딘가를 치댈 때마다 튀어 오르며 파르르 떨렸다.

기욱은 다흰이 유난히 반응하는 지점을 금방 캐치해 낼 수 있었다. 아마도 여기가 전립선일 테지.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파닥이는 다흰의 모습을 즐기기 위해 그가 전립선에 대고 대각선으로 좆을 찔러 넣었다. 아예 대놓고 집중적으로 전립선만 찍기 시작했다.

“읏!”

다흰의 허리가 튀어 오르며 두 눈이 크게 떠졌다. 동시에 쩍 벌린 입을 타고 침이 줄줄 흘러내렸다. 전립선을 제대로 공격받은 다흰의 좆에서 하릴없이 하얀 액체가 팍, 터져 나왔다. 다흰의 사정과 동시에 기욱의 얼굴이 있는 대로 일그러졌다.

흥분한 그가 잡고 있던 머리채를 놔두고, 두 팔을 잡아당겼다. 그대로 승마하듯, 두 팔을 고삐 삼아 허리 짓을 이어 나갔다. 가는 팔이 그에게 잡혀 상체가 미친 듯이 흔들리고……. 다흰은 입을 벌린 채로 정신없이 교성을 쏟아 냈다.

“흐아아, 아……! 아으응, 응! 으응, 응! 아……!”

기욱은 다흰이 좆 물을 다 쏟아 낼 때까지 거칠게 허리를 흔들었다. 좆 물을 쏟아 내는 동안 다흰의 보지는 쉬지 않고 기욱의 좆을 씹었다. 초 단위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보지에 기욱의 좆이 한층 더 몸집을 키웠다. 뼈만 앙상한 상체가 기욱에 의해 정신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으응, 응. 으으응. 응.”

사정감에 취해 다흰의 목소리가 더없이 끈적해졌다. 기욱은 다흰이 더는 정액을 쏟아 내지 않자, 그대로 잡고 있던 손목을 팽개쳤다. 그가 구멍에서 좆을 빼지 않은 상태로 다흰의 몸통을 잡아 돌렸다. 다흰은 다리를 구부린 채로, 개구리가 뒤집힌 듯한 자세를 하게 되었다.

기욱이 땀에 젖은 교복 셔츠를 벗어 던졌다. 안에 받쳐 입은 티셔츠까지 벗은 그가 상체를 앞으로 기울였다.

다흰의 허리가 꺾이며 가는 두 다리가 하늘로 치솟았다. 기욱은 최대한 앞으로 몸을 붙여 다흰의 귀를 물었다. 뜨겁게 달아오른 귓바퀴를 잘근잘근 씹으며 허리를 앞뒤로 세게 흔들었다.

“읏, 으응, 응! 흐읏, 읏! 하으읏, 아…….”

빠르고 깊게, 직장 끝까지 콱콱 박아 대는 기욱에 다흰의 입에서 짧은 신음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치솟은 두 다리가 허공에서 달랑달랑 흔들리고, 다흰의 두 손은 저도 모르는 사이 기욱의 넓은 어깨 위에 얹어져 있었다.

근육으로 가득 찬 넓은 등이 꿈틀거렸다. 오른쪽 어깨를 뒤덮고 있는 문신이 꿈틀거리며 살아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다. 헉헉, 격한 움직임에 뜨거운 숨이 계속 터져 나와 다흰의 귓가를 물들였다. 맞닿은 살갗이 땀에 절어 미끄덩했다. 드나드는 좆을 따라 생식기의 접합부에서는 윤활제가 거품이 되어 하얗게 피어올랐다.

쩍쩍. 끈적한 부위를 쳐 대는 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허리가 꺾이고, 구멍 안쪽이 헐 것처럼 비벼지며, 다흰은 거의 정신을 놓은 채로 신음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고통 뒤에 따라붙는 쾌감에 다흰은 잠식당하고 있었다. 분명, 항문은 물론, 배 속까지 전부 갈기갈기 찢길 것처럼 괴로운데,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쾌감이 그를 미치게 하는 거였다.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없는 다흰은 본능처럼 쾌락을 좇았다. 그것은 너무 괴로워서, 비정상적으로 과한 고통을 느껴서. 그의 몸이 어쩔 수 없이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걸지도 몰랐다.

뭐가 되었든, 다흰은 그저 감각에만 의존한 채, 본능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손을 얹은 어깨를 그가 세게 끌어안았다. 턱을 추어올리고 고개를 뒤로 꺾었다. 크게 벌린 입으로 신음하며 침을 흘렸다. 다리를 더 벌리고 기욱의 좆을 몸속 깊숙이 받아 냈다.

“씨발, 개같은 년.”

갑자기 미친 듯이 좆을 빨아 대는 보지에 기욱의 얼굴이 한층 더 구겨졌다. 이젠 한계라고 느낀 그가, 다흰의 허벅지에 손을 올렸다.

“흣!”

기욱은 한 손으로는 땅을 짚고, 다른 손으로는 다흰의 한쪽 허벅지를 짓누르며 세게 허리를 흔들었다. 허리 근육만 이용해서 빠르게 흔들어 대는 탓에, 다흰의 입에서는 고성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다흰의 몸은 완전히 꺾여 거의 허벅지가 상체에 닿을락 말락 했다. 허리가 끊어질 것만 같았지만, 그런 사소한 고통 따윈 다흰은 느낄 수조차 없었다. 흥분한 기욱의 좆은 그 어떤 것보다 위험하고, 짜릿했다. 전보다 훨씬 크게 느껴지는 쾌감에 다흰은 기욱의 어깨를 잡은 손을 목에 둘러 끌어안았다.

“으아아아, 아아!”

다흰의 긴 신음이 이어지고, 기욱은 땀을 비 오듯 쏟아 내며 계속 허리를 흔들었다. 철퍽철퍽, 잔뜩 젖은 구멍을 찧어 대는 소리가 요란했다. 헉헉대는 숨소리와 고성을 내지르는 다흰의 목소리가 뒤섞였다. 두 사람의 뜨거운 체온만큼, 방 안의 온도가 치솟았다. 돌아가는 에어컨이 무색하리만큼 방 안의 공기가 뜨겁게 달구어졌다.

모든 게 한계를 향해 치닫고 있는 그 순간, 결국 기욱의 자지 끝에서 뜨거운 물이 터져 나왔다.

“읏!”

다흰이 내뱉는 단발의 비명과 함께, 다흰의 좆에서도 또다시 좆 물이 쏟아져 나왔다. 배 속을 데우며 차오르는 정액을 느끼면서, 다흰 역시 열정적으로 사정했다. 함께 좆 물을 쏟아 내는 다흰을 끌어안고, 기욱이 그의 입술을 덮쳤다.

혀를 감싸 오며 거칠게 빨아 들이는 기욱의 혀를 다흰은 거부하지 않았다. 그와 혀를 섞고 침을 나눠 마셨다. 사정의 쾌감을 느끼며 뒷구멍으로는 아직까지 정액을 뿜어 대는 기욱의 좆을 빨았다.

“하아……. 하아……, 하…….”

기욱의 입술이 떨어져 나가자, 다흰은 참았던 숨을 급하게 내쉬었다.

기욱은 조금 얼굴을 들어 올려 다흰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하도 울어서 퉁퉁 부은 눈꺼풀 아래, 완전히 음욕에 젖어 몽롱하게 풀린 눈동자가 보였다.

“썅년. 완전히 맛 갔네.”

개같은 년이 싫다고 그 지랄은 다 하더니…….

기욱이 다흰의 얼굴을 손등으로 툭툭 쳤다. 그러자 다흰이 여전히 풀린 눈동자로 기욱을 희미하게 쳐다보았다. 다흰에게 이성이라곤 조금도 남은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어찌 보면 뇌가 없는 인형 같기도 했고.

“야. 좆걸레 보지 년아.”

능욕하는 언사에도 다흰은 정신을 바로 차리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있었다. 그런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기욱이 픽,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그래도 오늘은 한 번만 하고 보내 주려고 했는데, 이렇게 맛 간 거 보니 오늘 보내기는 틀려먹은 거 같았다. 이 상태대로라면, 밤새도록 박아 대도 다 받아먹을 것 같았으니까.

“계속 그렇게 정신 못 차리고 있어. 밤새 보지 다 씹창 내 줄 테니까.”

기욱이 다흰의 구멍 안에 들어찬 좆을 빼내었다. 벌어진 구멍을 타고 하얀 액체가 흘러나왔다.

정액을 질질 흘려 대는 다흰을 끌어안고 기욱은 침대로 이동했다. 여전히 정신 차리지 못하고 신음만 내뱉는 다흰의 몸을 덮으며 그대로 침대 위에 엎드렸다.

***

가볍게 친 커튼을 투과해 방 안에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이제 갓 떠오른 태양이 무색하리만큼 방 안에는 음란한 신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와 함께 바닥에 뒹구는 교복 바지에서 끊이지 않고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밤새 울린 것도 모자라 아침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흐응, 응. 으으응, 응.”

다흰은 기욱의 밑에 깔려 교성을 쏟아 내고 있었다. 텅 빈 눈동자는 생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새하얗게 질린 얼굴은 마치 시체와도 같아 보였다.

밤새 커다란 좆이 드나든 구멍은 헐 대로 헐어 겉 부분이 너덜너덜했다. 찢어진 부위에서는 피가 멎지 않아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고, 구멍 표면에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젤 거품과 뒤섞였다.

“씨발, 헉, 개같은 년……. 좆같은 걸레 년.”

밤새 한 좆질만으로는 모자랐는지, 기욱의 허리 짓은 여전히 거칠었다. 발가벗은 그의 몸은 온통 땀에 절어 있었다. 커다란 흉근을 타고 흘러내린 땀방울이 다흰의 가슴 위로 툭, 떨어졌다. 그새 식어 차갑게 느껴지는 땀방울에도 다흰은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온몸이 이미 성감대로 변한 지 오래였다. 작은 자극 하나에도 성감이 들끓었다.

“으응! 으으으, 흐응……!”

또다시 기욱의 사정이 시작되었다. 대체 이번이 몇 번째인지……. 다흰은 밤새 받아먹은 좆 물을 다시 배 속에 담으며 짐승처럼 우는 소리를 냈다. 기욱보다 몇 배로 더 싸지른 다흰의 좆에서는 이제 더는 쏟아 낼 게 없었는지 말간 물이나 몇 방울 흘러나왔다. 그것도 사정이라고 다흰은 골반을 뒤흔들며 기꺼워했다. 괄약근으로 정액을 뿌려 주는 기욱의 좆을 씹으며 직장을 조여 빨았다.

“후우, 하.”

사정을 끝낸 기욱이 숨을 돌리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다흰의 구멍을 가득 메우고 있던 살덩이가 빠져나가자, 안에 들어차 있던 정액이 봇물 터지듯 흘러나왔다. 이미 젖을 대로 젖은 시트에 다시 한번 피 섞인 정액이 뒤덮였다.

기욱은 정액으로 범벅한 좆을 잡고 침대 머리로 이동했다. 뒷구멍으로 하얀 정액을 질질 흘려 대며 다흰은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기욱은 아무 말 없이 다흰의 입술에 좆을 가져갔다. 조금 전까지 다흰의 항문을 드나들던, 좆 물을 잔뜩 처바른 좆을 들고 다흰의 입 속에 욱여넣었다.

다흰은 아무런 영혼 없는 움직임으로 기욱의 좆을 빨았다. 그의 눈은 초점이 풀려 있었고, 멍하니 허공 어딘가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좆을 빠는 입 보지만큼은 훌륭했다. 밤새 수없이 기욱의 좆을 받아먹고 빨아야 했던 행위들이 만들어 낸 결과였다.

씨발 년. 좆은 이제 제법 빠네. 기욱은 만족스러운 입 보지를 칭찬하듯, 다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눈은 완전히 풀려서, 남자 좆을 빠는 이다흰의 얼굴은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윙윙.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기욱은 불현듯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하나 인지할 수 있었다. 휴대폰 진동 소리였다. 사실, 휴대폰 진동은 밤새도록, 아니 무려 조금 전까지도 계속 울리고 있었지만, 다흰에게 박아 대는 데 정신이 팔려 있어 기욱은 이제서야 깨닫게 된 거였다.

기욱이 다흰에게 물린 좆을 빼냈다. 침대에서 내려와 다흰의 교복 바지를 집어 들었다.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을 꺼내 보니, 발신자에 엄마라고 적혀 있는 게 보였다. 아무래도 어젯밤에 다흰이 집에 안 들어가서 걱정돼 계속 전화하시는 듯했다.

기욱은 시끄럽게 웽웽 우는 전화를 꺼 버리려 했다. 제가 무얼 해 줄 수 있는 것도 없었고, 그렇다고 다흰이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그래서 거절 버튼을 터치하려는데, 딱 맞춰 전화가 끊겼다. 기욱은 아무 생각 없이 전원 버튼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때 마침 또 문자가 하나 도착했다. 띠링, 배경 화면 위로 친절하게 떠오른 메시지 박스에 기욱은 굳이 관심도 없는 문자를 보게 되었다.

「어디야」

발신자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로 온 메시지는 연이어 몇 개 더 도착했다.

「지금 집 뒤집힌 거 알아? 너 외박했다고」

「내가 집안 시끄럽게 만들지 말랬지? 그때 알아들은 줄 알았는데?」

내용을 대충 보자니, 누가 보낸 문자인지 알 것 같았다. 분명, 같은 집에 산다는 차현준일 거였다.

떡까지 친 사이치고 휴대폰 번호가 저장되어 있지 않은 건 꽤 의아했다. 거기다가 카톡도 아니고 문자로 연락이라니……. 이건 그야말로 급하게 번호를 저장해 연락한 거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연락해」

연락하라는 문자를 마지막으로 현준의 문자는 더 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곧 등교할 시간이었다. 아마 학교 갈 준비를 하겠지. 전교에서 1, 2등 하는 모범생님께서 어련하시겠어. 기욱이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기욱은 아무렇지 않게 다흰의 휴대폰 전원을 꺼 버렸다. 그러곤 제 교복 바지를 찾아, 주머니 안에 든 담배를 꺼내 들었다.

한 개비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밤새 싸지른 덕분인지, 오늘따라 담배 맛이 끝내줬다. 기욱은 담배를 물고 침대 옆으로 다가갔다. 어느새 잠이 든 것인지, 두 눈을 꼭 감고 입으로 숨을 내쉬는 다흰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았다.

자는 모습만 보면, 진짜 세상에 이런 순둥이가 따로 없는데. 누가 이다흰의 이런 얼굴을 보고 뒤에서 남자 좆이나 빨고 다니는 애로 생각하겠는가?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처음 이다흰을 본 순간부터 저 새끼 후장은 반드시 따먹고 말겠다고 생각하긴 했었지만, 이렇게 순식간에 걸레처럼 변해 버릴 줄은 몰랐다. 어제 처음 좆질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죽을 것처럼 못하겠다고 그 지랄을 하더니, 사정 후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해 좆을 물어 댔다.

덕분에 밤새도록 싸지르는 좆 물을 다흰은 한 방울도 남김없이 다 받아먹었다. 뒷구멍이 완전히 흐물흐물해지도록. 배 속에 한가득 정액이 채워지도록.

이쯤 되니 기욱은 오히려 차현준이 고마워질 지경이었다. 이렇게 다흰을 따먹게 된 데에는 차현준의 공이 크다고 할 수 있었다. 그가 주말 동안 걸레가 되도록 이다흰의 뒷구멍에 박아 댄 덕분에 오늘 이다흰이 이렇게 완벽하게 정신을 놓을 수 있었으니까.

“음…….”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기욱은 더불어 현준에 대해서 떠올리기에 이르렀다. 차현준. 확실히 존재감이 확실한 애였다. 작년 한 해 동안 얼굴만 아는 그 새끼 이름을 수도 없이 처들어야 했으니까.

어젠 너무 흥분해 단순히 범생이 새끼라고 뭉뚱그려 얘기했지만, 사실 그것만으로 현준을 설명하기엔 모자란 감이 있었다.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얼굴과 큰 키, 운동으로 오랫동안 다져진 몸매. 이 모든 것을 소유했으면서 동시에 공부까지 잘했으니, 확실히 잘난 놈이긴 했다.

그런 차현준이 다흰을 따먹었다고 생각하니 기욱은 어쩐지 경쟁심 같은 게 마음속에서 속속 피어오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뭐랄까. 굳이 설명하자면 남자 새끼들 특유의 승부욕 같은 거랄까?

애초에 기욱은 다흰에게 좆을 물릴 수 있는 사람은 저뿐이라고 스스로 단정 지어 버렸다. 어떤 근거가 있다기보다, 그렇게 스스로 정했던 것 같다. 저 외에 다른 이가 다흰을 건드릴라치면, 죽을 때까지 밟으면 될 터였으니까.

딱히 다흰에게 어떤 감정이 있어서 그렇게 생각했던 건 아니었다. 그냥 제가 즐겨 사용하는 오나홀이 남의 손을 타지 않고 깔끔한 상태로 유지되길 바랐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기욱의 생각은 어떤 인물에 의해 산산이 조각나 버렸고, 어제 그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 땐 주체할 수 없이 화가 났다. 그래서 다흰을 다그쳐, 아다 따먹은 새끼를 죽여 버릴까 생각까지 했었는데…….

“차현준이라면……. 뭔가 재밌어질 것 같단 말이야.”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충분히 재밌어질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이기도 했다. 뭐 하나 빠질 것 없이 잘난 새끼가 이다흰을 따먹었다면, 제가 보란 듯 그 새끼보다 더 따먹으면 될 일이었다. 차현준이랑 이다흰을 두고 경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었다. 차현준이 빡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더 재밌을 것 같고.

그 새끼도 무슨 생각이 있으니까 이다흰을 따먹었겠지. 둘이 형제고 같은 집에서 산다면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따먹었으려고. 비록 처음은 그 새끼한테 뺏겼지만, 앞으로는 제가 더 처박으면 된다. 어쨌든 학교에서는 다흰과 같은 반인 제가 더 유리하니까.

차현준이 보는 앞에서 다흰을 능욕한다면, 그 새끼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제 눈앞에서 다흰을 물고 빠는 다른 새끼를 보면서, 멀쩡할 수 있을까? 질투 때문에 눈 돌아가는 건 아닐까? 학교에서는 그렇게 모범생인 척하면서. 본 모습을 드러내는 건 아닐까?

“씨발. 존나 재밌을 것 같아.”

그를 도발할 생각을 하니, 벌써 온몸이 짜릿해지는 것 같았다. 혹여나 그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한들, 그래도 상관없었다. 물론, 이왕이면 그 범생이 자식 눈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게 더 재밌겠지만. 딱히 반응 없다고 해도 손해 볼 건 없었으니.

“하. 이다흰.”

어쩌다 이런 썅년이 내 손에 들어와서. 생각하면 할수록 깜찍하고 사랑스러웠다.

아무것도 모른 채, 두 눈을 꼭 감고 순진한 모습으로 잠든 다흰을 보며 기욱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어느덧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장초는 잔뜩 타들어 가 이제 더는 필 수 없을 지경이 되어 버렸다. 몇 모금 빨지도 않은 담배를 기욱이 테이블에 놓인 재떨이에 비벼 껐다. 뿌연 한 줄기 연기가 재떨이에서 피어올랐다. 눈부신 햇살이 무색하리만큼 칙칙한 회색빛 연기였다.

***

늦은 오후. 노을이 짙게 비낀 창에 방은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다흰이 눈을 떴을 때, 그는 온통 노을빛으로 물든 방 안에 홀로 있었다. 피곤함에 지쳐, 다시 눈을 감으려던 다흰은 불현듯 이곳이 제 방이 아님을 깨닫고 번쩍 눈을 떴다.

“하으읏!”

자리에서 급히 몸을 일으키던 다흰은 항문부터 시작해 척추를 타고 밀려 올라오는 고통에 비명을 내질렀다. 그대로 고개를 아래로 처박고 몸을 웅크린 채, 바들바들 떨었다. 이틀에 걸쳐 강간당한 것도 모자라, 어제 밤새도록 처박힌 뒷구멍이 완전히 망가져 버린 것만 같았다.

간질간질한 배 속이 마치 벌레들이 여러 마리 돌아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항문의 찢어진 부분이 쓰라렸고, 오므라지지 않는 구멍 덕분에 속살에 질척한 시트가 달라붙었다.

다흰은 몇 분이 지나서야 겨우 고개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온몸이 갈려 나가는 것 같은 고통이 계속되었지만, 이대로 계속 이곳에 있을 수 없었기에, 억지로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흐으……, 으.”

이불을 걷어 내자, 앙상한 두 다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젯밤, 기욱에게 얻어맞고, 끌려가고, 잡히고, 짓눌린 탓에 여기저기 피멍이 들어 있었다.

붉고, 퍼렇게 변한 다리를 보며 다흰은 입술을 짓씹었다. 어렵게나마 침대 밖으로 발을 내디뎠다. 어제 하키 채로 가격당한 오금이 잘못되었는지, 단번에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바로 눈물이 차올랐다. 대체 제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몸이 이 지경이 되도록 강간당해야 했단 말인가.

“씨발…….”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흰은 눈물을 닦아 냈다. 기욱이 어디에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서 그가 이 방에 들어오기 전에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었다.

“흐읏!”

침대를 팔로 짚고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 중심을 잡는 데만 해도 한참이 걸렸다. 어렵사리 자리에 선 다흰은 주변을 넓은 방을 둘러보며 제 옷을 찾았다. 다행히 옷은 테이블 위에 곱게 개어져 있었다.

다흰은 발을 쩔뚝거리며 교복이 놓인 테이블까지 갔다. 교복을 들어 상태를 보니, 세탁까지 한 듯 보였다. 다흰은 이를 악물고 속옷과 교복을 입었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뒹구는 가방을 들고, 마지막으로 교복 옆에 있던 휴대폰까지 집어 들었다.

휴대폰은 꺼져 있었다. 제가 끈 기억이 없는데, 아무래도 기욱이 그런 듯싶었다. 다흰은 차마 그걸 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마 엄마가 엄청나게 연락했을 거다. 말도 없이 외박에, 학교 결석까지 했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셨을 거다.

“하…….”

다흰은 일단 나중에 휴대폰을 켜기로 하고 방을 나섰다. 부디, 남기욱과 마주치질 않길 바라며 어렵게 발걸음을 옮겼다.

죄지은 것도 없는데 넓은 거실을 지나 현관까지 가는 데에도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기어이 현관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다흰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 저를 보며 짖어 대는 그레이트데인 탄이가 아니었더라면, 정말로 그대로 주저앉아 목 놓아 울었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다리를 절며, 겨우 기욱의 집에서 빠져나왔다. 노을도 져 버린 하늘이 어둑해지고 있을 때였다.

***

“대체 어떻게 된 거니?”

다흰이 집에 도착했을 때, 그가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걱정 어린 엄마의 얼굴이었다.

“밤새 전화도 안 받고, 연락도 안 되고……. 학교에도 안 갔다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응?”

다흰의 엄마는 아들을 채근할 생각이 없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제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아야 했다. 한 번도 이런 적 없었던 착한 아들이었기에, 그래서 더 알아야만 했다.

“얼굴은……. 얼굴은 왜 그런 거니? 너……. 혹시, 나쁜 애들이랑 어울리는 거야? 응? 그런 거야?”

자꾸만 이것저것 물어보는 엄마 앞에서 다흰은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기욱의 집을 나와 이 집으로 오기까지, 뭐라고 둘러대야 할지 수없이 생각해 봤지만, 끝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엄마한테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았고, 그렇다고 사실을 말할 수도 없었다.

“다흰아. 왜 말을 안 해. 뭐라도 얘기 좀 해 봐. 엄마 답답해. 응? 왜 않던 짓을 자꾸 하니…….”

입을 꾹 다문 다흰을 보며 그의 엄마는 애끓어야 했다. 혹시, 제가 재혼한 것 때문에 애가 엇나가는 건 아닐까? 사실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많이 곪아 있던 게 아닐까? 온갖 생각이 들며 심란함이 가중되었다.

“제가 한번 얘기해 볼게요.”

그때, 두 사람의 대화에 누군가 끼어들었다. 다흰은 낯설지 않은 목소리의 주인공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저를 개같이 강간하고 이 지경까지 내몬 장본인, 차현준이었다.

“아……. 현준아…….”

의외의 얘기에 다흰의 엄마는 고개를 돌려 현준을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래도 학원에 가기 위해 2층에서 내려온 것 같았다.

“이런 건 아무래도 동갑끼리 얘기해야 편하게 할 수 있는 거니까, 제가 한번 잘 얘기해 볼게요.”

“하지만…….”

“다흰이도 지금 많이 혼란스러울 거예요. 저희끼리 먼저 얘기할 수 있게 해 주세요.”

평소에는 아들과 말 한마디 안 섞던 아이였는데, 갑자기 이렇게 신경 써 주는 게 다흰의 엄마는 다소 의아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현준의 얼굴은 보는 것만으로도 신뢰감이 느껴졌다. 설득력 있는 목소리 또한 그러했고.

“너 학원 가야 하는 거 아니니? 괜히 다흰이 때문에 늦어지는 거면…….”

“하루 정도는 쉬어도 되잖아요. 아버지도 이해해 주실 거예요.”

괜히 현준에게 폐가 되는 건 아닐까, 다흰의 엄마는 망설이게 되었다. 하지만, 현준은 제 얘기를 물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생각해 보면, 그의 얘기가 아예 틀린 것도 아니고…….

“하……. 그래. 그럼 현준이 네가 한번 얘기 좀 해 볼래?”

아들의 속사정을 전혀 알 리 없는 다흰의 엄마는 그렇게 얘기했다. 그녀는 퍽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현준에게 부탁하듯 말했다.

“괜히 미안하네. 현준이가 신경 쓰게 만든 것 같아서.”

“아니에요. 그럴 수도 있죠.”

악마 같은 현준은 그렇게 착해 보일 수 없는 얼굴을 한 채로 다흰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툭, 얹어지는 그 커다란 손에 다흰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손이 절로 떨려서 차마 시선이 옆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잠깐 네 방으로 가서 얘기 좀 할까?”

그런 다흰을 보며 현준은 잔인하리만큼 해맑게 웃어 보였다. 누구든 홀릴 수 있을 것 같은 그 미소를 보며 다흰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가방 무겁지? 이리 줘.”

2층으로 올라가는 순간까지도, 현준은 다흰에게 무척이나 다정하게 굴었다. 그건 다흰의 엄마가 쳐다보든, 아니든 마찬가지였다. 다흰 엄마의 시선이 완전히 차단된 2층에 들어서서도, 그는 여전히 다흰을 자상하게 대했다.

적어도 두 사람이 함께 다흰의 방에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없는 방에 둘만 남기 전까지만 해도.

“읏!”

문이 닫히는 순간, 현준의 태도는 180도로 달라졌다. 다흰을 침대로 거칠게 밀친 그가 들고 있던 가방들을 바닥으로 떨궜다.

침대에서 겨우 몸을 일으키는 다흰을 보며 현준이 한숨을 내뱉었다. 한 손으로 머리를 짚으며 그가 골치 아프다는 듯 이마를 찡그렸다.

“연락하라는 문자 못 받았어?”

상체를 일으켜 침대에 걸터앉은 다흰이 고개를 내저었다. 결국, 집에 오는 동안 내내 휴대폰을 켜지 못한 탓이었다.

“그래도 아예 생각이 없는 애는 아닌 줄 알았는데. 뭐 하자는 거야? 외박에, 학교 결석에, 연락 두절까지.”

조금 전, 엄마 앞에서처럼 입을 꾹 다물어 버린 다흰을 현준은 빤히 바라보았다. 분명, 저 찢어진 입꼬리는 제가 만든 게 분명했는데, 무언가 찜찜했다. 어쩐지 제가 아닌 누군가의 손을 탄 것 같은 느낌인데.

“뭐, 뭐 하는 거야!”

현준은 다짜고짜 다흰의 교복 바지를 벗겨 나갔다. 다흰은 의미 없는 손짓으로 그를 만류했다. 곧 교복 바지가 하릴없이 벗겨지고, 갖은 멍이 가득 찬 깡마른 다리가 드러났다.

“하.”

한눈에 보기에도 이건 제가 만든 자국이 아니었다. 저도 저 비슷한 자국들을 만들긴 했지만, 온 다리가 이렇게 피멍이 들 정도로 만들진 않았다. 이건, 단순한 자국이 아니었다. 애를 진짜 죽도록 패지 않는 이상, 이런 자국이 남을 수 없었다.

“걔야? 네가 학교에서 좆 빨아 주던 애?”

현준의 물음에 다흰의 커다란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억울함과 함께, 가슴속에서 잔뜩 곪아 버린 상처가 터져 나왔다.

“씨발……. 네가…… 무슨…… 상관이야…….”

“…….”

“내가 누구한테 좆같이 당했든…… 말았든……. 네가 무슨 상관인데…….”

이 순간, 울먹이며 말을 잇는 다흰은 그 누구보다도 현준이 원망스러웠다. 모든 게 다 그 때문이었다. 그가 개같이 저를 따먹지만 않았어도. 그걸 기욱에게 걸리지만 않았어도. 이토록 처참하게 망가질 일은 없었을 텐데…….

“맞아.”

그런 다흰을 무심하게 내려다보며 현준은 웬일로 동조하는 기색을 보였다.

“네가 밤새 어떤 새끼한테 보지를 돌리고 왔든,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 궁금해서 그냥 물어본 건데. 뭐 말 안 해 줘도 대충 알 것 같긴 하네.”

그가 자리에서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아랫도리를 헐벗은 채로 울먹이는 다흰을 내려다보다가 바지에 손을 가져갔다.

“차현준…….”

지퍼를 내리는 현준을 보며, 다흰은 참을 수 없는 공포가 치밀었다.

“다른 새끼한테 보지 돌리고 왔다니까. 기분이 썩 좋지는 않네.”

“…….”

“나한테 박힌 거 가지고는 모자랐나 봐?”

“…….”

“이러면 또 내가 더 박아 줘야 할 것 같잖아. 아무래도 많이 모자랐던 거 같은데, 마저 채워 줘야지.”

현준이 둥글게 눈을 접으며 웃었다. 점점 저를 향해 다가오는 현준을 보며 다흰은 사지가 그대로 굳어 버리는 것만 같았다. 눈앞에 예쁘게 웃고 있는 현준의 얼굴은 악마의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어 보였다.

“하, 하지 마! 싫어! 저리 꺼져!”

제 몸을 뒤덮으며 침대에 엎드리는 현준을 밀쳐 내며, 다흰이 소리를 내질렀다. 다흰이 그러든 말든, 현준은 꿋꿋하게 다흰의 귓바퀴에 입을 묻었다. 뜨겁게 달아오른 귀를 잘근잘근 씹으며, 세게 빨아 들였다. 조금씩 높아지는 체온을 담아 다흰의 귀에 속삭였다.

“계속 그렇게 소리 질러. 새어머니 밑층에 계시는데.”

“개새끼야…….”

“난 뭐 상관없어. 이런 모습 걸리든 말든. 그런데 너는 아니지 않아? 새어머니. 우리 아버지랑 다르게 너 끔찍이 아끼시는 것 같던데. 이런 모습 보셔도 괜찮겠어?”

“차현준.”

“상관없으면 계속 소리 지르고. 어차피 난 그만둘 생각 없으니까.”

할 말을 끝낸 현준은 다흰의 목을 빨다가, 아직 벗지 않은 교복 윗도리 위로 입 도장을 찍으며 아래로 이동했다. 침대에 엉덩이만 걸친 채 누운 다흰의 가랑이 사이를 벌려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한쪽 무릎을 굽혀 앉은 그가 다흰의 양 허벅지를 들어 올렸다. 어깨 위에 각각 하나씩 걸친 그가 다흰의 고간에 얼굴을 묻었다.

“흡!”

말랑하게 풀어져 늘어진 좆을 현준이 입에 담았다. 밤새 시달렸으면서도, 막상 또 현준이 빨아 주니 천박한 자지가 부풀어 올랐다. 다흰은 터져 나오는 신음에 놀라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아직 밤조차 되지 않았는데, 빤히 엄마가 아래층에서 활동하고 계시는데 조금이라도 소리가 새어 나가선 안 되었다.

“흐읍, 읍. 흐으읍.”

따듯하게 자지를 감싸 요리조리 입 안에서 굴려 대는 현준의 혀 놀림에 다흰은 세게 고갯짓하며 반항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것은 오로지 이성이 시키는 것일 뿐. 정작 그의 자지는 빨아 주는 현준에 기꺼워하며 덩치를 더 키우기에 여념 없었다.

다흰은 대체 제 몸이 왜 이렇게 걸레같이 구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차현준과 남기욱. 두 사람에게 번갈아 가며 강간당하는 거로는 정말 모자란 걸까? 정말 빨아 주기만 해도, 자지만 박아 줘도 당장 싸지를 만큼 온몸이 걸레인 걸까? 그런 걸까?

“흣! 아, 안 돼! 하지 마! 흑!”

빌어먹을 자지로 금방 사정감이 차올랐다. 다흰은 다급해져 두 손을 내밀어 현준의 머리통을 밀기 시작했다. 자꾸만 밀쳐 대는 다흰의 손짓에도 현준은 꿋꿋했다. 잔뜩 흥분한 채로 딱딱해진 다흰의 자지를 입에 물고 위아래로 고개를 흔들었다.

꽉 조여 오는 입술에, 부드럽고 달콤한 혀에. 다흰은 눈앞이 핑 도는 것만 같았다. 당장이라도 싸지르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았다.

“흐읏!”

다흰은 하릴없이 그대로 현준의 입 안에 정액을 쏟아 내 버렸다. 그래도 한숨 자고 일어났다고, 아침에만 해도 말간 물 몇 방울만 흘려 대던 자지가 조금 끈적해진 정액을 뱉어 냈다.

걸레 같은 년이 밤새 얼마나 싸질렀길래 이거밖에 안 나오지? 현준은 입 안을 적시다마는 쥐꼬리만 한 정액에 어이없다는 듯 미간을 찡그렸다. 가뜩이나 좆같은 기분이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았다.

그럴수록 이상하게 욕구는 더 치솟았다. 저로는 만족 못 하는 저 걸레 보지를 어떻게든 혼내 주고 싶은 생각뿐이 없었다.

“아, 안 돼! 진짜 하지 마!”

본격적으로 좆을 잡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현준을 보며 다흰이 기겁해 소리쳤다. 이번엔 정말 아니었다. 진짜 아니었다. 여기서 한 번 더 박혔다간 정말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거기에다가 아직 저녁 시간이었다. 전엔 새벽이라 아래층에 계신 엄마가 자고 있기라도 했지, 이번엔 아예 깨어 계셨다. 들킬 확률이 높았다. 위험해도 너무 위험했다.

“차현준! 안 돼. 들킬 거야. 엄마한테 들킬 거라고!”

그런 다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준은 막무가내로 다흰의 가랑이로 몸을 비집어 넣었다. 다흰의 다리가 더 벌어지고, 현준의 허리에 걸쳐진 채로 솟아올랐다.

“너만 입 다물고 있으면 돼.”

“안 돼. 못 해. 그렇게 못 해.”

“못 해? 못하겠으면 도와줄까? 입이라도 틀어막아 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현준은 침대에 떨어져 있는 다흰의 속옷을 집어 들었다. 다물리지 않은 채로 바들바들 떨리는 다흰의 입술 사이로 속옷을 쑤셔 넣었다. 욱욱! 제 팬티를 처물고 다흰이 숨 막히는 소리를 뱉었다. 하지만 목구멍이 막혀 밖으로 제대로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저 벙어리처럼 욱욱 대기만 할 뿐이었다.

“조용하고 좋네.”

현준이 쿡쿡 웃으며 말했다. 그는 반항하는 다흰을 더 확실하게 제지하기 위해, 벗긴 교복 바지로 그의 두 손을 묶기까지 했다. 머리 위로 들어 올려, 한 손으로 짓누르니, 다흰은 꼼짝달싹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만족스러운 얼굴로 현준은 다흰의 좆을 빨며 발기한 좆 위로 길게 침을 뱉었다. 끈적하게 침을 뒤집어쓴 좆을 붙잡고 손으로 살살 문질렀다.

적당히 자지 표면이 젖었다고 생각되었을 때, 그가 좆 머리를 다흰의 구멍에 껴 맞췄다. 조금 뻑뻑한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워낙에 걸레짝이 된 다흰의 보지는 그 거대한 살덩이를 무리 없이 받아먹었다. 그야말로 너덜너덜한 보지였다.

“후…….”

끝까지 좆을 다 처넣은 현준이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걸레가 되었을지언정, 여전히 자지를 꽉 감싸 오는 좁은 터널에 쾌감이 몰려와 움직이는 게 쉽지 않았다. 어떻게 이렇게 걸레짝이 되어서도 남자 자지를 환장하게 빨 수 있는 거지? 이쯤 되면 정말 타고난 걸레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무려 며칠 전 제가 첫 개통을 한 후장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새어머니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계실 테니까, 금방 끝낼게.”

현준은 나름대로 배려라면 배려라고 그렇게 말하고는 좆질을 시작했다. 제 키에 비해 한참 낮은 침대에 높이를 맞추기 위해 다흰의 골반을 있는 대로 들어 올렸다. 상체를 침대에 기댄 채로 하체를 들어 올린 다흰의 몸이 거의 직각으로 꺾였다.

무기력하게 또다시 구멍이 뚫리고, 남자 자지에 처박히며 다흰의 눈가에 고인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이미 온몸이 초토화인 상태에다가 거의 하루 동안 기욱의 좆 물 외에는 처먹은 것이 없어 몸에 기운도 없었다. 손까지 묶인 상태에서 반항은 의미 없었고, 이미 현준의 좆질은 한창이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다흰은 손끝에 닿아 오는 침대보를 잡아당기며 밀려오는 고통을 이겨 내려 애썼다. 기욱의 것만큼이나 커다랗고 굵은 현준이 자지는, 거칠게 내벽을 긁으며 구멍을 드나들었다. 아무리 풀어질 대로 풀어진 구멍이라지만, 윤활제가 부족한 덕분에 작열감이 뒤따랐다. 다흰이 잠든 사이 기욱이 발라 놓은 점막용 연고가 그나마 마찰감을 완화해 주었다.

“이렇게, 남자 자지 좋아해서. 그새를 못 참고, 그 투블럭 새끼, 자지까지, 받아먹고 온 거야?”

입이 막혀 있는 다흰은 대답 대신 눈물을 줄줄 흘리며 감정을 표현했다. 처박히는 이 순간도 너무 괴로웠지만, 남자 자지를 좋아한다는 그 말이 가슴을 후벼 팠다. 그런 거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다고 믿고 싶었는데……. 이제는 다흰 스스로도 헷갈리기 시작했다.

“새어머니도 알아야 하는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사실은, 남자 좆 없으면, 못 사는, 걸레라는걸.”

퍽.

다흰을 희롱하며 더 흥분한 것인지, 현준의 좆이 자비 없이 세게 안을 들이받았다. 내장이 뚫릴 것 같은 느낌에 다흰은 괴로워하며 감전된 것처럼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신발장 구석에 처박아 두고 쳐다도 보지 않는 헌신짝처럼 한껏 너덜너덜해진 후장이 아프다 못해 간지럽기까지 했다.

이미 제 본래 기능을 상실한 것처럼, 들어오는 자지를 받아먹으며 다흰의 후장은 보지로 변한 지 오래였다. 온몸의 신경을 갉아 먹는 아픔 속에서도, 보지로 변한 후장은 현준의 좆을 빨지 못해 안달이었다.

심하게 걸레처럼 구는 다흰의 보지를 눈치채지 못할 현준이 아니었다. 단, 하룻밤. 다른 새끼 좆 좀 처먹고 왔다고 그새 변한 다흰의 구멍에 현준은 있는 대로 미간을 구겼다. 대체 어떻게 처박혔길래,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변할 수 있는 거지?

처박는 자지의 느낌이 참을 수없이 좋았지만, 현준은 한편으로는 짜증이 나기도 했다. 질투……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지만. 확실히 기분이 좋진 않았다. 다흰의 구멍을 다른 자식이 드나든 것도 기분 나쁜데, 거기에 이렇게까지 다흰을 길들였다는 사실에 더 화가 났다.

똑똑.

그렇게 현준이 차오르는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고 무아지경으로 허리를 흔들고 있을 때, 불현듯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이어, 문밖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흰의 엄마였다.

“다흰이 아직 얘기 중이니?”

다흰은 그대로 심장이 멎어 버리는 것만 같았다. 더 커질 수 없이 두 눈을 부릅뜬 다흰이 고개를 돌려 문을 바라보았다. 엄마가 저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들어올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안심할 순 없었다. 이대로 말을 안 한다면 엄마가 이상하게 생각할 터였다. 문고리를 잡아 돌릴 수도 있는 일이었고.

“범준 씨 왔어. 모처럼 네 식구 모두 모인 날이니, 나가서 저녁 먹을까 하는데.”

범준 씨라면, 현준의 아버지를 얘기하는 거였다. 아마 퇴근하고 집에 오신 듯한데, 같이 나가서 저녁을 먹자고 한 것 같았다.

지금 이 순간, 다흰은 미칠 것 같았다. 네, 알겠어요. 한마디만 하면 끝날 일인데. 입이 막혀서 그걸 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더 시간을 끌었다간 엄마가 정말 문고리를 돌릴 것만 같았다.

“얘가 왜 대답이 없지…….”

다흰의 예상대로, 대답 없는 아들을 이상하게 여긴 다흰의 엄마가 문 너머에서 중얼거렸다. 그 목소리를 들으며, 다흰은 더 미쳐 버릴 것 같았다. 한시가 급한데, 도무지 꽉 막힌 입은 뚫릴 줄 몰랐다. 입 안을 가득 채운 천 조각에 혀가 바싹 마르는 것만 같았다.

똑똑똑.

또 한 번의 노크 소리가 들리고, 그녀가 다시금 아들을 불렀다.

“다흰이 안에 없니?”

이젠 진짜 한계였다. 금방이라도 문고리를 잡아 돌릴 것 같은 엄마에 다흰은 눈앞이 새까맣게 물드는 것만 같았다. 이젠 정말 끝이었다. 굳게 닫힌 문이 열리며 엄마가 이 방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게 산산이 조각날 터였다.

엄마의 행복도. 엄마가 행복하길 바라며 더러운 새끼들한테 강간당하는 모욕까지 참아 냈던 그 시간도. 모두.

저 하나 때문에. 남자로 태어난 주제에, 남자 좆이나 받아먹고 있는 저 하나 때문에.

“흡!”

다흰의 엄마가 문고리를 잡기 일보 직전. 극적으로 다흰의 입을 틀어막고 있던 천 조각이 빠져나갔다. 현준이 빼 준 것이었다.

“어, 엄마! 저 방에 있어요!”

다흰은 입이 뚫리는 대로 급하게 대답했다. 그 모습을 보며 현준은 쿡, 웃음을 터뜨렸다. 미쳐 버리겠는 다흰과 달리, 그는 이 상황이 재밌어 죽겠다는 듯, 여유로워 보였다.

“다흰아. 뭐 하길래 대답이 없었어? 엄마 잠깐 들어가도 되니?”

“아, 아뇨! 잠시만요! 뭐 하고 있어서……!”

다흰은 묶인 채로 현준에게 붙잡힌 손을 빼내려 노력했다. 어떻게든 현준을 밀쳐 내고 이 상황을 벗어나고만 싶은데, 현준은 그런 다흰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잠시 멈추었던 좆질을 다시 시작했다.

“응? 뭘 하길래 대체…….”

“어, 엄마. 그러니까, 그게. 흣!”

퍽. 보란 듯 안으로 치고 들어오는 현준에 다흰은 말을 다 끝내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다흰아? 문밖에서는 엄마가 의아한 듯 저를 찾아 대고 있었다. 이건 입이 틀어막아지지만도 못한 상황이었다. 입을 뚫어 준 대신, 현준은 거칠게 좆을 박아 대고 있었다. 이래도 네가 신음을 내뱉지 않고 배길 수 있겠냐는 듯이.

실로 현준은 이 상황이 즐거워 미칠 것 같았다. 지금 이 상황을 들킬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온몸이 짜릿해지며 짜증 났던 기분도 금방 풀렸다.

“어, 엄마. 금방……. 금방 내려갈게요.”

“응?”

“그러니까, 머, 먼저. 내려가 계세……요.”

다흰은 이를 악물고 터져 나오는 신음을 참아 가며 겨우 말을 끝냈다.

문밖에 서 있는 다흰의 엄마는 아들의 행동이 이상했지만, 먼저 내려가 계시라는 아들의 말을 무시하진 않았다.

“그래. 알겠어. 그러면 이따가 현준이랑 같이 내려오렴. 범준 씨랑 기다리고 있을게.”

그렇게 다흰의 엄마가 돌아섰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는 듯,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떠나 버리고 나니, 2층 복도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정적이 찾아왔다. 조용해진 복도에 다흰은 참고 있던 숨을 내뱉었다. 신음이 섞인 뜨거운 숨소리가 단번에 터져 나왔다.

“흐으읏!”

이어 깊숙하게 좆을 밀어 넣는 현준의 속도에 맞춰 다흰이 신음을 내뱉었다. 새빨갛게 물들인 얼굴로 원망스러운 듯, 현준을 노려보고 있었다. 하나도 위협적이지 않은 얼굴로 노려보는 다흰에 현준은 웃음만 나왔다.

“왜? 밖에 엄마 있는데 박히니까. 그렇게 흥분됐어?”

“개, 개새끼야…….”

“아니지. 개새끼는 너지. 엄마가 밖에 있는데도 발정 나서 남자 자지 씹어 먹는 암캐잖아.”

“개소리, 하지……, 흣!”

내장을 뚫어 버릴 듯 때려 대는 자지 머리에 다흰은 잠시 멈추었던 눈물이 핑 돌았다. 정말 들키려고 작정한 것인지, 엄마가 문밖에 있는데도 쉬지 않고 박아 대던 현준의 좆은 언제 그렇게 된 것인지 그새 한 치수 더 커져 있었다.

조금 전, 엄마랑 대화한 것만 생각하면 사지가 발발 떨리는데, 이런 와중에도 안을 꽉 채워 주는 자지에 항문은 잔뜩 신이나 물고 빨기 바빴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현준은 전보다 훨씬 쫀쫀하게 달라붙어 빨아 주는 보지에 점점 사정감이 차오르는 걸 느꼈다. 며칠 만에 진짜 걸레로 변해 버린 다흰을 기뻐해야 하는지 스스로 의문을 던지며, 쫀득한 내벽에 대고 자지를 문질렀다.

각도를 틀어 가며 이 부위, 저 부위를 문지르니, 다흰이 유난히 반응하는 지점이 느껴졌다.

“읏!”

다흰의 얇은 허리가 떨리고, 골반이 전기라도 오른 듯 경련했다. 방금 건드린 부위에 전립선이 있다고 확신한 현준이 거기에 대고 좆 머리를 비볐다.

“흐으으으! 하, 하지 마아……! 흣!”

다흰이 심하게 몸부림치며 괴로워했다. 그냥 박히기만 해도 죽을 것 같은데, 전립선만 계속 찧어 대는 건 너무했다.

다흰의 심정이야 어떻든, 그 모습을 지켜보는 현준은 흥분돼 미칠 것 같았다. 잔뜩 찡그린 얼굴도, 벌어진 입술도. 눈물이 흘러내린 붉은 볼도……. 모두 다 보는 것만으로도 맛있어 침이 고였다. 다흰이 괴로워하면 할수록, 힘들어하면 힘들어할수록. 차오르는 욕망은 배가 되어 그를 더욱 부채질했다.

자지에 문대지는 빨간 속살이 눈앞에 넘실거리는 것 같았다. 현준은 끝을 보려는 듯, 더욱 세게 허리를 흔들었다. 살 속에 파묻힌 예민하고 작은 기관을 자극하기 위해 자지에 힘을 주고 더 빠르게 움직였다.

마치 키스하듯, 전립선을 쳐 대는 자지 대가리에 다흰은 눈을 까뒤집고 혀를 길게 내밀었다. 찌릿한 감각이 계속되며 온몸에 마비가 찾아오는 것 같았다. 눈앞이 하얗게 변하며 머릿속에 스파크가 튀어 올랐다. 모든 신경이 다 터져 버릴 것 같은 느낌 속에서, 끝내 붙잡고 있던 마지막 이성이 끊겼다.

“흐응!”

다흰의 좆 머리에서 하얗고 끈적한 액체가 쏟아졌다. 두 다리를 들어 올린 채로 허리가 꺾여 있는 상태라, 다흰의 좆 머리에서 터져 나오는 정액은 다흰의 얼굴 위로, 채 벗지 않은 교복 상의 위로 마구마구 쏟아졌다.

“아으응, 응, 아응, 아! 으으응, 하응, 흐아아!”

제가 쏟아 낸 정액을 얼굴로 맞으며 온갖 교성을 내지르는 다흰을 보며 흥분할 대로 흥분한 현준이 다흰의 두 다리를 앞으로 모아 잡았다. 한쪽 어깨 위로 두 다리를 모두 올린 그가 허벅지를 끌어안은 상태에서 미친 듯이 허리를 뒤흔들었다.

다흰이 반응하는, 그 예민한 지점에 좆 머리를 가져다 대고 그대로 정액을 내뿜었다. 흥분해서 머리를 흔드는 자지에 다흰의 전립선이 사정없이 자극받았다. 가뜩이나 사정하며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기관에 참을 수 없는 자극이 더해지자, 다흰은 그대로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온몸을 완전히 뒤덮은 쾌감을 뒤로한 채, 그렇게 다흰이 정신을 잃었다. 며칠에 걸쳐 두 남자에게 연달아 강간당하며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몸뚱어리가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탈진해 버린 거였다.

다흰의 몸이 힘없이 축, 늘어졌다. 눈은 감겼으나, 입 밖으로 길게 빠져나오는 혀는 여전했다. 다흰이 정신을 잃음과 동시에 현준의 사정도 끝이 났다. 야한 얼굴을 한 채로 그렇게 쓰러져 버린 다흰을 내려다보며, 현준은 허탈함에 헛숨을 내뱉었다.

대체 밤새도록 얼마나 처박혔길래. 한 번 박았다고 이렇게 기절까지 해?

현준은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정신을 잃은 다흰의 얼굴만큼은 마음에 들었다. 갓 사정한 좆이 죽지 않고 꿈틀거릴 정도로. 두 눈을 감은 채 누워 있는 다흰의 얼굴이 예뻐 보이기까지 했다.

아무래도 조만간 다흰이 자고 있을 때 박으러 와야겠다고 생각하며, 현준이 다흰의 안에 들어찬 좆을 꺼내었다. 구멍 밖으로 빠져나가는 좆을 따라 벌건 속살이 딸려 나왔다. 완전히 현준의 좆이 밖으로 나오고 나서야, 속살도 도로 안으로 들어갔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구멍이 즙을 짜듯, 하얀 정액을 흘렸다. 느릿하게 흘러내리는 하얀 액체가 한없이 색정적으로 보였다. 또다시 입 안에 침이 고였다.

“이다흰.”

현준은 죽지 않고 보채는 자지를 손으로 다잡았다. 의식조차 없는 다흰을 내려다보며, 속삭이듯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어쩌냐? 새어머니가 기다리겠다고 했는데. 자지가 계속 죽지를 않아서.”

그가 한 손으로는 좆을 주무르며, 다른 손으로는 구멍에 들어찬 좆 물을 긁어냈다. 세상 아무것도 모른 채 두 눈을 감은 다흰은 아무런 미동도 없이 누워 있을 뿐이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한 발만 더 빼고 내려갈게. 새어머니한테는 잘 얘기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현준은 그대로 부푼 자지를 다흰의 구멍에 껴 넣었다. 완전히 정신이 나간 다흰의 구멍에 대고 그가 다시 좆질을 시작했다.

***

다흰은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다음 날도 학교에 가지 않았다. 두 명의 아이에게 번갈아 가며 쑤셔진 구멍은 헐 대로 헐어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 다흰의 몸 상태가 점차 차도를 보이기 시작한 건, 우습게도 현준이 사 온 약 덕분이었다. 현준은 약을 사 온 것도 모자라 다흰에게 소염제를 먹이고 직접 항문에 연고를 발라 주기까지 했다. 그의 가식적인 친절에 다흰이 치를 떨었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개처럼 강간할 때는 언제고 왜 이렇게 저를 챙기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가 웃으며 제게 손을 내밀 때면, 몸이 절로 움츠러들고 떨렸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데도, 그의 손길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현준은 딱히 그것에 대해 트집을 잡거나 기분 나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는 좋아하는 것 같았다. 다흰이 저를 두려워한다는 사실이. 그의 앞에서 아무것도 못 하고 벌벌 떨고 있다는 사실이. 그를 즐겁게 하는 듯했다.

그렇게 다흰은 이틀을 누워 지냈다. 그리고 목요일. 다흰은 오랜만에 학교로 향했다. 등굣길이 마치 죽으러 가는 길처럼 고되게 느껴졌다. 남기욱. 또다시 그와 마주쳐야 한다고 생각하니, 교실에 도착하기 전부터 사지가 떨렸다.

사실, 집에 누워 있는 동안 다흰은 혹여나 기욱에게 연락이라도 올까 조마조마했었다. 하지만 의외로 기욱은 다흰이 집에 있는 동안 연락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나마 마음이라도 편했는데……. 학교에 온 이상, 더는 그럴 수 없었다.

교실 앞에 도착해서 문을 여는 그 순간이 너무도 끔찍했다. 역시나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는 기욱을 발견했을 땐, 다시 발걸음을 돌려 학교 밖으로 뛰쳐나가고만 싶었다. 그러지 못한 건, 다흰을 발견한 기욱이 먼저 알은척을 해 오면서였다. 소름 돋을 만큼 다정한 목소리로, 그가 인사를 건넸다.

“왔어?”

다흰을 처음 보았을 때, 그때처럼. 기욱은 한껏 웃어 보였다.

다흰은 대답 없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자리로 갔다. 빌어먹을 제 자리는 변함없이 기욱의 옆이었다.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치가 떨렸다. 그럼에도 그의 옆자리에 죽은 듯 앉아 있어야만 했다. 지금 그것 말고는 다흰이 할 수 있는 것이란 없었으니까.

“몸 많이 안 좋았나 봐. 이틀이나 학교에 결석할 정도면.”

이 지경이 되도록 다흰의 후장을 쑤셔 댄 게 바로 저였으면서. 기욱은 꼭 남 얘기하듯 뻔뻔하게 얘기했다.

“…….”

아무리 기욱의 좆을 빨고, 그에게 항문까지 내어 준 몸이라지만, 다흰은 이 순간만큼 기욱의 장난질에 맞장구쳐 주고 싶지 않았다. 다흰은 애꿎은 입술만 짓씹으며 고개를 떨궜다. 그새 며칠 안 봤다고 낯설어 보이는 책상을 멍하니 바라보며 넋을 놓았다.

기욱은 그런 다흰을 보며 딱히 별다른 말을 잇지 않았다. 그저 한쪽 입꼬리를 틀어 올리곤 담배를 피우러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을 뿐.

비단 아침뿐만 아니라 기욱은 오전 내내 다흰을 건드리지 않았다. 다흰은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거의 오전 내내 자리에 엎드려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기욱은 다흰에게 다시 말을 건넸다. 점심 먹으러 가자고.

다흰은 밥 생각이 전혀 없었으나, 반강제적으로 기욱과 함께 식당으로 향해야 했다. 먹는 둥 마는 둥 밥을 거의 다 남긴 다흰은 식사 후에도 강제로 끌려가 운동장으로 나가게 되었다. 기욱은 가끔 이렇게 점심을 먹고 나서 구령대 옆 계단을 찾곤 했다.

엄청 찌는 날씨에, 구령대 옆 계단은 뜨겁게 달구어져 있었다. 앉는 것만으로 엉덩이가 후끈후끈해지고 땀이 흘렀다. 대충 편한 자세로 계단에 걸터앉은 기욱의 옆으로 다흰이 앉았다. 여느 남고가 그렇듯, 점심시간의 운동장에는 축구 하는 애들로 잔뜩 붐볐다.

“저기, 네 배 맞은 형 있네.”

불현듯 들려오는 얘기에 고개 숙이고 있던 다흰이 고개를 쳐들었다. 방금 제가 들은 게 대체 무슨 소린가 싶어서 기욱을 쳐다보려니, 기욱이 이죽거리며 입꼬리를 틀었다.

“차현준. 저기서 축구 하고 있는데?”

“남기욱…….”

“왜? 너네 형제 떡까지 쳤잖아. 그럼 배 맞은 사이 아니야?”

“…….”

“근데 궁금하네. 대체 너네를 뭐라고 불러야 되냐? 떡 치는 사이긴 한데, 형제지간이고. 형제지간이긴 한데, 떡까지 치고. 내가 머리가 나빠서 그런가? 뭐라고 해야 할지를 모르겠네?”

비아냥거리는 기욱을 보며 다흰은 입술을 말아 물었다. 개새끼……. 욕이 절로 나왔지만, 그걸 입 밖으로 꺼낼 순 없었다. 기욱은 그에게 너무도 두려운 존재였다. 감히 그의 앞에선 욕지거리조차 내뱉을 수 없었다.

“야. 이다흰.”

기욱이 다흰에게 붙었다. 반대편 어깨를 팔로 둘러 다흰을 바짝 끌어당겼다. 더위로 인해 뜨거워진 귓바퀴에 입술을 대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차현준이 알아? 내가 너 따먹은 거?”

다흰은 그대로 심장이 멎는 것만 같았다. 그 어떤 반응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몸이 굳어 버렸다.

“씨발, 나 같으면 너 따먹은 새끼가 누군지 궁금해서라도 한 번쯤 찾아볼 것 같은데. 어떻게 저 새끼는 조용하네?”

듣다, 듣다 못 한 다흰이 애써 작게 목소리를 냈다.

“우리 그렇게 가까운 사이 아니야……. 차현준 나한테 관심 없어…….”

다흰의 얘기에 기욱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차현준이 별 관심도 없는 새끼랑 떡을 쳤다고? 그것도 남자끼리? 형제지간인데?

살면서 별 재밌는 얘기를 다 듣는다는 듯이 한참을 웃어 대던 그가 불현듯 웃음을 멈췄다. 대뜸 다흰의 뒤통수에 손을 얹은 그가 제 얼굴 가까이로 끌어당겼다.

“정말 그런지……. 한번 확인해 볼까?”

입술이라도 닿을 듯한 거리에서 다흰은 기욱과 마주하게 되었다. 두근두근.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무섭고 두려워 당장 시선을 돌려 버리고 싶은데, 기욱이 뒤통수를 그러잡은 손에 힘을 줘 다흰의 고개를 억지로 돌렸다.

“뭐 하는……!”

기욱에 의해 얼떨결에 운동장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 다흰은 뜻밖에 인물과 시선이 마주쳤다. 운동장 한가운데, 축구를 하다 말고 자리에 멈춰 서서 저를 바라보는 현준이었다.

먼 거리에서도 그의 표정이 꽤 굳어 있다는 것쯤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원래 학교에선 알은척도 않는 사이인데……. 왜 굳이 저를 쳐다보며 저렇게 화난 표정을 지어 보이는 걸까?

“너한테 관심 없다는 차현준이 존나 쳐다보네. 사람 쫄리게.”

말은 그렇게 하면서 기욱은 재밌어 죽겠다는 듯 쿡쿡댔다. 다흰은 이 순간이 너무 불편하고 싫어서 그만 일어서려 하는데, 기욱이 어깨를 짓누르며 도로 앉혔다.

“가만히 앉아 있어. 좋은 말로 할 때.”

기욱은 다흰의 어깨에 올려 두었던 손을 팔뚝으로 가져갔다. 반소매 셔츠 아래로 드러난 살을 느릿하게 쓸며 다흰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다흰의 목에서 나는 아기 분 냄새를 들이마시며, 느릿하게 시선을 현준에게 가져갔다. 마치 현준을 도발하듯, 다흰의 목에 입술을 묻고 살짝 빨아 들였다. 한 손으로는 여전히 팔뚝 안쪽 살을 쓰다듬으며, 다른 손으로는 허벅지 안쪽을 훑었다.

다흰의 목을 빨던 기욱은 입술을 떼어 내는 대로 현준을 바라보았다. 역시 그의 예상대로 현준은 잔뜩 얼굴을 구긴 채로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쿡. 재밌다는 듯 기욱이 웃음을 터뜨렸다. 어제까지만 해도 별다른 반응이 없길래 현준이 관심 없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대놓고 다흰을 물고 빨고 하니, 이렇게나 금방 반응이 왔다.

그것도 기대 이상으로, 저렇게 대놓고 표정 구기면서. 살짝만 반응해도 재밌었을 텐데, 저렇게 싫은 티를 팍팍 내 주니, 기욱은 즐거워 미칠 수밖에.

“이다흰. 네 형 존나 빡쳤나 본데?”

기욱이 여전히 현준을 쳐다보며 말했다.

다흰은 기욱이 도대체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어 안절부절못했다. 여긴 학교인데. 그것도 사방에서 훤히 내다보이는 곳인데. 왜 저를 붙들고 이런 강도 높은 스킨십을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비록 학교에서 그의 좆을 빨긴 했었지만, 이렇게 탁 트인 장소에서 그가 스킨십을 원한 적은 없었다. 애들이 볼지도 모르는 장소에서 기욱의 스킨십을 받아 내는 것도 벅찬데, 더불어 노려보는 현준의 시선 또한 부담스러워 미칠 것 같았다.

아까부터 같은 자리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 이쪽을 쳐다보는 현준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잔뜩 구긴 얼굴도 그렇고. 둘 다 왜 그러는 것일까.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렇게 두 사람 사이에서 가시방석에 앉은 다흰만 곤욕을 치르고 있던 그때. 마치 구원의 찬송가처럼 예비 종이 울려 퍼졌다.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던 아이들도, 곳곳의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던 아이들도, 교실로 돌아가기 위해 자리를 정리하고 나섰다.

“가자.”

기욱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흰 역시 그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섰다.

교실로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는 동안에도 기욱은 다흰의 어깨에 팔을 두른 채, 제 쪽으로 바짝 당겨 끌어안고 걸었다.

학교 건물에 들어서며, 기욱은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 현준을 확인했다. 현준 역시 교실로 가기 위해 구령대 옆,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걸음을 옮기면서도, 여전히 현준의 시선은 두 사람에게 꽂혀 있었다. 죽일 듯 노려보는 현준의 시선을 기욱은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집요하리만큼 눈을 마주하며 즐거워했을 뿐.

“잠깐 화장실 좀 들렀다 가자.”

시선을 현준에게 고정한 채로, 기욱이 다흰의 귓가에 속삭였다.

“나 지금 존나 꼴려서 한 발 빼야겠거든.”

다흰의 동공이 마구 떨렸다. 그대로 사지가 굳어 버리는 것만 같았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기욱이 천천히 앞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다흰을 끌어안은 팔에 힘을 주며, 그대로 1층 화장실이 있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

1층 화장실은 다른 층의 화장실보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았다. 교무실은 2층에, 교실은 3층부터 있었기 때문에, 1층에는 행정실밖에 없어서 몇 안 되는 행정 사무원만이 사용할 뿐이었다.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기에 기욱은 다흰을 1층 화장실로 끌고 온 것이었다.

역시나, 1층 화장실은 텅 비어 있었다. 기욱은 다흰을 끌고 마지막 칸으로 들어갔다. 문을 잠그고, 뚜껑이 닫힌 변기 위로 다흰을 앉혔다. 떨리는 눈으로 올려다보는 다흰의 얼굴을 바라보며 교복 바지 지퍼를 내렸다.

“알지? 빨리 끝내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욱은 아직 말랑한 좆을 꺼내 잡고, 다흰을 쳐다보며 느릿하게 쓸었다. 불안함에 잔뜩 물든 커다란 두 눈을 보는 것만으로도 좆이 딱딱해졌다. 자지를 문지르던 손을 거두고 다흰에게 고간을 들이밀었다. 당장이라도 울어 버릴 것 같은 얼굴을 한 다흰의 입술에 대고 좆 머리를 문질렀다.

다흰의 떨리는 입술이 열렸다. 미끈한 액체로 가득 차 있는 좁은 입 안으로 기욱의 좆이 빨려 들어갔다. 운동장 계단에 오랫동안 앉아 있던 탓에 체온이 높아진 다흰의 입 안은 뜨거웠다. 당장에라도 좆을 녹여 버릴 것 같은 온도에 기욱은 절로 신음이 흘러나왔다.

다흰은 불안에 떨면서도 최대한 빨리 좆 물을 빼내기 위해 열심히 혀를 움직였다. 좆 빠는 것에 제법 능숙해진 다흰은 금방 기욱의 사정감을 끌어 올렸다. 고양이가 우유를 핥아 먹듯, 살짝살짝 핥아 대는 혀가 기욱을 녹아내리게 했다. 정작 다흰은 들킬까 봐 무서워서 손끝이 달달 떨려 왔지만, 좆 맛을 아는 그의 혀는 본능적으로 남자 자지를 찾았다.

“끝까지 넣어야지.”

기욱이 다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다흰은 길고 두꺼운 살덩이를 입 안에 넣을 수 있는 최대한으로 담았다. 버거운 자지 크기에 볼이 잔뜩 부풀어 오르고, 목구멍이 턱, 막혔다.

남자 좆은 물고 있는 것만으로도 입 안에서 침샘이 폭발했다. 입술로 물어 고개를 흔들며 자지를 자극하자, 자지 표면을 타고 침이 줄줄 흘러내렸다. 마찰로 인해 더 붉어진 입술이 자지 표면에 찰싹 달라붙어 끈적하게 빨아 댔다. 넓게 펼친 혓바닥은 자지를 짓누르며 기쁘게 해 주었다.

학교 화장실에서 남몰래 다흰에게 좆을 물렸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장 자지가 터져 버릴 것 같은데, 거기에 순종적인 다흰의 얼굴을 보니 기욱은 그대로 싸 버릴 것만 같았다. 씨발 년이 그새 더 좆 빠는 게 늘었네. 욕인지 칭찬인지 구분 못 할 말이 절로 흘러나왔다.

“그만.”

한계를 향해 치솟는 성감에, 기욱이 다흰의 머리를 슬며시 밀었다. 다흰의 입 안에 담겨 있던 좆이 스르륵 빠져나왔다. 이제껏 커다란 살덩이를 물고 빨았던 입술이 살짝 벌어진 채로 침에 젖어 반들거렸다.

여전히 불안함을 떨칠 수 없었는지, 잔뜩 얼어붙은 눈동자가 기욱을 향했다.

“읏!”

기욱은 거칠게 다흰의 몸을 잡아 일으켰다. 역시 거친 손으로 다흰의 교복 바지와 브리프를 벗겨 나갔다.

“뭐 하는……!”

갑작스레 제 아랫도리를 벗기는 기욱을 보며 다흰은 경악에 차 소리쳤다. 그저 입으로 좆 물만 빼 주면 되는 줄 알았는데……. 후장에 씹질까지 할 생각인 줄은 전혀 몰랐다. 학교에서 남자 좆을 빠는 것도 못 할 짓인데 뒷구멍까지 내 줘야 한다니, 정신이 아찔했다. 어떻게든 기욱을 말려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의미 없는 반항이 시작되었다.

“씨발.”

자꾸만 제 손을 뿌리치려 드는 다흰에 결국 기욱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터져 나왔다. 화가 난 그가 얼굴을 찌푸렸다. 잔뜩 이맛살을 구긴 그가 낮은 목소리로 지껄였다.

“왜 자꾸 사람 짜증 나게 하지?”

“기, 기욱아.”

“아까 내 말 못 들었어? 빨리 끝내고 싶으면 알아서 하라고 했을 텐데.”

“그, 그렇지만. 여긴 학교고……. 화장실이고…….”

설득하려는 다흰의 의도와 다르게, 기욱의 얼굴은 점점 더 짜증스럽게 변해만 갔다.

“그래서.”

“어?”

“그래서 뭐 어쩌라고. 가랑이 못 벌리겠다고?”

“……남기욱.”

“좆같은 소리 하지 말고 뒤돌아서 꿇어앉아. 사람 빡치게 만들지 말고.”

조금만 더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간, 그대로 손찌검을 당할 것만 같았다. 이미 그의 폭력에 길들 대로 길든 다흰은 만류하던 손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가 들이닥친다 한들, 전혀 이상할 것 없는 화장실 안에서 다흰은 결국 자진해서 변기 위로 올라가 무릎을 꿇었다.

“윽!”

골반을 들어 올리는 거친 손길에 다흰은 저도 모르게 짧은 신음을 뱉었다. 그러곤 흠칫 놀라 입을 틀어막았다. 하체가 들어 올려지자 상체가 자동으로 앞으로 쏠렸다. 타일이 발라진 화장실 벽에 이마를 대고 한 손으로 변기와 이어진 수도관을 붙잡았다.

“흐, 흐으…….”

높게 치켜든 다흰의 엉덩이가 기욱의 두 손에 의해 벌어졌다. 다흰이 물고 빨아 주긴 했지만, 충분하지 못할 것 같다는 판단에, 벌어진 구멍으로 기욱이 침을 뱉었다.

두툼한 입술을 떠난 끈적한 액체는 길게 꼬리를 늘어뜨리며 하얀 볼기짝 사이로 흘러내렸다. 투명한 액체가 겉에서 맴돌지 않고 안으로 스며들 수 있게, 기욱은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푹푹 쑤셨다.

“우으, 으. 으으…….”

한쪽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었지만, 구멍을 파고드는 손가락에 새어 나오는 신음까지는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하나에서 두 개로. 두 개에서 세 개로. 점점 개수를 늘려 가는 손가락에 철없는 구멍이 뻐끔거리며 기꺼워했다.

벌어진 문틈을 지나 뜨끈한 내벽을 훑는 손길이 분주했다. 빼곡하게 주름진 육벽이 지분거리는 손가락을 만나 꿈틀거렸다. 천천히 구멍 안으로 흘러들어 와, 주름진 내벽을 적시며 기욱의 침이 스며들었다. 미끄덩거리는 구멍의 촉감이 손끝에 선연했다.

이렇게 침만 발라 줘도 몇 배는 더 맛있어지는 구멍을 두고, 손가락 장난만 하고 있기엔 시간이 아까웠다. 기욱은 구멍을 쑤시는 손가락을 빼낸 대신, 아직도 침이 마르지 않아 반질거리는 좆을 잡았다.

당장에라도 뚫고 들어가고 싶다는 듯, 껄떡이며 대가리를 흔들어 대는 좆을 벌어진 구멍 입구에 가져다 댔다. 뜨끈한 구멍 입구에만 닿았을 뿐인데도, 좆 대가리는 흥분감을 감추지 못해 벌써 난리였다.

참을성 없는 좆을 달래기 위해, 기욱은 허리에 힘을 주고 단번에 안으로 파고들었다.

“으으읏!”

다흰의 긴 신음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오고……. 흉물스럽기까지 한 좆이 다흰의 구멍 속으로 일순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마치 태어날 때부터 한 쌍이었던 것처럼, 완벽하게 딱 들어맞는 구멍에 감격한 기욱의 얼굴이 황홀함에 물들었다.

이 씨발 년 보지는 왜 이렇게 맛있지? 처음 박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맛있는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원래 다흰이 타고난 몸뚱어리가 그런 것인지. 아니면, 학교 화장실에서 몰래 남자 새끼 뒤를 따먹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확실한 건, 이유가 뭐가 되었든 이다흰의 뒤는 존나 환장할 만큼 맛있다는 거, 그거 하나였다.

“썅년아. 그만 빨아 대. 자지 끊어 먹고 싶어 환장했지?”

짝. 기욱이 다흰의 볼기짝을 내리쳤다. 텅 빈 화장실에 징그러운 마찰음이 울려 퍼졌다. 유난히 하얀 볼기짝은 그새 손바닥 자국이 남아 벌겋게 물들었다. 뜨겁게 달아오른 살덩이를 쥐고 기욱이 여러 번 주물렀다.

좆으로 문지르는 안쪽 살만큼이나, 탱탱한 엉덩이를 주무르는 손맛도 좋았다. 썅년이 어딜 만져도 쫄깃하게 달라붙는 게, 타고난 걸레임이 틀림없었다. 애초에 아다 따먹힌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보지로 자지 빨아 댈 때부터 알아보긴 했는데……. 어떤 의미로는 정말 대단한 년이었다.

“흑 흐윽. 흐극, 흑.”

본격적으로 기욱이 좆질을 시작하자, 다흰은 벌써 우는 소리를 냈다. 변기 뚜껑에 닿은 정강이가 쑤시고, 타일을 찍어 대는 이마가 아팠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아픔들보다는, 이제 좀 나아질까 싶었던 구멍이 다시 들쑤셔지면서 찾아오는 통증이 가장 컸다.

하필 자세도 변기 뚜껑 위에 어정쩡하게 앉아 있는 상태라 더 괴로웠다. 조금이라도 중심이 흐트러지면 이대로 떨어져 바닥에 처박힐 것 같았다. 거기에다가 애매하게 무릎을 꿇은 상태라, 원하든, 원치 않든, 구멍이 멋대로 조여들었다.

가뜩이나 좁은 구멍이 더 좁아지니, 드나드는 기욱의 자지만 더 신난 듯했다. 들쑤셔지는 뒷보지에 다흰만 죽어 나갔다.

“흐아아! 아……!”

퍽. 엉덩이 살이 출렁이도록 세게 골반을 치대는 기욱에 다흰이 죽을 것처럼 소리 질렀다. 분명, 여기는 학교 화장실이라고, 누군가가 들어올 수도 있다고 머리로는 생각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몸이 그걸 따라 주질 못했다.

항문을 지난 자지가 직장을 비비며 들어올 때는 안쪽에서부터 형용할 수 없는 쾌감이 아지랑이처럼 솟아났다. 그러다가 그 성난 자지가 내장을 들이받을 때면, 눈앞에 눈물이 핑 돌며 온몸이 전기에 감전된 듯 찌릿찌릿했다.

괴로운데. 분명 괴로워야 하는데. 그 괴로움의 이면에는 미친 쾌감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게 고통 때문에 소리치는 것인지, 쾌감에 겨워 울음을 터뜨리는 것인지 구분조차 되질 않았다. 남자 새끼한테 더럽게 뒤를 내주고 있다는 수치심 따위는 이미 잊힌 지 오래였다.

박아 주는 자지가 너무 맛있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랬다. 이곳이 학교 화장실이라는 것조차 잊힐 만큼, 쑤셔 주는 구멍이 너무 좋았다.

정말 미친 걸까? 이제 정말 미쳐 가고 있는 걸까? 다흰이 화장실 벽에 처박은 이마를 거칠게 문질렀다. 미쳐 버린 몸뚱이만큼이나 감당할 수 없는 처절함이 그의 몸을 잠식했다.

“아아, 응! 으응!”

쾌감에 절어 다흰의 신음에서 찰기가 묻어났다. 그 끈적한 신음에 기욱은 다흰이 느끼기 시작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썅년이 학교라고, 안 된다고 지랄하더니. 기욱은 절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들쳐 든 골반을 더욱 세게 끌어당기며 깊은 곳을 향해 푹푹 쑤셔 넣었다. 사람이 없는 화장실에서 찰박거리는 마찰음과 살 치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귓가를 후리는 음란한 소리만큼이나 성감이 빠르게 차올랐다. 학교 화장실에서 몰래 다흰을 따먹고 있다는 사실에 배덕감이 극심했다.

기욱은 점점 더 커지는 다흰의 신음을 힐난하며 엉덩이 살을 쥐어짰다.

“썅년아. 여기 학교, 화장실인 거, 까먹었어? 아주 들키고 싶어, 환장했지?”

“아으으, 그, 그런 거 아니, 흐으……!”

“왜. 씨발, 밖에다, 남자한테, 박히고 있다고. 아주 다 들리게, 소리 지르지 그래?”

“아, 안 돼! 하으으!”

퍽.

솔직하지 못한 다흰의 입을 벌주기 위해, 기욱은 세게 안을 들이받았다. 흐아아, 비명에 가까운 신음이 화장실을 쩌렁쩌렁 울리고, 다흰은 당장 죽어 버릴 것처럼 얼굴을 화장실 벽 타일에 비비며 서럽게 울었다.

“아프, 흐으……. 너무 아파! 흐윽.”

정말인지 너무 아프고 괴로웠다. 아픈데 좋아서 더 괴로웠다. 느끼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안쪽에서 쾌감이 밀려와서 버틸 수가 없었다. 어느새 단단하게 발기한 좆이 배에 붙어 덜렁덜렁거렸다. 개처럼 처박히면서도 발기한 좆이 못내 원망스러웠다. 수치심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씨발 년. 좆은 이렇게 세웠으면서. 아프다고 지랄은.”

기욱이 골반을 잡고 있던 한 손을 내밀어 다흰의 좆을 그러잡았다. 기욱에게 좆이 잡히자 다흰은 허리를 튕기며 몸을 들썩였다.

“그만. 그만……. 안 돼, 기욱아……. 거기 건드리면 으흐윽.”

기욱에게 좆이 잡히자 다흰은 쾌감이 증폭될까 두려웠다. 아니나 다를까, 뒤에서 박아 주면서 만져 주는 앞은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좋았다.

다흰은 이제 아픔이 아닌 쾌감을 이겨 내기 위해 이를 악물어야 했다. 차갑던 타일이 얼굴에 하도 비벼져 뜨겁게 달아올랐다. 견디기 힘든 감각을 버텨 내며 잔뜩 일그러진 눈에 눈물 한 방울이 와 맺혔다. 붉게 달아오른 입술 사이로 거친 숨이 드나들었다.

“흣, 흐응, 흐으응, 응! 으응, 응. 응.”

아무리 발버둥 쳐 본들, 자지를 만져 주는 감각을 이겨 낼 순 없었다. 이를 악문 덕분에 콧소리 섞인 교성이 쏟아졌다. 기욱은 좋아하면서도 아닌 척하는 다흰이 가소로웠다. 아무래도 이 걸레 년이 바른말을 할 때까지 괴롭혀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마른 탓에, 기욱의 좆이 다흰의 배 속을 드나들 때마다 뱃가죽 위로 언덕이 드리워졌다기 사라지길 반복했다. 기욱은 좆을 다흰의 배 속 끝까지 처넣고 다흰의 배 위로 드리워진 언덕을 손으로 잡았다. 얇은 뱃가죽 아래, 꿈틀거리는 제 좆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기욱은 단지 잡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손으로 짓누르며 좆이 내벽에 더욱 밀착하도록 했다. 미끈미끈 야들야들한 속살이 흥분한 좆을 쫀쫀하게 감쌌다.

“아, 안 돼! 싫어! 그, 그렇게 하면…… 안 돼! 아흐윽, 제발!”

배 속을 문질러 대는 묘한 느낌에 다흰이 죽는 소리를 하며 울부짖었다.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다. 내장을 그냥 귀두로만 문질러 대도 소름 끼치는데, 거기에 손으로 주무르며 안쪽을 문대니 견뎌 낼 재간이 없었다.

너무 이상하고, 아프고, 괴롭고……. 그 와중에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쾌감까지 더해지며 다흰은 점점 이성을 잃어 가고 있었다. 기욱은 아예 다흰이 정신을 놓게 만들 작정인지, 손으로 꽉 쥔 상태에서 거세게 좆질을 했다.

얇은 막을 두고 손안에서 느껴지는 제 좆의 느낌이 미치도록 좋았다. 더 좁아진 구멍은 말할 것도 없었고……. 완벽하게 달라붙은 내장에 좆이 미친 듯이 몸을 뒤흔들었다. 계속된 자극에 기욱 역시 이를 악물었다. 이맛살이 절로 찌푸려지고, 앙다문 입에 턱 위로 핏줄이 솟았다.

“흑, 아흐윽, 흑! 그만, 그만! 잘못했어, 잘못했어! 그만, 그만! 흑!”

이제 다흰의 머릿속엔 이곳이 학교라는, 화장실이라는 생각 따윈 들어 있지도 않았다. 완전 초토화된 배 속에 다흰은 정신없이 울부짖으며 잘못했다고 소리쳤다.

눈꼬리에 맺혀 있던 눈물이 볼 위로 줄줄 흘러내리고, 벌어진 입을 타고 침이 흘렀다. 잘못했다고, 그만해 달라고 소리 질러 대는 게 무색하리만큼 좆을 문 엉덩이가 음란하게 마구 흔들렸다.

미친 듯이 울부짖는 다흰에겐 이성이라곤 조금도 엿보이지 않았다. 그저 본능을 좇아 허리를 흔드는 암캐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게 성욕에 절은 채로 다흰은 끝까지 차오른 욕망을 쏟아 냈다. 딛고 있는 변기 뚜껑 위로 뜨거운 정액이 주룩, 주룩 쏟아져 내렸다.

“아으응, 응! 으으응, 으응, 아……!”

세차게 쏟아져 나오는 정액처럼, 그의 목구멍을 뚫고 온갖 교성이 쏟아져 나왔다. 사정이 주는 황홀함에 취해 다흰은 스스로 구멍을 조여 기욱의 좆을 빨았다.

스스로 조이며 흔드는 걸레 보지에 기욱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씨발, 한 마디 욕지거리를 내뱉은 기욱이 미친 듯이 허리를 털었다. 갓 사정을 끝낸 예민한 보지는 쳐들어오는 좆에 황홀한 듯 온몸을 떨었다. 경련하듯 요동하는 내벽에 성난 자지가 몸뚱이를 마구 비벼 댔다.

퍽퍽퍽퍽. 고간과 엉덩이 살이 부닥치는 소리가 더없이 빨라졌다. 흐으, 흐. 정신을 놓은 다흰의 짐승 같은 신음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기욱의 거친 숨소리가 쏟아졌다. 더없이 뜨겁게 달구어진 화장실 안, 욕망의 끝을 향해 정신없이 뒤흔들던 기욱의 허리가 일순간에 멎었다.

꽉 막혀 더는 뚫을 수조차 없는 곳까지 좆을 처넣고, 그대로 기욱이 좆 물을 싸지르기 시작했다.

“아으응! 응! 으응!”

다흰은 완전히 정신을 놓고 기욱이 싸 주는 좆 물을 받아먹으며 기꺼워했다. 배 속을 채워 주는 그 뜨끈한 정액에 온몸이 황홀해졌다. 기욱의 좆을 더 느끼기 위해, 다흰은 엉덩이를 더 추어올리고 살살 흔들었다. 좆 물을 울컥울컥 쏟아 내는 요도의 진동이 쫙 달라붙은 내벽에 생생하게 느껴졌다.

“흐으, 흐응. 으으응, 응. 흐으으, 흐.”

이 순간, 다흰은 창피한 줄도 모르고 침을 흘려 대며 사람 같지 않은 신음을 흘렸다. 눈은 완전히 풀어져 흰자위가 삼면에 보이고, 벌어진 입으로는 침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잔뜩 쏟아 낸 좆 물이 뚜껑 위에 고이다 못해 바닥으로 뚝, 뚝 흘러내렸다. 화장실 비린내를 밤꽃 나무 냄새가 온통 뒤덮었다.

“하. 씨발 년. 또 맛 갔지.”

기욱은 다흰을 내려다보며 조소를 내비쳤다. 학교라 안 되고, 화장실이라 안 된다던 년이 박아 주니까 좋다고 사정하고 완전 맛이 가 버렸다. 세상에 이런 걸레가 또 어디 있을까.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고, 웃겼다. 순진한 척하며 좆 하나도 못 빨아서 울고불고하던 이다흰이 지금 눈앞에 있는 이다흰이 맞을까 싶었다.

“개년아. 남자 자지가 그렇게 좋아? 어?”

다흰은 성감에 취해 뭐라 답도 못 하고 간헐적으로 몸을 떨었다. 기욱은 피식, 웃음을 날린 후, 다흰의 구멍을 점령한 좆을 끄집어냈다. 정액이 덕지덕지 묻은 붉은 살덩이가 더없이 음란한 모습을 한 채로 밖에 끌려 나왔다.

좆 머리끝을 타고 갓 주입한 정액이 주루룩, 주루룩 흘렀다. 마찰로 인해 한껏 붉게 물든 구멍이 허연 침을 질질 흘려 대는 모습을 보니 다시 군침이 돌았다. 저 씨발 년은 대체 어디 하나 야하지 않은 구석이 없는 거지?

“썅년. 진짜 귀엽다니까.”

기욱이 다흰의 몸을 잡아 돌렸다. 여전히 초점이 완전 풀린 눈깔을 한 다흰의 머리통을 잡고 제 고간으로 끌어당겼다. 다흰은 변기에 주저앉은 채로 조금 전까지 제 항문을 드나들던 좆을 빨았다. 변기 양옆으로 벌어진 가랑이에 배 속에 있던 정액이 줄줄 흘러나왔다.

기욱의 좆을 빠는 다흰의 자지가 조금씩 딱딱해지고 있었다. 마치, 입으로 물고 빠는 좆이 맛있어 죽겠다는 듯이. 또다시 기욱이 싸 주는 좆 물을 받아먹고 싶어 미치겠다는 듯이.

***

하교 후 다흰은 누군가에게 쫓기듯 집으로 왔다. 오후 내내 보건실에 누워 있었던 그는 몸도, 정신도 완전히 초토화된 상태였다. 기욱과는 화장실에서 한 번 사정한 후, 또다시 관계했다. 거의 5교시가 끝날 때까지 계속 화장실에서 했던 것 같다.

나중에 다흰은 성감을 견디다 못해 정신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눈을 뜨니 보건실에 누워 있었다. 아래는 깨끗이 씻긴 채로.

다흰은 그대로 교실에 들를 것도 없이 학교를 나와 버렸다. 아래는 물론, 위로도 기욱의 좆을 계속 빨았던지라 속이 메슥거려 죽을 것 같았다. 집으로는 오는 동안에도 길가에 몇 번이나 게워 낸 그는 거실에서 마주한 엄마를 보고서야 비로소 정신이 차릴 수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는 오늘도 다정하기만 했다.

“어머. 얘. 벌써 학교 끝난 거니?”

“아……. 오늘 좀 일찍 끝났어요.”

“그래? 현준이는?”

“글쎄요. 곧 오겠죠.”

다흰은 그렇게 둘러대고 서둘러 2층으로 향하는 계단에 올랐다. 엄마를 보며 말하는 것만으로도 죄책감이 심해 견딜 수가 없었다.

“참. 다흰아.”

나무 계단을 밟아 나가던 다흰은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멈칫했다. 파리한 눈빛으로 뒤돌아보려니, 한껏 웃음을 띤 엄마가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오늘 범준 씨랑 저녁 밖에서 먹고 들어오려고. 좀 멀리 나갔다 올까 하는데…….”

다흰은 언뜻, 조만간 두 분이 교외로 저녁 식사를 다녀올 것이라고 얘기했던 게 생각났다. 식사 자리에 있던 현준도, 저도 딱히 감흥 없이 알겠다고 대답했었는데, 그게 오늘이었나 보다.

“아. 잘 다녀오세요.”

“어, 그래. 고마워.”

“그럼.”

다흰은 빨리 자리를 피하고 싶어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그것은 또 한 번 저를 불러 세우는 엄마에 의해 멈추어질 수밖에 없었다.

“저기.”

“네?”

“다흰이 너……. 괜찮은 거지?”

걱정스러운 그녀의 표정에 다흰은 가슴이 쓰렸다.

쓸쓸한 얼굴을 속으로 감추고, 억지로 사랑하는 엄마를 향해 웃어 보였다. 예전처럼, 착한 아들로, 순수했던 아들로 남기 위해.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해야 했다.

“그럼요.”

“엄만 왜 자꾸 네 걱정이 되는지 모르겠어.”

“엄마가 걱정할 만한 일 없어요. 학교에서도 적응 잘하고 있고.”

“그래. 엄만 다흰이 믿어. 그래도 다흰아. 진짜 무슨 일 있으면 엄마한테 숨기지 말고 얘기해 줘야 해, 알았지?”

“네. 그럴게요.”

마지막까지 웃으며 대답한 다흰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쓰디쓴 입 안을 느끼며 2층 제 방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방에 도착하자마자 다흰은 침대 위로 쓰러졌다. 피곤해서 눈을 붙이려 하는데, 빌어먹을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 자꾸만 떠올랐다. 구령대 옆 계단에서 기욱이 저에게 했던 이상한 행동과 그런 저를 죽일 듯 노려보던 현준의 얼굴까지.

어디 그뿐이었는가? 기욱과 학교 화장실에서 관계한 것도 떠올랐다. 미치겠는 건, 그와 하면서 수없이 느꼈다는 거였다. 미치도록 좋았다. 절대 그러면 안 되는데, 그러면 안 되는 상황인데……. 기욱이 싸 주는 좆 물을 받아먹으며 미치도록 황홀했었다.

“씨발…….”

다흰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얇은 여름용 이불인데도, 끝까지 뒤집어쓰니 숨이 막혔다.

차라리 이대로 콱 숨이 멎어 버렸으면……. 다흰이 이를 악물었다. 습하고 뜨거운 기운에 숨이 차올랐다. 머릿속이 뱅글뱅글 빠르게 돌며 현기증이 찾아왔다.

다흰은 그대로 어지러움 속에 제 몸을 맡겼다. 지쳐 버린 몸뚱이는 빠르게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

얼마나 잤을까? 다흰은 목이 타는 느낌에 잠에서 깨어났다. 창밖을 보니 아직 밝은 게 아무래도 쪽잠을 잔 듯했다.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은 듯했다.

목을 축여야겠다는 생각에 다흰은 주방이 있는 아래층으로 갔다. 아래층에선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엄마는 아저씨를 만나기 위해 나간 듯했다.

대충 머그잔에 냉수를 가득 채우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아까 하굣길에 여러 번 게워 낸 덕분에 시원한 물은 달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한 컵의 물에 갈증이 단번에 가시는 것 같았다.

갈증을 해결한 다흰은 다시 나무 계단으로 향했다. 어차피 엄마는 새아버지와 나가서 저녁을 드신다고 하셨으니, 저녁은 패스하고 잠이나 더 잘 생각이었다.

삑삑삑삑.

하지만 계단을 몇 개 오르기도 전, 현관문 숫자 패드를 누르는 소리에 다흰은 자리에 멈추어 설 수밖에 없었다. 자리에 선 채로 뒤를 돌아보았다. 곧 문이 열렸고, 익숙한 얼굴이 들어섰다. 현준이었다.

“…….”

다흰은 홱 고개를 돌려 버렸다. 현준과는 원래도 알은척 안 하는 사이기도 했거니와, 아까 점심시간에 운동장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라 말을 섞고 싶지가 않았던 거였다.

그렇게 봐도 못 본 척, 아무 소리 없이 계단을 올라가려고 하는데.

“이다흰.”

현준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다흰은 잠시 멈칫했으나, 대꾸 없이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제 말은 무시한 채 2층으로 향하는 다흰을 쳐다보다, 현준이 성큼성큼 걸어왔다. 넓은 보폭으로 빠르게 다흰을 따라잡은 그가 손목을 낚아챘다.

“왜 이래?”

거칠게 손목을 들어 올리는 현준에게 다흰이 앙칼지게 소리쳤다. 계단에 올라선 채로 현준을 노려보았다.

현준은 얼추 저와 눈높이가 같아진 다흰을 바라보며 한껏 웃어 보였다.

“너 오늘 학교에서 재밌게 놀더라?”

다흰의 볼이 붉어졌다. 미간을 한껏 찡그린 그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쓸데없는 소리 할 거면 꺼져.”

“쓸데없는 소리라니. 나 보란 듯이 그 새끼랑 물고 빨던 거, 아니었어?”

“무슨 근거로 그딴 소리를……!”

“아니야? 그 투블럭 새끼. 계속 나 쳐다보던데. 아주 대놓고. 보란 듯이.”

마지막에 현준은 쿡쿡, 소리 나게 웃음을 곁들였다.

그 웃음에 다흰은 현준이 지금 저를 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남자 좆을 빠는 것도 모자라, 그 새끼한테 뒤가 뚫리고, 학교 애들 다 있는 운동장 앞에서 애완동물처럼 만져지고 빨리는 걸 비꼬는 거였다.

화가 나고, 짜증이 솟구쳤다. 현준이 그렇게 굳이 집어서 얘기해 주지 않아도 제 처지가 얼마나 비참한지 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에게 이런 희롱을 당할 이유, 조금도 없었다.

“네 멋대로 착각하지 마. 너한테 보여 주려고 일부러 그런 거 아니니까.”

다흰이 그에게 잡혔던 손목을 뿌리쳤다. 그러곤 다시 뒤돌아 가던 길을 가려 했는데.

“흣!”

현준이 다흰의 어깨를 잡아당겼다. 무방비 상태였던 다흰은 그대로 중심이 무너지며 현준의 품에 안기는 꼴이 돼 버리고 말았다.

“뭐 하는 짓이야!”

다흰이 새빨개진 얼굴로 소리쳤다. 다시 그를 뿌리치고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제 어깨를 꽉 옭아매는 현준에 꼼짝조차 할 수 없었다.

“이, 이거 놔! 미친 새끼야!”

현준은 포식자에게 물린 작은 새처럼, 힘없는 몸짓으로 바동거리는 다흰을 한 번에 제압해, 허리를 꺾었다. 범죄자를 속박하듯, 뒤로 팔을 꺾어 붙잡은 그가 다흰을 계단 위에 무릎 꿇게 만들었다.

“차, 차현준!”

현준은 제가 두려워 바들바들 떨어 대면서도 입만 살아서 소리치는 다흰이 가소로웠다. 그대로 얼굴을 짓눌러 계단에 처박았다. 윽! 짧은 비명을 내지른 다흰의 이마가 나무 계단에 찍혔다. 목까지 새빨갛게 물들인 채로 다흰이 몸을 뒤틀었다.

“뭐, 뭐 하는 거야, 차현준! 이거, 놔! 놓으라고!”

다흰이 뭐라 하든, 말든. 현준은 일말의 신경조차 쓰지 않고 제 할 일에 몰두했다. 한 손으로는 다흰의 머리통을 짓누르며 다른 손은 앞으로 뻗어 교복 바지 버클을 풀었다. 다흰은 어떻게든 그의 손을 뿌리치려 노력했으나, 체급 자체가 다른 현준이 완전히 뒤덮어 짓누르는 바람에 그것조차 녹록지 않았다.

현준의 손은 빠르게 다흰의 하체를 나신으로 만들었다. 기욱에게 처맞아 아직도 붉은 기가 맴도는 엉덩이가 계단 위에 둥 떠 올랐다. 아랫도리까지 벗겨지고 나니, 현준이 무얼 하려는지는 더욱 명확해졌다. 또다시 기욱에 이어 현준에게까지 강간당할 위기에 처한 다흰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개, 개새끼야! 이거 놔!”

“전에도 얘기한 거 같은데. 발정 난 개새끼는 너 아니냐고.”

“씨발, 장난하지 말고!”

“장난 같아 보여?”

“차현준!”

뒤를 죄다 깐 채로 고래고래 소리 질러 대는 다흰의 귓바퀴로 현준이 입을 묻었다. 귓바퀴가 축축해질 정도로 핥아 대던 그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까 1층 화장실에서 뭐 했어?”

“뭐?”

“점심시간 끝나고. 그 투블럭 새끼랑 1층 화장실 가서 뭐 했냐고.”

울컥. 다흰은 눈물이 확 차올랐다. 그새 또 현준에게 들켜 버린 거다. 기욱과 학교 화장실에서 한 걸 알고, 지금 또 이러는 거다.

“무, 무슨 상관이야!”

“상관?”

“너랑은 아무 상관없는 일이잖아! 그걸로 왜 자꾸 못살게 굴어!”

다흰의 말에 현준은 잠시 행동을 멈추었다. 상관이라……. 나지막이 혼잣말처럼 내뱉은 그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아까 내 얘기 못 들었어? 너 새끼가 나 보란 듯이 물고 빨았잖아요. 운동장에서 훤히 보이는 계단에 앉아서.”

“그런 적 없다고!”

“지랄은. 그 투블럭 새끼랑 내 앞에서 물고 빨더니 1층 화장실 가서 떡까지 치시고. 이래도 나랑 상관없는 일인가?”

“억지 부리지 마.”

“억지? 내 눈엔 네가 억지 쓰는 것 같은데? 왜, 창피해? 학교에서 따먹히고 다니는 거 걸려서 쪽팔려?”

얘기를 끝낸 현준은 쿡쿡 웃다가 다흰의 귓바퀴를 세게 깨물었다.

“흐아아!”

다흰의 비명이 거실에 울려 퍼지고, 현준은 아무렇지 않게 아래로 머리를 옮겼다. 여전히 한 손으로는 다흰의 머리를 짓누르며, 다흰의 벌어진 엉덩이 사이에 입을 묻었다. 녹진하게 풀려 살짝 속살을 내보인 구멍 속으로 혀를 집어넣었다.

“아, 안 돼! 하지 마!”

계단에 무릎을 꿇은 채로 고개를 처박고 다흰이 기겁해 소리쳤다. 뒤로 손을 뻗어 현준의 머리통을 밀어 보지만, 엉덩이 사이에 파묻힌 얼굴은 조금도 밀려 나지 않았다.

“개새끼야……. 진짜 나한테 왜 그래……. 왜…….”

이런 순간에서조차 눈물이 차올랐다. 바보같이, 어떻게든 뒤에 있는 새끼를 밀고 이곳을 벗어나야 하는데, 쓸데없이 감정이 북받쳐 올라 눈물부터 쏟아져 나왔다.

아니, 어쩌면 반항은 의미 없다는 걸 이미 여러 번 학습한 몸뚱어리가 모든 걸 포기해 버린 걸지도 몰랐다. 이미 두 아이에게 번갈아 짓밟히며, 길들여진 몸이었기에. 이젠 그들의 좆을 무는 걸 몸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게 된 걸지도 몰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뒤에서 빨아 주는 느낌은 또 환장할 만큼 좋았다. 어떠한 애무조차 없이 곧장 삽입으로 이어지는 기욱과 달리, 현준은 매번 이렇게 환장할 만큼 좋은 애무로 다흰을 녹여 버렸다.

다흰은 어떻게든 그에게서 벗어나야 했지만, 빨리는 뒷구멍만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현준의 혀가 안을 적시며 들어올 때마다 씹질을 받는 보지처럼 천박하게 입구를 개폐하며 물어 댔다. 걸레 보지답게, 어느새 엉덩이도 살랑살랑 흔들고 있었다. 금세 좆이 발기했다.

“흐으윽. 흑. 하지 마……. 제발……. 여기 집이잖아…….”

맨날 집에서 박혔으면서, 뭘. 한마디 툭, 내뱉은 현준이 마저 다흰의 후장을 빨았다.

앙증맞게 입구를 벌린 구멍과 키스하듯 현준은 입술을 맞대고, 혀를 집어넣어 돌렸다. 혹시나 낮에 그 새끼가 싸지른 정액이라도 나오면 좆같을 뻔했는데, 예상외로 다흰의 구멍은 말끔했다.

자꾸만 줄줄 흘러내리는 침을 구멍 안으로 집어넣으려, 현준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회음부를 타고 흘러내리는 한 줄기 침을 혀끝으로 핥아 조밀하게 모여 있는 구멍 입구로 밀어 넣었다.

“흐응…….”

다흰은 저도 모르게 달뜬 신음을 내뱉고는 놀라 황급히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그런다 한들, 다흰의 신음을 듣지 못했을 현준이 아니었다. 그는 진심으로 웃었다.

“자꾸 반항하는 ‘척’하는 건. 자존심 때문이야? 그래?”

현준이 완전히 상체를 일으켰다. 다흰의 머리를 짓누르던 손을 거두고, 대신 제 바지 앞섶을 벌렸다.

다흰은 수치심에 절어 계단에 고개를 파묻은 채로 흐느꼈다. 모멸감이 극심해 이대로 죽고만 싶은데, 삽입을 기다리는 구멍은 눈치 없이 입을 옴찔거리며 남자 자지를 찾아 댔다.

“엉덩이 힘 빼. 또 죄다 찢어져서 피 보고 싶지 않으면.”

계단에 기대어 현준이 자세를 취했다. 다흰은 계단에 무릎을 꿇은 채로 현준에게 뒤를 내어 주게 되었다. 푹, 고작 겉을 침으로 적신 뒷구멍에 현준의 커다란 좆이 뚫고 들어왔다. 허리가 두 동강 나는 끔찍한 고통과 함께 짜릿한 자극이 배 속에서부터 찌르르 몰려왔다.

“흐읏!”

다흰의 고개가 아찔하게 추어 올라갔다. 계단을 두 손으로 붙들고, 천장을 바라보며 긴 신음을 흘렸다. 꿇어앉은 상태에서 좆을 받는 건 그냥 받는 것보다 배로 힘들었다. 구멍 안이 훨씬 비좁아진 데다가, 정강이가 바닥에 닿아 통증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다흰은 배 속을 쿡쿡 찔러 대는 자지에 환장할 수밖에 없었다. 좁아진 만큼, 찰싹 달라붙어 비벼 주는 자지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아까 기욱에게 처박히며 느꼈던 황홀한 감각이 다시금 피어오르며, 안을 가득 채워 주는 자지에 쾌감이 밀려왔다.

다흰은 저도 모르게 혀를 빼내고 개처럼 헐떡거렸다. 길게 내민 빨간 혀끝으로 침이 고여 나무 계단 위로 뚝, 뚝 떨어졌다. 자지를 씹어 대는 뒷구멍처럼, 입 안에도 커다란 좆을 넣고 빨고 싶은 욕망이 들끓었다.

“흐으, 흐. 흐으으, 흐. 흐응, 으.”

아까 낮에 기욱에게 박히면서 완전히 정신을 놓았던 다흰이었기에, 현준에게 또다시 박히면서 금방 녹아내릴 수 있었다. 안 된다고 소리치며 반항했던 게 무색하리만큼, 다흰은 스스로 엉덩이를 흔들며 적극적으로 좆을 물었다. 놀랍도록 좆을 빨아 들이는 보지에 현준은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집에서도 박히고 싶어서 학교에서 그 지랄했던 건가? 처음엔 그 투블럭 새끼가 괜히 도발하는 건가 싶었는데, 이쯤 되면 다흰도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박히고 싶어서 그 지랄했던 거다. 남자 좆만 보면 환장하고 물어 대는 보지를 한시도 가만히 둘 수가 없어서, 그렇게 저를 도발했던 거다.

아까 낮에 봤던 그 좆같은 모습을 떠올리자면 기분이 더러웠지만, 지금 제 좆을 받아 내는 다흰을 보자면 꽤 만족스러웠다. 집 안에서, 그것도 누군가가 문을 따고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거실에서 이런 짓을 하는 것도 그의 만족감을 높여 주는 것 중 하나였다.

오늘 아빠와 새어머니가 외식하러 나간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아빠나 새어머니가 들이닥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더 짜릿할 텐데.

“흣!”

현준이 다흰의 엉덩이를 잡고 세게 들이받았다. 다흰은 세상에 떠나가라 소릴 지르며 괴로워했다. 괴로워한다 한들, 그것은 아픔이나 어떤 고통에 의한 괴로움이 아니었다. 밀려오는 쾌감을 어찌할 수 없어서, 이대로는 더 쾌감을 이겨 낼 수 없어서 괴로워하는 거였다.

넘쳐 나는 성감에 다흰은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내빼었다. 더는 못 견디겠다고 생각한 그가 계단을 기어 올라가려 시도했다.

“하으윽!”

현준이 다흰의 머리끄덩이를 단번에 낚아챘다. 다음 계단으로 오르기 위해 뻗었던 두 손이 나무 계단을 긁으며 미끄러졌다. 두 팔을 쭉 편 채로 질질 끌려온 다흰은 조금 전보다 더 거칠게 박히기 시작했다. 다흰은 자꾸만 고꾸라질 것 같은 몸의 중심을 억지로 다잡으며, 손톱으로 계속해서 계단을 긁었다. 흠집 하나 없이 광이 반짝반짝했던 계단 여기저기에 스크래치가 생기기 시작했다.

“여기서 도망가면 어쩌게?”

“흐으윽. 놔줘……. 놔줘…….”

“말은 바로 해야지. 좆 세운 주제에 뭘 자꾸 놔 달라고 그래?”

“하윽. 못 견뎌! 못 견디겠어!”

“그럼 애초에 학교에서 그 지랄을 말았어야지.”

퍽. 거실에 마찰음이 크게 울려 퍼질 정도로 현준의 좆이 세게 처박혔다. 다흰은 숨넘어갈 듯 소리 지르며 고개를 저었다. 무자비하게 박아 대던 현준은 이대로 만족할 수 없었는지, 잠시 다흰의 구멍에 넣었던 자지를 빼냈다.

그대로 다흰의 몸을 잡아 돌린 그가, 계단에 앉히고 두 다리를 끌어당겼다. 그대로 다흰의 허벅지를 들어 올린 그가, 엉덩이 사이로 좆을 집어넣었다. 다흰은 겨우 두 손으로 계단을 짚으며 무게 중심을 견뎌 냈다. 허리부터 하체가 완전히 들린 채로 그렇게 현준에게 박히기 시작했다.

“흣, 흐읏, 흣! 흐응, 흣!”

하체가 완전히 들린 상태에서 박히려니 정신이 더 없었다. 흔들리는 몸짓을 따라, 다리 사이에서 발기한 좆이 달랑달랑거리는 게 보였다. 현준은 아예 다흰의 두 다리를 어깨에 걸치고, 엉덩이를 두 손으로 받친 채 계속 들쑤셨다.

언뜻 종아리 사이에 있는 현준의 얼굴에 다흰의 시선이 꽂혔다. 현준은 난폭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로 다흰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고 있었다. 그 순간, 다흰은 저도 모르게 사정감이 확 차오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한 것이라곤 단지 자지에 들쑤셔지며 현준의 얼굴을 쳐다본 것밖에 없는데, 좆 끝에서 정액이 터져 나왔다.

“아응!”

아직 벗지 못한 교복 상의 위로, 얼굴 위로 미친 듯이 정액이 튀었다. 이미 학교에서 몇 번이고 싸질렀던 탓에, 묽은 좆 물이 얼굴을, 교복을 마구 적셨다.

“씨발!”

처박히며 좆 물을 싸지르는 다흰을 보고 현준 또한 사정감이 급격하게 치솟았다. 제가 싼 좆 물로 샤워를 하며, 다흰의 보지는 앙칼지게도 현준의 좆을 앙앙 물어 댔다. 그 끔찍하게 좋은 느낌에 현준은 이성을 잃고 허리를 흔들었다. 쩍쩍 달라붙는 다흰의 속살 맛을 느끼며 억지로 가둬 두었던 좆 물을 해방시켜 주었다.

“하으응, 응! 으응! 으으응, 아응, 아……!”

기욱의 좆 물을 받아먹을 때처럼, 다흰은 현준의 좆 물도 맛있게 받아먹었다. 끝없이 차오르는 그 뜨거운 물에 눈깔이 절로 뒤집히고 혀가 입 밖으로 기어 나왔다. 남자가 싸 주는 좆 물이 너무 좋았다. 배 속을 채워 주는 따듯한 느낌에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이대로 후장 속이 엉망이 된다고 하더라도. 배 속이 온통 씹창 난다고 하더라도. 자지가 싸 주는 좆 물을 계속 받아먹고 싶었다. 정말 미쳐 버린 것 같았지만, 완전히 성감에 녹아 버린 다흰은 그랬다.

“하…….”

혀까지 내밀고 맛이 가 버린 다흰을 보며 현준은 한쪽 입꼬리를 틀어 올렸다. 걸레도 이런 걸레가 또 있을까, 싶었다. 여전히 보지에 좆을 처넣은 채로, 그가 상체를 숙였다. 완전히 녹아 계단 위에서 흐느적거리는 다흰의 몸을 들어 올려 품에 안았다.

“흐응, 으응. 응…….”

다흰은 현준의 품에 안겨서도 정신 못 차리고 신음만 흘려 댔다. 그런 와중에도 뒷구멍에 들어찬 좆을 씹어 대는 것도 잊지 않았고.

“풉.”

좆을 물어 대는 보지를 느끼며 현준은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걸레 같은 년이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좆은 계속 물어 대는 걸 보니, 웃지 않고는 못 버티겠는 거였다. 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걸레로 태어날 수 있는 건지 궁금했다. 또 한편으로는 그런 모습이 조금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고.

“새어머니는 어쩌다가 널 이렇게 걸레로 낳으셨을까? 응?”

현준은 썩 기분 나쁘지 않은 얼굴로 그렇게 말하곤 다흰의 이마에 짧게 입 맞춰 주었다. 여전히 다흰의 구멍에 생식기를 꽂아 넣은 채로, 그가 계단을 올라갔다. 2층, 현준의 방을 향해 가는 동안에도, 다흰의 구멍은 계속해서 오물거리며 들어찬 자지를 씹어 대기 바빴다.

***

더없이 무더운 금요일. 모래로 가득 채운 운동장은 창문 너머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다 울렁거렸다. 현기증마저 일으키는 뜨거운 온도에, 야외 수업을 위해 체육복으로 갈아입는 다흰의 표정은 도무지 좋을 수가 없었다. 몸도 좋지 않았거니와, 뜨거운 땡볕 아래 서 있을 자신이 없었다.

계단에서 현준에게 박힌 이후로도 다흰은 기욱과 현준에게 번갈아 가며 몸을 대 주어야 했다. 계속해서 똑같은 상황의 반복이었다. 기욱이 학교에서 보란 듯 현준을 도발하면, 집에 가서 현준에게 처박혔다. 또 학교에 오면 기욱은 현준과 관계한 것을 들먹이며 학교 혹은 제집에서 좆을 처박았다.

두 남자가 서로 다른 새끼 좆 물을 처먹은 걸 빌미로 다흰에게 강압적인 관계를 요구했다. 처음에 현준이 ‘나 보란 듯이 학교에서 물고 빤 거 아니냐’고 물었을 때, 그런 거 아니라고 했던 다흰이었지만, 뒤늦게나마 기욱이 현준을 도발하기 위해 보란 듯 저를 물고 빨아 댔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덕분에 다흰만 두 사람 사이에서 죽어나야만 했다. 하루에도 몇 차례 두 남자가 싸지르는 좆 물을 받아먹었다. 관계하다 기절하는 건 다반사였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몸은 점점 더 야위어 갔고, 빈번히 현기증이 도졌다.

어떻게든 이 관계를 끊어 보려, 다흰은 반항하기도 하고, 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찾아 오는 건, 엄마에게 얘기하겠다는 협박 혹은 갈비뼈가 부러질듯한 폭력이었다.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그들의 그늘에서 벗어날 방법이란 없었다.

이런 엿같은 상황에서도 완벽하게 보지로 변해 버린 다흰의 구멍은 남자들의 좆 물을 받아먹으며 즐거워했다. 꼬박꼬박 빼먹지 않고 사정하는 동안, 다흰이 쾌감을 느끼는 빈도도 더 높아졌다. 그래서 더 자괴감이 들고 괴로웠다. 더러운 손길에도 사정하는 몸뚱이로 태어난 자신이 저주스러워서.

이제 18살, 한창 기운이 남아도는 두 남자의 좆물받이로 사는 건, 다흰에게 너무도 힘겨운 일이었다. 이제 겨우 고등학교 2학년인 다흰이 혼자서 버텨 내기엔, 분명 벅찬 일임이 틀림없었다.

“야! 오늘 2반이랑 축구 시합한대!”

물고 빨린 자국을 들키지 않게 화장실에서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교실로 들어오니, 반은 오늘 있을 체육 수업 얘기로 온통 시끌벅적했다.

“뭐? 정말?”

“어. 체육이 과학이랑 시간표 바꿨다는데?”

“와씨. 간만에 몸 좀 풀어야 하나?”

그들의 얘기를 들으며 다흰의 얼굴은 다소 굳어졌다. 하필 2반이라는 게 걸렸던 탓이었다. 2반이라면 현준이 있는 반이었다. 왜 하필 많은 반 중에서 2반일까.

“들었어? 2반이랑 축구 한다는데.”

체육복으로 갈아입은 다흰의 어깨에 팔을 턱, 걸치며 기욱이 물었다. 기욱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다흰은 마른침을 삼켰다. 킬킬 웃어 대는 눈 모양이 소름 끼쳤다. 제 어깨를 주무르며 기욱이 귓속말을 했다.

“네 형, 축구 좀 한다며?”

슬쩍 몸을 떼어 낸 그가 마저 말을 이었다.

“나도 축구라면 어디 가서 남한테 안 지는데.”

뜻 모를 기욱의 말에 다흰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졌다.

“가자. 괜히 멍때리고 있지 말고.”

기욱은 다흰의 어깨에 팔을 두른 채로 교실을 나섰다.

태양이 내리쬐는 운동장에 도착하니, 이미 2반 아이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게 보였다. 다흰의 시선이 바로 꽂힌 건 두말할 것 없이 줄 맨 끝에 서 있는 현준이었다. 남들보다 유난히 키가 큰 탓에 맨 뒤에 서 있었다.

현준 역시 기욱과 어깨동무를 한 채 나타난 다흰에게 시선을 떼지 못했다. 하얗다 못해 창백하기까지 한 다흰의 얼굴은 오늘따라 더 안쓰러워 보였다.

“야야. 너희도 줄 서고. 다들 얘기 들었지? 오늘 축구 경기한다는 거.”

가장 늦게 등장한 체육 선생님이 두 반의 아이들을 보며 소리쳤다. 네, 제 자리를 찾아가며 다흰의 반 아이들이 대답했다.

“그럼, 2반이 체육복 위에 조끼 입고.”

체육 선생님의 말에 2반 아이들은 투덜거리며 체육복 위로 형광색의 조끼를 덧입었다.

“그럼, 각자 포지션 공유해서 자리 잡고. 나머지 애들은 계단으로 올라가고.”

대략 반 정도의 인원은 운동장에 남고, 나머지는 계단 위로 올라갔다. 다흰은 계단으로 올라가는 무리에 속해 있었다. 남들보다 키도 크고, 운동 신경도 좋은 기욱은 당연히 운동장에 남아 있었다. 현준 역시 마찬가지였고.

기욱과 현준은 공교롭게도 포지션이 같았다. 최전방 공격수인 센터 포워드가 두 사람의 자리였다. 두 사람 모두 각 반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둘의 슈팅에 이번 경기의 승패가 달려 있다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었다.

삐익.

체육 선생님이 부는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아이들은 일제히 분주하게 움직였다. 2반의 공격이 먼저 시작되었다. 순식간에 적진으로 파고드는 현준의 빠른 발놀림에 다흰의 반 아이들은 속수무책으로 끌려갔다.

하얀색, 검은색 점박이가 박힌 공을 주고받는 사이, 다흰의 반 아이가 공을 낚아챘다. 다시 반대편 진영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를 따라잡기 위해 현준의 반 아이들도 열심히 뛰었다. 대체 저 공 하나가 뭐라고……. 두 반의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목숨이라도 건 것처럼 뛰어다녔다.

계단에 앉은 아이들도 마치 제가 필드에 있기라도 한 것처럼 흥분해 소리소리 질렀다. 반끼리 하는 시합인 만큼, 자존심이 걸려 있는 문제였다. 비록 응원만 하는 처지일지라도 진심으로 목이 터져라 소리 질렀다.

운동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의 도가니 속에서, 다흰은 그 어떤 것도 하지 못한 채로 운동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날씨가 너무 더워, 그늘 하나 없는 계단에 앉아 있으려니 미칠 노릇이었다. 허약해진 몸에 자꾸만 현기증이 일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 운동장에서 큰 소란이 일었다. 기욱의 반칙으로 현준이 운동장을 구르게 된 거였다. 퍽, 소리가 운동장은 물론 아이들이 앉아 있는 계단에까지 들릴 정도로 크게 울려 퍼졌다.

아이들의 우려와 달리, 바닥을 구른 현준은 금방 자리에서 일어섰다. 괜찮냐는 아이들의 얘기에 대꾸조차 하지 않은 그가 기욱을 향해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차갑게 굳은 표정으로 현준이 기욱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워.”

당장에라도 죽여 버릴 것같이 노려보는 현준을 보며 기욱은 조금도 미안한 기색이 없었다. 그저 특유의 나른한 표정으로 현준을 바라보더니 두 손을 들어 올리며 항복의 제스처를 취했을 뿐이었다. 그는 뻔뻔하리만큼 당당한 태도로 현준을 대했다. 다분히 고의적인 반칙이었음에도, 꿀릴 것 하나 없다는 표정이었다.

일부러 시비를 걸려는 목적이 확실했다. 그런 걸 알면서도 가만히 당하고 있자니, 현준 또한 화가 치솟았다. 그래서 당장 저 뻔뻔한 자식의 면상을 한 대 갈겨 주려고 주먹을 들어 올렸는데.

“이다흰!”

난데없이 계단 쪽에서 소란이 터져 나왔다.

“이다흰 쓰러진 거야?”

“뭐? 이다흰이 쓰러져?”

현준에게 멱살이 잡힌 기욱도, 기욱에게 주먹을 내리꽂기 일보 직전이었던 현준도 모두 소리가 나는 계단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둘의 시야에 새하얗게 질린 채로 계단에 쓰러져 있는 다흰의 모습이 보였다.

“이다흰?”

기욱이 얼굴을 굳혔다. 가늘게 뜬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계단 쪽을 주시하는데, 별안간 그의 멱살을 잡고 있던 현준이 먼저 손을 놓았다.

현준이 그대로 다흰이 쓰러져 있는 계단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기욱 역시 계단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씨발, 비켜!”

다흰을 둘러싸고 구름처럼 웅성대며 모여 있는 인원들을 제치고, 기욱과 현준이 다흰에게 다가갔다. 새하얗게 질린 얼굴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입술은 퍼렇고 눈가는 퀭한 게 누가 봐도 심상치 않아 보이는 얼굴이었다.

“보건실로! 어서 보건실로!”

누군가가 소리쳤고, 현준이 다흰의 몸을 부축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기욱이 그의 어깨를 부여잡았다.

“뭐 하자는 거야.”

현준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기욱이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했다.

“내려놔.”

“개소리하지 마. 보건실로 데려가야 해.”

“데려가도 내가 데려가. 내려놓으라고.”

현준과 기욱의 시선이 얽혔다. 잡아먹기라도 할 듯 서로를 노려보았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맞붙은 두 사람의 시선을 보며, 주변 아이들은 다소 의아함을 느껴야 했었다. 남기욱이야 원래 이다흰과 친했다 하지만, 차현준은 왜? 차현준이랑 이다흰이 원래 아는 사이였나? 그리고 무슨 보건실 데려가는 거 하나에 저렇게 목숨 걸 일인가? 남기욱, 차현준 모두?

“야. 거기 뭐 해? 아무나 당장 보건실로 데려가지 못해?”

보다 못한 체육 선생님이 나서서 소리를 빽 질렀다.

현준이 제 어깨를 붙잡고 있는 기욱의 손을 쳐 냈다. 그러곤 다흰의 늘어진 몸을 두 팔로 받쳐 들고, 기욱의 어깨를 치며 보란 듯 자리를 떠나 버렸다.

다흰을 안고 보건실로 향하는 현준의 뒷모습을 보며 기욱의 표정은 더없이 굳어졌다. 씨발……. 그가 나지막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씨발, 저 범생이 새끼가 간땡이가 부었나. 감히 누구 어깨를 치고 지나가?”

뒤늦게 기욱의 곁에 다가온 그의 패거리 중 한 명이 말했다. 그는 기욱에게 아부하기 위해 한 말이었지만, 그런 말 따위로 기욱의 기분이 나아질 리 없었다.

“기욱아. 저 새끼 내가 손 좀 볼까? 어디 범생이 주제에 주제 파악도 못 하고 나대?”

기욱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의 시선은 이제 막 건물 안으로 사라져 버린 현준의 뒷모습에 여전히 고정되어 있었다.

“야.”

“어, 어?”

“닥치고 좀 있어 봐. 이왕이면 너부터 주제 파악도 좀 하고.”

기욱의 말에 말을 걸어왔던 아이가 나불거리던 입을 꾹 다물었다. 기욱의 표정은 조금도 나아지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

체육 시간이 지나가고, 쉬는 시간마저 끝난 시간. 드르륵. 보건실의 나무 문이 열렸다.

느릿한 걸음걸이로 보건실에 한 학생이 들어섰다. 웬만한 아이들은 내려다보는 큰 키, 잘 발달한 몸을 대변하는 듯한 넓은 어깨. 무심한 듯 내리깐 쌍꺼풀 없는 커다란 눈과 두툼한 입술이 인상적인, 잘생긴 얼굴의 소유자였다.

기욱은 텅 비어 있는 보건 선생님 자리를 바라보다가, 커튼이 쳐져 있는 침대로 시선을 옮겼다. 커튼 아래, 다리가 보이는 걸 봐선 현준이 아직까지 다흰의 곁을 지키고 있는 듯했다.

“열부 나셨네.”

한마디 툭, 내뱉은 그가 슬리퍼를 끌며 침대로 다가갔다.

보건실 침대를 둘러싸고 있는 커튼을 젖히자, 침대에 누워 있는 다흰과 그 옆에 앉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준의 모습이 보였다.

“수업 안 들어가냐? 수업 시작 종 친 지가 언젠데.”

제 쪽은 쳐다도 보지 않는 현준을 향해 기욱이 물었다. 현준은 다흰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피식, 입꼬리를 틀어 올리며 기욱이 침대에 걸터앉았다. 다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침대 머리로 시선을 돌렸다. 다행히 아까보다 혈색이 많이 나아 보였다. 아무래도 보건 선생님이 응급 조치를 취해 준 것 같았다.

다흰이 괜찮다는 걸 확인한 기욱은 다시 현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다흰에게서 한시도 떨어질 줄 모르는 진한 검정색의 눈동자. 그걸 보고 있자니 기욱은 괜히 심사가 비틀렸다.

“많이 걱정됐나 봐?”

이죽거리며 또다시 시비를 걸어오는 기욱에게 현준은 굳이 말려들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그저 무시하고 있으려니, 기욱이 아무렇지 않게 다음 말을 이었다.

“하긴. 같은 집에 산다며. 뭐 형제지간이니 걱정될 만도 하지.”

현준의 한쪽 눈썹이 꿈틀거렸다.

“아…… 아니다. 떡 정 들어서 걱정된다는 게 더 맞는 말이려나?”

현준의 고개가 기욱을 향해 돌아갔다. 차갑게 식은 눈이 기욱을 날카롭게 올려다보았다. 쿡, 기욱이 몸을 들썩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노려보면 어쩔 건데? 마음속으로 현준을 비웃었다.

“전부터 궁금하더라고. 형제끼리 떡 치면 어떤 기분일까, 하고.”

“…….”

“아, 뭐. 둘이 진짜 피가 섞인 건 아니라지만. 어쨌든 형제는 형제잖아? 안 그래? 씨발. 존나 짜릿할 거 같아. 엄마 아빠 몰래 집에서 떡 치는 거.”

결국, 현준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무심한 눈으로 기욱을 노려보다, 그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야. 수업 들어가냐?”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마디 대꾸조차 안 하는 현준을 보며 기욱은 끝까지 꿋꿋하게 말을 붙였다.

“조만간 다시 보자. 그땐 그렇게 좆같이 사람 말 씹지 말고.”

현준이 결국 보건실 문턱을 넘었다. 쾅, 소리를 내며 나무 문이 다시 닫히고 텅 빈 보건실에 기욱은 다흰과 단둘이 남게 되었다.

문 너머로 사라져 버린 현준의 흔적을 쳐다보다가 기욱은 시선을 돌렸다.

“병신 같은 새끼.”

분명, 아까 반응을 봐서는 이다흰한테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 아닌 척하는 게 가소로웠다. 하긴, 관심이 있으니까 떡도 쳤겠지. 아무리 좆질이 고파도 아무런 관심도 없는 남자 새끼 후장에 대고 좆을 쑤셔 넣을 수 있는 새끼는 흔치 않을 테니까.

“저 새끼 언제 한번 제대로 엿 먹여 줘야 하는데…….”

기욱은 어떻게든 현준의 가식적인 면모를 들춰내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처음에는 마주칠 때마다 다흰을 물고 빨며 도발하는 것만으로도 꽤 재밌었는데, 사람 욕심이라는 게, 더한 걸 원하게 되는 거였다.

단지 그 새끼가 빡쳐 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매번 빡칠 때마다 집에서 이다흰한테 존나게 박아 댄 것 같던데……. 이왕이면 그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었으면 했다. 존나 눈 돌아가서 이다흰한테 좆질해 대는 녀석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정말 희열이 끓어오를 것만 같았다.

흠……. 기욱은 유심히 다흰을 바라보았다. 깊은 잠에 빠져들어, 두 눈을 꼭 감은 채로 색색 숨을 내쉬는 이다흰의 얼굴을.

“씨발 년. 존나 예쁘게 생겼단 말이야.”

그러니까 여기저기서 따먹히고 다니지.

기욱이 손을 내밀어 다흰의 얼굴을 훑었다. 이렇게 순진하게 생긴 얼굴로 제 자지를 물고 앙앙대던 게 생각나, 바로 좆이 발기했다.

“차현준도 이다흰이 남자 좆 물고 앙앙대는 꼴 보면 존나 꼴리겠지?”

문득, 발기한 좆을 보며 기욱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학교라 단지 물고 빠는 정도밖에 못 하지만, 그가 보는 앞에서 다흰을 따먹는다면? 제가 다흰을 따먹는 모습을 그가 보게 된다면? 차현준의 반응이 한층 더 폭발적이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쿡.”

생각만 해도 재밌는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눈 돌아간 그 새끼가 어떻게 행동할지 상상하니 벌써부터 즐거워 미칠 것 같았다.

왜 진작에 이 생각을 못 했지? 이렇게 간단한걸. 이다흰 따먹는 모습을 그 새끼가 보게만 하면 되는 거였는데.

“아, 씨발. 이다흰……. 너 진짜 왜 이렇게 마음에 드는 거야? 어?”

의식이 없는 다흰의 볼을 툭툭 치며 기욱이 그렇게 말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얼굴로 다흰은 여전히 잠에 빠져 있었다. 기욱은 고개를 들어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보았다. 수업 시작한 지 한참이 지났거늘, 보건 선생님은 도무지 나타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러면 곤란한데…….”

기욱은 잠시 고민을 하는 듯하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섰다. 보건실 입구에서 이쪽이 바로 보이지 않는다. 커튼을 걷어 내지 않는 이상, 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을 거였다. 그러니까 빨리 한 발 뽑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다흰 얼굴 보고 흔들면 금방 사정할 테니까.

“씨발…….”

기욱은 교복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드로어즈 안에서 좆을 꺼내 잡았다. 언제 그렇게 되었는지 잔뜩 부풀어 있는 좆을 보자니, 그 흉포한 생김새에 제 것임에도 욕이 절로 흘러나왔다.

기욱은 좆을 잡아 흔들며 침대 머리로 이동했다. 잠든 다흰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그의 얼굴에 대고 좆 머리를 문질렀다. 하얀 볼과 붉은 입술. 침을 질질 흘려 대는 귀두로 다흰의 얼굴을 훑으며 손으로는 기둥을 잡고 빠르게 문질렀다.

학교 보건실에서 의식이 없는 다흰을 반참 삼아 좆을 흔들어서인지 사정감이 빠르게 차올랐다. 탁탁탁탁, 살을 쓸어 올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거친 숨결이 기욱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새빨갛게 익은 자지가 몸집을 마구 부풀렸다. 흥분감을 이기지 못한 좆이 대가리를 자꾸만 껄떡거리며 요도에서 흘러나온 선액을 다흰의 얼굴 위로 흘렸다.

세상모르고 잠든 다흰의 얼굴이 점차 선액에 젖어 들기 시작했을 때, 기욱의 좆이 미친 듯이 발광하기 시작했다. 정액이 터져 나올 것 같은 좆을 부여잡고 기욱이 좆 머리를 다흰의 입술에 가져다 댔다.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정액이 쏟아져 나왔다. 힘차게 좆 머리를 떠난 허연 액체는 다흰의 입 안으로, 입술 밖으로 정신없이 흘러내렸다. 그 빨간 입술 여기저기에 끈적하게 액체가 흘렀다. 입 안에 고인 정액은 혓바닥을 타고 목구멍 너머로 천천히 흘러 들어갔다.

“후……. 씨바알…….”

뜨거운 신음이 길게 이어지고, 끝날 것 같지 않은 정액도 멎었다. 기욱은 하얀 정액을 덕지덕지 묻힌 다흰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학교 보건실에서 잠이나 자고 있으면서 남자 정액까지 처먹는 꼬라지가 웃기면서도 색정적으로 느껴졌다.

기욱은 제 좆 물이 잔뜩 묻은 입술에 귀두를 몇 번 더 비비다가 좆을 거두었다. 이대로 더 잡아먹고 싶었지만, 그보다는 앞으로 있을 즐거운 이벤트를 위해 아껴 두기로 했다. 잘하면 오늘 밤새도록, 아니 주말 내내 저 년을 따먹을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것도 무려, 차현준이랑 함께.

***

하교 후 다흰은 기욱과 함께 그의 집으로 향했다.

여전히 저만 보면 새빨간 좆을 내미는 재수 없는 개새끼를 지나쳐 집 안으로 들어갔다. 늘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집은 볼 때마다 위화감이 들었다. 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느낌. 앞으로 어떤 일을 겪어야 하는지 알기 때문에 더 그랬을 수도 있고.

“배고프지? 뭐 좀 시킬까?”

어쩐 일인지 오늘따라 기욱은 다흰에게 어떠한 성적인 행위도 요구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집에 들어오기가 무섭게 다흰의 옷을 벗기고 강제로 좆을 물리던 다른 때와는 달리, 먹을 것부터 챙기는 거였다.

“괜찮아. 배 안 고파.”

“아니. 너 좀 잘 먹여야겠더라. 자꾸 픽픽 쓰러지기나 하고.”

오늘 체육 시간에 쓰러진 것 때문인지 괜히 제 밥을 챙기려 드는 기욱이 다흰은 낯설게 느껴졌다. 아니, 사실 이런 기욱의 모습을 보는 게 처음은 아니었다. 개처럼 발정 나서 저에게 좆을 처물리기 전까지만 해도 늘 이렇게 다정한 모습으로 챙겨 주곤 했었으니까.

“닭 잘 먹어? 삼계탕 같은 거.”

“어…….”

“그럼 그걸로 시킨다?”

거실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들고 톡톡 두드리며 배달 앱을 시키는 기욱을 바라보다, 다흰은 고개를 푹 숙였다. 밥 같은 거 안 먹어도 되니까, 그냥 빨리 하고 이 집에서 나갔으면 좋겠는데…….

“밥 오는 동안 영화라도 한 편 볼까? 너 뭐 좋아하는 장르 있어?”

“아니……. 딱히.”

전혀 협조적이지 않은 다흰을 두고 기욱은 소파에 걸터앉아 리모컨을 잡았다. 여기저기 채널을 돌리던 그는 유료 영화 채널에서 멈췄다.

“이거 존나 재밌다던데.”

개봉한 지 얼마 안 된 작품이었다. 최근 평점은 물론, 관객들 사이에서도 입을 모아 재밌다고 칭찬이 자자한 작품.

영화관 티켓보다 비싼 돈을 지불하고 기욱은 그 영화를 구매했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영화가 재생이 되는 동안, 기욱은 편하게 소파에 기대어 다흰의 어깨 위로 팔을 둘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다흰은 불안한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차라리 빨리 펠라든, 섹스든 하고 끝내 버리고 싶은데, 기욱이 도무지 할 생각을 안 하니 불안할 수밖에.

“어, 밥 왔나 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화 보는 중간에 밥까지 왔다. 아까 얘기한 삼계탕이었다.

“일부러 많이 시켰으니까 남기지 말고 다 먹어라?”

대체 무슨 생각인지 기욱은 두 명이서 먹을 삼계탕을 4인분이나 시켰다. 무려 2마리나 되는 닭이 다흰의 몫으로 주어졌다. 원래도 입이 짧긴 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2마리는 무리였다. 거기에다가 닭 속에 찹쌀까지 잔뜩 들어 있기도 했고.

“저. 이건 너무 많은데…….”

“너 생각해서 시킨 거라잖아. 먹는 시늉이라도 좀 하지?”

딱 잘라 말하는 기욱에 결국 눈치를 보다가 다흰은 삼계탕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뻑뻑한 닭고기가 눈치를 보느라 무슨 맛인지 느껴지지조차 않았다. 꾸역꾸역. 밥을 먹는 건지, 억지로 목구멍에 쑤셔 넣는 건지 모를 정도로 다흰은 삼계탕을 맛없게 먹었다. 구역질을 하지 않은 게 용할 정도였다.

“영화나 마저 볼까?”

삼계탕을 다 먹어 치운 기욱은 또 그렇게 말했다.

다흰은 정말 먹은 게 다 체할 거 같은 기분이었다. 억지로 밥을 먹은 것도 싫은데, 거기에 영화까지 다 봐야 한다니.

저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다흰은 어느새 기욱과 함께 소파에 앉아 있었다. 다시 시작된 영화에 기욱은 가볍게 다흰의 팔뚝이나 허리를 매만지는 것 외에 다른 짓은 일절 하지 않았다.

배가 불러서였을까? 다흰은 어느새 영화를 보며 슬슬 잠에 빠져들었다. 재밌다고 소문이 자자한 것이 무색하리만큼 영화는 지루했고, 눈꺼풀이 자꾸만 내려앉았다. 요즘 계속 현준과 기욱의 사이를 오가며 몸을 받아 내면서 쌓였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보건실에서 그렇게 계속 누워 있었음에도 그걸로는 묵혀 둔 피로를 다 풀 수 없었나 보다.

“으응…….”

그렇게 딱 한 번 눈을 감았을 뿐이었는데……. 어느새 다흰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어 버렸다. 눈을 떠 보니, 그는 낯설지 않은 방 안에 있었다. 언제 봐도 정이 들지 않는, 기욱의 침실이었다.

“아……. 미쳤나 봐. 그새 잠들다니.”

다흰은 무방비한 상태로 잠든 저를 탓하며 그만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려 했다.

“……?”

하지만 어쩐 일인지, 몸을 꼼짝할 수 없었다. 그의 두 손이 포박당한 채, 침대 머리에 묶여 있었다. 다흰은 그제야 추가적으로 제가 알몸을 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깨달을 수 있었다. 알몸을 한 채로, 두 손이 묶여 있던 것이다. 그것도 무려 기욱의 침대에서.

“이, 이게. 대체……. 무슨…….”

다흰은 너무 당황스러워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막막했다. 이 집에 와서 한 것이라곤 기욱이 시켜 준 음식을 먹었을 뿐인데……. 어째서 일이 이렇게 돼 버린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기욱이 이런 걸까? 그냥 대 달라고 했으면 대 줬을 텐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던 이유가 뭘까…….

“깼어?”

때마침, 문가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흰은 곧장 문가로 시선을 옮겼다. 늘 보았던 나른한 눈빛으로 기욱이 저를 내려다보고 서 있었다.

“이, 이게 무슨 짓이야?”

“뭐가.”

“내 손은 왜 무, 묶여 있는 거야! 옷은 또 왜 벗겨 놨고!”

“네가 내 앞에서 옷 벗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뭘 새삼스럽게.”

별거 아니라는 듯, 가볍게 다흰의 말을 무시하고 기욱이 다흰의 곁으로 다가섰다. 교복이 아닌 편안한 트레이닝복 차림을 한 그가 다흰의 옆에 걸터앉았다.

기욱이 다흰의 몸을 가린 이불을 걷어 냈다. 스르륵, 걷히는 이불에 다흰의 하얀 몸뚱이가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매번 두 남자에게 물리고 빨린 덕분에 사라질 날 없는 빨간 자국들이 온몸에 낭자했다.

“이때쯤이면 차현준 집에 있으려나?”

난데없이 현준의 얘기를 들먹이는 기욱에 다흰은 미간을 찡그렸다. 차현준은 왜……. 차마 묻지 못한 말이 입 안에서 맴돌았다.

“뭐 아무리 늦어도 자정에는 들어오겠지. 안 그래?”

기욱의 말에 다흰은 지금이 꽤 늦은 시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피곤했길래, 제가 이렇게 잠들었던 걸까? 다시 한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저 밥을 먹고 영화를 봤을 뿐인데…….

“아 참. 너 약빨 좀 잘 받더라.”

기욱의 말에 다흰이 눈을 찡그렸다.

“무슨 말이야……. 약이라니…….”

“아니. 귀찮은 거 싫어서. 약 좀 먹였어. 잠깐 잠드는 거.”

“뭐?”

“그랬더니 이렇게 세상모르고 잘 줄은 몰랐네. 그동안 많이 피곤했나 봐. 나랑 차현준한테 번갈아 가면서 박히느라.”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기욱을 보며 다흰은 치가 떨렸다. 대체 왜 이렇게 실신하듯 잠들었나 했더니, 기욱이 약을 먹인 거였다.

너무 화가 나고 분해서 욕하며 주먹이라도 날리고 싶은데, 그런 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기욱은 여전히 다흰에게 두려운 존재였고, 하물며 이제는 손까지 묶여 있었다. 이 상태로 다흰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뭐 그건 그렇고. 차현준 번호는 저장해 뒀어? 지난번에 보니까 저장 안 되어 있던데.”

그가 하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다흰이 채 알아듣기도 전, 기욱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하나 꺼내 들었다. 기욱이 평소에 쓰는 휴대폰이 아닌, 다흰의 휴대폰이었다. 아마도 다흰이 잠든 사이 그가 가져간 듯했다.

“내 폰 이리 줘……! 건들지 마……!”

혹여나, 그가 무슨 장난이라도 칠까. 잔뜩 겁먹은 다흰이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콧방귀조차 뀌지 않고, 기욱은 휴대폰을 열어 뒤적였다. 다흰의 휴대폰 패턴이라면 이미 평소에 익히고 있던 그였다. 휴대폰의 잠금장치를 푸는 건, 누워서 떡 먹기였다.

“오. 이제 저장되어 있네. 차현준. 그래도 명색이 떡치는 사이인데, 이름 석 자 써 놓은 건 너무한 거 아냐?”

“남기욱…….”

“너네는 애칭 같은 거 없어? 남편이라든지, 자지라든지. 그런 거.”

자지라는 말에 다흰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 말로 애인 사이에 애칭을 정한다는 걸 들어 본 적도 없거니와, 있다 한들, 현준과는 그런 애칭으로 부를 만한 사이도 아니었다.

“뭐. 애칭이야 니들이 알아서 할 문제고.”

대충 현준의 연락처를 파악한 기욱이 휴대폰을 침대 옆 콘솔 위로 무심하게 툭, 던졌다. 불안함에 사로잡혀 잔뜩 움츠러든 다흰을 뚱하게 쳐다보다가, 입고 있던 트레이닝복 상의를 벗어젖혔다.

“……!”

곧 기욱의 균형 잡힌 상체가 드러났다. 어깨를 뒤덮은 늑대 문신이 꼭 저를 잡아먹을 듯 일렁였다.

기욱이 옷을 벗었다는 건, 곧 다흰을 따먹겠다는 신호와도 같은 것이었다. 다흰은 곧 시작될 고통의 축제를 떠올리며 몸을 바르르 떨었다. 이렇게 손까지 묶을 정도면 오늘 쉽게 보내 주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대체 얼마나 하려고…….

“이다흰. 내가 말이야, 진짜 재밌는 걸 하나 생각했는데.”

기욱이 입고 있던 하의마저 벗었다. 거대한 살덩이를 감춘 드로어즈 또한 말끔하게 벗었다.

“내가 너 따먹는 거. 네 형이 보면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하지 않아?”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차현준 말이야. 내가 너 따먹는 거 보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서.”

“남기욱…….”

완전히 나신을 한 기욱이 다흰에게 바짝 다가섰다. 바들바들 떨리는 입술을 가까이서 쳐다보며 마저 말했다.

“존나 빡쳐서 죽일 듯이 나한테 달려들까.”

“…….”

“아니면……. 우리 둘 사이에 섞여서 같이 박을까.”

“……기욱아. 제발…….”

기욱이 활짝 웃었다. 악마보다 더 소름 끼치는 얼굴을 한 채로.

“이왕이면 나는 후자였으면 좋겠는데.”

“기욱아…….”

“어차피 번갈아 가면서 쓰는 거. 동시에 쓰면 더 재밌을 것 같지 않아? 응?”

결국, 기욱의 얘기를 듣고 있던 다흰의 눈가에 눈물이 차올랐다. 지금 기욱의 얘기는, 현준이 보는 데서 저를 강간하겠다는 얘기였다. 그걸로 현준을 도발해서 셋이 같이 섹스 하고 싶다고…….

“미친 새끼야……. 이거 풀어 줘. 아흐윽. 풀어 달라고…….”

한 번도 기욱을 향해 욕지거리를 내뱉지 않았던 다흰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서러워 욕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남기욱은 정말 미친놈 같았다. 정말로 미쳐 버린 것 같았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 지금까지 저를 괴롭힌 거로는 만족 못 하는 걸까? 얼마나 더 내가 망가져야 만족할 수 있는 걸까.

“개새끼야……. 하지, 마! 하지 말라고!”

울부짖으며 발길질을 하는 다흰을 제압하며 기욱이 그 위로 올라탔다. 눈물을 펑펑 쏟아 내는 얼굴을 붙잡고 강제로 입을 맞추고, 좆을 쥐어 잡았다. 흐아아, 아프도록 세게 쥐는 손길에 다흰은 비명을 내질렀다. 너무 아파서 정신이 나갔다 들어오는 것만 같았다.

“썅년이 왜 이렇게 오늘따라 귀찮게 굴지? 몇 대 좀 처맞아야 정신 차리려나? 응?”

실실 쪼개며 그렇게 말한 기욱은 가볍게 다흰의 뺨을 몇 대 내리쳤다. ‘가볍게’라는 건 순전히 그의 기준이었고, 다흰의 볼은 그새 붉어졌다. 매번 맞는 뺨이었는데도 적응할 수 없었는지 볼이 얼얼했다. 그나마 평소보다 약하게 맞은 편이라 이명은 없었다. 제대로 맞았으면 이미 귓속이 나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좋게 좋게 하자. 괜히 처맞으면서 박히지 말고.”

말을 끝낸 기욱이 다흰을 향해 반쯤 발기한 좆을 내밀었다. 다흰은 눈물 젖은 눈으로 제 앞에 내밀어진 좆을 바라보았다. 저를 향해 징그럽게 고개를 꺼덕이고 있는 그 살덩이를.

“뭐 해? 보지 년아. 입으로 세워 줘야지.”

기욱은 끝끝내 울먹이는 다흰의 입 속으로 좆을 밀어 넣었다. 다흰은 손이 묶여 강제로 밀려 들어오는 그 좆을 마다할 수 없었다. 그가 앞으로 무얼 하려는지 알지도 못한 채. 그저 그의 좆을 세우기 위해 입 보지를 내어 줄 뿐이었다.

***

자정도 훌쩍 넘겨 버린 시간. 학원 수업을 끝내고 현준이 집에 도착했다.

거실은 언제나 그랬듯 껌껌했다. 평소에도 늘 그래 왔던 것이니 별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2층에 도착했을 때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은 결코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아직 다흰이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자정이 이미 지난 지도 오랜데.

텅 빈 다흰의 방을 둘러보다가 현준은 자리에 섰다. 아무래도 예감이 좋지 않았다. 오늘 체육 시간에 있었던 일도 마음에 걸렸고.

무슨 생각인지 몰라도 그 투블럭 새끼가 대놓고 시비를 걸었다. 누가 봐도 고의적으로 보이는 반칙까지 써 가며.

진짜 그 뻔뻔한 면상을 짓뭉개 주고 싶었는데, 하필 이다흰이 쓰러지는 바람에 멈춰 버렸다. 놀란 마음으로 이다흰에게 달려갔는데, 그 새끼가 또다시 시비를 걸었다. 이다흰 내려놓으라고. 제가 보건실로 데려가겠다고.

그땐 이다흰 때문에 급박해서 깊게 생각 못 해 봤는데, 나중에 다시 되짚어 보니, 그 투블럭 새끼가 아무래도 저와 다흰의 사이를 질투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매번 학교에서 마주칠 때마다 다흰에게 억지 스킨십을 했던 것도. 축구 할 때 괜히 반칙까지 써 가면서 시비를 걸었던 것도. 보건실에서 마주쳤을 때 되지도 않는 입을 털어 댔던 것도.

진짜 웃기지도 않았다. 꼴을 보아하니 이다흰 좋아하는 것 같은데, 그럼 애초에 관리를 잘하든가. 괜히 제가 좋아하는 새끼가 따먹히니까 아니꼬워서 지랄이었다.

“병신 새끼. 진짜…….”

주인이 부재중인 방의 문을 닫고 현준이 돌아섰다. 아무래도 다흰이 그 투블럭 새끼랑 같이 있는 것 같아 괜히 기분이 더러워졌다. 거기에다가 저번처럼 또 외박이라도 하는 건 아닌지 살짝 걱정되기도 했고.

윙윙.

막 현준이 제 방에 들어섰을 때, 불현듯 주머니에서 휴대폰 진동이 느껴졌다. 이 시간에 딱히 연락이 올 데가 없었던 현준은 의아한 얼굴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발신자 이다흰. 영상 통화가 왔다는 표시와 함께 액정 화면 위로 떠오른 여섯 글자에 그의 의아함은 더욱 증폭되었다. 이 시간에? 단 한 번도 따로 연락한 적 없었던 이다흰이 연락한다고? 그것도 영상 통화나 하자고?

그러다 현준의 머릿속에 한 명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그 투블럭 새끼. 아직 같이 있는 건가? 그래서 또 도발하려고 전화한 건가?

계속 울려 대는 전화기를 들고, 현준은 내키지 않아 한참 동안 가만히 쳐다보았다. 이걸 받아 봤자 좋은 꼴은 못 볼 것 같았지만, 받을 수밖에 없었다. 대체 뭐로 시비 걸어 올지 은근히 궁금하기도 했고.

“…….”

하지만 영상 통화를 수락하자마자 화면에 떠오르는 장면을 보며, 현준은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미친 장면이었다. 미쳐 버린 것 같은 장면이었다.

[응, 아응, 응. 응. 아……!]

영상 속 다흰은 손이 묶인 채로 알몸을 하고 있었다. 몇 대 처맞기라도 한 것인지 한쪽 뺨은 부풀어 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벌어진 입에선 달뜬 신음이 계속 흘러나오고, 가랑이를 잔뜩 벌린 채로 몸을 흔들고 있었다.

[안녕? 차현준?]

곧, 화면에 전혀 반갑지 않은 얼굴이 등장했다. 예상을 저버리지 않는 투블럭 새끼였다. 그는 휴대폰을 잡은 손을 들어 올려 저의 모습이 잘 잡히도록 각도를 조정했다. 아니, 정확히는 다흰을 따먹는 제 모습이 완전히 보이도록 조정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았다.

거의 인사불성이 돼 버린 다흰은 얼마나 오랫동안 처박히면서 싸지른 건지, 가슴과 배에 좆 물이 흥건했다. 이미 눈도 반쯤 풀려 끈적한 목소리로 신음하는 게, 완전 정신이 나간 듯했다. 이미 성감에 절어 버릴 대로 절어 버린 모습이었다.

[씨발, 걸레 년아. 네 서방님이잖아. 어서 인사해야지.]

그런 다흰의 구멍에 좆질을 하며 기욱이 말했다. 하지만 이미 정신이 없는 다흰은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고 계속 신음만 흘려 댈 뿐이었다.

[좆같은 걸레 년이. 정신 못 차리지.]

기욱은 휴대폰을 들지 않은 나머지 손으로 다흰의 볼을 내리쳤다. 짝,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지고, 통각이 느껴졌는지 다흰이 인상을 썼다. 기욱은 한 대로 만족하지 못하고, 다흰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계속해서 뺨을 내리쳤다. 아, 아파! 다흰이 우는 소리를 했다.

[썅년아. 정신 차리고 네 서방님한테 인사하라고. 너 따먹히는 거 보고 있잖아, 네 서방님이.]

그제야 다흰은 기욱의 손에 들린 휴대폰을 쳐다보았다. 휴대폰에 떠오른 현준의 모습을 확인했는지, 그의 표정이 단번에 일그러졌다.

[하, 하지 마! 싫어!]

다흰이 거칠게 고개를 내저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싶었는지, 묶인 손을 움찔거리며 몸을 뒤틀었다.

[그거 치워! 치워! 제발, 싫어! 아흐윽. 싫어!]

울부짖는 다흰의 목소리가 휴대폰을 타고 적나라하게 전해졌다. 울며 몸을 뒤트는 다흰의 얼굴을 기욱이 거칠게 그러잡았다. 정면으로 얼굴을 고정시킨 그가, 여전히 휴대폰을 위로 든 채로 씹질을 시작했다.

퍽퍽. 들고 있는 휴대폰이 흔들리며 안 그래도 거친 허리 짓이 더없이 거칠어 보였다. 그만해 달라고 울부짖는 다흰의 목소리와 함께 기욱의 거친 숨소리가 어우러졌다.

[씨발. 차현준? 이거 보여? 지금, 네 동생, 나한테, 따먹히고 있는 거.]

기욱은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아무런 말이 없는 현준에게 넌지시 얘기했다. 허리 짓은 계속 이어 나가면서.

[어떡하냐? 씨발, 이다흰. 저 걸레 년, 정신 못 차리고, 계속 저러고 있는데. 와서 데려가야 하지 않겠어?]

현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데리러 오라는 말이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아니면. 내가, 씨발, 주말 동안, 데리고 있을까? 좆 물 좀, 왕창, 먹여 주면서?]

기욱이 잠시 허리 짓을 멈췄다. 정면으로 휴대폰을 가져온 그가 현준을 바라보며 똑바로 말했다.

[어떡할래? 좀 생각해 볼래? 문자로 여기 주소 찍어 줄 테니까, 천천히 생각해 보고 오든지.]

그렇게 말하곤 기욱은 현준을 향해 씨익 웃어 보였다. 잠시 통화를 하며 멈췄던 좆질을 다시 시작하며, 곧장 통화를 끊어 버렸다.

“…….”

영상 통화가 끊겨 버린 휴대폰을 현준은 잠시간 바라보았다. 그러는 동안 그는 참을 수 없이 밀려오는 짜증을 느꼈다.

이제껏 꽤 잘 참아 왔던 현준이었건만. 보란 듯이 다흰을 따먹으며 영상 통화까지 걸어온 투블럭 새끼를 이번만큼은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저 개같은 새끼랑 붙어 먹고 있는 것도 못 봐 줄 지경인데, 주말 동안 계속 저 지랄을 하겠다고 하니 짜증이 더 증폭되었다.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짜증이 솟구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띠링.

그의 짜증을 배가시키려는 듯, 곧 현준의 휴대폰으로 문자가 하나 도착했다. 열어 보니 친절하게 주소와 함께 다흰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도착해 있었다. 아까 영상 통화로 봤을 때보다 훨씬 더 적나라한 사진이었다. 다흰이 사정하는 순간의 모습이 그대로 찍혀 있었으니까.

“개같은 자식…….”

결국, 현준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 새끼 손에 놀아나는 것 같아 기분 더럽지만. 지금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는 것을.

휴대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은 그는 곧장 1층으로 향했다.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은 현관문을 열고 다시금 그가 나섰다.

***

“아흐윽, 흑. 제발……. 그만……. 그만……. 아흐윽.”

늦은 시간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방 안. 다흰의 울부짖는 목소리는 계속해서 끊기지 않고 울려 퍼졌다.

“기, 기욱아. 그만……. 아, 아파. 제발……. 하윽. 못 견뎌, 흑!”

다흰은 계속해서 그만해 달라고 애원해 보지만, 기욱은 그때마다 망할 입이나 다물라는 듯 더 세게 처박았다. 퍽퍽. 거센 허리 짓에 마찰음이 연속해서 터져 나왔다. 이렇게 쉬지 않고 박아 대면 시들해질 만도 한데……. 기욱의 좆은 조금도 힘이 빠져나가질 않았다.

아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단단해지는 게. 아무래도 섹스에 미친 좆 같았다. 보통 사람의 좆이라면 이렇게까지 계속 발기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하읏!”

결국, 아프다고 울부짖던 다흰은 밀려오는 성감을 주체하지 못하고 또 한 번의 사정을 맞이했다. 벌써 몇 번째 싸지르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다흰은 미칠 것 같았다. 현준에게 영상 통화로 강간당하는 모습까지 보여 준 마당에, 또 좋다고 싸지르는 좆이 원망스러웠다. 아프다고, 아파서 죽을 것 같다고. 그렇게 소리 지르며 스스로에게 암시를 걸어 보지만……. 저도 모르게 느껴지는 쾌감은 어쩔 수 없었다.

도대체 왜 이런 몸으로 태어난 걸까……. 이제 그만 좀 했으면……. 더는 사정하지 않았으면……. 남자면서 같은 남자의 좆을 받아야 하는 몸뚱이로 태어난 제 인생이 저주스러워 미칠 것 같았다.

띵동.

걸레 같은 제 몸을 원망하며 다흰이 서럽게 우는 사이, 별안간 거실에서 벨 소리가 들려왔다. 놀란 다흰의 눈물이 뚝, 그쳤다. 다흰에게 미친 듯이 좆을 처박아 대던 기욱의 움직임도 한순간에 멎었다. 그가 온 것이었다. 차현준, 그가 정말로 이 집으로 찾아온 거였다.

“하, 씨발.”

기욱이 다흰의 구멍에 처박고 있던 좆을 빼냈다. 단번에 자리에서 일어난 그의 얼굴엔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이 떠올라 있었다. 설마, 진짜 오나 싶었는데. 차현준 그 새끼가 제 발로 이곳까지 찾아온 것이었다. 제가 이다흰을 따먹는 모습을 보고, 이 시간에 이곳까지 찾아온 것이다.

“얌전히 있어. 아무래도 니네 형 온 거 같으니까.”

기욱은 바닥에 나뒹구는 트레이닝 바지를 주워 입고 밖으로 나갔다. 두근두근. 격하게 뛰는 심장 박동을 느끼며 거실로 간 그는 인터폰을 들어 방문객의 얼굴을 확인했다.

“씨발, 진짜 왔네.”

인사랍시고 그렇게 얘기한 그가 버튼을 눌러 대문을 열어 주었다. 끼익, 소리와 함께 현준이 대문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미친 듯이 짖어 대는 개를 지나쳐 현준이 현관에 당도했다. 기욱은 대충 시간을 계산해 현관문을 열어 주었다. 사복을 입은, 처음 본 차림의 현준이 문밖에 서 있었다. 원래도 와꾸가 괜찮은 놈이라 사복을 입어도 태가 남달랐다. 확실히 보기 드물게 잘생긴 녀석임은 틀림없었다.

“늦은 시간에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어.”

쿡쿡. 기욱이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현준은 그런 기욱을 무시한 채, 집 안으로 들어섰다. 기욱은 늑대 문신이 드리워진 어깨를 으쓱이며 현관문을 닫았다.

텅 빈 거실을 둘러보다, 현준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어딨어?”

“정 없게 오자마자 이다흰부터 찾는 거야?”

“장난하고 싶은 생각 없어. 이다흰 어딨냐고.”

차가운 현준의 말에 기욱은 자꾸만 슬슬 흘러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았다.

“뭐. 그렇게 급하시다면야.”

여유롭게 돌아선 기욱이 제 침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현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의 뒤를 쫓았다. 넓은 거실을 가로질러 두 사람은 침실에 도착했다. 다흰이 홀로 침대에 묶여 있는, 그 방이었다.

“흡!”

기욱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현준의 모습을 확인한 다흰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뒤틀었다. 제발 그가 아니길 바랐는데……. 정말 현준이 제 눈앞에 있는 것이었다. 무려, 알몸을 한 채로. 그것도 정액을 온몸에 칠갑하고 두 손이 묶여 있는데.

“보, 보지 마! 아흐윽! 싫어!”

다흰은 미쳐 버릴 것 같았다. 아니, 차라리 미쳐 버렸으면 했다. 영상 통화로 이런 모습을 보여 준 것도 못 견딜 만큼 창피한데, 이젠 그의 눈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 주게 되었으니, 미쳐 버리지 않고는 못 버틸 것 같았다.

“보지 말라고! 개새끼야! 싫어! 싫어! 아흑!”

몸을 뒤틀며 울부짖는 그의 머릿속에 그 언젠가 벌레를 보는 듯한 표정으로 저를 보며 더럽다고 말하던 현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날 개같이 겁탈당했던 순간 또한 떠올랐다. 처음이었는데……. 키스조차 제대로 해 본 적 없었는데……. 그런 저를 더럽다고. 걸레 같다고 욕하고 미친 듯이 항문을 쑤시던 현준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흐윽, 흐윽. 흑. 하으윽. 흑.”

너무 괴롭고 서러웠다. 왜 이런 모습을 현준에게 보여야 하는지도. 왜 여기서 벗어날 수 없는지도 모두 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죽고 싶었다. 죽고만 싶었다. 당장 혀라도 깨물어 버리고 싶을 만큼.

“네 동생 너무 서럽게 우는 거 아니야?”

당장에라도 죽을 것처럼 울어 젖히는 다흰을 보다가, 기욱이 현준에게 한마디 툭, 내뱉었다.

문가에 멈춰 있는 현준을 두고 기욱이 발걸음을 옮겼다. 혼절할 듯 울어 대는 다흰의 곁으로 가, 그가 걸터앉았다. 벌겋게 부어 눈물로 범벅이 된 뺨을 그가 어루만졌다. 부드러운 손길임에도, 다흰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울음소리가 단번에 멈추었다. 대신 다흰의 몸이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두려움에 잠식된 눈동자가 불안함에 흔들렸다. 제 볼에 닿은 기욱의 손을 두려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다흰. 네 형도 왔는데. 계속 울고만 있을 거야? 응? 예쁜 모습 보여야 하지 않겠어?”

전혀 다정할 수 없는 얘기를 한껏 다정하게 말하고는 기욱이 아래로 손을 뻗었다. 덜덜 떨리는 다흰의 가랑이를 잡아 사이를 벌렸다. 다흰은 하릴없이 벌어지는 제 가랑이를 뜬 눈으로 바라보았다. 손이 묶인 채로, 아무런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마치 현준에게 보여 주려는 듯, 가랑이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중지와 약지를 이용해, 야들하게 잘 풀린 다흰의 구멍 입구를 벌려 보였다. 가위질하듯, 겉만 끌어당겨 구멍을 벌리니, 안에 들어차 있던 허연 액체가 주룩, 주룩 쏟아져 나왔다.

기욱은 제가 싸지른 좆 물을 품은 다흰의 보지를 현준이 더욱 잘 볼 수 있도록 최대한 구멍 입구를 넓게 펼쳐 주었다. 하얀 액체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나왔다. 살짝 보이는 벌건 속살과 대조되는 하얀색 액체는 더없이 음란해 보였다. 다흰의 구멍에서 흘러나오는 좆 물 때문에 더 그렇게 보였다.

쉬지 않고 좆 물을 쏟아 내는 다흰의 보지를 보며, 현준은 시선을 도무지 떼어 낼 수 없었다. 분명, 기분 더러웠는데. 기욱이 다흰을 따먹는 모습을 보며 참을 수 없이 짜증이 솟구쳤는데. 막상 기욱이 제 좆 물을 처먹은 다흰의 보지를 보여 주는 순간, 그 짜증은 참을 수 없는 욕구로 전환되었다.

미치도록 맛있어 보였다. 여기가 기욱의 집이란 사실도 잊어 버릴 만큼.

아니, 오히려 그 점 때문에 더 흥분되는 걸지도 몰랐다. 제 앞에서 다른 남자의 손을 타는 다흰의 보지를 보고 있어서. 그래서 더 흥분되는 걸지도.

“어때? 차현준. 마음에 들어?”

현준의 표정을 놓칠 기욱이 아니었다. 그는 현준의 표정에서 그의 욕망을 금방 읽어 낼 수 있었다. 아까 통화할 때까지만 해도 떨떠름한 표정이더니……. 지금 그의 표정은 아주 가관이었다. 당장에라도 눈앞에 보이는 저 탐스러운 보지를 먹고 싶어 미칠 것 같은 표정. 조금만 건드리면 그대로 침대로 달려와 당장 좆을 처박을 것 같은 표정이었다.

“내가 너 재미 좀 보라고 미리 박아 놨는데. 보다시피 지금 최고로 맛있게 풀려 있는 상태라고. 너 정도면 좆도 꽤 클 텐데. 너무 뻑뻑하면 맛없잖아. 안 그래?”

노골적으로 기욱은 현준에게 씹질을 유도했다. 애초에 그 목적으로 현준을 부른 거였으니까.

현준은 그의 의도 따위가 어땠든지 간에, 목이 타들어 가 미칠 것 같았다. 당장 저 음란한 보지를 맛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먹기 좋게 손까지 묶여 있는 다흰을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훗.”

당장에라도 달려와 박아 버릴 것 같은 얼굴을 하곤, 꽤 오랫동안 참아 내는 현준을 보자니 기욱은 상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아무래도 더 큰 자극이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한 기욱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가 안에 속옷은 생략한 채로 입었던 트레이닝 바지를 벗었다. 허벅지 반절까지 내려오는 커다란 좆이 모습을 드러내고……. 기욱이 아직 발기 전인 좆을 잡아 흔들며 침대 위로 올라갔다.

“하, 하지 마! 남기욱!”

제 가랑이 사이에서 자리를 잡아 가는 기욱을 보며 다흰은 기겁해 소리 질렀다. 현준의 앞에서 가랑이를 벌리고 좆 물을 쏟아 내는 구멍을 보인 것도 모자라, 이젠 진짜 좆에 처박히는 모습까지 보이는 지경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것만은 싫었다. 더는 그가 보는 앞에서 능욕당하고 싶지 않았다.

“제발, 기욱아. 기욱아. 내가 잘못했어. 기욱아. 흐윽. 제발……!”

애처롭게 비는 다흰을 무시하고, 기욱은 그대로 무자비하게 좆을 찔러 넣었다. 푹, 단번에 끝까지 파고드는 좆에 다흰이 고개를 꺾으며 비명을 내질렀다.

두 손이 묶인 채로 천장을 향해 고개를 꺾어 올리고, 허리를 뒤흔들었다. 눈물이 절로 흘러나와 비명을 내지르는 입술까지 흘렀다. 현준이 보는 앞에서 박혀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괴롭고 힘들었다. 그래도 형제인데. 같은 집에서 사는 식구인데…….

“아흐윽. 흐윽. 그만……. 싫어. 싫어. 하지 마! 아흐윽!”

다흰은 정신 나간 사람처럼 소리 질렀다. 짐승이 울부짖는 것처럼 괴롭게 소리쳐 대는데, 그 모습을 바라보는 현준의 가슴은 미친 듯이 뛰어 대고 있었다. 제가 보는 앞에서 강간당하는 다흰을 보며 얌전하게 묻혀 있던 좆이 부풀기 시작했다.

그가 괴로워하는 모습은. 남자의 좆을 받아먹으며 울부짖는 모습은.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던 음습한 욕망을 이끌어 냈다.

지금 저 자리에 끼고 싶다. 다른 새끼의 좆을 받아먹으며 괴로워하는 이다흰의 보지에 내 좆도 함께 넣어 주고 싶다. 두 남자의 자지를 받아먹으며 괴로워하는 이다흰을 보고 싶다. 두 사람에게 강간당하며 죽을 것같이 울부짖는 이다흰을 보고 싶다.

욕망이 외치는 소리를 현준은 무시하지 않았다. 입고 있던 반팔 티를 그가 벗어젖혔다. 바지와 속옷을 한 번에 벗은 그가 침대로 다가섰다. 이미 잔뜩 발기한 좆을 손으로 흔들며.

“쿡.”

끝내 참아 내지 못하고 제 곁에 다가온 현준을 보며 기욱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그렇지. 지가 아무리 버텨 봤자지.

제 승리를 확신한 기욱은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그가 현준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웃음을 참으려 입꼬리가 계속 씰룩거렸다.

“비켜 줄까? 급해 보이는데?”

잔뜩 딱딱해진 말 좆을 기욱이 눈짓으로 가리켰다. 현준은 대답 없이 침대로 올라섰을 뿐이었다.

기욱은 현준을 위해 기꺼이 자리를 비켜 주었다. 기욱이 떠난 다흰의 가랑이 사이로 현준이 들어갔다. 녹진하게 풀려 정액이 줄줄 흘러나오는 구멍을 바라보며 그가 좆을 들이밀었다. 뜨거운 구멍 속으로 그렇게 좆 머리가 단번에 치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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