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쓸쓸한 밤의 두 남자
연회는 영현궁에서 열렸다. 명석각의 앞, 넓은 마당에 돌로 판판하게 만들어진 길은 호수까지 이어졌다. 또한, 명석각과 주변은 온통 꽃으로 장식되고 호수에 배가 띄워졌다.
영현궁의 모든 궁인이 바쁘게 움직여 커다란 탁자와 의자를 놓고, 그 위에 비단을 깔았다. 비단으로 장식된 탁자에는 꽃과 금으로 만들어진 식기들이 놓이고 각종 산해진미가 차려졌다.
이어서 연회의 시작을 알리는 폭죽이 터졌다. 호수 위에 떠 있는 배 위에서 폭죽들이 화려하게 터지자, 연회에 참석한 내빈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황족들부터 대신들과 귀족들까지 빠짐없이 참석한 가운데, 황제와 태후가 연회장으로 들어왔다. 그 뒤로 덕비와 현비가 따랐다.
운서도 연진을 따라온 내관들과 함께 황제의 곁에 섰다. 예전과 다르게 운서는 연진에게서 몇 발자국 물러나 있었다. 그는 연회장을 돌아봤다.
연회에 참석한 이들을 확인하는 운서의 눈에 정윤과 정진 형제가 들어왔다. 그들은 꽃가지를 들고 춤을 추는 무희들을 보며 흥겨워하고 있었다.
그때 오 내관이 곤란한 얼굴로 다가와서 운서의 소맷자락을 잡아당겼다.
“윤 내관님, 제가 꼭 폐하의 시중을 들어야 합니까?”
운서는 며칠 전부터 연진의 곁으로 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운서에게 더는 자신의 시중을 들 필요가 없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태선각에서 하릴없이 뒹굴던 운서는 너무 심심한 나머지 그제부터 영현궁으로 와서 지내며 연회 준비를 도왔다.
“오 내관, 이제 자네도 폐하를 가깝게 모실 때가 됐잖나. 대명전에 있는 공 내관은 아부를 하지 못해 안달이던데, 자네는 출세하기 싫은가?”
“출세는 하고 싶지요. 하지만 요즘의 폐하는 무섭습니다. 윤 내관님께서 돌아오셨는데 왜 전과 똑같으신 겁니까?”
오 내관이 계속 무표정인 연진이 무섭다고 운서를 쳐다봤으나, 운서는 그런 그를 모르는 척했다. 운서까지 냉담한 표정을 짓자 오 내관은 풀이 죽은 얼굴로 연진의 곁으로 돌아갔다.
“…….”
운서는 연진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봤다. 자신이 이틀 동안 태선각으로 돌아가지 않았는데도 연진은 저를 찾지 않았다.
‘내가 없는 것도 모르시는 게지.’
전에는 저를 찾으러 직접 영현궁까지 오더니, 이제는 본척만척했다. 운서는 서운한 마음에 속으로 툴툴거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물끄러미 보던 연진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떼고 운서는 한숨을 쉬었다.
서운한 마음이 들긴 했으나 연진의 마음을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 지금 누구보다 힘든 사람은 연진일 것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지. 이참에 내가 은퇴를 하는 게….’
운서는 자신이 일찍 은퇴하여 황궁을 나가면 연진도 자신을 깔끔하게 잊고 가정에 충실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도 계속 지지부진한 감정을 가지고 황궁에서 계속 연진의 곁에 남을 순 없었다.
‘이럴 때 사고라도 치면 바로 쫓겨날지 모르는데…, 정말 사고라도 쳐야 하나.’
남모르게 한숨을 쉬는 그때, 운서의 눈에 황족들과 함께 있는 정윤과 정진이 들어왔다.
두 사람은 술도 잘 마시고 주변 사람들과도 즐겁게 웃고 있었다. 반면 연진은 술만 조금 입에 댔을 뿐, 계속 딱딱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연진의 표정에 변화가 생길 때는 태후가 말을 걸 때뿐이었다.
운서는 주위를 살피며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주머니 안에는 전에 쓰고 남은 최음제가 들어 있었다. 운서는 그것을 연회가 끝날 무렵에 연진과 후궁들의 술잔에 섞을 생각이었다.
‘오늘 밤은 세 분께서 뜨겁게 보내셔야 하는데.’
운서의 눈이 바로 활꼴로 접히며 음흉한 속내를 드러냈다. 오늘 밤에 자신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황손도 생기고 자신도 황궁에 남을 수 있었다.
항상 은퇴한다 어쩐다 했지만 사실 운서는 오래오래 연진의 곁에 남고 싶었다. 이왕이면 연진의 대물도 오래 맛보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걸 써야 하는데.’
운서는 황손만 만들 수 있다면 셋이서 뒹굴든 넷이서 뒹굴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후궁들과 황제는 부부가 아니던가. 셋이서 침소에 드는 것도 아주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연진의 곁에 있고 싶다는 욕망에 한층 더 음흉해진 운서의 눈이 자연스럽게 선오와 은혜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두 사람도 술을 마시면서 무희들의 춤을 보고 있었는데, 때로는 둘이서 다정하게 귓속말도 하며 웃었다.
오늘은 다들 즐겁게 술을 마시고 취할 테니 기회가 좋았다. 선오와 은혜의 여관도 포섭해두었으니 최음제를 술에 섞는 건 문제 없을 것이다. 문제는 연진과 후궁들이 따로 놀고 있다는 것이었다.
후궁들이 앉은 곳은 연진과 아주 가까웠다. 그런데 두 마마께서는 황제는 나 몰라라 하고 둘이서만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즐겁게 연회를 즐기는 것이다.
‘폐하께서는 마마님들과 어울리시지, 왜 혼자 심각한 얼굴로 술만 드시는 거야? 이럴 때는 덕비마마와 현비마마께서 나서주셔야….’
마침 귀빈들의 잔칫상에 올릴 새로운 요리가 들어오고 있었다. 운서는 재빨리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후궁들의 상에 올라갈 요리를 가로채서 직접 그녀들에게 가져갔다.
“덕비마마, 현비마마, 따끈한 오리구이를 드셔보시옵소서.”
“윤 내관, 어찌 자네가 요리를 가져오나?”
“폐하의 시중은 왜 아니 들고? 아까부터 오 내관이 잔뜩 긴장해서 폐하의 시중을 드는 걸 봤네.”
“…송구하오나 소인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오 내관에게 폐하의 시중을 맡겼사옵니다. 그건 그렇고 마마님들, 폐하께서 적적해 보이시니 부디 함께 어울려주십시오.”
“아, 그렇군. 미안하네. 연회 때마다 폐하께서는 자네와 함께 계셔서 우리가 끼어들 틈이 없었는데, 오늘은 자네의 시중을 받지 못하시는 걸 몰랐네. 신경 쓰도록 하지.”
“덕비마마, 폐하께 뱃놀이를 가자고 청하는 게 어떨까요?”
“그거 좋구나. 윤 내관, 현비와 함께 뱃놀이를 가자고 청할 테니 걱정하지 말게나.”
“예, 마마님들. 소인은 물러가옵니다.”
운서는 일이 있어 가보겠다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런데 덕비가 운서를 돌아보더니 잠시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마마,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지요?”
“윤 내관, 폐하께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 건가? 어젯밤에 갑자기 홍안궁에 드셔서 술을 드셨는데, 마음이 허하다고 하시면서 태선각으로 돌아가기 싫다고 하셨네.”
“정말이십니까?!”
태선각으로 돌아가기 싫다니. 운서는 그를 밀어낸 효과가 바로 나타나서 뛸 듯이 기뻐했다.
“그래서 홍안궁에서 침수 드시라 말씀드렸고, 폐하께서도 알겠다고….”
침수라는 말에 운서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드디어 후계자가 생기는 순간인 것이다. 운서는 선오에게 매달렸다.
“그럼 어젯밤에 두 분께서…! 드디어! 마마, 폐하께서 홍안궁에서 침수를 드셨다는 겁니까?”
“아, 아니네. 술을 몇 잔 드시더니 실례를 끼칠 수 없다고 또 현궁으로 돌아가셨네.”
너무 좋아하는 운서를 보고 선오는 미안한 듯 고개를 저었다.
“…아, 예. 그렇군요. 마마, 혹시 폐하와 다투실 일이라도 있으셨습니까?”
잔뜩 실망한 운서는 연진의 기분이 상할 일이라도 있었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의 속으로는 왜 둘이서 기분 좋게 술까지 마시고 연진을 현궁으로 돌려보냈냐고 따져 묻고 싶었다.
“아니네. 폐하와 나는 평소와 똑같았네. 다만 폐하께서 사람에게는 지켜야 할 도리와 의리가 있다고 하시니, 붙들지 못했을 뿐이라네.”
“…그럼 붙드셨어야지요.”
운서는 울 것 같은 얼굴로 투덜거렸다. 덕비가 연진을 붙잡고 둘이 합궁을 해서 아이가 생기면 모두가 평화로워지지 않은가.
“윤 내관, 어제는 그러니까…, 미안하네.”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굴 것 같은 운서를 보고서 변명거리를 더 찾지 못한 선오가 그의 손을 잡고 토닥였다.
자신들을 위해 늘 애쓰는 운서의 마음을 알지만 사실 덕비는 연진을 붙잡을 마음도 의지도 없었다. 연진이 홍안궁에서 침수 든다 해도 그가 자신과 합궁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윤 내관, 너무 애쓰지 말게. 폐하께서는 나와 잠자리하실 분이 아니니까. 아마, 현비한테도 똑같으실 테지.”
“예?! 마마, 그게 무슨 황망한 말씀이시옵니까?”
“…폐하의 뜻이 그렇다네. 태후마마께서는 내게 항상 황후가 되라고 하셨고, 나도 이왕 황궁에 들어왔으니 욕심을 좀 내보려고 했으나, 폐하의 말씀처럼 사람에게는 지켜야 할 도리와 의리가 있지 않은가.”
선오는 은혜를 한 번 돌아보더니 운서를 향해 웃으며 다시 미안해했다.
‘지켜야 할 의리라니?’
부부 사이의 도리와 의리는 당연히 침상에서 지키면 되는 일이었다. 아무튼, 그것 외에 다른 도리와 의리를 모르는 운서는 선오의 알쏭달쏭한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윤 내관, 차라리 태후마마께 다른 후궁을 들이라 주청하시게. 전에도 다른 후궁을 들였으면 좋겠다고 넌지시 말씀을 하셨다네.”
“아니, 마마! 폐하와 마마님들의 사이가 나쁘지도 않은데, 다른 후궁을 들이시다니요!”
서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현숙하다는 선오에게도 냉담한 연진이었다. 그런 그가 다른 후궁을 들인들 순순히 합궁을 할 리 없었다.
“폐하께서 원하는 황후는 내가 아니라는 말이네. 현비도 마찬가지고.”
연진이 황후로 생각하는 사람이 자신이나 은혜가 아니라는 말이었다. 연진의 마음이 누구를 향해 있는 것과는 별개로, 그는 가문도 좋고 지나치게 똑똑한 선오를 황후로 삼는 걸 싫어했다.
합궁을 하지 않는 이유도 덕비가 입궁하기 전에 약속한 일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연진은 그녀가 권력을 얻어 정치에 나서는 것을 원치 않아 더욱 멀리하는 것이다.
“……?”
하지만 덕비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운서는 더욱 고개만 갸웃거릴 뿐이었다. 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없는 덕비는 그냥 웃기만 했다.
“또 아나, 적당한 가문의 여식이라면 폐하께서 품으실지.”
“그래도….”
운서가 더 모르겠다는 얼굴을 했다. 선오는 그런 그를 보며 손을 내밀었다. 운서가 제 손을 잡자 덕비가 고운 손으로 작은 손을 토닥거렸다.
“폐하께서는 황후가 정치에 참여하는 걸 싫어하시네. 그래서 더욱 후궁전에서 침수 들지 않으시는 게지. 그러니 자네도 그만 포기하고 이제는 폐하의 마음을 좀 돌아보게나.”
“…….”
“자네가 나와 현비를 걱정하는 마음은 잘 아네만, 우리는 괜찮네. 이대로 유유자적하게 살다가 출궁할 때가 되면 현비와 함께 유랑이나 하며 살면 되겠지. 자식은 없을지 몰라도 그편이 자유롭고 편할 수도 있지 않나. 아니면 나중에 양자를 들이면 되는 일이고.”
“마마, 그래도!”
“오늘은 우리가 폐하를 즐겁게 해드릴 테니, 윤 내관은 이만 물러가게나.”
“…예, 마마. 소인 물러가옵니다.”
운서는 계속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러났다. 그러면서 거듭 덕비의 말을 곱씹어봤지만 도통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제자리로 돌아온 운서는 연진이 있는 쪽을 보았다. 언제부터인지 그가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긴장한 운서는 침을 꿀꺽 삼켰다. 연진은 시선을 돌리지 않고 계속 운서를 바라봤다. 붉은색이 섞인 깊은 눈이 읽을 수 없는 감정을 가득 담고 있었다. 그의 조용한 시선에 운서는 숨을 삼켰다.
자신을 원망하는 적나라한 시선을 받는 건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결국, 먼저 시선을 피한 사람은 운서였다.
***
밤이 되어도 운서는 현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태후의 허락을 받고 영현궁에 남아 연회의 뒷정리를 도왔다. 궁인들과 함께 정리를 마친 뒤 태후에게서 받은 과자와 용돈을 어린 내관들에게 나눠주고 오랜만에 다른 내관들과도 어울렸다.
또래들과 어울려 목욕도 하고 술과 야식도 먹고서 운서는 오송주 한 병을 들고 정원으로 나왔다. 시원한 밤공기를 맡았지만 운서의 가슴은 여전히 답답하기만 했다.
운서는 계속 한숨을 쉬었다.
연회가 한창 무르익을 때 귀빈들은 모두 뱃놀이를 했다. 연진도 덕비, 현비와 함께 배에 올랐다. 연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은 그들을 보며 잘 어울리는 선남선녀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진도 그때는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좋아해야 하는데, 운서는 이상하게 시무룩해졌다. 연진이 자신을 한 번도 쳐다봐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자신도 연진과 함께 웃으면서 연회를 즐겼어야 했다. 연회가 벌어지는 날이면 연진은 늘 자신에게 가까이 오라고 하여 제일 맛있는 것을 입에 넣어주고, 배도 함께 타고 웃긴 이야기도 함께 나누곤 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연진이 웃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다.
‘함께 배도 타고 비파 연주도 해주시기로 했으면서.’
운서는 갑작스러운 소외감에 외로워졌다. 그런 운서를 더 힘들게 하는 건 자신이 현궁으로 돌아가지 않았는데도 연진이 찾지 않는 것이었다.
‘그간에 쌓은 정이 얼만데 폐하께서 나한테 이러시나.’
운서는 연진이 언제나처럼 다정하길 바랐다. 그에게 두 번이나 상처를 주고도 다감하길 바라는 건 양심이 없는 생각이었지만, 자신들이 쌓은 정이 연애 감정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왜 그를 거절할 수밖에 없는지 몰라줘서 더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모두 폐하를 위한 일이었거늘. 이제는 나를 본척만척하시다니.’
영현궁의 정원을 방황하던 운서는 오송주를 들고 호숫가로 향했다.
***
“훌쩍, 술이 참 달구나.”
호숫가에 앉아 달을 안주 삼아 오송주를 마시는 운서의 얼굴은 발긋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간 연진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술은 거의 배우지 못해서인지 운서는 겨우 석 잔에 정신이 알딸딸해졌다.
그런데도 홧김에 술병을 거의 다 비운 상태였다. 운서는 호수를 향해 소리쳤다.
“폐하, 보고 싶습니다. 어찌 저를 이토록 무참히 버리시나이까. 흐…, 이럴 줄 알았으면 찬이를 따라갈 것을. 아니지, 본가로 가서 명석이 그놈과 질펀하게 떡이나 치는 게 더 낫지. 대물이 내 집에 있는데 굳이 폐하께 매달릴 필요 없다고요! 소인에게도 절 기다려주는 대물이 내 집에 있단 말입니다!”
술기운이 한껏 오른 운서가 헛소리를 하며 남은 술을 꿀꺽꿀꺽 들이켰다.
“폐하, 그놈은 한 번 교접에 이틀을 앓아누울 정도로 힘이 좋은 놈입니다. 부인이 두 명이나 있는 유부남과는 다르게 소인이 혼자서 차지해도 아무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고요!”
운서는 본가에 종마 같은 놈이 있는데, 허릿짓도 서툰 폐하를 돌아볼 것 같냐고 중얼거리며 주정을 했다.
“…잠깐! 근데 그놈은 돈이 없잖아. 황제도, 거상의 아들도 놓치고. 아이고, 내 손에 남은 건 빈 술병밖에 없구나.”
흙바닥에 철푸덕 앉은 운서가 자신의 팔자를 원망하며 술까지 떨어진 걸 원망할 때였다.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윤 내관이 아닌가?”
“…….”
운서는 자신을 부른 사람을 초점이 풀리기 시작한 눈으로 빤히 쳐다봤다. 그에게 다가온 사람은 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들은 연진을 닮은 친왕들이었다.
“정친왕과 예소왕…?”
운서는 일어서서 인사를 할 생각도 못 하고 바닥에 앉은 채로 그들을 멀뚱히 쳐다봤다.
“폐하는 어쩌고 영현궁에서 혼자 뭘 하나?”
“…아무래도 현궁에서 쫓겨난 것 같습니다.”
운서는 훌쩍거리며 대답했다. 그러고는 한숨과 함께 폐하께서 자신을 버렸다고 또 술주정을 했다.
“…….”
정윤과 정진은 서로를 마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어릴 때부터 운서만 싸고돌던 연진이 아끼는 내관을 내쫓다니? 서국이 멸망하지 않는 이상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형님, 윤 내관이 취한 것 같으니 그냥 가시죠. 가는 길에 다른 내관을 불러서 윤 내관을 처소로 데려가라면 될 것 같습니다.”
어릴 적에 운서를 놀려 호되게 혼이 났던 기억 때문인지 정진은 정윤에게 그냥 가자고 했다. 또 이런 모습을 연진에게 들키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었다.
“형님, 어머니께서 황궁에서는 윤 내관과 눈을 마주치지도 말고 말을 섞지도 말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윤 내관이 길목에 있으면 돌아가라고까지 말씀하셨습니다.”
괜히 운서와 엮여서 연진에게 혼나지 말라는 당부였다.
“그래도….”
정윤은 훌쩍거리는 운서를 빤히 내려다봤다. 술에 취해 발긋발긋한 운서의 얼굴은 눈물로 젖어 있었다. 현궁에서 쫓겨났다더니 운 것을 보면 아무래도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게다가 오늘 연회에서도 연진의 곁에 딱 붙어 있어야 할 운서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늦은 시각까지 영현궁에서 홀로 술을 마시고 있는 것만 봐도 내침을 당한 게 틀림없었다. 평소의 연진이었다면 절대 운서를 혼자 둘 리 없었다.
“정진아, 윤 내관의 말이 사실인 것 같구나. 윤 내관은 우리가 어릴 때부터 본 아이가 아니냐. 그간의 정이 있으니 챙겨주어야지.”
“허나….”
정진은 주저했다. 정진에게 운서는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사특한 모략을 꾸미는 음흉한 놈이었다. 얼굴은 예쁘지만, 사악한 마라 같은 존재였다.
“사람이 곤궁에 처했는데, 매정하게 가면 되겠냐.”
“…알겠습니다. 저희가 잘못한 것이 있으니 이럴 때 손을 내밀어야지요. 그래야 폐하께서도 저희를 달리 보시지 않겠습니까.”
정진은 형님의 거듭된 권유에 결국 꺼림칙한 마음을 누르고 돕겠다고 했다. 어릴 때 괴롭힌 것을 제대로 사과하지 못했으니 오늘 오해를 푸는 게 좋겠다 싶었다.
“윤 내관, 날이 쌀쌀해지니 우리의 처소로 함께 가겠나? 그곳에도 술은 많으니 오늘 밤은 함께 마셔보세나.”
“…왕야.”
운서는 눈물까지 뚝뚝 떨구며 제게 손을 내민 정윤의 다리에 덥석 매달려 서럽게 울었다.
“흐엉, 못된 모략이나 꾸미고 돈이나 밝히는 저 같은 놈을 이리 따뜻하게 대해주시니. 흑…, 그간 소인이 왕야들을 오해하고 있었나 봅니다. 헝, 허어엉!”
“알았네, 알았으니 고뿔이 들기 전에 이만 가세나.”
정윤의 다리에 매달린 운서가 정신을 못 차리자 정진이 그의 작은 몸을 달랑 들어서 어깨에 둘러멨다.
***
“아니, 왕야, 그게 말이 됩니까? 소인이 거시기는 없지만 엄연한 사내가 아닙니까! 그런데 애를 낳다니요. 그것도 사기꾼의 약으로 말이죠.”
친왕들이 머무는 화윤궁으로 실려 온 운서는 술 한 잔을 홀짝 마시더니 하소연을 시작했다. 운서와 친왕들은 푹신한 방석이 깔린 곳에서 편히 앉아 안주를 늘어놓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당연히 말이 안 되지. 폐하께서 그 사기꾼의 말재간에 홀리신 게야.”
“혹시, 그 사기꾼이 사특한 주술로 폐하를 꾄 건 아닌가? 서국의 대를 끊으려는 적국의 주술사인지도 모르지.”
운서의 말을 가만히 듣던 정진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호서국이 의심된다고 했다.
“폐하께서 사특한 놈의 말을 믿으시다니, 큰일이군.”
정윤도 그 도사라는 놈이 사기꾼이거나 정진의 말대로 적국이 보낸 첩자일 수 있다고 동조했다. 그러고 나서 정윤은 아무래도 연진이 사특한 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게 걱정이 되어 이 일을 태후마마께 의논해야 한다고 말하려 했다.
그런데 운서가 먼저 눈을 빛냈다.
“…잠깐, 왕야. 제가 여기서 한 말을 귀비마마나 다른 곳에서 흘렸다가는 아시죠!”
운서가 음흉한 기운이 역력한 표정으로 제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그에 정윤과 정진은 긴장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 당연하지.”
두 친왕이 고개를 끄덕이자 운서는 살벌했던 눈빛을 풀고 다시 헤실헤실 웃었다.
“폐하께서 아이를 낳으라고 해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던 건가?”
“아니, 뭐 겸사겸사죠. 그보다 실은….”
운서는 품을 뒤적여서 작은 호리병을 꺼냈다. 정윤과 정진이 그게 뭐냐고 묻자 좋은 것이라고 또 헤실헤실 웃었다.
“이게 뭐냐면요. 바다 건너에서 들여온 최음제입니다. 전에 소인이 폐하와 현비마마를 합궁시키려고 전각에 못질을 했다가 태형을 당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래, 알고 있네.”
정윤과 정진은 자신들도 그 소식을 들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의 실패를 교훈 삼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덕비마마와 폐하를 합궁시키려고 오 내관을 시켜서 남몰래 구한 것입니다. 뭐, 그날도 실패했지만요.”
“뭐라고? 윤 내관도 대단하군.”
“그런데 오늘은 왜 가지고 있는 건가?”
“오늘은 연회이지 않습니까. 즐거운 날이니 폐하와 후궁마마님들께서 술을 드실 테고요. 그래서 세 분의 술에 이걸 타려고 했습니다.”
“아니 그럼?!”
정윤과 정진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연진과 덕비와 현비가 한꺼번에 뒤엉키는 것을 상상했던 것이다. 아직 장가를 가지 못한 정윤과 정진은 아리따운 후궁들을 둔 연진이 부러웠다.
“후후후…, 그래서 소인이 오늘도 이걸 쓰려고 했는데 말입죠.”
“했는데…?”
“이상한 마음이 들어서 그만 쓰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저도 참 양심도 없지요. 폐하를 위한다면서 그 대물이 아른거려서. 아이고, 소인은 폐하가 보고 싶습니다.”
운서는 또 훌쩍거렸다. 연진이 자신에게 냉담하게 대한 것만으로 가슴이 쓰려서 술을 마시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운서가 다시 술을 홀짝거렸다.
“질투를 했다는 말이로군.”
“폐하의 대물이 아른거린다니, 망측하구나. 형님의 말씀대로 질투야, 질투! 윤 내관, 이런 걸 키워서 잡아먹는다고 하던데, 자네가 폐하를 키워서 잡아먹었네.”
정진이 재밌다는 듯이 웃었다.
“아이고, 그런 말씀은 부끄럽습니다. 그러는 왕야들께서는 폐하께 후사가 없어서 장가도 가지 못하시고.”
태후는 아직 정윤과 정진의 혼사를 허락하지 않고 있었다. 황제가 후사를 낳기 전에 친왕들이 먼저 자식을 낳는 건은 말이 안 된다는 이유였다.
“장가는 늦게 갈수록 좋다고 하였네. 덕분에 기루에 출입해도 어머님께서 뭐라 하지 않으신다네.”
“그런데 폐하께서 그리 대물이신가?”
정진이 호기심을 보이며 물었다.
“그럼요, 그럼요. 아주 굉장하십니다.”
운서는 제 팔뚝을 내밀어 보였다.
“길이와 두께는 이만하시고 핏줄이 성성하게 솟았을 때는 얼마나 울퉁불퉁한지 꼭 도깨비방망이를 보는 것 같습니다.”
“윤 내관이 거짓말을 하는군. 사람의 아랫도리를 도깨비방망이에 비유하다니.”
“훗, 왕야들의 아랫도리는 얼마만 한지 모르나, 폐하께서는 서국의 천자이신지라 물건도 남다르십니다. 폐하께서 얼마나 잘 자라주셨는지 볼 때마다 뿌듯하옵니다.”
운서는 아랫도리에 도깨비방망이를 달고 있는 사내를 또 알고 있었지만, 명석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지체 높은 집안의 사내들은 자기들보다 신분이 낮은 사람이 잘난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었다.
“뭐라?! 우, 우리도 지지 않네. 기루의 기녀들이 우리 형제만 보면 얼마나 자지러진다고.”
“설마요. 왕야들은 황족에 돈이 많으시잖습니까. 그러니 기녀들이 좋아하는 거겠죠.”
“아니라니까!”
“그럼 보여주십시오. 만약에 폐하의 것보다 작으시면 저한테 돈을 주십시오!”
어이없는 이유를 대며 친왕들에게 돈을 달라고 손을 내미는 운서는 뻔뻔함 그 자체였다. 그러나 친왕들의 관심사는 온통 연진의 대물이었다. 승부욕이 솟은 정윤과 정진은 운서를 향해 으름장을 놓았다.
“우리가 폐하만큼 크다면 어쩔 것이냐?”
운서는 풋 하고 웃었다. 연진만 한 대물이 그리 흔한 것도 아니고 명석에 이어 정윤과 정진까지 대물이라면 자신의 엉덩이를 홀랑 까도 상관없었다.
동그란 눈을 활꼴로 만든 운서는 얄미운 표정으로 그럴 리 없다고 웃었다.
“…그럼 제 엉덩이를 바치는 건 어떻습니까? 예전에 저를 첩으로 삼고 싶어 하셨지요?”
“그때는 그랬지만, 그건 옛날 일이고. 이제 우린 남색은 별로라서…. 운서, 너는 여전히 귀엽고 예쁘지만 사양하마.”
“…….”
정윤과 정진의 질색하는 표정이 운서의 자존심을 뭉개놓았다.
“…아니, 왕야들! 지금 소인이 별로라고 하셨습니까?”
“이제 우리가 어린아이도 아니니 하는 말이 아니냐. 그때는 형님의 것인 너에게 손을 대고 싶었던 마음도 있어서….”
두 사람은 운서보다 황태자의 총애를 한 몸에 받는 내관에게 관심이 많았던 것뿐이었다.
“……!”
연속으로 자존심에 상처가 난 운서가 입을 딱 벌렸다. 아니, 자신의 엉덩이를 사양하다니.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남색을 싫어하던 사내들도 자신과 어울리고 나면 모두 흐물흐물 녹았었는데.
병부의 실한 사내들부터 시작하여 장사도의 셋째 아들과 폐하까지. 그리고 종마 같은 명석도 제 구멍에 정신을 놓았었다.
‘한 번도 안 넣은 놈은 있지만, 한 번만 넣은 놈은 없는 게 바로 내 밑구멍이란 말이다!’
술기운 때문인지 연진이 자신을 찾으러 오지 않아서인지, 운서는 갑자기 쓸데없는 호승심에 불이 붙었다.
오늘 내내 자신을 무시한 연진도 밉고, 그가 후궁들과 즐겁게 웃던 모습에 질투도 나서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이었다.
운서가 최음제를 쓰지 않은 이유도 모두 질투 때문이었다. 선오가 후궁을 더 들이라는 주청을 하라고 했을 때,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이유도 모두 질투였다.
후궁을 더 들이면 자신이 연진의 총애를 잃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연진에게 매번 후궁들과의 합궁을 강요한 것도 그가 둘에게 애정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후계자가 태어나도 연진이 후궁들이 아니라 계속 자신을 총애할 거라 믿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자신을 쳐다보는 눈길은 무심했던 반면, 후궁들을 향한 시선에는 애정이 넘쳤었다. 자신보다 덕비와 현비를 더 사랑하는 듯 보였었다.
‘폐하께서 어떻게 나한테…!’
그간 연진의 관심과 애정을 한 몸에 받아왔던 운서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서서히 술에 취해가는 운서의 눈동자에 질투라는 이름의 불꽃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친왕들 때문에 화병까지 나게 생긴 것이다. 운서는 오늘 밤 반드시 저 친왕들을 제 엉덩이 아래에 깔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작은 손으로 최음제가 든 작은 호리병을 꽉 쥐었다.
“아닛! 폐하께서 여기는 어떻게 알고 오셨…?”
“뭐?!”
“뭐라고?!”
갑자기 문으로 시선을 준 운서가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연진이 자신을 찾으러 온 것처럼 말하자 정윤과 정진이 화들짝 놀라서 허둥지둥 일어섰다. 그 틈에 운서는 술병에 최음제를 전부 부었다.
“아이고, 제가 잘못 봤네요. 폐하가 보고 싶은 바람에 그냥 내관이 지나간 것인데, 그림자가 비슷하여….”
운서는 소매로 눈가를 찍으며 크게 훌쩍거리는 소리를 냈다.
“…쯧, 윤 내관도 극성이군. 폐하가 그리 좋으면 태선각으로 돌아가지 그러나. 폐하께서 설마 자네를 내치실까?”
“돌아가면 애를 만들라고 할 것이옵니다. 제 바지를 벗기시고 수상한 약물을 꽂으실 텐데…. 그러다 폐하께서 사기꾼의 말에 놀아났다는 걸 태후마마께서 아시면 그 뒷일은 생각하기도 싫사옵니다.”
“하긴 그렇지.”
“태후마마께서 가만히 계시진 않을 것이야. 폐하야 잔소리를 듣고 말겠지만, 자네는….”
“흑, 아무리 태후마마께서 소인을 예뻐하신다고 해도 황실의 후계가 달린 문제인데 당연히 내치시겠죠.”
아니면 목을 치거나.
훌쩍거리던 운서는 눈치를 보면서 술병을 들었다.
“왕야, 가슴 아픈 이야기는 그만하고 아까 했던 내기나 마저 하시죠. 내기에 앞서 내관 윤운서가 술 한잔을 올리겠습니다.”
“좋네.”
“하지만 자네의 엉덩이는 사양하지.”
“…하는 수 없지요. 그럼 다른 걸 해드릴 테니, 어서 술잔을 비우십시오.”
정윤과 정진은 단번에 술잔을 비웠다. 운서는 그들의 술잔이 비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술을 따라주었다. 냄새도 없고 맛도 없는 강력한 최음제가 오송주의 향기에 완전히 가려지고 정윤과 정진의 목구멍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운서는 술을 홀짝홀짝 마시는 척하며 두 사람에게 열심히 술을 따라주었다. 한 잔, 두 잔, 마시다 보니 친왕들의 눈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덥군.”
“그러게요. 술을 마셔서 그런가요? 오늘 밤은 유난히 더운 것 같습니다.”
“분위기가 후끈합니다. 한 잔씩 더 하시지요.”
운서가 재차 술을 권하자 이제 약 기운이 돌기 시작한 친왕들은 그러자며 순순히 술을 받아 마셨다. 운서는 계속해서 술을 따라주고 또 따라주었다. 이윽고 술 한 병을 모두 비우자 운서가 슬슬 운을 뗐다.
“왕야, 기분 좋게 술도 드셨으니 어서 아랫도리를 보여주십시오.”
“으음, 지금은 몸 상태가…?”
어느새 정윤과 정진의 심장도 빨리 뛰고 있었다. 몸도 화끈거리고 아랫도리도 벌떡거리는 게 몸 상태가 심상치 않은 것이다.
“아니, 서국의 황족께서 하찮은 내관과의 내기에서 발을 빼시는 겁니까?”
“그게 아니라….”
“어서 벗으십시오! 아니면 왕야들의 양물이 소인보다 작달막한 것으로 알고 있겠습니다.”
다시 눈을 활꼴로 만든 운서가 자신의 손가락을 살짝 펴서 정윤과 정진의 크기가 요만하다고 얄밉게 웃었다.
“이, 이놈이!”
“운서, 네놈이 폐하도 모자라 우리의 머리 꼭대기까지 기어오르려고 하는구나.”
운서의 도발에 버럭한 정윤과 정진의 얼굴과 양물이 시시각각 벌겋게 달아올랐다. 이미 운서는 꼿꼿하게 선 둘의 아랫도리를 보고 있는데도, 최음제와 술에 취한 친왕들은 알지 못했다.
“그럼 보여주시든지요.”
“오냐, 보여주마! 네놈은 우리가 폐하 못지않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간악한 네놈의 엉덩이를 때려주마.”
정윤과 정진은 자신감 있게, 그러나 혀가 꼬인 상태로 바지를 풀어 헤쳤다. 두 사람의 비단 바지와 속곳이 아래로 쑥 내려가자 운서의 눈이 더 커다래졌다.
“헉!”
“어떠냐? 이만하면 폐하보다 작다는 소리는 나오지 않을 테지!”
“아이고, 몽둥이네!”
정말로 연진 못지않은 대물이었다. 정윤과 정진의 남근이 나란히 발딱 서서 열을 내는 걸 보고 운서는 벌떡 일어나 박수를 짝짝 쳤다.
‘대물 대잔치로구나.’
“아이고, 역시 황가의 피는 다르옵니다. 폐하만 남다른 줄 알았더니, 왕야들 또한 훌륭한 거시기를 타고 나셨습니다. 이렇게 헌헌장부이신데, 소인이 알아뵙지 못하고 놀리기나 했으니 기꺼이 엉덩이를 맞겠사옵니다.”
운서는 뒤를 돌아서 바지를 쑥 내리고 뽀얀 알궁둥이를 정윤과 정신을 향해 내밀었다. 하얀 살이 눈에 들어오자 정윤과 정신의 눈이 번쩍했다. 운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작고 귀여운 엉덩이를 살랑거리며 둘을 도발했다.
“왕야…, 어서 소인의 엉덩이를 때려주십시오.”
“…오, 오냐! 때려주고말고.”
“나도 때려주겠다!”
정윤과 정진은 양물을 세운 그대로 휘적휘적 운서에게 다가가서 뽀얀 엉덩이를 다투듯 잡았다.
“정진아, 내가 먼저다.”
“먼저 이놈의 엉덩이를 때리겠다고 한 건 저였습니다. 형님!”
둘은 운서의 작은 엉덩이를 한쪽씩 잡고 주물럭거리면서 서로 자신이 먼저라고 다퉜다. 운서의 엉덩이를 만질 때마다 보들보들한 감촉 때문인지 그들의 성기는 점점 더 불뚝거리며 욕정에 달아올랐다.
“아흣, 소인의 엉덩이 때문에 다투지 마십시오. 두 분께 전부 맛보여드리겠습니다.”
운서는 몸을 돌려서 바닥에 얌전히 무릎을 꿇고 정윤과 정진을 올려다보며 싱긋 웃었다. 그러고는 정윤의 남근을 입으로 답삭 물고 정진의 성기를 작은 손으로 잡았다.
“읏!”
“아읏!”
운서가 정윤의 귀두를 날름 핥고 정진의 귀두를 살살 쓰다듬었다. 최음제에 발기된 성기가 동시에 애무 당하자 둘은 동시에 신음했다.
“앗, 윽, 제발! 윤 내관, 이게 무슨 짓인가?”
“소인이 내기에 졌사오니, 엉덩이를 바칠 수밖에요.”
정윤의 귀두에 혀를 굴리면서 엉덩이를 바친다고 말했다.
“윽, 아까 분명히 자네의 엉덩이는 사양한다고…, 앗앗!”
“이래도 사양하시는 겁니까?”
운서가 정윤의 귀두에서 입을 뗐다. 잠깐 빨았는데도 그의 귀두가 벌써 젖어서 분비액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정진의 물건도 마찬가지였다. 운서의 손에 훑어진 것만으로 완전히 발기해서 음수를 흘렸다.
이번에는 정진의 성기를 입으로 물자 그가 허리를 부들거렸다. 운서는 정윤의 것도 작은 손으로 잡고 훑어주었다. 정윤도 연신 신음을 흘리며 부들부들 떨었다.
운서는 정윤과 정진의 물건을 양손으로 잡고서 둘의 것을 번갈아 입에 물고 쪽쪽 빨았다. 츠읍츠읍, 쪽쪽, 혀로 분비액을 흘리는 귀두를 핥고, 음란한 소리를 내며 선단을 빨았다.
“앗, 제발… 윤 내관!”
“으읏, 이러지 말…. 아읏, 너무 좋습니다. 형님, 어쩌면 좋습니까?”
정윤과 정진은 허리를 흔들고 신음하며 운서에게 그만해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오늘 자신의 엉덩이에 두 친왕을 깔아버릴 작정인 운서는 그들을 봐주지 않았다.
“소인이 두 분의 남근을 모두 빨아드리겠사옵니다.”
얼굴이며 몸을 한껏 발긋발긋하게 물들인 채 운서는 속으로 음흉하게 웃었다. 두 번 다시 자신의 엉덩이를 깔보지 못하게 하겠다고 다짐하며.
운서는 정윤과 정진에게 나란히 성기를 내보이라고 했다. 그들이 무릎만 구부린 채로 나란히 서서 거근을 보이자 운서는 흐뭇하게 그것들을 바라봤다.
“어쩜 이렇게 크신지. 대물 두 개를 한꺼번에 본 적은 처음이옵니다.”
열을 내는 성성한 대물들에 운서는 입맛을 다셨다. 자신이 전생에 무슨 좋은 일을 했는진 몰라도 한꺼번에 대물 복이 터진 것이다.
‘만나는 사내마다 대물이니 복이지.’
운서는 우선 정윤의 커다란 귀두를 입으로 물었다. 분비액으로 잔뜩 젖은 선단을 핥으며, 작은 손으로 정윤의 울퉁불퉁한 기둥을 문질렀다. 그러자 두 사람의 입에서 애끓는 신음이 동시에 터졌다.
운서도 술을 꽤 마시고 아까 최음제를 섞은 것까지 홀짝거려 몸이 살짝 달아올라 있는 상태였다. 운서는 혀를 길게 빼서 두 친왕들의 뜨거운 귀두를 번갈아 맛있게 핥았다. 할짝할짝, 핥을 때마다 뱀 같기도 하고 버섯 같기도 한 음경이 불쑥불쑥 커졌다.
치덕치덕, 쓱쓱, 쪼옵쪼옵.
운서가 둘의 선단 구멍에서 흘러나오는 분비액을 입술에 전부 묻히면서 음란하게 빨았다.
“아읏, 이 음탕한 놈!”
정윤과 정진은 허리를 흔들면서 서로 다투듯 작은 엉덩이로 손을 뻗었다. 기다란 손가락들이 운서의 말랑한 엉덩잇살을 만지작거리고, 작은 구멍을 건드렸다.
“형님께서도 이미 네놈의 구멍 맛을 보셨더냐?”
“하앙… 왕야들, 부끄럽사옵니다. 제발 그건 묻지 마시옵소서.”
정윤과 정진은 운서의 대답으로 이미 그가 연진과도 교접한 것을 알아챘다. 운서가 연진의 손을 탄 것이라면 자신들은 이놈의 그림자마저도 멀리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욕망은 멈출 수 없이 차올랐다.
정신을 차려보려고 해도 계속 뿌옇고 멍해지는 머릿속에는 운서를 범하는 것, 특히 이놈의 음탕한 엉덩이에 성기를 꽂겠다는 생각만으로 가득했다.
친왕들은 좁고 뜨거운 구멍에 손가락을 무작정 찔러 넣었다. 좁은 밑구멍을 헤집어 벌려서 성기를 꽂겠다는 생각뿐이라, 그들의 손길은 거칠게 허겁지겁 넣었다.
“핫, 아앙, 싫어…. 앗, 손가락을 한꺼번에 두 개나! 앗, 앗, 너무 깊어요.”
운서는 엉덩이를 떨면서 손가락이 깊다며, 굵다며 엄살을 떨었다. 정윤과 정진은 운서의 엄살을 무시하고 그의 전립선을 푹푹 찔러댔다. 홀랑 드러난 운서의 작은 엉덩이가 깜짝깜짝 놀라듯 작게 튀어 오르고, 그의 양물도 잔뜩 달아올랐다.
내벽을 깊게 훑으며 들어오는 손가락들에 운서는 허리를 떨며 경련했다. 정진의 손가락이 그의 전립선을 힘껏 짓누른 탓이었다.
“하앙, 앙….”
울퉁불퉁한 육봉을 번갈아 입에 물고 혀로 날름거린 운서는 쾌감에 엉덩이를 흔들면서 앙앙 신음했다. 친왕들은 손가락을 하나씩 더 쑤셔 넣었다.
네 개의 손가락을 모두 받은 운서의 허리와 음문이 부들거렸다. 정진은 바로 손가락을 흔들어 운서의 뜨거운 밑구멍을 쑤셨다. 운서는 입으로는 친왕들의 젖은 선단을 쪽쪽 빨고, 아랫구멍으로는 둘의 기다란 손가락을 쭉쭉 빨아댔다.
“아읏, 제발!”
“운서야, 읏!”
두 사람이 단단한 허리를 벌벌 떨었다. 운서는 앙큼한 혀를 놀려서 정진의 젖은 귀두를 사악사악 핥아놓고는 다시 정윤의 것을 입에 물고 쪽쪽 빨아주었다. 몇 번만 빨고는 다시 정윤의 커다란 귀두를 물고 젖은 소리를 내며 츱츱 빨았다.
운서가 대물 사이를 오갈 때마다 그의 젖은 혀와 입술은 친왕들의 분비액으로 지저분하게 젖어갔다. 운서의 작은 손도 마찬가지였다.
“쪼옥, 쪽, 츱츱. 하앙, 쪽. 왕야들의 대물에서, 츱츱, 떨어지는 액까지 맛있습니다.”
“읏!”
몸에 점점 최음제의 기운이 돌자 운서도 뜨겁게 헐떡거렸다. 작은 턱으로 음액을 뚝뚝 흘리며 운서가 분비액이 맛있다고 입맛을 다셨다. 그 모습을 보며 그들은 음욕에 삼켜지는 것 같다고 느꼈다.
정윤과 정진은 한없이 올라오는 욕정에 부들부들 떨었다.
그때 질퍽하게 젖은 입술과 혀가 그들에게 다시 다가왔다. 운서는 울퉁불퉁한 기둥들까지 쓰다듬으며 정윤과 정진의 귀두를 모두 빨고 선단에 떨어지는 음액까지 쪽 빨아주었다.
“아윽, 제발!”
정윤과 정진이 터질 것 같은 성기를 잡으며 헐떡거리자 운서는 둘의 성기에서 입을 뗐다. 그리고 샐쭉 웃으면서 내관복의 매듭을 풀었다. 찬찬히 풀어지는 매듭에 정윤과 정진은 침을 꿀꺽꿀꺽 삼켰다. 이윽고 옷을 모두 벗은 운서가 다시 몸을 돌려 알궁둥이를 살랑거리며 내보였다.
“이래도 싫으십니까?”
운서의 작은 손이 제 엉덩이를 살짝 벌렸다. 복숭아처럼 희고 예쁜 엉덩이 사이로 짙은 분홍색의 구멍이 드러났다. 조금 전까지 그들의 손가락에 휘저어진 음문이었다.
음란한 색으로 물들어 있는 음문이 정윤과 정진의 눈앞에 드러났다. 동시에 사내는 싫다던 정윤과 정진의 눈에 욕정이 가득 차올랐다.
“이 맛난 것을 어서 여기로도 먹여주십시오.”
운서는 제 손으로 엉덩이를 벌려서 음탕한 구멍을 정윤과 정진의 앞에 내보였다. 작은 엉덩이가 살랑살랑 움직일 때마다 둘의 눈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이 음탕한 놈!”
“윽, 미치겠구나.”
정윤과 정진이 동시에 운서의 엉덩이를 거칠게 잡았다.
최음제와 술에 정신이 나간 정윤은 술병의 술을 운서의 엉덩이에 부었다. 정진도 형과 똑같이 운서의 밑구멍에 술을 쏟기 시작했다.
하지만 운서의 구멍이 작아서 술이 질질 새기만 할 뿐, 잘 들어가지 않았다. 정윤과 정진은 운서의 말랑한 엉덩이를 양쪽으로 잡고 쫙 벌려서 음란하게 꿈틀거리는 속살에 술을 부었다.
“하으윽!”
작은 엉덩이와 구멍이 술로 적셔졌다. 내장으로 역류하는 술에 운서는 허리를 벌벌 떨며 신음을 내질렀다.
정윤과 정진은 운서의 젖은 엉덩이에 터지도록 발기한 성기를 문질렀다. 분비액으로 질퍽하게 젖은 울퉁불퉁한 거근이 운서의 말랑한 엉덩이에 쓱쓱 문질러졌다.
그들은 털도 없이 매끈한 운서의 엉덩이가 흡족했다. 이제 보니 알맹이가 없는 작은 양물도 귀여웠다. 자신들의 물건처럼 무식하게 크지 않고 앙증맞은 것이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아흑, 항, 소인의 밑구멍이 가, 간지럽… 습니다. 제발, 어서!”
운서는 그들을 돌아보며 엉덩이를 요망하게 살짝살짝 흔들었다. 어서 넣어달라고 조르자 정윤이 먼저 운서의 엉덩이를 잡고 제 것을 쑤셔 넣었다.
“흐아앙!”
술에 젖은 질척한 속살에 정윤의 대물이 퍽 박혔다. 운서는 배 속을 뚫고 들어오는 것 같은 성기에 바들바들 떨며 안쪽을 조였다. 그에 정윤은 헐떡거리며 숨을 삼켰다.
“아윽! 이 요망한 놈! 이렇게 질척하고 뜨거운 음문이라니!”
운서의 밑구멍에 성기를 박은 채 정윤은 하반신을 떨며 감탄했다. 제 대물을 부드럽게 삼킨 것뿐 아니라 축축하게 달라붙어서 힘껏 조이고 있었다.
‘이놈이 자신 있게 엉덩이를 바친다더니.’
자신했던 대로 운서는 사내를 후리는 구멍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사내새끼든 이놈의 밑에 양물을 박으면 바로 씨물을 질질 흘릴 놈들이 수두룩할 터였다.
그뿐인가, 깊고 뜨거운 구멍에 제 남근과 더불어 혼까지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 겨우 사정을 참은 정윤은 이를 악물었다. 정윤이 제 것을 뿌리까지 감싸는 안에서 헐떡거릴 때, 운서는 어서 움직여달라고 허리를 흔들며 정진의 육봉을 핥았다.
운서가 가는 허리와 엉덩이를 뒤흔들자 정윤의 대물이 안을 거칠게 긁었다. 운서는 속살에 깊게 자리를 잡은 것이 주는 쾌감에 앙앙 울었다. 그러면서 정진의 선단을 핥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윤은 정신을 차리고 운서의 엉덩이를 잡고서 허리를 쳐올렸다.
“항, 아앗, 배 속이 뚫릴 것 같아.”
운서는 점막을 벌리며 아랫구멍을 가득 채운 육봉에 헐떡거렸다. 그 순간, 정진이 운서의 입에 제 것을 문질렀다.
“이 음탕한 것! 어서 더 깊게 물지 못할까!”
운서는 훌쩍거리며 정진의 거근을 입에 물었다. 질척한 소리를 내며 핥고 귀두를 쪽쪽 빨았다. 그러자 뒤에서 정윤이 뜨거운 속살을 뜨겁고 커다란 대물로 이리저리 쑤셨다.
“아읏, 앗, 앙, 뜨거워! 하앙, 너무 커…. 흐앙, 앗, 깊어! 앙, 제발 움직이지 마세요.”
“읏, 움직이지 말라니! 내 성기를 흔들 때마다 네놈의 속살이 내 것을 음탕하게 빨아먹질 않냐! 우리가 만족할 때까지 네놈의 밑구멍이 헐 때까지 바쳐야 할 것이야.”
정윤은 운서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며 음란한 말을 지껄였다. 평소의 점잖았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욕망에 삼켜진 놈팡이처럼 굴고 있었다.
“앙앙, 그러겠습니다. 왕야들께서 원하시는 대로 바칠 테니…, 제발, 빨리 움직여…. 아응, 읏!”
빨리 움직여달라고 애원하자마자 정윤이 그의 엉덩이를 더 힘껏 잡고 허리를 세게 쳐올렸다. 그 때문에 정진의 육봉을 쪽쪽 빨고 있던 운서의 입속에 대물이 더 가득 박혔다.
“아욱!”
“읏, 굉장해! 찐득거려….”
운서는 정윤과 정진의 대물을 위아래로 꽉 물고 부들거리며 허리와 엉덩이를 다 떨었다. 음란하게 떨면서 바들거리는 속살로 정윤의 것을 선단부터 뿌리까지 질퍽하게 물었다. 끈적끈적한 속살이 발발 떠는 느낌에 정윤은 크게 헐떡거렸다.
‘사내의 뒷구멍이 원래 이렇게 좋은 건가? 아니면 운서의 몸만 이런 것인지?’
두 사람은 쾌감에 눈이 돌 지경이었다. 정윤이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는 대물을 길게 빼냈다. 울퉁불퉁한 기둥을 타고 술과 섞인 그의 분비액이 질질 흘러내렸다. 정윤은 다시 흉기처럼 부푼 남근을 강하게 처넣었다.
퍽퍽, 그의 허리가 더욱 난폭하게 흔들렸다. 그에 운서의 여린 몸이 크게 흔들리면서 정진의 거근이 목구멍까지 박혔다.
“욱욱!”
운서는 괴로워하면서 연신 몸을 떨었다. 그러나 달아오른 뒷구멍으로는 정윤의 흉기를 한껏 즐겼다. 반면 정진은 사정이 달랐다.
그는 운서의 작은 입속에서 제대로 허릿짓을 하지 못해 안달하며 짜증 섞인 신음을 내고 있었다. 대신 그는 운서의 유두를 잡고 거칠게 주물렀다. 볼록하게 솟은 말랑말랑한 젖꼭지가 짓눌리자 운서가 몸을 더 크게 떨었다.
운서는 앞과 뒤로 전부 느낄 것처럼 억눌린 신음을 내뱉었다. 정윤도 제 성기를 깊게 빨아들이는 음습한 구멍에 연신 자지러지고 있었다.
“아윽, 읏, 씨발, 이렇게 좋다니! 미칠 것 같구나!”
“읍, 쪽, 우웁, 쪽쪽.”
“아, 형… 빨리, 빨리해!”
정진은 운서와 정윤이 서로의 음란한 살을 비비며 쾌감에 자지러지고 있는 것을 부러워하며 바라봤다. 제 형의 울퉁불퉁한 커다란 자지가 운서의 작은 엉덩이 속에서 들락날락하며 질퍽한 소리와 함께 분비액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정진은 속으로 욕을 지껄였다.
“더 세게 빨아!”
제 성기를 더 세게 빨라고 하면서 정진은 사납게 이를 악물고 운서의 유두를 바짝 당겼다. 운서는 헉헉거리며 그의 거근을 입과 목구멍으로 꼭 조였다.
엉덩이를 바르르 떠는 운서가 억눌린 신음과 함께 음수를 내뿜었다. 대물이 안을 마구 찌르는 것에 못 이겨 어느새 사정한 것이다. 정윤은 운서에게 쾌감의 여운을 느낄 틈도 주지 않고 육봉을 거칠게 밀어 넣었다.
운서의 안이 마구 찔리고 쑤셔졌다. 그럴 때마다 전립선도 푹푹 찔리고 난폭하게 문질러졌다.
운서는 어느새 눈물을 뚝뚝 떨구면서 다시 뒤로만 절정을 맛봤다. 운서가 속살을 조이며 여린 몸을 바르르 떨자 정윤도 허리를 떨었다.
그는 다시 이를 악물고 자신의 살 몽둥이를 힘껏 조이며 바들거리는 운서의 음문에서 울퉁불퉁한 남근을 길게 빼냈다. 그러고는 말랑한 엉덩이를 힘껏 잡고 뜨겁게 치솟은 성기를 퍽퍽 박았다.
“우우욱!”
젖은 소리와 함께 정윤이 운서의 아래를 세차게 헤집자, 운서는 입이 막힌 채로 사정했다.
“아앗!”
“윽!”
정진도 운서의 입안에서 토정했다. 정윤과 정진의 뜨거운 씨물이 운서의 입안과 밑구멍을 온통 적셨다. 셋은 그대로 부들부들 떨면서 쾌감의 여운을 느끼느라 서로 몸을 떼지 못했다.
제일 먼저 몸을 뗀 사람은 정진이었다. 그는 운서의 입에서 성기를 빼고는 여린 몸을 돌리려고 했다. 그런데 정윤이 운서를 놓아주지 않는 것이다.
“형님, 이제 제 차례입니다.”
“잠깐, 도저히 빼기가….”
정윤은 얼굴을 확 붉히면서 말했다. 그에 마음이 급한 정진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어서 빼세요!”
정진은 다급하게 거듭 빼라고 했다. 아까 정윤이 운서의 엉덩이에 자지러지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또 단단하게 발기한 제 성기를 넣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건 정윤도 마찬가지였다. 사정하자마자 다시 벌떡 서버린 그의 양물이 운서의 질퍽하고 녹진녹진한 속살에서 나가려고 하지 않았다.
“하앙… 제발, 빨리요. 소인은 어느 분이든 다 좋습니다. 대물만 넣어주시면…. 앙앙.”
아직 정윤의 거근을 깊게 품은 채 운서는 밑구멍을 계속 움찔거리며 엉덩이를 실룩거렸다. 아래위로 술을 마시고도 모자라 최음제까지 살짝 먹었던 터라 운서도 욕망에 눈이 돌아서 정윤의 양물을 깊게 품고 말랑한 엉덩이를 돌렸다.
운서의 엉덩이가 이리저리 움직일 때마다 질퍽한 내벽이 정윤의 귀두와 기둥을 감싸고 마구 비벼졌다.
“아, 운서야 제발… 가만히, 읏! 정진아, 그냥 한꺼번에 넣는 건 어떠냐?”
“대, 대물이 한꺼번에… 그건 싫어, 찢어져….”
운서는 꿈틀거리며 거절했다. 그런데 운서가 울먹거리며 싫다고 하자 정진은 더욱 혹하는 눈치였다.
“좋습니다.”
정진은 어서 넣자고 했다. 기루에 다닐 때도 한 구멍에 같이 넣었던 적이 있었으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힝, 싫어….”
“얌전히 있어라!”
정윤은 운서의 엉덩이를 세차게 철썩 때렸다. 운서가 앙앙 울면서 엉덩이를 바르르 떨었다. 운서는 다시 싫다고 했지만 친왕들은 운서의 여린 팔을 힘껏 잡기만 했다.
정윤이 운서를 안은 채로 뒤로 벌렁 누웠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운서가 그의 위에 눕게 되었다. 정진은 재빨리 운서의 가는 발목을 잡아 벌리고 성성하게 솟아 있는 제 대물을 작은 구멍에 댔다.
이미 운서의 작은 구멍 안은 정윤의 대물로 꽉 차 있었다. 더 들어갈 틈이 없었다. 그러나 정욕에 눈이 멀어 있는 정윤과 정진에게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힛, 무서워, 넣으면… 아, 안 돼요. 찢어져….”
“얌전히 있어라! 내기는 우리가 이겼으니, 사내의 자지를 밝히는 네놈의 구멍을 찢어주도록 하마!”
정진과 정윤은 킬킬 웃었다. 정진이 운서의 밑구멍 안으로 손가락을 넣었다. 이미 성기를 먹고 있는 구멍은 질펀하고 뜨끈했다. 손가락으로 구멍을 벌린 정진은 욕정 때문에 자꾸만 말라가는 제 입술을 핥고는 작은 구멍에 거근을 대고 무작정 밀어 넣기 시작했다.
“힛, 아악! 아파, 흐앙, 앙, 찢어져요. 흐앙!”
운서는 몸부림치며 싫다고 거부했다. 그러나 정진은 운서의 엉덩이를 꽉 잡고 계속해서 육봉을 밀어 넣기만 했다.
“흐앙, 아파! 싫어! 무서워!”
운서는 싫다고 아프다면서 울기 시작했다. 쾌락에 헐떡거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굵은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괴로워했다. 그래도 정진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좁은 속살을 억지로 벌리며 흉기를 불쑥불쑥 넣었다.
“아악, 악!”
골반이 다 벌어지는 고통에 운서가 새된 비명을 내질렀다. 대물 하나를 받는 것도 힘든데, 두 개나 속살을 벌리고 들어오니 엉덩이가 전부 찢어질 것 같았다. 아무리 질퍽거리고 음란한 구멍이라도 한계가 있는 법이었다. 너무 무서운 운서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안 된다고 애원했다. 하지만 정진의 남근은 다시 불쑥 박혔다.
“흐아앙, 너무 아파, 흐앙, 아픕니다. 제발… 빼, 빼주세요. 흐아앙!”
울퉁불퉁한 것이 반쯤 밀고 들어오자 운서는 엉엉 울었다. 벌써 안이 갈라지고 구토가 나올 것 같았다.
“몸에 힘을 빼라! 내 성기가 다 아프지 않냐!”
“이 음탕한 놈이 어서 힘을 빼지 못해!”
정윤은 운서에게 힘을 빼라고 말하며 그의 유두를 괴롭혔다. 아까부터 괴롭혀진 젖꼭지를 더 꽉 잡아서 비틀자 운서는 또 울었다. 아래를 힘껏 조이면서.
“윽, 음탕한 놈! 아프다고 지랄을 하면서 또 조이네.”
정진은 성기를 터트릴 듯 조여대는 운서의 구멍에 하반신을 덜덜 떨면서 허벅지를 철썩 때렸다. 그리고 또 젖꼭지를 괴롭혔다. 그런데 음란한 돌기를 꼬집을수록 운서의 아래에 힘이 풀리는 게 느껴졌다. 정윤이 다시 가슴 돌기를 확 잡아당기자 운서가 짧은 비명과 함께 아래 힘을 풀었다.
정진은 그때를 놓치지 않고 거의 다 벌어진 구멍 속으로 양물을 깊게 밀어 넣었다. 운서의 좁은 안은 요망하게 벌어지면서 정진의 성기를 완전히 받았다.
“아으윽! 악! 아파, 흐앙, 아파. 흐아앙!”
커다란 몸 사이에 끼인 채 운서는 덜덜 경련하면서 아프다고 울었다. 심지어 정진과 정윤의 대물이 배를 뚫고 나올 것만 같았다.
운서는 아픔에 자지러지며 울었다. 하지만 정윤과 정진에게 그의 울음은 자신들을 유혹하는 노래로 들렸다. 최음제 때문인지 정욕 때문인지 눈이 돌아가 있기 때문이었다.
정진은 운서의 여린 몸을 체중으로 누르고 성기를 흔들기 시작했다. 가느다란 발목을 어깨에 올린 정진이 처음부터 안을 깊게 쑤셨다. 정윤도 운서의 유두를 계속 잡아당기고 꼬집으면서 괴롭히고, 단단한 허리를 들썩거렸다.
“흐앙, 빼… 너무 아파, 배, 배 속이… 터져. 흐앙, 흐아앙!”
운서는 아픔에 엉엉 울었다. 제 밑구멍 안에서 대물 두 개가 부딪치며 움직이는 것도 믿을 수 없었고, 정말로 배 속이 터질 것 같아서 겁을 먹었다.
그런데도 친왕들의 거근은 운서의 안쪽에서 쉼 없이 부딪쳤다. 최음제 때문에 더욱 뜨겁게 달아오른 흉기들이 질퍽한 소리를 내면서 쓱쓱 움직였다.
“아앗, 악, 아파, 흐앙….”
운서는 아프다고 계속 자지러졌다.
두 사람은 얼른 체위를 바꿨다. 음탕하디음탕한 운서를 더욱 유린하기 위해서였다. 정윤과 정진이 몸을 일으켰다. 무릎을 살짝 꿇은 채로 서로 마주 보자 운서의 작은 몸이 그들 사이에 끼었다.
“앗, 앗, 더 안으로…. 악, 들어와! 흐앙!”
엉덩이 속으로 뜨거운 대물들이 불쑥 들어왔다. 운서는 허겁지겁 정진의 목에 매달려서 싫다고 울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우는 운서를 무시하고 그의 양쪽 다리와 엉덩이를 잡고는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퍽퍽, 질퍽질퍽.
“흐아앙, 아악, 찌, 찢어져. 아흑, 아파, 흐앙!”
따로따로 움직이는 성기에 운서는 엉엉 울었다. 배 속에서 꿈틀거리는 정윤과 정진의 성기가 살아 있는 것 같아 무섭고, 대물이 내장까지 들어와서 몸을 엉망으로 만드는 것 같았다. 심지어 두 개의 거근이 아랫배까지 불룩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두 양물이 움직일 때마다 빡빡했던 내벽이 꿈틀꿈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커다란 살 몽둥이들은 계속 속살에 울퉁불퉁한 기둥과 뜨거운 귀두를 비비며 전립선까지 꽉꽉 눌러댔다.
“흐앙, 앗, 아으윽, 아파! 안이… 다 짓이겨져. 흑, 제발요…, 엉망이 될 것 같아! 흐앙!”
뜨거운 육봉에 쉴 새 없이 마찰하며 내벽이 짓이겨지는 탓에 운서는 계속 앙앙 울었다. 그러나 아무리 아프다고 울어도 정욕에 미칠 것처럼 몸이 달아 있는 친왕들은 계속 허리를 흔들었다.
젊고 튼튼한 두 사람의 성기가 번갈아 퍽퍽, 안을 쑤셨다. 한계까지 벌어진 운서의 구멍 속에서 미지근하게 데워진 술과 친왕들의 분비액이 뒤섞여 떨어졌다.
“읏, 씨발, 좁아!”
“정말, 움직이기 힘들구나.”
정윤과 정진도 움직이기 힘들다고 헐떡거렸다. 정진은 운서의 양쪽 다리를 자기 팔에 걸치고, 정윤은 운서의 허리를 단단히 휘감고 헉헉거리며 제 성기들을 뽑을 정도로 조이는 점막을 즐겼다.
셋이서 헐떡거리며 한참 몸을 흔들 때였다.
“아흣….”
갑자기 운서가 달뜬 신음을 내뱉기 시작했다. 여전히 아픈데도 말이다. 필사적으로 정진에게 매달려서 바들거리며 우는데, 거근들이 계속 전립선을 짓이기며 불쑥불쑥 안을 때렸다.
친왕들도 운서가 느끼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는 킬킬 웃었다.
“아프다고 곡을 했으면서도 음탕한 놈이라 그런지 역시 좋아하는구나.”
“우리 같은 대물을 두 개나 삼키고도 좋아서 얼굴이 아주 벌겋구나.”
“히잉, 창피해, 아직 아픕니다. 흑…, 한꺼번에 두 개를… 소인의 속살이 다 짓이겨져서…, 부끄럽고 창피해서. 항, 너무 아파….”
“거짓말 좀 작작하거라! 네놈의 좁은 구멍 때문에 우리의 자지가 더 아프니까!”
“네놈의 구멍이 잔뜩 젖어서 벌름거리며 우리의 좆을 맛있게 맛보는 걸 모를 줄 아느냐? 구멍이 계속 더 질퍽질퍽해지는 게 네놈이 스스로 애액을 흘리는 모양이구나.”
정윤과 정진은 또 킬킬 웃으며 운서를 놀렸다.
“형님. 사내를 밝히는 구멍이 뒷구멍이겠습니까. 음문이지요. 음탕한 보지가 아니겠습니까.”
“그렇구나. 이놈의 엉덩이 사이에 뚫린 구멍이 보지였구나. 이러니 우리의 자지를 한꺼번에 물고도 좋아서 난리지.”
“흐윽…, 창피해.”
계속된 놀림에 운서는 눈물을 뚝뚝 떨구며 울었다. 얼굴이며 몸이 완전히 새빨갛게 물들어서 부들거리는 운서의 모습은 정윤과 정진의 욕망을 더욱 부추기기만 했다.
젖은 속살이 녹진녹진하게 녹아서 두 개의 성기에 달라붙은 채 발발 떠니, 정윤과 정진의 욕정이 끓어오르다 못해 둘의 정신까지 나갈 것 같았다.
정진에게 매달린 운서는 뜨거운 숨과 함께 계속 아프다고 헐떡거렸다.
“아윽, 정말 음탕해….”
정윤과 정진은 운서를 질책하며 그의 유두를 괴롭히고 거칠게 허리를 흔들었다. 커다란 육봉이 질척한 소리를 내며 번갈아 운서의 깊은 곳을 푹푹 찌르고 쑤셨다.
“앗, 앗, 제발! 너무 깊어요. 흐앙, 아파!”
“네놈이 내기에서 졌으니 이제 우리의 첩실로 삼아도 되겠구나.”
“좋습니다. 폐하에게도 미움을 받아 곧 쫓겨날 것 같으니, 첩실로 삼아서 이놈의 보지가 터질 때까지 저희의 좆을 매일매일 먹여줘야겠습니다.”
육봉을 흔들며 정윤과 정진은 운서를 첩실로 삼아 매일 이런 짓 저런 짓을 할 생각에 들떴다. 뒷구멍으로 사내의 대물 두 개를 받고 느끼는 놈이라면 별 기구를 다 써도 좋아할 것 같았다.
친왕들은 황궁 밖에 있는 자신들의 궁에 운서를 데려다 놓고 매일매일 음란한 기구로 벌을 주는 상상을 했다.
“앗, 앗, 첩실이라니… 싫어!”
“싫다고? 어차피 폐하한테 버림받을 텐데, 내일이라도 일찌감치 우리를 따라나서거라. 매일 네놈의 궁둥이에 잔뜩 채찍질을 해주고 보지에는 온갖 기구를 꽂아주마.”
“큭큭, 네놈은 우리의 소유가 될 운명인 게지. 순순히 따라오면 어여쁘게 봐주겠다. 그래도 네놈의 보지 구멍은 괴롭혀주겠지만.”
점잖은 모습을 확 벗어버리고 음습한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낸 친왕들이었다. 그들은 기분 좋게 웃으면서 허리를 흔들고 운서의 가슴도 괴롭혔다. 이미 새빨갛게 부어 있는 유두를 더욱 거칠게 잡아당기며 괴롭혔다.
“흑, 흐으윽, 제발, 처, 첩은 싫어요. 젖꼭지… 아파. 히잇, 흐앙, 앙.”
울며 애원해도 친왕들은 그의 엄살을 무시하고 계속 허리를 흔들었다.
***
운서가 친왕들과 뒤엉켜 있는 동안 연진은 서전궁에서 후궁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날이 좋은 탓에 세 사람은 정원으로 나와 아담한 정자에서 호수와 달을 바라보며 술을 마셨다.
분위기도 좋고 술은 향기로운데, 연진의 입에는 오늘따라 술이 유난히 쓰게 느껴졌다. 연진은 술잔을 내려놓고 비파를 만지작거렸다. 은혜와 비파 연주를 하기 위해 가져온 것이었지만, 사실 연주를 할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연진은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그의 안색을 살피던 선오가 연진에게 안주를 권하며 말을 걸었다.
“폐하, 오늘은 계속 폐하의 주변이 조용합니다. 윤 내관은 바쁜 일이 있나 봅니다.”
오늘 계속 연진의 곁에서 운서가 보이지 않고, 연진이 유독 의기소침해 있자 어떻게 된 일이냐고 돌려 물은 것이다.
“…그놈이 없어서 조용하니 술 마시기엔 더 좋지 않소?”
“폐하, 윤 내관과 무슨 일이라도 있으셨습니까? 폐하의 곁에 딱 붙어 있어야 할 윤 내관이 오늘은 보이지 않습니다.”
정중하게 돌려 물은 선오와 달리, 은혜는 대놓고 물었다. 그에 선오가 기침을 하며 은혜에게 눈짓을 보냈다. 은혜는 선오가 자신을 질책하는 것을 알아들었으면서 태연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을 건네주었다.
“…요즘 윤 내관과 의견충돌이 있었습니다.”
연진은 답답한 속이라도 풀고 싶어서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아, 차이신 겁니까?”
“쿨럭!”
이번엔 연진이 사레가 들려 크게 기침을 했다. 그에 선오가 은혜의 허벅지를 꼬집으며 그녀를 질책했다.
“현비!”
“마마, 죄송합니다. 폐하, 송구합니다. 천천히 드십시오.”
은혜는 자신이 너무 직설적이었다는 사과와 함께 연진에게도 물을 건네주었다. 연진은 그것을 받고 또 한숨을 내쉬었다.
“…어, 어찌 알았소?”
“사랑과 기침은 숨기지 못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폐하께서는 저희와 함께 있어도 늘 윤 내관의 이야기를 즐겁게 하시니, 눈치 없고 둔한 소녀도 이미 눈치를 채고 있었사옵니다. 지금도 몸은 이곳에 계시지만, 마음은 윤 내관에게 가 있으시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연진은 쓸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폐하, 괜찮으십니까?”
선오가 상심한 연진을 위로하며 그의 커다란 손을 가만히 잡았다. 그러자 은혜의 눈이 곱게 포개진 두 손에 가만히 머물렀다. 다소 곱지 못한 눈길이 계속 두 사람의 포개진 손에 머물자 선오는 살그머니 손을 떼고는 연진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폐하, 남색은 흠이 아니니 상심하지 마십시오. 윤 내관은 폐하의 첫정이니, 윤 내관도 곧 폐하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겠습니까.”
“이미 첫정이라고 말을 하였습니다. 그래도 싫다 하니….”
“이런, 안쓰러우셔라. 돈과 권력을 좋아하는 윤 내관이 폐하를 싫다고 하다니, 의외인데요?”
돈과 권력을 전부 손에 넣을 수 있는 자리를 마다하다니! 운서답지 않은 결정이었다. 아니면 진심이거나. 은혜는 첫정에게 차인 연진을 안쓰럽게 쳐다봤다.
“폐하, 저희가 도울 일이 있으면 성심껏 돕겠습니다.”
선오는 은혜와 다르게 연진을 다시 다독여주었다.
“덕비, 현비, 고맙습니다. 참, 그 일보다 덕비에게 할 말이 있습니다만.”
“무엇입니까, 폐하?”
연진은 덕비와 현비를 향해 가까이 다가갔다. 덕비와 현비도 연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오늘 태감이 전에 운서를 고발한 이를 색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궁인이…, 홍안궁에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홍안궁의 궁인이라고요?”
은혜가 놀라서 목소리를 높였다. 연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예, 덕비의 여관인 무하라고 했습니다.”
“이런….”
무하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덕비는 기다렸다는 듯이 연진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폐하, 송구하옵니다. 소녀가 아랫사람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으니,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겠습니다.”
“덕비, 아닙니다. 그대의 책임이 아니오.”
연진은 선오의 고운 손을 잡고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죄 없는 아내에게 어찌 벌을 내리겠습니까. 덕비, 그 궁인의 처분을 그대에게 맡기고 싶습니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연진은 다른 궁인도 아니고 후궁의 여관이 잘못을 저질렀으니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다. 궁인들끼리의 다툼으로 후궁에게 벌을 내리는 건 황제의 체면이 손상되는 일이기도 했고, 가뜩 머리 아픈 일이 많아 자잘한 일로 황궁을 시끄럽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폐하의 너그러우신 처분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괜찮습니다. 덕비, 쓸쓸한 밤이니 술이나 더 마십시다.”
연진은 다른 말은 일절 하지 않고 선오의 잔에 술을 따라주었다. 덕비는 공손히 술을 받고는 문 쪽을 힐금 돌아봤다.
자신을 따라온 여관들도 무하가 죄를 지었다는 것을 전부 들었을 것이다. 지금쯤 무하도 연진의 말을 전해 듣고 떨고 있을 터였다. 덕비는 남모르게 살짝 미소 짓고는 술잔을 비웠다.
선오가 술잔을 내려놓을 무렵이었다. 기분이 좋아진 선오는 은혜에게 비파 연주를 해달라고 청하려 했다. 그런데 그때 유덕이 고하지도 않고 급하게 들어왔다.
숨을 헐떡거리는 그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다.
“태감, 이 밤에 급한 일이라도 생긴 것인가?”
“폐하, 그게… 급한 일은 아니온데, 또 어찌 보면 급한 일이고….”
“도대체 무슨 일인가? 횡설수설하지 말고 어서 고하게나.”
“예. 폐하, 정말 송구하옵니다. 실은…, 윤 내관이 보이지 않습니다.”
연진이 서전궁으로 오기 전, 태감에게 운서를 태선각에 데려다 놓으라고 명했었다. 유덕은 운서가 영현궁의 내관들과 연회장을 정리하는 걸 알고 있었다. 그 탓에 그도 할 일이 많아서 운서를 천천히 데리러 갔던 것이 화근이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 영현궁은 찾아봤는가?”
“예, 영현궁의 정원까지 전부 뒤졌지만, 윤 내관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사이 현궁으로 돌아왔는지도 살펴봤으나 역시 없었습니다. 분명히 영현궁의 궁인들과 어울리고 있었는데….”
“영현궁의 궁인들은 운서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더냐?”
“윤 내관이 바람을 쐬겠다며 혼자서 정원으로 나갔다고 했습니다. 지금 현궁의 내관들이 모두 윤 내관을 찾으러 나섰고요.”
유덕은 연신 식은땀을 흘렸다. 병부의 병사들과 또 으슥한 곳에서 재미를 보고 있을 것 같아 공 내관에게 병부까지 뒤지라고 했다. 그런데 오늘은 병사 중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자도 없다고 하는 것이다.
“태감은 당장 모든 금의위를 풀어 황궁의 모든 전각을 샅샅이 뒤지라 하라!”
연진이 황궁을 이 잡듯이 뒤져서 운서를 찾으라고 명했다.
“예, 폐하.”
유덕이 허리를 굽히고 나가려고 할 때였다. 연진의 머릿속에 불현듯이 이복동생들이 떠올랐다. 넓고 넓은 황궁이지만 운서가 갈만한 곳은 영현궁과 현궁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곳에 운서가 없다면 다른 누군가가 데려갔을 수도 있는 것이다.
“태감, 정윤과 정진이 어느 궁에 머물고 있지?”
“화윤궁입니다.”
화윤궁은 영현궁과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은 물론, 정원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당장 그곳으로 가자. 태감은 금의위들과 함께 짐의 뒤를 따르라.”
“예!”
연진은 현비와 덕비에게 양해를 구하고 서전궁에서 나왔다. 그가 금의위를 이끌고 화윤궁으로 향할 무렵, 운서는 여전히 정윤, 정진과 얽혀 있었다.
***
운서는 정윤과 정진의 커다란 육봉을 받고 있었다. 정액과 분비액과 술로 뒤범벅된 운서의 구멍 안에서 대물들이 서로 부딪히며 더 깊게 들어가려고 안달이었다.
젖은 운서의 엉덩이를 꽉 잡은 두 사람은 헉헉 숨을 쉬며 허리만 흔들고 있었다.
“앗, 앗, 아파! 제발, 아윽, 거기만! 아읏! 찌르지 마… 요. 아읏, 힛, 너무 깊어…. 읏, 아파, 흐앙, 좀 더… 제발!”
친왕들이 번갈아 전립선만을 집중적으로 괴롭히는 바람에 운서는 울면서 아프다고, 싫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두와 양물을 바짝 세우고 흉흉한 육봉들을 음탕하게 조였다. 발씬거리는 음탕한 밑구멍에 홀린 정윤과 정진은 걸신들린 것처럼 성기를 휘둘렀다.
운서의 속살을 찌르고, 긁고, 비비며 난리였다. 탁탁탁, 질퍽거리는 소리가 나고 운서의 비부에 둘의 굵은 고환이 철썩철썩 달라붙었다가 떨어졌다.
“앗, 아윽, 아파, 앗, 제발! 항, 좋아, 아으읏! 앗, 제발….”
크게 들썩거리며 흔들리는 운서는 아파하면서도 쾌감에 몸부림쳤다. 타액을 흘리며 쾌감과 아픔에 부들거리는 운서의 몸이 건장한 친왕들 사이에서 점점 빠르게 흔들렸다.
“앗, 굉장해…. 읏, 좋아!”
“아으윽!”
연신 몸을 부딪치는 셋의 입에서 애절한 신음이 연신 터졌다. 그것과 동시에 셋은 함께 절정에 올랐다. 신음을 내지르던 정윤과 정진 그리고 운서는 정액을 싸면서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으읏….”
정윤과 정진의 씨물을 속살로 가득 받은 운서는 신음을 흘렸다. 한껏 절정의 쾌감을 맛본 운서의 작은 몸이 두 사람 사이에서 힘없이 늘어졌다. 두 개의 대물에 시달려서 온몸에 힘이 빠진 상태였다. 운서는 이대로 쓰러질 것 같았다.
하지만 친왕들은 운서를 놓아주지 않았다. 정진이 재빠르게 운서의 여린 몸을 달랑 들어서 엎드리게 하고는 제 성기를 콱 박았다.
“흐앗! 아흑, 힘들어….”
“읏, 흐물흐물하게 늘어났을 줄 알았는데, 어떻게 된 보지가 두 개를 받았으면서 더 꽉 조여….”
정진은 부들거리며 제 성기를 조이는 운서의 탱글탱글한 밑구멍에 감탄했다. 그러고는 정신없이 허리를 쳐올리기 시작했다.
“핫, 앗, 흐앙, 앗, 앗, 깊어! 싫어, 항, 좋아….”
정진에게 허리가 잡혀 흔들리던 운서는 아까보다 깊게 안을 찌르는 뜨거운 성기에 빠르게 헐떡거렸다.
정윤은 끊임없이 신음하며 타액을 질질 흘리는 운서의 입에 제 육봉을 대주었다. 운서는 정윤의 성기를 보자마자 그것을 삼키고 음란하게 빨기 시작했다.
힘들다고 부들거리면서도 성기를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입에 문 것이다. 운서는 그 상태로 정윤과 정진의 남근을 음탕하게 빨았다. 아래위로 쪽쪽 소리가 날 정도로 두 사내를 극상의 쾌락으로 몰아넣는 것이다.
“아아, 운서야, 제발!”
“아읏, 미치겠…!”
이런 몸은 처음이라면서 허리를 흔드는 정윤과 정진의 눈 속에 불꽃이 번쩍번쩍 터졌다. 세 사람 모두 쾌락의 늪에 빠져서 어쩔 줄 모르고 몸만 비벼댔다. 이대로 하늘에 오를 것만 같았다.
세 사람은 쾌감에 몸부림치느라, 얇은 장지문 밖에서 야차의 형상을 한 황제가 맹렬한 울분을 삼키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그림자에서조차 불길이 타오르는 것만 같았다.
운서와 정윤, 그리고 정진이 막 절정에 도달하기 직전이었다.
갑자기 장지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리더니 흉흉한 살기를 내뿜는 연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혀, 형님?!”
“으악! 폐하?!”
정윤과 정진은 운서의 입과 비부에 각각 성기를 꽂아 넣고 있는 상태였다. 운서는 그들 사이에서 음액으로 젖은 몸을 바르락거리다가 연진이 온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
“……!”
연진을 본 운서의 동그란 눈이 더 동그랗게 뜨였다. 술이 홀딱 깨는 느낌이었다. 운서는 연진의 눈에 어린 살기를 보고 덜덜 떨었다.
“…네놈들이 죽고 싶어서 환장한 모양이구나.”
음산한 목소리로 죽고 싶냐고 중얼거린 연진은 자신을 따라온 금의위에게 손을 내밀었다. 금의위가 그에게 칼을 건네주었다. 연진은 망설임 없이 칼을 휘둘렀다.
“혀, 형님, 제발!”
“으아악!”
그제야 정신을 차린 정윤과 정진은 칼을 피하며 운서에게서 몸을 뗐다. 두 사람의 성기를 물고 있던 운서의 여린 몸이 힘없이 풀썩 쓰러지면서, 동시에 그의 입과 엉덩이에서 둘의 정액이 질펀하게 흘러나왔다.
그것을 본 연진의 눈이 더욱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연진은 망설임 없이 친왕들을 향해 칼을 마구 휘둘렀다.
***
“마마, 태후마마! 큰일, 큰일이 났사옵니다!”
고 내관은 영현궁이 들썩거릴 정도로 떠들썩하게 태후를 불렀다. 한창 단잠에 빠져 있던 태후는 복도 끝에서부터 난리를 치며 달려오는 고 내관의 목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마마! 큰일 났사옵니다!”
“고 내관,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 한밤에 호들갑을 떠느냐? 전쟁이라도 났더냐?”
한껏 인상을 쓴 태후가 일어나서 침상에 있는 줄을 잡아당겼다. 호출을 들은 여관들이 태후의 방으로 와서 그녀를 부축했다. 태후는 실내에서 입는 긴 겉옷을 입고 의자에 앉고서야 고 내관에게 무슨 일인지를 물었다.
“무슨 일인지 숨 좀 돌리고 천천히 말해라. 자네는 관절도 안 좋다면서 매번 뛰는구나.”
“마마, 폐하께서 정친왕과 예소왕께 칼을 휘두르시어….”
“뭐라고?! 정윤과 정진이에게 칼을 휘두르셨다는 말이더냐? 칼을 휘두르다니, 황상이 왜?”
태후는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방금까지 고 내관에게 천천히 말하라고 했던 것과 다르게 어서 말을 하라고 다그쳤다.
“고 내관, 무슨 일 때문인지 빨리 말해봐라!”
“…그, 그게 윤 내관 때문입니다.”
황궁이 발칵 뒤집힐 것 같아 식은땀을 뻘뻘 흘리는 고 내관은 안절부절못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운서 때문이라니?”
“예, 태후마마. 실은 서전궁에서 후궁마마님들과 함께 계시던 폐하께서 태감에게 윤 내관을 태선각에 데려다 놓으라는 명을 내리셨었습니다. 그런데 영현궁에 있어야 할 윤 내관이 보이지 않자 폐하께서 직접 찾아 나서셨다가….”
“아니….”
태후는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었으나, 너무 기가 막혀서 입 밖으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황제가 내관을 직접 찾으러 가는 게 말이 되던가. 게다가 운서는 아주 어릴 때부터 황궁에서 자란 아이라 길을 잃을 염려도 없는데, 왜 직접 찾아 나서냔 말이다. 태후는 답답한 마음에 가슴만 쳤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
“하필 그 전에 정친왕과 예소왕께서 윤 내관을 화윤궁으로 데려가시어 그곳에서….”
“그곳에서…?”
고 내관은 한숨과 함께 말을 이었다.
“화윤궁에서 윤 내관을 건드리셔서. 게다가 폐하께서 친왕들이 계신 화윤궁으로 가자고 하시는 바람에…, 또 그 모습을 보시고 진노하시어 이 사달이 난 것이옵니다.”
고 내관은 친왕들과 운서가 발가벗은 채로 뒤엉켜 있었다는 말은 너무 남세스러워서 차마 태후에게 고하지 못했다. 하지만 태후는 친왕들이 운서를 건드렸다는 말을 듣자마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대충 알아차렸다.
“…….”
고 내관의 말을 알아들은 태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태후도 예전부터 운서의 밤놀이에 대해서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었다. 그녀가 운서의 밤놀이를 제재하지 않은 이유는 내관이 병사들과 몸을 섞는 것이 대수로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여관을 건드려 아이를 가진 게 아니라면 사내들끼리의 밤놀이 정도는 얼마든지 가벼이 넘길 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 상대가 황족이나 황제가 되면 적당히 넘어갈 수 없었다.
“고 내관. 폐하께서 운서를 찾으러 가자고 했을 때, 정윤과 정진이가 있는 화윤궁으로 바로 가자고 했었느냐?”
“…송구하오나,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 지금 친왕들과 운서는 어떻게 되었느냐?”
“예, 정친왕과 예소왕은 옥사에 가두라는 명이 계셨고, 윤 내관은…, 냉궁에 가두라고 하셨습니다.”
고 내관은 태후의 눈치를 보며 조심조심 말을 했다.
“냉궁이라고? 고 내관, 지금 폐하께서 운서를 냉궁에 가두라고 하셨다 했나?”
“예, 그러하옵니다.”
“…아니, 운서가 황족이나 후궁도 아닌데 냉궁에 가두라니?”
냉궁은 황족이나 황비 또는 후궁이 죄를 지었을 때 처벌을 내리기 전에 그들을 가두는 곳이었다.
그러나 황궁에 ‘냉궁’이란 곳은 없었다. 즉, 냉궁은 실체가 없는 곳으로 황제가 지정한 곳이 바로 냉궁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냉궁에 가두라는 건 처소에 가두라는 말과 같았다.
“그래서 운서는 태선각으로 끌려간 것인가?”
“아닙니다. 그게….”
“그게 뭐?! 고 내관, 물음에 빨리 대답해라. 내가 지금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니까!”
“그게…, 송구하옵게도 옥궁이옵니다.”
“뭐라? 옥궁이라고?! 아니, 옥궁이라니!”
태후는 뭐라고 해야 좋을지 모를 표정을 지었다. 옥궁은 평범한 궁이 아니었다. 그곳은 바로 황후의 궁이었다.
“고 내관, 가서 태감을 데려와라. 내가 태감에게 직접 자초지종을 듣겠다.”
“예, 태후마마.”
허리를 깊이 숙인 고 내관은 또 허둥지둥 달려갔다.
***
옥궁은 황후를 위해 지어진 궁이었다. 붉은 기와를 얹은 화려한 궁전에는 아직 주인이 없었다. 오로지 황제의 정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궁전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연진은 황후가 있어야 할 궁에 운서를 가둔 것이다.
“이 음탕한 놈!”
옥궁의 커다란 욕탕에서 연진의 고함이 쩌렁쩌렁하게 퍼졌다. 그는 운서를 커다란 욕탕에 던져 놓고는 엉덩이를 들게 해서 음탕한 밑구멍에 손가락을 꽂았다. 정윤과 정진의 정액에 젖은 곳을 직접 씻기는 것이다.
운서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내의 음수를 받았다는 것에 너무 화가 난 연진은 지금 제정신이 아니었다. 운서의 질척한 속살을 거칠게 헤집던 연진이 물과 정액에 젖어 있는 운서의 알궁둥이를 커다란 손바닥으로 힘껏 때렸다.
짜악!
“아악!”
운서가 아픔에 비명을 질렀지만, 연진은 멈추지 않고 다시 그의 엉덩이를 퍽퍽 때렸다. 그리고 다시 그의 밑구멍을 손가락을 헤집었다. 물과 함께 들어온 연진의 굵은 손가락이 속살을 헤집으며 안을 찌르자 운서가 용서를 빌며 눈물을 떨궜다.
“하윽, 악, 잘못했습니다. 흐앙, 요, 용서해주세요….”
“용서라고? 이 간악한 놈! 남색을 좋아하지 않는다더니, 나와는 억지로 교접했다고 하지 않았더냐?!”
용서해달라는 말에 연진은 더욱 화를 냈다. 그는 엄하고 무서운 표정으로 운서의 작은 엉덩이를 힘껏 때렸다. 단단한 손바닥으로 작은 엉덩이를 한꺼번에 철썩철썩 때렸다.
퍽퍽.
“아윽, 악!”
운서는 매를 맞는 고통에 비명을 내질렀다. 그래도 연진은 쉽게 용서하지 않고 뽀얀 엉덩이를 힘껏 때렸다. 여린 몸이 크게 흔들리더니 운서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절로 쏟아졌다.
“흐앙, 악, 아윽, 폐하….”
“뭘 잘했다고 우는 거야!”
연진은 호통치면서 운서의 엉덩이에 계속 매질을 했다. 철썩철썩, 퍽퍽, 연달아 때리자 물과 함께 말랑한 살이 출렁거리면서 뽀얀 살이 붉게 달아올랐다.
“으악, 악!”
“이 음탕한 놈! 한 번에 두 놈의 성기를 받으며 좋아하는 놈이, 뭐? 남색을 싫어한다고 했겠다?!”
“용서해주십시오. 흐아앙! 폐하, 용서해주세요.”
욕탕의 난간을 잡고 몸을 버티면서 운서는 연신 비명을 내질렀다. 연진은 질투와 분노로 눈앞이 까매졌다. 활활 타오르는 울분 때문에 연진은 운서의 엉덩이가 새빨갛게 달아오르도록 후려쳤다.
퍽퍽!
“흐아앙, 아악! 용서하세요. 흐아앙.”
운서는 덜덜 떨며 용서를 빌었지만, 돌아오는 건 연진의 단단한 손바닥이었다. 철썩하며 다시 세게 얻어맞았다.
“아욱!”
운서는 눈물과 함께 비명을 질렀다. 비명이 끝나기 전에 연진의 손바닥이 다시 그의 엉덩이를 매질했다.
철썩철썩, 차진 소리와 함께 운서는 엉덩이에 불이 날 것처럼 매를 맞았다.
“흐앙, 흐아앙, 자, 잘못했… 했습니다. 흐어엉.”
용서를 비는 와중에도 운서는 그래도 제 구멍에 친왕들의 성기를 한꺼번에 받았을 때 들키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윽고, 운서의 몸에 정액을 전부 뺀 연진은 작은 몸을 들고 침소로 향했다. 연진은 운서를 커다란 침상에 던져 넣었다. 눈물로 두 뺨을 축축하게 적신 운서는 발가벗은 몸을 가릴 생각도 못 하고 바들바들 떨기만 했다.
그의 엉덩이는 세찬 매질에 벌써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침상으로 올라온 연진은 운서를 엎드리게 하고는 다시 음탕한 궁둥이를 철썩철썩 때렸다. 마른 엉덩이를 후려치자 철썩거리는 소리가 더욱 찰지게 들렸다.
“어서 변명이라도 해봐라!”
화를 주체하지 못해 씩씩거리던 연진은 시뻘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소리쳤다.
“흑, 흐아앙. 폐하…, 소인이 잘못했사옵니다. 실은… 흑, 흐윽, 소인이…. 남색을 싫어하는 것이 아닙니다.”
“뭐라?!”
운서는 눈물을 뚝뚝 떨구면서 남색을 싫어하지 않는다고 실토했다. 매를 맞은 엉덩이가 너무 후끈거리고 아픈 데다 다른 사내들과 교접하는 모습을 들킨 터라 민망해서 눈물만 쏟아졌다.
“…소인은 남색을 좋아하옵니다. 그런데 폐하와의 잠자리가 아니라…, 흐윽, 다른 사내들과의 교접이 더 좋습니다.”
“뭐, 뭐라고?!”
“폐하, 생각해보십시오. 소인은 폐하를 자식처럼 키웠습니다. 그런데 허릿짓도 서툰 막냇동생 같은 아이와 발가벗고 뒹구는 게 좋겠냔 말이죠.”
심지어 연진은 운서의 막내 여동생과 동갑이었다.
연진이 무서워서 바들거리면서도 운서는 할 말을 가리지 않았다. 여기서 물러서면 조만간 자신의 목은 잘리게 될 것이다. 연진은 자신을 죽이지 못하겠지만, 태후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것이다.
연진을 사랑하지만, 목이 잘리고 싶지 않아 운서는 거짓말을 이었다.
“폐하와는 달리 정친왕과 예소왕은 아주 능수능란하여 즐거웠….”
“시끄럽다!”
연진은 자존심이 상해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부들거렸다. 허릿짓이 서툴다니? 자신이 잠자리에 서툰 건 알고 있었다. 운서가 처음이었으니까. 그래도 운서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데 운서가 자신과 다른 놈들을 비교하며 자신을 비웃고 있는 게 아닌가. 분하고 서러운 마음에 연진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거, 거짓말이겠지? 네놈이,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러느냐? 운서야….”
“…폐하, 거짓말이 절대 아닙니다.”
“아니야!”
눈물을 떨구는 연진이 다시 소리쳤다. 노발대발하는 연진과 달리 이미 눈물을 닦은 운서는 고개를 빳빳이 들었다. 그는 냉정하게 연진의 눈물을 모른 척했다.
“소인이 폐하를 정성으로 모셔서 정이 두텁긴 하나 사내로 보는 게 아니었사옵니다. 소인은 그저 폐하께서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시면 일찍 출궁하여 연애도 마음껏 하고 싶었습니다.”
“…….”
연진은 또 상처를 받았다. 운서는 저를 걸림돌이라고 치부하고 있었다.
“…그런데 폐하께서는 후궁전에 간다는 약속을 매번 지키지 않으셨지요.”
“나는…, 나는 너를 사랑해서 다른 사람은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이 마음이 너에게 죄가 될 줄 몰랐구나.”
“소인을 사랑하셨으면 적어도 후계자는 만드셨어야죠. 소인이 계속 당부드리지 않았습니까.”
연진에게 후계자만 있었다면 자신의 엉덩이도 연진의 성기도 서로 즐거웠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운서는 계속 연진의 속이 뒤집힐 말만 늘어놓았다.
“…너는 정말 냉정하기만 하구나.”
연진의 눈에서 쉴 새 없이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의 눈물과 함께 운서의 심장도 찢어지고 있었다. 운서는 연진이 밉거나 싫어서 냉정하게 말한 게 아니었다.
운서는 당장 연진에게 매달려 자신의 말은 모두 거짓이라고 폐하만을 마음에 품고 있다고 고하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서 휘둘리는 순간, 황실의 대가 끊기게 될 것이다. 물론, 자신의 목숨과 집안도 끝장이었다.
“폐하, 황제에게는 황손을 낳을 의무가 있습니다. 그것이 사랑보다 더 중한 일이옵니다.”
운서는 다시 약해지려는 마음을 다잡고 눈물도 꾹 참으며 말을 이었다.
“네놈은 이형백호와도 그렇고 그런 사이였었지? 정인이 있으면서도 나와 교접했고, 나와 잠자리를 하면서도 정윤과 정진이까지 끌어들인 놈이니, 사랑을 어찌 알겠느냐?”
“…….”
사랑을 모른다는 말에 운서는 고개를 떨궜다. 이번에는 운서가 연진에게 상처를 입었다. 누구보다 연진에게 정이 두텁고, 누구보다 그를 사랑하는데 그 마음을 몰라주고 또 내색할 수도 없으니 참 서러웠다.
운서는 이대로 황궁에서 쫓겨날 각오를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자신은 몇 번이나 연진을 거절하고 상처를 주었었다. 게다가 정윤과 정진 형제와 음란하게 얽힌 모습을 보였으니, 더는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연진은 운서의 예상과는 정반대의 말을 했다.
“황실을 위하는 네놈의 마음은 진실해 보이니, 좋다! 황실을 위하여 네놈의 몸으로 직접 후계자를 생산하여라. 네가 아이를 낳으면 황후로 삼아주마!”
“…예?!”
운서는 진심으로 깜짝 놀라서 연진을 쳐다봤다.
‘황후라니?! 황후라니….’
방금 연진이 아이만 낳으면 황후로 삼겠다고 했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는 운서는 커다란 눈을 더욱 크게 뜨고 연진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황궁에서 쫓겨날 것을 각오했던 운서의 젖은 눈이 간절한 욕망으로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워낙 많이 운 터라 그의 커다란 눈은 곧 눈물을 떨굴 것처럼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그 탓에 연진은 운서의 눈동자에 도는 불꽃 같은 욕망을 읽지 못했다. 그저 자신이 싫어서 우는 거라고 생각하고 질투만 불태웠다.
“네놈이 아무리 싫다고 해도 너는 내 것이다. 황후가 되어 매일 짐의 성기를 받고 아이까지 낳게 해주마.”
분노에 치 떠는 연진과는 달리 운서는 없는 꼬리라도 흔들고 싶은 마음이었다. 자신을 황후로 삼겠다는 게 정말이냐고 물으려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때 연진이 운서를 그대로 두고 침소의 문을 벌컥 열었다.
“태감은 어디에 있느냐?”
연진이 태감을 큰 소리로 부르자 공 내관이 부리나케 달려왔다.
“폐하, 태감은 급한 일이 있다고 잠시 자리를 비웠습니다. 소인에게 명하십시오.”
“공 내관, 짐의 집무실로 가면 일전에 저잣거리에서 잡혀 온 도사에게 압수한 물건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서둘러 가져오너라!”
“예, 폐하!”
연진이 공 내관에게 사내도 임신을 할 수 있는 약을 가져오라고 명령하는 동안 커다란 침상에서 부들거리던 운서는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내가 황후라니! 너무 좋아! 내관인 내가 폐하의 정실이 되는 거잖아. 홧김에 말씀하신 건가? 아니면 원래 계획하시던 건가?’
애초에 연진이 저를 임신시키고 싶다는 말만 하지 말고 황후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까지 했다면 자진해서 엉덩이를 깠을 것이다. 정말로 임신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약이 효과가 있든 없든, 해보는 게 중요하지 않겠나!
그 도사가 진짜 봉래산에서 도를 닦은 건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게다가 황후라면! 돈과 권력에 사랑까지 한꺼번에 굴러오는 자리가 아닌가. 연진이 굳이 황후의 자리를 주겠다는데, 운서는 마다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까지 자신은 연진이 제 몸만 건드릴 생각인 줄 알았는데, 황후로 만들어주겠다니! 운서는 기뻐서 눈물이 줄줄 나올 것 같았다.
‘역시 우리 폐하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시는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엉덩이를 살랑거리지 않고 얌전하게 있을 것을. 폐하께서는 다 계획이 있으신데, 어리석게도 내 복을 내가 찰 뻔했네.’
운서는 연진에게 몹쓸 장면을 보인 게 후회되었다. 병부의 사내들, 또 찬이나 명석과 통정한 것은 대충 숨길 수 있었지만, 정윤, 정진과의 일은 딱 걸렸으니 앞으로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것도 둘 사이에 딱 껴서 위와 아래로 대물을 받으며 좋아하지 않았던가.
‘이게 다 그 친왕들 때문이지. 괜히 술을 마시자고 꾀어서…, 잠깐! 나를 둘러메고 화윤궁으로 데려간 것도 친왕들이었잖아! 그래, 모든 건 다 그분들 때문이었어!’
운서는 자기가 먼저 싫다는 친왕들을 도발한 것은 바로 잊었다. 그는 친왕들이 자신을 억지로 화윤궁으로 데려가 술을 먹였다고 사실과 기억을 왜곡하고 있었다.
‘그들이 내 엉덩이를 마구 범했고, 싫다고 했는데 첩으로 삼겠다고 했었잖아.’
그사이, 연진이 침상으로 다시 다가가며 야들야들한 양을 눈앞에 둔 늑대처럼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연진의 화를 어떻게 풀어줄지 머리를 굴리던 운서는 평소와 다른 연진의 모습에 흥분했다. 그의 허벅지와 속살이 절로 조여지고 양물이며 유두까지 바짝 서는 것 같았다.
‘우리 폐하께선 거친 매력도 있으시구나. 스산한 걸음걸이 하며 성난 곰 같은 눈빛에 아랫도리가 다 벌떡 설 것 같네.’
침상에 웅크려 있던 운서가 벗은 엉덩이와 다리를 달달 떨면서 연진을 기다렸다. 연진이 이대로 제 엉덩이를 완전히 아작낼 것 같았다.
‘아무래도 좋아. 황후만 될 수 있다면. 폐하의 정실이라니, 아이고 좋아라! 이제 폐하는 완전히 내 차지가 되는 거잖아. 앞으로 절대 후궁전에는 가지 못하게 해야지.’
운서는 자신의 앙큼한 마음을 숨기고 연진이 무서운 듯 바들거렸다. 일부러 도발하듯 벗은 엉덩이를 연진의 눈에서 감추며 비단 이불 안으로 살짝 들어갔다. 일부러 크게 훌쩍거리고 바들바들 떨면서.
그러자 불이 뿜어져 나오듯 연진의 두 눈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네 이놈!”
연진이 운서의 가는 발목을 잡았다. 커다란 손이 발목을 부술 듯 난폭하게 잡아도 운서는 그저 좋았다. 다만 좋은 티를 내지 못할 뿐이었다.
“폐, 폐하….”
연진은 거친 손길로 운서의 하반신을 침상에서 끌어 내렸다. 운서의 상체는 비단 이불 위에 두고 하반신은 침상 아래에서 연진의 손에 잡혀 대롱거리는 상태가 되었다.
매를 맞은 운서의 엉덩이는 아주 붉게 퉁퉁 부어 있었다. 뽀얀 살이 붉어진 것만으로 더 유혹적이고 색정적으로 보였다. 연진은 이 엉덩이가 정윤과 정진의 성기를 삼켰다는 것만으로 질투 때문에 눈이 돌 것 같았다.
무엇보다 운서가 자신의 허릿짓에 만족하지 못했다고 해서 자존심이 상했다.
연진은 운서의 엉덩이를 다시 세게 때렸다.
“아악! 아, 아픕니다. 히잉!”
매를 맞을 때마다 크게 흔들리며 운서는 아프다고 눈물을 떨궜다. 그러면서도 연진의 눈앞에서 그를 도발하듯 작은 엉덩이를 실룩거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 유혹에 눈이 돌아간 연진이 운서의 요망하고 색스러운 엉덩이를 철썩철썩 세차게 후려쳤다.
“흐앙, 앙, 아파, 흐앙!”
“오늘 네놈의 입에서 짐의 허릿짓이 서툴다, 싫다는 말이 나오지 못하도록 해주마. 물론, 임신하는 약과 씨물도 잔뜩 먹여주고.”
“폐하, 제발….”
운서는 애절하게 훌쩍거리며 제발 안 된다고 애원했다. 그러나 운서가 거부하면 거부할수록 분노와 욕정이 활활 타오르는 연진은 작은 엉덩이에 흉흉한 대물을 가져다 댔다. 그의 성기는 어느 때보다 강하고 단단하게 서서 운서의 속살을 범하고 싶어 안달하고 있었다.
“네놈이 두 번 다시 다른 놈들과 그런 짓을 하지 못하도록 오늘은 밤새 네놈의 밑구멍을 요절내주마!”
운서의 작은 엉덩이를 양손으로 힘껏 쥔 연진은 축축하게 젖은 비부를 노려봤다. 연진의 커다란 손이 말랑한 엉덩이를 갈랐다.
운서의 밑구멍은 짙은 분홍색으로 퉁퉁 부어 있었다. 조금 전까지 운서의 이 은밀한 구멍이 정윤과 정진의 성기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다시금 울화가 치밀었다.
연진은 다시 운서의 엉덩이를 철썩철썩 때렸다.
“흐앙, 흐아앙, 자, 잘못했습니다. 아파요, 아윽, 흐앙.”
“이 음란한 것, 간악한 것, 요망한 놈! 그놈들의 더러운 물건을 잔뜩 먹은 네놈의 구멍을 요절내주마!”
연진은 울퉁불퉁하게 치솟은 육봉을 운서의 구멍에 가져다 댔다. 흉흉하게 열을 내는 남근은 평소보다 더욱 크게 발기하고 있었다. 뒤이어 연진의 흉기 같은 성기가 그대로 힘차게 박혔다.
“아아앗! 악! 아파, 항, 아파요!”
비단 이불을 꼭 쥔 운서는 앙앙 울었다. 연진의 커다란 양물이 좁디좁은 안을 난폭하고 거칠게 가르며 뿌리까지 단번에 박혔다. 깊은 곳을 퍽 때리자 내벽이 긁히듯이 문질러졌다.
“아욱! 아앗!”
단번에 내장까지 얻어맞는 것 같았다. 운서는 눈물을 뚝뚝 떨구고 부들거리며 연진의 대물을 받았다. 평소보다 훨씬 거친 삽입에 안쪽이 빠듯하게 아팠지만 그래도 좋았다.
운서는 정윤과 정진과 몸을 섞은 것이 민망해서 좋은 척도 하지 못하고 훌쩍이는 소리만 냈다.
작은 엉덩이를 단단히 잡은 연진이 구멍을 다시 한껏 벌리고는 여린 속살에 대물을 콱콱 박고 흔들었다. 울퉁불퉁한 육봉이 포악하게 흔들리다가 길게 빠지고, 곧바로 체중을 실어서 힘껏 쑤시며 들어왔다.
이번에는 배 속이 뚫릴 정도였다.
“읏, 아흑! 아파, 너무 커….”
운서는 내벽을 긁고 안을 힘껏 때리는 성기에 못 견디고 앙앙 울었다.
“…읏, 좋아.”
반면 연진은 쾌감에 헐떡거렸다. 정윤, 정진과의 성교 때문에 부드럽게 녹아 있는 쫄깃한 밑구멍이 그의 성기를 잔뜩 조였다. 연진은 화가 났지만 육봉이 녹을 것 같은 쾌감에 운서의 엉덩이를 잡고 그의 속살을 짓이기는 것에 열중했다.
퍽퍽.
허리를 연신 거칠게 움직였다. 울퉁불퉁하고 커다란 성기가 분비액을 흘리며 길게 빠져나왔다. 운서의 붉은 속살도 함께 딸려 나와 연진의 눈 아래서 음란하게 번들거렸다.
“힛, 힛, 뿌리까지 다 들어왔어…, 아응.”
연진은 입술을 꽉 물고 벌을 주듯 난폭하게 성기를 삽입했다. 퍽퍽, 음란한 소리와 함께 육봉이 꽂힐 때마다 운서의 아랫배가 불룩할 정도였다.
“아욱, 악! 흐앙, 거칠어, 아, 아픕니다. 흐아앙.”
“아직 멀었으니 벌써 울지 말아라.”
속살이 아프다며 앙앙 우는 울음소리를 즐기며 연진은 자신의 커다란 거근으로 여린 곳을 사정없이 쑤셨다. 성기를 힘껏 박아서 안쪽을 마구 때리고, 속살에 귀두를 거칠게 비볐다. 구멍 속을 쑤실 때마다 덜컹덜컹 흔들리는 운서가 새된 비명을 내질렀다.
“흐아앙, 폐하… 구, 구멍 속이 전부 비벼져…. 학, 하읏, 용, 용서해주세요. 흐앙!”
“용서를 받고 싶으면 짐의 아들을 낳아라! 후계자를 낳으면 그때 용서하겠다.”
“아앗…, 후계자라니? 천한 소인이 어찌….”
눈물을 뚝뚝 흘리던 운서는 연진을 돌아보며 자신이 어떻게 천자의 후계자를 낳을 수 있냐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속마음은 전혀 달랐다. 운서는 연진이 원한다면 몇 명이든 낳겠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면 자신이 너무 권력과 돈을 밝히는 것 같아 본심을 밝히지는 못했다. 눈물에 젖은 눈으로 연진을 돌아보며 운서는 제발 그 말은 거두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젖은 속살로 연진의 굵은 성기를 질깃질짓 물었다.
“하앙, 아파…! 폐하, 너무 거칠어, 흐앙, 악, 아흑, 너무 난폭… 합니다. 이대로 더 범하시면…, 소인의 소, 속살이 찢어집니다.”
운서는 아프다고 울면서도 배 속까지 푹푹 박히는 흉흉한 성기를 뜨거운 점막으로 깊게 품었다. 안쪽이 바르르 떨리며 뜨겁게 품은 남근을 조여주자 그것이 더 불끈불끈 열을 냈다.
“흐윽, 폐하의 남근이 전보다 너무 크고, 뜨거워서…, 아윽, 더 아픕니다. 하앙.”
“으읏!”
그때, 운서와 눈이 마주치자 연진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분노로 아닌 정욕 때문이었다. 운서는 그를 더 부추기고자 이불을 힘껏 잡고서 힘들다고 바들바들 떨었다.
음욕에 완전히 물들어 있는 연진이 운서의 몸을 휙 돌렸다.
“흐아앙!”
거친 성기에 속살이 헤집어지면서 몸이 돌아갔다. 그 탓에 연진을 똑바로 보게 되자 운서는 얼굴을 살짝 돌리며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다. 연진은 운서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는 운서의 양쪽 발을 제 어깨에 올리고 가느다란 허리를 잡고는 그대로 퍽퍽 흔들었다.
“욱, 아으윽!”
퍽퍽, 치덕치덕, 퍽퍽.
질퍽한 소리와 함께 성기가 뿌리까지 깊고 강하게 박혔다. 그럴 때마다 여린 음문이 거친 성기를 거부하며 쫀득하게 조여졌다. 연진은 점점 부어오르는 운서의 음란한 속살을 헤치고 억지로 육봉을 쑤셔 넣었다.
살과 살이 비벼지고 쑤셔지는 질척한 소리가 퍼지고, 연진의 커다란 고환이 운서의 음문을 때리며 탁탁탁, 하는 음란한 마찰 소리도 점점 커졌다.
운서는 연진의 성기가 지나치게 커서 안을 찌를 때마다 몽둥이로 쑤셔지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아무렇게나 마구 박아대는 탓에 평소와는 달리 뜨겁고 아팠다. 그래도 안이 휘저어질 때마다 전립선이 뭉개져서, 그 쾌감에 운서의 가는 허리가 징징 울렸다.
“흐아앙, 아, 안쪽이 전부 헤집어져…! 흐앙, 앙!”
허리까지 박힐 것 같은 울퉁불퉁한 흉기에 내벽이 전부 긁혔다. 운서는 연신 아픈 신음을 내질렀다. 그리고 동시에 침을 질질 흘리며 거친 성교를 기뻐하고 있었다.
연진의 거근이 운서의 속살을 빠르고 강하게 때렸다. 그럴 때마다 전립선이 짓이겨졌다.
“히힛! 힛. 아파, 좋아… 아파서 더 좋아! 항, 폐하, 제발 더!”
아프다, 좋다고 헐떡거리는 운서의 양물은 바짝 서서 분비액을 흘리는 중이었다. 그의 작은 성기가 연진의 눈 아래서 달랑달랑 흔들리며 분비액을 흩뿌렸다.
“하윽, 아야, 페하… 제발, 거칠어. 항, 아윽, 윽, 제발, 너무 빠, 빨라요. 아읏, 너무 좋아… 앗!”
운서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애원하는데, 연진은 안쓰러운 마음보다는 욕정만 치솟았다. 게다가 정윤과 정진의 사이에서 헐떡거리던 운서를 떠올리자 다시 화가 치밀었다.
“요망한 놈!”
연진은 운서의 엉덩이를 다시 철썩 때리고 허리를 더 빠르게 흔들었다. 울퉁불퉁한 대물이 운서의 속살을 힘껏 찌르고 안쪽을 전부 짓이길 것처럼 움직였다.
“아윽, 앗, 흑, 아읏….”
“이대로 네놈이 짐의 아이를 밸 때까지 놓아주지 않겠다!”
연진의 말은 운서가 임신할 때까지 가둬서 교접만 하겠다는 말이었다.
“앗, 앗, 폐하….”
운서는 또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자신을 감금하고 성교만 하겠다니. 매일 몇 번이나 연진의 사랑과 대물을 받으며 편히 살게 되었다. 운서는 기쁜 마음을 억누르느라 괜히 훌쩍거렸다. 아래로는 제 속살에 불을 낼 정도로 비벼지는 연진의 거근을 질깃질깃 조이면서.
운서가 거칠게 흔들리며 앙앙 우는 동안 다시 커다란 손이 가느다란 허리를 잡고 몸을 돌렸다. 동시에 연진의 성기가 내벽을 완전히 긁었다. 여린 속살이 비명을 지르며 부들부들 떨렸다.
“힛, 엉망이 될 것 같아요, 읏, 아으윽, 좋아…, 아흐흑!”
울퉁불퉁한 성기에 쓸린 운서의 속살이 대물을 꽉 물고 떨리면서 절정을 느꼈다.
“흐아앙!”
작은 양물로 음수를 토하며 운서는 계속해서 앞뒤로 흔들렸다. 그리고 구멍 속과 양물을 전부 부들거리며 절정의 여운을 느꼈다. 그 와중에도 연진은 그의 허리를 더욱 힘껏 잡고 빠르게 성기를 흔들며 박았다.
퍽퍽퍽, 철썩철썩, 음란한 마찰음을 내며 대물이 빠르고 거칠게 들락거릴 때마다 운서의 속살은 퉁퉁 부어올랐다. 새빨간 색으로 붓기 시작하는 비부와는 다르게 운서는 연진의 남근이 거칠게 박힐 때마다 쾌감에 경련했다.
“폐하, 앙앙, 잘못했습니다. 흐앙…, 폐하의 아이를 낳을 테니…, 제발 용서해주옵소서.”
용서를 빌면서 운서는 다시 양물을 세우고 자진해서 아이를 낳겠다고 애원했다. 그렇다고 연진의 허릿짓이 부드러워진 건 아니었다. 연진은 제 고환까지 운서의 밑구멍에 넣고 싶은 듯 아주 거세게 성기를 콱콱 박고는 허리를 꾹꾹 눌러댔다.
“아욱! 욱, 흐아앗!”
가뜩이나 배 속까지 범할 것 같은 대물이 더 깊게 밀려드니 정말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것은 운서의 속살을 제 모양으로 벌리면서 빠르게 흔들렸다.
칠퍽칠퍽, 퍼억퍼억. 연진의 것이 음란한 마찰음과 함께 깊게 넣어졌다가 속살을 다 훑으며 귀두의 끝만 남기고 아슬아슬하게 빠져나왔다. 그러고는 다시 퍽 하고 난폭하게 안을 쑤셨다.
“흐아앙! 흐앙, 아파!”
거근에 연속으로 찔린 운서의 엉덩이가 발발 경련했다. 새된 신음과 함께 운서는 침을 질질 흘리며 울었다.
몸 안을 찢어놓을 것 같은 거친 육봉이 너무 좋아서였다. 지금도 아프다고 울면서 벌써 양물을 꼿꼿하게 세운 운서였다.
“네놈의 이 앙큼한 구멍으로 짐의 아이를 최소 다섯 명은 낳아야 할 것이다!”
연진은 다시 운서를 벌주듯 거근을 뺐다가 아까처럼 난폭하게 안을 때렸고, 운서는 또 아프다고, 좋다고 엉엉 울었다. 운서는 바들거리면서 연진을 돌아봤다.
굵은 눈물을 후드득 떨구는 운서가 질척질척 젖은 엉덩이를 크게 떨면서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나, 낳을 테니…, 폐하께서 원하시는 대로 몇 명이든 다 낳겠습니다. 제발요. 흑…, 소인의 밑구멍이 다 찢어집니다. 흑, 용서해주세요. 하앙, 앙.”
운서의 속살은 찐득하게 녹아서 연진의 성기에 달라붙어 있었다. 그 상태로 조이고 씹고 있는 터라 이제 연진도 더는 참기 힘들었다.
연진은 더 빠르게 육봉을 흔들었다. 길고 굵직한 성기가 분비액을 질퍽거리며 안을 들락거렸다.
“앗, 앗, 제발, 앗, 폐하…!”
안쪽을 쉼 없이 얻어맞던 운서는 부르르 떨면서 또 음탕한 속살로 절정을 느꼈다. 운서가 여러 번의 절정으로 인해 질퍽하게 녹은 속살로 연진의 양물을 한껏 삼키고 씹어 먹자 탄탄한 허리가 마구 부들거렸다.
“읏!”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던 연진은 운서의 구멍에 그대로 씨물을 쏟아내었다. 운서도 동시에 사정하며 여린 몸을 발발 떨었다. 작은 몸이 떨리고 운서의 음탕한 속살도 떨려서 연진의 성기를 문 채로 부들거렸다.
제 것이 불뚝거리며 또 발기하려고 하는데도 그는 허리를 흔들지 않고 성기를 뺐다.
“하윽….”
운서의 작은 몸이 축 늘어졌다. 운서의 엉덩이는 발씬거리며 움찔움찔 떨었다. 연진의 남근 모양으로 벌어졌던 음탕한 곳이 퉁퉁 부은 채로 정액에 질척하게 젖어 있었다. 새빨간 입구에서 정액이 조금씩 흘러나왔다.
“하앙, 폐하의 아까운 씨물이….”
연진의 아이를 갖고 싶은 운서는 정액이 흐르지 않도록 엉덩이를 바짝 들었다.
“아직도 짐의 허릿짓이 서툴더냐?”
“아, 아니옵니다. 너무 거칠고 힘차서…. 흑, 몸이 부서지는 줄 알았습니다. 흐윽, 폐하, 소인의 밑구멍이 폐하의 남근 때문에 너무 느끼고 달아올라서 어쩔 줄 모르겠사옵니다.”
운서가 눈물에 젖은 발긋한 얼굴로 연진을 돌아봤다. 그리고는 정액에 젖은 자신의 속살을 봐달라고 제 손으로 엉덩이를 벌리며 또 그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흑, 소인의 밑구멍이 폐하의 좆물로 온통 젖었습니다. 이것 봐주세요. 힝, 창피해요. 폐하….”
여길 봐달라고 구멍을 벌려놓고도 운서는 또 창피하다면서 엉덩이를 살랑거렸다. 운서는 야릇한 눈빛으로 연진의 정액에 질퍽하게 젖은 음란한 구멍을 움찔거렸다.
연진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아까와는 전혀 다른 이유였다. 조금 전에는 화를 주체하지 못해 벌겋게 달아올랐다면 지금은 운서의 수줍은 시선이 좋고 가슴이 설레기도 했다.
눈만 떼면 다른 놈과 얽혀 있는 앙큼한 놈인데도 연진은 이놈이 너무 좋았다.
“우, 운서야….”
“폐하, 폐하께서 진심으로 원하시면 소인은 원하시는 대로 따를 것이옵니다.”
운서는 여전히 젖은 엉덩이를 연진의 눈앞에서 살랑거렸다. 연진의 두 눈동자가 붉게 달아오른 엉덩이를 따라 이쪽저쪽으로 움직였다. 음란한 엉덩이와 젖은 구멍 때문에 연진은 최면에 걸릴 것 같았다.
“읏….”
사타구니의 살 몽둥이를 다시 불끈거리며 발기시킨 연진이 저도 모르게 운서의 유혹적인 엉덩이를 잡은 순간이었다. 밖에서 공 내관의 목소리가 들렸다.
“폐하, 공 내관이옵니다.”
“아, 그래!”
연진은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며 운서의 엉덩이에서 손을 떼어냈다. 그러고는 공 내관에게서 받은 작은 상자를 가지고 침상으로 돌아왔다.
‘저것이 사내도 임신을 할 수 있게 만든다는 약이렷다?!’
상자를 본 운서의 가슴이 두근두근 떨렸다. 연진이 상자를 들고 있는 걸 봤을 뿐인데도 이미 옥궁의 주인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엎드려서 엉덩이를 바짝 들어라.”
“…예.”
운서가 씨물에 젖은 엉덩이를 바짝 들어 올리자 연진이 상자를 열고 작은 호리병을 하나 꺼냈다. 연진은 호리병의 마개를 거칠게 떼어냈다.
도사는 반드시 교접하기 전에 호리병을 엉덩이에 꽂고 약물을 모두 흡수시키라고 했었다. 순서를 어기면 약물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여 실패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두 사람은 이미 성교를 한 상태. 하지만 마음이 급한 연진은 순서고 뭐고 당장 운서를 임신시키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이제 이걸 네놈의 음문에 넣을 테니, 구멍을 벌려라.”
연진의 커다란 손이 다시 운서의 부어오른 엉덩이를 철썩 때렸다.
“흐앙, 아파…! 흑, 버, 벌리겠습니다.”
“이것을 받으면 짐의 아이를 회임하게 되는 것이다. 네놈은 몇 명이든 내가 원하는 대로 아이를 낳아야 할 것이야!”
연진이 위엄 있는 목소리로 몇 번의 회임을 요구하자 운서는 훌쩍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연진의 강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허락한다는 듯이.
“…….”
운서는 창피하다고 훌쩍거리며 새빨간 얼굴을 이불에 파묻었다. 그러나 이내 작은 손을 제 엉덩이로 가져가서 질퍽거리는 음문을 벌렸다.
붉게 부은 음문을 벌리고 젖은 속살을 드러낸 운서는 바들거리며 몸을 떨었다. 안쪽에서는 또 연진의 음수가 질펀하게 흘러나왔다.
“흣….”
정액을 흘리며 입구를 빠끔거리는 음탕한 속살에 연진의 성기가 발끈발끈 달아올랐다.
“요망한 놈. 약물을 넣고 나면 몇 날 며칠이고 네놈의 아랫구멍이 헐도록 범해주지.”
“제발…, 폐하, 무섭습니다. 흑, 아까만 해도 소인이 구멍이 찢어지는 줄 알았는데. 며칠 동안 범해지면…. 앗!”
연진은 운서의 엄살과 유혹을 무시하고 그의 밑구멍에 병의 주둥이를 박았다. 병에 담긴 약이 운서의 내장으로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다.
“앗! 차가워, 힝, 안으로 뭐가 들어옵니다…. 하앙, 이상하옵니다.”
“얌전히 엉덩이나 들고 있어!”
연진이 운서의 엉덩이를 다시 찰싹 때렸다. 전보다 약하게 때렸는데도 운서는 눈물을 찔끔 흘렸다.
“히잉, 원하시는 대로 할 테니…, 폐하.”
약물을 뒷구멍으로 받아먹으며 운서는 연진을 애절하게 쳐다봤다.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멍하니 바라보며 엉덩이를 움찔거리자 연진이 침상으로 올라왔다.
운서의 발긋한 눈에 홀린 그가 비단 이불에 앉자마자 운서는 그에게 살그머니 다가갔다. 연진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작은 혀로 그의 양물을 할짝거리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바짝 들고 성기를 핥는 운서 때문에 연진의 심장이 또다시 벌렁거렸다.
“읏, 네놈이 또 날 쥐고 흔들려는 수작이로구나!”
“그게 아니옵고, 소인을 용서해주십사….”
“이런다고 내가 널 용서할 줄 아느냐? 임신하기 전까지 이곳에 널 가두고 바람을 피운 벌을 잔뜩 주마.”
연진이 커다란 손으로 운서의 가슴과 유두를 한꺼번에 잡았다. 그는 가슴과 젖꼭지를 쥐고 거칠게 주물럭거렸다.
“앗, 앙, 싫어, 폐하의 손길이 거칩니다.”
“사내도 가슴을 길들이면 여기가 굉장히 민감해지고 부풀어 오른다고 하던데.”
연진은 운서의 말랑한 가슴과 유두를 계속 주물럭주물럭 만졌다.
“하응, 앗. 폐하께서 만지는 것만으로…. 앗, 앗, 벌써 민감해져요. 아니, 그보다… 너무하십니다. 소인이 왕야들과 그리된 것은 모두 폐하 때문이었사옵니다!”
커다란 손에 젖꼭지가 거칠게 만져지는 채로 운서는 앙앙거리다 서럽다고 달달 떨며 훌쩍훌쩍 울었다.
손등으로 눈물을 찍는 운서를 내려다보는 연진의 얼굴은 그게 무슨 헛소리냐고 묻고 싶은 표정이었다. 바람을 피운 건 운서지 제가 아니지 않은가.
운서는 그런 연진을 더욱 애절한 표정으로 올려다봤다. 발긋한 눈꼬리에 매달린 눈물이 무척 애처로워 보였다.
“…나 때문이라니?”
“폐하께서 오늘은 소인을 쳐다보시지도 않고 손을 잡아주시지도, 또 배에 태워주시지도 않았잖습니까.”
“뭐, 뭐라? 네놈이 짐을 거절하고도 그런 말이 나오더냐?”
연진은 역정을 냈다. 하지만 화를 내는 도중에도 운서의 탱글탱글한 젖꼭지에서 손을 떼지는 않았다.
“하앙, 앗, 소인이 폐하를 거절한 건 황실의 후사를 위해서였습니다. 앗, 앗, 젖꼭지 간지러워…. 폐하, 소인이 늘 폐하를 좋아하고 있다는 건 아시지 않습니까?”
운서는 약물을 받아먹는 엉덩이를 움찔거리며 폐하를 좋아한다는 말을 살짝 흘리고 다시 연진의 대물을 작은 손으로 잡았다. 그러고는 단단히 치솟은 연진의 선단을 할짝거렸다.
“할짝, 음, 쪼옵, 쫍.”
“읏, 거짓말하지 말아라!”
“사실이옵니다. 쪼옵, 쪽, 아응, 할짝할짝, 쫍.”
운서는 커다란 귀두를 빨면서 부지런히 혀를 놀렸다. 그러자 부들거리던 연진의 손이 천천히 운서에게 다가와서 그의 뽀얀 뺨을 살살 쓸어 만졌다.
“아읏…, 운서야.”
“폐하, 기분 좋으십니까?”
운서는 연진을 힐금 올려다보고는 혀를 길게 내밀어서 그의 분비액과 함께 뜨거운 선단을 핥았다.
“너무 좋다…. 내가 너 때문에 미칠 것 같구나.”
“소인도 그렇사옵니다. 폐하의 남근이 너무 뜨거워서…. 게다가 약물이 자꾸만 안으로 들어와서 힝…, 힘듭니다.”
“조금만 차, 참아라. 이게 다 너를 내 곁에 두려고 하는 일이 아니냐?”
연진의 말투와 손길은 어느새 평소처럼 부드러워져 있었다. 운서는 연진을 올려다보면서 앙큼하게 눈을 치켜떴다.
“힝, 그래도 소인이 황비라니요. 폐하, 태후마마께서 진노하실까 두렵습니다.”
“다른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걱정하지 말고 오늘은 짐의 씨물을 잔뜩 받아 회임할 생각만 해라.”
“소인이 폐하의 아기씨를 임신하다니…. 제가 폐하를 키웠는데. 그런 일을…, 히잉, 정말 창피하옵니다.”
“그래서 싫다는 것이냐?”
“…싫지 않사옵니다.”
운서는 연진의 젖은 선단을 할짝거리면서 싫지 않다고 거듭 말했다. 그 순간, 연진의 남근이 더 커다래졌다. 뒤이어 연진의 떨리는 손끝이 운서의 작은 턱을 들어 올렸다.
“귀여운 것. 운서야…, 아까 말한 것은 모두 진심이었느냐? 오늘 짐이 널 봐주지 않아서 서러웠다고 했잖으냐?”
“…흑,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서럽습니다. 폐하께서 배에 태워주지 않으시어 울적한 마음에 영현궁에서 홀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하필 왕야들께서 오시더니 옛날 일이 미안하다며 함께 화해주를 마시자고 하여…. 폐하께서 곁에 없어 외롭고 적적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그놈들을 따라갔던 것이냐?”
“제 발로 간 게 아니라 예소왕께서 저를 어깨에 둘러메시고….”
“뭐라?!”
“게다가 화윤궁에서 술을 마시는데 뭔가 평소와는 다르게 몸도 뜨겁고 자꾸만 아랫도리가 욱신거려서….”
“그게 무슨 말이냐? 자세히 말해보아라.”
연진은 운서의 작은 턱을 들고 사정을 말하라 했다. 그러나 운서는 고개를 젓기만 했다.
“그 이후로는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몸이 너무 뜨거웠고, 정신이 없어서….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은 폐하께서 오셨을 때였습니다.”
“기억이 없다니?! 그럼 그놈들이 널 강제로 끌고 가서 무도한 짓을 한 것이란 말이냐?”
“…모르겠습니다. 술에 취해서 그런지 생각이 안 나고…. 흑, 이 모든 게 폐하께서 소인의 곁에 계시지 않아 벌어진 일이 아닙니까! 흐엥.”
운서는 은근히 오늘 일을 연진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운서에게 홀려 있던 연진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얼굴을 심각하게 굳혔다. 운서의 말대로 자신의 탓인 것 같아졌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운서를 무시하고 챙기지 않았기 때문에 정윤과 정진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자신 때문에 마음이 약해진 운서가 술까지 마셨으니 어렵지 않게 그놈들의 먹잇감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운서는 주량도 약했다.
‘그놈들은 예전에도 운서를 첩으로 삼고 싶어 했었지!’
“운서야, 내가 너를 괜히 의심한 모양이구나.”
“흑, 폐하…, 송구하옵니다. 왕야들이 권하는 대로 술을 넙죽넙죽 받아먹는 것이 아니었는데. 하도 속이 상해서….”
운서는 계속 친왕들이 술을 잔뜩 권한 탓에 일이 벌어졌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했다. 운서가 진심으로 억울해하며 훌쩍이자 연진은 그를 안아주려고 몸을 일으켰다.
“앗, 폐하. 호리병이 빠집니다. 그런데 이건 언제까지 엉덩이에 끼우고 있어야 합니까?”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만 도사의 말에 의하면 충분히 흡수시키라고 하였다.”
그렇게 말하면서 연진은 운서의 엉덩이에서 호리병을 빼냈다. 병이 빠지자마자 운서의 엉덩이에서 약물과 섞인 정액이 흘러내렸다. 운서가 얼른 제 구멍을 막았다.
약물이 흘러내리는 건 신경 쓰지 않으며 연진은 저보다 몸집이 작은 운서를 살며시 끌어안았다. 운서의 엉덩이가 아주 시뻘겋게 부어 있었다. 연진은 운서의 엉덩이를 모질게 때린 게 미안했다.
“운서야, 내가 아무래도 오늘 일을 오해한 모양이다. 내가 제정신이 아니어서 자초지종도 묻지 않아 미안하구나. 덕분에 네 엉덩이만 고생하였으니 어쩌면 좋으냐?”
“힝, 폐하, 그 일은 아무래도 괜찮으니, 더 꽉 안아주십시오.”
“오냐. 그러마.”
연진의 품에 안긴 운서가 그의 가슴에 뺨을 비비적거리자 단단한 팔이 더욱 힘껏 안았다. 운서는 연진의 품에서 황후가 된 자신을 상상했다. 화려한 비단옷을 입고 이렇게 매일 연진에게 교태를 떨면서 금은보화에 쌓여 있을 것이다.
‘이제 폐하가 내 것이니, 황궁의 보물까지 모두 내 소유가 되겠구나. 상상만 해도 좋아라.’
전에 연진이 대궐 같은 집을 지어주겠다고 했는데, 황후가 되면 대궐 같은 집이 아니라 대궐이 내 집이 되는 것이다.
“후웅, 폐하…, 폐하는 거시기도 크지만 품도 참으로 넓고 단단합니다.”
“…그래서 좋으냐?”
연진이 얼굴이 벌게져서 묻자 운서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좋지요. 언제 이렇게 장성하셔서 소인을 부끄럽게 하시는지…, 너무 좋습니다.”
“운서야….”
운서의 교태에 연진의 얼굴이 점점 붉게 물들었다. 연진은 자신의 품에 안긴 운서를 사랑스럽게 쓰다듬었다. 정윤, 정진과 벌인 일은 정말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고 괘씸했다.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운서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역시 운서가 나를 안 좋아할 리 없지.’
두 살 때부터 이미 운서에게 푹 빠져 있던 연진은 결국 운서의 거짓말을 또 믿고 말았다. 특히, 황실의 후계를 위해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드디어 서로 마음이 통했다고 믿은 연진은 운서만 보면 좋아 죽을 것 같았다. 연진은 운서에게 입을 맞추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운서도 앙큼한 표정으로 연진을 향해 입술을 쭉 내밀었다.
두 사람의 입술이 바짝 붙으려는 순간, 잠시 밖이 소란스럽더니 장지문이 활짝 열리고 태후가 나타났다.
“황상!”
내관들과 여관들을 대동한 태후는 분노에 찬 모습이었다.
“어, 어마마마?!”
“헉! 태, 태후마마?”
화들짝 놀란 연진과 운서는 몰래 사통하다가 걸린 사람들처럼 지레 겁을 먹고 떨어졌다. 운서는 이불로 발가벗은 몸을 감추고, 연진은 허둥지둥 옷을 추스르며 침상에서 내려갔다.
“어마마마, 이곳에는 무슨 일로 오시었습니까?”
“방금 내가 너무 기가 막힌 이야기를 들어서 황상에게 진실을 듣고자 왔습니다. 그런데 옥궁에 운서가 있는 걸 보니, 그 황당한 얘기가 거짓이 아닌 모양이군요.”
“무슨 말씀을 들으셨기에…?”
태후의 입에서 운서의 이름이 나오자 긴장한 연진이 침을 꿀꺽 삼키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폐하께서 친왕들을 옥사에 가뒀다는 게 사실입니까?”
“…그러하옵니다. 어마마마, 소자가 동생들을 가둔 것은….”
“황상! 정윤과 정진 형제는 황족이자 선황의 피를 이은 폐하의 동생들입니다.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친왕들을 옥사에 가두셨습니까? 그뿐이 아니라 매를 때리라고 하셨다고요?”
“그건….”
태후는 불같이 화를 냈다. 그런 태후에게 질투에 눈이 멀어서 정윤과 정진을 옥사에 가뒀다고 할 수 없는 연진은 입을 다물었다.
“게다가 윤 내관을 임신시켜서 황후로 삼으려 한다는 어이없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황상께서 운서 때문에 정친왕과 예소왕을 옥사에 가뒀다는 말이군요!”
태후는 부들부들 떨었다. 아무리 운서가 황제의 사랑을 받는 내관이라 해도 그는 후궁이 아니었다. 하물며 정윤과 정진이 반역을 꾀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운서를 건드렸다는 이유만으로 친왕들을 옥사에 가두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미운 이복동생이라고 해도 말이다.
게다가 정작 친왕들과 사통하여 황실의 분란을 일으킨 운서는 황후로 삼으려 하다니. 태후는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황상, 정윤과 정진 형제가 역모라도 꾸몄답니까?”
태후는 연진을 향해 신경질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아무리 서국의 제왕이라도 지켜야 할 법도가 있는 것인데, 연진은 운서 때문에 폭군처럼 굴고 있었다.
무엇보다 자궁도 없는 내관을 임신시키겠다는 것이 너무 황당무계하여 연진이 제정신인지 의심도 들었다.
“어마마마, 소자가 모두 차근차근 설명하겠습니다.”
옷을 다 입은 연진이 안색이 창백한 태후에게 다가가 손을 잡았다. 그러고는 한껏 미소를 지으며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하겠다고 어머니의 화를 달랬다. 그러나 분노에 찬 태후의 표정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설명이요?! 그딴 건 다 필요 없습니다. 황상, 대답해보세요. 그동안 후궁들을 멀리하신 게 운서 때문이었습니까?”
“…….”
연진은 잠시 침묵했다. 그동안 운서는 비단 이불을 꽉 쥐고 절대로 대답해서는 안 된다고, 아니라 하시라고 입을 빠끔거렸다.
“…예, 사실입니다.”
그러나 운서의 바람과 달리 연진은 그렇다며 솔직하게 인정했다. 선오와 은혜를 멀리한 것은 운서 때문인 것이 사실이었다. 그녀들을 황후로 만들 생각도 물론 없었지만.
운서를 황비로 만들고 싶은 연진은 제 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모후의 허락을 받는 건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라서 문제가 터진 지금 차근차근 설명하여 이해를 구할 생각이었다.
“뭐, 뭐라고요?! 황상, 덕비와 현비가 폐하의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진즉 말씀하셨어야지요! 내일 날이 밝는 대로 새 후궁들을 간택하겠다는 교지를 내리겠습니다.”
“어마마마!”
“왜요? 황상도 마음대로 황실의 법도를 어겨가며 친왕들을 옥에 가두고 매질을 하시지 않았습니까! 여태껏 후궁들과의 합방 문제도 속이셨고요. 그러니 이 어미도 황상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하겠습니다!”
“어마마마, 제발요….”
태후가 마음대로 하겠다면서 몸을 돌리자 연진은 바로 그녀를 잡고 매달렸다.
“황상, 당장 친왕들을 풀어주고, 운서는 내치십시오. 그리고 그 후에 후궁을 더 들여서 합궁하세요. 그러면 오늘 일은 이 어미의 가슴에 묻어두겠습니다.”
“…어마마마. 소자, 그렇게는 못 하겠습니다. 운서는…, 운서만큼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태후의 강경함에도 연진은 딱 잘라 거절했다. 운서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후계자를 낳을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제가 먼저 후궁을 더 들이자고 했을 것이다.
“황상, 다시 말씀해보세요.”
“소자의 짝은 운서뿐이옵니다. 그러니 절대 다른 후궁은 들일 수 없습니다. 제 아이를 낳을 사람도 황후도 운서뿐입니다!”
‘…폐하.’
이불 속에 숨은 운서는 연진의 말에 감동하고 있었다. 자기의 아이를 낳을 사람도 황후가 될 사람도 자신뿐이라니, 가슴이 벅차서 눈물이 줄줄 떨어졌다.
운서의 기쁨도 잠시, 연진의 대답을 들은 태후는 그대로 혼절했다.
“어마마마!”
연진은 다행히 태후가 바닥에 쓰러지기 전에 재빠르게 그녀의 몸을 부축했다.
“어서 태의를 부르라!”
연진이 태의를 부르라며 소리쳤다. 태후는 창백한 얼굴로 정신을 잃고, 그 뒤에서 운서가 침상에 몸을 숨긴 채 바들바들 떨었다. 얼굴에 핏기가 사라진 운서 또한 그대로 기절할 것 같았다.
태후가 정신을 잃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으니, 그녀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모든 것은 자신의 책임이었다. 게다가 이 일을 계기로 모후의 건강이 나빠지기라도 하면 연진이 자신을 포기할 수도 있었다.
운서는 앞으로 닥쳐올 일에 대한 두려움에 온몸을 덜덜 떨었다.
***
“아이고, 이를 어쩌나….”
아직 옥궁에 갇혀 있는 운서가 연신 한숨만 쉬었다. 다행히 태후의 건강에 이상 징후는 없다고 했다. 그래도 자신과 연진의 일을 전부 아셨으니 가만히 계시진 않을 것이다. 당장에라도 자신을 끌어내어 내치거나 목을 칠 수도 있고.
죽음이 두려워 운서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폐하께서는 진즉에 약물을 쓰시지! 아, 내가 싫다고 했었구나. 그래도 강제로 꽂으셨어야지. 하여간 우리 폐하도 너무 착하셔서….”
운서는 자신이 싫다고 노발대발하며 기절한 것도 잊고 연진을 탓했다. 도사한테 약물을 압수한 즉시 제 엉덩이에 꽂았으면 지금쯤 배가 부르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투덜거리기까지 했다.
사실 운서는 태후의 진노가 무서워서 괜히 투덜거리는 거였다. 옥궁의 커다란 침상에서 홀로 오도카니 앉은 채 운서는 비단 이불로 몸을 꽁꽁 싸매고 연진을 기다리며 훌쩍거렸다.
“왜 안 오시는 거야? 불안하게.”
연진이 제 곁에 있으면 힘이 날 텐데, 그가 없으니 참 불안하고 외롭고 쓸쓸했다. 지금은 연진을 기다려야 할 때라는 걸 알면서도 가만히 있자니 답답해서 견딜 수 없었다.
다른 때라면 자신이 먼저 나서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볼 텐데, 지금은 갇혀서 옴짝달싹 못 하니 미칠 것 같았다.
“오 내관이라도 부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아무래도 이대로 관망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운서는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보려고 살금살금 문으로 다가갔다. 몰래 옥궁을 빠져나가서 태선각으로 갈 생각이었다.
운서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소리 없이 문을 열려던 그때, 갑자기 문이 활짝 열렸다. 그리고 그 앞에는 진노가 가시지 않은 표정으로 저를 보고 있는 태후가 있었다.
“히익! 태, 태후마마!”
놀란 운서는 뒷걸음질 치다가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네 이놈!”
운서를 내려다보는 태후의 마음은 참담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유덕을 불러 추궁한 결과 그동안 연진과 운서가 밤마다 밀회를 나누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제 아들이 남색인 것도 기막힌 일인데, 수상한 약으로 저 아이를 임신시키고 그에 더해 황후로 삼겠다니!
운서를 옥궁에 가둔 게 하도 수상하여 유덕을 불러 추궁하지 않았더라면, 연진이 내일이라도 운서를 황후로 삼겠다고 덜컥 공표했을지 모를 일이었다.
“이 요망한 놈. 그동안 네놈을 아들처럼 어여쁘게 여겼거늘!”
태후는 배신감에 부들부들 떨었다. 운서가 친왕들과 뒹굴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그저 엄히 벌을 주어야겠다는 생각만 했었다. 그런데 저놈이 그동안 자신을 속이고 황제에게까지 마수의 손길을 뻗었던 것이다.
“너와 황상이 밤마다 밀회를 나눴다고 들었다. 겉으로는 황실의 후사를 위한다며 나를 돕던 네놈이 감히, 어떻게 나를 감쪽같이 속일 수 있는 것이냐?!”
태후는 뻔뻔하고 사악한 놈이라고 운서에게 소리쳤다. 태후의 호통에 운서는 바짝 엎드렸다.
“…태후마마, 절대, 절대로 아니옵니다!”
“아니라고?!”
“소인은 단 한 번도 마마를….”
아니라고 입을 열긴 했지만, 운서는 태후에게 뭐라고 변명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연진이 원해서 어쩔 수 없이 교접했다고 해도 어차피 황제와 밤을 보낸 건 사실이었다. 어떤 변명을 해도 태후에게는 연진이 자신 때문에 후궁들과 합궁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일 터였다.
연진만이 아니라 친왕들과도 몸을 섞었으니, 태후에게 자신은 한낱 오입쟁이에 불과할 터. 무슨 변명을 한들 태후의 이해를 바라는 건 무리였다.
“태후마마, 소인의 죗값을 달게 받겠습니다.”
“…….”
태후는 노여움으로 부들거리며 제 앞에 무릎을 꿇은 운서를 가만히 내려다봤다.
그간의 행실을 변명하지 않고 잘못했다고 용서를 비는 운서를 보자 화가 조금은 누그러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운서는 자신을 능멸한 놈이었다.
‘나만이 아니라 덕비와 현비도 능멸했지.’
앞에서는 황실을 위하는 척했지만, 뒤로는 권력에 눈이 멀어 황제의 총애를 독차지하려 한 사특한 놈인 것이다. 운서가 저지른 일은 죽어 마땅한 죄였다.
그뿐인가. 운서는 황제와 후궁들의 사이를 멀어지게 한 죄인이었다. 저놈 때문에 황실의 대가 끊어질 수도 있었던 것이다.
‘이대로 내버려 두었다간 나중에 내 아들이 계속 저놈을 찾겠지? 그럼 정말 대가 끊어질 것이 아닌가.’
태후는 운서를 이대로 두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연진이 운서를 황후로 만들고 싶을 정도로 집착하기 때문이었다.
“…….”
그런데도 태후는 운서를 보며 갈등했다. 운서가 아니라 다른 내관이라면 망설임 없이 이 자리에서 바로 목을 쳤을 것이다. 황제와 친왕들을 농락한 간악한 놈이라고 욕을 하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 죽이는 것이다. 그러나 태후는 차마 운서를 죽일 수 없었다. 운서는 황제의 첫정이었고,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연진과 함께 아들처럼 돌봐온 아이였다. 애교도 많고 귀여워서 늘 예뻐한 아이였다.
“네놈이 감히….”
“마마, 태후마마… 소인을 죽여주시옵소서.”
운서는 분노로 부들거리는 태후 앞에서 납작 엎드려 죽여달라고 울었다.
“네놈이 일부러 나를 속인 것이 아니라면 이대로 황궁을 나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연진이가 쉽게 찾을 곳에 있어서도 안 될 것이야.”
“마마….”
황궁을 나가라는 말에 운서는 울면서 고개를 들었다. 바로 목을 칠 줄 알았는데, 자신을 살려주신 것이다. 목숨이 붙어 있는 것은 감사할 일이었다. 그러나 황궁에서 쫓겨난다는 생각에 서글퍼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
늘 황궁에서 출궁하고 싶다고 했지만, 막상 쫓겨날 상황이 되자 걷잡을 수 없이 슬퍼지는 것이다.
“…예, 마마. 그리하겠사옵니다.”
운서는 덜덜 떨면서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서 연진의 곁에 있겠다고 했다가는 이 자리에서 제 목이 내리쳐지는 것은 물론, 식솔들까지 무사하지 못할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영현궁의 내관들과 병사들이 황궁 밖까지 데려다줄 것이다.”
태후는 할 말만 하고 바로 몸을 돌려서 방을 나갔다. 그녀는 운서를 돌아보지도 않았다. 그 뒤를 여관들이 따랐다. 내관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운서를 끌고 가기 위해서였다.
“…흑, 태후마마. 만수무강하시옵소서.”
멀어지는 태후의 뒤에서 절을 한 뒤 운서는 훌쩍거리며 일어나서 영현궁의 내관들을 따라갔다.
***
“흐윽, 흑, 폐하….”
굳게 닫힌 커다란 황궁의 문 앞에서 운서는 눈물을 떨궜다. 황후가 된다고 좋아했던 게 불과 몇 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한밤중에 맨몸으로 쫓겨난 것이다.
그것도 본가에 머물지 못하고 멀리 떠날 생각에 더 서러웠다. 터덜터덜 걷던 운서는 절로 떨어지는 눈물을 작은 손으로 닦으면서 부지런히 발을 놀렸다.
운서는 울면서 본가로 향했다. 이윽고 그의 작은 발이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으로 접어들자 마침 가게의 마당으로 이어지는 쪽문 앞에 명석이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명석은 혼자가 아니었다. 그의 곁에는 영서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영서와 이야기를 하던 명석이 먼저 운서를 발견하고 벌떡 일어나 그를 맞아주었다.
“도련님?! 어찌 이 밤에 오십니까?”
“운서야, 네가 왜…?”
영서도 늦은 밤에 혼자서 집에 온 운서를 보고 일어났다. 훌쩍거리던 운서는 얼른 눈물을 닦았다.
“명석이는 이 늦은 시간에 왜 여기에 있는 것이냐? 형님은 또 왜?”
“아, 그게… 가끔 부모님께서 늦은 시간에 절 보러 오셔서.”
명석의 부모는 집안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몰래 빠져나와 며칠에 한 번씩 아들을 보러 오곤 했다.
“형님은요?”
“…나는 바람이나 쐬려고 나왔다. 생각할 일이 있어서 서성이다가 명석이가 이곳에 있는 것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참이었다.”
“그렇군요.”
“…운서야, 네가 이 시간에 무슨 일이냐?”
영서는 동생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이 한밤에 운서가 마차도 타지 않고 본가로 왔다는 건 황궁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이다.
“도련님, 안색이 안 좋으십니다. 어디 아프십니까? 왜 오늘은 마차를 안 타고 걸어오십니까? 걸음걸이도 비틀거리시고요.”
명석도 운서를 걱정하며 물었다.
“그게…, 흑.”
가만히 있던 운서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물음에 여린 몸을 비틀거리며 눈물만 떨궜다.
“운서야, 왜 우는 것이냐?”
“형님…. 황궁에서 쫓겨났습니다. 폐, 폐하께서 저를….”
“이런….”
연진이 그를 쫓아냈다는 말로 알아들은 영서는 괜찮다며 동생의 작은 손을 잡았다. 영서의 따스한 체온에 감정이 북받친 운서가 몸을 더욱 비틀거렸다. 영서는 다른 이야기는 집에 들어가서 하자고 토닥거리며 동생을 이끌었다.
“어서 집으로 들어가자.”
“도련님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명석은 두 다리를 후들거리는 운서를 안아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
다음 날 아침 대충 눈물을 추스른 운서는 짐을 꾸리고 있었다. 운서는 당분간 명석과 함께 별장에 가 있을 생각이었다. 연진에게 집안 소유의 별장에 대해서는 아직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쉽게 찾을 수 없을 것이었다.
운서는 마지막으로 연진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그가 찾을 수 없는 곳으로 떠나야 하는 게 더 서럽고 쓸쓸했다.
‘…내가 폐하 없이 어찌 살꼬?’
운서는 멍한 얼굴로 연진을 생각했다. 지금쯤 태후마마께 혼이 나고 있을 연진을 생각하면 가슴이 쓰렸다. 연진은 아직 자신이 쫓겨난 것을 모르고 있을지도 몰랐다.
‘항상 일찍 은퇴하여 가정을 꾸리겠다고 말은 했지만, 막상 폐하와 떨어지니 그리워서 눈물이 다 나네.’
운서는 연진과 평생 떨어져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가 그리워서 미칠 것 같았다.
“잠깐, 내가 이대로 그냥 갈 수는 없지. 하다못해 폐하께 서신이라도 전해야지.”
운서는 갈 때는 가더라도 연진에게 자신의 마음은 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본의 아니게 연진에게 상처를 주었는데, 멀리 떠나는 마당에 연진이 받은 상처를 그대로 안고 살게 할 순 없었다.
꾸리던 짐을 그대로 두고서 운서는 지필묵을 찾아 서신을 적기 시작했다. 저는 멀리 떠나지만 언제나 폐하를 향한 마음은 일편단심이라고, 태후마마를 너무 걱정시키지 말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시라는 내용이었다.
서신을 품에 넣은 운서는 시종들과 형님이 분주한 틈에 몰래 집을 빠져나와서 황급하게 황궁으로 향했다. 운서가 찾아간 곳은 황궁의 정문이 아니라 작은 쪽문이었다.
마침 그곳을 지키는 병사가 안면이 있는 이였다. 종9품의 배융부위인 그가 운서를 보더니 놀라서 달려왔다. 그는 운서의 손을 잡고 사람이 없는 곳으로 끌고 갔다.
“아니, 자네는 도대체 무슨 일인가? 자네가 궁에서 쫓겨났다는 소문이 파다하네. 정말로 태후마마께서 자네를 쫓아내신 건가?”
“…일이 좀 있었네.”
“일이라니? 자네가 궁에서 쫓겨날 일이 뭐가 있다고?”
그도 운서의 밤놀이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여관을 임신시킨 게 아니라면 밤에 몰래 놀아나는 것으로 궁인이 쫓겨나진 않았다. 하물며 운서는 황제의 총애가 대단한 내관이었다.
“아무튼, 일이 그렇게 되었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급한 일이 있으니, 오 내관을 좀 불러주게나.”
“태선각에 있는 오 내관 말인가?”
“그렇네. 은밀히 불러주게.”
“알았네. 서둘러 다녀오지.”
그는 몇 년 전에 운서가 급하게 돈을 빌려주지 않았더라면 적절할 때 어머니의 약값을 대지 못했다며, 이번에 신세 진 것을 갚겠다고 했다. 그가 황궁으로 들어가고 얼마 후, 오 내관이 황급히 달려 나왔다.
“아이고, 윤 내관님!”
눈물을 펑펑 쏟으며 오 내관은 한달음에 달려와 운서를 덥석 안았다.
“윤 내관님, 정말로 쫓겨나신 겁니까? 그 소식을 듣고 제가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윤 내관님이 없으면 제가 어찌 태선각에서 무사히 근무를 서겠습니까? 폐하도 무섭고 태후마마도 무섭습니다.”
“오 내관, 수선은 그만 떨게.”
“흑….”
“폐하는 어쩌고 계시나?”
“그게…, 윤 내관님이 쫓겨난 걸 아시고 영현궁으로 가시어 태후마마와 한바탕하셨습니다.”
“…….”
“태후마마께서 화를 못 이기시고 또 혼절하시는 바람에…. 태의께서 태후마마께서 여러 번 충격을 받은 터라 다시 혼절하시면 위험하다고 하여.”
그 후로 연진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로 태후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말이었다.
“폐하께서는….”
오 내관은 다시 말을 이으려고 했다. 연진은 눈치만 보고 있지 않았다. 태후가 쓰러졌음에도 연진이 포기하지 않고 식음을 전폐하며 고집을 부리고 있었다.
사실 태의 중 한 명이 태후마마께서 혼절한 것은 모두 아들의 기를 꺾기 위한 연기였다고 이실직고하는 바람에 연진도 수를 쓰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 내관이 그런 말을 잇기 전에 운서가 먼저 말을 끊었다.
“알았다. 오 내관, 나는 그만 가볼 테니, 폐하를 잘 모시게.”
“아니, 윤 내관님. 이대로 그냥 가시려는 겁니까? 폐하라도 뵙고 가셔야죠.”
“…나 때문에 태후마마께서 돌아가시면 어쩌려고. 이대로 물러가는 게 태후마마에 대한 도리지. 그간 나를 아들처럼 사랑해주신 분이 아니냐.”
운서는 연진에게 쓴 편지도 꺼내지 못했다. 연진이 서신을 보고 자신을 찾으러 올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폐하께서 기다리시지 않을까요?”
“오 내관, 내가 찾아왔다는 말은 절대 하지 말게. 폐하께 불효를 저지르게 해서는 안 되니까!”
“…예, 윤 내관님.”
오 내관은 울먹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연진이 어떤 상태인지 운서에게 말을 하려던 마음도 접었다. 황궁에서 쫓겨난 것만 해도 힘들 텐데 폐하께서 곡기를 끊었다는 걸 들으면 더 힘들어할 게 뻔했다.
“저는 이제 어찌할지 암담합니다.”
앞으로 태선각에 운서가 없다고 생각하니 오 내관은 자신의 앞날이 암담했다. 그간 동창의 내관들이 이를 갈았어도 그들이 자신을 건드리지 못한 것은 운서가 있기 때문이었다.
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는 운서가 든든히 편이 되어주니 아무도 자신을 구박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제 운서가 없으면 선배 내관들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괴로운 나날이 될 거라는 생각에 눈에서 눈물이 절로 떨어졌다.
“오 내관, 힘든 일이 있거든 공 내관에게 부탁하게나.”
“…예. 윤 내관님, 부디 몸 건강하세요.”
운서는 이만 가겠다고 전한 뒤 작은 발을 종종거리며 부지런히 걸었다. 전과 달리 엉덩이도 살랑거리지 않고 작은 어깨가 축 처져서 기운도 없어 보였다.
‘폐하의 얼굴이라도 보고 가시면 좋을 텐데, 폐하께서도 기운을 좀 얻으실 테고.’
훌쩍거리던 오 내관은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운서를 쫓아갔다. 멀리서도 작은 몸이 부들거리는 게 아무래도 울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대로는 운서가 본가로 가기 전에 쓰러질 것 같아 마차를 부를 생각이었다.
그런데 오 내관이 운서를 부르기도 전에 마차 한 대가 그의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마차 안에서 키가 크고 덩치가 좋은 남자가 나와 운서에게 손을 내밀었다.
“도련님, 타십시오.”
“명석이구나. 내가 여기에 온 것을 어찌 알았느냐?”
“작은 주인님께서 황궁으로 가보라고 하셨습니다. 도련님께서 폐하의 곁을 순순히 떠나지 않을 거라고요.”
“…….”
“짐은 다 꾸렸으니 이대로 떠나면 됩니다. 작은 주인님께서도 그러라고 하셨고요. 혹시, 더 볼일이 남으셨습니까?”
“…아니, 아니다. 이대로 가자.”
잠시 망설이던 운서는 명석의 손을 잡고 마차에 올랐다. 운서가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마차는 출발했다. 운서는 마차의 안을 가린 천을 살짝 걷고 멀어지는 황궁을 쳐다봤다.
대명전의 황금색 지붕을 보고서 운서는 눈물을 떨궜다. 이대로 다시는 연진을 볼 수 없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어제까진 황후가 된다고 좋아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모든 걸 잃는구나.’
운서의 뺨으로 굴러떨어지는 눈물방울이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그간 모은 재산도 모두 태선각에 있었다.
어린 나이에 황궁에 들어가 고생고생하며 힘들게 모은 재산이었다. 애초에 황후는 제 자리가 아니었지만, 재산은 자신의 것이었다. 그런데 빈손으로 나왔으니 까무러칠 일이었다.
‘황궁에서 쫓겨났으니 다시 들어갈 수도 없고. 아이고, 아까워라. 내가 그걸 어떻게 모았는데! 사랑과 지위를 잃었으니 돈이라도 건져야 하는데.’
운서는 지금이라도 다시 황궁으로 가서 오 내관을 붙잡고 내 은자들은 잘 있냐고 묻고 싶었다.
‘내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엄한 놈이 건드리기만 해봐라! 가만두나!’
동전의 개수까지 모두 기억하는 운서는 다른 내관들이 제 재산을 조금이라도 건드릴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아이고….”
분수에 걸맞지 않은 욕심에 모든 것을 다 잃은 운서였다. 이대로 앓아누울 것 같아 운서는 하염없이 눈물만 떨궜다. 그의 눈물은 기다란 속눈썹과 발긋한 눈가를 적시며 떨어졌다.
그를 가만히 보던 명석이 커다란 손을 뻗어서 부드러운 뺨에 흐르는 눈물을 가만히 닦아주었다.
명석은 운서가 재물이 아까워서 우는 줄 모르고, 황제와 헤어져 슬퍼하는 줄로만 알았다. 가만히 눈물을 떨구는 운서의 모습이 한없이 처연하고 애틋해 보인 것이다.
“도련님, 소인이 돌봐드릴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나 때문에 너까지 고생이구나. 가뜩이나 부모님의 얼굴을 며칠에 한 번씩 겨우 보는데, 날 따라가면 언제 볼지 모르잖느냐?”
“괜찮습니다. 도련님을 혼자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고맙구나.”
명석은 걱정하지 말라며 자신의 어깨를 툭툭 쳤다. 기대라는 것이었다. 훌쩍거리던 운서는 명석의 단단한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
탕탕탕.
명석은 앞마당에서 장작을 패고 있었다. 별장 앞에는 커다란 강이 있었는데, 운서는 별장 문 앞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서 차를 마시며 장작을 패는 명석과 잔잔한 강을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명석과 둘이서 이곳으로 도망치듯 온 지도 벌써 보름이 지나고 있었다. 그동안 황궁에서는 아무 소식도 없었다. 연진이 모르는 곳으로 도망쳐 왔으니 그가 자신을 찾지 못하는 게 당연한데도 운서는 마냥 서운했다.
아니다. 알아볼 마음이 있으면 본가에 가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을 것이다. 형님은 또 모르는 척하고 알려줄 테고. 그런데 지금까지 연진이 자신을 찾지 않았다는 건….
‘정말 버림받은 건가? 아니야, 폐하께서 날 버리실 리가 없는데.’
어릴 적부터 제 손으로 키운 연진은 저을 쉽게 포기할 성격이 아니었다. 그런데 자신을 찾기는커녕 사람도 보내지 않고 있었다. 자신을 다시 데려갈 마음이 있었다면 오 내관이라도 보내서 기다리라는 언질이라도 주었을 것이다. 하다못해 자신의 골방에 모아둔 은자 등등도 보내주시지 않는 게 아닌가.
‘내가 재산에 집착하는 걸 뻔히 아시면서…, 역시 나를 버리신 게 틀림없어!’
재산이 아까워서 눈물이 핑 돌던 운서는 자신의 배를 만져봤다. 그동안 운서는 연진의 아이를 가졌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임신만 하면 황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그런데 그의 몸에는 어떤 변화도 없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실낱같은 희망이 부서지고 있었다.
‘그 도사는 사기꾼이었잖아. 애초에 약물로 사내를 임신시킬 수 있다는 게 어불성설이지.’
운서는 자신이 황후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던 것조차 부끄러웠다. 주제도 모르고 황후가 되어 연진도 차지하고 금은보화도 갖고, 황궁과 서국이 모두 제 것이 되는 거창한 꿈을 꾸었던 것이다.
“도련님,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어느새 장작을 다 쪼갠 명석이 도끼를 두고 다가왔다.
“…그냥 이것저것.”
풀 죽은 목소리로 대답하면서 운서는 연진도 태후도 다 밉다고 생각했다.
“점심때가 되었사온데, 배고프지 않으십니까?”
“아, 배가 고프겠구나. 금방 먹을 것을 만들어주마.”
운서는 느릿느릿 일어나서 안으로 들어갔다. 명석도 땀에 젖은 몸을 대충 씻고 운서를 따라갔다. 운서는 그새 밥을 안치고, 솥을 잡고 고기와 채소를 볶고 있었다.
“도련님, 오늘은 본가에서 사람이 오는 날이지요?”
“그래. 형님께서 고기를 넉넉하게 보내실 테니 저녁에는 맛있는 걸 해주마.”
영서는 며칠에 한 번씩 이곳으로 시종을 보내서 필요한 것들을 챙겨주고 있었다.
운서가 빠른 손놀림으로 반찬 몇 가지를 만들자 명석은 웃으면서 작은 탁자에 그것들을 부지런히 날랐다. 그러더니 운서와 함께 탁자에 앉아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명석은 누군가와 이렇게 편안하게 앉아서 밥을 먹는 게 처음이었다. 장사도에 있을 때는 다른 노비들과 뒤섞여 밥을 먹었기 때문에 부모님과도 단란한 시간을 가진 적이 없었고, 그 댁의 나리는 저를 걸핏하면 침상으로만 끌어들였었다.
그런데 운서는 매끼 밥도 해주고, 자신과 차도 마시고, 낚시도 함께해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글까지 가르쳐주었다. 운서는 자주 멍해지긴 하지만 부지런히 자신을 챙기고 있었다.
운서와 함께 있는 것이 좋은 명석은 계속 싱글벙글했다.
“명석아, 부모님께 편지는 다 썼더냐?”
“예, 도련님이 이것저것 가르쳐주신 덕분에 문장이 날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소인이 쓴 편지를 보시면 아주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명석아, 본격적으로 무예를 배워볼 생각은 없느냐? 이제는 노비도 아니니, 네가 재주를 키웠으면 좋겠구나. 네놈의 체격이나 힘으로 볼 때 주방에서 썩기는 아까운 것 같다.”
“소인이 어찌….”
명석은 얼굴을 확 붉혔다. 운서가 자신의 앞날까지 생각해주니 몸 둘 바를 모르겠는 것이다.
“형님이 다니던 학당 근처에 무예를 가르쳐주는 곳이 있다고 들었다. 돈은 내가 알아서 대줄 테니 생각이 있다면 지원해 봐라. 여기 와서 보니 부엌에서 칼질도 못 하던데. 요리를 좋아한다는 건 거짓말이었구나.”
“송구합니다…. 실은 작은 주인님께서도 얼마 전에 똑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형님이?”
“예, 보아하니 요리에 재능이 없으니 무예를 배우라 하시고, 돈을 대줄 테니 군관이 되라고요. 출세하면 부모님을 면천시킬 수 있는 방도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아, 그 밤에 형님과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았었구나.”
“그날은 아니옵니다. 도련님께서 황궁으로 돌아가셨을 때, 작은 주인님께서 저를 따로 불러서 말씀하셨습니다. 도련님은 돈 많은 사내를 좋아하니 소인을 선택하진 않을 거라 하시면서, 기다리지 말라고요.”
“…그, 그렇구나.”
가슴이 뜨끔해 운서는 말을 잇지 못했다. 황궁에 돌아간 후에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따로 명석에 대해서 생각한 적은 없었다. 운서는 미안한 마음에 눈치만 보며 밥만 먹었다.
“잠깐, 명석이 네 부모님은 장사도에 돈을 주고 데려오면 될 일이구나. 형님께 말씀을 드려서….”
“도련님, 작은 주인님께서 이미 전 주인님께 소인의 부모님을 사겠다고 하셨답니다.”
“뭐라, 형님이? 하긴, 형님은 남동생인 나를 빼고 다른 모든 사람에게 다정한 분이시니까.”
천하의 개잡놈인 포륜까지 어르고 달래는 영서이지만 운서에게만은 항상 사고 치지 말라고 살벌하게 경고하곤 했다. 예전에 직원을 유혹했던 전적이 있긴 했지만, 그 후로는 얌전히 황궁의 사내들만 꼬셨는데 아직도 자신을 못마땅해하니 억울했다.
‘명석이와 잔 일은 변명의 여지가 없긴 하지만.’
“그래서 어찌 되었냐?”
“그게, 주인 어르신께서 거절하셨다고….”
장사도의 주인은 제 자식의 잘못은 보지 않고 명석이 아들을 유혹했다며 절대로 그의 부모를 영서에게 넘길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런, 옹춘마니 같으니라고. 그런 소인배 같은 사람에게서 어떻게 찬이 같은 놈이 태어났담?’
“사실 소인은 처음 요선각으로 갔을 때 작은 주인님이 좀 무서웠습니다. 얼굴은 너무 아름다우셔도 왠지 차가워 보이셨는데, 천한 저까지 살뜰하게 챙겨주시는 다정하신 분이셨습니다. 도련님도 마찬가지고요.”
“그리 생각해주니 고맙구나.”
명석의 말을 듣던 운서는 민망한 마음에 살짝 웃었다. 그때 밖에서 마차 소리가 들렸다. 시종이 온 모양이었다.
명석과 운서는 함께 밖으로 나갔다. 문 앞에는 이미 본가에서 식재료를 가지고 온 시종, 아선이 도착해 있었다. 아선은 어릴 때부터 영서와 운서를 수발했던 시종이었다.
“도련님, 무탈하십니까?”
“아선아, 네가 왔구나. 형님과 식구들도 잘 있겠지?”
“예, 요선각도 본가도 여전합니다. 장사도 아주 잘 되고요.”
운서가 시종과 안부를 나누는 동안 명석은 수레에서 짐을 내렸다. 그때, 아선이 운서의 팔을 잡아당기더니 그를 구석으로 이끌었다.
“도련님,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드디어 작은 주인님께서 포륜을 차버리셨습니다.”
“뭐라?! 그게 정말이냐? 아니, 영원히 사귈 것 같더니. 형님께서 웬일로 그런 큰 결심을 하셨지?”
“글쎄, 포륜이 바람을 피웠지 뭡니까. 그 개잡…. 아니, 포륜이 지금까지 작은 주인님의 사랑을 받은 것은 영서 도련님에게 충실했기 때문이잖습니까. 그런데 기루의 남자 기생과 하룻밤을 보내다가 딱 걸렸지 뭡니까.”
“허허, 그놈이 그동안 눈치는 있어서 도박은 해도 밖에서 오입질은 하지 않았는데, 정신이 나갔구나. 아무튼, 형님께서 포륜을 버리셨다니 아주 잘 되었다.”
운서는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갔다며 깔깔 웃었다. 본가에 딱 달라붙어서 돈을 빨아먹던 거머리가 드디어 떨어져 나간 것이다.
“혹시, 도련님께서…?”
“뭐?”
“포륜이 바람을 피운 것 말입니다. 작은 도련님께서 설계하신 일은 아닙니까?”
아선은 운서의 계략이 아니냐고 물었다. 영서가 다른 날에는 포륜이 외박을 해도 찾지 않더니, 그날은 뜬금없이 포륜을 찾겠다고 기루로 갔기 때문이었다.
“아니, 나는 아니다. 내가 요즘에 그럴 정신이 없었구나. 그런 방법이 있었다면 진즉 수를 쓸 것을…. 그런데 아선아, 황궁에서 소식은 없었더냐?”
운서는 계속 궁금하던 것을 물었다.
“…오 내관님께서 찾아오셨었습니다.”
“정말이냐? 오 내관이 와서 무슨 얘길 하더냐?”
운서는 어서 자세히 말해보라고 재촉했다.
“도련님의 안부를 물으시고 어디로 갔느냐고 안절부절못하더니, 조만간 후궁 간택이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무, 무슨?! 갑자기 후, 후궁 간택이라니…, 저기 오 내관이 폐하께서 날 찾으시진 않는다더냐?”
“그런 말씀은 없었습니다.”
운서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연진이 자신을 찾지도 않고 후궁 간택을 한다니.
“…….”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운서의 얼굴이 갑자기 파리하게 변하자 아선이 걱정하며 물었다.
“…괘, 괜찮아.”
괜찮다고 대답했지만, 운서는 곧 세상이 멸망한 것 같은 암울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비틀거리기까지 하며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사이에 명석은 짐을 전부 안으로 들여놓았다.
아선이 돌아가고, 명석은 운서에게 줄 차를 준비했다.
“도련님, 차를 가져왔습니다.”
“…….”
방 안에 오도카니 앉은 운서는 무표정하게 있었다. 운서는 자신의 배를 천천히 더듬어 만졌다. 분명히 연진과 성교했고 약물도 주입했는데, 아무런 변화도 생기지 않았다.
‘…역시 사기꾼이었나 보구나.’
한순간이지만 황후가 될 수 있다고 믿은 자신이 어리석었다. 황궁에서는 후궁을 들일 준비를 하는데, 혼자서 폐하를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좋아했다니 민망하기 그지없었다.
“…….”
“도련님, 울지 마십시오.”
어느새 울고 있었는지 운서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방울에 하얀 뺨과 입술이 젖어 있었다. 가까이 온 명석이 뽀얀 뺨에 흘러내리는 운서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러나 운서의 눈에서는 눈물이 더 많이 쏟아졌다.
“…폐하께서 날 버리셨다.”
일곱 살 때부터 연진을 정성으로 돌봤는데, 작별 인사나 마지막 말도 없이 내침을 당한 것이다. 무엇보다 운서는 제가 쫓겨나자마자 후궁 간택을 한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제가 곁에 있지 않습니까?”
명석의 커다란 손이 운서의 작은 얼굴을 살며시 잡아 올렸다. 그는 다정한 눈길로 운서를 바라보더니 뜨거운 입술을 곧장 운서의 젖은 입술로 가져갔다. 명석이 부드럽게 입술을 비빌 때도 운서는 여전히 울고 있었다.
명석이 작은 입술을 살살 빨면서 운서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옷의 매듭을 천천히 풀던 커다란 손이 운서의 가슴과 허리도 거칠게 더듬었다.
“아읏, 읏.”
운서는 바르르 몸을 떨었다. 명석의 손이 몸을 쓰다듬자 위로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에 운서는 망설이지 않고 입술을 벌려서 명석의 혀를 받았다.
옷의 매듭을 전부 풀어버리고서 명석은 운서의 가슴을 더듬기 시작했다. 거칠고 커다란 손가락에 작은 가슴 돌기가 걸렸다. 명석은 그것을 어루만졌다.
“으응…, 네 허벅지는 여전히 돌 같구나. 성기도….”
운서는 제 몸에 닿은 명석의 단단한 허벅지와 대물에 흠칫거렸다. 몽둥이 같은 육봉이 아주 힘차게 발기하고 있었다. 명석이 제 바지를 내리자 대물이 튀어나왔다.
‘후궁을 들이겠다고? 쉽게 변심하시는 폐하보다 차라리 이놈을 선택하는 게 나을지도 몰라. 황비로 만들어준다고 할 때는 언제고 후궁을 들여!’
배신도 이런 배신이 없었다. 연진이 이대로 자신을 버리겠다면, 자신이 그를 먼저 버릴 것이다. 슬픔을 넘어서 분노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운서의 눈은 벌써 분비액을 흘리는 명석의 성기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명석은 씨익 웃으면서 운서의 가녀린 손목을 한 손에 잡고는 그의 몸을 뒤로 돌려서 발기한 성기 위에 올렸다.
“뭐, 뭐야?”
운서의 허벅지 사이로 명석의 대물이 불쑥 들어오고 그 위에 앉듯이 몸이 올려진 운서의 발끝이 절로 들렸다.
“힛!”
“도련님, 그걸 도련님의 귀여운 것과 한꺼번에 잡아보십시오.”
명석의 커다란 손이 가슴으로 들어와서 젖꼭지를 건드렸다. 유두가 거칠게 잡아 문질러지는 바람에 크게 움찔거리던 운서는 시키는 대로 몽둥이처럼 커다란 명석의 남근과 제 물건을 함께 잡았다. 운서의 물건도 벌써 뜨끈하게 열을 내며 분비액을 흘리고 있었다.
두 선단에서 흘러나온 음액이 뒤섞이고 땅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앗, 아응.”
“도련님, 기분 좋으시지요? 도련님의 젖꼭지가 이놈의 손가락이 닿자마자 발딱 서는 게 아주 야무집니다. 전보다 더 통통하게 커진 것도 같고요.”
“으응, 아읏… 거기만 만지는 거… 싫어.”
운서는 가슴을 살랑살랑 흔들면서 명석의 성기를 단단히 잡고 허리까지 들썩거렸다. 가는 허리가 들썩일 때마다 운서의 양물이 뜨거운 대물에 비벼졌다. 그뿐 아니라 허벅지로 명석의 육봉도 꽉 조였다. 그러자 운서의 사타구니에 육봉과 고환이 한꺼번에 비벼졌다.
“핫, 아읏, 좋아…. 앙.”
“아읏, 음란하고 귀여우신 건 여전하십니다.”
명석은 제 선단을 작은 손으로 비비고, 기둥과 뿌리는 허벅지와 엉덩이로 살살 비벼대는 운서의 앙큼한 유혹에 거근을 더 꼿꼿하게 세웠다.
“항, 뜨거워….”
“소인이 이곳에 있는 동안 도련님의 젖꼭지며 보지를 잔뜩 길들여 드리지요. 작은 양물도 터질 때까지 괴롭혀드리겠습니다.”
명석은 운서의 부드러운 가슴살과 유두를 한꺼번에 잡고 거칠게 주물럭거렸다.
“앗, 앗, 젖꼭지 아파, 항, 기분 좋아.”
기분 좋다는 말에 명석은 운서의 탱글탱글한 유두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서 힘껏 잡아당겼다.
“힛, 아파, 항, 아파.”
“거칠게 만져지는 걸 좋아하시지 않습니까? 도련님의 젖이 제 손에 만져질 때마다 아주 탱글탱글 기뻐하고 있습니다. 아주 음탕하게 말이죠. 그러니 얌전히 가슴이나 내미시죠.”
운서는 수치심에 훌쩍거리며 가슴을 쭉 내밀었다. 그러자 가뜩이나 통통한 유두가 볼록하게 부푼 것처럼 보였다. 명석은 제 바지를 묶던 얇은 끈을 옷에서 툭 떼어냈다. 그러고는 끈의 양쪽 끝으로 운서의 통통한 가슴 돌기를 각각 묶어버렸다.
“힝, 무, 묶으면 아파… 싫어, 이런 거 창피해….”
운서는 얇은 끈에 묶여서 유독 볼록하게 튀어나온 제 젖꼭지를 보고 훌쩍거렸다. 그러자 명석의 손이 다시 민감해진 유두를 난폭하게 비벼주었다.
“하윽, 제발.”
“도련님께서는 얌전하게 생기셔서 의외로 거칠게 괴롭혀지는 걸 좋아하시지 않습니까. 앞으로는 저 이외에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해드리지요.”
명석은 기분 좋게 웃으면서 다른 끈도 떼어내고는 운서의 귀두 바로 아래까지 묶어버렸다. 운서는 또 아프다고 힝힝 울었다.
뒤이어 명석은 가까운 곳에 있던 나무 밑동으로 운서를 데려갔다. 아까 그가 나무를 패던 곳이었다. 옷이 모두 벗겨진 채 운서는 그곳에서 엉덩이를 높게 들고 있었다.
커다란 나무 밑동을 두 손으로 짚고 엉덩이를 바짝 들어 올린 운서의 뒤에서 명석이 그의 비부를 음란하게 핥아 올렸다.
“추릅, 츱, 쯥…. 도련님은 보지도 참, 츱츱, 쪽, 맛있습니다.”
“하앙, 앙, 몰라! 제발! 혀, 혀를 그렇게 돌리면…. 앗, 앗, 힝, 창피해.”
명석은 거친 손으로 운서의 작은 엉덩이를 힘껏 벌리고는 구멍 안으로 혀를 깊게 넣고 돌렸다. 이어서 속살을 핥고 입구까지 쭉 빨자 운서의 엉덩이와 구멍 속이 발발 떨렸다.
“흐앙, 가, 간지러…. 항, 제발, 그렇게 혀, 혀를 크게 돌리면…. 앗, 앗, 거기 다 젖어.”
“얌전히 있으십시오. 츱츱, 쪽.”
운서의 작은 엉덩이가 명석의 혀가 움직이는 대로 흔들렸다. 명석은 질퍽한 소리를 내며 이리저리 내벽을 핥아댔다. 그럴 때마다 운서는 간지럽다고 울었다.
운서의 꿈틀거리는 속살을 어느 정도 적신 명석이 바로 입술을 떼고 그의 여린 두 팔을 한꺼번에 잡아 올렸다. 그러자 운서의 여린 몸이 명석의 손에 대롱대롱 매달린 꼴이 되었다. 높게 들린 작은 발이 끝으로만 몸을 버티며 바동거렸다.
명석의 손가락은 곧장 운서의 밑구멍으로 향했다. 굵은 손가락 두 개가 입구를 살살 만지더니 바로 깊게 파고들어 왔다.
“앗, 앗.”
운서의 엉덩이가 유독 안을 조이며 거친 손가락을 받아먹었다. 조금 전까지 장작을 패던 손이 보드라운 구멍을 난폭하게 훑으며 쑥쑥 들어왔다. 그리고는 한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며 안을 만졌다. 그러다, 하나로도 모자라 두 개를 더 넣으며 파고들었다.
“앗, 제발…. 구멍이 버, 벌어져. 힝, 아흐흑, 깊어.”
“겨우 손가락 가지고 엄살떨지 마십시오.”
명석은 엄한 목소리로 말하며 손가락을 푹푹 찔러 넣기 시작했다. 그가 손가락을 뿌리까지 욱여넣은 상태로 마구 흔들어서 운서의 속살을 뒤흔들었다. 위아래, 양쪽으로 이리저리 빠르게 흔들렸다.
“벌써 보름이나 사내의 좆을 받지 않았는데도 도련님의 보지가 아주 쫄깃쫄깃, 탱글탱글합니다.”
“하읏, 앗, 하으읏, 그렇게 흔들고 만지면… 안이 다…. 아흣, 앙, 흐, 흔들려서.”
명석의 손가락을 따라 운서의 엉덩이와 골반이 흔들렸다. 그것만으로 전립선이 건드려져서 운서는 성기를 세우고 허리를 비틀었다.
“아읏, 앙…, 손가락 거칠어서 구멍이… 아파.”
“보지라고 하셔야죠. 저번에 가르쳐드리지 않았습니까!”
명석은 잠시 손가락을 빼고 운서의 작은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커다랗고 거친 손이 때리니 말랑한 엉덩이가 크게 흔들렸다.
“아얏!”
커다란 손이 다시 엉덩이에 철썩 붙었다 떨어졌다. 그 바람에 운서가 힝힝 우는데도 명석은 창피한 말을 하라고 강요했다.
“힝, 엉덩이랑 보지… 아파. 제발.”
운서가 순순히 말을 듣자 명석은 거친 손가락을 다시 박고는 여린 속살을 세게 휘저었다.
“힛, 아흑.”
눈물짓던 운서는 욕정에 힘겨워 헐떡이기만 했다. 그의 여린 몸은 명석의 한 손에 잡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상태라 굵은 손가락을 심하게 돌리며 휘젓는 손길에도 얌전히 흔들렸다.
“도련님의 사내가 누군진 몰라도 이런 몸을 내돌리다니, 참으로 어리석은 분 같습니다. 뭐, 저야 그분 덕분에 도련님의 야한 구멍 속에서 좆질을 할 수 있어서 횡재했지만, 소인이라면 도련님의 몸을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손가락을 크게 돌리던 명석이 웃으면서 운서의 전립선을 꾹꾹 누르며 괴롭혔다.
“아흐흣, 제발! 아읏…, 창피해. 항….”
내벽을 이리저리 벌리는 희롱에도 운서는 울먹거리기만 했다. 하지만 그의 속살은 앙큼하게 명석의 굵은 손가락을 조이고 있었다. 명석은 손가락을 크게 빙글빙글 돌려서 계속 안을 넓혔다.
“소인이라면 도련님의 요망한 보지가 비지 않게 커다란 몽둥이라도 박아 넣었을 겁니다. 아니면 가둬두고 좆질만 하든지요.”
명석은 손가락을 다시 크게 돌렸다. 네 개의 손가락이 빙글빙글 사정없이 돌다가 깊은 곳을 찌르며 퍽퍽 추삽질을 했다. 그에 맞춰 운서는 젖은 엉덩일 흔들었다. 그러다 돌연 손가락의 움직임이 멈췄다. 잔뜩 헤집어졌던 곳에 자극이 사라지니 운서는 더 죽을 맛이었다.
“흐앙, 앙! 아, 안 돼…. 제발…! 하윽, 제발, 보, 보질 제발 괴, 괴롭혀줘.”
사내의 성기 맛을 보고 싶어서 잔뜩 달아오른 엉덩이를 흔들며 운서는 어서 제 속살을 괴롭혀달라고 애원했다. 간청하는 그의 양물도, 젖꼭지도 더 탱탱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어떻게 말입니까?”
“교접…. 아니, 좆질을 해줘!”
운서는 온몸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엉덩이를 흔들면서 말했다. 성기를 깊게 박고 흔들어달라고. 운서가 엉덩이를 흔들 때마다 명석은 질퍽한 점막에 제 손가락들을 비볐다.
달아올라 있는 속살이 그의 손가락뼈에 스칠 때마다 저릿저릿했다.
“뭘 원하는 겁니까? 도련님, 요 예쁜 보지로 음탕하게 제 손가락만 물고 야금야금 씹지 마시고 원하는 걸 말씀하시죠.”
더 조르라는 명석의 말에 운서는 엉덩이를 힘껏 흔들었다.
“흐윽, 흑… 제발. 보, 보지에 좆질 해줘. 아흑…, 원하는 만큼.”
“도련님의 야들한 보짓살을 소인이 마음대로 다뤄도 됩니까?”
“흐읏.”
얼굴부터 목덜미까지 붉힌 채 운서는 욕정에 힘겨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의 구멍은, 손가락에 속살이 스칠 때마다 구멍을 발발 떠는 건 물론, 벌름거리기까지 하고 있었다.
명석이 굵은 손가락을 확 빼냈다. 그리고는 운서의 몸을 그대로 들어서 제 성기 위에 올렸다.
명석의 육봉은 펄펄 끓는 용암처럼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는 귀엽고 색스러운 운서를 곁에 두고도 보름이나 야들한 엉덩이에 성기를 꽂아 넣지 못해서 욕구 불만인 상태였다.
“아읏, 뜨거워….”
분비액으로 번들번들한 흉기가 음문에 닿자마자 명석의 굵은 목에 매달린 채 운서는 뜨겁다고 훌쩍거렸다.
“싫어, 무서워….”
운서가 싫다고 엉덩이를 떨자 명석이 키득거리며 제 선단에 운서의 입구를 쓱쓱 비볐다. 미끌미끌한 분비액이 운서의 음문을 적시고, 보들보들한 살이 옴질거리며 명석의 귀두를 간질였다.
“하앗, 앗.”
“무서운 게 아니라 어서 박아달라고 하셔야죠. 도련님의 보지야말로 소인의 자지를 먹고 싶어서 안달하지 않습니까?”
명석은 그대로 운서의 가느다란 허리를 잡고서 뜨거운 거근을 힘껏 안으로 밀어 넣었다.
“아욱!”
갑자기 내벽을 밀면서 깊숙하게 박힌 대물에 운서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내장 속에까지 박히는 듯한 육봉에 “허윽.” 하고 울기 시작했다. 그때, 명석이 운서의 가느다란 허리를 단단히 잡고 성기를 안쪽으로 깊이 쑤셔 넣었다.
“아윽, 제발! 흐앙, 아으윽!”
“헉…! 보짓살이 엄청나게 뜨거우면서 보들보들해. 너무 좋아!”
“흐아악, 너무 깊어…. 배, 배 속이 다 찰 것 같아.”
운서와 명석은 동시에 허리를 부르르 떨었다. 운서는 헐떡거리며 크게 벌린 입으로 타액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랫배가 명석의 성기로 가득 찬 것만 같았다.
“오늘도 도련님의 야들야들한 보지에 소인의 좆 맛을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하앙, 그런 말… 싫어!”
창피한 말은 싫다며 투정을 부리는 입과 달리 운서의 음란한 몸은 기대로 명석의 울퉁불퉁한 거근을 힘껏 조이고 있었다. 명석은 운서의 부드러운 몸을 안고서 그대로 걷기 시작했다.
“뭐, 뭘 하는 건가?”
명석의 대물에 꽂힌 채로 그에게 매달려 있던 운서가 바들거리며 물었다.
“그럼 소인이 여기서 이대로 허리를 움직여도 되겠습니까?”
“…저, 절대로 안 되네!”
호수가 보이는 마당 한복판에서 발가벗은 알몸으로 교접이라니. 운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자 명석이 운서를 안은 그대로 문 앞까지 걸어갔다. 작은 엉덩이에 거근이 꽂힌 채로. 명석이 걸을 때마다 운서의 몸이 덜컹거렸다.
“힛, 아흣, 움직이지… 마.”
“어찌 안 움직입니까? 보지가 간지러워도 좀 참으십시오. 저기까지만 가면 소인의 대물로 실컷 헤집어드릴 테니까.”
“앗앗, 싫어…, 무서워. 힝.”
운서가 무섭다고 엄살을 떠는데도 명석은 웃으면서 성큼성큼 걸었다. 그럴 때마다 명석의 육봉에 운서의 몸이 들썩들썩 흔들렸다.
“앗, 앗, 꼬챙이… 같아. 하읏, 다 문질러… 져. 앙!”
제 몸이 꼬챙이에 꽂힌 채 흔들리는 것 같았다. 명석이 걸을 때마다 꿈틀거리는 속살이 대물에 다 비벼지고 전립선까지 꾹꾹 눌려댔다. 그 바람에 양물을 더 단단하게 세우고 운서는 허리와 엉덩이를 바르르 떨며 훌쩍였다.
“아, 도련님의 보짓살은 정말 보드랍습니다. 소인의 좆에 비벼질 때마다 꽉 물고 질척질척하게 감싸주는 게…. 읏, 더는 못 참겠습니다!”
더는 참기 힘들다며 명석이 멈춰 선 곳은 문 앞이었다. 집 안으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에 걸음을 멈춘 것이다. 몇 발자국 걸어오는 동안 육봉을 더 흉흉하게 세운 명석이 운서의 작은 손으로 문틀을 잡게 했다.
“흑, 여, 여기서는….”
운서가 여기서는 싫다고 말하려는 순간이었다. 명석이 운서의 양쪽 발목을 제 다리 위에 휙 걸쳤다. 그는 거친 손으로 운서의 가는 허리와 다리를 각각 잡고 그 자리에서 빠르게 육봉을 흔들기 시작했다.
퍼억퍼억.
커다란 귀두가 여린 몸 안을 뚫고 허리 안까지 퍽퍽 파고들었다. 문틀에 매달린 운서의 몸이 크게 들썩거리며 자지러졌다.
“아우욱!”
명석의 남근이 운서의 음문을 수직으로 가르며 꽂혔다.
“아욱!”
내장이 출렁거릴 정도의 충격이었다. 운서는 절로 눈물을 떨구며 울었다. 명석의 허리는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대물이 안을 마구 때리고 긁어대기 시작했다.
퍽퍽퍽, 질퍽질퍽, 퍽퍽.
“너무 깊… 어, 아앗, 아욱, 흐아앗, 내장까지 다 헤집어져! 아윽, 악.”
운서는 내벽을 전부 밀어내며 내장까지 때리는 육봉에 비명을 내질렀다. 문틀에 겨우 매달린 운서의 몸이 힘없이 부들부들 떨렸다.
명석은 제 입술을 핥고 조금 더 허리를 강하게 쳐올렸다. 퍼억, 울퉁불퉁한 육봉이 깊은 곳을 세차게 때렸다.
“아흑, 흑, 아, 안이 부서져….”
속살이 몽둥이로 매를 맞는 것 같아 눈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운서는 크게 신음하며 필사적으로 손가락에 힘을 주고 문틀에 매달렸다. 이대로 몸에 힘이 빠지면 명석의 성기에 배 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
운서는 눈물을 뚝뚝 떨궜다.
“제발 천천히….”
“보지를 더 여십시오. 소인의 좆을 거부하듯 안을 조이니 힘든 게 아닙니까!”
부드럽게 해줄 수도 있다고 했지만 사실 명석은 그럴 마음이 없었다. 지금도 잔뜩 성이 난 육봉을 잔뜩, 더 빨리 흔들어대기만 했다. 질퍽한 소리와 함께 운서의 여린 몸도 빠르게 흔들렸다.
거대한 육봉이 운서의 좁은 안을 퍽퍽, 때릴 때마다 그의 단단한 고환도 입구를 철썩철썩 때렸다. 그럴 때마다 운서의 여린 몸이 크게 흔들렸다. 운서는 힘없이 흔들리고 아픈 쾌감에 울면서도 음탕한 구멍을 조였다.
“아욱, 악, 제발, 너, 너무… 빨라. 흐앙, 아파! 아욱, 아윽! 뜨, 뜨겁고 깊어… 보, 보지 부서져, 아욱!”
깊은 곳이 사정없이 찔리고 짓이겨지는 아픔과 쾌감에 운서는 이제 진심으로 무서웠다. 명석의 거근이 무섭게 안을 쑤실 때마다 운서가 가녀린 허리를 벌벌 떨고 비틀며 애처롭게 울었다.
“흐아앙….”
“쯧, 자꾸만 아프다고 엄살떨지 마십시오. 도련님의 보짓살이 아프다고 할 때마다 더 쫄깃하게 조여지니까요. 지금도 제 좆에 달라붙어서 아주 쭉쭉 빨아대고 있지 않습니까!”
“아흑, 제발. 아, 아니야, 하앙….”
“솔직히 말씀하시죠! 사내 좆 맛 때문에 소인하고 이곳에 함께 온 것이 아닙니까?”
“앗, 아니… 야.”
“거짓말인 거 다 압니다.”
명석은 앙큼하게 내숭을 떠는 운서의 엉덩이를 꽉 잡고 제 성기에 꽂힌 몸을 휙 돌렸다.
“흐아앗!”
그 바람에, 문틀에 간신이 매달려 있던 운서의 몸이 휘청거리며 떨어질 뻔했다. 그러다 다행히 몸을 지탱했다. 이제 운서는 명석에게 뒤로 안긴 모습이 되었다.
명석은 운서의 가슴을 일부러 아프게 쥐어 잡았다. 부드러운 가슴과 함께 끈에 묶여 퉁퉁 부은 젖꼭지를 한꺼번에 주물럭주물럭 만졌다. 그 때문에 운서가 허리를 바르르 떨자 좁은 속살이 다 벌어지도록 커다란 육봉을 빙글빙글 돌리며 뜨거운 성기로 휘저어댔다.
“흐아앙, 제발…, 안이….”
“보지라고 하십시오!”
명석은 윽박지르며 울퉁불퉁한 남근을 세게 퍽 박고 운서의 유두를 세게 잡아당겼다. 운서는 아픔에 눈물을 떨구면서 크게 울었다. 반면 그의 양물은 완전히 발기해서 벌써 분비액에 흥건하게 젖은 상태였다.
“보, 보지 속이…. 흐앙, 커다란 좆이 가득 찼어. 힛, 다 버, 벌어져서… 제발!”
“도련님의 음탕한 곳이 잔뜩 벌어지고 소인의 좆에 비벼지니 더 기분이 좋지 않습니까?”
아프고 힘들지만, 명석의 말대로 운서는 대물로 휘저어지는 게 너무 좋았다. 동통과 쾌감에 어쩔 줄 모르는 운서는 마냥 울고, 명석은 그의 가는 허리를 잡아 올리고 다시 제 성기로 질퍽거리는 속살을 퍽퍽 꿰뚫었다.
다시 살 몽둥이로 안을 매질 당하는 것이다.
“흐아앙!”
커다란 몽둥이가 배 속까지 꾸역꾸역 밀고 들어왔다. 명석의 커다란 남근이 철썩거리며 입구에 달라붙는 것도 모자라 안까지 파고드는 바람에 비부가 터질 것 같았다.
운서는 안쪽이 벌어지는 빠듯한 아픔과 창피한 곳이 마구 비벼지는 음탕한 쾌감에 절정을 느끼면서 엉엉 울부짖었다.
물론 뒤로만 느꼈다. 그의 양물은 아직 끈에 묶인 상태라 정액을 내보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운서는 괴롭다며 헐떡거렸다. 그럴수록 명석은 성기를 빠르게 박았다.
“아윽! 악! 제발 풀어… 그만, 아흑, 제발!”
난폭하게 안이 꿰뚫릴 때마다 커다란 신음을 내지르는 운서였다. 그 와중에도 가는 허리를 힘겹게 떨며, 명석의 울퉁불퉁한 남근을 질퍽하게 녹은 음탕한 구멍으로 조이고 빨아대고 있었다.
그것에 명석도 미치도록 헐떡였다.
사정감에 깊게 신음한 명석이 운서의 허리를 더 꽉 잡아 흔들면서 대물을 강하게 치댔다. 질퍽한 소리를 내며 음란한 곳이 빠르고 강하게 비벼지고, 동시에 귀두가 안을 꽉 채우며 박혔다.
“흐앙, 그, 그만!”
신음을 내지르는 운서와 함께 문틀까지 명석의 힘에 못 이겨 끼익끼익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다시 대물이 힘껏 안을 쑤신 순간, 명석이 부들거리며 사정했다.
“아윽, 윽! 도련님!”
명석의 진한 씨물이 운서의 작은 구멍에서 꿀렁꿀렁 쏟아질 때, 그의 정액을 받은 운서는 엉엉 울면서 몸을 떨었다.
“하윽, 정액… 뜨거워. 배, 배 속이 녹아.”
바들거리며 문틀에 매달린 운서가 창피한 곳을 적시는 명석의 음수에 헐떡였다.
“핫, 하으으… 제발, 풀어줘.”
“아직은 안 됩니다. 도련님의 보지가 좆 맛을 잔뜩 느끼면 그때 풀어드리지요.”
명석은 성기를 풀어달라는 운서의 애원을 무시하고 그의 몸을 안아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간 명석이 침상이 아니라 의자에 운서를 내려놓았다. 물론 그의 성기는 여전히 운서의 엉덩이에 꽂혀 있는 채였다.
운서를 의자에 손을 짚고 엎드리게 한 명석은 등받이를 잡고 허리를 쳐올리기 시작했다. 그는 아직도 운서의 유두와 양물을 묶은 끈을 풀어주지 않고 있었다.
명석의 뜨겁고 커다란 육봉이 다시 운서의 여린 밑구멍을 가르고, 안을 쑤시고 헤집었다.
“아읏, 앙, 괴로워…, 힛, 하욱….”
운서는 헐떡거리느라 한껏 벌어진 입속에서 타액을 질질 흘리며 괴롭다고 애원했다. 끈에 묶인 발긋발긋한 여린 곳이 흔들리면서 명석의 배에 분비액을 뚝뚝 떨궜다.
명석이 운서의 허리를 아래로 끌어 내리면서 허리를 쳐올리자 굵고 울퉁불퉁한 양물이 질퍽거리며 여린 곳을 퍽 쑤셨다.
밑구멍이 깊게 찔렀다. 운서는 속살을 훑은 대물이 빠져나가자 안쪽에 스치는 성기가 주는 쾌감에 발끝까지 떨며 흐느꼈다.
“흐앙, 좋아! 구멍이 끈적끈적, 여, 여기도… 제발.”
운서가 허리를 꺾으면서 엉덩이를 부르르 떨었다.
“아까는 괴롭다고 엄살을 부리시더니 실은 소인의 대물에 거칠게 쑤셔질 때마다 기분이 좋으시지요?”
명석은 의자의 등받이까지 흔들면서 단단한 허리를 힘껏 쳐올렸다. 덜컹덜컹, 의자가 흔들리면서 명석의 살 몽둥이가 안으로 더 깊게 꽂혔다.
그의 고환이 운서의 엉덩이 사이와 비부를 퍽퍽 때리고 기둥과 귀두는 속살을 온통 때렸다. 덕분에 운서의 음문은 겉과 속이 전부 퉁퉁 부어오르고 있었다.
“아흑. 좋아, 너무…. 항, 좋아. 제발, 이거 풀어…. 흑, 깊어, 앗, 좋아. 하응, 앗, 거칠고 깊어서…, 더 좋아.”
타액을 흘리며 헐떡거리는 운서는 끈에 묶인 양물 때문에 괴로워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좋다고 헐떡이기만 할 뿐이었다.
그러고는 명석이 밑구멍 속을 깊게 찔러주자 금방 또 절정에 올랐다.
“하아앗, 아앙…, 하읏.”
발긋한 젖꼭지와 붉은 입술까지 발발 떨면서 쾌감을 맛보는 운서의 모습은 정말 야하고 매혹적이었다. 운서는 질퍽하게 젖은 양물을 음문으로 한껏 품고 어서 양물을 풀어달라고 애원했다.
“제발, 흐앙… 푸, 풀어줘.”
“도련님의 보지가 뜨끈하게 녹아서 소인의 좆에 다 달라붙었습니다.”
“하앙, 그런 말…, 싫어. 창피해…. 흑, 제발.”
“사실인데 뭐가 창피하다고 하십니까? 지금 도련님의 쫄깃한 구멍에 달걀을 넣으면 익을 것 같은걸요? 한번 넣어볼까요?”
“싫어, 제발 이것 좀 풀어… 풀어줘!”
“도련님의 젖꼭지가 완전 퉁퉁 부었습니다. 보지 구멍은 찐득거리고 젖은 탐스럽게 익은 과일 같아서 먹고 싶어 못 참겠는데요.”
명석은 운서의 부드러운 가슴을 크게 잡고는 볼록하게 솟은 유두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명석은 야하고 예쁜 유두를 거칠게 잡아 만지면서 튼튼한 허리를 흔들었다.
“아읏, 앗! 제발!”
운서는 양물과 속살을 한꺼번에 발발 떨었다. 아직 운서의 밑구멍에 박힌 채로 뜨거운 열을 내는 명석의 성기가 흉흉하게 꿈틀거렸다. 운서의 속살이 그것을 물고 움찔움찔 조이며 계속 바들거렸다.
명석은 그대로 양쪽 유두를 힘껏 잡아당기며 괴롭혔다. 그의 거친 손이 유륜까지 잡고 비틀자 운서의 젖꼭지는 더 퉁퉁 부어올랐다. 힘없이 흔들리던 운서가 크게 울어도 명석은 울퉁불퉁한 대물을 계속 음란한 살에 비벼댔다.
육봉과 속살이 비벼지는 질퍽한 소리와 함께, 운서의 입과 아래에서 분비액이 뚝뚝 떨어졌다.
“제발….”
운서가 다시 애원해도 명석은 커다란 흉기를 더 크게 흔들기만 했다.
깊고 더 깊게 성기를 쑤셔 넣고 안을 찌르고, 흔들자 운서가 밑구멍을 발발 떨면서 울퉁불퉁한 성기를 질퍽하게 조였다. 허리 안까지 찔러주는 흉기에 괴롭다고 울어도 좋아서 음탕하게 느끼고 있었다.
“아앗, 앗. 너무…, 깊게 찔러. 윽, 안이 아픈데… 도 아으읏, 좋아. 안이 다 문질러져서…. 힛, 아욱, 또… 가, 갈 것 같….”
난폭하게 흔들리며 침을 흘리는 운서는 다시 절정에 오르기 직전이었다. 꽤 오래 성기가 묶여 있던 탓에 이제는 아무래도 좋고, 어서 앞이든 뒤든 느끼기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아니, 어떤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냥 괴롭고 기분이 좋았다.
“윽, 소인도…, 갈 것 같습니…, 아읏!”
의자와 함께 운서의 몸을 흔들어대던 명석도 허리를 부르르 떨었다. 그러고는 운서의 여린 음문에 제 육봉을 세게 꽂아 넣는 것과 동시에 정액을 질펀하게 싸버렸다.
“하아앙!”
명석의 씨물을 받으며 운서도 음문 속으로 음란하게 절정을 느꼈다. 쾌감에 달뜬 신음을 내지르는 운서의 유두와 양물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부풀어 있었다.
“앗, 도련님….”
발발 떨며 제 양물을 힘껏 물고 빨아대는 운서의 속살에, 명석은 계속 허리를 흔들며 헐떡거렸다. 운서의 밑구멍은 이미 질퍽하게 녹았는데도 다시 탱글탱글하게 성기를 빨고 있었다. 명석은 운서의 음란한 조임을 느끼면서 그의 부푼 젖꼭지를 잡아 만졌다.
“하아앙, 제발…! 풀어줘. 더는… 힘들어.”
운서가 눈물에 한껏 젖은 얼굴로 돌아보며 풀어달라고 하자 명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운서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아직도 욕망이 성성했다.
“…알겠습니다.”
이대로 풀어주기 아쉬웠지만 명석은 일단 풀어주고 나중에 다시 묶을 생각이었다. 그의 커다란 손이 운서의 사타구니로 내려갔다.
명석의 거친 손이 막 운서의 양물에 닿았을 때였다. 갑자기 문이 ‘쾅’ 하고 열렸다. 뜨거운 숨을 헐떡이고 있던 운서와 명석은 깜짝 놀라서 움직임을 멈췄다.
별안간 낯선 이들이 쳐들어온 것이다.
“…누, 누구?”
“네놈들은 누구냐?”
별장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모두 다섯 명으로, 모두 검은 옷을 입고 복면을 쓰고 있었다. 그들을 보고서 명석은 얼른 운서를 제 뒤에 숨기고는 의자를 무기처럼 들었다.
“도련님, 어서 숨으십시오.”
명석이 의자를 빙빙 휘두르며 다급하게 외쳤다. 운서는 후다닥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몸을 피하는 동안 괴한들과 명석이 몸싸움을 벌이는지 묵직한 타격음이 계속 들렸다.
‘어서 명석이를 도와야 하는데.’
운서는 벗은 몸을 가리지도 못하고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았다. 유두와 성기가 아직 묶여 있는 상태였지만 그걸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허둥지둥거리다 겨우 도자기 하나를 발견한 운서는 일단 이불로 벗은 몸을 감싸고 조심스레 방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도자기를 들고 방에서 고개를 내민 순간, 모든 것은 끝나 있었다.
괴한들에게 집단으로 맞았는지 명석이 쓰러져 있었다.
“아이고, 명석아!”
운서는 명석에게 달려가 그의 생사를 확인했다. 다행히 숨은 붙어 있었다. 그래도 얼굴이 벌겋게 부은 것이 많이 맞은 모양이었다. 아무리 힘이 세고 덩치가 큰 명석이라 하더라도 무예에 익숙해 보이는 여러 명에게 당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명석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이 몹쓸 놈들! 네놈들은 누구길래 남의 별장에 쳐들어와서 행패를 부리는 것이냐?”
“그것까진 알 것 없고, 당신은 우리와 함께 가야겠소.”
“미쳤냐? 내가 왜 정체도 모를 네놈들을 따라가야 하는데? 네놈들이야말로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는 것이냐? 폐하께서 아시면 너희는 당장 머리와 몸이 분리되어….”
운서가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소리쳤으나 사내들은 무서워하지 않았다. 위협도 안 되는 작은 강아지가 짖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저자를 잡아라!”
검은 복면의 괴한 중에서 대장으로 보이는 놈이 운서를 잡으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건장한 사내들이 운서를 붙잡았다.
“이, 이거 놔라!”
운서는 버둥거렸다. 한참 버둥거리고 있는데, 몸을 가리는 이불이 자꾸만 아래로 떨어질 것 같아 바로 움직임을 멈췄다. 그러자 괴한 중 한 사람이 그런 운서에게 재갈을 물리고 작은 몸을 번쩍 들어서 어깨에 올렸다.
“서둘러 가자.”
“읍읍! 읍읍읍!”
운서는 다시 버둥거리며 놓으라고 외쳤다. 그러나 괴한들은 운서를 데리고 빠르게 밖으로 나가서 마차에 올라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