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 벼락 같은 명석 (2)(3권) (7/15)

내관의 사생활- 음욕의 현궁 3권

7. 벼락 같은 명석 (2)

조용해진 처소에서 홀로 침상에 누워 있던 운서가 부들거리며 겨우 몸을 일으켰다.

“아이고, 별이 보이는구나.”

명석과의 교접 때문에 눈앞이 어지럽고 빙글빙글 도는 통에 정신이 다 없었다. 게다가 갑자기 힘을 써서 그런지 배도 고팠다. 운서는 간식이라도 먹을 생각으로 작은 몸을 덜덜 떨며 침상에서 내려왔다.

그런데 바닥에 발을 디딘 순간, 갑자기 두 다리에 힘이 풀려서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앗! 아욱!”

엉덩이가 바닥에 닿자마자 새빨갛게 부은 구멍에 충격이 가해졌다. 허리까지 저릿한 충격에 운서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훌쩍거렸다. 교접 두 번에 몸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지금도 명석의 대물이 꽂힌 것처럼 아래가 얼얼한 운서는 엉금엉금 기어서 탁자로 갔다.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인 운서가 간신히 의자에 앉아서 식은 차를 마시며 한숨을 쉬는데, 계속해서 몸이 덜덜 떨렸다.

운서의 아래는 아직도 명석의 정액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몸을 씻고 싶어도 욕탕까지 걸어갈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아이고, 죽겠다.”

두 번의 성교를 마치고 명석은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다며 아쉬워하더니 밤에 다시 오겠다며 휙 가버렸다. 물론, 입맞춤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기특한 것.’

정사에 능수능란한 명석이 기특한 한편, 운서는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밤새 사내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정말로 그의 거친 대물에 또 당하고 나면 내일 눈도 못 뜨는 건 아닐까 하는 괜한 걱정이 든 것이다.

‘복상사가 괜히 있는 말은 아닐 텐데….’

“돈 많고 다정한 놈을 거절해서 아쉬워했더니, 종마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졌구나. 아이고, 이걸 좋아해야 할지 말지.”

너무 힘이 좋아서 힘들다고 투덜거리는 운서의 얼굴은 아직도 발갛고 뜨거웠다. 명석의 돌덩이 같은 허벅지가 힘차게 움직여서 자신을 범할 때마다 얼마나 비명을 질렀는지 목까지 다 아팠다.

밤에 명석이 오면 다시 그렇게 당할 거라고 생각하니 온몸이 오싹했다. 명석의 허릿짓과 대물을 생각하던 운서의 엉덩이 속이 바짝 조여졌다. 사실 운서는 두려움보다 밤이 오길 기대하고 있었다.

명석은 운서와 교접했던 어느 사내보다 거칠었다. 하지만 그만큼 쾌감에 몸부림을 치게 했다. 운서는 조금 전에 맛봤던 사내의 맛을 또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그래, 이왕 다리를 벌렸으니 그 사내의 맛이라는 걸 제대로 느껴보기라도 해야지.”

몸은 좀 힘들겠지만 흔치 않은 대물에 힘까지 좋은 놈이 박아준다는데 마다하는 게 죄였다.

간식을 먹고 대충 배를 채운 운서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일어나 오늘 밤을 준비하기 위해 욕탕으로 향했다.

***

커다란 침상에서 발가벗은 두 사람이 음란한 마찰음을 내며 몸을 비비고 있었다.

“아앙, 앗, 제발, 하으읏, 아응!”

커다란 몸에 깔린 운서가 새된 신음을 내지르고 있었다. 그의 다리는 커다랗게 벌어지고 작은 엉덩이 사이에는 팔뚝만큼 커다란 대물이 빠르게 들락거리고 있었다.

“흐앙, 아아앗!”

명석이 몇 번 박지도 않았는데, 속살이 전부 헤집어지는 탓에 운서는 다시 앞과 뒤로 절정을 맛보며 울었다. 절정에 몸부림치는 운서가 쾌감의 여운을 맛볼 새도 없이 명석의 육봉이 재차 여린 속살을 세차게 때렸다.

운서는 또다시 엉엉 울면서 흔들렸다.

“제발, 흐앙, 제발! 앗, 흐아앙!”

운서가 몸부림치며 울어도 명석은 허릿짓을 멈추거나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명석은 허리를 흔들며 운서의 젖꼭지를 씹고 또 흔들었다. 그뿐 아니라 운서의 몸에 손자국이나 얼룩덜룩하게 깨물린 흔적을 남기기도 했다.

“제발, 아프네.”

운서는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자신의 가슴을 깨무는 명석을 말려봤다.

“도련님의 젖꼭지가 달콤하니 그런 게 아닙니까? 보지도 그렇지만 요 귀여운 젖꼭지도 맛있습니다.”

명석은 입맛을 짭짭 다시다 통통 부어오른 운서의 유두를 다시 쪽쪽 빨았다. 그러면서 운서의 양물을 꽉 잡고 거칠게 훑어주었다.

“흐아앙, 흐앙…, 제발.”

앙앙 울던 운서는 다시 몸을 부르르 떨며 명석의 것을 힘껏 조였다.

명석의 아래에서 한참 흔들리던 운서가 다시 딱딱한 허벅지에 앉혀지고 또 위아래로 크게 흔들렸다. 명석의 정액을 받은 운서의 점막에서 질퍽한 소리가 유달리 크게 퍼졌다.

“아읏, 윽, 제발, 흐앙, 아읏.”

운서를 뒤에서 안은 채 명석은 가느다란 허리를 마음대로 흔들면서 흉흉한 대물을 꽂아 넣었다. 일직선으로 꽂히는 육봉에 운서가 비명을 지를 듯 헐떡거렸다.

운서의 허리를 잡은 명석은 거친 힘으로 그의 몸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그뿐 아니라 제 육봉을 깊게 꽂고는 빙글빙글 돌려서 점막을 짓이겼다.

“아우욱, 그렇게 돌리면…, 안 돼. 그만! 아윽, 제발 살려…, 아흐흑.”

“이렇게 돌리면 찐득찐득하게 녹은 보짓살이 제 좆을 더 쫄깃하게 조입니다.”

명석이 운서의 몸을 반대로 돌렸다. 질척절척한 작은 엉덩이가 대물을 품고 빙글빙글 돌아갈 때마다 운서의 윗입과 아랫입에서 동시에 신음이 절로 터졌다. 그러면서 위에 있는 입으로는 침을 질질 흘리고, 아랫입으로는 정액을 질질 흘렸다.

“이렇게 하니 읏, 기분 더 좋으시지요? 아읏, 좋아…. 도련님의 예쁜 보지로 느끼시는 제 좆 맛이 어떠십니까?”

명석은 거친 손끝으로 운서의 유두를 짓누르며 살살 돌리고 괴롭혔다.

커다란 손이 운서의 허리를 돌리고, 위아래로 흔들고, 탄탄한 허리까지 쳐올렸다. 또 커다란 손으로 퉁퉁 부은 유두까지 괴롭히니 운서는 기절할 것 같았다.

“하윽, 좋아… 좆 맛이…. 읏, 아으윽, 너무 달콤해. 항, 좋아.”

“그럼 이대로 밤새 제 좆에 박히시는 겁니다.”

“흐으윽, 제발… 죽을 것 같아. 흐어엉….”

운서는 눈물과 타액을 줄줄 흘리면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명석은 계속 제 성기를 꽉꽉 박기만 했다. 운서의 밑구멍이 뜨겁게 녹아서 그의 육봉에 완전히 달라붙어 있었다. 남근을 힘껏 조이는 속살에 성기를 비비는 것만으로 명석은 절정에 도달할 것 같았다.

명석이 강인한 허리를 흔들어 더 깊게 박은 순간, 운서가 또 앞과 뒤로 절정을 맛봤다.

“흐아앙!”

몇 번째인지도 모를 쾌감이었다. 운서는 눈물을 떨구면서 이제 그만해주길 바랐다. 그때 뒤에서 뜨거운 숨을 내쉬던 명석이 자신도 더는 못 참겠다며 허리를 빠르게 흔들었다.

운서는 명석이 정액을 쌀 때까지 계속 거칠게 흔들렸다. 거칠고 뜨거운 살 몽둥이로 안쪽이 헤집어져 앙앙 울었다. 그러고는 명석이 드디어 씨물을 싸자 그것을 받고서 다시 뒤를 달달 떨었다. 또 뒤로만 느낀 것이다.

운서가 부들거리며 명석의 넓은 품에 쓰러졌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운서의 몸을 돌려서 마주 보게 한 명석이 잠시 쉬게 해주겠다며 그를 침상에 누였다.

명석의 것은 금방 사정했는데도 아직도 크고 성성했다. 운서는 눈물지으며 질퍽거리는 구멍으로 그것을 질금질금 조였다. 조이고 싶어서 조이는 게 아니라 몸이 절로 대물을 조이는 것이었다.

“앗, 아흣…. 제발, 빼, 빼줘.”

“도련님의 보지는 아직 부족하다고 소인의 좆을 빨고 있는데 무슨 말씀이십니까? 도련님의 체력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 또 잔뜩 박아드릴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흑…, 창피해.”

운서는 여린 몸을 달달 떨며 수치심에 눈물을 떨궜다. 명석은 굵은 손가락으로 운서의 젖은 입술을 살살 만져주었다. 그것만으로 운서의 속살이 또 떨렸다.

“아아앙.”

“도련님은 창피하다고 우는 게 참 곱고 예쁩니다. 저는 도련님만큼 색스러운 사내는 보지 못했는데, 몸이 작아서 체력이 약하시긴 하지만 몸속은 음란하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소인이 새 주인을 잘 만나서 좋네요.”

“…….”

운서는 어쩔 줄 몰라 하며 그냥 얼굴만 붉혔다.

“도련님, 어서 엉덩이를 좀 움직여보십시오.”

“아직은 싫어…, 힘들어.”

“그게 아니라 언제 황궁에 돌아가실지 모르니, 있는 동안 제 좆을 음미도 안 하시면 소용이 없잖습니까. 귀여운 엉덩이를 좀 흔들고 돌려서 맛 좀 보시라는 겁니다.”

“힝, 그런 말 창피하다니까.”

“어서요!”

명석이 재촉하며 운서의 젖은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히잉, 너무해….”

“도련님을 위해서 하는 말이잖습니까. 그간 변변히 좆 맛을 못 보셨을 테니, 실컷 드시라고요.”

자신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강요인지 모를 말에 운서는 엉덩이를 살살 흔들기 시작했다. 수치심에 눈물을 뚝뚝 떨구면서 찐득하게 녹은 음란한 속살을 울퉁불퉁한 육봉에 비볐다.

“핫, 아흣, 너무 커… 굵고 뜨겁고. 히잉, 거칠어.”

운서는 작은 손을 명석의 울퉁불퉁한 배에 올리고 엉덩이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그러다 음탕하게 작은 엉덩이를 빙글빙글 돌렸다. 운서의 엉덩이가 돌아갈 때마다 질퍽한 소리가 울렸다.

“도련님, 어떠십니까? 맛있으십니까?”

“항, 마, 맛있어. 아읏….”

운서가 솔직하게 맛있다면서 엉덩이를 돌리고 녹은 점막을 성기에 마구 비비자 명석이 또 순하게 웃었다. 그는 귀엽게 제 성기를 맛보는 운서의 가슴과 사타구니로 손을 뻗어서 유두와 귀여운 양물을 만져주었다.

“아앙, 앙. 맛은 있는데 제발 그만!”

유두를 꼿꼿하게 세운 운서가 젖은 음문을 움찔움찔 조이며 애원했다. 더는 힘들다고, 그만 놓아달라고. 하지만 명석은 오히려 허리를 쳐올리기 시작했다.

“소인의 대물이 맛있다면 더 드셔야지요. 매일 도련님의 예쁜 엉덩이에 소인의 좆과 좆물을 잔뜩 먹여드리겠습니다. 넘치도록 가득 말이지요.”

“하앙, 제발….”

운서가 명석의 돌덩이 같은 허벅지 위에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운서는 또 훌쩍훌쩍 눈물을 떨구면서 안을 쑤셔주는 커다란 남근에 양물을 꼿꼿하게 세웠다.

***

다음 날 아침에도 운서는 파리한 얼굴로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시종에게 물을 가져다 달라고 해서 벌컥벌컥 마시고 있는데, 영서가 방문을 벌컥 열었다.

영서는 전복죽과 말린 해삼볶음을 작은 쟁반에 담아 들고 들어왔다. 운서의 시중을 드는 시종이 어제부터 도련님이 비실거린다고 고했기 때문이었다.

“일어났더냐?”

“…예.”

“네가 아픈 것 같다고 해서 전복죽을 가져왔다. 일어났으면 어서 먹어라.”

“감사합니다. 형님.”

비실비실 일어난 운서는 죽이 있는 탁자로 비틀비틀 걸었다. 그런데 그의 걸음걸이를 무심히 보던 영서가 갑자기 다가와서 운서의 머리에 꿀밤을 때렸다.

“아얏! 형님, 아침부터 사랑스러운 동생에게 왜 손찌검이십니까?”

“네놈이 아픈 게 아니라 어젯밤에 내 가게의 점원을 건드렸으렷다!”

“아이고, 그건 어찌… 아셨는지?”

“이놈이!”

영서는 화를 내면서 쟁반을 들었다. 그것으로 운서를 때리려는 것이다. 운서는 허둥지둥 문가로 도망쳤다.

“예전에도 가게의 점원을 건드려놓고 나 몰라라 해서 아이가 울고불고 난리를 치게 만들더니. 이 간악한 놈아, 또 누굴 건드렸어? 잠깐….”

운서를 다그치던 영서는 생각나는 아이가 있어서 동생을 노려봤다.

“명석이었더냐?”

“아, 그게….”

“이 몹쓸 놈아!”

불같이 화를 낸 영서가 쟁반을 들고 운서를 쫓아갔다. 운서는 쟁반을 휘두르는 영서를 요리조리 피하며 기둥으로 숨고, 침상 아래로 쏙쏙 숨었다.

“제가 꾄 게 아닙니다. 그놈이 먼저 절 덮친 거라고요. 형님의 동생이 덮침을 당한 겁니다! 명석이가 형님의 정인도 아닌데 왜 난립니까?”

“보나 마나 네놈이 먼저 엉덩이를 살랑거렸겠지! 정인에게 버림받은 것도 모자라 부모의 얼굴도 보지 못하게 생긴 불쌍한 놈을 건드리고도 네놈이 사람이냐? 너는 또 명석이를 나 몰라라 하고 황궁에 들어갈 것이 아니냐!”

“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앉아봐라. 내 자초지종을 얘기해줄 테니.”

씩씩거리던 영서는 쟁반을 내려놓고 숨을 돌리며 차를 탔다. 그리고 평소의 우아한 몸짓으로 차를 마시고는 운서에게 앉으라고 했다. 그러나 침상 아래에 숨어 있던 운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냥 이 상태로 말하라고 답했다. 가까이 갔다가는 영서가 때릴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영서는 다른 사람에게는 늘 자비롭지만, 남동생인 자신에게만은 구박이나 하고 참 박했다. 자신이 만날 포륜, 그놈의 욕을 해서 그런가?

“빨리 오지 못하냐?”

영서가 포악한 표정으로 소리를 버럭 지르자 운서는 나올 수밖에 없었다.

“…예.”

슬금슬금 나온 운서가 탁자로 가서 앉는 것을 보며 영서는 이를 악물었지만 때리지는 않았다. 운서는 안심하고 죽부터 떠서 입에 넣었다.

“형님, 명석이 그놈이 부모 얼굴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니, 무슨 일이 있었답니까?”

“…그놈이 글쎄, 장사도의 첫째와 정을 통한 모양이더구나.”

“아, 네…. 네에?! 장사도의 첫째 아들이요? 몇 달 전에 이부상서의 딸과 결혼한 그 첫째 아들이요?”

장사도의 첫째가 귀족의 딸을 아내로 얻은 일은 서국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일이었다. 장사도의 주인이 신분이 높은 며느리를 들여 기쁜 나머지 보름이나 잔치를 벌였으니까. 며느리가 이부상서의 막내딸이니 오죽하랴.

“그래.”

영서는 한숨을 쉬었다.

“듣자 하니, 그 집 첫째 아들이 먼저 명석이를 건드린 모양이야. 꽤 오랫동안…. 그런데 혼인을 하고도 정신을 못 차리고 계속 명석이와 통정을 하는 바람에 아내에게 들키고 말았다더구나.”

운서는 입을 쩍 벌렸다. 아니, 그럼 명석이가 잠자리에서 내내 말했던 그 나리가…, 찬의 첫째 형님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쫓겨났다는 겁니까?”

“그래, 장사도의 어르신이 노비에서 면천시키는 대신 맨몸으로 내친 거지. 그걸 보다 못한 그 집 둘째가 내게 부탁을 했고.”

장사도의 둘째 아들과 영서는 같은 스승 아래서 함께 글을 배운 사이였다. 운서는 어떻게 된 일인지 뻔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고, 그래서 부모를 보지 못한다는 거군요.”

“그래, 순진하고 불쌍한 아이니 괜히 건드려서 상처 주지 말아라.”

“…예. 명심하겠습니다. 형님.”

기가 팍 죽은 운서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영서가 나가고, 죽을 다 먹은 운서가 직접 쟁반을 들고 나갔다. 그런데 명석이 입구에서 쭈뼛거리며 자신의 처소를 살피고 있었다. 커다란 몸을 구부리고 안을 살피는 모습이 참 귀여웠다.

운서는 명석의 처지가 꼭 자신과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쓰였다. 오래 마음에 품어온 사람이 혼인한 것도 그렇고 또 버림받은 것까지 말이다.

저는 연진에게 버림을 받진 않았지만, 그가 고집을 꺾지 않으면 곧 그렇게 될 터였다. 무사히 후계자를 낳아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테고.

“명석아, 나를 찾는 게냐?”

“…예, 도련님. 몸이 불편하시다고 하여 혹여 소인 때문인지 걱정이 되었사옵니다.”

“나는 괜찮다. 일이 바쁘지 않으면 잠시 들어오너라. 차를 줄 테니.”

운서는 명석을 처소로 들였다. 문이 닫히자마자 명석은 길고 돌덩이 같은 튼튼한 팔로 운서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도련님….”

단단한 팔이 힘껏 안자 그의 품으로 쉽게 딸려간 운서가 단단한 팔뚝을 토닥거렸다. 그러자 명석의 입술이 다가왔다. 운서는 거절하지 않았다. 명석의 건장한 몸을 안은 채 뜨거운 입술을 받았다.

‘나한테 어울리는 상대는 폐하보다 이놈일지 몰라.’

조만간 쫓겨나거나 제 발로 황궁을 나와야 할 텐데, 그때는 명석과 함께 있어도 좋을 것 같았다. 입술이 더 깊게 겹쳐질 찰나, 시종이 밖에서 운서를 불렀다.

“도련님, 나와보십시오. 황궁에서 사람이 나와 도련님을 찾습니다.”

“…알았다.”

명석에게서 떨어진 운서는 밖으로 나갔다. 보나 마나 연진이 보냈을 것이다.

‘며칠 휴가를 주신다면서….’

겨우 이틀이 지났을 뿐인데, 벌써 사람을 보내 돌아오라고 닦달하는 걸 보니 연진의 마음이 풀어진 모양이었다. 운서가 단장을 마치고 나가자 마차를 가져온 내관 하나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윤 내관님, 어서 타십시오.”

마부석에 앉은 내관이 운서에게 손을 내밀었다. 운서는 그 손을 잡고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 황궁에는 별일 없고?”

“예, 평소하고 똑같습니다. 다만, 폐하께서 며칠 동안 입맛이 없으시다며 수라를 거의 안 드셨다고 합니다.”

“…알았다. 서둘러 황궁으로 돌아가자.”

“예.”

마차는 황궁을 향해 속도를 냈다.

덜컹거리는 마차 안에 오도카니 앉아 있는 운서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운서는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명석 덕분에 알찬 휴가를 보내긴 했지만, 혹시나 연진이 눈치챌까 봐 두렵기도 했다.

‘오늘 목욕 후에 몸을 살폈을 때 흔적도 없고 뒤도 가라앉은 것을 확인했으니 괜찮겠지.’

자신이 다른 사내와 놀아난 것을 연진이 알면 큰일이었다. 그나저나 잔뜩 토라져 있을 연진의 마음을 어떻게 풀어줄지도 걱정이지만, 한편으론 명석도 신경이 쓰였다.

‘잠깐, 명석이가 맨몸으로 쫓겨났다고 했었지?’

운서는 황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면서 명석이 옷 한 벌도 챙기지 못하고 쫓겨난 게 안타까워 그에게 제 주머니에 있던 돈을 털어주었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장사도의 작은 주인은 어린 노비를 홀랑 먹고 입을 닦은 것이었다. 그동안 즐긴 것에 대한 보상도 없고, 또 부모와 떨어뜨려 놓으면서 푼돈도 쥐여주지 않은 것이다.

찬은 부하들에게 씀씀이도 좋고 너그러운 성품이었다. 그런데 그의 형은 아주 소인배인 모양이었다.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배포가 커야 하거늘 이십 년 이상을 함께 산 아이를 빈 몸으로 내치다니. 소인배에 옹춘마니였다.

운서는 영서의 말대로 괜히 명석을 건드린 건 아닌지, 또 상처를 주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찬과의 일도 있고 연진에게도 상처를 줬는데, 명석이까지.

‘대물 맛만 보려고 했는데 또 내가 잘못한 건가? 아이고, 머리 아파라.’

명석도 명석이지만, 운서는 코앞에 닥친 문제부터 해결해야 했다.

***

현궁은 여느 때와 같았다. 운서가 돌아왔을 때, 마침 현궁의 내관들이 궁의 안팎을 청소하고 있었다. 운서가 태선각으로 들어가자 복도를 쓰레질하던 오 내관이 호들갑스럽게 그를 반겼다.

“윤 내관님, 왜 이제 오셨습니까?”

“왜 그런가?”

“윤 내관님이 안 계신 동안 현궁이 아주 살벌했습니다. 제가 폐하의 수발을 들었는데, 표정도 계속 딱딱하시고 그동안 필요한 말씀 이외에는 한마디도 안 하셨습니다.”

오 내관은 연진이 무서웠던 적은 처음이라며 훌쩍거렸다.

“오 내관, 폐하는 서국의 천자이시니 위엄 있게 행동하시는 게 당연하지. 네놈이 그동안 폐하를 너무 만만하게 본 건 아니고?”

“…아니, 폐하께서 윤 내관님과 함께 계실 때면 늘 온화하시지 않습니까. 저희에게도 항상 잘해주시고요.”

“오 내관, 이 멍청한 놈아. 황제 폐하를 만만히 본 게 자랑이더냐. 폐하의 한마디로 네놈의 모가지가 쉽게 떨어져 나갈 수 있거늘!”

운서는 오 내관을 지그시 노려봤다. 연진이 자신에게 친근하게 구는 건 자신이 그와 함께 자랐기 때문이었다. 연진이 자신을 유독 좋아하기도 했고.

“송구합니다. 윤 내관님.”

기가 팍 죽은 오 내관이 침울한 얼굴로 말했다.

“앞으로 조심하고, 폐하께서는 어디에 계시느냐?”

“대명전에 계십니다. 윤 내관님께서 안 계신 동안 수라도 잘 드시지 못하셨습니다.”

“…알았다.”

연진이 수라를 잘 들지 않았다는 말에 운서의 가슴이 무거워졌다. 운서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대명전으로 향했다. 그는 바로 연진의 집무실로 올라갔다. 마침 유덕이 여관들과 함께 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의부님, 다녀왔습니다.”

“어서 오너라. 정친왕과 예소왕이 입궁하셔서 폐하께 인사를 올리러 오셨다. 네가 차를 가지고 들어가 보아라.”

“예. 그런데 의부님, 찬이는…?”

운서는 차마 뒷말은 하지 못하고 소심하게 물었다.

“…벌써 떠났다. 네가 옥사에 다녀갔다고 하던데. 그놈이 너한테 작별 인사도 제대로 못 했다고 애석해하더구나.”

“…….”

찬이 벌써 쫓겨났다는 말에 침울해진 채로 운서는 차가 담긴 쟁반을 얌전히 받았다.

찬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서 한숨만 나왔다. 자신 때문에 멀고 먼 북정도호부로 쫓겨났는데, 며칠이라도 그의 정인이 되어주지 못한 게 더욱 미안했다.

‘내관이고 뭐고 다 관두고 쫓아갈까? 장사도의 셋째 아들이니 나 하나쯤은 먹여 살려주겠지.’

북정도호부는 경치도 좋다고 하니 그곳에서 유유자적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찬 때문에 연진이 원망스러워진 운서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황제의 집무실로 들어갔다.

운서가 들어가자 연진과 함께 있던 정윤과 정진 형제가 헛기침을 하며 불안한 얼굴을 했다. 가뜩이나 연진과 한자리에 있는 게 불편할 텐데 자신까지 합류했으니 좌불안석일 것이다.

“내관 윤운서가 폐하와 왕야들을 봬옵니다.”

“…윤 내관을 여기서 또 보는군. 그래, 휴가는 끝난 것인가?”

“우리는 폐하께 인사를 올리러 왔네.”

“예, 제가 언제까지 폐하의 곁을 비울 수는 없지 않습니까. 벌써 왕야들께서 입궁하셨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차를 가져왔으니 천천히 말씀 나누시지요.”

운서는 연진과 그의 이복형제들이 앉은 동그란 탁자로 가서 차를 따랐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연진은 조용히 차를 따르는 운서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붉은색이 섞인 그의 눈동자가 운서의 조그만 몸짓도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를 쫓았다.

정윤과 정진에게도 얌전히 차를 따른 뒤 운서는 나가지 않고 뒤로 물러서 있었다. 연진도 운서에게 나가라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 운서를 또 보다니? 정윤이와 정진이 너희가 궁 밖에서 운서를 따로 만난 적이 있더냐?”

“폐하, 두 왕야께서는 소인의 본가에서 이른 점심을 들고 계셨습니다. 저는 정친왕과 예소왕께서 오셨다고 하여 인사를 드리러 간 것뿐이옵니다.”

“아, 그랬더냐?”

“예, 그러하옵니다. 폐하.”

정윤과 정진도 얼른 그렇다고 대답했다. 셋은 다시 말없이 차만 마셨다. 얼마 후, 급하게 차를 마시던 정윤과 정진이 연진의 눈치만 보며 조심스레 물러나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폐하, 태후마마께 인사를 올려야 하니 저희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그래, 어마마마께서 너희를 기다리실 테니 가봐야지.”

연진이 허락하자 정윤과 정진은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났다. 연진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서두는 걸음으로 집무실을 나갔다.

운서는 친왕들의 찻잔을 치우면서 연진을 힐긋 봤다. 연진은 아직도 딱딱한 얼굴을 하고 차만 마시고 있었다. 운서도 입을 꾹 다물었다. 줄곧 말이 없던 연진은 달그락거리며 찻잔을 치우는 운서를 빤히 쳐다봤다.

‘…얄미운 놈.’

연진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자신의 속을 뒤집어놓고, 쉬라고 했더니 냉큼 본가로 가서 부를 때까지 오지 않았다. 게다가 돌아와서는 웃지도 않고 자신에게 시선도 주지 않는다.

‘그놈의 일로 나한테 화가 났다는 것인가?’

찻잔을 치우는 운서의 표정은 평온해도 속이 부글부글 끓을 정도로 화가 났을 거라는 것이다.

아마 자신이 먼저 말을 걸 때까지 살갑게 웃거나 말을 걸진 않을 것이다. 운서는 늘 자신에게 너그러웠지만, 이럴 때는 살벌하도록 고집스러웠다.

‘정말 내가 싫은 건가?’

운서가 기절한 일로 연진은 재차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가 껄끄러웠다. 상처를 받기도 했고…. 계속 말이 없는 운서를 지켜보기만 하던 연진이 결국 먼저 말을 걸기로 했다.

“정윤과 정진이가 여전히 너만 보면 질겁하는구나. 하긴 예전에 단단히 혼이 나긴 했지.”

“오래도록 쌓이고 쌓인 원한은 아무리 시간이 지난다고 해도 풀기 힘든 법이지요. 무엇보다 폐하께서 직접 매를 때리셨으니 무서워하시는 거겠죠.”

심지어 황궁에서 쫓겨나기까지 했으니 운서를 보는 게 거북하기도 할 것이다. 사실 정윤과 정진이 운서를 무서워하는 게 아니었다.

운서는 그저 내관일 뿐이고, 정윤과 정진은 선황과 귀비의 아들이었다. 귀한 친왕들이 내관을 두려워하는 게 말이 되던가. 그들이 두려워하는 건 운서의 뒤에 있는 연진이었다.

“그건 그놈들이 맞을 짓을 했으니 때린 것이다. 너를 매일 놀리고, 상처를 입힌 것도 모자라 첩으로 삼으려 했으니 벌을 받아야지.”

감히 태자의 소유를 건드린 것으로 모자라 첩으로 삼으려 했으니, 마땅히 벌을 받을 일이었다. 운서가 상처 입은 얼굴로 울면서 친왕들이 자신을 첩으로 삼으려 한다고 했을 때 연진은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너도 내가 그놈들을 때려서 속이 시원하지 않았더냐?”

“뭐, 그렇긴 했습니다.”

정윤과 정진이 매를 맞을 때 구석에서 훔쳐보며 웃고 있던 걸 다 알고 있는데도 운서는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이제야 평소의 운서로 돌아와 있었다. 그래도 연진은 여전히 운서의 눈치를 봤다.

연진은 왜 황제인 자신이 내관의 눈치를 보고 있는지 잠시 자괴감이 들었다. 그러다 찬찬히 생각해보니 어느 순간부터 운서가 화를 내면 그냥 저도 모르게 눈치를 보는 게 자연스러워진 것 같았다.

‘그동안 운서가 화를 냈을 때는 대부분 내가 잘못을 한 경우였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나는 황제인데. 보나 마나 그놈의 일로 화가 난 것이겠지.’

내관의 눈치를 보고 있는 이 상황이 억울했지만, 운서의 마음을 얻고 싶은 연진으로서는 별다른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운서가 다른 놈 때문에 화를 내는 게 더 싫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죽어 마땅한 죄를 지은 건 그놈이고 태감의 면을 봐서 살려주기까지 했는데, 왜 자신을 원망하는지 모를 일이었다.

‘정작 애나 만들라고 차인 건 나인데.’

무참히 차인 상처가 아직도 피가 흐르는 것처럼 아픈데, 연진은 운서의 눈치를 보느라 내색도 못 하는 중이었다.

‘그래도 물어볼 것은 물어야지.’

“운서야….”

“예, 폐하. 말씀하십시오.”

“부례감과는 무슨 사이였더냐?”

부례감은 찬의 새로운 직함이었다. 갑자기 찬을 거론하는 연진이 조금 원망스러웠으나 운서는 속마음을 내보이지 않았다.

“폐하도 이미 아시지 않습니까. 부례감과 저는 태감을 의부와 양부로 둔 명목뿐인 형제이지요. 그것뿐, 저희는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지금 나와 말장난이라도 하자는 것이냐?”

연진은 둘이서 입 맞추는 것을 다 봤는데 어디서 발뺌을 하냐며 눈을 부라렸다.

“그동안 폐하께서도 부례감과 제 사이가 좋지 않은 건 알고 계셨지 않습니까. 다행히 근래에 그와 오해를 풀게 되어 사이가 잠시 좋아졌습니다. 며칠 전의 일은 부례감이 당분간 멀리 간다고 인사를 하러 왔었고, 그가 제 선물을 사 온다고 하여….”

“선물이라고?”

“예. 부례감이 장사도의 셋째 아들 아닙니까. 그의 선물이라면 비싼 걸 바라도 될 것 같아서 이왕이면 옥패라든지, 비단이 좋겠다고 옥신각신하던 중에….”

거짓말을 술술 늘어놓던 운서는 일부러 말을 끌었다. 본가에 머물던 중에 명석의 대물도 한껏 누렸지만, 이 순간을 위한 변명도 열심히 준비했었다.

“부례감이 흔쾌히 그러겠노라 대답하지 뭡니까. 선물이라는 말에 갑자기 부례감이 미칠 정도로 예뻐 보였기도 하고, 전부터 놀림을 당한 게 있는지라….”

“……?”

“놀려줄 생각으로 아직 받지 않은 선물이라도 고맙다고 뽀뽀를 하자고 했더니, 그놈이 글쎄 이를 악물며 다가왔습니다. 폐하께서도 부례감의 성격이 어떤 줄 아시지요? 지는 걸 워낙 싫어하는 놈이라는 걸요. 그놈이 제가 도발하는 것을 알고 소인을 이겨 먹을 생각에…, 뭐, 그렇게 된 거지요.”

운서는 하필이면 그때 폐하께서 돌아오신 거라고 덧붙였다. 장황한 거짓말을 뻔뻔하게 늘어놓은 나자 운서는 자신이 조금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지금 그 말을 나보고 믿으라는 것이냐?”

“소인은 사실을 말씀드렸사옵니다. 폐하께서도 소인이 패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시지 않습니까. 폐하께서 믿지 못하신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

아주 그럴듯한 변명이었다. 찬과 운서의 사이가 여전히 나쁘고, 놀릴 생각에 서로 선물까지 사주겠다, 답례로 미리 뽀뽀를 해주겠다 한 거였다면 제가 오해한 게 분명했다. 하지만 둘은 입을 맞추고 있지 않았던가?

연진은 사실대로 말하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추궁했다가는 운서가 제게서 멀어질까 봐 두려웠다.

“넌, 오 내관이 옥팔찌를 주었어도 입맞춤을 해줬겠구나.”

“아이고, 좋지요. 그런데 폐하, 오 내관은 그럴 돈이 없는 놈입니다.”

연진이 찬과의 일을 비꼰 거라는 걸 알았지만 운서는 계속 뻔뻔하게 답을 회피했다.

“…그래, 알겠다. 부례감과의 일은 그런 줄로 알겠다.”

“예.”

운서는 찬을 용서해달라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찬이 태선각에 칼을 차고 들어온 것부터 큰 잘못인데, 자신이 괜히 연진에게 그의 역성을 들면 오히려 탈이 날 게 틀림없었다.

찬의 일은 훨씬 더 시간이 지난 후에 자신이 아닌 유덕이 넌지시 말을 꺼내면 들어줄 것이었다. 그럼 적어도 이삼 년 안으로는 다시 황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폐하, 그 일 때문에 화가 나신 겁니까?”

“…네놈이 나한테 마음이 없다고 해서 화가 난 것이다.”

“제가 어찌 폐하께 마음이 없겠습니다. 이제까지 진심으로 폐하의 곁에서 살뜰히 모셨는걸요. 허나, 저처럼 천한 놈이 황제 폐하를 마음에 품어서 어쩌겠습니까.”

“운서야, 나는….”

연진은 이때다 싶었다. 도사에게 압수한 약을 써서 나와 아이를 만들자고 말하고 싶었다. 자신의 아이를 낳으면 얼마든지 황제를 마음에 품어도 된다고 말이다.

또, 부황께서는 태후와 귀비, 두 여인을 사랑했지만, 자신은 평생 너만을 바라보며 아껴주고 사랑해주겠다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연진이 약에 대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운서가 먼저 말을 돌렸다.

“폐하, 태후마마께서 정친왕과 예소왕을 위한 연회를 여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 알고 있다. 연회 때문에 영현궁의 궁인들이 정신없이 바쁘다고 하더구나.”

“낮에는 꽃놀이를 하고 밤에는 호수에 연등을 띄운다던데요. 폐하께서도 저와 함께 가실 거죠?”

운서는 평소처럼 헤실헤실 웃으면서 연진의 팔에 살포시 팔짱을 꼈다. 그것만으로 연진의 표정이 풀어졌다. 운서는 연진의 화를 풀어주려는 김에 쐐기를 박듯이 그의 매끈한 뺨에 입을 맞췄다.

쪽 하는 소리와 함께 입술이 떨어지자 연진의 뺨이 미미하게 붉어졌다.

“그래. 어마마마의 연회니 당연히 나도 함께 가야지. 운서, 너하고….”

어느새 꽁했던 마음이 말랑말랑해진 연진은 배도 같이 타자고 덧붙였다. 분위기 좋은 곳에서 약에 대해 털어놓을 생각이었다.

‘이왕이면 운서가 먼저 다리를 벌려서 임신시켜달라면 좋겠는데.’

연진은 음란한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폐하의 아이를 임신하고 싶습니다. 제발! 여기에 임신하는 약과 폐하의 옥근을 깊게 넣어주세요.’

그의 머릿속에서 운서는 엉덩이를 높게 쳐들고 있었다. 운서가 속살을 벌리면서 제발 넣어달라고, 임신시켜달라고 우는 모습을 상상한 연진의 얼굴이 단번에 붉어졌다.

원래 연회에서 황제와 함께 배를 타는 사람은 후궁들이었지만, 운서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배를 타는 게 너무 기대됩니다. 폐하, 연등이 가득한 호수 위에서 비파를 타주시는 건가요?”

“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연주해주마.”

“정말입니까? 아이고, 좋아라.”

연진의 비파 소리를 좋아하는 운서는 이번 연회가 정말 기대된다며 박수를 쳤다.

“폐하, 오늘 밤에는 어느 전각에서 침수 드실 겁니까?”

“…넌, 돌아오자마자 또 닦달이냐?”

운서의 닦달에 현실로 돌아온 연진은 풀이 죽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지금이라도 운서를 홀랑 벗겨서 자신을 미치게 하는 뒷구멍에 약을 꽂아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억지로 임신을 시키면 운서가 자신을 미워할 것 같아 주저하게 되었다.

차라리 후계자가 없는 게 낫지. 어마마마보다 더 살가운 사람인 운서에게 미움을 받으면 지금보다 더 가슴이 아파서 제대로 숨이나 쉬고 살 수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그게 아니오라…. 홍안궁이나 서전궁으로 가실 게 아니시면 소인이 폐하를 기다리고 있겠사옵니다.”

“…뭐, 뭐라고?”

연진은 다시 말해보라며 운서의 손을 잡았다. 운서는 대답 대신 발긋한 눈을 살짝 흘기며 웃고는 연진에게 허리를 굽혔다.

“폐하, 소인은 그럼 이만 물러나겠사옵니다.”

운서가 먼저 현궁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자 연진은 벌떡 일어났다. 자신에게 마음이 없다고 거절할 때는 언제고 또 잠자리를 하자는 건지. 저 요망한 놈이 제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마구 들쑤시고 있었다.

“내가…, 저놈 때문에 제명에 죽지 못하겠구나.”

요동치는 심장 때문에 어쩔 줄 모르는 연진은 이대로 운서를 쫓아가고 싶었다.

***

정무를 마치고 대명전에서 태선각으로 돌아가는 연진의 가슴은 요동치고 있었다. 그 요망한 놈이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자신의 집무실에서 나간 이후로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병부상서와 병력 배치에 대해 논의하는 중에도 심장이 벌렁거려서 상서가 몇 번이나 괜찮으시냐 물을 정도였다.

심지어 현궁으로 돌아가는 지금도 태선각의 기왓장을 본 것만으로 연진의 몸은 부들거렸다.

‘왜 이렇게 가슴이 설레는 것이냐.’

연진이 계속 가만히 있지 못하는 제 심장을 커다란 손으로 쓰윽 문지르며 달래봤다. 그런데도 주책맞은 심장은 어디서 정력제가 든 탕약이라도 훔쳐 마신 듯 벌렁벌렁 날뛰었다.

‘…나를 기다리겠다는 것은 역시 교접을 하고 싶다는 말이겠지. 언제는 내관의 일이라며 나를 울리더니. 야살스러운 놈 때문에 내가 진짜 제 명에 못 살겠구나.’

침소로 향하며 연진은 별생각을 다 하고 있었다.

춘화에서 본 것처럼 운서가 옷을 다 벗고 자신의 침상에서 이불로 몸을 가리고 있다든지. 아니면 목욕재계를 하고 얌전히 자신을 기다린다든지.

그에 더해 연진은 운서가 발긋한 얼굴로 ‘폐하, 기다렸사옵니다. 왜 이리 늦게 오셨습니까!’라고 잔소리하며 교태를 부리는 모습을 상상했다. 잔뜩 기대에 부푼 연진은 서둘러 침소로 향했다.

‘운서가 그런 모습으로 날 기다리고 있다면?!’

아마 심장이 멈출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발가벗은 운서가 뽀얀 엉덩이를 높게 들고 음문을 보이면서 깊게 넣어달라고 애원하면! 그 모습으로 전에 했던 말은 다 거짓이었고, 실은 폐하를 연모하고 있었다고 해준다면.

그리만 말해준다면 서국을 통째로 운서에게 주고 싶을 것이다.

‘아, 미치겠구나.’

오늘따라 복도가 참 길었다. 연진은 자꾸만 크게 벌렁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점점 침소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때, 복도 저 끝에 있던 오 내관이 그를 보고 헐레벌떡 달려왔다.

“폐하, 돌아오시었습니까.”

“그래.”

“폐하….”

오 내관이 다가와서 뭐라고 말했지만, 연진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은 지금 제 침소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운서만 가득할 뿐이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발가벗은 운서의 몸에 제 몸을 비빌 생각밖에 없었다.

오 내관의 말은 듣지도 않고 연진은 방문을 벌컥 열었다. 그런데 침소에서 얌전히 자신을 기다리고 있어야 할 운서가 보이지 않았다.

연진은 성큼성큼 들어가서 자신의 넓은 처소를 이리저리 살폈다. 그래도 작고 귀여운 놈이 보이지 않자 연진은 운서의 침소로 향했다. 오 내관은 그를 졸래졸래 따라갔다.

그의 침소에도 운서는 없었다. 연진은 침소와 이어진 작은 욕탕도 살피고 쪽방까지 뒤지고 심지어 침상 아래와 물건을 넣는 함까지 뒤졌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처소로 와서 함이나 장롱이 있는 곳까지 전부 차례차례 살폈다.

심지어 돈을 넣어두는 상자까지 들여다보고 나서야 자신을 졸래졸래 따라다니던 오 내관에게 운서의 행방을 물었다.

“오 내관, 운서는 어디에 있느냐?”

“…좀 전에 말씀드렸사온데. 낮에 고 내관께서 영현궁으로 데려가셨습니다.”

“뭐, 뭐라?!”

연진은 다시 말해보라고 했다. 오 내관은 아까처럼 태후가 운서를 찾으셨다며 고 내관이 운서를 데려갔다고 했다. 잔뜩 실망한 연진이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심장병이 걸렸나 의심이 들 정도로 요동치던 가슴도 어느새 차분해져 있었다.

“언제 돌아온다고 하더냐?”

“그게 글쎄… 요.”

오 내관은 연진의 눈치를 보며 잘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영현궁에 갔다면 태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느라 늦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알았으니, 운서가 돌아오면 바로 내게 오라고 전하거라.”

“예, 폐하.”

조금 전까지 온화한 표정이었던 연진의 얼굴은 다시 딱딱하게 변해 있었다. 오 내관은 혹시라도 연진의 심기를 거스를까 노심초사하며 재빨리 물러났다.

연진이 혼자 침소로 들어가고 나서 바로 운서가 태선각으로 돌아왔다. 영현궁에서 태후에게 살랑살랑 애교를 떨던 운서가 태선각으로 들어오자 역시 오 내관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늦게 오신 겁니까? 폐하께서 사흘 만에 웃으면서 태선각으로 돌아오셨었습니다. 그런데 윤 내관님이 안 계시니, 또 엄한 표정으로 변하셨습니다.”

“알았네.”

운서는 오 내관에게 이만 돌아가서 쉬라고 하고 연진을 찾아갔다. 침소의 장지문을 천천히 연 운서가 눈치를 보며 살금살금 들어갔다.

“이제 오는 것이냐? 네놈이 감히 서국의 황제와 약속을 하고 기다리게 하다니, 제정신이더냐?”

“…송구하옵니다. 폐하.”

문을 닫은 운서는 재빨리 연진에게 다가가서 그의 옷시중부터 들었다. 황제의 정복을 벗기려던 운서가 놀라서 손을 뗐다.

“아이고, 폐하, 몸이 뜨거우십니다.”

“…너 때문이 아니냐.”

연진은 아까부터 운서의 얼굴을 본 것만으로 아랫도리까지 주체할 수 없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특히 운서가 제 몸에 손을 대자마자 그의 거근이 불뚝불뚝 일어서고 있었다.

“제가 뭘 했다고 그러십니까?”

운서가 제 허리를 은근히 더듬는 연진의 손길을 모르는 척하며 물었다. 그러자 연진의 대물이 언제 발기했는지 옷 위로도 성성하게 열을 내며 허벅지를 찔렀다. 운서는 그것도 모르는 척하며 작은 손을 연진의 가슴으로 미끄러뜨렸다.

“네놈의 기다린다는 한마디에도 내 가슴이 자꾸만 들쭉날쭉하게 요동치고 몸에서 열이 난다.”

“정말 저 때문에 가슴이 요동치십니까?”

벌써 얼굴을 벌겋게 물들인 연진이 너 때문에 죽겠다고 엄살을 부리자 운서는 쿡쿡 웃으면서 그의 가슴에 뺨을 대고 소리를 들었다. 정말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폐하도 참…. 제가 뭐라고 이러십니까?”

“네가 뭐라니, 그게 무슨 말이냐. 운서야, 너는 나의 첫정이다. 게다가….”

평생 함께 있고 싶다고 고백하려던 연진은 잠시 주저했다. 며칠 전에 그 말을 했다가 운서가 기절하지 않았던가. 이번에도 기절하는 건 곤란했다. 당장 제 아랫도리부터.

하고 싶은 말을 미룬 연진은 그냥 운서를 붙잡고 다짜고짜 입을 맞췄다.

입술이 겹쳐지자 부드러운 감촉과 함께 운서의 여린 몸이 살짝 떨렸다. 연진은 운서의 작은 몸을 두 팔로 더 꼭 안고 제 입술을 비비고 입술을 핥았다.

커다란 강아지가 주인의 입술을 핥는 것처럼 할짝거리다가 운서가 젖은 입술을 살짝 벌리자 혀를 넣었다.

연진은 운서에게 제 입술을 더 비비면서 혀를 깊숙하게 넣었다. 혀가 섞이자마자 연진이 바로 운서를 침상에 던지듯 눕히고 위로 올라탔다.

“운서야, 가슴을 보여봐라.”

가슴을 보이라는 말에 운서가 빨개진 얼굴을 살짝 숙이고 내관복의 매듭을 풀기 시작했다. 작은 손이 꾸물거리며 매듭을 푸는 손길에 연진은 자꾸만 조바심이 났다.

“어서 풀어라.”

연진은 더는 못 기다리겠다며 운서의 아랫도리를 휙 벗기고는 가느다란 다리를 벌렸다.

“앗, 폐하.”

속옷까지 한꺼번에 벗기고 부드러운 다리를 벌린 연진의 시선이 한곳에 꽂혔다. 다짜고짜 자신의 비부를 보는 뜨거운 시선에 운서가 부끄러워하며 다리를 오므리려고 했다.

며칠 전 명석의 대물에 잔뜩 쑤셔졌기 때문이었다. 그와 통정을 한 건 하루뿐이었다. 그러나 낮에 두 번, 밤에는 세 번이나 계속 그의 양물을 받았다. 덕분에 운서는 이틀 동안 계속 침상에서 꼼짝 못 하고 널브러져 있어야 했다.

‘다음 날은 아무 짓도 안 했으니 티는 안 나겠지.’

운서는 제 아래를 보는 연진의 눈치를 보며 살짝살짝 엉덩이를 가렸다. 그러나 연진이 그의 다리를 억지로 벌리고 입구를 쓰다듬었다.

밑구멍을 쓰다듬자 눈가를 촉촉하게 붉힌 운서의 기다란 속눈썹과 여린 허리가 바르르 떨렸다.

“앙, 폐하 거길 만지시면 부끄럽습니다.”

“뭐가 부끄럽다고 그러냐? 네놈의 밑구멍이 발갛고 보들보들한 게 아주 귀엽구나. 그런데 아직 부어 있구나?”

“아앗, 그건…! 며칠 전에 폐하께서 유독 거치셔서….”

운서는 명석의 대물 때문에 속살이 붉게 부어 있는 것을 연진 때문이라고 앙큼하게 거짓말했다. 눈 하나 깜박하지 않는 운서의 거짓말에 연진은 또 홀랑 속아 넘어갔다.

“아, 아직도 네놈의 속살이 부어 있을 정도라니? 짐의 허릿짓이…. 흠, 꽤 심했구나.”

“괜찮사옵니다. 거친 폐하도 멋지셔요.”

“그, 그러냐?”

운서의 거짓말에 계속 속아 넘어간 연진은 가슴이 다 뿌듯해서 얼굴까지 붉혔다. 허릿짓이 거칠었는데 멋지다니! 운서가 밤일에 만족했다는 것이 아닌가.

‘운서의 인정을 받으니, 그 뿌듯함이 황좌에 처음 앉았을 때보다 더 좋구나.’

연진은 대명전의 높은 계단에 올라서 황좌에 앉았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 자신의 발아래에서 서국의 모든 대신과 군사가 무릎을 꿇었었다.

연진은 그때를 잊지 못했다. 지금이야 덤덤해졌지만, 당시에는 온몸에 전율이 흐를 정도의 환희를 느꼈었다. 그러니 운서가 자신과의 교접이 좋았다고 말해준 것이 더 기쁘다면 말이 안 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로 기뻤다.

운서가 너무 좋은 연진은 그저 헤실거리며 자신의 손가락을 한 번 핥았다. 연진은 자신의 타액에 젖은 손가락을 운서의 밑구멍에 바로 찔러 넣었다.

“아읏!”

쓱쓱.

운서의 신음과 함께 깊게 들어간 손가락이 내벽을 더듬으면서 휘돌았다. 뜨겁고 말랑한 점막이 연진의 손가락에 이리저리 휘저어졌다.

“앗, 앗, 폐하… 제발, 원하시는 대로 가, 가슴을 보이겠습니다. 그러니 부끄러운 곳을 만지는 것만은… 그만요.”

만지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는 운서의 속살이 발발 떨렸다. 연진은 기다란 손가락으로 운서의 속을 계속 찔렀다. 그러자 좁은 속살이 손가락을 꽉 조이면서 축축한 소리까지 내며 음란하게 쉼 없이 떨렸다.

속살이며 발끝만이 아니라 허벅지와 엉덩이까지 부르르 떨며 운서는 그만하라고 엉덩이를 움츠렸다. 운서가 도망가는 듯한 몸짓을 하자 연진의 욕정은 더 타오르기만 했다.

“그만이라니, 더 많이 해달라고 해야지. 네놈이 먼저 짐에게 기다린다고 하지 않았더냐.”

“항, 그건 그냥…. 앗, 앗, 폐하를 기다린다는 말이었사옵니다.”

“네놈이 짐의 옥근을 여기로 가득 삼키고 싶어서 유혹하는 것을 모를 줄 알았더냐?”

연진은 입맛을 다셨다. 제 손가락을 삼키고 발발 떨리는 밑구멍을 잔뜩 예뻐해 주고 싶었다.

“흣….”

연진의 음란한 질문에 운서의 눈가가 더 발긋하게 물들고 그의 눈에는 색기가 돌았다. 하지만 운서는 여전히 아니라고 고개를 살짝 저었다.

그 와중에도 운서는 내관복의 매듭을 풀고 어깨와 가슴을 드러내었다. 뽀얀 가슴과 부푼 분홍색 젖꼭지가 드러나자 음란하게 떨리는 유두가 연진의 눈에 걸렸다.

연진은 창피해하는 운서의 예쁜 얼굴과 몸을 훑으면서 그의 구멍을 계속 쑤셨다. 깊게 안쪽을 쑤시고 쫀득한 속살을 만지면서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자 음란한 곳이 더 발발 떨렸다.

“하앙, 제발 폐하… 그리 만지시면 소인의 밑구멍이 다 간지럽사옵니다.”

“운서야, 이렇게 만져지는 게 싫으면 네놈의 비부를 빨아주랴? 아니면 짐의 남근을 깊게 넣어 비벼주랴?”

“폐하, 그런 말씀은… 제발, 창피합니다.”

점점 더 얼굴을 붉히면서 운서는 창피하다고 했지만, 한편으론 연진이 뭘 해줄지 기대하고 있었다. 게다가 얼마 전까지 순진했던 연진이 어느새 색스러운 말도 하며 자신을 희롱했다.

“네놈의 밑구멍을 빨기 전에 우선 여기부터 맛을 봐야겠다.”

연진의 커다란 손이 운서의 가슴살을 잡았다. 그가 젖꼭지의 맛을 봐야겠다고 혀를 내밀자 운서의 어깨며 가슴이 들썩거리더니 붉게 달아오른 돌기가 더 부풀어 올랐다.

단단한 손가락은 계속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밑구멍을 희롱했다.

“저번보다 네놈의 젖꼭지가 많이 부풀었구나. 만지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것이냐?”

“…아, 아니 이건, 폐하께서 잘생기셔서.”

명석 때문에 부은 젖꼭지에 가슴이 뜨끔해진 운서는 연진이 기분 좋아할 말로 대충 아무렇게나 둘러댔다.

“짐이 잘생겨서 흥분했다는 것이냐? 귀여운 유두가 절로 부풀 정도로?”

“아니옵니다.”

“아니긴, 음란한 것!”

기분이 좋아진 연진이 낮게 웃었다. 그는 운서의 발긋한 눈가가 조금씩 욕정에 물드는 것을 보고 통통하게 부푼 귀여운 젖꼭지를 혀로 길게 핥았다. 한 번 핥았는데도 타액에 젖은 유두가 유난히 촉촉해 보였다.

“하읏….”

젖꼭지가 핥아진 것만으로 어깨를 떠는 운서가 작은 손으로 제 가슴살을 잡아서 연진의 앞에 젖꼭지를 내밀었다. 더 핥고 빨아달라는 유혹이었다.

연진은 운서의 양쪽 유두를 번갈아 핥았다. 혀를 대고 할짝거리며 핥을 때마다 분홍빛의 젖꼭지가 점점 붉어졌다. 그러면서 운서의 밑구멍을 손가락으로 쑤시는 것도 멈추지 않았다.

“앗, 앗, 제발, 앗. 간지러워요. 폐하, 아래하고 위가 다 간지러워….”

“네놈의 젖꼭지는 아무리 핥아도 맛있구나.”

연진이 운서의 부푼 것을 입에 넣고 쭉쭉 빨았다. 작은 돌기가 축축한 소리와 함께 빨릴 때마다 운서의 허리가 부들거렸다.

“힝, 폐하, 창피합니다.”

“달짝지근한 맛이 나서 맛있다는 건데 뭐가 창피하다는 것이냐? 네놈의 젖꼭지는 아무리 핥아도 맛있단 말이다.”

운서의 젖꼭지를 사악사악 맛있게 핥고 빨던 연진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그의 타액이 운서의 유두와 길게 연결이 되었다가 끊어졌다.

연진은 다시 입맛을 다시고 운서의 속살을 휘젓던 손가락을 빼냈다.

“앗.”

“네놈의 밑구멍이 흐물흐물 녹을 때까지 빨아줄 테니까, 얌전히 다리나 벌리고 있거라.”

운서의 음란한 구멍을 핥고 빨아댈 생각에 눈이 붉게 달아오른 연진이 이번에는 작은 몸을 홀랑 뒤집었다. 작고 동그란 엉덩이를 잡아 올려서 벌리자 음란하게 젖은 비부가 움찔거렸다.

“항, 싫어요.”

연진은 운서의 엉덩이로 파고들었다. 그가 말랑한 엉덩이에 입술을 대자 운서는 싫다고 엉덩이를 흔들면서 무릎걸음으로 도망치려고 했다. 그러나 금세 잡혀서 다리가 더 벌어지고 말았다.

연진의 입술이 운서의 밑구멍에 닿고 그곳에 입을 쪽쪽 맞췄다.

“아앗, 앗.”

뜨거운 입술이 제 입구에 비벼지자 너무 창피해진 운서는 몸을 바르르 떨며 훌쩍거렸다. 운서가 바들거리고 있자 연진이 혀를 내밀어서 발긋하게 젖은 입구를 핥고는 혀를 깊게 박았다.

“아앗, 폐하, 싫어요.”

혀가 좁은 안을 쑤신 것만으로 운서가 몸서리치며 싫다고 엉덩이를 살짝 흔들었다. 비단 이불 위에 엎드린 채로 운서는 안을 조이며 허벅지까지 바들거렸다. 혀가 안쪽에 박힌 것만으로도 구멍 속이 간지럽고 뜨거웠다.

“가만히 있어라. 네놈의 속살이 짓무르도록 빨아주마.”

츱츱 소리를 내며 입구 바로 안쪽을 핥는 연진은 운서를 또 창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게 너무 좋다고 생각하는 운서의 유두와 양물이 간질간질했다.

뜨거운 혀가 달아올라 바르르 떨리는 선홍빛의 내벽을 날름날름 핥았다. 운서의 속살이 꿈틀거리며 안을 닫을 때마다 그곳을 연진의 혀가 핥았다. 츱츱, 치덕, 아랫구멍 속에서 점막을 훑으며 돌아가자 운서는 허벅지를 후들거리며 작은 엉덩이를 경련했다.

“핫핫, 폐하…, 아흣, 앗!”

‘속살이 짓무르도록 빨아주겠다니?’

이틀 전까지 자신에게 농락당하며 어쩔 줄 몰라 하던 연진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자신을 온통 희롱하고 있었다. 자신이 없는 사이에 또 춘화를 본 것 같았다.

‘이대로 며칠 더 쉬어볼까?’

자신이 며칠 더 쉬면 연진이 성교의 화신이 되어 있는 건 아닐까 하며 엉뚱한 기대를 하고 있을 때, 연진이 혀를 깊게 넣고 안을 핥기 시작했다.

운서는 깜짝 놀라서 안을 닫으며 혀를 촘촘하게 조였다. 그러나 연진의 혀끝은 그곳을 마구 핥으면서 벌려댔다. 그리고는 축축한 소리와 함께 기다란 혀를 부들거리는 곳에 밀어 넣고 음란한 속살을 샅샅이 핥았다.

“아앙, 앙. 폐하, 이, 이런 건 어디서 배우셔서….”

츱츱, 치덕치덕, 이상한 소리가 엉덩이 속에서 흘러나왔다. 엉덩이를 높게 든 운서는 연진의 혀를 깊게 받으며 온몸을 바들바들 떨기만 했다.

연진은 커다란 손으로 운서의 작은 엉덩이까지 거칠게 주물럭거리며 혀를 돌렸다. 그에 운서는 비부를 발발 떨면서 훌쩍거렸다. 창피하고, 기분도 좋고, 너무 흥분돼서 그냥 훌쩍훌쩍 눈물을 떨구는데, 연진이 뜨거운 혀를 휘돌렸다.

“앗, 앗, 흐앙, 폐하… 폐하의 혀가 너무… 뜨겁습니다. 이런 거 싫어요.”

운서는 고개를 돌려서 제 창피한 곳을 핥는 연진을 바라봤다. 그의 단정한 머리통이 제 엉덩이 사이에 푹 박혀서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아아, 간지러워…. 제발, 폐하!”

운서는 뜨거운 숨을 헐떡거렸다. 연진이 제 속살을 핥는 것만으로 그냥 느낄 것 같았다. 이미 달아오른 운서의 양물에서 분배액이 뚝뚝 떨어졌다.

운서는 스스로 제 양물과 가슴을 더듬었다. 이불을 꽉 쥐었던 작은 손으로, 연진을 유혹할 때처럼 성기를 훑고 가슴 돌기를 손끝으로 문지르며 헐떡거렸다. 운서의 양물이 더 불끈거리며 분비액을 떨굴 때, 속살이 빨리는 소리와 행위는 더 심해졌다.

연진의 혀가 운서의 속살을 더 깊게 쑤시고 빨기 시작했다. 츠읍츠읍 하는 음란한 소리와 함께 밑구멍이 세게 빨리자, 운서는 어쩔 줄 몰라서 그냥 앙앙 울었다.

“흐아앙….”

연진은 걸신이 들린 듯이 찹찹거리며 맛있게 핥아 먹었다.

갑자기 너무 창피해진 운서가 얼굴과 목덜미를 다 붉히고 속살에 힘을 주며 거부했다. 그런데도 연진의 뜨거운 혀는 좁아지는 점막을 헤치고 들어가서 내벽을 휘저으며 핥고, 빠르게 들락거렸다.

“흐아앙! 폐하, 제발! 아앗, 하아앗!”

운서는 연신 여린 몸을 부들거리며 울었다. 몸이 너무 뜨거워서 제 양물과 젖꼭지를 더 세게 주물럭거리면서 허리를 흔들었다.

운서의 속살이 어느새 연진의 타액으로 흠뻑 젖었다. 연진은 잠시 혀를 빼냈다. 뜨거운 혀가 빠지자마자 여러 가닥의 타액이 벌름거리는 붉은 속살과 길게 연결됐다. 운서는 그것을 보며 헐떡거렸다. 물론, 자신의 젖꼭지를 더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흐읏… 폐하, 제발요.”

안쪽이 핥아진 것만으로 내벽이 녹을 것 같은 운서가 연진의 눈앞에서 높게 들고 있는 엉덩이와 허벅지를 덜덜 떨었다. 음란한 실타래는 아직도 연진의 혀와 밑구멍을 연결하고 있었다.

“네놈의 속살도 아주 달구나.”

연진은 제 입술을 핥았다. 그러고는 실타래를 따라가서 운서의 젖은 입구에 입을 쪽쪽 맞췄다.

“앗, 앗!”

“이곳이 아직 짓무르지 않았는데, 더 빨아주랴?”

“흐앙, 싫습니다. 폐하…, 여기 뜨거워서 싫어요. 흑, 이대로 더 하, 핥으시면 정말 소인의 속살이 짓무를 것 같습니다. 더는….”

더는 싫다고 고개를 저은 운서는 눈물을 떨구면서 애원했다. 연진을 돌아보던 운서가 발긋한 눈가를 한껏 적시고 훌쩍거리면서 엉덩이를 살랑거렸다. 게다가 부푼 젖꼭지를 만지면서 연진에게 실컷 빨린 비부를 제 손으로 벌렸다.

연진의 타액으로 한껏 젖은 속살을 내보인 채 운서는 여기가 간지럽다고 훌쩍거렸다.

“읏….”

짙은 분홍색의 속살이 입을 다물었다가 살짝 벌어지는 광경에 연진의 머리에 피가 몰렸다.

“흑, 더는 싫어요. 소인의 여기가 폐하의 타액을 받은 것만으로 녹을 것 같사옵니다.”

그런데 또 입으로는 싫다고 훌쩍거리며 여린 어깨를 떨었다. 몸은 음란한데 말은 싫다, 창피하다, 그러니 연진으로서는 더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음탕한 놈!”

연진은 자신을 자꾸만 부추기고 유혹하는 운서를 당해낼 수 없었다. 연진은 바로 운서의 작은 몸을 바로 눕히고 그의 가슴을 빨기 시작했다. 커다란 손으로는 운서의 엉덩이와 양물을 함께 주물럭거렸다.

“힛, 아흣, 폐하. 하앙.”

볼록하게 솟은 유두가 빨리는 것과 동시에 연진의 굵은 손가락이 다시 운서의 젖은 구멍으로 파고들었다.

“하앗, 앗!”

손가락은 단번에 뿌리까지 박혔다. 운서는 그것을 끈적끈적하게 조이며 자지러지는 신음을 냈다. 연진의 혀가 그의 젖꼭지를 힘껏 빨 때마다 운서는 그의 손가락을 젖은 점막으로 습하게 빨았다.

“항, 아파… 요. 앗, 앗! 그, 그렇게 세게 빠시면…. 하응.”

가뜩이나 볼록하게 부푼 유두가 새빨갛게 젖어서 연진의 입속에서 더욱 부풀었다.

운서는 아프다고 싫다고 야살을 떨면서도 젖은 뒤로 손가락을 오물거리며 가슴과 허리를 흔들었다. 게다가 커다란 손에 잡힌 양물까지 더 꼿꼿하게 세우고는 연진의 손을 자신의 분비액으로 적시고 있었다.

연진은 그런 운서의 양물까지 귀여워서 작은 것을 조금 거칠게 주물럭거렸다. 운서가 허리를 떨면서 아프다고 훌쩍거렸다. 그래도 연진은 손에서 힘을 빼지 않고 성기를 거칠게 만졌다.

“앗, 아파, 항, 제발요. 하윽, 하앙… 폐하, 앗, 앗, 안쪽도 다 거칠어요. 앙.”

연진은 운서의 통통한 유두에 입을 맞추면서 속살까지 거칠게 휘저었다. 운서는 제 양쪽 젖꼭지를 번갈아 빨아대는 연진의 애무에 창피해서 헐떡였다. 연진은 그대로 입술을 밑으로 내려서 운서의 작은 성기를 핥기 시작했다.

“하앗, 폐하, 여, 여긴 안 됩니다.”

당황한 운서가 안 된다며 바동거렸다. 연진은 운서의 애원을 무시하고 운서의 것을 뿌리까지 삼켜서 강하게 빨아올렸다.

“하읏!”

전립선까지 건드리며 성기를 빨아주는 탓에 운서는 그대로 절정에 오를 것 같았다. 연진의 혀가 운서의 선단을 짓누르면서 핥고, 밑구멍을 살살 쑤시면서 다시 양물을 세게 빨았다.

“흐아앙! 폐하, 아으읏, 앙!”

운서는 바로 사정했다. 밑구멍이며 성기를 다 바르르 떨면서 음수를 쌌다. 그것도 연진의 입안에. 게다가 연진이 그의 것을 다시 핥고는 음액을 꿀꺽 삼키기까지 했다.

“으악! 폐, 폐하. 무슨 짓을… 어, 어서 뱉으십시오.”

화들짝 놀란 운서는 기분 좋은 쾌감의 여운을 느낄 새도 없었다.

“이미 삼킨 걸 어쩌겠느냐? 맛을 보니 네 것은 먹어도 괜찮구나.”

“…폐하.”

수치심에 얼굴이 새빨개진 운서가 몸을 꿈틀거렸다. 제 정액을 연진이 먹다니, 좋기도 하고 뭔가 이상해서 얼굴이 터질 것 같았다. 운서는 꾸물거리며 제 젖꼭지를 다시 만졌다.

그뿐 아니라 작은 손을 아래로 내려서 제 성기를 살짝 건드리고 밑구멍을 스스로 쓰다듬기까지 했다. 그것도 연진의 눈앞에서 작은 손가락을 부지런히 놀렸다.

“흐응… 폐하, 여기가 간지럽습니다.”

엉덩이까지 들썩거린 운서가 젖은 비부를 축축한 소리를 내며 쓸어 만졌다. 연진의 눈동자가 운서의 손을 따라서 위아래로 움직였다.

“운서야….”

낮은 신음과 함께 연진이 뜨겁게 발기한 제 것을 운서의 젖은 구멍에 가져다 댔다. 연진이 커다란 귀두를 보드라운 아래에 한껏 문질렀다.

분비액을 흘리는 뜨거운 귀두가 질척거리며 문질러졌다. 음란한 운서는 그것으로도 느끼는지 신음하며 허리를 뒤틀었다. 그러면서 밑구멍으로 연진의 귀두를 조이고 안쪽에 고여 있던 타액을 질척하게 흘렸다.

연진은 운서의 비부가 제 귀두를 적시는 걸 보고 음란한 뒷구멍이 스스로 젖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읏…, 오늘따라 폐하의 남근이 더 뜨겁습니다. 흑, 무서워요.”

운서는 두려움과 수치심에 여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연진의 대물이 당장에라도 자신의 몸속을 갈라버릴 것 같았다.

연진은 갑자기 가학적인 욕정에 달아올랐다. 운서의 떨리는 음문이야말로 뜨거우면서도 보들보들한 게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그가 성기를 더 팽팽하게 부풀리고 가느다란 허리를 잡아 커다란 육봉을 힘껏 안으로 밀어 넣었다.

연진의 대물이 질척하게 젖은 속살을 벌리고 거칠게 들어갔다. 불쑥 들어간 육봉이 운서의 내벽에 깊게 묻힌 순간, 서로의 입에서 음란한 신음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하으읏, 앗, 뜨거워요.”

“읏, 네놈의 음문이 엄청나게 뜨거우면서 보들보들하구나. 너무 좋아.”

굵디굵은 육봉이 운서의 여린 속살을 짓누르며 깊게 박혀서 전립선을 바로 때렸다.

“흐아앙!”

커다란 손에 꽉 잡힌 가는 허리를 바르르 떤 운서는 자신의 젖은 내벽으로 대물을 힘껏 조이며 사정했다.

“…하아, 벌써 음수를 싸다니. 짐의 남근을 넣어주는 것만으로 좋은가 보구나. 그래도 넣자마자 가버리는 건 너무 음란하지 않더냐?”

“흐읏… 자, 잘못했습니다. 폐하.”

저도 모르게 용서를 빈 운서가 쾌감의 여운에 속살을 발발 떨면서 연진의 대물을 끈적하게 물었다. 연진도 세차게 조여드는 구멍 조임에 신음했다. 그리고 운서의 조임이 풀리는 한순간을 놓치지 않고 다시 울퉁불퉁한 남근을 다시 깊숙이 찔러 넣었다.

푹푹, 깊게 박히는 것에 운서의 여린 몸이 크게 흔들렸다. 연진이 운서의 부드러운 속살을 날카롭게 찔러 올렸다.

“하앙, 앗, 앗, 아흣.”

울퉁불퉁한 육봉이 점막을 전부 훑으며 박힐 때마다 전립선이 짓눌렸다. 운서는 크게 움찔거리며 울었다. 방금 사정한 그의 양물도 다시 살살 발기하고 있었다.

“네놈은 이렇게 남근으로 뒷구멍이 쑤셔지는 게 좋은 거구나.”

“…흐으윽, 네.”

운서는 솔직하게 그렇다고 대답했다. 연진의 대물이 속살을 쑤실 때마다 오금이 다 저릴 정도로 좋아서 내숭을 떨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연진이 육봉을 더 깊게 박고 울퉁불퉁한 기둥과 단단한 귀두로 그의 속살을 마구 문질렀다.

찔꺽찔꺽, 치덕치덕, 음란한 소리가 마구 퍼졌다.

연진은 자신의 대물을 운서의 음문에 충분히 넣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때 공 내관이 건네주었던 춘화가 생각났다.

전에 운서와 대낮에 대명전에서 교접을 한 후에 공 내관이 와서 슬쩍 건네주고 간 것이었다. 그 춘화엔 남자와 남자의 성교가 그려져 있었다.

연진은 그중 한 장면을 떠올리고 허리를 계속 움직이면서 속에 입은 얇은 비단옷의 끈을 잡아뗐다.

운서는 계속 연진의 허릿짓에 앙앙거리는 중이었다. 연진의 물건이 워낙 대물이라서 삽입한 것으로도 충분했는데, 이제는 점점 애무와 허릿짓이 음란해지니 성기가 쑤셔질 때마다 갈 것 같았다.

그때 연진의 커다란 손이 운서의 양물을 다시 잡았다. 살짝 발기한 것이 그의 손 안에서 말랑말랑하게 만져졌다.

“항, 폐하, 기분이… 좋습니다.”

허리를 꿈틀거리며 연진의 육봉을 질끈질끈 조이는 운서가 헐떡거리며 좋다고 했다. 운서는 계속 만져달라고 교태를 떨었다. 그런데 연진이 자신의 옷에서 떼어낸 짧은 끈으로 음액에 젖은 귀두 아래를 꽉 묶었다.

“아앗, 아파, 하윽… 폐, 폐하, 이게 무슨…?”

“공 내관이 준 춘화에서 본 것이다. 사내의 남근을 이렇게 묶고 박아주면 좋아한다고 그림과 함께 자세한 설명도 적혀 있었다.”

“힛, 아흑, …뭐, 뭐라고요?!”

춘화라니? 전에 공 내관이 줬다는 것은 남녀의 정사를 그린 춘화였을 텐데. 그렇다면 공 내관이 연진에게 또 춘화를 줬다는 것이다.

공 내관은 분명 아부를 하려고 연진에게 춘화를 주었을 것이다. 그놈은 전부터 연진이나 유덕에게 열심히 아부하지 않았던가. 분명 찬이 쫓겨난 틈에 자기가 태감의 뒤를 이을 야망을 품었을 것이다.

‘이런 빌어먹을 공 내관. 거시기도 없는 놈이 춘화나 밝히고. 가만두지 않을…. 아니, 아니 가만두지 않을 것까지는 아니고.’

귀두 바로 아래가 세게 묶인 운서가 밑구멍을 더 세게 조였다. 연진은 제 대물을 야무지게 물고 꽉꽉 조이는 운서의 점막 때문에 허리를 부르르 떨었다.

‘양물을 묶이고도 이리 좋아하다니, 음란한 놈.’

연진은 운서의 양물만이 아니라 그의 여린 손목도 한꺼번에 잡아 올려서 다른 비단 끈으로 묶었다. 손목까지 묶인 운서는 수치심에 훌쩍거렸다. 하지만 속으로는 좋아서 연진의 성기를 질퍽하게 조여댔다.

“폐하, 손목까지… 이러면 힘듭니다.”

훌쩍거리던 운서가 한껏 젖은 눈으로 연진을 힐긋거렸다. 운서의 남근과 손목을 묶은 연진은 어느 때보다 흥분한 표정이었다.

“그러라고 묶은 것이다.”

연진은 묶인 채로 훌쩍거리는 운서를 보면서 그의 음란한 음문에 성기를 더 깊게 쑤셔 박았다.

“하읏!”

작은 몸이 크게 흔들리면서 비명 같은 신음을 내질렀다. 운서가 흔들릴 때마다 비단에 묶인 작은 양물까지 달랑달랑 흔들렸다. 연진은 가느다란 허리를 꽉 잡고 음란하게 조여드는 젖은 속살을 깊게, 더 깊게 찔렀다.

연진의 대물이 안에서 흔들릴 때마다 빡빡하게 박힌 것이 점막을 온통 쓸면서 전립선을 콱콱 짓누르고 짓이겼다.

“아흐흑, 앙, 아흑, 폐하… 못 견디겠습니다.”

아래를 달달 떤 운서는 사정하고 싶다고 애원했다. 그러나 연진은 성기만 흔들었다. 그의 굵은 기둥이 질척한 소리를 내며 좁은 구멍에서 빠지고 퍽퍽 박혔다.

“아윽, 아우욱!”

운서의 여린 몸이 크게 흔들렸다. 안쪽을 세게 얻어맞은 운서가 신음을 내지르기도 전에 커다란 육봉은 주르륵 빠져나갔다. 굵고 울퉁불퉁한 기둥을 타고 그의 타액과 분비액이 딸려 나오는데, 질퍽한 소리를 내는 성기가 다시 운서의 속살에 퍽 박혔다.

“아앗, 앗, 폐하, 앗, 앗, 앙!”

연진의 육봉이 세게 안을 때리자 운서가 뒤로만 절정을 느꼈다. 훌쩍거리며 우는 소리를 내는 운서의 밑구멍이 발발 떨리면서 연진의 남근을 꽉 물고, 조이고, 빨아대었다.

운서의 아랫구멍에서 극상의 쾌감을 느끼는 연진도 신음을 흘렸다. 제 것을 찐득하게 조이는 운서의 음문을 더 유린하고 싶어 그의 몸을 그대로 뒤집었다.

“아아앙!”

울퉁불퉁한 대물을 깊게 품은 채로 작은 몸이 돌려졌다. 보드랍고 질퍽한 점막이 커다란 성기에 다 쓸렸다. 운서는 앙앙 울면서 또 뒤를 발발 떨고, 그의 유두와 양물이 크게 부풀었다.

“아아, 폐하… 제발요.”

운서는 손이 묶인 탓에 양손으로 몸을 지탱하지 못해서 그냥 엉덩이만 높게 들고 엎어져 있었다. 그가 애원하자 연진은 그의 가느다란 허리를 힘껏 잡고 더 빠르게 성기를 흔들었다.

찔꺽찔꺽, 퍽퍽, 질퍽, 찔꺽찔꺽.

“앗, 앗, 아윽, 핫, 제발, 아흐흣, 앗, 하으윽, 아흑, 제발요….”

운서는 제 뒷구멍을 엉망으로 만들 듯이 거칠고 빠르게 흔들리는 육봉에 울면서 애원했다. 퍽퍽퍽, 강하게 박히는 것이 음문을 온통 들쑤셔놔서 ‘제발’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운서의 가는 허리와 골반을 잡은 연진은 제 허리를 앞으로, 앞으로 내밀면서 울퉁불퉁한 남근을 더 강하게 부딪쳤다. 그의 고환이 운서의 비부를 철썩철썩 때렸다. 그럴 때마다 배 속까지 휘저어지는 것 같았다.

“흐앙, 아아앙!”

운서는 다시 또 뒤로 절정을 느꼈다. 비단 이불을 꽉 쥐고 음란한 쾌감을 맛보는 운서의 머릿속은 온통 하얗게 변해서 연진 외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할 정도였다.

질퍽하게 녹기 시작한 아래로 연진의 대물을 츱츱 빨면서 운서는 음란한 쾌감의 여운에 항항 울기만 했다.

“으윽, 운서야….”

계속 허리를 흔들던 연진도 바로 사정했다. 연진의 정액을 받은 운서는 대물은 머금은 채로 계속 떨기만 했다. 정액 때문에 안은 더 질척해지고 육봉은 불뚝거리며 다시 발기하기 시작해서 그것을 고스란히 느끼며 얼굴만 더 붉혔다.

“아앗, 제발… 너, 너무 깊어요!”

“읏, 네놈의 속살이 짐의 옥근을 맛있게 빨아먹는데, 웬 엄살이냐? 네놈도 내 성기를 더 많이 받아먹어서 기분이 좋잖느냐. 좋아서 음문을 발발 떠는 주제에 엄살떨지 말아라.”

연진은 제 남근을 깊게 삼키고 엉덩이를 살살 떨고 있는 운서에게 엄살떨지 말라며 그의 엉덩이를 살짝 때렸다.

“하앙, 폐하, 아픕니다.”

“엄살이 심하구나. 귀여운 것, 이제 어떻게 해주랴?”

연진은 그대로 허리를 살살 흔들면서 물었다.

“이걸 푸, 풀어주시어요. 폐하, 힘듭니다.”

운서는 손목과 성기를 묶은 끈을 풀어달라고 했다. 그러나 연진은 그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힝, 아래가 터질 것 같습니다. 하앙…, 왜 이렇게 괴롭히십니까?”

“평소에 네놈이 날 괴롭힌 것에 비하면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지 않더냐.”

연진은 네가 늘 말로 자신을 이리저리 희롱하는 것에 비하면 약하다면서 다시 커다랗게 발기한 육봉을 퍽퍽 소리가 나도록 흔들어주었다. 굵은 성기가 또다시 질퍽한 소리를 내면서 운서의 안을 빠르고 강하게 쑤셨다.

“아읏, 아윽!”

운서는 엎드려진 채 인형처럼 흔들렸다. 그는 울퉁불퉁한 대물에 속살이 다 쓸려서 어쩔 줄 몰라 했다.

“흐아앙, 좋아, 너무 좋아요…. 흑, 아프고 힘든데, 좋아. 폐하, 흐읏, 아앙.”

운서는 흔들릴 때마다 뒤로 절정의 쾌감을 맛보는 것 같았다. 그런데 연진이 다시 운서의 여린 몸을 휙 돌리는 게 아닌가. 대물을 계속 아래로 문 채로 또 몸이 돌려져 운서는 울면서 다시 뒤로 느낄 수밖에 없었다.

“흐아앙! 앗, 앗, 좋아. 헉, 제발… 뒤로만 느끼는 거 싫어요. 흐앙, 제발요. 앗, 앗.”

운서는 앙앙 울면서 다시 풀어달라고 했지만, 연진은 들어주지 않았다. 대신 운서의 발목을 제 어깨에 올리고는 허리를 세웠다. 운서의 엉덩이가 높게 들렸다.

“흐읏, 제발요.”

묶인 손으로 비단 이불을 꽉 잡은 운서가 무서워하는데도 연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더 빠르게 성기를 흔들었다.

그는 운서의 몸까지 흔들면서 계속 퍽퍽 소리가 나도록 정신없이 성기를 박았다. 박고, 쑤시고, 안을 짓이기는 바람에 이대로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흐아앗, 흐앙, 뜨거워, 앗, 흐앗, 제발, 제발요. 흐아앙.”

밑구멍이 쑤셔질 때마다 운서는 계속 뒤로만 절정을 맛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발발 떨리는 제 음문에서 연진의 굵디굵은 남근이 빠르고 세게 들락거리는 젖은 소리에 창피해하며 그저 울었다.

연진은 가느다란 허리를 마음대로 흔들어서 운서의 속살에 제 성기를 마음껏 비볐다. 운서가 엉엉 우는 동안에도 울퉁불퉁한 육봉은 마구 그의 속살을 쑤셨다.

질퍽한 소리와 함께 운서의 울음소리가 황제의 넓은 방에 가득 찼다. 연진은 멈추지 않고 헐떡거리며 자신의 흉포한 대물을 부들거리는 속살에 힘껏 박았다. 뜨겁고 거대한 것이 아랫구멍을 멋대로 휘젓고 한계 이상으로 벌려대며 안을 쑤셨다.

“흐아앙, 제발!”

운서가 다시 뒤로 쾌감을 느끼며 음란한 절정에 온몸을 덜덜 떨었다. 크게 울면서 단단한 육봉을 속살로 전부 맛보고 젖은 내벽을 음탕하게 떨었다.

“으읏, 운서야!”

연진도 다시 사정했다. 탄탄한 허리를 부들거리던 연진이 씨물을 잔뜩 쏟아냈다.

그는 정액을 배출하고도 아직 몸이 뜨거워서 헐떡거렸다. 숨을 몰아 쉰 연진은 운서를 안고 제 위에 올렸다. 그는 운서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

운서의 양물과 손목에 묶여 있는 끈은 풀어주지 않은 채였다. 그 상태로 연진은 운서의 작은 입술과 혀를 츱츱, 빨았다. 입맞춤을 받는 운서는 훌쩍거리면서 불뚝대는 제 성기를 연진의 배에 비볐다.

“흐읏, 흣.”

아직 운서의 속살에 박힌 성기도 불뚝거리긴 마찬가지였다. 두 번이나 사정했는데도 빠르게 힘을 찾는 연진의 대물이 흉흉한 열을 내며 부피를 키웠다.

아직 손목이 묶인 운서가 연진의 목을 끌어안고 몸을 바르르, 바르르 떨었다. 연진은 운서의 양물을 살짝 쥐고 흔들어주었다. 그럴 때마다 운서는 크게 움찔거리며 질퍽하게 녹은 속살로 대물을 츱츱 빨 듯이 조였다.

연진도 운서의 음란한 조임에 몸을 떨며 입술을 뗐다.

“하으읏, 제발요. 폐하, 제발….”

“끈을 풀어주길 바라는 것이냐?”

“흣, 제발요. 폐하, 어서 풀어주십시오.”

연진의 목에 매달려 앙앙거리던 운서가 풀어달라고 떼를 썼다. 연진의 손에 만져지고 있는 지금도 운서의 물건은 터질 듯 말 듯 난리였다.

그제야 연진은 훌쩍거리는 운서의 입술을 살살 핥으면서 끈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커다란 손으로 작은 양물을 꽉 잡고 살살 쓸었다.

“흐읏! 폐하, 아읏, 앙앙, 좋아, 앗, 아앙!”

운서는 그대로 연진의 손 안에서 사정했다. 허리를 들썩거리고 점막을 꽉 조이면서 느끼자, 뜨겁고 세찬 조임에 연진도 신음하며 허리를 떨었다.

“아으응, 아흥, 폐하… 이런 건 어디서 배우신 겁니까?”

사정을 마친 운서는 아직 연진에게 매달려 있었다. 그는 아랫도리를 후들거리며 쾌감에 녹진녹진해진 표정이었다.

“내 허릿짓이 좋았더냐?”

“좋았습니다. 너무 좋아서… 폐하, 제 속살이 다 녹을 정도라서…. 아읏, 여기가 아직 너무 뜨겁습니다.”

연진 좋다고 솔직하게 대답하는 운서는 아양을 떨 듯 허리를 살살 흔들어서 질퍽하게 녹은 점막을 연진의 성기에 비볐다.

“폐하… 앙, 문질러지는 것만으로 또 느낄 것 같습니다. 흑, 절 이렇게 만드시면 어쩝니까?”

“운서야, 네놈의 음문이 완전히 질퍽거린다. 하아, 질퍽거리는 속살이 내 것에 완전히 달라붙어서 빨아대는구나. 내 성기가 그리 좋으냐? 이미 잔뜩 먹여주었는데도 모자라서 우는 것 같다.”

연진의 커다란 손이 운서의 말랑한 엉덩이를 잡고 주물럭거렸다. 그가 보드라운 살을 만질 때마다 운서의 속살이 꿈틀거리고 허리도 옴질옴질 움직여서 연진의 대물을 자꾸만 자극했다. 그에 연진도 허리를 슬쩍 움직이기 시작했다.

“항, 그런 말씀은 부끄럽습니다. 싫어요.”

“그럼 내가 책임을 져야지. 네놈을 매일 안아주어야겠구나.”

연진은 운서의 벗은 등을 쓸었다. 운서는 제 등줄기를 쓰다듬는 손길에도 부르르 몸을 떨었다.

“앙앙, 뜨거워, 항… 제발 매일 안아주시어요. 폐하의 대물로 소인의 아랫구멍을 잔뜩 쑤셔주셔야 합니다.”

“몇 번이고 쑤셔주마. 몇 번이고….”

한껏 흥분한 연진이 운서를 힘껏 안고 다시 입 맞췄다. 공 내관이 춘화를 주면서 몇 마디 건넨 것이 이리도 쓸모 있을 줄이야. 덕분에 자신을 거부하던 운서의 마음과 몸을 완전히 잡은 것 같았다.

연진은 내일 당장 공 내관에게 금을 한 상자 내릴 생각이었다. 그보다 약물을 가져오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다. 운서가 자신에게 잘생겼다고도 했고 매일 안아달라고 애원할 정도니, 이미 자신에게 푹 빠진 거라고 연진은 멋대로 생각했다.

‘전에 싫다고 했던 말은 분명히 거짓말이었을 거야. 지금 약을 쓰면 운서도 싫다고 하진 않겠지?’

연진이 운서의 입술을 빨자 작은 손이 그의 단단한 목에 더 달라붙었다. 운서의 작은 엉덩이도 살살 흔들렸다. 치덕치덕 하고 살들이 음란하게 비벼지는 소리가 울렸다.

“흐응….”

운서의 콧소리와 함께 연진의 육봉이 불끈불끈 치솟았다. 운서는 그런 연진의 물건을 질퍽하게 녹은 뜨거운 내벽으로 폭 감싸고 한껏 즐겼다. 대물을 아래로 꽉 물고 빨면서 몇 번이나 허리를 바르르 떨었다.

“운서야, 네게 쓰고 싶은 게 있는데. 해도 되겠냐?”

“…그게 무엇입니까? 폐하께서 원하시는 것이라면 소인은 뭐든 해드리고 싶습니다.”

연진의 대물이 휘둘러지는 것이라면 뭐든 사양하고 싶지 않았다.

“그럼 평생 내 곁에 있어라. 어디 가지 말고.”

“하으응, 소인이 폐하의 곁에 있겠습니다. 매일 폐하의 옥근도 받겠사옵니다. 그러니까 제발 황손만 낳으십시오. 절 천하의 몹쓸 놈으로 만들지 마시고요.”

운서는 자신에게 이럴 거면 후궁들과 합궁이라도 해서 제발 애라도 만들라고 애원했다.

“그럼 더 미룰 것 없겠구나. 운서야, 짐은 너를 당장 임신시키고 싶다.”

“…네? 폐하, 지금 뭐라 말씀하셨습니까?”

연신 아래를 조이며 연진을 도발하던 운서가 눈물로 촉촉해진 동그란 눈을 깜박거리며 물었다. 임신이라니? 아무래도 잘못 들은 게 분명했다.

“너를 임신시키고 싶다고 하지 않았더냐. 운서야, 너도 그 도사를 알고 있겠지. 전에….”

“아, 당연히 압니다. 그 사기꾼 말씀하시는 거지요?”

“그래. 그자에게서 압수한 약을 너에게 쓰고 싶구나. 사실 그 약이 안전한지 정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고 쓰려고 했는데, 어마마마도 애타게 손주를 기다리시고, 또… 태감에게 들으니 후궁을 더 들이시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서둘러 너와 아이를 만들었으면….”

“폐하, 송구한 질문이오나, 지금…, 제정신이십니까?”

운서는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아니, 잘못 들었어야만 했다.

“말짱한 제정신이다.”

“아니, 그런데 왜… 헛소리를 하십니까? 폐하, 제가 비록 고환은 없으나 엄연한 사내입니다. 아무리 폐하와 이런 짓 저런 짓을 해도 아이는 못 낳습니다.”

“그러니 약을 쓰자는 거잖느냐.”

“아이고오….”

곡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러고 보니 전에도 대명전에서 연진과 이런 모습으로 있다가 기절하지 않았던가.

“폐하, 어찌 그런 간악한 사기꾼의 말을 믿으시옵니까? 제가 좋으신 건 알겠사옵니다. 허나, 약을 써서 임신이라니요? 그게 될 법한 일이옵니까?!”

운서의 머릿속에 다시 한번 자신과 연진의 미래가 장대한 그림처럼 펼쳐졌다.

애가 만들어질 리도 없지만, 황제가 사기꾼의 말만 믿고 남자인 자신에게서 후손을 보겠다 공표하면, 자신은 황제를 독차지하려고 후궁들과 합궁하지 못하도록 만든 간악한 놈이 되는 건 한순간이었다.

아니 뭐, 전에도 예상했던 일이니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태후마마께서 자신을 가만두겠냐는 거지. 연진이 후계자만 낳으면 남색을 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으시겠지만, 황손도 없는 황제가 남색에, 게다가 사기꾼의 말에 넘어가서 내관인 자신에게서 씨를 보겠다 하면 모가지는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연진은 또 어떻고. 그가 간악한 내관의 술수에 넘어가 황제의 의무는 나 몰라라 하고 남색과 사특한 주술에 빠진 망나니가 되는 것도 한순간이었다.

‘아이고, 우리 폐하께서 폐위라도 되면 어쩌나. 태후마마께서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만…, 폐하께서 자꾸 고집을 부리시면 내 모가지 하나로 끝나지 않을 텐데.’

운서는 부유하고 편안한 노후는 고사하고 자신의 목이 언제까지 붙어 있을지 모르는 상태라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 그런데 눈치 없는 연진이 약을 써보자고 졸랐다.

“나는 그자의 말을 믿는다. 그러니까 운서야, 그냥 한번 써보자. 너도 나와 함께 있고 싶다고 하지 않았더냐. 나도 너를 평생 귀하게 여기겠다.”

“…….”

운서는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 귀도 먹먹하고, 어딘가에서 형님이 몽둥이를 들고 쫓아오면서 네놈의 가벼운 엉덩이 때문에 집안이 망했다면서 화를 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즐거운 내관 생활과 은퇴 계획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생긴 것이다. 대물을 품고 엉덩이도 제대로 돌려보지 못했는데, 이대로라면 사약을 받게 생겼다.

“운서야, 왜 눈에 초점이 없는 것이냐?”

“저 그냥 출궁시켜주세….”

출궁시켜달라는 말도 끝맺지 못한 채 운서는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이 바로 정신을 놓을 때였다.

***

“운서야, 운서야!”

연진의 간절한 부름에 운서는 눈을 떴다. 일부러 기절한 척했던 운서가 연진을 바라봤다. 연진의 표정은 아직도 흔들림 없었다. 당장 자신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고집을 부릴 얼굴이었다.

운서는 제 팔자가 너무 기구했다. 동그란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절로 떨어졌다.

‘사람이 굵고 길게는 살지 못해도 가늘고 길게라도 살아야 하거늘. 그간 뼈 빠지게 모든 재물도 못 써보고 죽게 생겼구나.’

운서는 대물이고 뭐고 목숨만은 보전하고 싶었다. 목숨이 붙어 있어야 대물 맛도 보고 재물도 재미나게 써보지.

“운서야, 괜찮으냐? 네가 또 갑자기 혼절하는 바람에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태의의 말에 의하면 네가 갑자기 놀라서 기혈이 막혔다고 하더라. 방금 태의가 침을 놓고 갔다. 전에도 혼절한 적이 있으니 당분간 안정을 취해야 한다더구나.”

순간, 운서는 자신에게 심각한 병이 있다고 둘러댈까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임시방편일 뿐, 연진이라면 자신에게 의원을 몇 명이라도 붙여서 병을 고치게 할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아이를 낳으라고 하겠지.

“…폐하, 저는 괜찮습니다.”

“태의는 네 몸에 이상은 없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그냥 잠시 놀란 것뿐이니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눈물을 닦은 운서가 바들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연진은 그냥 누워 있으라고 했지만,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 팔자 좋게 누워 있을 순 없었다.

운서의 손을 꼭 잡은 연진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운서가 정신을 놓을 때 그가 어떻게 되는 줄 알고 기겁했던 것이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나 제 물건을 끼운 채로 기절했으니, 자신이 운서의 몸과 마음을 너무 몰아붙인 게 아닌지 걱정만 됐다.

“운서야, 너는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아라. 짐이 다 알아서 하마.”

“…….”

제 손을 토닥이며 하는 말에 운서는 다시 눈물을 떨궜다. 다 알아서 하겠다는 말은 참 든든했지만, 운서는 연진을 믿지 않았다. 이대로 믿겠다고 해버리면 평생 저만을 바라볼 사내이니 더 걱정되는 것이다.

‘황손을 낳겠다고 약속했으면서….’

“운서야. 어릴 때부터 나는 너만이 소중했다. 내가 너만 좋아하고 사랑하는 걸 알지 않으냐. 그러니 네가 나의 후계자를 낳아주었으면 한다.”

“…….”

“짐의 자식이자 후계자는 꼭 네가 낳아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운서 너를 많이… 사랑하고 있으니, 흠. 그러니까 운서야, 아이를 낳고 평생 내 곁에 있어라.”

연진은 운서의 손을 꽉 잡았다. 오늘따라 유독 연진은 얼굴이며 목덜미까지 붉혀가며 몇 번이나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운서의 귀에는 그의 사랑 고백이 닿지 않았다.

“…폐하.”

침상에 앉은 운서가 파리한 안색으로 가만히 연진을 불렀다. 연진은 그의 손을 잡고 무슨 말이든 다 하라고 했다.

“폐하, 폐하께서 저처럼 천한 것을 어찌. 제발 살펴주시옵소서. 저는 남색을 싫어합니다. 사내가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해도 남자와는 그게….”

“……?”

“…제 소원이 은퇴 후에 아내와 아들을 들이는 게 아닙니까. 그런 제가 폐하의 아이를 낳다니요? 그걸 할 수 있겠습니까. 제발 소인을 향한 마음을 거두어주십시오.”

“하지만 나와 매일….”

“그건 일입니다. 폐하께서 원하시면 기꺼이 다리를 벌리는 건 내관인 저의 일이지요. 전에도, 그전에도 거듭 말씀드렸을 텐데요.”

“하지만 날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더냐? 너도 나와 교접하면서 좋다고 했잖으냐. 그런데 또 아니라니? 그럼 너는 진심으로 날 원하지도 않았으면서 내게 엉덩이를 대주었다는 말이냐?”

이전에 운서가 자신과 교접하는 것은 내관의 일이라고 했을 때 연진은 믿지 않았다. 일이라고 했어도 자신과 이런저런 일을 할 때마다 운서는 진심으로 느꼈다. 뜨거운 신음도, 제 성기를 빨아들이는 음문도, 유혹하는 몸짓도 전부 거짓이었던 적이 없었다.

“저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왜…?”

“그건… 몸은 좀 좋았으나, 마음은 늘 불편하고, 더군다나 남색을 싫어하는 소인에게는 몹시 고역스러운 일이었사옵니다. 폐하의 옥근이 너무 커서 힘들기도 했고요. 때로는 좋은 척을 하느라 얼마나….”

운서는 아프고 힘든 척도 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하듯 털어놓았다. 그 말을 듣는 연진의 얼굴은 점점 구겨졌다. 너무 태연하게 아니라고 하니 또 진심인 것 같아 그의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내관의 일이라니? 운서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자신이 남색을 좋아하지도 않는 운서에게 강제로 성교를 강요했다는 것이었다.

“싫으면…, 싫었으면 그리 말을 하지 그랬더냐!”

“소인이 정성으로 키운 폐하이십니다. 소인이 어찌 폐하께서 원하시는 걸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싫은 일이라도 인내하며 황제 폐하를 보필하는 것 또한 내관의 본분입니다.”

태연한 얼굴로 내관의 본분을 운운하는 운서의 말에 반박할 수 없는 연진은 다시 입을 다물었다. 그러다가 원망스러워하는 눈으로 운서를 바라봤다.

마치 주인에게서 버림을 받기 직전의 강아지처럼 처연한 눈빛이었다. 당황스러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당장에라도 눈물을 떨굴 것 같아 운서는 연진을 안고 보듬어주고 싶었다. 그러나 연진과 자신을 위해 마음을 억눌렀다.

“운서야, 진심으로 너는 내가 싫으냐?”

“…아니옵니다. 소인이 어찌 폐하를 싫어하겠습니까. 늘 폐하를 제 자식처럼 여겼사옵니다.”

“짐은 네 아들이 아니다!”

연진이 소리치듯 말했다.

“예, 폐하께서는 제 자식이 아니옵니다. 허나, 처음 입궁했을 때부터 자식을 키우듯이 정성을 다했습니다. 그런 폐하와 제가 어찌…, 한 이불을 덮겠습니까.”

“…….”

연진은 잠시 말이 없었다. 입술을 깨문 그는 눈가를 축축하게 적시다가 급기야 눈물을 떨구기 시작했다.

“폐하, 어째서 천한 저 때문에 눈물을 보이십니까?”

운서는 작은 손으로 연진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래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운서가 다시 눈물을 닦아도 연진의 눈에서 계속 눈물방울이 떨어지고, 급기야 주르륵 흘러내렸다.

연진의 눈물 한 방울, 한 방울마다 운서의 가슴도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 마음이 깨질 듯 아팠다.

그러나 운서는 연진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연진이 이상한 약을 쓰려고 하지 않았다면, 착실하게 후궁전에 가서 황손을 낳았더라면, 그가 자신에게 싫증 낼 때까지 매일 다리를 벌려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철없는 황제는 하필이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사기꾼의 말을 믿을 정도로.

‘…겨우 약으로 사내의 임신이 가능한 일이냐고.’

연진이 정신을 차리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운서는 더더욱 그를 거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운서야, 시간을 줘도 안 되겠냐?”

“폐하, 저를 안고 싶으시다면 기꺼이 옷을 벗겠습니다. 폐하는 서국의 천자시옵고, 저는 천하디천한 내관인데 어찌 황제의 뜻을 거스르겠습니까. 다만, 저를 통해 욕정을 푸시되, 후궁마마님들과 합궁도 하십시오. 그러지 않으시면 저는 즉시 출궁하겠사옵니다.”

“네놈이!”

“모두 폐하를 위한 일이 아닙니까. 소인이 일곱 살에 입궁해서 이제까지 제 모든 것을 바쳐서 폐하를 정성껏 모셨는데, 그 정성이 아까우니 제가 괴로워도 좀 참지요.”

“…….”

운서가 괴롭다고 하자 연진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졌다.

“괴롭다면서 나를 위해 참겠다는 네 정성이 아주 갸륵하구나.”

“그러니 제가 할 수 없는 일까지 강요하지 마십시오. 제가 폐하를 어릴 때부터 모셔온 정은 두터우나 그 이상은 어렵사옵니다.”

냉랭하게 말을 잇는 운서는 한마디도 지지 않았다. 운서는 이를 악물고 세게 나가기로 했다. 저번처럼 어물쩍 넘어가면 연진은 포기하지 않고 또 약물을 가져와 임신하라고 할 게 뻔했다.

‘아니면 억지로 내 엉덩이에 꽂으실지도 모를 일이지.’

자신이 거절하지 않았으면 연진은 오늘 당장 제 엉덩이에 약물을 꽂았을 것이다. 그 생각에 절로 몸서리가 쳐졌다. 운서는 마음 약해지지 말자고 다짐했다. 지금까지 늘 연진에게 살갑고 너그러웠던 운서였지만 목숨이 달린 일까지 관대할 순 없었다.

“…알았다. 이 일은 다시 거론하지 않으마.”

연진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과 동시에 눈물을 거뒀다. 그러고는 오 내관이 무서워하던 것처럼 냉한 기운을 품고 운서를 원망스럽게 바라봤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연진의 시선을 묵묵히 받은 운서가 허리를 깊게 숙였다. 연진이 입을 꾹 다문 채 제 처소를 나가자마자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운서는 그제야 숨을 토했다.

‘처음부터 단호하게 말렸어야 했는데….’

침상에 누운 운서는 연신 한숨을 쉬었다. 운서는 역시 처음부터 거절했었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바로 자신의 생각을 바꿨다.

‘그 대물을 어떻게 거절할 수 있었을지.’

예전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연진의 성기라면 자진해서 엉덩이를 깠을 것이다. 실제로 입으로 답삭 물기도 하지 않았던가.

‘하물며 명석의 거근도 거절하지 못했었고.’

연진의 뜨거운 대물만 생각하면 운서는 지금도 신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명석의 것도 대단하지만 연진의 성기를 품고 있을 때면 몸도 마음도 다 떨려서 더 흥분하게 되었다. 지금도 연진의 옥근을 깊게 품고 엉덩이를 마음껏 돌려보고 싶었다.

대물은 좋아했으면서 남색은 싫다고 연진을 속인 건 마음에 걸렸다. 그렇지만 후계자도 없는 황제를 계속 독점할 순 없었다.

운서는 자신만 바라봐주는 연진이 기특하고, 고맙고, 사랑스러운 것과 동시에 그의 마음에 보답해주지 못해 미안했다. 아직 다 자라지 않아 사기꾼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믿을 정도로 연진은 마음이 단단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 연진에게 두 번이나 상처를 준 것도 가슴 아팠다. 그러나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었다.

‘내 목이 잘리기 전에 말이지. 아니야, 내 목숨보다 이게 모두 폐하를 위한 게 아닌가. 나만 참으면 폐하의 치세에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야.’

운서는 다시 신음했다.

‘폐하께서 날 포기할까?’

연진은 생각보다 집요한 성격이었다. 운서는 그가 자신을 쉽게 포기할지 미지수였다. 바로 오늘 밤이라도 어명이라면서 엉덩이를 벌리라고 할지 모를 일이었다.

‘아무래도 하루라도 빨리 황궁을 나가야겠다.’

운서는 어떻게든 황궁을 나가는 게 황실의 대를 잇고 제 목숨도 보전하는 길이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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