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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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드디어 결전의 날이 다다랐다. 

재영은 날이 밝자마자 아침부터 분주했다. 

현준 역시 거의 뜬 눈으로 지세웠다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오늘에야 말로 진영의 복수를 갚는 것이었다. 

순간 현준고 재영의 눈이 마주쳤다. 

재영은 현준을 향해 옛날의 그 미소로 웃어주었다. 

현준은 왠지 안심이 됨을 느꼈다. 

현준은 재영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이미 아파트 밖에는 녀석들이 다 와 있었다. 

다들 비장한 표정. 

현준은 그런 녀석들의 어깨를 한 번씩 다 두드려 주며 웃어주었다. 

녀석들도 긴장이 조금 풀렸는지 현준을 보고 웃어주었다. 

그럼 이젠 출발이다. 

왠지 하늘마저 이런 자신들을 축복하는 듯 맑게 개어 있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이미 녀석들은 와 있었다. 

그들은 다 장신에 보기만 해도 정말 위협적으로 생겼다. 

온 팔과 몸통에 문신은 기본이고, 피어싱 한답시고 여러 군데 뚫은 데다 몸 여기저기에 칼자국이 길게 나있었다. 

왠지 보는 순간부터 화가 나기 시작했다. 

어린애를 그렇게 죽음으로 몰아넣은 더럽고 추잡한 놈이었다. 

그러나 아무 잘못 없던 그 애는 죽고, 저 녀석들은 너무나도 더럽게 잘 살고 있었다.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데로 저들을 처분해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저들은 우리가 처분할 테다. 세상을 대신해서! 

그들은 현준들이 자신을 적대시하듯 쳐다보자 짐짓 슬프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한다. 

“아아~ 우리가 그렇게 나쁜 짓을 했나~ 처음 보는 사이끼리 왜 그렇게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야. 

비록 이렇게 싸우겐 되었지만 우리 그래도 정정당당하게 싸우자고.“ 

그런 도발적인 말에 현준은 이성을 잃었다. 

그러나 차마 나서서 경거망동하게 함부로 움직이지는 못하고 그 유창한 사투리로 쏘아줄 뿐이었다. 

“씨발놈아! 세상 모든 착한 사람들이 다 우주선타고 하늘로 날랐나! 느그들이 별로 안 나쁜 놈들이게! 

하여튼 씨발, 존나 재수 없게 생기가지고. . . 씨발 그지발싸개같은 면상 치우라! 오바이트 쏠린다! 우엑~ 

정정당다앙~ 씨발 느그들이 지금 정정당당 찾게 생깄나, 으이? 말해봐라! 

하여튼 씨발, 면상하나 존나 두껍다 못해 아예 금강석 도금했다니까. 지랄 같은 새끼들. 

생긴건 오랑우탄이 형님하게 생겼으면서 가스나들 맨치로 조디만 지랄지랄하고. 

씨발, 느그들 같이 재수 없는 씹새끼들은 그냥 쳐 맞아야 된다. 

느그들 진짜 세상에 와 태어났는지 후회하게 해줄게! 자 뎀비라!“ 

잠시간의 정적이 흘렀다. 

이윽고 상대편에서 현준을 불렀다. 

“이봐. 아까 나불대던 너.” 

그 말에 현준은 무슨 일이냐는 듯 띠꺼운 표정으로 보았다. 

그리고 순간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다음 말에 쓰러질 뻔했다. 

“. . . 방금 뭐라고 했냐? 하나도 못 알아듣겠는걸.” 

현준은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 

“씹쌔야! 지랄하지 말고, 기냥 뎀비라고! ! !" 

그 말에 그들은 가소로운 듯 미소 지으며 주머니에서 나이프를 빼들었다. 

모두 긴장된 상태였다. 

우리쪽은 우리까지 포함해 50여명 상대편은 30여명. 

대체 무엇을 믿고 저렇게 당당한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겨우 나이프 따위를 믿는 것은 아닐 테고. . .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기도 잠시. 

곧 녀석들이 덤벼들었기에 우리는 정말 미친 듯이 덤벼들었다. 

당연한 거지만 우리가 승기를 잡았다. 

녀석들은 처음에는 약간 대등하게 싸우다가 이내 곧 숫자로도 실력으로도 밀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녀석들의 입가의 여유로워 보이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현준은 무언가 이상하다 생각하고 싸움을 중단시키려 했다. 

그 때 녀석이 가슴팍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그것을 자신을 향해 겨누었다.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현준은 미처 피할 수가 없었다. 

타앙-------- 

총소리가 길게 남았다. 

그러나 이상히도 현준은 자신에게 아무런 통증도 느껴지지 않음을 알았다. 

현준은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뒤로 돌았다. 

“. . . 괜찮냐, 현준?” 

씨발 새끼. . . 승호였다. 

승호는 현준은 향해 환하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정확히 그의 오른 손목에서 붉은 피가 끝없이 흐르고 있었다. 

현준은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 현준은 그의 뺨을 내려쳤다. 

그리고는 소리 질렀다. 

“니 미칬나! 니 만화 그려야 한다 아이가! 

근데 오른 손을 그 따위로. . . 씨발. . . 

니 미친거가! 

나 따위를 위해서 그러지 말란 말이다! 니 목숨보다도 중요한 만화 아니었나! ! !“ 

현준의 눈에 눈물이 어리는 듯 했다. 

승호는 총알이 관통한 오른 손을 부여잡으며 환하게 웃었다. 

“. . . 그래도 너보다 중요하지는 않아. 

너를 위해서라면 이깟 오른 손 버려도 좋아.“ 

가슴이 아프다. 

가슴이 너무 아파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현준은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부욱 찢어 우선 지혈을 했다. 

그리고는 교련 시간에 배운 어설픈 붕대법을 사용해 대충 매어주고는 그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비겁한 새끼들. . . 니들은 사람 새끼도 아이다! ! !” 

그 말에 그들은 매우 밝게 웃으며 말한다. 

“아아, 아주 멋진 칭찬이었어. 고마워. 그런데 말야. 너희들의 처지부터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저기로 가서 똑바로 모여 앉아. 안 그러면 이 총구가 누구의 심장을 향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녀석들이 믿고 있던 것은 바로 저것이었던 것이다.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그들은 한 쪽 구석에 다친 사람들을 부축해서는 앉았다. 

그들은 매우 마음에 든다는 듯, 화통하게 웃었다. 

“역시 이거 하나면 안 되는 게 없다니까! 이것으로 ‘밤의 천사’도 깨부순 건가? 

이거 너무 쉽잖아? 하하. 이거, 이러다가 전국 평정까지 하겠는 걸?“ 

현준은 몹시나 화가 나 그 말에 무어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들이 겨누고 있는 총구에 입을 닫고는 그들을 노려보았다. 

그들은 한참을 그렇게 자기들끼리 좋아하다가 문득 현준을 보며 말한다. 

“그래, ‘밤의 천사’의 마스터가 대단한 미인이라던데. . . 

흐음. . . 너군, 그래? 현준이라는 사람이?“ 

그들은 그렇게 현준을 유심히 보더니 현준의 팔목을 이끌며 말했다. 

“ 한번쯤 이런 스타일 깔아보고 싶었어. 절대 굴복하지 않는 녀석을 잠자리에서 굴복시키는 것도 꽤 유쾌한 일이지. 

동료들의 목숨을 지키고 싶으면 이리로 와.“ 

현준은 반항했다. 그러다 그들이 정말 수하들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것을 보고는 입술을 꼭 깨물고는 순순히 일어섰다. 

그리고는 그들이 있는 곳으로 후들거리는 발걸음으로 걸어갔다. 

그 때 뒤에서 강한 힘으로 누군가가 휙 잡아 끌더니 그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 . . 저 녀석 대신 내가 하고 싶은데. . . 상관없나?” 

인석이었다. 

현준은 너무 놀라 인석을 쳐다본 체로 굳어버렸고, 녀석들은 뭐가 그리 좋은 지 히히덕거리며 좋다는 

신호를 보냈다. 

인석은 현준을 향해 잠시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그들에게 걸어 갔다. 

그리고 그들에 의해 옷이 하나 둘씩 벗겨져 나갔다. 

그들은 아무 전희도 없이 인석을 뒤집더니 바로 차고 들어왔다. 

인석은 하반신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고통에 핏발이 선 눈으로 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입가에서 피가 흘러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멀리서 현준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고통스러웠지만 현준이 더 고통스러워 할까봐 비명을 지를 수가 없었다. 

인석은 자신이 현준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라 생각하며, 현준이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다. 

한 놈이 끝나고, 또 한 놈이 들어오는 식으로 한도 없이 계속 당했다. 

이젠 엉덩이에 감각이 없었다. 

인석을 울부짖는 현준의 목소리를 들으며 부디 이 악몽 같은 시간이 빨리 흐르기를 빌었다. 

그리고 시간을 흘러 흘러, 드디어 마지막 놈이 바지춤을 끌어 올리며 인석에게서 떨어졌다. 

인석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세워 일어났다. 

엉덩이 사이로 무언가 질퍽거리는 것이 흘러나왔다. 

아래를 보니 그것은 피와 정액이었다. 

인석은 그 악몽 같은 시간이 끝남을 안도하며 옷을 주웠다. 

아까의 그 고통에 온 몸이 다 아프고 걸을 수조차 없을 것 같았지만 현준을 위해 애써 태연한 척 했다. 

옷을 다 주워들고는 비척거리며 현준에게로 돌아가려는 순간. 

“크윽.” 

개새끼. . . 

그 짐승 같은 놈이 인석의 복부에 칼을 찔러 넣었다. 

인석은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고통에 복부를 보았다. 

칼이 박혀 있었다. 

인석은 그 칼을 뽑으며 무심코 생각했다. 

‘현준이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씨발, 내가 찔려서 정말 다행이야. . .‘ 

그러고는 그 놈들의 발에 차여서 현준들 쪽으로 쓰러졌다. 

현준은 그런 인석을 보며 절규했다. 

온 가슴이 다 찢어지는 기분. 

“강인석! ! !"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었으나 진수가 현준의 팔을 붙잡았다. 

현준이 소리쳤다. 

“놔라! 차진수! 놓으란 말이다! ! !” 

발악을 하는 현준을 뒤에서 끌어안으며 진수는 아무 말도 없었다. 

인석은 힘겹게 현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씨발. . . 눈물 때문에 현준이 잘 안 보이잖아. . . 

사나이, 강인석. . . 지랄 맞게 눈물은 또 왜 흘리는 거냐. 

바보 같은 새끼. . . 

인석은 절규하는 현준을 조용히 불렀다. 

“현준아.” 

그런 그의 말에 현준의 발악이 거짓말처럼 멈추었다. 

인석은 그런 현준을 향해 나름대로 조용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 . . 아무래도 틀린 거 같다. 

젠장,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줄은 몰랐는데. . .“ 

그 말에 현준이 고개를 휘저으며 강하게 부정했다. 

“아이다! 니 짐 건강하다! 니가 죽기는 와 죽노! 니는 산다. 걱정마라.” 

그 말에 인석이 힘없이 웃으며 말한다. 

“제길. . . 네 놈은 언제나 말이 많다니까. 

이제 시간도 얼마 없는 거 같으니까 조용히 들어.“ 

인석은 현준이 조용해 진 것을 보고는 다시 말했다. 

“너랑 있으면서 정말 즐거웠다. 

널 정말 좋아했어. 

나 만일 다시 태어날 때도 네가 있으면 그 때도 네 곁에 있어도 될까?“ 

그 말에 현준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진수에게 말했다. 

“씨발, 놔라, 차진수. 진짜 안 놓으면 내 미쳐버릴기다. 진짜 놔라.” 

진수는 그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현준을 붙들고 있던 팔을 스르륵 놓았다. 

현준은 인석에게 천천히 걸어가며 말했다. 

“씨발. 누가 그런 거 허락하는데. 

난 다음 생에 절대 안 태어날 거다. 그러니까. . .“ 

어느새 인석에게 다가온 현준은 인석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 . . 지금 내 옆에 있으라. 다음 생 따위 운운하지 말고. 

우리 진수랑 승호랑 승현이랑 승하랑 재영이랑 재석이랑 내랑 다 같이 있자. 응? 

이제보니 니 더럽게 유치한 거 아나. 하하. . . 하. . . 

. . .씨발. . .이놈의 눈이 미쳤나. . . 왜 쪽팔리게 울고 지랄이고. 씨이. . .윽. . .“ 

인석은 현준의 눈물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눈을 감으며 말한다. 

“. . . 그래도 네 품에서 죽을 수 있어 행운이다. 

이 말은 영원히 안 하려고 했는데. . . 씨발, 김현준. 사랑한다. 정말. . .“ 

그러고는 무어라 입술을 달싹거리더니 아무 미동도 하지 않았다. 

현준은 인석을 흔들었다. 

그러나 인석은 더 이상 그 까만 눈동자에 현준을 담지 않았다. 

늘 독설만 매섭게 쏘아붙이던 그 입술이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현준은 그대로 멍하니 있었다. 

그런 현준에게 그 개 같은 새끼들이 히히덕거리며 지껄였다. 

“이런~ 깔개로써 정말 제격인 녀석이었는데. . .죽다니 아쉽군. 

겨우 이 정도로 죽다니 저 새끼 더럽게 약골이잖아?“ 

“큭, 큭큭. . . ” 

현준이 조용히 웃기 시작했다. 

진영이. . . 그리고 인석. . . 

저 씹새끼들 때문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말았다. 

현준의 웃음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왠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진수와 재석이 앞으로 나오려 했다. 

그러나 현준이 저지 했다. 

현준은 재석과 진수를 돌아보며 활짝 웃었다. 

“내가 니들보다 강하다는 거 잊었나. 

진작 이랬어야 했는데. . . “ 

그러고는 뒤로 돌았다. 

그들이 미처 준비하기도 전에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다급한 녀석이 현준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그러나 현준은 요령있게 그것들을 가볍게 피했다. 

허나 역시 총알이 빠른 탓인지 그의 몸에는 총알이 스쳐지나간 탓으로 여기 저기 피부가 찢어졌다. 

어느새 놈들 앞으로 다가간 현준은 가벼운 발차기 한 방으로 그 총을 걷어 차 올렸다. 

총은 현준을 넘어 뒤쪽으로 빠졌다. 

현준은 그들이 당황해 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미친 듯이 밟아 버렸다. 

뼈를 짓누르고, 머리를 밟아 눌렀다. 

온 몸을 걷어차고 짓눌렀다. 

거의 녀석들이 피떡이 되어 가고 있을 무렵, 진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 . . 인석이 숨이 가늘지만 붙어 있어! 

빨리 병원으로 옮기면 살 수 있을 지도 몰라!“ 

그 말에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들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탕------- 

탕------- 

타앙------ 

현준의 몸에 마지막 남은 세 발의 총알이 박혔다. 

현준은 힘겹게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그 녀석들을 강하게 걷어차 완전히 기절시켜 버렸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비척비척 걸어갔다. 

왠지는 모른다. 

그냥 녀석들을 향해 걸어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너무나 놀랐는지 그 자리에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현준은 그들에게 다가가다가 휘청거렸다. 

그리고는 그대로 바닥으로 천천히 추락했다. 

왠지 지금 이 순간 녀석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슬퍼보였다. 

현준은 쓰러지면서 그들을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옛날 어릴 때 유치원에서 처음 만났던 개구쟁이 같은 진수. 

어머니의 폭력하게 억지로 인사를 하며 얼굴을 붉혔던 승호, 승현, 승하. 

부산이 촌동네라고 해서 자신과 다투었다가 곧 친해지고만 재석. 

옆에 앉으려니 빈자리 아니라며 다시 휙 누워버리고 말았던 인석. 

그리고, 어릴 때부터 자신을 잘 따랐고, 자신을 따라 사투리를 배운답시고 깔짝거렸던 재영. . . 

현준의 입가에 문득 미소가 지어졌다. 

이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왠지 자꾸 감겨온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녀석들의 모습을 더 담고 가고 싶어 억지로 눈을 뜨려 했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현준은 누구에겐지 무어라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다. 

미안. . . 그리고 사랑했다. 

정말 사랑했다. . . 

정말. . . 

더 이상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현준은 가장 편안하게 미소 지으며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현준은 그 자리에서 더 이상 눈을 뜨지 않았다. 

다들 그 모습이 거짓말 같아 눈을 깜빡거렸다. 

그러다 천천히 현준에게 다가가며 현준을 흔들었다. 

그러나 현준은 깨어나지 않았다. 

그들은 현준은 붙잡고 절규했다. 

나머지 수하들은 그저 눈물만 흘릴 다름이었다. 

위로 하늘이 너무 맑았다. 

너무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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