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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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재영이 많이 피곤해보였다. 

그러고 보니 요즘 녀석이 자는 모습을 한 번도 못 본 것 같았다. 

현준은 그러한 재영이 왠지 애처로워서 또 속이 쓰린다. 

다시 밝은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거겠지. 

분명 그런 거겠지.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녀석을 바라보았다. 

역시 녀석은 많이 말랐다. 

현준은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승하가 현준의 곁에 다가와 묻는다. 

“형. 요즘 왠지 모르게 아주 피곤해 보이는데. . . 

무슨 일 있어?“ 

그 말에 현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한다. 

“아니, 전혀.” 

하지만 그런 현준의 거짓말을 눈치 챘는지 승하는 한참이나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다. 

“. . . 혹시 만약 힘든 일이 있다면 나에게도 말해줘. 알겠지? 약속이다!” 

그 말에 현준은 씨익 웃어주며 승하의 머리를 헝클어 놓았다. 

“짜식. 알았다. 걱정해줘서 되게 고맙디~” 

승하는 그런 현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춘 후 자신의 반으로 돌아갔다. 

현준은 승하가 돌아가자 다시 또 한숨을 쉰다. 

집에 돌아오니 불이 다 꺼져 있었다. 

현준을 불이 꺼진 상태에서 욕실로 들어갔다. 

왠지 날씨가 더워 먼저 씻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깨끗하게 샤워를 하고 옷도 깨끗하게 갈아입은 뒤 현준은 거실의 불을 켰다. 

불을 켜자 바닥에 쓰러져 있는 재영이 보였다. 

현준은 순간 놀라 눈만 꿈뻑거렸다. 

그러다가 진짜 재영이임을 깨닫고는 급히 재영에게로 갔다. 

다행이 기절은 아닌 거 같았다. 

저렇게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들리는 걸로 보아서. . . 

현준은 그런 재영을 깨우기가 뭐해서 이불이라도 덮어주려고 이불을 꺼내왔다. 

그리고 그에게 가까이 다가간 순간, 그의 옆에 있는 진영의 사진이 눈에 띄었다. 

사진속의 진영은 옛날 우리와 함께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활짝 웃고 있었다. 

왠지 그 모습에 진영이가 생각이나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다. 

이불을 덮어주다 녀석의 얼굴을 보니, 눈물 자국이 그대로 나 있었다. 

어른스럽게 생겼지만 역시 아직은 좀 앳된 얼굴. 

아직 이 녀석은 17살이었다. 

현준은 그래도 이 녀석이 자는 것을 보고는 마음을 놓았다. 

그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않아 얼마나 걱정을 했었는데. 

게다가 제대로 먹지도 않아 저렇게 몸도 많이 말랐고. . . 

왠지 지금의 재영을 보면 역시 안쓰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곤 한다. 

현준은 바닥에 앉아 녀석의 머리를 자신의 다리 위에 올렸다. 

녀석은 깨려는지 잠시 가볍게 웅얼거렸다. 

현준은 그런 녀석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조용히 말했다. 

“괜찮다. . . 괜찮으니까 . . .자라. . . 마. . .” 

녀석은 그 말에 잠이 깬 듯 약간 멍한 눈으로 현준을 올려다보았다. 

현준은 그 모습에 약간 당황을 하며 움찔거렸다. 

그러나 이내 녀석의 눈을 손으로 덮으며 중얼거렸다. 

“짜식. . . 자라니까. . . 응? 놀랐다 아이가. . . 

마, 잠이나 자라. . . 이럴 때 아님 언제 자겠노.“ 

녀석은 현준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어쨌는지 이내 다시 잠이 든다. 

입가에는 약간의 미소마저 띤 체. 

현준은 그 모습을 기분 좋게 쳐다보았다. 

그래, 좀 많이 자라. 

지금이라도 좀 편하게 있어라. . . 

. . .라는 생각을 했었다. 

바로 3시간 전까지는. . . 

지금의 현준은 이렇게 마음이 바뀌어 버렸다. 

일어나라, 일어나. . . 

이 놈에게 잠귀신이 붙었나. . . 

빨랑 안 일어나나! 

다리 저려 죽겠단 말이다! ! ! 

그렇다. 

현준은 장장3시간을 재석에게 다리를 내어줬던 것이다. 

처음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저려오는 이 오묘한 느낌. 

지금은 아예 다리에 감각이 없었다. 

그렇다고 잘 자고 있는 녀석에게 베개(?)를 빼앗아서 깨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 . 

사실 그럴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미 늦은 상태였다. 

다리가 너무 저려서 움직이지도 않았다. 

정말 울고 싶은 마음에 현준의 눈에서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그래, 어차피 지금 아무도 안 보는 거 차라리 울자. 

그럼 기분이나마 좀 나아질지 몰라! 

라는 생각으로 현준은 주위를 스윽 둘러본 뒤에 눈물을 질질 흘렸다. 

차마 엉엉 울지는 못하고(그렇게 울다가는 녀석이 깰 수도 있으니) 눈물만 찔끔찔끔 흘리며 재영의 눈치를 보았다. 

애가 깨나 안 깨나. . . 

그러다가 재영이 옆으로 뒤척했는데. . . 

“흐읍. . .. . ” 

현준은 황급히 손으로 입을 막았다. 

찌르르르르르르. . . 

온 다리를 개미떼들이 누비고 다니는 듯한 기분. 

아주 고통스러웠다. 

다시 눈물이 고이고 고여서 결국에는 뚝뚝 흘러내렸다. 

“윽. . . 윽. . . 돌아삐겠네. . .” 

현준은 울면서 그리 생각했다. 

내가 미쳤지. . . 

내가 뭐나 된다고 이 지랄을 했노. 

차라리 비개(베개)나 하나 비주고(베어주고) 나올걸. . . 

현준은 속으로 울부짖었다. 

재영은 자신의 얼굴 위로 무언가 축축한 게 자꾸 떨어지자 몽롱하게 눈을 떴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현준의 우는 얼굴. 

갑자기 잠이 확 깨 버렸다. 

재영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현준! 무슨 일이야!” 

그런 재영의 말을 현준은 듣고 있지 않았다. 

재영이 일어나자 마자 왠지 그 다음부터 다리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온 다리가 찌르르 거리는 그 기분. 

젠장! 안 당해 본 사람은 모른다! ! ! 

현준은 그만 뒤로 벌러덩 쓰러졌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재영이 놀라서는 현준에게 다가서 앉았다. 

그리고는 현준의 상태를 살펴보려 했다. 

그러나 너무나 고통스러웠던 현준에게는 그런 재영이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 녀석의 허리를 붙잡고는 끙끙거렸다. 

재영은 그러 현준의 모습에 어디 아픈 가 싶어 머리도 짚어보고 오만 짓을 다했다. 

그러나 체온도 정상이고, 별다른 아픈 곳도 눈에 띄지 않았다. 

그렇게 약 30분 후. 

그제서야 다리가 약간이나마 풀린 현준이 재영의 허리를 놓으며 말한다. 

“미안티. . . 니 자는 데 깨워서. . . 근데 다리가 너무 저려서 어쩔 수 읍었다. 

이해 좀 해도~“ 

그 말에 재영은 눈을 깜빡 거렸다. 

그럼 이 쌩쇼를 한 것도 운 것도 다 내가 베고 잤던 다리가 저려서? 

갑자기 웃음이 밀려왔다. 

진영이 죽은 후로 처음 보이는 웃음이었다. 

현준은 재영이 갑자기 웃자 인상을 찡그렸다. 

내가 아프다는 데 감히 웃어. . .? 

난 널 그렇게 키운 적 없는데. . . 망할 새끼! 

현준이 그렇게 노려보자 재영은 씨익 웃으며 현준의 다리에 손을 댔다. 

“흐억!” 

지릿지릿. . . 

현준은 그 고통에 몸을 움직이다가 그 움직임 때문에 또 다리가 지릿거리자 그냥 대자로 퍼 누웠다. 

이제 좀만 있음 다 풀린다. 그 때 넌 죽었다. 

라고 결심하며 말이다. 

그 때 재영이가 조용히 허벅지에 입을 맞추었다. 

“으윽.” 

이 자식이. . .! 

지금이야 많이 풀렸다지만. . . 그래도 어디 3시간짜리가 그리 쉽게 풀리는 줄 아냐! 

현준은 그렇게 절규하며 재영을 노려보았다. 

재영은 씨익 웃으며 점점 아래로 입을 맞추며 내려갔다. 

그리고는 이내 발가락에 도달하고만 녀석은 발가락 하나하나에 입을 맞추며 발가락 사이에 혀를 넣어 할짝거렸다. 

물론 깨끗하게 샤워를 했다지만. . . 

더러운 놈. 

이젠 다리도 다 풀렸다. 

현준은 도끼눈을 뜨며 버럭거렸다. 

“니 미칬나! 지금 뭐하는 거고! 한재영!” 

그런 현준의 호통에 녀석은 옛날의 그 능글거리는 표정으로 현준에게 입을 맞추며 말한다. 

“뭐하는 거긴. 형 안으려고. . .” 

그 말에 현준은 금세 녀석의 품에서 벗어나서는 한 방 날렸다. 

“미칫나! 죽고 싶은 거가!” 

그 말에 재영은 슬픈 듯이 미소 지었다. 

“응. 나 미쳤어. 나 미쳐버리고 싶어, 형. 

나 있잖아. 요즘 진영이 꿈꾼다? 잘 때마다 진영이가 내 꿈속에서 나와. 

그리고 우리는 평소대로 웃고, 싸우고, 맛있는 거 먼저 먹으려고 다투어. 

그리고 거기서는 형도 우리와 같이 웃고 있어.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그런데 꿈에서 깨면 현실이다, 형? 

나 때문에, 그깟 지위 같은 거 나는 필요 없는데. . . 나 때문에 진영이 죽은 그런 잔인한 현실. . . 

나, 그래서 잠을 자고 싶지 않았어. 잠을 자면 그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을 거니까. . 

난 진영이 복수를 해야 하는데 그런데 빠져 있으면 우리 진영이 복수 못 해주니까. 

해준 거 없는 못난 형이니까 이 정도 복수는 해주고 싶어. 

하지만 너무 힘들어. 마음이 아프고 괴로워. 실은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고 싶어. 

형. 사랑해. 지금 나는 아무 것도 모르겠어. 사랑해 형.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지도 모르겠어. 

사랑해 형. . .“ 

재영은 또 다시 현준에게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아아. . . 또 그런 말을 하면 내가 물리 칠 수 없잖아. 

현준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녀석이 하는 대로 가만히 두었다. 

녀석은 계속 끊임없이 자신을 만지작만지작 거렸다. 

마치 여기에 현준 자신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려는 듯이. 

현준은 아무 말 없이 녀석이 위에 티셔츠를 끌어 올려 벗길 때도, 

녀석의 입술이 목선을 타고 쇄골에 입을 맞출 때도 가만히 녀석이 하려는 대로 두었다. 

왠지 묘한 느낌이 들었다.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울렁거리기도 하고. . . 

왠지 등이 오싹해 왔다. 

재영은 현준의 몸 하나하나에 다 입이라도 맞출 듯 천천히 그리고 끊임없이 어깨에 가슴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재영의 손이 현준의 허리를 살짝 더듬자 순간 아까 다리가 저렸을 때 자극을 주었던 것처럼 찌르르하는 기분이 들었다. 

심장이 울렁거린다. 

현준은 손으로 입을 막고는 눈을 감았다. 

정말 이상한 기분. 

재영의 손이 어느 새 현준의 바지를 내리기 시작한다. 

왠지 민망한 느낌이 들어 현준은 저지하려 했다. 

그러나 재영은 현준이 저지하기 전에 이미 얼른 내려 버렸다. 

그리고는 그의 입은 점점 더 내려와 배꼽 주변에서 지분거리기 시작했다. 

왠지 허리에 힘이 들어갔다. 

녀석은 지분거리며 천천히 자신의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또 다시 입술을 아래로 내리며 현준의 마지막 남은 옷마저 벗기려 했다. 

왠지 엄청나게 얼굴에 불이 날 것 같은 상황에 현준은 발버둥치려 했다. 

그러나 재영은 가볍게 현준의 양손을 자신의 손으로 결박하며 그것을 가볍게 벗겼다. 

현준은 이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가 된 것이었다. 

왠지 그제서야 정신이 확 드는 듯한 느낌. 

왠지 불안했다. 

이거 혹시. . . 지금 나. . . 이 녀석과 몸을 섞게 되는 건가? 

갑자기 엄습해 오는 듯한 두려움에 현준은 몸을 가늘게 떨었다. 

그러자 재영은 천천히 고개를 올려 현준의 이마에 그리고 콧등에 입을 맞추며 조용히 속삭였다. 

“형. . . 미안. . . 하지만 사랑해. . .” 

녀석의 주문과도 같은 말에 현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현준은 체념하고는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러다가 문득 들리는 발소리에 문 쪽을 바라보았다. 

투둑---------- 

승하였다. 

현준은 승하가 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서 눈만 동그랗게 뜨고는 쳐다보았고, 

승하는 그대로 굳은 체 현준과 재영을 번갈아가며 보았다. 

현준은 당황하며 위에 올라탄 재영을 밀어버리려 했다. 

그러나 재영은 그런 현준의 움직임을 간단히 막을 체 말한다. 

“. . . 선택해. 여기서 그대로 갈래? 아님 나랑 같이 할래?” 

승하는 그런 그의 목소리에 별 거 생각할 틈도 없이 당연하게 말했다. 

“할거다!” 

그리고는 당장에 윗옷을 벗어들고는 현준에게 붙었다. 

그리고 현준은 지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며 그대로 녀석들에게 당하고야 말았다. 

“으그그. . . 허리 빠개지겠네. . .” 

그러나 그 말을 들어줄 이들은 지금 여기 현준의 허리를 붙들고 주무시고 계셨다. 

녀석들의 너무나도 편안해 보이는 모습에 현준은 차마 깨우지는 못하고 

척추로부터 울려오는 고통을 눌려 참은 체 도로 편안히 누웠다. 

현준은 녀석들의 색색거리는 숨소리를 듣자 자신도 잠이 옴을 느꼈다. 

그래, 아무렴은 어떻노. 

까짓거. . . 

하암. . . 

나도. . . 녀석들이 좋으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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