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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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 2 

그 설사약 사건이 있은 지 정확히 4일 뒤, 현준에게로 결투장 하나가 날라 왔다. 

내용인 즉슨. 

결투를 신청한다. 이 비열한 자식! 

날짜는 5월 22일 밤 9시. 

잠소는 XX공원의 중앙 분수 앞. 

인원수는 20명으로 제한한다! 

네 놈 가만두지 않겠다! ! 1 

-적혈(赤血) 

현준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결투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신을 지금 감시하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그가 똑똑히 들리도록 말했다. 

“흐음. 드디어 결투를 신청했군! 

이번에야 말로 꼭 저번의 수모를 갚고야 말겠다. 

기다려라, 적혈!“ 

아아. . . 역시 정말 이 엄청난 연기력. 

그런 그의 정말 사실적인 연기력에 누군가가 휘리릭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현준은 그런 그를 보며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현준은 그 날 밤 그 곳에 나가지 않았다. 

그들은 밤새도록 떨면서 현준을 기다렸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날. 

여느 때처럼 현준은 집에 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어느 골목에 들어서자 그 녀석들의 꼬랑지가 약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오늘에야 말로 기회다! 

라고 생각한 현준은 휴대폰으로 애들에게 연락을 다 돌린 다음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뻔뻔한 얼굴로 그 골목을 들어섰다. 

그리고 벽에 기대어서 담배를 뻐끔거리며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두 놈을 보고는 전형적으로 놀라는 척을 한다. 

“아닛! 네 놈은. . . .” 

그러한 현준의 연기가 너무나 완벽해서 그들은 현준이 이미 그들을 눈치 채고는 저번과 같은 

뒤 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 

그런 현준은 보고 그들을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피고 있던 담배를 땅바닥에 신경질 적으로 던져버리고는 위협적으로 말했다. 

“씨발 . . 너 그 때 왜 안 왔어! 앙! 

사람이 말을 하면 들어야 될 것 아냐!“ 

그 말에 현준이 덤덤하게 말한다. 

“난 간다고 한 적이 없는 거 같은데.” 

그 말에 상준은 화를 버럭 내며 말한다. 

“뭐라고! 네가 분명 학교에서 이번에야 말로 본 때를 보여준다고 말했. . . 합!” 

좋아. 딱 걸렸다. 너네! 

현준은 그런 그들의 말을 듣고는 그제야 눈치 챘다는 듯 놀라며 말한다. 

“아니. 너희들 설마 학교에 까지 미행을 한거냐! 이 추잡한 똥싸개!” 

그 말에 거기 모인 사람들은 모두 발끈해서 외쳤다. 

“씨발! 우리가 왜 똥싸개야!” 

그 말에 현준이 상종도 하기 싫다는 듯 혐오감스러운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전부 바닥에다 설사를 죽죽 싸댔으니까 똥싸개지! 

세상에. . . 다 큰 녀석들이 게다가 바지에 찔끔찔끔 똥까지 흘리고. . . 

나이 값도 못하는 놈들 같으니라고. . .“ 

그 말에 모두들 눈을 번뜩이며 마치 불꽃이 일렁이는 듯한 기를 뿜었다. 

오에~ 도발 성공! 

현준은 그런 그들 따위는 두렵지 않다는 듯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너희들 때문에, 씨발. . . 

너희들 때문에 그 녀석들은 결국. . . 

결국. . . 윽, 흑흑. . . .“ 

가증스럽게 눈물마저 흘리며 뒷꼬리를 흘리는 현준. 

그런 현준의 말에 그들은 모두 그 뒤의 내용을 스스로 상상했다. 

그 때 맞은 놈들 결국 죽었구나. . . 

하긴. . . 피를 좀 많이 흘리긴 했으니. . . 

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들은 점점 현준의 페이스에 말려들어가고 있었고, 아무도 그걸 눈치 챌 수가 없었다. 

현준이 그렇게 안 보여도 실은 엄청 치사하고 얍삭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쨌든 그들은 그런 현준을 자기들 나름대로 도발하려는 건지 비아냥 거렸다. 

“죽은 녀석이 멍청한 거지. 

솔직히 너무 약골이었어. 

좀 센 놈 좀 데리고 올 수 없냐? 

하긴 너 보고 뭘 바라겠어. 우리에게 깨지고는 바닥에 쓰러진 놈인데.“ 

그 말에 현준은 열 받았다는 듯 발끈한 것처럼 화를 냈다. 

“뭐야! 그래. 오늘 너 죽고 나 사는 거다! 

덤벼! ! !" 

그러나 속마음은. . . 

. . . 쯧쯧. . . 저것도 대가리라고 있나. 

비꼬아도 어쩜 저렇게 못 비꼬노. . . 

저래가지고 다른 사람들이 도발에나 넘어오겠나. 

그러나 당연히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현준은 의도적으로 울컥한 것처럼 생각 없이 덤볐고, 의도적으로 몇 대 두들겨 맞았다. 

그러고는 도망치는 것처럼 뒤쪽으로 달렸다. 

“에이 썅~ 이 똥싸개 새끼들아! 

평생 똥이나 싸고 있어라!“ 

그 말에 당연히 다들 발끈한다. 

그러고는 현준의 뒤를 정말 미친 듯이 쫓았다. 

“씨발, 거기 안서!” 

현준은 그런 그들이 따라오자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놀라는 듯 아무데 나로 뛰는 척 했다. 

“미쳤냐! 서란 다고 서게!” 

그런 현준을 따라 그들은 현준이 유도한 곳으로 완전 세계 신기록을 수립할 정도로 빠르게 달렸다. 

정말이지 그들은 자부할 수 있었다. 

오늘처럼 이렇게 빠르게, 또 많이 달려본 적은 없을 것이라고. 

현준은 그 장소로 다 와가자 의도적으로 넘어졌다. 

현준이 돌에 걸려 넘어지자 다들 좋아서 씩씩거리며 현준에게 다가갔다. 

현준은 그들을 향해 겁에 질린 듯한 눈초리로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그러다가 어느 한 지점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앗, 너희들. . .” 

그런 그 말에 그들은 자신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 . 

“으아아아아아악!” 

“저 녀석들 죽은 거 아니었어!” 

바로 승현과 승하였다. 

그들은 확실히 보았다. 

저 둘이 자신들에게 짓밟혀서 피를 아주 많이 흘리고 쓰러졌던 것을. . . 

만약 죽지 않았더라 해도, 이렇게 움직이는 것은 고사하고 의식조차 없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었다. 

그런데 그 녀석들이 이렇게 멀쩡하게 자신들 앞에 서서 노려보았다. 

옷에는 그 때와 똑같이 피가 잔뜩 묻어 있고, 머리에는 그 때 맞았던 곳에 피가 아직도 잔뜩이나 묻어 있었다. 

게다가 저 창백한 안색. 

그리고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현준이 저들을 보고 정말 놀라서는 무서워서 막 도망가 버렸다는 사실. 

그들은 속고 있다는 사실은 꿈에서조차 생각도 못한 체 그들을 보고는 뒷걸음질 쳤다. 

그들은 음산하게 중얼중얼 거리며 그들 앞으로 걸어왔다. 

“억울해. . . . 

니들이 뭔데 남의 목숨을 그렇게 빼앗는 거지.“ 

“. . . 절대 이대론 못 죽어. 

하늘나라 갈 땐 가더라도 네놈들까지 같이 길동무로 끌고 갈 테다. “ 

그런 그들의 음산한 목소리와 표정에 그들은 뒤로 넘어져서는 다들 다리가 안 움직이는지 손으로 뒷걸음질쳤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그들은 벽에 부딪쳤고,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그들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자 갑자기 다들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손이 발이 되도록 열심히 빌었다. 

“아이고, 제발. 미안해. 제발 용서해줘. 잘못했어.” 

“제발. . .한 번만 용서해줘. 다신, 다신 이렇게 안 살께. 응? 

다신 나쁜 짓도 안 하고 착하게 살께. 응?“ 

그 말에 그 둘은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증거로 코끼리 코해서 10바퀴 돈 다음 멍멍하고 짖어봐.” 

왠지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다들. 

그러나 그런 그들의 생각을 눈치 챈 둘은 다그쳤다. 

“역시. . . 다 거짓말이었어. . . 억울해. . . 

그냥 봐주려 했는데. . .안 되겠어. . . “ 

“우리 같이 저승가자. 흐흐흐흐흐. 

봐주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지. . . 자, 다같이 가는 거야.“ 

그러며 그들이 점점 다가오자 그들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반사적으로 다들 코끼리 코를 하고 10번 돌았다. 

“멍멍! ! !” 

그렇게까지 외치자 갑자기 사방에서 웃음소리가 메아리쳤다. 

그런데 목소리가 어디서 많이들은 목소리들이었다. 

바로 ‘밤의 천사’의 중추 세력들인 재석, 인석, 승하, 진수 들의 목소리였던 것이다. 

“으핫핫핫핫! 꼴 좋~다. 적혈!” 

“핫. 핫. 핫. 쟤네들 존나 웃기네. . . 우리끼리만 보기 아깝다, 정말.” 

“으핫핫핫!” 

“큭. . . 끅. . . 읏, 읏. . . 으허허헉! 아이고 배 아파.” 

. . . 기타 등등. 

그제야 눈치를 챈 그들. 

얼굴이 벌개져서는 주먹을 꼬옥 틀어쥐었다. 

“씨발. . . 이 개새끼들이. . .” 

그런 그들의 말을 받아치며 현준이 말한다. 

“왜~ 똥싸개 새끼들아! 

너희들도 한 번 보고 싶냐? 

걱정하지 마. 비디오카메라로 정확하게 찍어 놓았으니까~ 

너희들 얼굴 되게 잘 나왔어. 

원한다면 복사도 떠줄까?“ 

그런 현준의 뻔뻔한 얼굴에 그들은 정말 열이 확 올라서는 주먹을 불끈 쥐고 덤비려 했다. 

그러던 바로 그 때였다. 

“. . . 추하군. 성준, 상준.” 

장신과 긴 흑발을 가진 남자가 저 멀리서 뚜벅 뚜벅 걸어오며 말한다. 

그런 그를 보고는 그들은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떠듬거리며 말한다. 

“마스터! 부, 부디. . . 용서를. . . ” 

그런 그들은 별로 신경 쓰지도 않은 채 남자는 피고 있던 담배를 발로 밟아 끄며 현준에게 말한다. 

“덜떨어진 수하들이 실수를 좀 했군. 

미안하게 됐다.“ 

그러고는 그들을 눈빛하나로 다 쫓아 보낸 뒤 다시 뒤를 돌아 뚜벅, 뚜벅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현준이 불러 세웠다. 

“잠깐!” 

그는 현준이 불러 세우자 무슨 일이냐는 듯 고개를 약간 돌려 현준 쪽을 쳐다보았다. 

그런 그의 모습이 너무나 멋져보였다. 

왠지 어른이라는 느낌. . .? 

현준은 그런 그를 쳐다보며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다들 그런 현준을 의외라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현준은 다가가서는 오른손을 꼭 쥐고는 앞으로 내밀었다. 

그는 그게 뭐냐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현준은 그러한 그의 모습에 빙긋이 미소 지었다. 

그리곤. . . 

까앙--------- 

“야, 이 씹새야! 니 와 내 무시하는데! 

그리고 나이도 어린 것이 담배애~? 어이고 잘 하는 짓이다! 

니 담배 피는 거 콱 이모에게 꼰질러버릴까 보다!“ 

그런 그의 말에 그 장신의 남자는 울먹거리며 현준이 강타한 부분을 매만졌다. 

“워메. . . 벌써 들켜버렸으라. 

여전히 눈치 코치가 참 빠르요잉~ 현준이 형님.“ 

. . . 얼굴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저 전라돈지 충청돈지 전혀 유래를 알아볼 수 없는 사투리. 

게다가 현준이 형. . .? 

그럼 그들보다 연하. . .? 

현준은 설명을 구하는 그들의 눈빛에 그의 어깨에 친한 듯 어깨동무를 하며 말한다. 

“아, 임마는 우리 엄마 친구 아들이다. 

나이는 이제 17살 됐고, 임마 사투리 마니아다! 

태어나기는 서울에서 태어났으면서 각종 사투리를 다 구사하려고 노력하는. . .“ 

그러고는 발돋움에서 그의 머리를 쓰윽쓰윽 쓰다듬으며 말한다. 

“니 근데 여는(여기는) 뭔 일이고. 

일로 이사라도 왔나.“ 

그 말에 그는 상큼하게 웃으며 말한다. 

“응! 현준이 행님 어무이가 그. . .김미속이라던가. . .? 

하여튼 그 친구에게 미안하다면서 나도 어차피 서울 올라갈라고 한거 그냥 같이 살라며 아파트 하나 구해주던데? 

그래서 실은 행님 데리고 올라고 찾은 거였다. 

근디. . . 저것들이 지금 사람 맘은 전혀 알지도 못하고, 저렇게 일을 벌렸으니. .. 

미안해서 워쩐디여. . .“ 

그런 그의 말에 현준은 그냥 무덤덤하게 그런가 보다 하며 투덜거리며 그 녀석에게 쫑알쫑알거렸다. 

그런 그의 모습에 그는 미소 지으며 현준을 사랑스럽다는 듯한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그들은 위험신호를 감지했다. 

젠장. . . 

현준은 왜 그렇게 아는 사람도 많은 거냐. . . 

결국 라이벌만 하나 더 늘어버린 그들이었다. 

그렇게 잠시 패닉 상태에 있다가 제일 먼저 정신 차린 진수가 물었다. 

“너 그럼 저 녀석 집으로 짐 옮길 거야?” 

그 말에 현준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그런 현준에게 무어라 말하려는 그들에게 아예 쐐기까지 박아놓았다. 

“미안하지만 우리 엄마 말은 나에게 절대적이거든. 

그러니까 절대로 내가 몬 고친다. 

그러니까 내보고 뭐라 할 생각은 꿈에도 하덜덜을 마라.“ 

그러고는 그 녀석의 손을 잡고는 희희낙락거리며 공원을 빠져나갔다. 

그들은 예상외의 전개에 놀라서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그러나 현준은 그러한 사실은 전혀 몰랐다. 

5월 23일. 

한 재영. 서울에 올라오다. 

그리고 현준과 동거를 시작하다. 

그래서 다들 속이 거멓게 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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