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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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날이 밝았다. 

그러나 현준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서 현준은 움직이지 않고, 죽은 듯이 이불에 드러누워 있었다. 

어제의 소동(배 아프다고 뒹군 일)을 아는 아이들은 아직도 아프려니 하며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현준과 같이 나갔던 재석과 인석마저도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다들 그것에 의문을 제시했지만 그렇다고 직접 그들을 깨우는 사람은 없었다. 

왜냐하면. . . 

무서우니까. . . . 

‘밤의 천사’의 2인자인 재석은 자는 데 깨우는 것을 죽도록 싫어했다. 

그것을 어떻게 다른 아이들이 알게 되었냐 하면, 그가 파릇파릇한 1학년이었던 작년. 

수련회를 갔었는데, 재석이 늦게 일어나자 보다 못한 한 아이가 그를 흔들어 깨웠다. 

그러자 재석이 게슴츠레하게 눈을 뜨고서는 아예 애 한 명을 병신으로 만들어 놓고 또 잠을 청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그걸 기억이라도 한다면 덜 억울하지. 

결국 30분 뒤에 일어나서는 자신이 팬 애를 보자마자 한다는 소리가. 

“야! 이 새끼 왜 이렇게 많이 다쳤냐?” 

였었다. . . . 

어쨌든 그런 그의 무서움은 다른 반에까지 전파되었고, 

그 후로는 어떤 사람도 그가 자고 있을 때는 건들이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 덕에 재석과 인석과 현준은 푸욱 잘 수 있었고, 일어나자마자 황당함을 맛보아야 했다. 

“. . . 아 새끼들 어디 갔노? 혹시 내만 버려 놓고 간거가. 

. . . 내 왕따 당하는 기가!“ 

저기. . . 그건 아니라고 보는데. . . . 

어쨌든 현준이 일어났다. 

그런데 재석과 인석이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왠지 심통이 난 현준. 

누워 자고 있는 재석은 발로 툭툭 차며 깨웠다. 

“. . .야. . . 일어나. 아침이야.” 

요즘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 서울말에 현준은 뿌듯하기만 했다. 

역시 환경이 사람을 바꾼다! 

. . . 이게 맞던가. . .? 

어쨌든 그렇게 발로 툭툭 차니까 드디어 재석이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기 시작한다. 

현준은 그게 재석의 위험신호인지도 모른 채로 여전히 발로 툭툭 차며 깨운다. 

“야! 일어나. 애들이 우리 버리고 다 갔어.” 

그 말에 재석이 벌떡 일어난다. 

현준은 벌써 일어났구나 라고 생각하고 몸을 돌리려는 순간 

무언가가 자신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날라 오는 것을 감지했다. 

자신도 모르게 현준은 버릇대로 그 날라 오는 것을 잡고 반격까지 하고 말았는데. . . 

“. . . 윽.” 

. . . 너무 갑자기라 힘이 과하게 들어갔던지. . . 

재석이 배를 끌어안고 주저앉아 있었다. 

정말 동정할 만도 한데 현준은 그런 건 싸그리 무시해 버리고는 

쪼글치고 앉아서 그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며 묻는다. 

“. . . 너 왜 나를 공격했냐?” 

그러나 대답이 없다. 

현준은 다시 묻는다. 

“. . . 왜 나를 공격했냐니까?” 

. . . 대답이 없다. 

현준은 화가 나려는 걸 필사적으로 억누르고는 다시 묻는다. 

“. . . 왜 나를 공격했냐구!” 

. . . 여전히 대답 없음. 

현준의 오른손이 자신도 모르게 어느 한 지점으로 쏜살같이 날아갔다. 

한 시속 180km는 될 듯한 속도. 

그것은 목표지점으로 정확하게 날라 갔고, 엄청난 소리마저 써비스로 울렸다. 

쿠아아아앙------------ 

그 필살의 어택을 받은 재석은 머리를 부여잡은 채 점점 아래로 추락했고, 

현준은 속이 시원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러길래 와 내 무시하는데!” 

그러다가 순간 흠칫하더니 주위를 휙휙 둘러본다. 

그리고는 다시 그 의기양양한 포즈로 말한다. 

“. . . 가 아니고. . . 

그러기에 왜 나를 무시하는 거냐!” 

그러나 아무 반응이 없다. 

현준은 너무나 이상하다는 생각으로 재석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재석에게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고는 여기저기 살폈다. 

새근, 새근. . . 

. . . . 

현준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 아까 그 강펀치는 잠결에 그런 것이란 말인가? 

왠지, 왠지 아주 굉장히 억울한 듯한 느낌. 

무언가 손해 보는 듯한, 아주 억울한 느낌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현준의 손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가방 속으로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오른손에 쥐어지는 매직. 

현준은 왠지 사악하게 미소 지으며 재석에게 다가간다. 

재석은 이런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채 아직 꿈나라에서 현실로 오는 차편을 사지도 않은 상태였다. 

재석은 황당함을 금하지 못했다. 

무심코 일어났다. 

그리고 무심코 목이 마르다는 사실을 인식하고는 방 밖으로 나갔다. 

나가자마자 곧 의문이 들었다. 

왜 다들 나를 보고 웃고 있는 건데. . .? 

그래서 무심코 옆에 있는 거울을 보았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얼굴에 써져있는 매직으로 쓰인 글씨. 

그것은 이렇게 씌어져 있었다고 한다. 

나는 변태다. 

-재석- 

“훗.” 

웃음이 입안을 비집고 나왔다. 

그리고 그 웃음과 동시에 아주 검은 오오라가 그의 전신을 휩싸며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 날. . . 

재석을 향해 웃었던 3놈은 의문의 사고로 하루 일찍 서울로 귀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재석은 포효했다. 

“이거 쓴 사람 잡히기만 해봐! 다 죽인다! ! !" 

이봐 네가 그럴 수 있을 거 같아? 

먼저 반한 게 죄라니까. 

한 편 같은 시각. 

너무나 전형적이게도 현준의 왼쪽귀가 아주 극심하게 가려웠다고 한다. 

“에? 누가 내 욕하나?” 

현준은 가볍게 아침을 먹은 후 어차피 아이들도 다 없고 하니까 그냥 복도나 한바퀴 돌까 해서 복도를 서성거렸다. 

그렇게 걷다가 인석을 만났다. 

인석은 현준을 보자마자 바로 현준의 손을 낚아채며 간절히 말한다. 

“야! 우리 가자!” 

이 밑도 끝도 없는 말에 현준이 작게 인상 쓰며 말한다. 

“. . . . 어딜?” 

그 말에 인석은 씨익 웃으며 말한다. 

“한 군데 밖에 더 있냐? 

마이 달링~♥ 이 있는 유성고등학교지.“ 

현준은 아무 말 없이 끌려 갈 수밖에 없었다. 

“. . . 여기는 또 왜 왔노!” 

혜은이 신경질적으로 그의 손을 쳐 냈다. 

그런 그녀의 행동에도 별로 쫄지 않고 정말 끊임없이 스킨십을 시도하며 인석이 생글 웃는다. 

“당연한 걸 왜 묻냐. 너 보러 왔지.” 

그 말에 왠지 혜은이 비틀거리는 것처럼 느낀 것은 환상이 아니겠지? 

현준은 그런 그 둘을 아무 표정 없이 바라보았다. 

혜은은 그런 현준을 보자 왠지 자신의 어깨에 걸려 있는 인석의 손이 더 거북해지기 시작했다. 

다시 그 손을 쳐 냈으나, 정말이지 인석은 엄청난 집념을 보이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혜은은 다시 결국은 포기하고야 말았고, 현준은 그런 그 둘을 보면서 아무 생각도 없었다. 

다만 생각이 있다면. . . 

‘. . .나는 여기 왜 왔을까. . .’ 

라는 정도. . .? 

인석은 기분이 王으로 좋았다. 

옆에 있는 혜은을 훔쳐보고는 또 만족스런 미소를 짓는다. 

자신의 손에 닿은 그녀의 몸은 너무나 부드러웠다. 

인석은 기분이 좋아져 그녀가 목이 마르다고 하자 음료수 사오는 것을 자청하며 신나게 달려갔다. 

오직 그녀의 목이 이 음료수로 적셔지길 바라며. . . 

안 그렇게 생겼으면서 은근히 느끼한 놈이었다. 

“. . . 서울에서 잘 지내고 있나.” 

혜은이 먼저 말했다. 

그 말에 현준도 웃으며 대꾸한다. 

“그래, 잘 지내고 있다. 

그리고 인석이 말인데. 금마 진짜 좋은 놈이다. 

그러니까 니 진짜 운 좋은 줄 알아라. 

니 앞으로도 이런 놈 만나기 힘들기다. 

그러니까 괜히 튕기지 말고 있을 때 잘해라. 알겠제?“ 

인석을 기왕 밀어주기로 한거. 

팍팍 밀어주기로 결심을 하고는 현준이 웃으며 말한다. 

그 말에 혜은의 얼굴은 더 굳어졌다. 

그러더니 무어라 중얼거린다. 

“. . . . . . . 어. .” 

현준은 잘 들리지 않자, 재촉한다. 

“엥? 뭐라고 했노?” 

그 말에 혜은이 들고 있던 종이를 현준의 얼굴로 던져 버린다. 

아슬아슬하게 그 종이를 낚아채며 현준이 벌컥 화를 내었다. 

“ 니 지금 뭐하자는 기고. 

내가 그리도 맘에 안 들었나. 

이게 가스나라고 봐주니까. . . 씨발. . . 욜라 사람 위로 오르네.“ 

그런 그의 말에 혜은의 가슴은 찢어지는 듯 했다. 

어느 새 그녀의 맑은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현준은 할 말을 잊고 멍하니 보았다. 

혜은은 현준을 쏘아보며 매섭게 말했다. 

“니. . . 정말 둔한기가. 아님 모르는 척 하는 기가.” 

그 말에 현준은 무슨 말이냐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혜은은 그런 그의 모습이 거짓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에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니. . . . 둔한 것도 정도가 있디. 씨발. . . 좋아한다.“ 

좋아한다. . . .? 

현준의 머리에 그 단어가 입력이 되지 않았는지 현준은 눈만 깜빡이고 있었고, 

그런 그의 모습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혜은은 신경질 적으로 외쳤다. 

“이 지지리도 둔한 놈아! 

이 최혜은이 너 김현준을 좋아, 아니 사랑한다고! ! ! 

인석이라는 그 ‘스킨십 대 마왕’이 아니라 ‘너’를 좋아한다고! ! !“ 

현준은 눈만 깜빡거린 체 혜은이 했던 말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좋아한다. 

좋아한다는 것은 싫어한다는 것의 반대말. 

영어로는 like 

일어로는 すきだ. 

불어로는. . . 뭐더라. . . 

현준이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 아무 말도 없이 조용히 있자 혜은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김현준! 진짜 듣고 있는 기가! 

내가 니 좋아한다니까! ! !" 

그래서 어쩌라고? 

현준은 그 순간 그렇게 생각했다. 

너무 당혹스러웠다. 

그 때 혜은의 뒤에서. . . 

“어? 그게 무슨 말. . . .” 

미친. . . 

인석이 어느 새 돌아와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것이다. 

혜은은 아예 오늘 못을 박아버리려는 건지 매몰차게 말했다. 

“니 똑바로 들어라. 

내 현준이 좋아한다. 

니 좋아하는 게 아니란 말이다. 

나는 니 진짜 싫다. 

변태같이 계속 스킨십만 하려는 것도 싫고, 그 느끼한 말도 다 싫다. 

제발 내 눈앞에서 꺼져도! 내 이렇게 부탁 할께!“ 

그 말에 인석이 눈을 깜빡 깜빡 거렸다. 

머릿속에 그 말이 인식 되지 않은 탓이리라. 

그러나 머리 회전이 빠른 놈답게 곧 그 말을 인식하고는 얼굴색이 잠시 변했다. 

그러나 곧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입가에 약간의 비웃음을 띈다. 

“그래서? 어쩌라는 건데? 

왜? 내가 너 정말 좋아하는 줄 알았냐? 

나도 너 같은 촌년보다 더 멋진 여자 있어. 

그냥 내 주위에 너 같은 년이 없어서 신기해서 들러붙어 본 것뿐이야. 

오해는 말라고.“ 

철썩----------- 

“개자식.” 

혜은이 나직이 욕을 뱉었다. 

그 말에 인석이 한껏 비웃음을 머금고는 조소한다. 

“하? 그거 고맙군 그래. 

최고의 찬사야.“ 

그러고는 성큼성큼 혜은을 지나 교문 밖으로 걸어 나갔다. 

현준은 그런 인석을 보며 혜은에게 말한다. 

“니 진짜 잔인하다.” 

그 말에 혜은이 악에 받쳐 소리 지른다. 

“왜! 내가 또 뭐 잘 못한긴데! 

나를 모욕한 건 점마다 아이가!“ 

그 말에 현준은 그녀를 잠시 노려보며 말한다. 

“니 바보가. 

저건 남자로써의 떼기(폼, 후까시라고도 불림)다. 

그래도 니 나쁜 년으로 안 만들라고 점마가 먼저 선수 친 거, 니 진짜 모른단 말이가! 

그리고 니 좋아하는 놈 앞에서 그 따위 말이나 하다니. . . 

그렇게 안 봤는데 진짜 실망이다. 최혜은.“ 

그러고는 몸을 돌려 인석 쪽으로 달려간다. 

그런 현준의 등을 보며 혜은은 눈물을 터뜨리며 주저 앉아버린다. 

“씨발. . . 그래서 내보고 어쩌라는 말인데. 

그러는 니야 말로 정말 잔인하다는 거 아는 기가. . . 

윽. . . 흑흑. . . 씨발. . . 진짜 싫다. . .“ 

인석은 아무 말 없이 걸었다. 

혜은이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는 줄 몰랐다. 

자신은 그저 혜은이 좋았을 뿐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오히려 그녀에게 미움을 사고 있었다니. . . 

자신이 싫어진다.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남자가 무슨 눈물이냐. 

차인 것도 모자라서 구질구질하게 눈물까지 보일 거냐. 

그건 남자가 아니야. 

그래도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왠지 심장을 바늘로 따끔따끔 찌르는 듯한 느낌. 

오늘은 정말이지 남자이고 싶지 않았다. 

여자가 되어서 한 없이 울고만 싶어졌다. 

그 때 현준이 인석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인석은 누군가 싶어 뒤를 돌아보고는 현준임을 알자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린다. 

“나, 참. . . 별 미친년을 다 보네. 

내가 정말 그 년을 사랑했다고 착각하는 꼴이라니. 

너도 정말 우습지? 그치? 

뭐라고 말 좀 해봐. 이 새끼야.“ 

그러나 현준은 그 말엔 대꾸도 않고 인석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마치 전에 승현이 울 때 달래주었던 것 같이. 

인석은 그런 그의 행동에 놀라서 벗어나려 했지만 

현준의 따뜻한 음성과 그를 토닥이는 손길이 좋아 그대로 잠시 있었다. 

현준은 조용히 인석에게 중얼거렸다. 

“괜찮다. 울어라. 

씨발. . . 남자라고 몬(못) 울면 이 험한 세상 우째 살아가겠노. 

아마 심장이 터져 죽어버렸을기다. 

절대 안 쪽팔리니까 마음 놓고 울어라. 괜찮으니까. . .“ 

씨발. . . 

모르면서 그 따위 소리나 지껄이지 마. 

난 인석이란 말야. 

사나이 강인석. 

이 놈의 눈이 미쳤나. . . 

왜 방정맞게 울고 지랄이냐. 

씨발. . . 

“윽. . . 윽. . . 진짜 좋아했었는데. . . 

정말 처음으로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 .“ 

그 말에 현준은 작게 미소 지으며 따뜻하게 토닥여주었다. 

“그래, 그래. 내 다 알고 있다. 

니 혜은이 진짜 좋아했던 거 다 알고 있다. 

그니까 그 마음, 마음 놓고 운 다음에 떨쳐버리는 기다. . . 

그게 진짜 사나이지. . .“ 

씨발. . . 

이 놈의 눈이 고장이 났나? 

눈물이 멈추질 않으니. . . 

하지만 어쩐지 안심이 되는 느낌? 

왠지 따뜻하고 포근해져. . . 

씨발. . . 이 야리꾸리한 기분은 또 뭐야. . .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인석은 현준의 어깨에서 얼굴을 떼었다. 

너무 울어서 인지 눈이 벌겋게 충혈이 되어 있었다. 

그 모습에 너무나 우스워서. 

현준은 자신도 모르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인석은 현준이 웃자 팍 인상을 쓰다가도 왠지 그 웃음에 전염이 됐는지 자꾸 웃음이 나왔다. 

씨발. . . 

그래, 여자가 그 년 하나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 . 

좋다. 사나이 강인석. 

오늘만 우는 거다. 

내일은 또 다시 내일이 태양이 떠오르겠지. 

그래, 오늘만 마음 놓고, 울고, 웃자. 

씨발. . . 김현준. 

고맙다. . . . 

인석은 한가득 미소 지었다. 

현준도 한가득 미소 지었다. 

인석의 마음속에 현준이 담기기 시작한 첫 날이었다. 

4월 19일. 

수학여행 3일 째. 

강인석. 나이 18세. 

혜은이라는 여자 때문에 현준에게 코 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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