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
갑작스레 배 속에 사정당한 충격에 아리안은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입술만 달싹였다.
“후우….”
아리안의 깊은 곳에 사정한 칼릴이 낮게 숨을 들썩이면서 조급했던 성교의 짧은 여운을 즐겼다.
그는 완전히 마지막까지 사정한 뒤에 아리안에게서 빠져나왔다. 귀두가 벌겋게 달아오른 엉덩이 사이를 빠져나오며 미끄덩한 정액이 쭈욱 딸려 나왔다.
칼릴이 손을 뻗어 아리안의 엉덩이를 벌렸다. 정액으로 축축해진 구멍을 잠시 바라보던 그가 한 손으로 자신의 성기를 붙잡아 다시 발기시켰다. 그 뒤에 아리안의 몸을 돌려 양쪽 다리를 넓게 벌려 어깨에 각각 짊어지고는 정상위로 삽입했다.
몸속이 이제 미끌거렸기 때문에 삽입은 단번에 이루어졌다. 아리안의 몸이 짧게 한 번 꿈틀했다.
칼릴은 아리안의 얼굴을 집요하게 바라보면서 피스톤질을 이어 갔다.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정액으로 축축한 몸속에 남근이 푹, 푹, 꽂혀 들어올 때마다 선액이 뒤섞여 물이 튀는 듯한 야릇한 소리가 울렸다. 아리안은 그때마다 숨을 참으면서 신음을 억눌렀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집요하게 삽입 행위에만 집중하던 칼릴이 아리안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땀과 고통, 쾌감으로 흠뻑 젖은 얼굴. 칼릴은 손을 내밀어 부드럽게 아리안의 턱과 뺨을 쓰다듬었다. 입술이 다가왔다. 아리안은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쭈욱 내밀었다. 칼릴이 웃음기 없는 눈으로 그 입술을 응시했다.
“더 적셔 줄까?”
희미하게 갈라진 저음이 물었다.
아리안이 눈물이 아롱거리는 눈으로 칼릴을 올려다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으응… 더, 더 적셔 줘….”
아리안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얼마나 더?”
“많이… 그리고….”
아프지 않게, 아리안이 힘없이 말을 이었다. 칼릴은 대답 대신 아리안의 몸에서 빠져나왔다. 남근이 끌려 나가는 야릇한 감각에 아리안의 가슴팍이 달싹거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칼릴이 아리안의 배꼽 위로 입술을 눌렀다. 부드럽고 탄력 있는 입술이 배꼽을 부드럽게 빨아들였다.
“으읏….”
아리안이 놀라서 몸을 움츠렸다. 아랫배에 자잘하게 소름이 돋으면서 발끝이 움찔댔다.
칼릴의 입술이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갔다. 기어이 그의 몸에서 가장 요망한 부위가 아리안의 다리 사이에 닿았다. 아리안은 허리를 들썩이면서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더 크게 벌렸다. 동시에 칼릴이 양손으로 아리안의 허벅지 안쪽을 우악스레 잡아 벌리면서 아리안의 페니스를 입술로 집어삼켰다.
“앗… 아…!”
아리안의 허리가 꿈틀 튀어 올랐다.
페니스가 점막 안쪽으로 거세게 빨려 들어갔다.
아리안의 숨이 거칠어졌다. 어중간하게 흥분해 있던 페니스가 칼릴의 입 속에서 빠르게 흥분하면서 삽시간에 선액이 넘쳐흘렀다. 칼릴은 양손으로 아리안의 다리를 움켜잡은 채로 콧잔등과 뺨이 가랑이에 눌릴 정도로 얼굴을 붙이고서 강하게 구음했다. 후르릅, 쩝쩝대면서 페니스가 빨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으응! 아, 아, 안 돼, 아, 아! 아! 아아아아아아아…!”
아리안이 길게 신음을 내지르면서 몸을 꿈틀댔다. 전신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손발 끝이 분홍색으로 물들었다. 아랫배가 홀쭉해졌다. 배꼽이 위아래로 달싹이면서 엉덩이가 들썩였다.
칼릴이 아리안의 성기를 약간 뱉고는 입술 끝으로 귀두를 살살 빨았다. 축축하게 젖은 입꼬리가 살짝 치켜 올라가 있었다.
“넌 이 짓을 좋아하지.”
그가 아리안의 페니스를 가지고 놀듯 입술로 희롱하면서 속삭였다.
“언제나, 하아, 좋아했어….”
그러면서 그가 다시 깊숙하게 아리안의 것을 삼켰다. 아리안은 그 순간 칼릴의 입 안에 사정했다. 정액이 튀면서 비명이 함께 올랐다.
“아, 아… 아, 안 돼, 아, 아, 아…!”
동시에 칼릴이 그것을 강하게 빨아들이며 아리안의 몸속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몸속이 그 손가락을 거세게 쥐어짜며 연속적인 절정에 올랐다.
칼릴이 절정으로 몸부림치는 아리안 위로 올라탔다. 그의 어깨가 거칠게 들썩였다. 날카로운 콧잔등과 뺨은 아리안의 정액으로 젖어 있었고 머리카락은 땀으로 흐트러져 있었다. 긴 눈꼬리는 불그스름했다.
그가 축축하게 젖은 눈으로 아리안을 내려다보았다.
“아프다는 건 거짓말이지?”
그렇게 혼잣말하며 그가 자신의 다리 사이로 손을 뻗어 남근 뿌리를 옥죄는 두꺼운 고리를 풀어 냈다. 그리고 아리안이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단번에 삽입해 들어갔다.
이미 이전의 사정으로 미끄러운 내벽으로 굵은 남근이 푹,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게 꽂혔다.
“흐읍…!”
아리안이 목이 졸리는 듯한 신음과 함께 몸을 퍼드득 떨었다.
“아, 기, 깊, 너무, 깊… 어….”
벌벌 떨리는 손이 칼릴의 가슴팍을 밀었다. 땀으로 젖은 미끄러운 피부 위에서 그 손이 더듬더듬 밑으로 향했다. 손끝이 무언가를 찾으려는 듯이 결합부를 몇 번이나 더듬었다.
“칼… 릴, 고리, 고리는… 흐읏…!”
더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칼릴이 아리안의 몸을 양손으로 세게 움켜잡고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남근이 안쪽으로 깊숙하게 들어올 때마다 아리안의 몸이 벌벌 떨렸다. 몸속이 젖은 탓에 그것은 매번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가장 안쪽까지 꽂혀 들어 왔다. 그리고 그때마다 아리안은 몸속이 망가질까 봐, 배가 찢어질까 봐 두려워 울부짖었다.
“무, 무서워, 흐으, 아, 하, 하지, 하지 마아, 그렇게, 들어오면… 아, 아, 아! 아! 악! 앗! 아!”
그 순간 칼릴이 움직임을 멈추고 대신 양팔로 아리안의 몸을 강하게 옭아매면서 몸을 붙여 왔다. 입술이 아리안의 귓불을 빨아들였다.
“괜찮아. 하아, 괜찮아.”
괜찮다는 말이 몇 번을 이어졌다.
아리안의 눈에 고여 있던 눈물이 후드득 뺨을 타고 떨어졌다. 칼릴의 입술이 그 뺨 위를 따라가서 기어이 눈물방울을 빨아 삼켰다.
“후우우….”
칼릴의 몸이 뜨거워졌다. 그의 등이 거칠게 들썩였다. 그의 푸른 눈이 몽롱해지고 동공에 초점이 희미해졌다.
“괜찮아….”
그가 다시 속삭이면서 교미하는 뱀처럼 아리안을 양팔 양다리로 옭아맸다. 약간 느슨해졌던 결합이 한 치 빈틈없이 다시 깊어졌다. 갈라진 균열조차 선명할 정도로 발기한 귀두가 아리안의 몸속, 내벽이 구부러지는 그 끝을 파고들었다.
“흐, 으….”
안, 돼, 작은 속삭임이 아리안에게서 흘러나왔다.
칼릴이 그의 뺨에 진득하게 입술을 눌러 빨면서 대답했다. 괜찮아.
아리안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몸을 웅크려 깊은 곳이 억지로 벌어지는 압박감을 버텨 보려 했으나 칼릴이 그를 옭아맨 채 구속하고 있어서 손가락 하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칼릴이 천천히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안쪽에서 찌걱찌걱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배꼽 안쪽, 터무니없이 깊은 곳까지 페니스로 집요하게 애무받았다. 기어이 아리안의 몸속이 꿈틀대며 조여들었다. 고통에 가까운 압박감을 쾌감이 한순간 따라잡았다.
“히….”
입이 벌어지고 침이 흘렀다. 동공이 풀리면서 억제력을 잃은 눈물도 같이 흘러나왔다. 몸속은 그와 정반대로 조여들었다. 내벽이 멋대로 꿈틀거리고 엉덩이가 경련했다. 허리가 저절로 들썩였다. 사정을 동반하지 않은 강렬한 삽입 절정이었다.
절정은 길었다.
칼릴은 아리안이 진정될 때까지 움직이지 않고 딱 붙어 있었다. 뜨거운 입술이 아리안의 얼굴을 연신 쓰다듬었다. 오래 걸렸다.
아리안이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리자 칼릴이 아리안의 몸을 옆으로 눕히고서 마주 끌어안은 채 다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교는 뱀들의 교미처럼 집요했다. 한참을 느긋하게 움직인 끝에 칼릴은 남근을 절반만 끄집어낸 채로 사정했다.
“하아, 하아, 하아, 하…!”
난폭하게 숨을 몰아쉬는 칼릴이 아리안을 우악스럽게 끌어안았다. 그의 가슴팍과 어깨에서 땀이 줄줄 흘러 떨어졌다. 흥분으로 부푼 근육이 연신 들썩였다.
아리안은 그 가슴팍에 꽉 끌어안긴 채로 흐리게 신음만 흘렸다.
칼릴이 드디어 그에게서 떨어졌을 때 아리안은 짧게 비명을 질렀다.
“아…!”
두툼한 귀두가 빠져나가면서 느슨하게 풀어진 구멍에서 정액이 흘러내렸다. 지나치게 오랫동안 삽입당했던 탓에 그곳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벌어진 채로 안쪽의 정액이 비집고 흐르는 감각에 아리안이 몸을 떨면서 울음 섞인 숨을 토했다.
“아, 안, 안 닫혀, 아, 어, 어떡….”
벌벌 떨면서 손을 아래로 뻗어 헤벌어진 다리 사이를 감추려는 시도가 무색하게 칼릴이 그 손목을 부드럽게 잡아 침대에 눌렀다.
동공이 흐릿해진 푸른 눈동자가 아리안을 내려다보았다. 눈꼬리가 살짝 밑으로 떨어져 눈웃음 비슷한 것이 떠올라 있었다.
“괜찮아.”
진득하니 들척지근한 목소리가 이미 수십 번 떠들었던 말을 또다시 반복했다.
아리안은 칼릴을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칼릴이 얼굴을 내려 아리안에게 가까워졌다. 호흡이 닿았다.
“괜찮아. 착하지….”
칼릴이 그렇게 속삭이면서 천천히 아리안의 뺨 위에서 입술을 미끄러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