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라티아 (53)화 (53/130)

#53

“하….”

대공이 안타까워 미치겠다는 듯이 하체를 아리안의 벌어진 다리 사이에 짓눌러 댔다. 겁에 질린 아리안이 팔을 뒤로 뻗어 대공의 아랫배를 밀었다.

“아, 안 돼… 더는, 안… 안 들어가….”

“알겠어. 더는… 안, 해, 나도.”

대공이 아리안의 어깨와 목을 씹어 대면서 느릿하게 대답했다.

어떻게든 아리안의 몸속으로 파고들려던 움직임이 점차 진득해졌다. 대공이 하반신을 부딪쳐 올 때마다 퍽, 퍽, 소리가 나면서 아리안의 몸이 위로 밀려 올라갔다. 대공이 기어이 양팔로 아리안의 몸통을 꽉 끌어안아 짓누른 채 위에서 아래로 못을 박듯 남근을 꽂아 넣었다.

오랫동안 진득한 삽입 행위가 이어진 끝에 대공이 그의 몸에서 빠져나왔다.

긴 기둥이 내벽을 긁으며 뽑혀 나가는 감각에 아리안의 몸이 경련했다. 등이 움찔움찔 튀고 달아오른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느슨해진 구멍이 벌름거렸다.

“흐으, 흐으응… 아아아….”

대공이 아리안의 몸을 돌렸다. 넋을 잃은 얼굴이 드러났다. 두 눈에는 초점이 없었고 벌어진 입술은 침으로 반질거렸다. 입으로 학학대며 숨을 내쉴 때마다 눈꼬리에서 눈물방울이 솟아올라 붉은 뺨을 적시고 떨어졌다. 대공은 그 젖은 볼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는 아직도 사정하지 못했다.

고리에 조여진 남근은 아직까지도 사납게 솟구친 채 번들거리고 있었다. 한참을 아리안의 몸속에서 농탕치다 사정하지 못하고 빠져나온 탓에 귀두가 흉악하게 불거진 채였다.

하지만 대공은 인내심을 가지고 아리안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아리안이 간신히 진정해 눈에 초점이 돌아올 때쯤, 그에 맞춰서 다시 삽입했다.

이번에는 아리안의 두 다리를 벌려 어깨에 각각 짊어진 채 정상위로 삽입했다. 아리안은 소리도 내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었다. 발기한 페니스 끄트머리에서 체액이 조금 흐르다가 곧 멎었다. 사정을 동반하지 않는 마른 절정이었다. 아랫배가 꿈틀거리고 몸속이 사정없이 남근을 빨았다.

한참이 지난 뒤에야 아리안이 간신히 소리를 냈다.

“칼… 릴….”

그 부름에 대공의 눈에 빛이 스쳤다.

“나, 방금, 갔….”

대공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조금 전 절정을 겪은 예민한 몸에 연달아 거세게 삽입했다. 귀두 끝만이 살짝 남을 정도로 끄집어냈다가 다시 단번에 깊숙하게 들어갔다.

“아, 안 돼… 악!”

아리안이 비명과 함께 대공의 가슴팍을 손끝으로 긁었다.

“아! 아! 아, 아, 아, 아…!”

체액과 기름이 섞여 철퍽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민감한 몸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

“시, 싫, 나, 또… 아… 또… 아, 아, 가, 갈 것, 아, 아…!”

대공은 몸부림치며 절정에 달하는 아리안의 얼굴을 집요하게 바라보았다. 이제 아리안은 제대로 된 말도 하지 못한 채 짐승처럼 비명을 지르며 발작적으로 경련하고 있었다.

“안 돼, 안 돼, 가고 있어… 가고 있…!”

대공은 발버둥 치는 아리안을 양팔로 꽉 끌어안고 깊숙하게 삽입한 채 사정했다. 배 속 깊은 곳에 남근을 묻고서 오랜 시간에 걸쳐서 정액을 쏘았다.

몸속에 사정당하는 내내 아리안은 입을 벌린 채 침까지 흘리면서 오르가즘에 잠겨 있었다.

한바탕의 행위가 끝난 뒤에도 대공은 여전히 아리안의 몸속에 있었다.

아리안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격렬한 성교의 여운에 빠져 있는 동안 그는 다시 서서히 흥분했다. 그의 신체는 고작 스물세 살이었고 이는 연달아 서너 번은 섹스할 수 있을 정도로 젊고 혈기 왕성하다는 의미였다.

아리안은 자신의 몸속에서 그의 남근이 빠르게 힘을 되찾는 것을 알아차렸다.

약간 매끈해졌던 귀두가 다시 불거지며 그의 배꼽 안쪽 언저리를 짓눌러 댔다.

“흐으….”

아리안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나 힘들어….”

그 서러운 애원이 도리어 도화선에 불을 붙인 셈이 되었다.

대공이 아리안의 허리를 한 팔로 끌어안은 채 옆으로 누워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응, 으으으응….”

다른 한 손이 가슴을 주물렀다. 꼿꼿하게 솟은 유두를 아프도록 비트는 손길에 아리안의 몸이 꿈틀거렸다.

축축하게 젖은 녹색 눈이 다시 몽롱하게 풀려 갔다.

쉴 틈도 없이 재개된 행위에 아리안의 몸은 금방 흥분했다. 이미 여러 번 사정했던 페니스가 조금씩 다시 머리를 들더니 순식간에 선액으로 미끌미끌해졌다. 그것이 쉼 없이 밑으로 흘러넘쳐 사타구니를 흠뻑 적시고도 모자라 시트까지 축축하게 만들었다.

대공이 얼굴을 내려 아리안의 눈물로 젖은 뺨에 입술을 붙였다. 입맞춤이 서서히 밑으로 미끄러져 기어이 입술끼리 겹쳐졌다.

“우음….”

대공은 아리안의 타액마저 아깝다는 듯이 빨아 대면서 계속해서 움직였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피스톤질하다가 아리안이 정신을 잃기 직전에 멈추고 삽입을 풀었다.

간신히 놓여난 아리안이 비틀거리면서 엎드려 기어갔다.

여러 번 삽입 절정을 겪었던 탓에 다리에 힘이 풀려 얼마 기어가지도 못한 채 금방 발목을 붙잡혀 당겨졌다. 대공이 마치 혼을 내듯 손바닥으로 벌어진 사타구니 사이를 철썩 내리쳤다.

“악…!”

아리안이 머리를 뒤로 젖히며 비명 질렀다.

매서운 매질이 연이어 떨어졌다. 맞을 때마다 음낭 사이에서 애액이 튀고 구멍이 움찔움찔 오므라들었다.

“아, 아파! 하지 마, 하지 마아…!”

다리 사이에 매를 맞는다는 충격에 울부짖으며 애원한 것도 잠시, 몇 번째인지 모르게 고환 뒤쪽과 회음부를 얻어맞는 순간 그의 페니스가 정액을 쏟았다.

“아, 아, 아니, 아냐, 히, 시, 싫어… 아…!”

아리안이 고개를 저어 대면서 손을 밑으로 뻗어 가랑이를 가리려고 애썼다. 눈물이 흘러넘쳐 뺨을 적셨다. 그러나 대공의 눈앞에서 사타구니에 매를 맞으며 사정하는 치태를 보였다는 충격이 미처 가시기도 전, 대공이 그의 허리를 붙잡아 당기며 단번에 삽입했다.

“아, 흐… 흐으… 아, 아… 아….”

아리안의 눈이 초점을 잃었다. 페니스에서 다시 새롭게 체액이 솟구쳤다.

“안, 대애, 안… 아….”

아리안은 그대로 앞뒤로 동시에 절정에 달했다.

대공이 절반쯤 의식을 잃은 아리안의 몸을 마치 자위 기구를 사용하듯이 앞뒤로 흔들었다. 남근에 꿰인 채 몸이 흔들릴 때마다 이미 이성을 잃은 아리안은 침을 흘리면서 몸을 비비 꼬았다.

한참이 지난 뒤에야 간신히 대공이 아리안을 놓았다. 그에게서 놓여난 아리안이 침대로 고꾸라졌다. 대공은 그의 몸을 뒤집어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보았다. 느슨히 풀린 눈이 대공을 향했다.

“후우, 후우….”

대공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흥분으로 부풀어 오른 가슴팍은 땀으로 번질거렸고 날 선 근육이 붙은 어깨와 목줄기가 꿈틀댔다.

그는 두 무릎으로 버티어 선 채 아리안의 눈을 내려다보면서 수음했다. 한참을 수음한 끝에야 그의 성기가 정액을 쏟았다. 그것이 아리안의 몸으로 떨어졌다.

아리안은 자신의 몸을 적신 것이 무엇인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 느리게 눈을 깜빡거렸다.

대공이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한 손을 침대에 짚어 몸을 숙였다. 그가 다시 아리안의 허리를 안으며 몸을 가까이 붙였다.

아리안의 전신은 땀으로 젖어 있었고 팔다리는 흐느적댔다. 그 몸에서는 야릇한 향기가 풍겼다. 그 농후한 정사의 향기는 마약처럼 대공을 끌어당겼다. 이상하리만치 정신이 선명해지고 욕망 또한 함께 뚜렷해졌다. 전신이 팽팽하게 긴장되며 근육이 날 서는 것이 느껴졌다. 남근이 성교를 갈구하며 다시 솟구쳤다.

그것을 알아차린 아리안이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만….”

“흐음.”

대공이 아리안의 허벅지 사이로 손을 밀어 넣었다.

아리안이 허리를 꼬면서 빠져나가려고 시트를 잡아당겼다. 곧장 육중한 흉곽이 아리안을 침대로 짓눌러 꼼짝 못 하게 했다. 아리안은 납작하게 엎드린 채 다리를 벌리고 말았다.

신중한 손가락이 엉덩이를 벌리고 그 틈을 살폈다. 부어오른 주름으로 정액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파?”

“으응, 아프… 아…!”

아프다고 징징대려던 순간 두 손의 검지가 각각 구멍을 양옆으로 잡아 벌렸다. 안쪽이 벌어지며 정액이 흘러 떨어졌다.

아리안이 앓는 듯이 신음하면서 무심코 앞을 시트에다가 비볐다. 여러 번에 걸친 절정으로 머릿속은 이미 제대로 된 판단을 할 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구멍이 벌렁거렸다. 대공이 그 안을 핥듯이 보았다.

위기감을 느낀 아리안이 버둥거리면서 앞으로 기어 나갔다. 대공은 의외로 순순히 그를 놓아주었다.

고작 한 뼘 정도 기어나간 아리안이 몸을 고치처럼 웅크리고는 대공을 돌아보았다.

대공이 몸을 숙여 아리안을 자신의 가슴팍으로 덮어 눌렀다. 커다란 손이 턱을 잡아 돌리며 입술이 부드럽게 맞붙었다. 젖은 입술이 비벼지며 애달픈 신음이 흘러나왔다.

“으응….”

대공의 성기가 그의 배꼽 아래에 묵직하게 짓눌려 왔다. 아리안이 숨을 몰아쉬면서 대공의 양어깨를 밀었다. 고개를 돌려 입맞춤을 피한 입술이 필사적으로 달싹였다.

“나, 이제 아래가 아파서 못 해… 입으로 해 줄게….”

터무니없는 소리에 대공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가 대답하지 않자 아리안이 계속해서 웅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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