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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티아 (39)화 (39/130)

#39

간신히 약간 진정된 아리안이 숨을 몰아쉬며 원망스레 대공을 올려다보았다. 몽롱하게 풀린 눈은 이미 눈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자신이 조금 전 무슨 일을 겪었는지도 모르는 눈치였다.

대공이 미소와 함께 널브러진 다리 틈으로 손을 넣었다. 축축하게 젖은 엉덩이 틈을 어루만지며 그가 나직하게 속삭였다.

“순결한 신관이 이렇게나 흠뻑 젖어서야….”

그 타박하는 듯한 목소리에 아리안이 손으로 다리 사이를 가리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야….”

“흐흥.”

대공이 낮게 코웃음 치고는 미끄덩하게 젖은 사타구니에 입술을 묻었다. 걸리는 곳 하나 없이 매끄럽게 쭉 이어지는 피부의 결을 따라 입술을 올렸다. 배꼽 위를 지나갈 때 아리안은 거의 숨을 멈출 뻔했다.

“하아, 하아, 하아… 아….”

서서히 기어 올라온 대공이 아리안의 턱을 핥았다. 난잡한 정교의 향기를 풍기는 대공의 입술이 상기된 뺨을 물었다. 금속을 부어 만든 것 같은 정교한 남자에게서 뜨거운 숨이 쏟아졌다. 아리안은 참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그러자마자 대공이 아리안의 얼굴에 키스를 퍼부으면서 양손으로 몸통을 더듬었다. 배꼽을 중심으로 잘록하게 좁아지는 허리를 더듬어 오른 손바닥이 가슴을 세게 움켜잡았다. 봉긋하게 솟구친 유륜을 손가락으로 집어 비벼서 억지로 유두를 끄집어냈다. 섬세한 만큼 민감한 젖꼭지가 거칠게 비틀어지는 고통과 쾌감에 아리안이 무릎을 꿈틀거리면서 비명을 올렸다.

“악, 아, 아아아…!”

질끈 감은 눈꼬리로 기어이 눈물이 굴러떨어졌다.

“아파, 아파….”

아프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대공은 들은 척도 않고 상체를 벌떡 일으키더니 아리안의 두 다리를 번쩍 들어 올려 어깨에 짊어졌다. 그가 아리안의 가슴을 빨면서 손을 밑으로 내려 엉덩이를 잡아 벌렸다. 손가락이 구멍을 비집고 들어가며 젖은 점막이 벌어지는 난잡한 소리가 크게 울렸다.

“아…!”

아리안이 입을 벌리고 헐떡였다.

가벼운 드라이 오르가즘이 그를 덮쳤다. 느슨하게 늘어진 페니스에서 체액이 질금질금 흘러내렸다.

그의 눈이 몽롱하게 허공을 더듬었다. 흐느적대는 손가락이 대공의 어깨를 긁었다. 긴 절정에 잠긴 몸은 분홍색으로 벌겋게 물들고 땀에 젖어 번질거렸다. 아랫배가 홀쭉하게 납작해졌다가 물결처럼 밀려오는 쾌감을 못 이겨 격렬하게 들썩댔다.

대공이 마치 삽입할 듯이 그의 흥건한 다리 사이에 남근을 들이밀었다. 불거진 귀두가 삽입할 듯 음부를 짓누른 순간, 대공이 아차 했다는 듯이 몸을 뒤로 물렸다.

“정결하신 분을 더럽힐 수는 없지.”

그가 웃음기 실린 목소리로 속삭이며 아리안의 뺨을 살짝 깨물었다.

아리안이 서러움을 참지 못하고 손가락으로 대공의 어깨와 목덜미를 마구 긁었다. 짧게 깎인 손톱 끝이 힘없이 피부를 미끄러졌다.

“제발….”

초점이 흐릿한 눈이 대공을 올려다보았다. 말갛게 눈물 막으로 덮인 녹색 눈동자가 흘러내릴 듯이 그렁거렸다. 이 지독한 짓이 끝나는 길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가쁜 숨을 쏟아 내는 벌어진 입술 사이로 혀가 힘없이 달싹였다.

“이제 넣어 줘… 이제, 넣어….”

“신체의 불결함을 모르는 신관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지?”

대공이 짐짓 놀랐다는 듯이 되물었다. 기어이 아리안의 눈가에서 눈물이 후두두 떨어졌다. 굵은 눈물방울이 뺨을 타고 데굴데굴 굴렀다.

“넣어… 넣어 줘….”

아리안은 고장 난 것처럼 그 말만을 반복했다. 대공이 스스로 삽입을 청하는 입술을 집요하게 바라보았다.

결국 아리안의 손이 밑으로 내려와 대공의 아랫배를 더듬거렸다. 뜨겁게 달아오른 손끝이 그 심지에 닿았다. 그 손이 이미 흥분할 대로 흥분해 축축하게 젖은 남근을 쥐어 끌어당기려 했다. 스스로 남근을 당겨다 삽입하려는 듯한 행위에 대공의 눈이 길게 찢어졌다. 그 눈에서 불꽃이 굴러떨어졌다.

대공이 어깨에 짊어진 아리안의 무릎이 스스로의 가슴팍에 닿을 정도로 깊게 눌렀다. 그리고 숨이 막힌 아리안이 헐떡이는 틈을 타 단번에 삽입했다.

“아….”

대공의 가슴팍에 깔린 아리안의 몸이 일순 펄떡였다.

“아아아아아…!”

그 순간 아리안은 그대로 절정에 도달했다.

깊은 쾌감에 입이 벌어지고 눈이 풀려 갔다. 페니스가 움찔거리며 정액도 아닌 멀건 액을 질질 흘렸다.

여러 번에 걸쳐 도달한 오르가즘은 길고 지독했다. 또한 대공은 인내심이 많았다. 그는 삽입한 채 꿈쩍 않고 아리안의 몸속의 조임을 즐겼다. 단번에 깊은 곳까지 파고든 몸속이 연속적인 절정으로 그의 남근을 쥐어짰다.

“하으으, 하, 흐, 히잇….”

점점 강해지는 쾌감을 이기지 못한 아리안이 발작적으로 몸을 퍼덕였다. 벌어진 입에서 침이 흘러 아랫입술이 이미 번질번질했다.

“아, 안 돼… 안 돼애.”

아리안이 허우적거리면서 대공을 밀치려다가 또다시 쾌감에 겨워 몸을 부르르 떨며 꿈틀거렸다.

“으으으응….”

“내가 신관의 순결을 찢었으니 어떡하지?”

대공이 아리안을 끌어안은 채 속삭였다. 아리안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니야….”

쾌감을 헤매는 와중에도 반박할 정신이 남았는지 그 입술이 헛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했다.

“당신은 나를 더럽히지 않아… 당신은… 아! 이, 이곳, 사람이, 아니니까아… 아… 아….”

정신 나간 헛소리에 불과하더라도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대공이 벌떡 몸을 일으켜 아리안에게서 빠져나왔다. 굵은 귀두가 내벽을 빠르게 긁으며 뽑혀 나가는 감각에 아리안이 다시 비명을 올렸다.

대공은 벌벌 떠는 아리안의 몸을 훌쩍 뒤집어엎어 놓고 등 뒤에서 엉덩이를 잡아 벌렸다. 그리고 온갖 체액으로 미끄덩거리는 엉덩이 틈으로 남근을 꽂고 단번에 미끄러져 들어갔다.

“으으응!”

개처럼 엎드린 아리안이 엉덩이를 들썩이며 씩씩거렸다. 대공은 그 엉덩이를 꽉 움켜잡은 채 강하게 피스톤질했다. 남근에 채워진 금속 고리가 엉덩이 사이로 퍽, 퍽, 부딪칠 정도로 깊은 삽입이었다.

“아, 아! 아! 아! 아! 아아!”

단단한 선단이 몸속의 예민한 지점을 밀어 올릴 때마다 아리안은 목을 빼고 울부짖었다. 대공은 그의 엉덩이를 세게 벌려 삽입되는 부위를 끈질기게 바라보며 삽입을 이어 나갔다.

한참을 피스톤질한 끝에 대공이 페니스를 끄집어내고 아리안의 몸을 다시 뒤집었다. 드러난 얼굴은 엉망이었다. 눈물이 흘러 두 뺨이 흠뻑 젖어 있었고 얼굴 전체가 새빨갛게 달아오른 데다가 힘없이 벌어진 입술은 침으로 흥건했다.

충격과 쾌감으로 떨고 있는 아리안의 몸을 대공이 측면에서 덮쳐 눌렀다. 그러고는 아리안의 한쪽 다리만 추잡할 정도로 높이 들어 올린 채 서로의 가랑이를 겹쳐 진득하게 삽입해 들어갔다.

“아아아, 아아아아아….”

아리안이 몸부림치며 시트를 쥐어뜯었다. 대공이 진짜 개처럼 아리안의 입술을 미친 듯이 빨아 댔다. 아리안은 그에게 위아래를 쥐어짜이면서 흐느껴 울었다.

“아, 안대애… 그렇게 넣으면 안….”

아리안이 되도 않는 발음으로 애원하면서 손을 밑으로 내려 엉덩이 사이를 더듬었다. 대공이 혹시나 금속 고리를 풀고 그것을 모조리 자신의 몸속으로 밀어 넣지는 않았는지 몇 번이고 확인했다. 그러나 믿기지 않을 만큼 깊숙하게 삽입되었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그 안전장치는 여전히 대공의 몸에 붙어 있었다.

땀에 젖은 대공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그가 깊게 삽입한 채로 움직임을 멈추고 아리안의 귓가에 입술을 눌렀다.

“왜? 풀어 줄까?”

그 제안에 아리안의 눈에서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아리안은 대답도 못 하고 그저 고개만 저었다. 대공이 그 눈물을 핥았다.

“하아, 왜… 어차피 네 정화술이 순결도 회복할 수 있는 것 아니었어? 응?”

그렇게 닦달하며 대공이 자신의 성기로 아리안의 몸속을 헤집었다. 아리안의 몸이 부들부들 경련하기 시작했다.

굵은 남근으로 한껏 벌어진 안쪽에 힘이 풀리고 무언가가 자꾸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배꼽 아래가 뜨거웠다. 아리안은 그가 감당하지 못할 절정을 직감했으나 그에게는 그것을 막을 힘이 없었다.

“하으… 흐으응, 아, 아, 아아….”

오르가즘은 빠르지 않았다. 그것은 천천히 밀려와 아리안을 뒤덮었다. 아리안은 그 깊고 느린 절정에 푹 잠긴 채 벌벌 떨기만 했다.

대공이 그 파도에 맞춰서 천천히 피스톤질했다. 그때마다 아리안의 몸이 발작적으로 들썩였다.

한참이 지나 대공은 거의 의식을 잃은 아리안의 몸속 깊은 곳에 사정했다. 그는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느릿하게 피스톤질하며 오랫동안 쾌감을 즐겼다. 끝까지 정액을 싸지른 페니스를 끌어당기자 아리안의 몸이 움찔 떨렸다. 대공은 자신이 빠져나온 구멍에서 정액이 쏟아지는 것을 응시했다.

넋이 나간 아리안이 혼몽한 얼굴로 대공을 올려다보았다. 난생처음 겪는 깊은 절정과 오르가즘에 푹 젖어 윤기가 흐르는 얼굴. 대공은 그 얼굴을 흡족히 내려다보며 속삭였다.

“걱정 마. 물론 넌 아직도 정결해. 앞으로도 계속 정결할 거야… 네가 바라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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