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라티아 (38)화 (38/130)

#38

아리안이 결국 무릎을 세우며 스스로 다리를 벌렸다. 대공의 시선이 보일 듯 말 듯 벌어진 가랑이 틈에 꽂혔다.

“더 벌려.”

그가 아리안의 한쪽 발목을 꽉 움켜잡으며 채근했다.

“하아, 하아… 아, 알겠어….”

아리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더 다리를 벌렸다. 더, 더, 더, 하는 재촉이 계속해서 이어졌고, 그 끝에 아리안의 두 다리는 더 이상 벌어질 수 없으리만치 활짝 벌어졌다. 아리안의 얼굴은 이미 엉망이었다. 눈물이 눈가에 그렁그렁했고 콧잔등까지 새빨갰다.

“더, 더는 못 벌려….”

반쯤 울음이 섞인 호소에 대공은 말없이 활짝 벌어진 다리 사이를 응시했다.

한껏 벌어진 다리 사이가 팽팽했다. 느슨하게 발기한 페니스는 그의 젖꼭지나 팔꿈치, 겨드랑이와 같은 연한 빛깔을 띠고 있었다. 그 끄트머리는 살짝 젖어서 색이 유난히 도드라졌다. 음모는 머리카락보다 조금 더 연한 색이었고 얼핏 보면 금색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것은 지저분하지 않게 얌전히 음부를 가리고 있었다. 대공의 탐욕스러운 시선이 그 깊은 틈을 향했다.

일순간 아리안의 발목을 움켜잡은 대공의 손아귀에 우악스레 힘이 들어갔다. 아프다고 아리안이 꽥 소리를 치기도 전에 대공이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얼굴을 처박았다.

“아!”

아리안의 무릎이 반사적으로 모이려 했다. 대공이 아리안의 양 발목을 모두 꽉 움켜잡아 침대에 꽉 눌렀다.

“아, 아! 아읏…!”

페니스가 요란하게 빨리는 소리가 울리며 아리안이 몸부림쳤다. 아, 아, 하는 주체할 수 없는 신음이 흘러 나갔다. 대공은 탐욕스레 페니스를 빨아 당겼다. 삽시간에 부풀어 오른 성기를 목구멍으로 삼킬 듯이 난폭하게 흡입했다가, 잠깐 뱉어 내고서는 얼굴을 사타구니에 처박고서 음낭과 허벅지를 물고 핥았다.

후욱, 후욱, 하고 그가 내뱉는 거친 숨소리가 다리 사이에서 울렸다. 아리안은 허리를 비비 꼬면서 어떻게든 무릎을 붙이려고 애썼지만 발목을 움켜쥔 대공의 손은 그 자리에 뿌리내린 듯 단단히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았다.

이미 몇 번을 겪은 일이었음에도 쾌감은 여전히 충격적이었다. 성기가 입 안의 점막으로 강하게 빨려 들어가고, 교묘한 혀가 집요하리만치 귀두를 핥고 문지르는 쾌감.

대공이 일부러 이를 세워 아리안의 귀두 밑을 긁었다.

“흐으윽… 그, 그렇게 하지 마아….”

겁에 질린 아리안의 몸이 움츠러들자 대공의 입술이 호선을 그렸다.

희멀건 엉덩이가 들썩이면서 아랫배가 홀쭉하게 쪼그라들었다. 아리안은 몸에 힘을 주어 마치 숨을 참는 것처럼 쾌감을 참으려 했다. 그러나 한번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쾌감은 멈추지 않고 점점 가파르게 치솟기만 했다.

마지막 순간, 대공이 아리안의 것을 뱉고 대신 손가락으로 음낭 사이를 간지럽히듯 가볍게 긁었다. 손끝이 회음부를 꾸욱 누르는 순간, 아리안은 대공의 눈앞에서 사정했다.

다리를 한껏 벌린 채 페니스가 정액을 토하는 모습이 대공의 앞에 고스란히 펼쳐졌다.

“하아, 하윽, 아아아아….”

붉게 달아오른 몸이 꿈틀거리고 아랫배가 움찔댔다. 대리석 기둥 같은 허벅다리는 땀에 젖어 번질거렸고 그 사이 가랑이는 분홍빛으로 상기되어 있었다.

“시, 싫어, 보지 마, 흐읏, 으응…!”

아리안이 손을 뻗어 다리 사이를 가렸다. 하지만 손가락 사이로 꼿꼿하게 부푼 페니스가 연달아 정액을 싸지르는 치태를 완전히 숨기지는 못했다.

그 적나라한 절정을 집요하게 지켜보던 대공이 어느덧 힘을 잃고 정액을 조금씩 흘리는 젖은 성기를 덥석 움켜잡았다. 아리안이 기운 없이 신음하면서 몸을 뒤척였다.

잠시 그것을 만지작거리던 대공이 이번에는 아리안의 손을 잡았다. 아리안이 힘없는 눈을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대공의 얼굴은 약간 상기되어 있었고 푸른 눈은 어둠 속에서도 선명한 빛으로 반짝였다. 그가 천천히 아리안의 손을 끌어당겨 자기 몸에 가져다 댔다. 아리안은 짧게 숨을 멈췄다.

청동상처럼만 보이던 남자의 몸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대공이 미소 띤 채로 아리안의 손을 천천히 밑으로 당겼다. 손끝이 매끄럽고 탄력적인 피부를 누르며 미끄러졌다. 굴곡진 복근을 따라 내려간 손가락에 말끔하게 정리된 음모가 걸리고 더 밑으로 내려갔다. 곧 손이 남근 뿌리에 닿았다.

“읏….”

아리안의 몸이 움찔 떨렸다. 즐겁다는 듯 대공의 얼굴에 걸린 미소가 더 강렬해졌다.

아리안은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손을 움직여 그것을 더듬었다. 아리안이 그를 즐겁게 할 만한 그 무엇도 하지 않았음에도, 그는 이미 완벽하게 발기해 있었다. 두툼한 성기는 아랫배에 거의 닿을 정도로 올라붙은 채였고 귀두가 선명하게 불거져 튀어나온 갓 부분이 뚜렷하게 도드라졌다.

남근 기둥을 머뭇머뭇 소심하게 더듬던 아리안의 손끝이 무언가에 걸렸다. 두꺼운 금속 고리가 대공의 성기를 조이고 있었다. 깊은 삽입을 막는 그 안전장치를 만지는 순간 아리안의 심장이 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어, 어떻게 이런 걸….”

아리안이 흥분해서 횡설수설 지껄이기 시작했다.

“어떻게 이런 걸 끼고 여기까지 올 수가 있어….”

대공이 저 단정한 얼굴로 옷을 모두 갖춰 입은 채 성기에 이런 음탕한 도구를 끼우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호흡이 가빠졌다.

아리안은 씩씩거리면서 대공의 페니스를 숫제 양손으로 마구 주물럭거리면서 화를 내기 시작했다.

“이, 이런 걸 끼고 다니면 안 돼.”

“그럼 뺄까?”

대공이 씩씩대며 알 수 없는 잔소리를 늘어놓는 아리안을 향해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삽시간에 아리안의 목덜미가 벌겋게 달아오르며 몸이 움츠러들었다. 발기한 남근을 주무르던 손이 머뭇거리며 떨어졌다.

“그런 말은 아니고….”

아리안이 대공의 페니스를 힐끔거려 그 크기를 가늠했다. 아니. 역시 아니었다. 이 망측한 안전장치가 없다면 아리안의 배는 찢어져 버리리라.

대공이 즐거운 듯한 미소와 함께 아리안의 몸 위로 자신의 몸을 덮어 눌렀다. 무릎이 맞닿고 종아리가 얽히며 대공의 발기한 페니스가 아리안의 아랫배를 묵직하게 눌러 왔다.

아리안은 침을 삼키면서 대공을 올려다보았다.

상기된 얼굴에 갈팡질팡하는 표정이 떠올랐다. 이대로 다리를 벌려야 할지 아니면 무릎을 붙여 삽입을 막아야 할지 결정하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 얼굴은 대공에게는 마치 삽입을 고대하는 것처럼 보였다.

대공이 설핏 웃으며 얼굴을 내려 아리안의 귓가에 입술을 붙였다.

“걱정 마.”

웃음기 섞인 속삭임에 아리안이 읏 하고 발가락을 움츠렸다.

“내가 어찌 감히 정결한 신관의 몸을 더럽히겠어?”

?

아리안이 머릿속에 물음표를 띄운 순간, 대공이 상체를 벌떡 일으키더니 아리안의 발목을 잡아당겨 활짝 벌렸다.

그가 다시 아리안을 만지기 시작했다.

집요한 손길이 촉촉한 피부를 거칠게 더듬어 내리는가 싶더니 두 손이 살 오른 허벅지를 우악스레 잡아 벌렸다.

“아…!”

흠 하나 없는 미남자의 얼굴이 벌어진 가랑이 사이를 파고들었다. 바로 얼마 전에 사정해 힘없는 페니스를 잘생긴 입술이 희롱했다. 뱀 같은 혀가 좀처럼 힘을 얻지 못하는 페니스 끄트머리를 더듬어 기어이 발기시켰다. 발기한 기둥을 난폭하게 헐떡이는 입술이 쓸어내렸다.

“아! 아! 아파, 앗, 아, 아, 아!”

아리안이 꿈틀거리면서 대공을 밀치려고 손을 아래로 밀었다. 손가락 끝이 대공의 뺨을 힘없이 긁었다.

대공은 아랑곳 않고 콧잔등을 음낭 사이에 비벼 대며 회음부를 빨았다. 페니스 끝에서 조금씩 솟구친 진득한 체액이 그 사이로 흘렀다. 그것이 조밀하게 오므라든 항문을 살짝 적시는 순간, 대공이 그 틈에 손가락을 비집어 넣었다.

“흐윽!”

아리안의 가슴팍이 들썩거렸다. 마디가 도드라진 굵은 손가락이 구멍을 후벼 파듯이 들락거렸다. 그때마다 아리안의 페니스가 정액을 찔끔거렸다. 손끝이 내벽을 긁을 때마다 허벅지가 벌벌 떨리고 발끝이 시트를 밀었다.

“하으, 으으응… 아, 아, 아아아아… 그, 마안, 해애, 그만… 아!”

짧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아리안이 몸을 한껏 움츠렸다. 페니스가 두 번째로 사정하며 정액을 쏟았다. 미끈거리는 체액이 넘쳐흘러 가랑이 사이를 적셨다.

대공이 사정하고 있는 페니스를 입에 물었다. 정액을 게걸스레 삼키면서 목구멍까지 기둥을 빨아들였다. 동시에 항문 안쪽으로 손가락을 깊게 비집어 넣어 전립선을 애무했다.

“그마, 그만! 아, 아, 아아…!”

교성이 절박하게 올라갔다. 아리안이 몸부림치면서 집요한 애무에서 벗어나려고 시트 위를 기었다. 흰 발등이 구부러질 정도로 발가락이 조여들고 발기하지도 않아 흐느적대는 페니스가 찔끔거리며 체액을 흘렸다.

“아, 안 돼애….”

아리안 본인조차 모르는 사이에 그 페니스에서 말간 체액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

아리안이 멀거니 풀린 눈으로 움찔거렸다. 저절로 허리가 들썩이며 엉덩이가 떠올랐다. 대공이 입 안에 물고 있던 아리안의 성기를 뱉었다. 분홍색으로 달아오른 흐느적대는 페니스가 멀건 애액을 질질 흘렸다. 한참을 멈추지 않고 흘러내린 것이 경련하며 들썩이는 엉덩이 사이도 모자라 시트마저 흥건히 적실 때까지, 대공은 그 광경을 끈질기게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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