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흐읏….”
아리안은 제대로 된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흐느끼면서 입술을 떨었다. 뱀 대가리처럼 독이 오른 귀두 끝이 아리안의 몸을 느리게 파고들었다.
“하, 하으, 아, 아, 아, 아… 으…!”
그것이 배꼽 밑 깊숙한 지점을 밀어 올리는 순간 아리안은 부들부들 경련하며 사정했다. 흐느적대는 페니스가 더는 정액도 아닌 묽은 체액을 줄줄 흘렸다.
“시, 시러, 흐으, 시러어….”
아리안은 손으로 자신의 아랫배를 더듬어 페니스 끝을 막아 보려고 했다. 그러나 질질 흐르는 체액은 그 손가락 사이로 점점 더 심하게 넘쳐 기어이 시트를 흠뻑 적시고 말았다.
대공이 흥분한 듯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부끄러움에 흐느껴 우는 아리안의 뺨을 깨물었다. 그만하라는 힘없는 호소가 이어졌다. 그 호소가 그대로 숨넘어가는 듯한 교성으로 바뀌었다.
몇 번이나 아리안이 절정할 때마다 대공은 페니스를 빼냈다가 아리안이 진정되면 재차 삽입하기를 반복했다.
“흐으, 흐윽, 하, 아, 아….”
힘없이 후들거리는 손가락이 대공의 어깨를 긁었다.
“그, 마아… 아, 아아아아아…!”
대공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리안을 번쩍 들어 올려 자신의 위로 올렸다. 휘청거리는 몸이 그대로 대공의 허벅다리 위로 주저앉았다. 꿈틀거리는 남근 기둥이 벌겋게 달아오른 엉덩이 안쪽으로 쑤욱 빨려 들어가며 뿌리에 끼워진 금속 링이 구멍에 닿아 짓눌렸다. 히잇, 하는 숨넘어가는 비명이 흘러나왔다. 아리안이 온몸을 경련하면서 대공의 위에서 발작적으로 들썩였다.
“아, 안… 안 돼… 안 돼….”
축축하게 젖은 속눈썹 밑으로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입술은 난잡할 정도로 크게 벌어져 입안이 고스란히 들여다보였다. 대공이 아리안의 턱을 잡아 그 입술을 물었다. 젖은 입술을 미친 듯이 빨아 대면서 한 손으로 아리안의 엉덩이를 잡아 앞뒤로 흔들었다.
흐릿하던 아리안의 녹색 눈에 번쩍 빛이 돌아왔다. 남근이 몸속을 휘젓는 충격적인 쾌감에 그의 몸이 뒤로 넘어갔다.
“아… 아… 아….”
그는 그대로 깊은 절정으로 잠겨 들었다. 사정 없는 드라이 오르가즘은 이미 여러 번의 절정 이후에 찾아온 것이기에 더욱 지독했다.
대공이 몸부림치는 아리안의 팔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꽉 끌어안은 채 자신의 허리를 써서 아래에서 위로 박아 올렸다. 그는 충분히 아리안의 몸속을 즐기면서 동시에 그 입술과 혀를 아프도록 거세게 빨아 댔다.
마지막 순간에 그는 남근 뿌리에 채운 두꺼운 금속 링이 아리안의 엉덩이 사이에 짓눌릴 정도로 깊게 삽입한 채 몸속에 사정했다.
아리안은 정액이 자신의 배 속에 뿌려지는 것도 느끼지 못했다.
마침내 대공이 그를 놓아주었을 때, 그는 넋을 놓고 입을 벌린 채 침대로 힘없이 쓰러졌다.
대공이 빠져나가고 느슨하게 벌어진 항문에서 정액 섞인 기름이 조금씩 흘러내렸다.
가느스름한 눈이 그 난잡한 가랑이 사이를 탐욕스럽게 바라보았다. 결국은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한 손이 허벅지를 움켜잡아 벌렸다. 다리가 쩍 벌어지며 안쪽이 드러났다.
“아….”
아리안이 힘없는 신음을 흘렸다. 여러 번 반복된 오르가즘에서 아직도 헤어 나오지 못한 탓에 그 목소리에는 야릇한 기색이 섞여 있었다.
대공의 눈이 벌어진 다리 안쪽을 훑었다. 벌겋게 달아오른 엉덩이 사이에서 정액이 질질 흘러 떨어졌다. 마치 수십 번을 연달아 섹스한 것처럼 시트까지 흠뻑 적실 정도의 양이었다.
대공이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았다. 그의 손가락이 더 깊은 곳으로 기어들어 갔다.
“읏!”
시트에 힘없이 엎드린 아리안의 몸이 움찔 떨렸다. 흐릿한 눈가에 다시 눈물이 차올랐다.
“그… 만….”
가련한 애원이 무색하게 대공이 다시 아리안의 몸을 뒤집어 다리를 벌렸다. 눈물로 흠뻑 젖은 얼굴이 드러났다. 눈가가 벌겋게 달아올라 처량한 얼굴이 대공을 애원하듯 올려다보았다.
“그만해… 이제 못 해.”
“몇 번이나 했다고?”
“오래 했잖아, 앗! 아… 아아아아아아!”
대공이 들은 척도 않고 다시 아리안의 몸속으로 들어왔다.
아리안의 아랫배가 홀쭉하게 힘이 들어가며 허리가 들썩였다. 엉덩이가 꽉 오므라들고 내벽이 남근을 세게 조였다. 몸의 반응은 처참할 정도로 적나라했다. 몸이 이리저리 비틀리고 발끝이 움찔움찔 꿈틀댔다. 넋을 잃고 벌어진 입술에서 침이 흘렀다.
“하, 하아, 흐으으으….”
완전히 이성을 잃은 아리안이 손가락으로 대공의 가슴팍을 할퀴어 댔다.
“빼, 빼 줘어, 빼, 빼 줘, 이거, 아, 칼릴, 이거, 빼, 빼애… 빼….”
동공이 흐릿하게 풀린 두 눈에서 눈물이 출렁거렸다.
대공의 눈이 얄팍하게 좁아지며 아리안을 내려다보았다.
그가 근육이 부풀어 오른 두 팔로 아리안의 다리를 번쩍 들어 올려 무릎이 가슴팍에 닿을 정도로 몸을 반으로 접어 눌렀다. 폐부가 짓눌리는 느낌에 아리안이 힉, 힉, 하고 가쁜 숨을 내쉬었다. 대공이 허리를 약간 뒤로 물렸다가 뿌리에 채운 고리가 아리안의 엉덩이에 거세게 짓눌릴 정도로 깊게, 단번에 삽입했다.
“히…! 아! 아! 아! 아! 아! 아아아!”
퍽, 퍽,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한 삽입이 이어졌다.
아리안이 정신을 못 차리고 몸부림쳤다. 비명 같은 교성이 굳게 닫힌 휘장 바깥쪽까지 흘러 나갔다.
발버둥 치는 아리안의 두 다리를 단단히 짊어진 대공의 팔에 근육이 꿈틀거리고 핏줄이 떴다. 그의 등으로 땀이 흘러내렸다. 그가 집요하게 아리안의 얼굴을 내려다보면서 느릿하게 피스톤질했다.
“그게 누구지?”
그가 아리안을 채근했다. 아리안은 그 질문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물론 대공도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을 마음은 없었다. 어떤 대답인들 그의 마음에 들었을까.
대공은 대신 아리안의 온몸을 으스러트릴 듯이 거세게 끌어안고 아리안의 몸속을 파헤쳤다. 그가 깊숙하게 삽입할 때마다 땀으로 번들거리는 희멀건 몸뚱이가 생선처럼 펄떡였다.
그 몸이 어느 순간 벌벌 경련하기 시작했다. 허공에 뜬 발가락이 꿈틀거리고 손가락이 미친 듯이 대공의 몸을 긁어 댔다. 벌어진 입술에서 침이 흐르고 눈동자에 동공이 흐릿해졌다. 내벽이 강하게 조여들며 남근을 빨았다.
“흐윽, 흐, 흐앗, 아, 아, 아! 아! 놔, 놔줘! 놔주…!”
그것은 한 번으로 끝나지도 않았다.
삽입이 이어질 때마다 오르가즘이 반복되었다. 아리안은 그것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는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몸을 비틀고 심지어는 대공의 손가락을 깨물기까지 했다.
몇 번의 격렬한 절정이 지나간 다음에는 고통과도 같은 지난한 쾌감이 이어졌다.
“하으….”
눈물이 흘러넘쳐 부르튼 뺨을 적셨다.
대공이 절정 직전 한껏 사납게 부풀어 오른 남근을 그의 몸에서 끄집어냈다. 긴 페니스가 줄줄줄 빠져나가는 감각에 아리안이 차마 말도 되지 못한 교성을 흘리면서 발가락을 꼬았다.
“흐힉… 흐으….”
불룩하게 부풀어 오른 귀두가 퉁퉁 부은 구멍을 벌리고 빠져나가는 순간 아리안이 발끝으로 힘껏 시트를 밀면서 허리를 꺾었다. 아랫배가 들썩거리면서 몸이 들렸다.
“으으으응… 하으, 하, 아아아아…!”
발기한 것도 아니고 완전히 시든 것도 아닌 모호하게 부푼 페니스에서 멀건 정액이 질질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대공이 그 꿈틀대는 아랫배 위에 자신의 남근을 얹고 사정했다. 정액이 아리안의 몸 위로 튀었다. 퉁퉁하게 부푼 젖 몽우리 위까지 그 체액이 점점이 떨어졌다. 대공은 아리안의 몸이 정액으로 흠뻑 젖을 때까지 몇 번에 걸쳐 오랫동안 사정했다.
이 추잡한 성교는 오래도록 이어졌다. 심지어 아리안이 까무룩 의식을 잃었다가 다시 깨어났을 때도 계속되고 있었다.
다리 사이가 따끔거려서 깨어나 보니 대공이 그의 페니스를 쩝쩝거리며 빨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흐트러진 금발의 미남자가 미친 것처럼 자신의 가랑이를 빨아 대는 모습은 괴기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아리안은 비명을 지르면서 완전히 깨어났다.
그는 침대 밖으로 달아나려고 팔을 뻗은 순간 도로 붙잡혀 끌려 들어갔다. 개처럼 엎어져 침대와 대공의 몸 사이에 납작하게 끼인 채 다시 삽입당했다. 아직까지 느슨하게 벌어져 있는 구멍으로 뱀 같은 페니스가 치고 들어왔다. 우악스러운 손이 빈약한 살집을 주물러 대면서 엄지 끝으로 퉁퉁 부어오른 젖꼭지를 비볐다.
아리안은 목이 빠지도록 울면서 빨리 밤이 끝나기를 빌고 또 빌었다.
그리고 침대에 사지를 널브러트린 채 쓰러져 헐떡이던 와중, 침실 문을 열고 들어온 닛사가 음식 접시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을 때에야 그는 이 밤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았다.
태양이 없는 낮, 극야 절기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