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아리안은 조금 전 대공이 그랬던 것처럼 그의 손목을 잡아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서 떨어트려 놓으려고 했다. 그 손은 순순히 떨어지는 것처럼 아리안에게 끌려왔다가, 불시에 바지를 잡아끌어 내렸다. 아리안의 발에는 약간 헐겁던 가죽 부츠가 옷감 솔기에 걸려 한꺼번에 떨어졌다.
눈 깜빡하는 사이에 바지를 빼앗긴 아리안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상황을 미처 파악하기 전, 대공의 손이 다시 그의 다리 사이로 들어왔다. 그 손이 아리안의 허벅지를 각각 반대편으로 밀었다. 그것은 전혀 강압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아리안은 얼결에 다리를 활짝 벌리고 말았다.
“아….”
아리안이 멍청한 소리를 흘리며 눈을 두어 번 깜빡였다.
몇 초가 지난 뒤에야 그는 자신이 추잡할 정도로 가랑이를 쩍 벌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신이 삽시간에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가 다시 다리를 붙이려고 무릎을 바르작거린 순간, 대공이 망설임 없이 머리를 내려 그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흑…!”
속옷 위로 남자의 입술이 눌려 왔다. 사타구니에 그의 뺨과 콧날이 뭉개졌다. 아리안이 놀라 허리를 띄운 것과 동시에 그가 입을 크게 벌려 아리안의 페니스를 물었다.
아리안은 소리도 내지 못하고 훅 하는 숨만 커다랗게 내뱉었다.
대공이 속옷째로 그의 페니스를 강하게 흡입했다. 삽시간에 속옷이 젖어 들며 쾌감이 아리안을 뒤덮었다. 그의 눈이 커졌다. 발뒤꿈치가 버둥거리며 타일 바닥을 긁었다.
“아, 하지….”
하지 마, 하는 그의 말은 끝까지 완성되지 못했다. 대공이 그의 양 무릎을 번쩍 들어 올렸다. 발이 시트에서 떨어지며 엉덩이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의 페니스 전체가 깊숙하게 대공의 입안으로 빨려들어 갔다.
“아…!”
아리안의 눈앞이 어둑해졌다.
그는 엉덩이를 있는 힘껏 들썩거려 이 추잡하고 진득한 애무에서 약간이라도 빠져나가려 보려고 했다. 그러나 헐벗은 엉덩이를 꿈틀거리는 것에 그쳤을 뿐이었다.
숨 하나 거칠어지지 않은 대공이 그의 페니스를 뱉어 냈다. 대리석 덩어리 같은 흰 허벅다리가 쩍 벌어진 채 움찔움찔 경련했다. 그 가운데, 축축하게 젖은 속옷이 기둥에 달라붙어 있었다. 대공이 약간 머리를 돌려 속옷 끈을 이로 물었다.
아리안은 차마 그것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앞니가 그의 사타구니 피부를 긁었다.
“흐읏….”
아리안은 벌벌 떨리는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척척하게 젖은 속옷이 천천히 그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하아, 하아, 읏….”
대공의 입술이 다시 느리게 그 귀두 끝에 닿았다. 그것은 이미 아리안의 통제를 잃고 절반 이상 발기해 있었다.
이러한 육신의 쾌감은 오랜만이었다. 아리안이 기억하는 마지막은 아마… 생각이 거기서 끊어졌다.
대공이 귀두 전체를 물었다. 그 입술이 페니스 테두리를 감싸는 것과 함께 그것은 완전히 발기했다. 그가 아리안의 성기를 빨아들이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그, 그만. 그만해애, 아, 아, 아…!”
쾌감이 빠르게 고도를 높였다가, 그가 잠시 아리안의 페니스를 뱉어 내면서 서서히 잦아들었다. 그리고 그가 다시 입 안으로 그것을 삼키면 또 올라갔다. 마치 끝이 없는 것 같았다.
아리안은 몸을 비비 꼬면서 그것을 참아 보려 했다가, 차라리 쾌감의 극을 고대했다가, 어떻게든 대공을 멈추려고 팔을 뻗어 그의 정수리를 밀거나, 또는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했다.
쾌감은 길었고 그 마지막조차 아리안의 의지는 아니었다.
대공이 그의 페니스를 입술 밖으로 끄집어내고 음낭을 이로 약하게 깨물었다. 아리안은 그 순간 몸을 떨면서 사정했다. 토해 낸 정액이 아랫배와 타일 위로 떨어졌다. 허공에 뜬 발끝이 꿈틀꿈틀 경련했다.
대공이 고개를 들었다. 금빛 속눈썹 위에 정액이 한 방울 엉겨 붙어 있었다. 그것을 발견한 순간 아리안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휙 돌려 시선을 피했다. 귓불이 타는 듯이 뜨거웠다. 잠시 진정되었던 숨이 다시 가빠 오기 시작했다.
“왜, 왜….”
아리안이 더듬거리며 억울하다는 듯이 토로했다.
“왜 이런 짓을….”
이런 것은 그의 예상에 없었다. 그는 오히려 칼릴이 정반대를 바랄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니까, 아리안이 그를 입이나 손으로 애무해 주기를 원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대공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눈은 이미 약에 취해 흐릿했다. 뿌옇게 가라앉은 푸르스름한 눈이 아리안을 홀린 듯이 내려다보았다. 뜨거운 육신에서 풍기는 야릇한 체취를 한껏 들이켰다. 흉곽이 커다랗게 부풀었다.
더 이상 질문은 없었다.
그가 두 손으로 아리안의 상체를 더듬었다. 콧잔등을 아리안의 목에 처박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커다란 손이 이미 너덜거리는 옷자락을 지익 찢어 내 아리안의 몸에서 떼어 냈다. 단추가 뜯어진 셔츠도 곧이어 떨어져 나갔다.
곧 아리안의 옷을 완전히 벗긴 그가 두 손으로 아리안의 허리 양쪽을 붙잡았다. 그 손이 느리게 몸을 쓰다듬었다.
아리안은 바보가 아니었으므로 다음 순서를 알았다. 그래서 어설프게 무언가 말을 지껄이는 대신 다리를 할 수 있는 만큼 활짝 벌렸다.
대공이 잠시 멈칫했다.
아리안은 그가 곧 삽입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눈을 꽉 감았다. 긴장감에 얄팍한 가슴이 위아래로 빠르게 오르내렸다.
하지만 삽입하는 대신, 대공은 아리안의 엉덩이 양쪽을 우악스레 움켜잡고서 다시 다리 사이로 얼굴을 처박았다. 육감적인 입술이 조금 전 사정해 풀죽은 페니스를 빨아들였다.
“히…!”
아리안이 경악과 충격으로 비명을 올렸다. 비명이 이어지기도 전에 대공이 페니스를 아플 정도로 거세게 빨았다. 고작 몇 분 전에 사정했던 페니스가 억지로 발기했다.
대공은 그것을 탐욕스레 삼켜 물었다. 쩝쩝거리는 거센 소리가 울리도록 빨아올리다가, 약간 뱉어 내고선 이를 세워 기둥을 잘근거렸다. 고환까지 죄다 삼킬 기세로 빨아 댔다.
“아읏, 아파, 아! 아파!”
아리안이 발버둥 치자 대공이 그의 양쪽 다리를 꽉 움켜잡아 벌렸다. 체액으로 젖어 번들거리는 사타구니가 드러났다. 달아오른 분홍색 귀두 끝에서 선액이 흘러 회음부를 타고 흘렀다. 그것이 항문까지 닿아 축축하게 적시고 있었다.
대공의 눈이 그 추잡한 다리 사이를 탐욕스레 훑었다. 그다지 오래는 아니었다. 그가 다시 그 틈으로 얼굴을 묻었다. 조각보다도 더 완벽한 입술과 콧날이 아리안의 사타구니를 마구 짓눌렀다.
“아, 하, 하지 마! 이거 하지 마… 아…!”
아리안은 그 집요한 애무에서 빠져나가려고 마구 엉덩이를 들썩였으나 도리어 대공의 뺨에 자신의 발기한 페니스를 비벼 대는 꼴에 그쳤다. 대공이 그것을 깊숙하게 삼켰다. 축축한 입 안으로 페니스가 빨려 들어가며 눈앞이 캄캄해지는 진득한 쾌감이 아리안을 덮쳤다.
하반신이 통째로 그의 입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 사타구니가 빨리는 소리가 동굴에서 울리는 것처럼 요란스레 울렸다.
말단에서 시작된 쾌감이 온몸을 휩쌌다. 허리가 저절로 들썩이고 입술이 벌어졌다.
“아… 아, 안 돼….”
아리안이 절박하게 속삭였다.
절정이 바로 눈앞이었다.
아리안은 애써 그것을 참으려고 온몸에 힘을 줬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몸이 부들부들 경련을 일으켰다. 공중에 뜬 발끝이 움찔움찔 구부러들었다. 땀으로 젖은 흰 아랫배가 번들대며 부풀었다가 홀쭉하게 쪼그라들었다.
“흐응… 히익… 아. 아. 아… 안 돼, 아, 못 참겠… 아… 싫어, 싫…!”
아리안은 흐느끼면서 대공의 입 안에 사정했다.
대공은 맛있는 것을 먹듯이 아리안의 정액을 삼켰다. 그러고도 모자란 듯이 흐물거리는 페니스를 거세게 빨아 댔다. 한 손으로 흐느적대는 성기 뿌리를 감싸 쥐고 선단을 쭉쭉 빨았다.
더는 나오는 게 없을 때가 되어서야 그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축축하게 젖은 입술을 혀로 핥았다.
아리안은 대공의 입 안에 사정했다는 충격으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어, 어떻게, 흐으….”
그가 울음을 터트리기 직전, 대공이 입맛을 다시더니 아리안의 페니스를 움켜잡았다. 길고 딱딱한 손가락이 사정 직후의 예민한 페니스를 위아래로 쓸어 다시 발기시키려 했다.
“아파….”
아리안이 애처롭게 속삭였다.
사납게 애무 당한 귀두 끝이 충혈되어 따끔거렸다. 타액으로 축축하게 젖은 기둥을 대공의 손가락이 억지로 쓰다듬을 때마다 저린 통증이 일었다.
아리안이 제대로 발기하지 못하자 대공이 손을 떼고는 다시 그것을 삼켰다.
“아…!”
아리안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동그란 배꼽이 붙은 아랫배가 위아래로 들썩거렸다.
대공은 아리안이 발기하지 못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것을 한참 물고 빨았다. 힘없는 페니스가 약간의 경도를 되찾고 선액을 흘리기 시작하자 집요하게 빨아 삼켰다.
어느 순간 그가 갑작스레 한 손으로 아리안의 다리를 번쩍 들어 올렸다. 한쪽 다리가 들리며 젖은 사타구니가 드러났다. 그의 얼굴이 사타구니에 짓눌렸다. 반듯한 콧날이 회음부와 음낭 사이를 뭉갰다. 그 입술이 기어이 엉덩이 가운데에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