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 일부러 넘어져 주고 강공 웃어주어라 - 3 -
머리가 산발이 된 것은 오래전 일이였다.
귓가를 넘나 들었던 머리카락 길이는 어느새 목덜미를 훑었다.
늘 공사장 아저씨들이 입다 질린 옷이나, 아니면 그들의 아들이 입다 버린 옷 들을 얻어다 입어서
그런지 늘 빈티가 줄줄 나는 옷만 입던 나는 지금 현재 여기저기 찢어진 청바지에 목에서 부터
팔 끝, 골반까지 줄줄 내려진 진갈색 카라티가 고작이였다. 천으로 만들어진 헌 가방에 넣었던
짐을 그대로 하수구에 박아버린체 자리에 앉았다.
" 으흑. 흑- 흐으으윽- 흑. 우아아아아악-!!!!!!!"
눈물은 멈춰지지 않았다. 태어나서 이렇게 서러운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아니지. 기억을 잃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서러운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배가 고파서 남이 먹다 버린 음식까지 주워먹었던 나 자신이였다. 춥고 배가 고파서 비가 오던
날이면 낯선 건물 안에 들어가 읽다 버린 신문지로 몸을 감싼체 잠이 들었던 나였다.
그래도 이렇게.. 서러워 지기는 처음이였다.
갈 곳이 없었다. 이렇게 더럽고 추접하게 살아도 악바리 정신으로 하루하루를 견뎌도
절대 몸 만큼은 넘기지 않겠노라고 생각한 굳은 집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 ........흐흑- 강, 강한경-!!! 강한겨엉-!!! .....흑, 흐흑, 정신차려-!!! 정신차려!!!"
언제나 늘 자신의 이름을 이렇게 부르며 세뇌하고 세뇌하면, 이상하리 만치 진정이 되곤 했다.
그렇지만 오늘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눈물이 쉴세 없이 풀밭으로 떨어졌고, 날이 어두워 지면서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춥다. 이대로 이렇게 밖에서 밥도 못먹고 앉아 있으면 굶어 죽던지
추워서 죽던지 둘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곧 세차게 부는 바람이 그쳤다.
- 툭, - 툭-!!
" 야-! 너 어떤 녀석이야, 씨발"
" ........흐, 흐흑-."
" 아, 이런 제길- 거지새끼잖아- 오늘 첨부터 일진 좋기는 틀렸잖아. 퉷-!"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더니 곧 보이는 키큰 남자 무리들이 나를 보며 비웃기 시작했다.
이딴 비웃음은 그다지 수치스럽지 않았지만 곧 눈앞에 내려 떨어지는 파편 덩어리는 가슴에
뜨거운 무언가를 건내 주었다. 5 , 6명 정도로 보이는 수가 다가오면서 무서움에 몸을 오들오들
떨기 시작한 나는 그대로 몸을 틀었다.
" 나. ...나는....나, 나는.. 흑-"
" 어딜가, 기분 잡쳐놓고-!!!! 안그래도 오늘 털 곳도 없어서 재린데"
" 나, 나는,-!! 나는 저..나는.."
이게 왠인가. 정말로 슬프고도 수치스럽게 가슴아픈 이런 날, 지랄 맞게도 깡패새끼들에게
걸리고 말았다. 긴 머리카락 사이로 눈을 뜨면서 사람들을 바라보니 정확히 6명인 것을 확인했다.
돈도 잃고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도 잃어버린 지금 강한 고통이 찾아 올 것인건가.
두눈을 감은체 목덜미를 잡아 들어올리는 감각을 고스란히 맞았다.
- 퍼억-!!!!!!!!!!!!!!!
.............................욱-!!!!!!!!!!!!!!!!!!!!!!!!!
전기 같은 고통이 온몸을 강타시켰고- 이어서 머리 부분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냥 맞으면 되겠지 싶은데 머리가 강하게 그 고통을 거부했다. 누군가에게 맞는 다는 것은
정말 처음이였다. 곧 다른 한명이 발로 허리를 차자마자 쓰러진 나는 몸이 상당한 거부를 한다는
사실을 헛구역질로 알아차린 후에서야 후들 후들 떨리는 다리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 그래, 그래야지- 그래야지 우리도 때리는 재미가 생길것 아니냐-"
" 푸하하핫, 그만해라- 거지새끼, 불쌍하잖냐."
" .....오늘 수입이 부족해서 저자식 기분 재리는데 냅둬라."
각자 한마디씩 거들기 시작했고 별 볼일 없다는 듯 나머지 몇명은 담배를 피우며
주변을 어슬렁 어슬렁 걸어다녔다. 아무래도 누군가 오는지 감시 하는 것 같았다.
다시 한번 주먹이 내 머리 쪽을 과격 하는 그 순간이였다.
- 덥썩,
" .......................!!!!!!!!! 뭐, 뭐..."
" .............오늘 기분이 재리는 것은............."
- 퍼억-!!!!!!!!!!!!!!!!!!!!!!!
" 나다."
" ......우, 우우욱-!!! 웁-!!!!!!!!!!"
.............내게 주먹을 날리던 녀석이 짧고 굵은 신음을 뱉은체 바닥으로 툭- 하며 주저 앉았고
나머지 두명이 내게 전진했다. 이건 알지 못하는 쾌감이였다. 누군가를 때린다는 그 자체에서
웃음이 핏- 하고 나왔고 누군가를 때리지 못해봤던 내가 자연스럽게 어느 부분을 때려야지-
꿈틀 거리지 않고 단번에 나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랬구나. 나는 3년 전만 해도 알아주는 싸움꾼이였구나.
" 우, 우아아아아아아악-!!!!!!!!!!!!!!!!"
" 웁-흐윽. 흐으으윽- 흑, "
- 털썩-!
사람을 때리면서 나는 울었다. 세상은 빌어먹게도 내게 울 기회 조차 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순간만이라도 실컷 울어두어야 했다. 사람을 때려보지 못했던 나는 지금에서야 알았다.
가슴이 이렇게 욱신 거린 다는 것은 사람을 때린다는 자체가 죄가 된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주먹에 피가 범벅이 되었고 세명중 나머지 한명이 코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망을 보고 있던 세명이 저 멀리서 내게 뛰어오고 있었다.
" ...흑- 학, 으읍.- 흑, "
쾌감을 멈추고 눈물을 한번 쓰윽- 닦은 뒤에서야 나는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거기 서라면서 세명은 쓰러진 세명을 부축하며 소리질렀다. 나는 자리에서 냅다 뛰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해 눈물이 다시 흘렀다.
나는 생일도 나이도 취미도 특기도 사랑하는 사람도 모르는 그저 이름만 강한경 이라는 사실만
간간히 기억해낸 빌어먹게도 세상에서 제일 재수없는 사람이였다.
" 하악- 학- 하악- "
한참을 뛰다 보니 불빛이 찬란한 간판이 여기저기 있는 거리였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뛰어서 그런지 몸에 불이 날만큼 화끈거렸다. 유흥업소가 여기저기 깔린 그런 거리였다.
발걸음을 돌리자. 이렇게 생각하면서 몸을 돌리는데 오늘은 정말 재수 없는 날이여서 그런지
누군가가 내 등을 떠밀었다.
" 자자- 거지새끼도 받아 들여주는 세계가 바로 이런 세계라고- "
라면서 나를 밀었다. 곧, 앞으로 나가는 내 몸을 어깨와 허리를 잡은체 누군가가 다가와서
행운을- 빈다 라며 옆 골목길로 밀어넣었다. 소리지를 틈도 없이 내 입은 누군가의 손에 의해
막혀졌고 곧 깜깜한 어둠이 짙게 깔려왔다.
" 아무튼 형님- 이건 엄연한 범죄인데."
" 웁-!!! 우웁-!!!!"
" 가게에서 쓸 사람이 없어 미칠 판국에 뭔 상관이냐-!! 아무나 시키면 되지-!"
- 쓰윽.
" 그러면서 얼굴 확인을 하는 이유는 뭡니까. 벌써 확인하고 버린 새끼들만 해도......"
" 그야 얼굴도 거지같은 새끼를 넣어 봤자 수입이.................."
긴 머리카락을 넘기던 남자가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켰던 라이터를 얼굴이 델 정도로
가까이 댔다. 두 다리와 두 손을 잡던 놈을 바라보았다. 몸이 또 떨리기 시작했다.
등꼴이 오싹해질 정도로 춥고 무서웠다. 그 순간 내 눈앞에서 반짝 거리던 라이터가 꺼진체
한 남자의 정장 바지 속에 들어가 버렸고- 이어서 그들은 나를 데리고 어디론가 끌고가기 시작했다.
" 웁-!!! 우우우웃-!!!!!!!!!웁!!!!"
" 이거 물건이다. 형철아."
이어서 대기 시켜 놓은 것처럼 보이는 어떤 차 안으로 몸이 넣어졌고 납치 인건가-! 라는 짧막한
생각이 내 머리를 지나가자 마자, 나는 할 수 있는데까지 최대한 동원하면서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단 한순간에 잡힌 내 두 손이 잡혀 묶인 순간 나는 가만히 자동차 시트 위에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오늘 나는, 아침부터 사기를 당하고. 어두워져 가는 어둠 속에서 깡패에게 걸려 맞았고.
너무나 익숙한 일이란 것 처럼 누군가를 때리고- 그렇게 내가 싸움꾼이란 것을 깨달았고.
......세상은 나를 버렸다 생각한 그 순간 낯선 거리에서 납치를 당하고 말았다.
" 이새끼 존나게 불쌍한 새끼네- 그래도 걱정마라, 밥도 주고 제워주고 돈도 많이 버니까."
" 잘해줘라, 앞으로 우리 가게에서 2차로 갈 녀석이여."
누운체 푹신한 자동차 시트 위로 눈물을 흘려가면서 이 상황을 직시 할수 밖에 없는 자신을 원망
하며 눈물 때문에 히끅 히끅- 거리는데 내 손을 잡아 묶은 그 녀석이 내 어깨를 확- 틀어
짧게 한마디 던졌다.
" 우리 호스트 바에 온것을 환영한다-!! "
" 그날 하루 사고난 이름 명단이다. 아무리 봐도 공주인 이름은 없어."
" .................그런 것 같네."
「 2001년 10월 16일 토요일 사고자 명단 ( 사망인 포함 )
교우 병원 : 김인원 (32) 김승우 (10) 이태환 (10) 신규원 (27)
가나안 병원 : 오승연 (18) 최태현 (18) 송다원 (23) …한유정 (43)
상무 병원 : 안재유 (56) 유 원 (20)
………………………………………………………
다태 병원 : 문원한 (34) 손중규 (35) 정다운 (12)
하나 병원 : 배주미 (21) 심 한 (32) 강한경 (16) 유승균 (38) 장인원 (22)
한국 병원 : 백주현 (18) 조유현 (24) 강연재 (19)……」
" 여기 빨간색으로 표시된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이지-"
" ............................강한경."
인해가 종이를 보자마자 강한경이라는 이름을 가리켰다. 곧 하다는 세상에 이름이 같은
사람들은 많을 거라고 웃었고- 곧 인해는 그런 하다에게 냉정한 눈을 한체 그를 바라보았다.
" 형, 바보야-? 공주인이 이름을 강한경이라고 썼다면-!!!"
" 마, 말도 안돼- 강인해- 자기 이름을 빼먹고 누가 강한경이라고......."
게다가 나이는 16 으로 기록되어져 있다. 만약 이게 공주인이라면 3년동안 못찾는다는 것은
당연에 불과했다. 인해는 생각했다. 만약 이게 공주인일 가능성은?
만약 공주인이라면 왜 이름을 강한경으로 써져 있는 것일까. 왜 나이는 16으로 된 것일까.
아무리 병원은 만으로 이름을 센다지만 그래도 숫자 하나가 더 부족하다.
" 기억 상실증에 걸린다면 모를까- 미련하게 누가 이름을."
" .........그래. 기억 상실증-!!!!!!!!!!!!!!!!!!!!! 태, 태, 택시를 잡아!!! 형-!!택시!!!"
" 가, 강인해-?"
" 택시 잡아-!!!! 얼른 하나병원으로 출발해-!!!! 하다 형,!! 얼른 !!!"
........................실마리를 찾았다.
1% 의 빈자리라도 의심을 해 봐야 한다. 그래야지 공주인을 찾을수 있다. 공주인을 찾아야 한다.
조그마한 희망에도 목숨을 걸어야 한다. 그래야지 만히 공주인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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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뭐라고 말하셨습니까- ..."
" ....나, 나이는, 저.. 저희쪽에서....이, 임의로......"
몇분 전의 일이라고 추정되었다.
택시를 타고 강하다와 인해는 그대로 하나병원 앞에서 내려 병원을 바라보다가 뛰어 들어갔다.
꽤 큰 병원인지라 병원 안의 내부 구조가 크게 그려져 있었고 그 병원 중앙에는 간호사실이
크게 들어서 있다는 것도 알아내었다. 그런 하다와 인해가 숨을 헐떡 거리며 간호사실에 도착했고
서로 장난치며 수다 떨기 바쁜 몇명의 간호사들과 데이터를 입력하는 간호사, 그리고 바삐
바늘과 링겔을 점검하던 간호사를 만나게 되었다.
' 저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 .....3년 전에 기억상실증에 걸린 강한경을 찾습니다만.'
곧 그 대답을 들은 간호사가 하다와 인해만 빤히 뚫어져라 쳐다보던 간호사들 무리로 고개를 돌려
아냐는 식으로 눈치를 주자 다들 고개를 저으며 그런 사람 모른다고 대답했다.
폭팔할 것만 같은 짜증을 아래로 깔아 뭉게면서 인해는 천천히 물었지만 오히려 우습다는듯
말하는 간호사들을 보며 인해는 숨을 거칠게 내쉬고 있었다. 이어서 하다는 한 간호사에게 다가가
강한경이라는 이름을 데며 환자 기록을 찾아달라고 부탁하고 있었다.
' 부탁드립니다. 3년전에 기억을 잃은 고등학생 남자를...'
- 띠딕.
' 키는 175cm, 몸무게는 59kg- 사진은 역시 없어. 강인해.'
간호사 한명을 붙잡고 말하려고 하던 사이- 컴퓨터에서 띠딕- 이라는 신호음과 함께 나온 기록엔
확연히 대략 짐작해 보아도 공주인의 신체 사이즈가 들어맞았다. 이런 젠장할.
혹이나 이 사람이 공주인이 아닐수도 있다. 강한경이라 기억한다면 나이도 기억해야 하지 않는가.
나이에 대해 궁금해진 인해는 아까의 말투가 아닌 쫙- 가라앉은 목소리로 간호사에게 무언가를
물으려고 입을 오물 거렸다. 간호사는 갑자기 태도가 돌변해버린 인해를 보며 모여있는 간호사들
에게 와달라는 의사표시를 했지만 거절당할 뿐이였다.
' ..후- 기억 상실증 환자가- 나이를 기억 못한다면 어떻게 환자 기록을 적나요.'
' ........예, 예예-? 저, 이, 일전에 봐, 봐보니까 저, 저희 병원쪽에서 짐작해서..이, 임의로...'
- 회엑-!!!!
' 캬, 캬악- 뭐, 뭐하는-!!!!!!!!!!!!!!!!!!!!'
세상에나. 그 말을 듣던 순간 인해의 눈은 탁- 하고 풀려버렸고 간호사의 옷자락을 잡던 손을 놓고
간호사의 멱살을 잡기 시작했다. 그런 인해를 말릴려고 하다가 몸을 일으키며 달려가던 순간
한대 맞으면 그대로 나갈것 같은 인해의 주먹이 환자들 사이에서 백의 천사라 불리던 간호사에게
꼿힐려고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씨발놈 같으니. 이곳은 병원인데다가 보는 사람도 많은데
.....................여기까지가 방금 전만 해도 일어난 일이였다.
" .........지금, 뭐라고 말하셨습니까- ..."
" ....나, 나이는, 저.. 저희쪽에서....이, 임의로......"
주먹을 그대로 올린체 인해는 다시 그 간호사에게 물었다. 간호사는 벌벌벌 떨리는 입술로 간신히
대답했고 끝장이다 싶을 정도로 사정없이 간호사의 얼굴에 주먹이 내려 떨어지는 그 순간이였다.
이 시간이면 환자 상태를 점검하려고 돌아 다녀야 할 의사들이 떼거지로 모여들어 도착한 것이다.
이 난동을 어떻게 안건지 이유는 간단했다. 보는 눈이 많았다는 점, 병원 복도를 거닐던 환자들이
의사들을 찾아 불렀던것. 그들이 나타나 인해를 제지시켰다.
" 그, 그만 두세요-!!! 이게 무슨 행패입니까-!!!!!!!!"
나이가 꽤 들어보이는 얼굴이였다. 아마도 의사들 중에서는 가장 나이가 많이 들었으리라.
멱살을 잡은 그 간호사를, 무서움에 벌벌 떨며 모여있던 간호사 무리 앞으로 내려쳤고- 이어서
하다는 인해 옆으로 다가가 주먹질을 하려던 그 손을 잡았다. 인해는, 숨을 들이키며 그 의사에게
한마디 하기위해 부글 부글 끓는 열을 가라앉힐려고 아랫 입술을 꾹- 깨물었다.
" ...3년전, 기억상실증에 걸린 강한경이란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만."
3년전이라. 눈앞이 깜깜하기만 한 병원 원장이 곧 간호사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뒤를 돌아
모여있던 의사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 3년전 강한경이란 기억 상실증 환자를 담당한 의사가 누굽니까-!"
나이든 원장같이 보인 의사가 다른 의사 무리에게 묻자, 그중 가장 새파랗게 젊은 나이인 것 같은
한 어리버리하게 생긴 남자가 무겁게 손을 들어 올렸다. 그 남자가 강한경 , 아니지 공주인을
기억할수 있었던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취직한지 몇일 지나지 않아 처음 맡은 환자가
교통 사고로 인해서 기억 상실증 환자였으니 말이다. 게다가 얼굴도 얼마나 잘생겼던가.
그런 그 남자를 왜 찾는지 싶은 의사가 손을 들었다.
그리고 인해가 곧 그 의사 앞으로 다가 서자, 많은 의사들은 모세의 기적처럼 길을 만들어 주었다.
" ...........제..제가..그 의사인데요오........."
" ..............지금 공주.. 아니지, 강한경은 어디있는지 아십니까?"
나이든 원장 의사는 뒤에서 그 의사에게 눈치를 주고 있었다.
' 경찰에 연락했으니 좀더 시간을 끌어-' 그 눈치를 알아채지 못하고 의사는 무서운 눈빛을 한
인해를 불안불안 하게 바라보면서 용기 내어 그와 눈을 마주쳤고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인해에게
강한경에 대해서 말했다.
" 병원비가 없다길래 퇴출시켰습니다만..........."
" ......................................씨, 씨발 ...써, 썩어빠질 의사새끼들-!!!!!!!!!!!!"
- 퍼어억-!!!!!!!!!!!!!!!!!!!!!!!!!!
" 우, 우욱-!!!!!!!!!!!!!!"
결국은 화를 참지 못했던 인해가 그 의사의 얼굴을 그 무시무시한 주먹으로 내리쳤고 저 만치
날라가 옆 벽에 의사는 몸을 부딧히며 기절을 하고야 말았다. 돈이 없다고 기억도 못 찾은 사람을
길거리에 내 쫓아 버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주인을 찾을 가능성은.
그래. 90%에서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다. 인해가 더 때릴려고 한 발자국 앞서는 순간, 하다는
원장의 눈빛을 미리 알아채고 인해를 끌어 비상구 쪽으로 향했다.
" 하, 하다 형-!!!!!!! 저, 저새끼들 더-"
" 곧 경찰이 올거다. 강인해 정신차려, 경찰이 오고 있어."
" 제길-!!!! "
결국은 인해 마음데로 저 썩어빠진 계산적인 의사새끼를 실컷 두들켜 패지 못하고 병원을 나왔다.
간호사도, 의사도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 돈만 있으면 되는 새끼들은 의사새끼들.
옛날에도 그러지 않았던가 돈이 없으면 치료도 못 받는 냉정하고도 잔인한 세상임을 알고 있었다.
이제....공주인을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하나 병원을 나온 뒤에 걷던 중 경찰 차가 병원에 도착한
모습을 본 하다가 인해를 데리고 더욱 뛰기 시작했다.
실마리를 찾아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인건가.
아니 그럴 순 없다. 인해는 더 떄려주지 못한 사실에 대해서 더욱 화가 나기 시작했다.
미친 세상같으니라고, 돈만 있으면 되는 썩어빠진 세상 같으니라고.
" 공주인은... 기억 상실증이다. 강하다. 아마도 아무것도 생각나지 못한체 병원을 나왔겠지."
" 그럼 집도 기억 못할테고 가진건 아무것도 없겠네. 형."
" 공주인은 아마도 가난이란걸 처절하게 깨닳고 있을꺼다."
강하다와 강인해 그 둘은 가난이란걸 지독하리만큼 경험해왔다.
남이 먹던 음식을 주워먹는거-?그건 행복한거다. 평범한 사람이 생각하기 힘들정도의 지독한 가난
아마도 공주인은 가난에 허덕일 것이 틀림 없다. 아니 어쩌면 가난을 견디지 못해 이미 죽었을지도
그건 정말 모를 일이다. 가난이란 것도 살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기에.
" 일단은 공주인이 갈만한 곳을 생각해봐."
" ..........길...거리-?"
" 미친새끼. 강하다- 가난하면 무슨짓이든 못할것 같아? 먹기위해서는 기라면 기고 살기 위해서는
죽은척 하라면 죽은척 하는게 사람 본능이다. 고작 길거리 같은데서 3년을 견딜것 같아-?!!!!"
공원 벤치에 앉아서 인해는 가만히 생각했다. 진정으로 살기 윈하는 자가 먹기위해 살기위해
하는 것이라면 몸을 파는일. 설마, 그럴일은 없을거라 생각했다. 공주인이 미쳤다고 몸을 팔겠냐.
아마도 그의 짐작이 맞을것이다. 단순하게 길거리에서 기어다니거나, 아니면 지하철에서 신문지
깔고 누워있을 것이다. 잘곳도 먹을 곳도 없는 놈이니까. 그럴것이다.
그러나 공주인은 현재 자신의 성격도 취미도 모르는 기억상실증인 남자였다.
그렇다면, 자존심이 쎘다는 사실 조차 모른체 몸을 팔지도 모른다.
곧 고개가 들려진 하다가 인해와 눈이 마주쳤다. 곧 인해가 먼저 입을 열었다.
" 길거리 앵벌이, 지하철- 사창가."
" 윤락가. 호스트바. 유흥업소-"
................씨발..............이어서 고개를 끄덕거리던 하다가 MB chose 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하다는 굳어진 얼굴로 입을 하나하나 떼어가며 직원에게 부탁을 청했다. MB chose 권력으로는
물론 당연히 가능한일 . 지하철. 길거리 앵벌이를 조사해서 강한경이 보내준 사진과 동일 인물을
찾도록 하고 사창가, 윤락가 호스트바, 유흥업소를 중점으로 강한경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가
사는 지역을 전국에서 출력해 호텔로 보내달라는 말을 하게 됬다.
" 만약 유흥업소 같은데서 발견이 되면."
" 강한경에겐 절대 비밀이다. 강인해-!"
한국에 와서 차를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처음이였다. 하긴 그럴만도 했다.
이렇게 하루에 꼬박 5번 이상은 택시를 잡아야 하니- 이번 기회에 한국에서 좋은 차 한대 뽑을까
생각하며 말하던 인해를 하다는 주먹으로 사정없이 머리를 때리기 시작했다. 억대로 번 돈은
이녀석이 명품이니 뭐니 하며 흥청망청 사는 것이 꽤나 맘에 안드는 하다였다.
" 공주인이 지독한 가난 이란 것을 겪어 보았다면..."
" ...............미쳐버렸을지도 모르지. 공주님 마냥 자란것 같던데..."
불안한 마음이 밀려온다.
그저 하늘은 그런 강하다와 강인해를 위에 두손모아 기도해줄 뿐이다.
제발 공주인을 찾아서 강한경에게 대려다 놓으라고- 지금 벌어지는 일은 하늘이 낸 일이 아닌
단지 모순일 뿐이라고. 그래서 강하다와 강인해는 움직인다.
해와 달이 사랑한다는 슬픈 가설마냥 그들이 슬프지 안도록 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