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화 (100/103)

강수 강공에게 걸려 넘어지다 - 100 - 

" 주인이 왔어요? " 

" ......................오늘은 꼭 온다고 했는데...안 오는구나....에휴.어제 밤새면서 대살 지었는데" 

대본을 둥글게 만체 한숨을 쉬는 고문선생님 앞에서 현승이가 같이 한숨을 쉬었다. 

어제 들은 내용으로는, 어제아침 강한경이 미국으로 떠났다는 말이였다. 

같이 급식을 먹는 약속을 했기에, 그리고 같은 동지로서 서로를 위로해주어야 했기에 

자연스레 축제준비를 시작하면서 잦게 만나던 공주인이였는데. 

몇일전부터 학교를 나오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은 했었다. 

그랬는데, 웃기게도 강한경이 미국으로 떠난다니. 

그렇게 무책임한 인간이 다있나- 생각하면서 공주인이 받았을 상처가 

안쓰러워지는 현승이였다. 

" 그럼 제가 집에 한번 가볼께요." 

" 아- 그럴래? 아-!!! 그러면, 너가 이 대사좀 가져다 주어라-!!! 밤세서 지었다고 

열심히 하라는 말까지 전해야해-!!!!!" 

네~ 라고 대답하지 않으면, 저 우락부락한 손에 맞아 죽는게 십상이였기에 네~라고 

대답한 현승이가 A4용지 한장정도밖에 되지않은 대본을 들면서 교문을 나섰다. 

공주인이 분명 토끼와 거북이에서 엑스트라로 나무가 아니였던가. 

그런데 어째서 용지에는 스컹크라고 써있는지 의문이였다. 

그러다- 역활과, 대사를 보았다. 

「 제목 : 토끼와 거북이 

  역활 : 스컹크 

  대사 : 킁킁킁킁 - 컹컹, 이익- 나의 폭탄을 받아라 . 거북이~!!!! 부우우우웅- 컹컹컹 

  어때 향기롭지, 킁킁킁 ( 꼬리를 내밀며 양옆으로 흔든다 -씰룩씰룩)」 

.....................................경악스러웠다. 

치어리더가 낳다고 생각한 현승이는 공주인이 세삼스레 불쌍하게 생각되었다. 

아마도 그자식은 혹시 숨어서 혼자 마시지도 못하는 술로 마음을 달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용케도 공주인이 보내주었구나- 싶은 마음에 그녀석이 받은 상처가 클까봐 

택시를 잡아 공주인의 집으로 향했다. 강한경이 없어도 오피스텔은 그대로 일것만 같았다. 

" 나, 왜이렇게 불안한거지? ..고박, 방문하는것 뿐인데." 

이상하게 소름이 돋아오는 것을 의아해 하던 현승이가 종이를 움켜쥐면서 

공주인네로 향하였다. 공주인의 집으로 가면갈수록, 불안한 마음은 급증되었고 

그러면 그럴수록 심장이 더욱 급하게 뛰었다. 

그동안 현제 피해다니느라 뛰어다녔던 그 느낌보다도 더욱 불안하고, 초조하고 심지어는 

지마음데로 뛰는 심장 고동소리가 거세진다는 것이였다. 

" 아저씨- 감사합니다-!!!" 

5천원을 던지다 싶이 한 현승이가 눈에 보이는 오피스텔 위로 뛰어올라갔다. 

4층까지 올라가는데 될수있는데까지 다리를 쫙쫙 찢어가면서 4층에 금세 도달했다. 

- 띵동, 띵동- 

벨을 눌러도 눌러도 문은 열어질 생각이 없는듯 했다. 더욱 불안해져만 갔다. 

이녀석 혼자 한강 고수부지에 쭈그려 앉아서 울 성격도 아닌데, 대체 어디를 간걸까. 

발로 차고, 손으로 두드려도 문이 열어지지 않았다. 

소음을 싫어해서 어떠한 경우라도 시끄러우면 고개부터 내미는 녀석이 집에 있다면 

이렇게 견딜리가 없었다. 혹시나 하고, 집에서 키우는 식물을 화분체로 내놓은 것을 

바라보던 현승이가 숨을 한번 들이쉬면서 화분을 들어보았다. 

.........역시나 열쇠가 놓여있었다. 

" ....이녀석, 집에 없어-!! " 

공주인이 열쇠를 자주 잊어버려서 문을 잠그면 주변에 숨켜둔다는 사실은 오래된 친구로서 

잘 알고있는 일이였다. 그런 공주인의 열쇠가 발견되었다면, 공주인은 집에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대로 열쇠를 잡아 주머니에 넣은 현승이가 오피스텔에서 뛰어나왔다. 

공주인은 오피스텔에 없다. 그렇다면 도데체 어디로 간걸까.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도로로 현승이가 나왔다. 

..............대사가 적힌 종이가 급하게 뛰어온 나머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것이 불길함의 징조인지도 모르고 현승이는 학교가 끝나면 일진녀석들과 자주가던 

호프집으로 미친듯이 뛰어가기 시작했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고 있었다. 

「 힘내라-!! 최현승~!!!! 」 

불안한 마음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그리 춥지 않고 바람도 선선한 날씨에 

온몸에서 소름이 돋을정도로 추워지기 시작했다. 

「 ......................너랑,나랑 처음만났던 유치원에서 늘 이렇게 별을 세었었지?」 

무서울정도로 뚜렷한 기억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설마, 강한경과 공주인이 헤어진걸까? ...그건 아니다. 분명 현승이가 알기로는 

공주인이 기다려준다고 말을 했던것 같았다.... 현승이의 정보망이 약해질리가 없었다. 

불안하다. 불안하다. 너무나도 무섭고 잔인할 정도로...불안하다. 

「 나 죽어서 별 된다고 했잖냐- 」 

" .............씨발..........공주인-!!!!!!!!!!!!!!!! 대체 어디로 숨어버린거야-!!!!!!!!!!!!!!!!!" 

.............별이 된다고 말했던 공주인이 기억나버렸다. 

기가막힐 정도로 공주인이 했던 한마디 한마디가 기억나버렸다. 

누군가를 떠나보낼때, 그사람의 추억을 기억해내는 것처럼 하나하나 시나리오가 지나갔다. 

이렇게 두려워 보기는 처음이였던 현승이가 뛰는것을 멈추고 가만히 서있었다. 

.........도로의 사람들이 현승이만 바라보았다. 커다란 고함소리에 다들 깜짝놀래고 말았다. 

땀이 머리에서 흘러내려 턱에서 맺혀 뚝- 하고 떨어졌다. 거친 숨소리가 헉헉- 거리며 나왔고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아아- 생각도 하기싫다. 젖은 머리카락을 한번 획획 젓고 

눈앞에 보이는 호프집에 들어가 공주인을 찾았다. 

오랜만이 본 형이 이사를 해도 그대로 씹은체 나와 뛰었다. 

혹시 학교 옥상에 앉아서 울고있는 것일까? 

정말로 한강 고수부지에 쭈그려 앉아서 울고있는 것일까? 

아니면- 모르는 술집같은데 가서 미친듯이 퍼부어놓고 몸을 주체할수 없이 있는게 아닐까? 

그렇게 수많은 생각이 지나쳐 가는 가운데. 

눈물이 떨어졌다. 왜이렇게 불안한지, 왜이렇게 소름이 돋는지 두려운지 

원인은 생각도 하지 않은체 공주인이 가끔 들렸던 오락실을 찾아 골목길 사이로 몸을 돌렸다. 

" ........................공주인-!!!!!!!!!!...대체, 넌 어디있는거야..." 

.................... 

................................ 

........................................... 

..................................................... 

................................................................ 

신솔병원. 

약냄새가 진동하고 조용한 나머지 이름모를 이상한 분위기가 방안에 남아있었다. 

의사로 추정되던 한 남자가, 웃음을 지어내면서 간호사와 함께 들어왔다. 

방안에는 침대가 놓여있었고 링겔이 하나 달려있었다. 그 가운데 한 소년이 앉아서 

붕대에 감긴 손을 들었다 내렸다 하며 운동아닌 운동을 하고 있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여 간호사가 귀엽다며 머리를 쓸었다. 

무표정으로 그 간호사를 지켜보던 그 소년이 이어서 의사를 바라보았다. 

의사는- 굉장히 자상하게 생긴 나이든 40대 후반의 남자로 보였다. 

간호사에게 장난을 그만치라고 한마디 하자, 간호사는 네- 라고 대답하면서 손을 내렸다. 

그리고 의사가 펜을 들며 어떤 종이위로 올렸다. 

" 자, 그럼- 어디서부터 물어봐야 할까요. 혹시 교통사고로 다쳤다는건 기억하시나요?" 

" ................................" 

" ...간호사, 혈압좀 체크해주세요." 

" 네- 자자, 왼손을 내밀어주세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그 소년의 멀쩡한 왼손을 잡아 혈압을 측정하기위해 손을 끄는데 

간호사에게 손이 잡힌 소년이 무서운 표정으로 간호사의 손을 툭- 하며 밀어내었다. 

무서운 눈매에 잠시 움찔 거리던 간호사가,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의사를 바라보았다. 

" ........흠, 그럼 다시 질문 하도록 하죠." 

" .........................." 

" 공원 앞 횡단보도에서 트럭에 치여 교통사고가 난건 기억 하나요?" 

" ................................" 

" ....기억....못하시나요?" 

" ...................." 

소년은, 끝까지 입을 열지 않은체 의사를 바라보았고, 의사는 뻘쭘해 하면서 

간단한 질문을 하나 물었다. 사고가 기억나지 않는다는것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생각할수 있었지만, 어쩌면 머리에 작은 이상이 생긴 일일수도 있었다. 

지금 그 소년은 차에 치여, 몸이 붕- 떠지면서 머리부터 바닥에 떨어져 버린 것이였다. 

" ...........이름이 뭐죠?" 

의사의 질문에 소년이 인상을 찌푸리면서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이름마저 기억하지 못한다면, 머리를 심하게 부딧힌 전형적인 기억상실증이였다. 

그러나, 곧 소년은 이름을 기억했다는듯 의사를 바라보았고 얇고 색깔이 짙은, 

부드럽고 곱게 부풀어올라있던 입술을 들썩거렸다. 

" ...............................제. 이름은......................강한경................" 

연한갈색 머리카락을 열린 창문틈으로 세어나와 불어오는 바람에 휘날리며 

소년이 대답했다. 소년은 자신의 이름만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서 그 소년의 집에서는 계속해서 전화벨만 울려댔다. 

' 강한경. 있잖아.- 평생 네 이름은 잊지 않고 기억할려고-. 

순간 몸이 붕- 하고 떠지는데 보이는 파란하늘의 시야속, 그 속에서 

네 얼굴이 보이더라.............................................' 

소년은 소년에게 걸려 넘어졌다. 그러나, 넘어지고 나서 다시 걸어서 나아갈수 있다. 

넘어진체로 몇십년동안 있을순 없다. 넘어지면 일어나서 걸어야 한다. 

소년은 소년에게 걸려 넘어져 일어나 다시 걷는다. 

...................................................강한경이라는 이름으로. 

「 .........제이름은..............................강한경...」 

강수, 강공에게 걸려 넘어지다 1부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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