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 강공에게 걸려 넘어지다 - 97 -
"..........니 마누라가 기다려야지, 안그러면 누가 기다리냐-!!!!....아...."
" ........................주인아."
" 니...마누라가...기다리지......................누가.........기다리냐구우..."
" 공주인."
" 니...마누라가......기다려야..지..........흑..흐흑..흑.."
- 와락,-!!!
그대로 한경이가 울고있는 주인이를 껴안았다.
한경이의 어깨부분이 주인이의 눈물로 인해서 적셔만 가고 있었다.
...언제 오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데, 기다려 주겠다니. 기다려 주겠다니.
제정신으로 하는말이야-? 라고 묻고싶은데, 당당하리만큼 기다려 주겠노라고 말해놓고
멈추지 않을것만같은 눈물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 ..........언제 오는지도 몰라, 그래도 기다려..줄수 있어?"
" 사..사내새끼가..왜울어..울지말고..말해...개...새꺄아......"
" ...기다려...줄수..있어...?"
" ..나참, 나도..사내새끼면서...씨팔.....기다..릴꺼야..계속."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랑은, 해와 달이 서로 좋아한다는 가설.
그러나, 지금 이순간 가장 슬픈 사랑을 하는 사람은, 공주인과 강한경이였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데 떠나야만 하는 강한경.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데 기다린다고 말하는 공주인. 그 둘이서, 눈물을 자아내며
입술을 부딧혔다. 아직 무리하면 안되는 몸이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공주인을,
강한경이 가볍게 끌어안으면서 입술을 부딧혔다.
" 흐응- , 웃 "
" 쪽- 없어지면 안돼, 사라지면 안돼, 잊으면안돼."
" 으응,- 바람피면 안돼,일말고 다른거 하면 안돼, 나말고 누구도 사랑해선 안돼"
" 그래,.."
뭐가 그리 아쉬운건지 더욱더 쪽쪽거리다가, 한경이가 혀를, 주인이의 입가에 넣었다.
곧, 주인이의 아랫입술이 한경이의 입안으로 살짝 빨리면서, 키스를 하기 시작한후,
한경이는, 하염없이 우는 주인이의 눈물을 손으로 닦아주기도 하고,
흐르는 눈물을 입술로 핥아주기도 하고, 전보다 훨씬 부드럽고, 따스하기만한 손길로
서서히 주인이의 허리에 손을 둘렀다.
" 으응, 읏- 강한경. 전에 말고 사랑한다고 말 해준적 없었지."
" ................"
" 강한경. 사랑해 , 나도 아주 질리도록 사랑해."
시간이 흘러갔다.
둘이 붙잡고 키스를 하는 동안 시간이 서서히 흘러가기 시작했다.
고작해봐야, 그날하루 그리고 그다음날, 마지막으로 그다다음날 아침만이 한경이와 함께
있을수 있는시간. 내일하루쯤, 학교빠지면 어떠냐,
공주인은 자신을 생각해서 키스로만 끝내는 강한경을 붙잡고.
몇시간에 입을 떼지 않은체 눈만 바라보며 입술을 부딧혔다.
강한경 또한 떨어질줄 몰랐고, 공주인 또한, 강한경 옆에서 떨어질줄 몰랐다.
날이 저물어갔지만. 식사를 가져다 주러 온 아줌마가, 둘이 꼭 붙잡고 공주인이
간간히 숨을 쉴쯤 찾아와 슬그머니 식판을 올려놓고 간지 몇시간이 지나고
한입도 데지 않은 그 식판을 다시 가져갈 그 시간까지 떨어지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주는것은, 사랑하는 마음에 자부심이 없는 인간이라 생각해왔다.
사랑하는데 뒷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사랑하는 마음에 자신감이 없는 인간이라 생각해왔다.
그런 강한경이,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려 했다.
아직, 강한경이 사랑을 알려면 멀었다.
서툴기 그지없는 사랑을, 사랑이라 외치는 이 강인한 남자, 강한경이 사랑할 날은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까. 공주인은 강한경 옆에서 사랑한다 말하는 거다.
" .....................우움.............."
- 부시럭,
그렇게 몇시간을 떨어지지 않은체 키스에만 열중하던 그 둘이 떨어졌고,
잠에 푹 빠진 주인이가 시트위로 눞혀지자, 한경이는 병원 이불을 주인이의 몸위로
스르륵- 올려주었지만, 잠이든 주인이가 뭐가 아쉬운건지
한경이 쪽으로 몸을 돌려 누웠다. 혹이라도 가버릴까봐, 자연스런 반사조건이라 하기엔
공주인이 너무나 편안히 자고 있었다.
" ....화장실좀 다녀올께.... "
한경이가 그말을 끝내면서 보조의자에서 일어나 병실문을 향해 걸어나갔다.
벌써 노을이 지고 있었다. 노을에 비친 주인이의 모습은, 그야말로 천사였다.
하얀 피부에 주황빛 노을이 번져 아름다움을 더해갔고, 그저 수수하기만한 눈감은 모습이
영락없이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같았노라고 한경이가 말을 덧붙였다.
......마음만 먹으면 지금이라도, 기다리겠다는 말을 무효로 한체 강한경은 도망칠수 있다.
그러나, 공주인이 기다려준다고 말했다.
- 드르륵.
소리를 안내게 조심스레 문을열려고 했지만, 그래도 작게나마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면서, 다시 드르륵- 거리며 닫았다.
..한순간에 강한경의 다리의 힘이 쫙- 빠져나가면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왔다.
곧 서있을 힘도 없어서, 벽을 잡고 서있다가. 주저앉고야 말았다.
- 털썩,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데, 기다려준다니.
계속해서 그 한마디가 떠나가질 않는다. ' 기다릴꺼야. 계속'
참아왔던 눈물이 다시 터져나왔다. 기다려준다고 말한 그 한마디가 왜이렇게 안심이
되어버리는건지. 왜이렇게 강하게 붙들어 맨 가슴을 단 한순간에 무너트리는건지.
"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데, 기다려 준다니......."
강한경이 그렇게 병실밖으로 나와 주저앉은체 울었다.
고개를 푹 숙이며, 얼굴의 삼분의 일을 가려주던 앞머리로 눈을 감춘체 눈물을 떨구었다.
흐느낌이 세어나가지 않게 눈물만 흘렸다.
입술을 앙- 깨물면서, 공주인에게 감사했다. 기다려 주겠다 말해준 공주인에게.
마지막으로, 하늘에게도 감사했다. 저런 사랑을 보내준것을.
" 언제 올지 모르는데.....기다려줄께 라니.."
주저앉아, 정장바지가 바닥을 눌렀고, 한쪽다리는, 바로 세워진체 한경이의 한손을
받들고 있었고, 다른 한쪽다리는, 쭉퍼져 있었다. 다른 한손은, 주머니에서
말보루, 레드를 한대 꺼내어 입에 물었다.
반드시. 돌아오고 만다.
반드시 돌아온다. 반드시 최 정상급 회사를 그대로 세워둔체 다시 돌아오고야 만다.
강한경의 최종 목표가 정해졌다.
반드시 돌아오고야 만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랑은, 해와 달이 서로 좋아한다는 가설.
그러나, 지금 이순간 가장 슬픈 사랑을 하는 사람은, 공주인과 강한경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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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밝자마자, 퇴원수속을 끝마친체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여전히 공주인은 한경이의 품에 안겨서 손을 옷자락에서 떼지 않았다.
내일아침이면 저절로 떨어져야할 손이였지만, 그래도 그전만이라도 그 손을 떼고 싶지 않았다.
잠시후, 한경이는 털썩, 공주인을 침대에 눞혀놓았다.
어제 새벽에도 깜짝놀래면서 일어나, 목을 끌어안고 공주인이 얼마나 울었었던가.
여자는, 사랑에 약하지만, 남자는 이별에 약하다.
- 꽈악
" 자, 주인아. 침대에 누워서 안정을 취해야지."
" 싫어-."
주인이가 짧은 한마디를 끝내었다.
아마, 한경이는 집안에 놓여져 있는 칫솔이고, 면도기고- 자주보던 책들과 많은 신발들
그리고 계절별 준비된 옷, 넥타이 마지막으로 악세사리들을 여행용 가방이 담아야 할것이다
심지어는, 욕실에 있는 한경이의 슬리퍼마져, 그렇게 여행용 가방에 넣어야 할것이다.
공주인은, 그런 강한경을 잘 알고 있기에 더욱더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소중한 추억들이 담긴 물건들이 하나씩 사라져 가는 것이기에.
" 공주인, 내가 문제하나 내지"
" ..........뭐? "
도무지 떨어질려고 하지 않은 주인이를 보며 한경이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주인이를 침대위로 조심스럽게 눕힌 한경이가 주인이의 얼굴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면서
문제를 내겠다고 제시했다. 엉뚱스러운 발언에 주인이는 한경이의 두눈과 마주쳤고,
이어서, 주인이의 손가락 사이사이 한경이의 손가락이 파고들어가자. 두눈을 감으며
응- 이라고 대답했다.
" 내가, 사랑한다고 고백을 어디서 했지?"
" ..그야 여기서"
" 내가 만든 음식을 처음 먹은 장소가 어디지?"
" ..........여기 오피스텔."
" 내게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외친 장소가 어디였지?"
" .........................여...기.오피스텔........"
주인이의 마지막 말이 끝나자, 한경이가 주인이의 입술에서 쪽- 하는 소리가 날정도로
입술을 살짝 맞닿았다. 주인이에게 있어서, 사랑고백을 처음받은곳은 이곳이였고,
부모님 말고 누군가가 따스하게 눈앞에서 음식을 만들어 준 장소는 이곳이였다.
부모님 말고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해서, 사랑한다고 소리친 그곳이 이곳. 오피스텔이였다.
또 눈물이 나올것만 같았지만, 애써 눈을 크게 뜨면서 흐르지 않게 할려고 애썼다.
" 그래, 이곳이야.. 내게 있어서도, 아침마다, 누군가가 키스해준장소도 이곳이고
누군가를 강제적으로 사랑을 빼앗은것도 이곳이고- 내 안식처가 이곳이야."
" ..............씨...씨발..."
결국은 눈물을 흘려버리고야 말았고, 그런 눈물을 한경이가 핥아주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때문에 운다는것은 어쩌면 기쁠지는 몰라도, 어쩌면 가장 슬픈일.
이별에 약한 주인이를 달래줄순 없어도, 이렇게나마 이곳을 인식하고 싶었던 한경이가
주인이의 우는 모습을 다시 바라보았다.
" 내게 문제하나만, 내봐, 공주인. 너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존재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 ..........너에게 있어서...가장 소중한..존재의...이름이...뭐야.? .."
" .....공주인...."
" .........이..이이....익..흑, 가, 가장..소중한..존재...."
" 그럼 공주인. 너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존재의 이름이 뭐지?"
" .............흑..흐윽..흑..읍............."
가장 당당하고 자신있는 웃음을 선사한 한경이가 울고있는 주인이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마치 울고있는 자신이 억울하다는듯, 한경이의 손을 꽈악, 움켜잡았지만.
오히려 즐겁다는듯, 한경이가 주인이의 귓가를 혀로 핥았다.
이어서, 작은 신음이 터져나오다가 주인이가 한마디를 던졌다.
" ....강한경...."
한경이가 다시 한번 주인이의 귓가에 다가가, 잘했어- 라고 말해주면서- 한경이의 어깨부분의
옷자락을 입으로 꽈악 깨물며 울음을 삼키던 주인이를 꽈악 안아주었다.
사랑한다고- 좋아한다고 평생을 말해도 모자랄것같은, 자신의 단 한 명의 반려자.
한없이 울어 눈물이 바다를 만들어서 가지 않게만 할수있다면 그것도 더한들 못하랴.
그렇게 자존심강한, 공주인을 몇달을 걸쳐 꺽게 만들어놓고, 서럽게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 없어지지마, 사라지지마, 잊지마. 그리고, 기다려줘."
" ..바람피지마,..일말고 다른거 하지마.. 나말고 아무도 사랑하지마. 그리고, 돌아와줘"
남자치고는 그리 넓지않은 그리고 너무 좁지않은 마지막으로 적당히 근육이 잡혀있던
주인이의 어깨가 쉴세없이 떨려왔다. 눈을 뜨면, 아무것도 없어지겠지.
강한경의 흔적을 이 오피스텔에서 찾아볼수 없겠지. 그런거겠지.
거기까지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르는게 있었다.
대체, 언제부터 이런 상황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을까.
똑같은 남자끼리 부뚱껴 안고, 키스하는 이 상황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게되었을까.
그렇다고 해서 공주인이 여자마냥 여리하고, 허리굴곡이 들어간것도 아니였다.
그저 단지 보통 남자들보다는 어깨가 쫙 벌어지지 않아 한경이 품에 딱 들어맞는다는것,
허리가 잘록한것 뿐이였다. 적당히 붙은 근육말고는 살도 그리 많지 않았고-
그냥단지 얼굴이 남자치고는 섹시한것 뿐이였다.
" 공주인 "
" .........왜."
같은 남자여도, 아래가 있고 위가 있었다. 언제나 아래는 공주인이고 위는 강한경이다.
인식해라, 이것이 강한경이 처음만났을때부터 내던진 오라였다.
강한 공주인이 한없이 이사람앞에서는 약해졌고, 이사람에게서 한사람에게 머무르는것을
배웠고, 높디 높은 자존심 한순간에 무너지게 만들었다.
강한경, 그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 기억해, 이렇게 너의 위에 올라와서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단 한명뿐이야."
" .......그래, 강한경 단 한명뿐이야."
강한경 단 한명뿐이야.
강한경 말고 그 누구도 몸위로 타고오를수 없어. 강한경 말고 그 누구에게도 거친 신음을
뱉어줄수 없어, 강한경 말고 그 누구에게도 이런 약한 모습 보여주지 않을꺼야.
난 강하니까, 공주인은 강하니까- 강한경보다는 못하더라도, 어느 누구보다도 강하니까.
그리고 단 한사람만을 사랑하니까.
이별을 무서워하는 사람이니까...
" 이 오피스텔은, 내가 돌아올때까지- 공주인이 지키고 있어."
" ...뭐?"
"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을테니. 그때까지, 남긴 것들을 보면서 나만 생각해야해, 나만 봐야해."
모두 가져가, 남은 추억을 쓸어버릴까 두려운 공주인에게 강한경이 말했다.
공주인이 다시 눈물을 떨구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이렇게 많이 울어보긴 또 처음이였다.
눈이 팅팅 부은것도 까맣게 잊은체 그렇게 울었다.
눈물을 너무 많이 떨구워서, 탈진해버릴것같은 그런 상황에서 끝까지 한경이의 손을 놓지 않았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강한경을 기다리면서, 마치 강한경이 금방돌아올것같이 준비된 이집을
앞으로 공주인이 혼자 살아가야 한다. 그 끔찍한 상황이 왜이리도, 고마운지 모르겠다.
" 기억해야해."
" ..............강한경."
" 널, 사랑하는 한사람의 이름이 강한경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