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4화 (94/103)

강수 강공에게 걸려 넘어지다 - 94 - 

" 그래서 앞으로는 학교 안나올거라고-? 어떻게 그래-!!!!!!!!!!" 

- 태풍이 10일뒤에 온다길래 축제취소될것을 일주일앞으로 앞당겼다면서- 

쭉 축제연습만 할것 아냐, 열심히 하고- 늦춰진 중간고사도 미리미리 준비하고. 

" 그런게 어디있냐고오!!!!! 너...너...!!!!!!!!!!!" 

- 늦게학교끝나면, 내가 데릴러 갈테니까- ....최비서가 부른다, 그만 들어가- 

" 야..야-!!! 가, 강한경!!!!!!!!!!!!!!!!!!!!!!!!!!!!!!!!!!" 

- 뚜뚜- 뚜- 뚜--- 

...........................................개...새리... 

축제에 빠져서 학교를 안나오겠다고-?!!! 그게 말이돼?!!!!!!!!!!!!!!!!!!!!!!!!!!!!!! 

축제담당에, 연극담당이신 분이 고문선생님이시라, 꼼짝못하고 닥치는데로 

오늘부터 이 저녁에 학교에 남게되었다. 

씨바- 이따위 대본으로 뭘 하라는 거야-!!! 뭘~!!!! 

" 공주인-!!! 니 차례잖아-!!!!!!!!!!!" 

" ..........(으득) 갑니다. 가요- 가-!!!!!!!!!" 

내가 무대위로 뛰어갔을때 고문선생님은, 또 꼴에 담당이라고 대본을 동그랗게 말아 

내쪽을 가리켰다. 아아, 진실로진실로 내가 나무를 해야한다는 말인가 

그렇게 눈을 치켜세운체 짜증을 내가, 하나둘 내옆을 피해갔다. 

토끼역활을 맡게된 남자애가 좀 천천히 달려오자, 거북이 역활을 맞은 어떤놈이 

슬로우 모션처럼 달려왔다. 아아- 복창터져, 속시원하게 달릴순 없는것이냐-! 

" 공주인-!!! 거기서 움직여!!!" 

" ....................................썅.." 

- 흔들~흔들~ 

"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우우우~...........개쉑 (작게;)" 

" 캇-!!!!! 야!!! 제대로 못해?!!!! 손을 가지처럼 뻗어서 바람에 흔들리듯 흔들란말이다-!!!" 

그럼 니가해봐-!!!라고 소리치고 싶었으나, 애써 참아갔던 나는. 

그렇게 거친 숨소리를 들이쉬는 수밖에 없었다. 저 쇠파이프로 몇대 맞은다면 그대로 

나가 떨어질것이 뻔할 뻔자였다. 이학교에 들어와 고1때, 일진선배들을 쓸었을때도 

저 선생님이 무서워서 숨어다녔겄만, 고2 때까지 이러다니- 아무래도 내 봄날은 

저 선생님이 물먹듯이 마셔버린것만 같았다. 

" 선생님!!!!!!!!!!!!!!!!" 

" 뭐-!!!! 공주인!!!! 빨리 대사 안외워? 니 대가린 금붕어 대가리냐-?!!!!! 

두줄밖에 없는것을 왜 못외워!!! 안해?!!! 이것이 맞을려고!!!!!" 

" ...........하, 한다니까요!!!!!!!!!!!!!! 해요, 해............흑흑." 

결국 금붕어 소리라는 말까지 들어가면서 고문에게 끝내 당하고야 말았다. 

아아, 팔을 계속 들고있어서 사정없이 아파죽을것만 같았다. 이 고통, ........ 

끝까지 완벽하다는 소리도 못들은체 우우우~만 외쳐버린 내 목이 피곤하다고 

소리를 지를 무렵, 저쪽에서 뛰어오던 현승이가 그 덩치게 울면서 내 등위로 

업히다 싶히 목을 껴안았다. 

- 와락 

" ...........................잘했냐, 치어리더-" 

" ...나 오늘, 털 다 깎였어.............................." 

" 힘내라." 

" 나무도 힘내라." 

우리의 인생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구나. 그렇게 늦은밤, 

한경이를 부르지 않고 기다리고 있던 현승이의 차에 올라타 서로 인생에 

대해 토론해 가면서 집으로 향하였다. .....현승이의 털깎인 다리를 보자니, 

내 눈에서 눈물이 날것만 같았고, 녀석의 헬쓱해진 모습에 내 가슴이 아픈것 같았다. 

물론, 어디까지나 동지애에서. 

" 나 오늘부터 현제 피해야 겠어-....씨바알, 털들 다 길때까지." 

" 성공을 빈다. 최현승." 

빡빡 밀어버린 털들이 다 길때까지 현제를 만나지 않겠다고 하는, 불쌍한 현승이 

왠지 무언가에 궁금해진 나는, 현승이에게 물었다. 

설마, 그것은 아니겠지? 

" 설마, 거기에 난, 털도 깎았냐? ....................그래서.." 

" 미, 미쳤냐?!!!!!! 종아리랑 팔-!! 겻털만 깍았어!!!!!!!!!!!!!!!!!!!!!!!!" 

왜 고함을 지르고 난리야. 

췟- 이라면서 땅에 침을 뱉고 차에서 내린 나는, 멍하니 서서 4층에 불이 켜진것을 

확인했다. 혹시 오늘도 나를 깔지 모른다는 생각에 눈앞이 아찔한 그 상태에서 

현승이가 안들어 가냐고 창문을 내린체 물어보았다. 

설마, 이렇게 허리가 아픈데 안하겠지 생각한다만은, 그래도 사람은 혹시란것에 

대비를 해야하니까 뭐, ... 

" 콘돔있냐-?" 

" ..............있다마다- (획-!) " 

날라오는 콘돔을 받아들었던 나는, 발길을 돌렸다. 

꽃무늬가 휘양찬란하게 그려져있던 투명비닐안에 공손히 앉혀져있는 콘돔, 

아아-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싶다만- 저녀석이 사랑의 표현이니 어쩌니 

할때 내밀어야 겠다 싶어서, 가슴부근 주머니에 넣은체 계단을 올라섰다. 

역시나 윽- 할정도의 작은 통증으로 얼굴이 새빨개진체 도달할수밖에 없었다. 

- 띵동- 띵동, 

" 공주인 왔어-? " 

곧이어 한경이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열렸다. 

요리솜씨는 수준급이였던 한경이가 차려준 밥상앞에 옷도 벗지 않고 앉았던 나는, 

앞치마를 두르지 않고- 어깨가 쫙 벌어진체 날 품에 꼬옥 넣어버릴 그 덩치 강한경이 

건내는 돈까스를 받들면서 나이프를 들었다. 

이미 한경이는 업무를 다 끝내었는지 공부하는 시간보다, 서류정리하는 시간이 많은 

책상엔 노트북이 덮어져 있었다. 

" 축제때 뭐해? 작년에는 드럼췄다면서-" 

" ....................어? ...하, 하하하하하- ..........난 아무것도 안해." 

" .....................우리반 연극이라고 들었다" 

" 아아; 다, 단역출현..." 

아, 이새끼 왜이렇게 파고드는거야-!!!! 목이라도 졸라버리고 싶은 심정이였다. 

칼질은 또 왜이렇게 안되는건지. 짜증이 이빠이 올라올때쯤, 

녀석이 더욱더 궁금하다는듯 얼굴을 내밀었다. 

아아- 씨발츄레이션~ 

" 단역 출현 뭔데-" 

" .......이, 일주일 뒤에 봐야지, 제; 제맛이지~ 벌써 가르쳐 주면....시, 시시해!!" 

" ...........................그런가." 

얼렁뚱땅 넘어가긴 했지만, 아- 이거, 일주일 뒤에 본다면 얼마나 웃어댈것인가. 

그래도...옆반 피터팬 보다 낳다. 악어가 될일은 없으니. 

왜, 우리학교는 낭만적인 뭐, 예를들어, 숲속의 잠자는 공주님같은 동화는 하지 않는건가-!!! 

...남자들만 우글대는 학교에 있을라고 생각하면서 스위트 콘을 한술 떠 입에 넣었다. 

옥수수가 입안에서 터지는 맛인 그야말로, 깔끔. 

우그적, 우그적 먹는순간 강한경이 말했다. 

" 섹시해라." 

" ......................( 쨍그랑 <- 나이프 떨어지는 소리) " 

밥, 밥먹는데 체하게 무슨소리. 나이프를 두고 포크로 잘라둔 돈까스 조각을 집은뒤 

입에 넣으면서 우물우물, 그리고 섹시하게 보이지 않도록 최대한, 지저분하게 

입가에 묻히면서 먹는데, 녀석의 눈이 더더욱 요염해보이기 시작했다. 

........갓뎀 이라고 하고싶은 심정이였다. 

좋아- 대화를 하자, 대화를. 

" 나, 난-!!!! 춤도 춰보고 싶다- 하하하, 저녁에 미술선생님 있잖냐-!!! 유머감각 높으시고~ 

그선생님이 무슨 사회를 보는데- 거기에 댄스 공연대회가 있다고 하더라~ 하하하하하-" 

" 그래? " 

" 응-!! 큭큭, 작년에도 비슷한게 있었는데- 그때는 스트립쇼에 성인식 한번 춰줬더니- 

5만원짜리 도서상품권 받았던 기억이 난다- 하하하하하, 또하면 좋겠.........................." 

" 거기 가슴에 끼워진 콘돔으로 오늘 침대위에서 춤실력좀 발휘해보실까? " 

........... 

...................................녀석의 손이 가슴께로 넘어와, 그 꽃무늬가 휘양찬란했던 콘돔을 

꺼내어, 내키지 않지만 가져온 성의를 봐서- 라며 마지막 돈까스 조각을 집어먹은 나를 끌고 

침대를 향하기 시작했다. 무, 무슨 춤실력을-!!!!! 

무슨~ 무슨!!!!!!!!!!!!!이라고 말하기도 전에 한경이가 침대위로 푹신한 소리를 내며 앉았다. 

.....어, 어라, 원래는 내가 눞혀져야 했던것이 아닌가- 

늘 같은 레파토리가 오늘은 다르게 흘러가길래 멀뚱허니, 서서 녀석을 바라보았다. 

" 뭐해- " 

" ....에...엥? " 

" 스트립쇼 시작해- 어서. 공주인- 나를 유혹해봐." 

" ...........................꾸, 꾸에에에에엑-!!!!! " 

갑자기 녀석이 침대옆에 붙어있던 작은 스테레오를 열더니 흠, 이상하다...라고 말하며 

음반이 꽂아진 곳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서랍장위가 공간이 많아 놓여진 스테레오가 갑자기 원망스러워질쯤, 

녀석이 찾던것이 나와 그 씨디가 스테레오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도데체 뭘 하려는 것일까 

이어서, 장식이 되어있던 모조 장미를 내게 획! 던져주었을 그때였다. 

- 하아,...하아...하아..하아.....학...하아....................딴, 따다다다, 딴- 딴!, 따라라, 딴딴딴딴 딴-! 

" .....................가, 강한경....................." 

" 노래도 있다- 어서 유혹해 봐- 공주인." 

" ........................시, 싫......." 

" 흐음, 공주인- 내가 오늘 회사에서 안좋은 일이 있어서 말이지..." 

- 그대여~ 뭘 망설이나요- 그대 원하고 있죠~ 눈앞에 있는 날~♬ 

" ...씨. 씨파라라라아아아알-~!!!!!!!!!!!!!!!!!!!!!!!!!!!! ....아...알아요오...그대 뭘원하는지이..." 

" 쿡쿡- " 

어쩔수 없이 교복 윗통 단추를 끌러 벗어던진체 천천히 한손으로 목에서부터 가슴을 지나 

허리를 그어 골반께를 쓸어내리면서 몸을 흐느적흐느적, 골반을 움직이며 몸을 내리자. 

이제는 허리띠를 푸르기 시작했다. 

한번 춤이 시작되면 끝을 보기전까지 춰버리는 공주인인지라, 무슨짓을 하는지도 

판단하기가 힘들정도였다. 이미 눈을 아래로 가녀리게 내리 깐체, 왼손으로 배에서 가슴까지 

쓸어올렸다. 

" 뭘 기다리는지~ 그대여 이리와요오~" 

노래에 맞춰서, 춤을 추는것은 공주인의 평소습관- 그 말한마디에 가만히 앉아있던 

한경이의 아랫부근이 뻐근해 지는것을 공주인이 보자마자, 잠시 몸을 움찔거렸다. 

주인이가 춤을출때, 목에 단 목걸이가 흔들거리면서 그의 아름다움을 더해갔다. 

그리 격렬한 춤은 아니였으나- 상대방이 상대방인지라, 땀이 흘러나오는 주인이였다. 

" 나도, 언제까지 그대가... 생각하는 소녀가~ 아니예요, 이제나. 여자로 태어났죠..." 

" 쿡쿡, 푸, 푸하하하하핫-!!!" 

" 우, 웃지........" 

" 자자, 이제 그만하고 허리돌리기는 침대위에서 할까? " 

- 회엑-!!!! 

" 뭐, 뭐하는-!!!!!!!!" 

" 나머지 춤은 침대위에서." 

.......................................공주인 그렇게 옆구리가 두손에 잡혀 들려친체 

침대위로 털썩 해버렸고, 뻐근해진 아래를 더이상 주체할수 없었던 한경이가 

허리띠가 빠져있는 바지의 자크를 내리며 공주인을 천천히 애무하기 시작했다. 

공주인의 온몸은 이미 열기로 가득한 상태, 신음이 절로 터져나왔고- 

언제나 처럼, 두 다리를 꼬옥 오무리면서 강한경을 애태웠다. 

" 귀여운것." 

" .................................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날이 저문다. - 작가왈 

=============================================================

- 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 달칵. 

그다지 이른 아침은 아니였다. 9시까지 출퇴근한 한경이를 모시고 있던 

최은효 비서앞으로 전화벨이 울렸다. 이사님에게 용건이 있는것일까. 

아니였다. 전화기 액정에는 미국번호가 찍혀있었다. 신성무 사장께서 전화하신걸꺼다.아마도 

최비서는 하던 업무를 멈춘체 전화수화기를 들었다. 

역시나 신성무 사장, 미국의 큰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기력이 조금이나마 

회복하신것인지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답답할 정도의 띠엄띠엄 말하는 말 한마디. 

그 한마디를 들었던 최비서의 두 눈동자가 점점 커지면서 입을 벌릴수밖에 없었다. 

" ..........................꼭, 그래야만 하는 겁니까." 

잠시후, 다시 답답한 말 한마디가 떨어졌고, 최비서는 눈동자를 좌우로, 이리저리 굴리며 

조급해 하다가, 고인침을 꿀꺽 하고 삼켰다.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빠를줄은 몰랐다. 

자신이 할수있는 일은 두가지가 정해지고야 말았다. 

정말 꼭 이래야만 하는것일까. 여기까지 생각할무렵, 신성무 사장이 다시 힘겹게 입을 떼며 

천천히 말을 내뱉자. 통화가 끊어졌다. 

- 털썩, .................. 

최비서가, 의자에 모든것을 체념한듯 앉자, 입술이 덜덜 떨려왔다. 

꼭 이래야만 하는것일까. 꼭 이렇게 해야하는것일까. 한없이 생각해 보아도. 지금 상황에선 

자신이 할수있는 일은 그것뿐이였다. 앞으로의 일은, 자신의 가슴에도 달려있었고 

두사람의 가슴에도 달려있었다. 결국은, 최비서 자신이 불행의 사자가 되어야만 했다. 

신성무 사장- 집도 없고, 남이먹다 버린 음식을 주워먹을만큼 가난한 자신을 구해준 

그 사람을 대신해 불행의 사자가 되어야만 하는것이다. 그리고.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 

첫번째 불행을 전하러 이사실 문을 열었다. 

................................... 

...........................................그래도 이사실 문을 열기위해 잡은 

손잡이의 손이 덜덜덜 떨리는 것을 주체할수가 없었다. 

- 끼이익. 

책상위에 앉아서, 진지함을 멋내주는 안경을 쓴체로, 가만히 서류를 들고있었다. 

저런 분에게 아픈 상처를 주어야 하니, 최비서의 마음이 찢어질듯 아파왔다. 

분명, 그 말을 들었을때 저분은 엄청난 상처를 가슴에 안아야만 할것이다. 

그래도, 그것이 자신의 할일이라 싶어서, 떼어지지도 않은 입술을 벌벌 떨며 입을 열었다. 

덩달아, 두손이 불끈 주먹을 쥐었다. 

" .............................이사님." 

" ............................................................" 

" .............................이사님, 할말이...있습니다." 

이어서, 최비서의 눈동자가 한경이와 마주보자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있던 한경이가 

안경을 얼굴에서 빼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강한경 그가 울고 있었다. 

책상위를 보니, 비서실과 연결된 수화기가 끊어지지 않은체 놓여있었다. 

최비서가 할말을 가로채면서, 한경이가 슬픔이 목에 잠긴듯한 목소리로..그렇게 

입을 열었다. 

" ..........................이렇게............. 빠른줄은 몰랐다." 

" 저, 저는.. 저는..." 

" ...............어떻게 그런말을 말해-!!!! 어떻게, 어떻게 그애에게 그런말을 해-!!!!!!!!" 

" .....................................이사님." 

- 쾅!!!!!!!!!!!!!!!! 

책상을 주먹으로 찍고 일어난 한경이가 눈물을 삼키면서, 담배를 한대 꺼내어 입에 물었다. 

끝없이 흘리는 눈물이 담배를 적실것만 같았다. 고통이다. 이런것은 고통이야. 

다음주 토요일이라니. 그러면 마지막 행복도 누리지 못하고 가는것이였다. 

그리고 잔인한 말을 건내야만 하는 입을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이였다. 이 고통은, 한경이의 

고통이였다 

" 분명히 .............. 2년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 .........................사장님의 수술은 성공적이였으나........재발하셔서 

............짧으면 지금 당장, 길면 한두달이라고 하셨습니다.그래서 갑자기.." 

이제막, 따사로운 햇빛이 이사실에 비추어 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따사로운 햇빛마저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이사실 근처에 다가가길 두려워 하고 있었다. 행복의 만찬을 들 이 

행복한 시간에- 갑자기 다가온 어둠은 그들을 울렸다. 

강한경은 두려워 하고 있었다. 이렇게 밖에 할수없는 자신을, 그리고.. 해야하는 말 한마디를. 

그리고, 최은효는 그런 강한경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언제나 강한 모습만 보여주었던 그 강한경이. 자신앞에서 처절하리만큼 울고있었다. 

" 기다려 달라는 말을..........어떻게 꺼내란 말이야...어떻게." 

흔히 볼수없었던 한경이의 눈물이 다시한번 떨어지면서, 얼음장마냥 생긴 투명한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신성무 사장의 위독함. 후계자의 대선언. 이제 곧 고3이 되어버리고 마는 공주인의 

각박한 현실. 그것이 강한경의 가슴을 가장 아프도록 찔러댔다. 

아프도록, 지독한 현실 그것이 문제였다. 

" 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합니까. " 

아픈 상처를 껴안고 강한경이 최비서를 바라보았다. 늘 포커페이스였던 그의 얼굴에 

인상이 드리워 지면서, 맑고, 맑은 그 두눈에 맺혀있던 눈물이 곧이어 볼을 따라 

한방울 뚝- 하며 흘러내렸다. 

최비서가 울었다. 그리고 그는 강한경에게 어찌해야되냐고 물었다. 

" ............................화이트 레이디 유혹에 빠진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숨죽일 만큼의 고독이 방안 전체를 깔아뭉개었고, 최비서는 소매로 쓰윽 얼굴을 

닦은 뒤에서야, 여권을 끊어놓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이사실을 나갔다. 

이사실의 꽃병이 깨어지고, 유리로 만들어진 책상이 쩌억- 금이나가도. 

목이 찢어질듯한 고함이 들려와도, 최비서는 그대로 주저앉아 울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이미 화이트 레이디 유혹에 듬뿍 빠져버린 자신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