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 강공에게 걸려 넘어지다 - 90 -
" 오늘은 안됩니다만. "
최비서가 홀로 이사실에 앉아서 스크린을 통해 준비된 홀로그램 영상들을 확인중이였다.
역시 인재들만 등용해 만든 제작이라 보통 직원들이 해온것들과는 천지차이였다.
실력파인것을 깨달았던 최비서가 갑자기 걸려오는 전화에 얼굴을 찡그리며 받아보니
자신의 쾌감이자, 일의 업무를 방해한것은 일도 없는지 날마다 만나자고 말하는
한석주의 발랄한 목소리였다. 아마도 전화통화하는중에 틀림없이 실실 웃으리라-
" 사장이란 사람은 할일도 없는가 보군요- 지금 당신은 제 업무를 방해했습니다."
전화통화를 하면서 영상을 틀어 본다는것은, 저 실력파 인재들에게는 실례가 되는 일이라
생각했던 최비서가 결국은 하는수 없이 전화수화기를 든체, 홀로그램 영상을 준비한 인재들의
프로필을 훑어보았다. 그는, 하루종일 해야하는 일들이 넘쳐났고,
그러던 중에 혼자서 하기 벅찬 일들이 남아있는 경우 한석주가 전화하면 그에겐 행운이였다.
늘같이 집에 찾아와 업무를 다 손쉽게 끝내주기 때문이였다.
그러나- 이렇게 여유롭게 푹- 빠져서 일을하고있는 도중 전화하면 짜증이 난다는 것이다.
" 저녁은 회식할껍니다."
그대로 뚝- 하고 수화기를 내려버렸다. 날마다 걸려오는 전화를 받질 않으면
억지로라도 찾아오고야 마는 한석주 덕에 어쩔수 없이 받아야 한다. 뭐, 앞으로는
강한경이 보충수업을 재치고 회사에 나와, 그동안 처리한 일들과 앞으로 남아있는 일들을
하나하나 정리해줘서 이젠 조금 시간이 남아돌겠지만-
그렇다고 한석주란 사람에게 다 투자해줄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 똑똑,
" 최비서- 내가 들어온지도 모르는군."
" 아- 회사에 다시 나오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이사님."
시간은 저녁 7시 30분, 그시간에 와서 오늘 하루종일 돌아갔던 업무들을
저녁늦게까지 최비서가 정리해준 서류를 검토하면서 봐야했던 한경이가 책상위에
두었던 자신의 안경을 꺼내어 쓰면서 최비서를 바라보았다.
잘되가는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바라보자, 최비서는 말을 더듬으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는 한경이에게 말했다.
" 날마다,- 만나니까 오늘하루는; 좀 집에서 쉬고 싶어서 말아지요...;"
" 아- 날마나 만나-? 좋네- 청춘이야, 최비서도 좀 즐기면서 살라구"
청춘, 아아- 청춘이라면 그거야 말로 강한경이사에게 잘 어울리는 말이였지만
얼떨결에 강한경보다 더 어리디 어린 소년으로서 청춘이라는 말이 붙여져버린
최비서였다-. 가만 보면, 순순히 공주인이 한경이를 보내주었을것같은가-?
천만의 말씀이다- 저 귓볼에 난 이빨자국위로 선명한 빨간색 멍이 들어있는 것을 보면
어지간히 떨치고 오기조차 힘들었을것이란것을 짐작하게 해주었다.
" 한석주씨가 많이 힘들어하고 있어-"
" 힘들어 하긴요, 개풀.....................이런말 안쓸려고 했는데- 하, 나참"
" 쿡- 최비서가 그런말을 쓰다니 신기한걸-? , 그녀석 아주 고생이야- 27의 청춘에
플라토닉 러브 주의자를 기르려니 힘들기도 할텐데-?"
" 말 하셨군요."
" 큭큭- 그래, 미안하게 되었어 최비서-"
이사님이 말했다-
자신이 플라토닉 러브 주의자 라는것을 아는 사람은 강한경이사 단 한사람뿐이였다.
어쩐지- 저번달 하고도 몇주 전부터 다시는 몸으로 이어지는 관계를 요구하지 않았던
한석주였으므로, 이사님이 말했었을 가능성은 100% 였다.
그 덕분에 이제는 그리 미워하지는 않으니까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기분이 더럽다 해야할지 확실히 길이 안섰다. 업무방해만 안하면, 그저 그럴텐데.
" 그만 가봐-, 오늘은 나혼자 남아서 처리할테니까"
" 그래도 되겠습니까-? "
" 그래, 그동안 고생많았고 - 푹쉬도록해, ....아- 그리고 개승백 녀석한테 전화도 해봐-
지금상황에 대해서"
" 알겠습니다."
개승백이 누구인가-, 바로 승백이 형이라고 주인이에게 불리던 그 멋있고 깔스러운
남자가 아니던가-, 이제는 조직 형님이라 불리던 강한경이 미국에서 처음 한국에 와-
회사일을 시작하지 않았을땐 꾸려 나가기가 쉬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제 아마도
곧 후계자가 세계적으로 밝혀질테고, 그러므로 그 조직을 이끌어 나가기가 쉬운일이 아니다-
그래서 믿고 맡겼다. 원래 바로 아래에 있었던것은 최현승.
그도 아마 경영학과쪽으로 나가서 사회에 진출할것이란건 뻔한뻔자.
결국 개승백이라고 별명을 붙인체 맡겨버렸다.
지금 아무도 강한경이 점점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몰라, 다른쪽에서 아무런 기세가
보이지 않지만, 조금이나마, 세력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지라,
철저히 신경쓰고 있었던 강한경이였다.
" 수고하세요-"
" 아아- 최비서 한석주가 전해달라고 하더군- 화이트 레이디- 무슨말이가-?"
" ........................아무것도 아닙니다."
- 달칵.
「 화이트 레이디- 해맑고 투명한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는 유혹에 빠집니다. 최은효씨」
....................몇일전 Bar 에 초대해서 한석주가 말한 한마디.
화이트 레이디의 유혹이 퐁당 빠져버리다. 그것이 한석주가 노리는 컨셉이였다
" ..........능글맞기는."
그렇게 말하고는 엘레베이터를 탄체 B2 를 눌러 지하주차장을 가 차를 몰았다.
막 퇴근할 시간이라 벌써 많은 차들이 입구에 줄을 세웠지만 느긋히 클래식을 틀던 최은효가
운전하면서, 작게 읆었다. ' 화이트 레이디 유혹이 빠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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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띵동.
" 누구세요-!!!!!!!!!!!!!!!!!!!!!!!!!!!"
" 니 형님이다-!!!!!!!!!!!!!!!!!!!!!!!!!!!!!!"
집에 도착한, 주인이가 짜증난다는듯 문을 벌컥-! 하고 열었다
열자마자 보이는 낯선 얼굴,
오늘 아침에도 보았던 그녀석의 얼굴이였다. 이름은 최현승이요-
요새 현제를 만나지 못한다고 투덜거리던 녀석이 나를 미행하면서 집까지
따라와 이근처에서 술을 샀던지 무거운 비닐 봉지를 내게 내밀었다.
" 결론은-?"
" 술로 밤을 지새자- 나의 불알친구여"
오냐-!!! 오늘 이밤 아주 후끈- 달아오르는구마-
그렇게 삘을 받아야 한다면서 신문지를 깔고, 사온 오징어를 가스렌지에 지글지글
구원뒤 쫙쫙 찢었던 우리는, 땅콩도 접시에 부어서 까먹기 시작했다.
아하- 이게 왠일이냐- 알콜섭취를 못했던 공주인이 유일하게 술을 마실수 있는 친구는
늘 둘만 만나서 폐쇠된 공간을 찾았던 최현승 뿐이였다.
오랜만이 알콜섭취라니- 오늘은 에헤라~ 디야를 많이 외칠 뿐이였다.
" 크하하하하하학-!!!! 맛 죽인다아~"
" 사악하신 남편은 오늘 회사가사 죽치고 안올거라 하디-?"
" 그 썅새끼, 나 기절시켜놓고 훅- 간다길래 일어나서 귀때기좀 확- 물어주었지-! 큭큭-"
- 띵동.
멈칫.
술판을 벌린체 안주를 입에 물고 술을 들어올리던 주인이의 온몸을 굳혔다.
호랑이도 제말한다더니, 설마- 그새끼가 온것은 아닐까-.
갑자기 무언가 무서워지는 느낌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이 씹쌔 최현승은
침대이불을 내려 그 속으로 후다닥- 숨어버렸다.
그러나- 일어나서 인터폰 화면으로 보니- 한경이는 아니였다.
" 야야- 한경이 아니다-"
" 그래-? 그럼 누구야-!!! "
...............그순간, 문을 똑똑 거리면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 접니다- 공주인씨, 최비서- 실례인건 아온데- 술이나 한잔 할까해서.."
" 아니.. 날 찾는 사람들이 왜이렇게 많은거야...; "
bottom 들 끼리의 모임이 술판으로 인해
벌어질 무렵의 상황을 생방송할 준비중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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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공주인의 침이 바닥으로 뚜욱- 하고 떨어졌다.
입에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으면서도 술에취해 정신이 없는 상태다.
지금 공주인의 입안으로 들어간 술잔은 맥주로 인해 겨우 딱 2잔,
한모금 마셨을때는 입술이 마비되었다고 그가 말했다.
두모금 마셨을때는, 사람들이 저절로 포샵처리가 되었노라고 말했다.
세모금 마셨을때는, 절로 술이 들어가더라고 그가 말했다.
" ......현제가, 바람을 피나아......."
" 설마아~ 그럴리가 있겠냐아?~ 말도안되는 소이를으움-!!!"
".............화이트레이디.......(중얼) ........ 푸흐흐흐흣- 화이트레이디......(중얼)"
정확한 생중계를 말하자면, 현재 최현승은 소주4병에 맥주 1병이 입에 들어가
그 산만한 덩치로 눈물을 똑똑 흘려대며 뭐가 그리 서러운지 호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비서는 중얼중얼 연신 화이트 레이디인지, 화이트 레이저인지. 이상한말만
중얼중얼 거리다가, 결국 끝에는 혼자 웃고- 그러다 다시 중얼거렸다.
정말이지 가운데 앉아서 미국사람마냥 혀가 확 돌아간 공주인이
그 상황을 달래주는걸로 대처하는 중이였다.
" 화이등, 레이이가 뭐데에에-?...흑..흐흑"
" 쿡쿡쿡 ...........해맑고 깨끗한 사랑의유혹이 빠지다..(중얼)"
" 현승아아앗-!! 봐방-!!!!~ 최비서 웃어어~이쁘다아- 이쁘다아-"
참으로 정신상태가 안좋아보였다.
맨처음에 바로 떨어져버린 공주인을 보고, 짜증이 난 현승이와 최비서가
술대결을 하다가 결국 서로 떨어져 버린것-
연신 현승이는 눈물을 떨어트리느라 바빠죽겠고-
그런 눈물을 닦으랴- 중얼거리는 말을 다 들어주느라
술에 취해있으면서도 바쁜건 오히려 정신없는 공주인이라-
" 흑흑....주인아, 비서야~ 너는 뒤치기냐, 앞치기냐.....흑흑"
" 아, 앞치기잉~"
" .큭큭-.........혹시 내가 잠시 조명과 분위기에..(중얼) .푸훗.....저는 앞치기가 다였습니다....(중얼)"
" 아악-!!! 흑흑흑,- 흐윽- 나만 맨날 뒤치기잖아아~ 흑흑"
" ..........우리 한겨엉인으은- 태쿠니익- 짜아아아앙!!!"
" 푸하하하하하핫-!!!!!! ................한석주.....엄청난 태크니커어....(중얼).."
술판이 난리가 아니다. 늘 현제가 뒤치기만 한다는 사실이 서러웠던지 한마디 터트리자
이제 내용이 침대위에서의 일들로 넘어가버린 bottom 들.
그런 그들은 결국 태크닉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그 내용이 Top 들의 불만으로 이어가버린것
최은효, 그가 술판에선 확실히 변한 모습을 생방송으로 선사했다.
그는, 이미 덥다고 윗통을 풀어헤친건 옛날이었고- 웃는모습이 귀엽다고
공주인이 그의 넥타이를 머리에 묶어준것은 금방전이였다.
" 강한경이 태크닉이 짱이라그응-!!!!"
" .........푸, 푸흐흐흐흣-!!-!!! ..........태크닉은...한석주예요오..(중얼중얼).."
" 흑,흐흑- 흐으으윽. 좋겠다아........흑.."
" 근데...그새끼이.......콘돔안써"
" ......................................콘돔쓰는데에...(중얼)"
" ..................................흑흑, 나도 쓰는데에.."
" 히이잉-!!!!!!!!"
이제는 주인이가 서럽다는듯, 술잔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술도 겨우 2잔으로 뻗은 주인이가 컵을 들어 남은 맥주 한병을 들이부었고
원샷- 원샷- 하고 외치는 두명의 어린양들을 바라보면서 입가에 덴후
꿀꺽-꿀꺽 삼켜버리고 말았다. 이젠 남은 술도 양도 없는 상황.
공주인 남은 술들을 다 들이키고야 말겠다는 각오를 하고 숟가락을 든체 자리에 앉았다.
" 대체.........화이트 레이디...유혹이......뭐예요....(중얼) ...뭐예요.(중얼)."
" 나능~ 한경이가앙-~ 나없이는 못살겠데에에에~~~히힛-"
" ...................흐으흐흐흑- 대체 왜 바람을 피는거야아아아아아~!!!!"
공주인의 자랑에 부럽다는 듯이 쳐다보는 두사람, 이에 이어 공주인 결국- 콧대가 서기
시작했고 들고 앉았던 숟가락을 소주병가운데로 넣은체 찰랑찰랑 거리며
병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
오냐, 오늘 삘도 받았다, 노래한곡 청하자- 하는 생각에 인순이의 - 밤이면 밤마다를
자선선곡하면서 엉덩이를 흔들었다. 공주인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깊게 생각조차
하질 않았고- 이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 나이쓰-!!! 외로운 밤이면 밤마다~ 니모습 떠올리기 싫어~ "
" 싫어싫어-!!!!!!!" < 동시에 외치는;
" 희미한 전등 불밑에서~내 모습 초라한거 같아 싫어............"
" .......흐흐흐흑....초라한것같아아...흑흑"
" .................큭큭..........초라........(중얼)"
" 정답게 지저귀는 저 새들~ 내맘알까 몰라~~~~~"
" 몰라아아-!!!!!!!!!!!!!!!!! " < 합창.
......................................아아, 공주님의 자연스런 마무리.
서로의 마음이 하나가 된듯 이제는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서로 소리지르며
서러웠던 나날의 기억들을 떨쳐내었다. 그동안 우리들이 얼마나 서러웠던가.
솔직히 말해서 익숙해지면 괜찮다고들 알고있는 관계도 할때마다 수치스럽고
무서운건 나날인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 아니던가-!!!!
조금만 뭣하면 화내고, 화내면 알아서 조용히 바닥을 기어야 하고..
그동안, 그동안 얼마나 힘드록 괴롭고 안간힘으로 살아온 나날들이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 순간, 갑자기 최비서가 웃다가 말고 조용히 물었다.
" ........한석주는......크던데....(중얼)"
" ....................혀, 현제도 크던데.."
" 하, 한경이도오...."
.................................................................결국 셋의 공통점이 하나 생겼다
그 하나만으로 울음을 터트릴려고 했던 이 셋이 ( 은효는 끝까지 웃었다)
웃음을 터트리면서 최은효의 첫공연에 맞춰 다리가 아파 자리에 앉았다.
이어서 터트리는 찰랑찰랑 숫가락과 병이 부딧히는 소리-
그리고 넥타이가 묶인 머리를 흔들며 최은효 그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 사랑은 아무나 하나~ 눈이라도 마주쳐야지-!!!!!!!!!!!!!!!!!"
" 옳소-!!!!!!!!!!!!! " < 이번에도 합창.
" 만~ 남의 기쁨도 이별의 아픔....................."
- 쾅!!!!!!!!!!!!!!!!!!
그러다, 갑자기 닫힌 현관문...그리고 신발장 앞에 서있는...세명의 남자.
넥타이를 두른 머리를 흔들며 열창하던 최은효는 그대로 한쪽 다리를 들어올린체
마이크역활을 한 소주병을 들고 굳어버렸고, 누워서 꼬물꼬물한 오징어를 씹던 주인이도
땅콩을 입에 넣으면서 울듯웃을듯, 가만히 있던 현승이가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 고, 공주인-!!!!!!!!!!!!!!!"
첫말을 건낸것은, 강한경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