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8화 (88/103)

강수 강공에게 걸려 넘어지다 - 88 - 

강한경이 말하길, 최은효는 꽃집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결국은 프라지아를 

사고야 만다고 대답했다. 그는 꽃중에서도 프라지아 향을 가장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그랬기 때문에, 이런 더운 찜통날씨 꽤 멀어보이는 저 꽃집까지 재빨리 뛰어갔다. 

아마도 곧 최은효가 나올시간이므로 그렇게 뛰어가 아름답게 피어난 프리지아꽃다발을 

들고서 잽싸게 날려뛰어왔다. 

그러나, 그 자리에는 역시나 최은효가 나와 있었다. 

" 여기 아래에 있으니 내려오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 아, 죄송합니다. 저 꽃집을 지나가려고 했는데 꽃이 너무 예뻐서 사고야 말았군요." 

그말에 프리지아 꽃다발을 한번 바라본 최은효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면서 

가죠- 라고 말했다. 그 상황에서 갑자가 은효의 품으로 꽃다발을 내밀은 한석주 

워낙 좋아하던 꽃이라 은효의 손이 절로 꽃다발을 받아들것만 같았지만. 

왠지 줏대가 없어보여 그렇지는 않았고 그냥 멀뚱히 한석주를 바라보았다. 

" 왜 절줍니까-?" 

" 왠지 은효씨 몸에서 프리지아 향이 나서그럽니다-" 

.....처절한 몸부림이였다. 

그것은 한석주가 플라토닉 사랑으로 진전해 나갈려던 처절한 몸부림. 

그러나 의외로 그말을 끝내자마자 최은효가 고마워요- 라고 말한뒤 

그 아름다운 꽃다발을 받아들였다. 

차라리 저 꽃다발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마치 곰인형을 안듯이 

꽈악- 뭉개버렸지만, 뭉개져도 어찌하랴, 뭉개진 꽃도 향을 피우는데. 

" 꽃을 좋아해서 받는것도 주는것도 좋아해요, 아무튼 정말 고맙네요." 

" 그럼 저도 꽃을 주셔야 합니다." 

" ..........." 

이말은 여전히 씹어버렸다. 그리고 꽃다발을 받아든체 고개를 한석주에게 

돌려 기분이 좋은건지 미소를 지었다. 여자는 꽃에 약하다고들 하지 않았나. 

최은효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도 단정지어도 될만큼 웃음은 근사했다. 

지갑속에 들어가있던 그 사진보다도 더더욱 아름다워보이고 예뻤다. 

그런 그 미소를 왜 보여주지 않고 감추고 사는건지, 원망이 될정도로.... 

" 저,차 안가져 왔습니다" 

" 제차로- 가죠, 지하주차장에 있습니다. ................악-!" 

" ............!!!!!!!!!!!!!" 

.......... 

.....................허리가 또 울린가 보다. 

갑자기 허리를 잡고 악- 이라는 짧은 탄성을 지어낸 그가, 으으...거리면서 

한석주의 팔뚝을 잡고 다시 중심을 잡았다. 

그리고 들어올린 그 얼굴은 아까의 그 미소는 찾아볼수 없는 얼음마냥 차가워졌고, 

한석주는- 다시 한숨을 쉬면서 손을 내밀었다. 

알아들었다는듯 차키를 주면서 1366 이라는 번호판과 지하 3층이라고을 말해주었고, 

그대로 근처에 앉혀놓은 한석주가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 저벅저벅, 

" 이거원...먼저 좋아한사람이 늘 손해라더니, " 

한석주도 투덜거릴줄 아는 사람이였다............ 

그런 그가 전에도 보았던 그 차를 찾아내어 번호를 확인한뒤, 차에 시동을 걸어 

유유히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제대로 찾아서 다행이였다. 

지하주차장이 꽤나 넓어 찾기란 힘들었을지도 모를만큼 1,2,3 으로 나누어져 

있었으므로 안심을 한체 그렇게 앉아있는 최은효에게로 다가갔다. 

워낙, 매너맨이고 잰틀맨인지라, 차에서 나온 그가 최은효를 부축해주면서 

차옆으로 다가섰고 차문을 열어, 마치 고결한 몸을 대하듯 운전석 옆자리로 

모셔주었다. 혹시나 귀에 거슬릴까봐, 조심스레 차문을 닫는것도 잊지 않고.... 

" 저녁밥은 뭘로 드실래요 " 

" 아무거나 괜찮습니다." 

" 아무거나라는 음식은 없습니다,- 흠, 호박죽 어떤가요? 오늘 땡기는데" 

" ..............................." 

희미하게나마 얼굴에 색이 돌고, 미소를 짓는것이 느껴졌다. 

핫- 호박죽의 위력이 이렇게나 많이 크다니- 그런 그 상황에서 조심스레 안고있던 

프리지아 꽃다발을 뒷좌석에 조심스럽게 올려놓는 최은효가 보였다. 

귀엽다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자존심을 울릴까봐 말한번 못한체 

그냥 미소만 살며시 띄웠다. 

" 한석주씨," 

" 예-? 왜그러십니까-?" 

" 저 호박죽 많이 좋아합니다... 이왕이면 잘하는데로 가주세요." 

.............푸훗-!!!!!!!!!!!! 

결국엔 웃음이 터져나오고야 말았다. 언제나 생글생글 웃던 한석주였지만, 

그런 한석주가 참지못하고 터져나오는 웃음은 그의 눈꼬리를 반달모양만치 더욱더 

휘어지게 해주었고 그 눈동자 사이사이 눈물도 맺혀있을만큼 웃은것 같았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최은효의 입은 웃고 있어도 눈은 한석주를 쏘아보았다. 

호박죽을 먹는건 좋은데- 그말에 웃을건 또 뭐람. 

" 걱정마십쇼- 좋은곳을 골랐으니까요- 덤으로 오이무침을 잘한다고 하네요" 

" ...............한석주씨, 당신 좋으신 분이군요." 

다시한번 저 얼굴에 미소가 돋는다. 

허리아픔을 그 미소를 잃게 하고싶지 않았던 한석주가. 아주 조심스레 초보운행을 

시작하였다. 최은효가 웃으면 절로 모르게 자신도 웃음이 나온다. 

이건 확연히 공주인과 있을때하고는 달랐다. 늘, 붙어서 아양을 떨었던 남자들과도 

무관하리만큼 달랐다. 

" 사랑합니다. 최은효씨" 

" 예에- 사랑하십쇼." 

다시한번 얼굴이 굳어졌다. 아아- 괜한실수를 한듯싶었다. 

한석주는, 아직도 최은효에게 다가갈려면, 한참은 먼듯 싶다.... 

아직도 한석주는 따먹은 열매안에서 씨앗을 꺼내어 기를려면 한참은 멀은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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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띵동, 띵동- 

그로부터 어언- 7주가 흘러갔다. 

여전히 한석주는 플라토닉사랑 진행중, 최은효는 한석주가 매일 붙어다녀 요새 이만저만 

스트레스가 쌓인듯 그들의 일방적인 사랑이 진행가고 있었오 오늘은 한경이의 허리가 완치된날 

마땅히 허리가 굳기만 하면 되지만 워낙 나와 뒤치고 저리치고 하던 한경이라 

주의치가 허리를 잡아주는 고정기를 해주고 갔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자면, 

그 고정기를 빼는날-!!! 

4주 전에는 표피수술의 붕대를 풀어서 전보다 더욱 매끄러워진 피부가 유난히 

내 사랑을 받았었다. 주의치가 고정기를 빼려고 한경이의 집에 도착했다. 

"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 

" 이제 평소대로 행동해도 되나-?" 

얼씨구나- 그런말을 하면서 서있던 나와 두눈이 마주쳤다. 

7주동안 얼마나 고생했던가-!!!!! 

저런 개새끼의 비위를 살살 맞춰주면서 개학한 학교가 끝나면 이리가랴 

저리가랴- 핸드폰 맡겨놓고 사정없이 전화해대는 통에 수업도 제대로 못들었던 기억들 

조금만 뭐하면, 남의 발목을 잡으면서 올라오라고 소리지르고..수건에 물묻혀 더운 여름에 

하루에 꼬박꼬박 그 온몸을 닦아주기도 힘들어 죽는줄 알았었다. 

목마르다고 말하면 물떠다 바치고, 모기에 물린다고 모기장을 사오라 하질 않나... 

그동안의 모든 일들이 마치 시나리오 흘러가듯 지나가니 눈물이 다 떨어질것만 같았다. 

먹고싶다는 음식 몰라도 다해주고, 청소도 나혼자 다 해가고, 떡하니 양반하나 눞혀놓고 

살림을 하다보니 손에 물집도 생기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서러움이 몰려왔다 

그야말로 저자식이 허리 고정기를 푸는 오늘은, 내 자유이기도 했다. 

" 뭐... 허리가 삐끗 할정도의 무리한 일만 아니라면요" 

" 후-, 알겠어. 그만 가보고-" 

" 약간에 진통제를 두고갈께요." 

" 그리고 공주인은 이리로 안기고-" 

뭘또 안겨, 씨바- 

뻘쭘해 하던 주의치가 풀어해친 고정기를 들고 뒤로 슬금슬금, 현관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고 요새 이녀석 옆에서 혀를 꼬느라 혀가 능글맞은건지 

그런 주의치에게 안녕히 가세요~ 라고 말하면서 현관문을 닫았다. 

그덕에 계속 이리로 안겨-!! 라고 소리지르는 한경이를 뒤로한체,.... 

흠흠, 저녀석 돌보기가 어찌나 힘들었던지. 

" 후- 뻐근하군." 

" 운동이나해- 2달동안 누워있었으니 조금만 무리해도 쓰러질꺼다-" 

" 그전에- 자, 공주인 얼른 이품에 안겨야지?" 

" 미, 미, 미, 미친자식......................" 

내가 미친자식이라 소리지르며 뒷걸음질 치자, 녀석이 이제는 움직일수 있다며 

자랑이라도 하는듯 침대에서 일어나 내게 걸어왔다. 

아아- 씨발, 저자식 누워있는동안 온갓 애교 부린거 생각하면 끔찍한데.. 

이번에도 그러라고 한다면 혀깨물고 죽는게 낳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뒷걸음을 제대로 치기도 전에 녀석이 다가와 내 허리를 뚝- 하고 잡았다. 

" .....하, ; 한경아아................" 

" 그동안 혼자 움직여서 많이 힘들었지-?" 

" 강~ 한~ 겨엉~!!!!!!!!!!!!!!!!!!!!!!!!!!!!!!!!!!!!!!!!!!!!!! " 

" 그래그래, 나 여깄어-" 

결국 녀석의 뜻데로 침대위에 올라가고야 말았다. 

2달동안 녀석때문에 매일같이 위로 앉혀져서 혼자 움직이기란 얼마나 쓰라렸던가 

이번엔 푹신한 침대위로 눞혀지자 나도 모르게 쓰윽- 하고 웃고야 말았다. 

그래.. 강한경 이놈이 놓칠리가 없는 놈이지. 씨바랄. 

" 그동안 내품이 그리웠지-?" 

" .........아아....그, 그립기는 개풀이." 

녀석이 입술을 쇄골위로 올려, 정말 딱 2주만인 키스마크를 세기자, 

조금 낯설어진 행동에 몸을 살짝 틀었다. 

저놈의 눈동자는, 아아- 잊고 살아왔던 수컷의 발정난 눈동자. 

아무래도 오늘밤은 잠자기는 다 틀린것 같았다. 

" 내가 어제저녁에 말했잖냐-, 내일을 기대하라고." 

" ....짜증나...짜증나............흐읏-,읍-!" 

아무래도 오늘도 울고불고 난려야만히 좀 떨어질듯 싶다. 

이대로는 정말 한두판으로 끝날일이 아닌듯, 인상을 써냈던 나를보며 

한경이가 아무런 애무없이 손가락을 푹- 하고 넣어버렸고, 이내 침대를 

잡던 내 손가락들이 한경이의 어깨를 잡았다. 

개, 개새...........개새리-!!!!!!!!!!!!! 

" 나는 급하다고- 공주인." 

" .....................잉.....흐, 흐흑..흑- 흐읏-" 

" 봐줄 생각없다, 공주인, 괜힌 수작 부리지 말어-" 

............... 

...................... 

.........................................나는 힘이 없다. 

2달동안 누워있던 자식의 힘이 아직까지 남아있었던 것인지. 

결국은 두손가락을 받아들였던 난 눈물을 찔끔 흘리던것을 더욱 흘려내며 

눈을 마주쳐 한마디를 꺼내었다. 

" 사, 살살....." 

" 오케이- 살살, 쿡쿡-........근데 미안해서 어떡하냐, 이날을 기다린걸" 

그래, 이 튼튼하신 숫총각께서 먹이감을 내어주야만 하는것이다- 

이것이 순리의 법칙이지- 라고 겨우 마음을 먹고 그대로 힘을 푼체 안겼다. 

이제야, 좀 조용해지는군- 이라면서 귀를 깨무는 녀석을 쏘아보지도 못하고 

오랫만에 느끼는 이녀석의 손길을 두눈을 감은체 더욱더 깊이 느껴갔다. 

아니, 근데 이게 무슨일이람... 아닌밤중에 홍두깨라고. 이상한 소리가 울렸다. 

- 띠이---------- 

.......... 

................... 

뭐, 뭐시여-!!! 이 황당한 소리는-!!! 한참을, 깊고 찐한 관계로 발전되어가던 

우리둘은 기계적인 띠- 하는 소리로 인해서 동시에 그 소리가 나던쪽으로 

고개를 획- 하며 돌렸고 아무일도 없군 싶어서, 다시 행위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다시한번 띠이---------- 하고 울리길래, 그 소리에 예민해진 내가 고개를 획 돌려 

도데체 무엇인가 머리를 굴려보았다. 

" ........보일러 고장난것 같은데.........." 

" ......가, 갓뎀...." 

보일러가 고장남과 동시에, 그날 밤이세도록 그녀석 품에 갇혀있어야만 했다. 

10월이면 충분히 추운날- 그런 추운날에 보일러가 돌아가지 않았다는것은 

추위를 많이타는 내게는 괴로운 일이였다. 

혹시 이 개새끼가, 일부러 보일러를 때려 뿌신건 아닐까. 

아니다, 그럴리가 없다.. 일단 저 새끼는 허리 고정기를 이제 뺐으니까 

" 추, 추워-!!! 더 쎄게 안아-!!!! " 

" 쿡쿡, 따뜻해?" 

" .............응- 라이터보다 더 따뜻해♡" 

" 크, 쿠큭-" 

.......... 

.....................비교할것도 없어서 라이터에 비교했다고. 

구박받던 나는, 그대로 녀석과 두눈을 감았다. 뭐 그럼뭐라고 말야하는가- 

담요보다 따뜻하다고 말해야 하는가-? 아니면 불보다-? ...불에게 안겨본적이 

있어야 말이지. 아무튼 내일부터는 녀석과 등교할 생각에 미소가 절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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