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 강공에게 걸려 넘어지다 - 87 -
" 사장님- 오늘 스켸줄을 무리하게 몰아버리시니까 그러시죠-!!!"
" 아아- 괜찮습니다. 이 다크써클은 영광의 자국이니까요-"
요 몇일째 회사에서 맡은 스켸줄을 몰아서 처리하고 있었다.
사장이 뭐 그리 시간이 한가하는줄 아는가, 한가한 시간은 일주일에 두어세번,
그시간에 게이바에 가서, 많은 남자들중 이상형을 살펴보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바텐더 솜씨를 폼내었지만, 억지로 스켸줄을 미룰만큼
꼭 가야할곳이 정해져 있었다.
" 오늘 설령회 모인다고 했습니까? "
" 아- 그 무서우신 4분이요? 지금, 각 지방을 맡고 계셔서 아마도 3일후에 오신데요"
설령회와, 한석주 중심으로 돌아가는 WEAR 기획회사.
아마도 오늘 마지막 스켸줄은 회사홍보를 담당할 모델의 CF 촬영장을 들려서
여러가지 인터뷰 공세를 받고 그대로 가야할것 같았다.
그 모델이 남자였다고 했나, 여자했다고 했나. 중국에서 활동중인 홍보모델이
2년만에 오는거라 안들릴수도 없을것 같았다.
" 아무튼, 사장님 준비하게 5분후에 나오세요- 대기시켜놓고 있겠습니다."
" 그럼 부탁합니다- 아, 그리고 전에 준비한 MB chose 회사에 보낼 서류도 준비해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하고 사라진 직원을 쳐다보고나서, 그렇게 사라진뒤
사장실로 유유히 걸어들어간 한석주는 계속 들고있던 파일을 내려놓은체
조용히 지갑을 꺼내어 열어 살며시 웃고있는 사진속의 최은효를 보면서 웃었다.
은효몰래 집안을 뒤져가면서 요 근래 찍은 사진을 찾아볼려고 뒤졌는데,
방안에서 살며시 미소를 짓고있는 하이라이트 사진을 냉큼 지갑속에 넣어버린것이다.
" 시간이 꽤 걸릴것 같지만.."
좀 쉰것뿐인데 쉬는시간이 빨리지나간다는 자연의 법칙으로 5분이 지나가버렸다.
말을 끝내지 못한체 그렇게 사장실에서 나왔다. 나오자마자, 보이는 엘레베이터에
몸을 싫었고, 역시나 똑같은 레파토리처럼, 수많은 여직원들과 남직원들에게 인사를 받은뒤
커다란 차 뒤편에 몸을 실었다. 얼굴이 익숙한 비서 한명이 운전을 함으로서
잠시 두눈을 붙였다.
" 사장님, 피곤하시죠-? 도착했습니다."
" ...걱정하지말고, 내일아침 제시간에 맞춰서 집앞에 있어주세요."
" 네, 알겠습니다."
크고도 커보이는, 그리고 늘 촬영 세트장으로 유명한 그 홀에서
선녀와도같았던 아름다운 여자모델을 확인하고 인터뷰를 마친 한석주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도착한곳은, 한국오피스텔, 일명 한국아파트라 불리우는 곳이였다.
그가 강한경의 집에 들리는 이유는 공주인과 강한경을 뺀 많은 사람들에게는
일급비밀.
" 오늘은 푹 주무셔서 다크써클 없애고 오십쇼-"
" 알겠습니다- 알겠어요"
그런 한석주가 차에서 내려 4층까지 걸어올라갔다. 어제 최은효를 안고
그 계단을 내려오는 동안이 어찌나 꿈결같던지. 키가 크기만 할뿐이지.
밥은 제대로 먹는지또한 궁금했다.
계단을 한칸한칸 오르는게 아니라 힘이 닫는데로 쫙- 다리를 올려 올라와
금세 4층까지 도착해버렸다. 본의아니게, 이 오피스텔을 허물어버리고 싶은심정.
엘레베이터 정도는 달아놔야지 않겠는가.
- 띵동, 띵동.
...............
....................
..............................대답이 없는 이들이 한없이 누르는 초인종에 짜증을 내면서
공주인이 악- 악-!!! 하며 문을 따기 시작했다.
어제부터 강한경에게 물어보았던 질문공세 종이를 꺼내어 주머니에서 꺼낸
팬을 가지고 열린문을 지나친체 누워있던 강한경 옆으로 다가갔다.
" 왜또왔어-!!!!!!!!!!!!!"
" 아아, 주인군 너무 그러지마세요- 가지를 쳐줄꺼면 확실히 쳐주어야 할것아닙니까."
다시금, 서랍장옆에 붙어있던 의자를 끌어다가 한경이 앞에 앉은
한석주가 어제 끝내 못끝내었던 질문을 물어보았다.
그랬다. 한석주가 스켸줄을 미루면서까지 간곳은 한경이의 오피스텔이였고
간 이유는 최은효의 11년 도련님이신 이 사람이 자신보다 더 많이 알고있을꺼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 좋아하는 과일이 뭐라고 하셔죠-?"
" ...........남의 행복한 시간을 깨트려놓고 배짱도 좋군, 최비서는 그다지
좋아하는 과일은 없고, 호박과 오이를 좋아합니다-"
그말을 끝내자, 한석주는 뭐가 그리 급한지 볼펜으로 종이에 쓰고있었고
공주인은 그런 한석주를 보면서 양팔을 낀체 쯧-쯧- 거릴뿐이였다.
방금전까지 공주인은 강한경과 키스를 하던중이였는데,
아쉬움만 남은 입술을 핥은뒤 음료수나 따라 먹을까라는 생각에 옆으로 치워져있던
커탠을 밀어도 되지 않아 그대로 부엌을 향했다.
" 혹시 뭐,..알레르기 라던지 그런거 없습니까?"
" 공주인은 지독한 파충류 알레르기가 있지만, 최비서는 그런거 없습니다"
오호라- 끄적끄적, 아무렇지 않은듯 받아들이는 한석주와는 반대로
어떻게 알았냐라는 식으로 들고있던 음료수 캔을 내려놓은체 멍하니
강한경을 바라보는 공주인이였다.
파충류 알레르기라고 말해준적도 없는것 같은데...라고 독백을 말하면서
음료수 캔을 들었다.
" 뭐.... 이제껏 사귀었던 여자나, 이상형은 있습니까-?"
" 3년전 깨진 여자가 마지막으로 사귀었다고 알고있습니다. 이상형을 물어보셨는데...
아마 당연히 그날 최비서를 잡수셨겠지요? WEAR 기획회사의 한석주 사장-?"
비웃음이 섞힌 어조에 한석주가 놀란표정으로 끄덕끄덕 거리면서 놀라움을 감추었다.
이상형을 대답해 주는데 그날 관계를 했는지 안했는지가 궁금하단 말이냐.
뭐, 그렇지만 일단 끄덕거리면서 동조해주었더니, 더더욱 입꼬리가 올라간 강한경이
옆에서 공주인이 건내주는 맥주캔을 받아들면서 쿡쿡- 하며 웃었다.
" 그거 안되셨습니다- 한석주씨, 최비서는 플라토닉 러브 주의자거든"
.............
....................................................쿠웅.
10톤짜리 무게의 큰 돌덩이가 머리를 사정없이 강타해린것 같았다.
프, 플라토닉 러브 주의자. 어쩐지 예민하게 반응한다 싶었다.
좀 욕구불만인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플라토닉 러브 주의자라니-
설령회의 한명이 말하기를... 플라토닉 러브주의자는 좋아하는 상대가 생기면
약 2,3년간의 관계없는 사랑을 하는건 기본이라고 한적이 있었다.
" 그, 그럼 빨리 말해주셔야 하지 않았습니까-!!!!"
황당한 나머지, 음료수를 마신뒤 한경이 옆으로 올라탈렸고 했던
공주인이 휘청- 하고 넘어질만큼, 그 상황은 어이가 절로 없었다.
공주인도 플라토닉하고는 전혀 먼상대, 그런 공주인과 함께 강한경또한
플라토닉 사랑하고는 먼 거리사람이다. 그런데..최비서가.
" 아, 그러게 가지쳐 줬더니 열매를 따먹으라 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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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저는 컴퓨터를 하루종일 한다는 이유로 쫓겨나...
외딴 대학교 안으로 들어와 컴퓨터를 손대고 있습니다.
아아, 처절할정도로 무섭습니다.
집에는 어떻게 들어가야 합니까;
오만가지 반항들과 오만가지 욕설을 퍼부으고 나왔는데.
..............[[ 털썩 ]] 들어가기가 무섭습니다.
- 가지를 쳐주었더니 열매를 따먹더라 (부제; 처절한 몸부림) -
" 쯧쯧- 불쌍한 양반이로구만,"
" ..너무 그러지 마십쇼- 주인군 "
플라토닉 러브 주의자.
신선한 충격을 감싸안은체 저녁시간을 비워놓으라고 말을 해둬서
그렇게 한경이의 집에서 쫓겨날수밖에 없었다. 신혼이라고 말할정도로
작고 잦은 싸움도 있고, 사람이 집에 찾아오면 쫓아낼 생각만 해대고,
보는 앞에서 애정행각을 하는거 보니..... 사귄건 어언 3개월이 다가오는데
마치 일주일도 안된 신혼이라니, 왠지모르게 부러워진 한석주였다.
" 한석주씨-, 내 한마디 하지.최비서는 다정함에 빠지게 되어있어."
" 아, 아디오스 입니다-!!!! 강한경씨-!!!!"
- 철컥,
...............
...........................현관문이 닫혀버렸다.
닫힌 문의 작디작은 사이로 - 아, 아앙;; 왜, 왜이래에~ - 라는 공주인의 목소리도
- 입술이 너무 고혹적으로 아름다운데?- 라는 한경이의 목소리도 처절히 무시한 한석주가
호박과 오이를 좋아하면 어느 음식점으로 가야하는것인지 한참을 머리굴렸다.
늘 양식을 먹던 그가 한식쪽을 알아볼려면 시간이 걸릴것같아.
문자도 제대로 쓰지못했던 자신을 버린체 한석주를 담당하는 비서를 시켜
호박요리와, 오이요리를 잘하는 곳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 ............ 오늘은 차가 없으니 택시를 타고 가야겠네,"
차를 비서에게 보내버려, 차가없음이 이리도 비어있는 건지 몰랐다.
차라리, 성격이나 맞았던 공주인처럼, 발랄하거나.- 하는짓 하나하나가 귀엽다거나
영화를 즐겨보고, 별미음식을 즐기는 자신과 비슷하다면 이렇게 알아볼 필요는 없었을텐데...
라고 생각하다가, 그것이 거짓말임을 알았다.
설사- 취향이 비슷하더라도 알아보러 다녔을꺼라는 확신감.
그런 한석주가 빈차. 라고 불이 켜진 택시를 잡았다.
" MB chose 정문방향으로 가주세요-"
" 예, 알겠습니다-"
플라토닉 러브 주의자. 그말을 들은뒤론, 자꾸만 그말만 생각이 났다.
그런 플라토닉 러브 주의자를 거의 강제로 덮치다 싶이 첫경험을 하게 만들고
그후로는 계속 억지로 나가고 있었는데, 플라토닉 러브 주의자라니...
.......그렇지만, 한석주 그가 억지로 모든것을 한건 아니였다.
늘 살살녹일듯한 애무로 그를 달궈주고, 결국엔 스스로가 매달리게 하지 않았던가.
" ....그건, 자존심을 건들인게 되나?"
남자로서 매달린것은 자존심이 무너진다는것을 그때서야 깨달은 한석주였다.
결국 자신은, 최은효의 자존심을 무너트리고, 플라토닉 러브 주의자를 간강하다 싶이
해버렸고, 마지막으로 최은효의 의견은 모조리 무시해버린것 같았다.
남자라면 누구나 해보고싶은 주장들을, 모두 자신이 알아서 잡숴버린것.
후회가 밀려온다...후회가....
" 앞으론, 플라토닉으로 나가야겠군."
오랜만이 자신도 속궁합이 맞은 사람을 만나, 좋아하는 사람을 데리고 욕구불만을
풀었는데, 앞으로는 다른사람을 대신하거나, 오른손을 사용해야한다는 비리를
쓴눈물로 삼켜야 할것 같았다. 플라토닉 러브 주의자의 관계는 2,3년 플로토닉의 사랑이
기본이라는 말또한 머릿속에서 나가질 않는다.
앞으론 플라토닉 사랑으로 나간다 하더라도, 과연 2, 3년을 견뎌낼수는 있을까.
갑자기 주머니에서 핸드폰 진동이 느껴졋고, 폴더를 열어 귓가에 대자,
부탁했던것을 알아내었다며 비서가 허둥지둥 무언가를 찾기 시작하더니,
여깄다- 라고 말하며 호박죽을 전문으로 하는곳을 알아봐주었다.
- 끝내주게 호박죽과 오이무침을 잘한다고 합니다-!!!
" 고마워- 내일점심은 내가 내도록 하지."
- 저는, 늘 충실한 사장님의 부하지요- 암, 평생 써주세요!!!
폴더를 닫은뒤 그곳에 도착한 한석주가 최은효의 사진을 보며 다시 웃고
지갑에서 돈을 꺼내어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내밀었다.
그가 미국에 있을때의 습관이 다시 나타나, 팁- 이라고 말하면서 거스름돈을
받지않고 택시에서 내렸다. 시간은 7시
강한경에게 물어보았을때 저녁시간은 7시부터 8시라고 들었다.
비서가 말한데로라면, 여기서 그 음식점을 가는 시간은 10분,
적당할꺼라 생각하면서 강한경에게 얻은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
받질 않는다. 그러나 한석주는 끈질겼다.
결국 중간에 띡- 하는 소리와 함께 은쟁반에서 굴러떨어질것만 같은
목소리라고 과히 칭찬이 아깝지 않을만큼의 찬사를 날린 한석주가
웃으면서 말했다.
- 누구세요
" 접니다, 한석주- 정문으로 나오세요- 저녁 사주셔야 할것아닙니까.
아무래도 빚진게 있어서 거절은 하지 못한가보다.
한참을 뜸들인 그가, 옆에있던 모르는 사람에게 저녁이나 하고오지- 라고 말하면서
잘다녀오세요- 라는 말이 끝난뒤에야 최은효가 한석주에게 기달리라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남자목소리가 아무리 좋아봤자 무슨 은쟁반에서 굴러떨어질것만같은 목소리이겠는가.
이게 바로 콩깍지, 귀깍지라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