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5화 (85/103)

강수 강공에게 걸려 넘어지다 - 85 - 

" 도망가진 마시고, 만난김에 밥이나 먹으러 가죠-? " 

" ................................그러죠......" 

결국 세워둔 차에 시동을 걸었던 키를 꺼내어 안전벨트를 다시 풀수 밖에 없었다. 

어찌 거절하랴- 거절해야할 근본도 원인도 

없었다. 오로지 받아들이는 일말고는 할수가 없었다. 

잠시 주차하러 가겠다며 근처에 주차한 한석주가 나올때까지 나는 차에서 나올수 없었다. 

하아...생각해보니 몸을 제대로 추스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무슨 밥이냐, 

양해를 구해봐야겠다고 생각해, 차옆에 서있던 한석주에게 말했다. 

" 오늘은 안될것 같습니다만." 

" 자- 어서나오시죠- 제가 잘 아는 곳을 압니다-" 

" ....................저, 제가 오늘은.." 

" 안나오실껍니까-?" 

거절할수 없을것같다. 정확히 판명된 저 고집에 결국은 

부들부들 떨리는 두 다리를 제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차문을 열어 

한쪽 다리를 내밀었다. ................한발만 내밀었는데도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온다. 

그 사실을 알아챈 한석주가 다시 생글생글 웃으면서 어서 내려오라며 

손짓을 하기 시작했다. 

" ...........제 차 타고 가시겠습니까-? ........" 

" 쿡- 됬습니다. 걸어서 5분이라서요." 

5분, ....1분걷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5분이란다. 

그말에 더욱더 가기 싫어졌지만, 저 얼굴은 순순히 보내줄 얼굴이 아니다. 

날씨가 더워 차로 가자며 말해주고 싶었지만, 하늘을 보니 바람한점없는 

구름낀 날씨였다. 하늘도 나를 도와주려고 하지 않았다. 

" 자, 어서 나오세요." 

" ..........................." 

결국 다른 한쪽 나머지 다리까지 꺼내어 흡- 하고 숨을 들이쉰뒤 

몸을 일으켜 차문을 닫았다. 

다리도 사람을 알아보는것일까, 안정을 하고 돌위에 앉아 쉴때는 

그나마 편했었는데, 이젠 쉴새도 없이 후들후들 떨렸다. 

마음같아서는 두 다리를 짤라서라도 멈추게 하고싶었다. 

" 자- 걷죠- 이대로 직진입니다." 

" ............................네," 

네- 라고 대답하면서 한석주의 뒷통수를 쏘아봤다. 

잡아주면 덧나냐-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아마도 잡아준다면 자신의 

마음이 더 상처입을것 같았고, 잡아주지 않고 혼자서 뭐가 그리 좋은지 

긴 다리로 쭉쭉 가버리는 모습이 얄밉기도 했다. 

그래도 별수없이 다리를 한발짝 떼어 몸을 싫었다. 

- 타앗-!!! 

.............이런걸, 제발에 걸려 넘어졌다고 하는것일까. 

아무래도 몸이 경직된체 긴장한것 같았다. 어제일을 떠올린 몸은 

내 생각데로 움직여주지 않았고 결국엔 생글생글 웃으면서 다가오는 

한석주를 노려보는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 

- 회엑-!!! 

" 뭐, 뭐하는-!!!" 

" 걷지도 못할거 아닙니까- 얼른 먹으러나 가죠-" 

" 내, 내려놓으십시요-!!! 한석주씨-!!!내려주세요-!! 내려...내려..내려줘-!!!!!!!!!!!!!" 

쌀포대기를 힘자랑하듯 올린것처럼 그렇게 몸은 한석주의 어깨위에서 

놀아나게 되어버렸다. 힘이 남아도는것일까, 자신도 제법 키가 큰편에 

살이 아예 없는것도 아닐것인데. 

본의아니게 잘안쓰는 젠장...이라는 말을 속삭여가면서 그렇게 유유히 직진을 하게되었다. 

밥을 먹고 오면 다시 거기까지 가야하는거잖아-!!라고 소리질러볼려고 했지만, 그냥...택시나 

잡아야겠군- 이라 생각했다. 

" 아직 멀었습니까-" 

" .......예예 , 다 왔습니다." 

" 요즘은 아파트 건물 주위에도 식당이 있나보죠." 

하... 이제는 말도 안하시겠다- 

햇빛이 비추지 않는다 해도, 여름이라 그런지 몸에 땀이 차오르는것같았다. 

눈감고 잠시후에 뜨면 식당이겠지 뭐- 라고 생각하면서 

두눈을 감았는데, 그 잠시후에는 엘레베이터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음성이 

귓가에 들려맺혔다. 

- 문이 열렸습니다. 

...................................................... 

안에 건물만 보아도, 부유층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아파트임을 

알수있을만큼 화려하고 웅장한, 그리고 색타른 아파트였다. 

그리고 뭐라 말할틈도 없이 엘레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식당에 간다해놓고, 무슨 엘레베이터를-!!!!!! 입을 열쯤 갑자기 어제 

처음느꼈던 생소한 쾌감이 느낀 그곳을 기다란 무언가가 더듬는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 으, 흐읏-!!!" 

" 아직도 많이 아픈가 보네요." 

그 그다란 정체모를 무언가는, 한석주의 손가락인듯 했다. 

당황해 하면서 큰소리로 외쳤다. 

" 여긴 어딥니까-!!! 식당에 가기로 했잖아요" 

" ...식당에 간단말은 안했습니다- 제가 잘 아는곳이라고 말했죠." 

- 띵- 7층문이 열립니다. 

안내자의 목소리에 맞춰 열린 엘레베이터 문 앞으로, 전에 미국에서 

건립된 MB chose 인재등용기획사의 시설을 사진으로만 보아왔는데. 

그 사진이랑 똑같이 생긴 문이 유리로 만들어져 있었다. 

세, 세상에.. 어깨에 축 처져 있던 내가, 몸을 들어올려 그 어깨위로 손을 얹혀 

고개를 돌려 본 그 앞은 아름다웠다. 

" 회사엔 들렸으니 집에온겁니다- 저 요리솜씨도 죽이구요." 

" ...........하- , 집으로 데리고 오신거였군요." 

숫자로 만들어진 판을, 여러번 특정한 숫자를 클릭하고 나니, 

자동문이 열리는 것처럼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안에는, 보통 아파트와는 

조금다른듯한 현관문, 그 문은 지문으로 검사를 받고 안으로 들어갈수 있었다. 

하아, 어쩌다가 여기까지 와버린거지. 

내려달라고 말을 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몸은 푹신한 쇼파위로 올라가 있었다. 

" ......걸을수는 있나요-? " 

" ....(끄덕끄덕) 걸을수 있어요, 단 몇분못간다는거지" 

이런- 어쩌나 , 라는 식으로 측은하게 바라본 이사람이 잠시 어딘가로 

사라지더니 손에 무언가를 들고나와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대체 뭘 가지고 나왔길래 나를 보며 웃는것일까- 

이사람 미소가 참 잰틀맨답다 생각했는데- 왜이렇게 사악하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그순간 내 눈앞에 잘 쓰지 않고 집에서 굴러다니던 그것이 보였다. 

" 마데카솔입니다- 아픈곳은 치료해야죠-" 

" ............................................" 

아무래도 마데카솔은 여기저기서 사랑을 받나 보다. 

회사안에 정말 선녀만큼 아리따운 아가씨가 있었는데, 그 아가씨가 

다친 입술 옆부분에 바를땐 그 마데카솔이라도 되고싶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마데카솔은 몇천번을 다시태어나더라도 되지 말아야 할것같다. 

남자후장안을 푹푹 들어갔다 나가는것을, 

뭐하러 되어서 남의 안까지 구경을 하겠나- 갑자기 열이 뻗쳐 저리 치우라고 소리지른뒤 

그대로 악-! 하고 소리지르면서 누웠다. 

" .......약바르면, 피도안나고 좋을텐데, 왜그러실까나 모르겠네요." 

" 밥 안주실껍니까-?" 

내 말에 그제서야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거린 한석주가 부엌으로 걸어나가, 

김치냉장고처럼 생긴것 안에서 기다랗고 얇디얇은 집게를 잡아 양손에 한마리씩 

들어올려 나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치아가 하얗고 고루다는것을 그때서야 알았다. 

그리고 그 양손에 잡힌것은,...... 킹크랩이였다. 

" 제가 요리 잘한다고 했잖아요- 금방 해드릴테니- 기다리세요." 

" ...................먹을수 있는 음식으로 부탁합니다." 

하하하- 알겠습니다- 라면서 부엌에서 울리는 소리가 왜이렇게 둔탁한지 모르겠다. 

탁-탁- 퍽- 탁- 신경에 거슬려 눈좀 붙일려고 했더니 그러지도 못하겟다. 

그렇다고 저쪽까지 걸어간다는건....꽤나, 짜증이 났지만 무슨일인지 궁금했던 탓에 

아픈몸을 그대로 이끌고 부엌까지 걸어나갔다. 

제대로 삶기만 하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했는데 .......부엌은 난장판이였다. 

" ...키, 킹크랩이; 하하하- " 

" ............이리줘보십쇼," 

결국은 하는수 없이 한석주라는 이 남자에게 허리를 받들어달라고 

부탁하고, 바들바들 서 있는 상태에서 커다란, 통에 물을 받아 

그안으로 깨끗히 씼은 킹크랩 2마리를 담궛다. 아무래도 삶을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 라고 생각하며 뚜껑을 닫았다. 

" 이제- 전 눈좀 붙일................하으으응-ㅅ!" 

" ......목덜미가 너무 섹시하네요. 최은효씨." 

제대로 힘을 주지도 못하는 허리를, 두손을 감싸쥔 탓에 

바닥에 닫지앟는 다리를 동동거리며 벗어달려고 애를 써봐도. 

이 남자의 힘은 대체 어디까지인건지 갑자기 들쳐매면서 

여러가지 색깔이 판이 모자이크 된것처럼 맞춰진 문을 열어 폭신한 침대위로 

나를 눞혔다. 

- 풀썩, 

" 하, 한석주씨- 나는 지금-!!!!!!!!!!!" 

" ...........먼저 유혹했잖습니까-" 

갓...뎀.... 

처음써보는 말임에도 불구한체, 

갓뎀이라는 말이 왜이렇게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지 알길이 없었다. 

그저 또한번 겪는 이상한 느낌에 아픈허리를 들썩일 뿐. 

아아, 나는 정말 한석주 당신이 싫군요. 

언제쯤 알아서 질린체 버려주실까. 

그대로 두눈을 감자, 작게나마 더 느낌이 생생해 지자,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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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를 쳐주었더니 열매를 따먹더라 (부제; 데오그라시아스)- 

" 대리님, 이번화제로 인해서 데미지가 생긴듯 한데 어떻게 매꾸어야 할까요" 

" ..... 서직원은 지금당장 그 사고현장으로 나가서 그 상황을 보고하세요" 

" 아, 알겠습니다-. 연락드리면 바로 내려오셔야 합니다." 

" 알겠습니다. 한직원께선 요즘 회사안에 불미스러운 일들이 많이 있다고 하셨죠?" 

" 인재가 부족하다고 해야할까요-, 아이디어와 참신한 생각들이 부족합니다. 

그뿐만아니라, 4계열 아래쪽 부서들이 남녀차별이 심하다는 항의도 들어오고 있구요. 

마지막으로 회사 주변에 여자들만 노리는 범죄가 일어난다고 들어서 다들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 ......흠, 인재는 본사에 연락해서 특출난 사람을 다섯명정도 보내달라고 연락드려보죠. 

각 부서 대리들을 불러다가, 남녀차별에 대해서 ………" 

.............. 

................................................ 

회사안, 강한경 이사가 없는 자리는 커다란 손실이였고, 

이미 회사는, 입만 간신히 열수있는 신성무 사장의 비서가 그의 두손 두팔이 되어 

운행하였다. 그리고 이사의 자리는 부족하지만, 경험이 특출난 최은효가 대리라 

불리면서 3계열의 부서들의 직원들만 모아 회의를 하던 중이였다. 

역시 강한경 이사의 자리는 약간의 타격이 주곤했다. 

이것으로 보아, 설명하지 않아도, 신경쓰지 않은척 했던 강한경이. 

회사에 오면 무엇부터 챙겼는지 그리고 무엇부터 시작해 그동안 불만이 나오지 

않게되었는가를 실감할수 있는 계기였다. 

아무래도 작성해야될 논문들과, 나머지 서류들을 한경이 대신에 검토하다보면은, 

오늘도 밤을 모두 세어야될 지경, 그러나 그는 최고의 분을 모신만큼 최선이였다. 

" 자, 그러면 오늘 회의는 이만 마치겠습니다." 

최비서의 말에 모두가 일어나 각자 자기가 준비해온 파일들을 옆구리에 끼면서 

그 안을 나가게 되었지만, 최비서는 아직까지 움직이지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이사님께는 미안하지만 어제 낮에 그 집에 들리는 게 아니였다. 

늦더라도 저녁에 건내주어야 할것을 낮에갔다주는 바람에....본의아니게 한석주를 만나 

점심 얻어먹을려고 집에 끌려가 두손놓고 당해야만 했다는 그 일들이 

앉아있는것 하나만으로도 땀을 흘리게 하는 고통을 만들어내었다. 

" ...........후..........." 

아침에 나올때부터 준비한 체크무늬 손수건이 땀에 촉촉히 젖어 이제는 마치 

물에 넣은듯 짜면 물이라도 나올것 같았다. 약 2시간 몇분에 걸친 회의 만으로도 

온몸은 피로해서 미칠지경, ...... 단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그 관계를 연속으로 

2일, 그것도 무리를 해서 인지, 이제는 빈혈까지 생길려고 했다. 

" 오늘은 밤을 세야되는데...." 

최은효의 그 말과 함께 벽을 딧고 일어섰고 젖은 손수건으로 머리를 닦아내면서 

힘주어 다리를 한발짝 한발짝 떼었다. 

거참, 다행이라 생각했다. 자신의 작업실 기획실3번방이 문을열고 나가면 바로앞에 있어서 

엇그제 그날의 기억이 생생히 남은곳이지만, 그 기억을 잊어버릴만큼 

자신이 책을 읽고 또, 설계도를 그리면서 하루를 마치는곳이라 신경쓰이지는 않았다. 

" 풋- 그사람도 웃긴사람이야." 

갑자기 괜시리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마도, 어제 싫다고 소리만 꽥꽥 질러대자 입술로 막아버린 그 남자가 

긴장되고 찢어져 건드리기만 해도 움찔거리는 아랫부분을 약 15분동안 손가락을 

집어넣어 마치 어린아기를 대하듯 등꼴을 쓸어내리며 넓혔던 그게 웃겨버린거다. 

기절한 순간 깨어났을땐, 달콤한 소스에 찍은 킹크랩의 보드러운 살결이 입가에 닿았고 

그 음식을 잡아올리는 사람을 보았을땐 당황한 한석주가 보였던 것도 이유였다. 

「 갑자기...기절해서 놀랬잖습니까, 사람이 건강해야지요- 얼른 먹어요 

아까부터 일어날때까지 후후- 불어서 식어버렸겠네.. 나참, 」 

귀엽긴 한데, 이런 역겨운 짓좀 안해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다. 

아무리 회사를 위해서, 이사님을 위해서라지만 하는것도 정도가 있지, 이리도 아픈데 

더이상 뭘하라고- 라며 화내고 싶은 심정이였다. 

회사생활에 무리가 간다는 것이 머리를 물어버리고 싶은 이유. 

결국은 다시 쌓인 서류를 놓고, 컴퓨터 전원을 키면서 어두워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 뒤적뒤적. 

주머니를 찾아보자. 나오는건 마데카솔, 얼떨결에 집어넣어버린 약이였지만, 

....아픈데 좀 발라볼까, 라고 생각했다가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어버렸다. 

차라리 병원을 가고말지- 한석주로 인해 생활이 달라진 점이있다면...... 

그것은 제대로 회사생활을 못한다는 점과, 혼자있을때 100분의 1이 그사람 생각이라는것, 

마지막으로 젠장이라던지, 갓뎀이라든지, 짜증난다는 말이라던지. 

정말 태어나서 한두번 써본 말들을 모조리 뱉어낸다는 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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