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 강공에게 걸려 넘어지다 - 74 -
" 야- 잘지냈냐-?"
" ..................뭔일이냐, 씨바- "
내 말에 당황해 하던 현승이 녀석이 현관문앞에 턱- 하니 기대어
미안하다고 두손을 모아 싹싹- 빌었다.
그때는 어쩔수 없었노라고- 뭐가 어쩔수 없었는데 개새끼-!!
집에 도착하자마자, 샤워하고 발뻗어 자고있는데.
갑자기 벨소리가 들려나가보니, 이녀석이 떡하니 버티고 있질 않겠나.
문을 열려다가, 닫을려는 내 속셈을 알았던 이녀석이 다리 하나를 꺼내어
현관문 사이에 끼어버렸다.
" 나도 마지막에 현제녀석이 와서 구해주었단 말이다- 미안하다고 빌잖아."
" 니 힘은 다 어디다 쳐먹었는데-!!!"
" 니힘은 다 어디다 숨켜놨는데-"
" ...............아, 씨발-!!!! 쌤쌤이다. 들어와라, 개자식."
결국은 현승이의 말빨에 못이긴 난 문을 열어주었고.
현승이는 피식- 하며 웃더니 들어오자마자, 내 어깨를 잡아 물었다.
헐뜯는게 아니라, 질문을 던졌다.
" 너..... 그 바텐더랑 어디까지 갔어-"
" 뭐-? 바텐더-? ...........아아- 한석주? "
" 크, 크아아아아악-!!!!! 야, 벌써 이름까지 아는 사이야-? 어쨌어!!!
그자식이 너 먹고 갔다 던졌어-? 너보고 믿으라고 하면서 눕혔어-?!!! 카악-!!!"
뭘먹고 저래.
미친놈이 아니냐는듯,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자. 그녀석이 왜그러냐는듯,
내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 이 미친놈아- 한석주는 그런놈 아니야- "
" 그런놈이 아니며언~~!!!!!!!!! 어떻게 끊났냐고 그날-!!!"
계속해서 끈질기게 물어보길래. 결국은
저녁먹고 우리집까지 데려다 줬어- 라는 말을 덧붙여 그녀석을 진정시켰다.
저대로 두면, 마치 벽에다가 머리박고 죽을녀석처럼 행동했다.
우리집에서 죽지마라.
너랑나랑 어떻게 된줄알고, 현제녀석이 나를 죽이려고 달려들것이 틀림없다.
" 그자식 WEAR 회사 사장이야- "
" .............. WEAR ? "
입에 물고있던 담배 한대가, 라이타를 키려는 순간 뚝- 하고 바닥에 떨어졌고,
나는 현승이의 말에 내가 입은 옷의 마크를 바라보았다.
WEAR 이라는 글자가, 현란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에에- 설마, 중고기업이 이름좀 따라한거겠지 싶어서, 다시 라이터를 켜
담배에 불을 붙였다.
" 내말이 맞다니까-!!!!!!!!! 한국의 4대 기업중 하나 !!! 사장이라고-!!!!"
" .................리, 리얼리?"
고개를 끄덕거리는 녀석이 내 주위를 돌면서 이곳저곳 유심하게 살펴보았다.
젠장, 투잡이라고 해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더니.
몇년전 10대 재벌이라고 뉴스에 나왔던 그 사람이 한석주였다니.
머리가 띵- 하고 울리다가 제법 잠잠해 졌는지, 앉아있던 나는 자세를 굳히고
일어서서 현승이에게 걸아갔다.
" 너 오기전에 한경이 병실 들렸냐-?"
" 어응, ...........야-!! 왜 말을 딴데로 돌려-!!! 너, 아직도 그사람이랑연락해-?"
" 어쩌디-, 수술은 잘 끊났냐-? 아까 나도 들렸는데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못봤네."
" 응, 잘 끝났.................주, 죽고싶냐-? 연락하냐고-!!!!"
녀석이 내 수법을 알아차렸는지, 더더욱 소리를 높혔갔고.
그리 시끄러운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녀석의 입을 막은후에서야
조심스레 말했다. 공짜를 실어하지 않는 나를 모르는군.
" 응- 연락해. 자주 밥도사주고, "
" 그저 먹을꺼하고는.......공주인 , 잘들어- 그사람 그리 좋은사람 아니다.
만약 그놈이 너를 잡아다가 무슨짓을 해도 한경이는 건들지도 못해.
아니, 어떻게 할수가 없는 사람이야- 아니지, 아니지 어떻게 할수가 없는 기업이라
한경이 쪽이 건들면 옛날 신성무 사장과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한경이가 큰 타격을 입어
좋게 말할때.. 그사람이 널 어떻게 못하도록 만나지 말아라-!!! 알았어-?"
녀석의 길고긴 말이 끝나자 마자,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지가 뭔데 만나라ㅡ, 마라야,
그사람 좋은 사람인거 내가 뻔히 다 아는데.
" 너, 설마... 아직까지 한경이랑 냉전중인건 아니지."
" 역시 말보루 레드가 좋지, 라이트로 바꿔볼까-?"
" 아직도 바람이니 뭐니 그러는거 아니지."
" 지가 소개해줘놓고는, 무슨- 이참에 게이바를 한번더 들려볼까? "
담배연기가, 방안을 채우려고 했지만, 턱도 없이 부족해
뿌옇게 흩어졌다. 현승이는, 더운건지 손바닥으로 얼굴을 부쳤다.
" 너, 설마........이용하려는건. "
" ..........으흠, 노을이 참 예뻐, 그렇지-? "
현승이가 니 마음데로 해-!!!!!!!! 라면서 집을 나가버렸다.
그래, 내 마음데로 할꺼다. 이것보다 더 심한짓 하면서 다시는 한경이 녀석이
나한테 마음데로 못굴게, 내게 심한짓 못하게 만들어버릴꺼다.
그 속이 썩어 문드러갈쯤에 그때 가서 안아줄꺼라고.
9주가 뭐 기냐-?
8 주쯤에 내가 잘못했다고 숙이고 들어가볼까 생각했다.
9 주때 가서, 미안했다고 하면, 그날은 아마 침대행일지도 몰라서였다.
그동안은 나도 못했던 일들좀 하면서, 몸좀 풀어야 하지 않겠냐.
-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
전화벨이 울렸다.
액정을 보면, 내 예감데로 강한경의 병실번호였다.
누가 받을줄 알고-? 끝까지 받지 않으면서 끊어지기만을 기다렸지만.
끊어지고, 다시 걸려오고 끊어지고 다시 걸려오고, 짜증이 날정도로
전화벨 소리가 방안을 가득메웠다.
그래, 그렇게 속이 타야돼.
그동안 내가 당한게 얼만데.
결국 하는수 없이 수화기를 들지 않고 통화버튼을 눌렀고.
누르자마자, 한경이의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대체 얼마나 가까이 수화기를
대고 있었는가를 짐작할만큼, 그 한숨소리가 내 심장을 덜컹- 거리게 만들었다.
젠장, 더 힘들게 해야하는데, 벌써 받아버리다니.
하여간, 공주인 속이 너무 여려.
- 바, 받은거지-?!!!! 공주인, 지금 집에 있지? 그렇지-!!!
나는 아무말없이 냉장고로 걸어나가, 싱크대 위로 담배를 끄고,
오렌지 쥬스를 투명컵에 따랐다.
얼음을 평소에 그리 좋아하진 않았지만, 괜히 갈증이 나서.
그 갈증을 씻어내기 위해, 얼음을 두세개 꺼내어 컵안으로 담았다.
찰랑- 거리면서 퐁퐁 빠졌다.
- ...........공주인, 내가 미안하다. 그러니까 대답좀 해.
쭈욱- 시원하게 음료수를 들이마시자.
얼음이 입안으로 들어왔다. 깨서 먹을까, 아니면 녹여서 먹을까 생각하다가.
침대위에 누워서, 한경이의 사진이 꼿혀있는 액자를 들어올렸다.
- 대답좀 해...........
한경이 옆에는 내 얼굴이 입이 쫙- 찢어진체 웃고 있었다.
이 사진은 계단에서 찍었는데,
기어코 내가 한칸 위에서 찍는다 우겨, 키가 더 크게 나와 작게 풋- 하고 웃었다.
- 주인아. 내가 잘못했으니까. 대답좀 해...
눈동자를 더 올려, 내옆에 붙어있던 한경이를 바라봤다.
이때는 한경이 머리색도 까만색에 내게 애교를 참 많이 부리던 친구였고.
지금처럼 침대에 깔아버리겠느니, 약간 새디스트같은 기질도 보이지
않았던 순수하고 맑았던 시절이였다.
- 후- 앞으로는 대타같은 어처구니 없는 생각 안할께 그러니까....
뭐가 그러니까는 그러니까야-
사람 마음에 상처 줘놓고는 이제와서 그런말이 어딨어-.
어디 제대로 가지도 못하게 한손으로 꽉 쥐어잡는 한경이가 때로는.
미워질때가 많았다.
권력자.
그러나 그 이름이 그렇게 싫어질때가 그리도 많았던 기억이 있었다.
- 그러니까 용서해줘, 내가 잘못했어. 하아, 공주인 제발-
사진속의 한경이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내가 한손을 한경이 허리에 둘렀고 한경이 이녀석은 내 한쪽팔에 손을 두른체
곧게 뻗은 이를 보이면서 그렇게 브이를 하고 있었다.
니녀석이 나를 사랑한다고 했을땐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 사랑해- 공주인, 그러니까 병원으로..........
- 뚝-
나는, 얼른 통화버튼을 눌러 통화를 끊어버렸다.
끝까지 들었더라면, 나도 수화기를 들어서 사랑해- 라고 대답할뻔 했기 때문에
얼른 통화를 끊어버렸고.
이어서 액자를 들어 입술을 한경이 쪽에 맞추었다.
- 쪽.
" ...........아직 끝나지 않았어- 강한경, 사랑한다는 말은 니앞에선 보류하지 뭐,
비록 사진을 보고말하지만 ........강한경, 뭐, 나도 너 사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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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석주- 오늘은 만나지 말자, "
- 왜, 왜그러세요,- 무슨일 있습니까? 어디 아파요?
꼬치꼬치 깨묻길래, 무언가 짜증이 몰려와,
뚝- 하고 끊어버릴려는것을 애써 참아가면서 그 말들을 들어주고 있었다.
오늘은 귀찮아서 만나지 말자는데 왜 저리도 말이 많은건지
인상을 찌푸리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WEAR 회사 사장이였으면 아마 처음부터 안만낮을텐데-"
- 아, 저, 숨길려고 했던것은
- 뚜- 뚜- 뚜-
한경이의 말도 짤라먹고 끊어버리고, 이사람의 말도 짤라먹고 끊어버렸다.
둘다 짤라먹고 끊어야지 쌤쌤이가 아니겠는가.
오늘은 그냥 가만히 침대에 누워서 이것저것 생각해 보고싶은 그런 마음에.
그냥 눈을 감아, 풀썩- 하고 누워버렸다.
가끔은 밖을 싸돌아 다니는 것보다 아무생각없이 누워있는것도 좋은일.
아침이라 그런지.
하루가 더 나른하게 느껴졌다. 잠은 푹 잤을텐데 대체 왜이러는지.
기지개를 필려고 손을 올리는 순간 벨이 울렸다.
- 띵동. 띵동.-
맨처음 이 집에 왔을때는 저 초인종 소리가 그리도 이쁘던데.
지금은 저 기계를 다 뿌셔버리고 싶은 강한 충동이 불러일으켜졌다.
" 누구야-!!!!!!!!!!!!!!! 나중에 와-!! 젠장,"
" .........흡; 저, 저기 병원에서 왔는데요........"
뭐, 병원-?
침대에서 벅- 차고 일어났던 나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던 상태라
옷을 걸어둔 방에 들어가 반팔 추리닝을 걸쳐 입고 서둘러서
인터폰을 통해 비춰지는 풍경을 확인할수 있었다.
...마치 안전요원처럼, 옷을 차려입은 한사람이 커다란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서있었다.
- 철컥,
" 병원에서 왜 저희집을.................."
" 아- 빨리 문좀 여십쇼-!!! 저희도 힘들어 죽겠습니다. 무슨 엘레베이터도 없는지. 니미랄-"
헉-!!! 나는, 바로 엇박자로 숨이 턱- 막혔고.
그 안전요원이 받치고 있는것은, 응급 환자만 나를때 사용하는 침대였다.
침대라기 보단, 사람을 안전하게 눕혀서 올리는, 푹신한 매트같은게 깔아진 것이였는데.
그 사람 뿐만 아니라. 뒤에서도 끙끙대면서 끌고 올라오고 있었다.
" 가, 강한경.........."
" 재택치료가 가능하다는 허락을 받고 데리고 온것입니다. 에휴, 말도 마십쇼
아침부터 얼른 가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바람에 ...에고고."
그랬다. 그 매트위에는, 한경이 녀석이 귀만 내놓고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 있었다.
물론... 귀는 새빨개져 있었다.
녀석이 쪽팔린줄은 스스로가 아나보지-?
그나저나, 재택치료라니-!!!!! 내 9주는-!!!!! 내 아까운 9주는-!!!!!!!!!!!!!!
" ..........예예........."
" 목욕 대신에 규칙적으로 물수건을 사용해 몸을 닦아주시구요- 화장실을 갈때 말고는
누워있게만 하셔야 합니다- 아직 뼈가 제대로 굳질 않았어요."
" ...예예.. 안녕히 계십시요.. "
링겔은 필요없는건지, 내가 아까만해도 누워있던 넓디넓은 2인용 침대를
떡- 하니 자리를 잡아 누워서, 아까보다는 좀더 평온하게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오냐 그래. 이제는 니가 찾아온다 이거지.
녀석의 입꼬리가 올라간다는것을, 내 눈으로 확인했던 나는,
그대로 내리 찍고 싶었지만 차마 찍지는 못하고 어디까지 행동하는지 보자- 생각하면서
그대로 녀석을 주시했다.
그걸 녀석이 아는지 모르는지, 속눈썹이 파르르 떨린다는 것쯤은 알수 있었다.
" 연기 그만하고 눈떠봐- 새끼야."
" ..............으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