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화 (70/103)

강수 강공에게 걸려 넘어지다 - 70 - 

아침잠이 많았던 나는,12시에 일어나고 말았고, 

지금은 현재 옷장앞에서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고 있는 중이였다. 

한경이가 입는 옷스타일은 내가 바라는 스타일이 아니여서, 녀석의 옷을 

단 한번도 뺏어입은적이 없었고, 녀석의 옷도 많고 내 옷도 많아서 

각자 옷을 걸어두는 방이 따로 있었다. 

" 아, 젠장 뭘 입어야 하는건지.." 

뭘 입을지 고민한건 처음인것 같았다. 

별수없었다. 그 사람은 어제같은 스타일로 입을것 같았고, 

그렇다면 그 스타일에 맞는 옷을 입어주어야 할것 같았다. 

젠장, 이게 무슨 쓸데없는 고민이람. 

" 어쩔수 없군, 그냥 단순하게 입어야지." 

몇일전 샀던 검정색 바탕에 브라운 체크가 들어간 빈폴 카라티를 꺼내어 입었고, 

그날 같이 샀던 면바지에 메탈 시계를 손목에 찼다. 

이런 옷에 비해 머리는, 신나게 쭉쭉 뻗어나가 산발이 되어있었고, 

결국은 옷을 훌러덩 벗고 머리를 감았던 나는, 원래가 쌩머리임을 살리는듯, 

젤로 힘한번 주지 않고, 그냥 머리를 빗어두었다. 

" 어색하네..." 

피어싱을 뺀뒤, 귀에 있던 그 귀걸이를 그대로 두었다. 

은색 반지를 네번째 손가락에 끼고, 세개의 링반지가 서로 엉켜있는것을, 

두번째 손가락에 끼웠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시계를 바라봤다. 

12:40분. 

버스를 타고 가면 1시 10분쯤에 병원에 도착할것 같았다. 50분동안 옆에 있으라니. 

젠장맞을, .... 

운동화를 신으려다가 왠지 어색해 보일것같아 구두를 싢었던 나는, 

카라티와, 바지를 산 그 곳에서 같이산 크로스백을 옆으로 매었다. 

뭐, 이정도면 괜찮겠지. 싶은 마음에 문을열고 계단을 통해 걸어나갔다.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자, 복도에 서있던 깍두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들 하나같이 얼굴이 씨뻘겋게 터져있는게 깍두기에 고춧가루가 묻은것같아 

웃음이 나올려는 것을 참고, 병문앞에 섰다. 

" 혀, 형님.... 주인님 오셨습니다." 

...............대답이 없다. 

나는, 긍정으로 받아들이고 병실문을 열었고, 열자마자, 허연것이 내게 날라왔다. 

화. 화장지.................씨바랄. 

얼굴에 정통으로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맞아 떨어졌다. 

" 왜왔어- " 

" ........................................" 

맞은게 워낙 어이가 없던 나는, 감았던 눈을 다시 떴고, 

눈에 보이는것은, 한경이 옆에 앉아 모르는 여자들이 과일을 깎아주고, 

얼굴을 쓸어내리는것이 보였다. 

니가, 사람속을 긁어먹을려고 작정했냐.? 

나는, 녀석의 말을 무시한체 노트북 키보드를, 탁- 탁- 치고있는 

최비서에게 걸어가 물었다. 

" 수술은 몇시예요." 

" 예-? 2시입니다." 

2시라, 딱 내 약속시간이군, 녀석이 수술실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나가야 할까-? 그래도 약속을 했는데, 

1분이라도 늦지 말아야 하는게 내 철칙인데. 

그렇게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뒤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 어, 어머어머-!!!" 

- 퍼억! 

................................ 

................................................ 

내 눈앞에 화장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다시한번 내 뒷통수를 정확히 가격하고 떨어진 그대이름은 화장지. 

내가 멈추어서, 뒤를 돌아보려고 할쯤에 이빨이 득득 갈린 목소리로 물었다. 

" 귀걸이 .. 어쨋어." 

" ..............아아, 버..................아니, 집에 있어." 

계획데로 버렸다고 말할려고 했던순간, 한경이의 두눈이. 

마치 곧 사냥할 맹수처럼 보여, 흠칫하면서 집에 있다는 말을 남겼다. 

어제 그 금은방에서 챙겼는데 아마도 집에 벗어놓은 바지주머니에 있겠지. 

그렇게 생각했던 나는, 다시 고개를 들어 한경이를 바라보는데 녀석이 다시 물었다. 

" 그, 귀걸이는 누가 선물해 준거지? ........." 

소유욕이야, 저거는. 확실히 소유욕이야. 

마치 내 목을 비틀어 버릴정도로 승질이 났던게 틀림없었다. 

여자들은, 뭐가 그리 불았했던건지 한경이 옆에서 떨어져 바들바들 떨고있었다. 

뭐 나야 저런 모습을 많이 보았으니까. 무덤덤하게 서있지만. 

뒤로 숨긴 손이 덜덜 떨고있음을 느꼈다. 

이 말은 꼭-!!! 꼭 해야돼, 

... 다시한번 머릿속에서 여자들과 놀아나는, 한경이를 생각하자. 

미리 생각해두었던 말을 꺼내었다. 

" 너말고도, 다른 남자 품 역시 따뜻하더라- 피식." 

웃음을 덧붙여서 말했다. 

순간 컴퓨터를 보면서 무언갈 열심히 두드리던 최비서까지 두눈이 

똥그래 지면서 나를 바라보앗고, 여자들은 어머- 어머- 어떡해-!!! 

라면서 병실을 나가기 시작했다. 

" ..................최비서, 여기있어봤자, 아무이득 없을텐데." 

" 예 , 지금 나가겠습니다. 이사님." 

한경이의 말에, 최비서 마저, 노트북을 가지고 병실을 나가버렸다. 

문이 열리면서 복도에서는 난리가 아니였다. 

깍두기들의 당황해 하는 목소리마저, 들리기 시작했다. 

" 아무도 없는것 같은데 나도 나가지." 

" ......................넌 거기 있어," 

왜 난 여기있어야 돼-!!!!!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한경이의 두눈이 다시 진지해지면서 마치, 복종하라는 명령조의 

눈빛이 내게 비추어 지고 있었다. 

공주인, 저 눈을 보면 안돼. 그랬다가는 꼼짝없이.................아! 

나도모르게, 주머니를 뒤지는데, 그날 옷을사면서 

꼼쳐두었던 말보루 라이트가 라이터와 함께 같이 나왔다. 

그래, 이거라도 피면 다시 연기를 시작하는거야. 

녀석이 뚫어져라 바라보는 가운데서 태연하게 담배를 꺼내었던 나는, 

녀석이 평소에 싫어하는 일인줄 알면서도 한대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 그리고 라이터를 켜는 순간 다시한번 목소리가 들렸다. 

" 하지 마라는 짓은 하지 말아야 맞지는 않을것 같은데." 

" ... 뭐 난, 특별히 니녀석한테 맞을짓은 하지 않은것 같은데. " 

내 시야에 저 녀석의 멀쩡한 손이 주먹을 쥐자마자, 핏줄이 

바로 불룩 튀어나오는것이 비추어졌다. 

그러나, 쫄을성 싶냐, 나도 작정하고 나온거 이왕에 뿌리를 뽑아야지. 

" .후- " 

후- 하고 숨을 내쉬자, 하얀 연기가 병실에 뿌려졌고, 

열어두었던 창문의 바람이 머리를 쓸고 지나갔다. 머리에 힘을 주지 않아서 

머릿결이 휘날렸고, 귓가에 흔들리는 기분이 좋아, 피식 웃으면서 

나를 아직도 바라보고 있던 한경이에게 말했다. 

" 넌, 너무 거칠어.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상냥하고 따뜻하던데. 

그동안 너무 넌 너 혼자만, 욕심에 차 있었던거 아니야-?" 

" ................공주인................" 

머리를 한번 쓸어올리고 나서, 다시한번 담배를 들이마셨고, 

평소에 입담배를 하던 나는, 금세 담배를 내쉬었다. 

" 나를 가지는게 그리 쉬운줄 알아-? " 

- 쨍그랑!!!! 

한경이가 저도 모르게 옆에있던 꽃병을 손으로 쥐다가, 

결국에는 그대로 힘을 주어 깨트려 버리고 말았다. 

안에 담겨있던, 향이좋은, 아름다운 꽃들이 바닥에 흩어졌고, 

출렁거리던 물들은 한경이 주위에 뿌려져버리고 말았다. 

" ...........공주인, 너, 나한테 죽고…. " 

" 오늘이후로 여긴 오지 않겠어, 앞으로 9주동안은 좀 즐거울것같아." 

" 죽고싶어서…. " 

" 넌 사나이니까, 약속대로 강제로 끌려오게 하진 않을꺼라 믿지- 

걱정마 너가 다 낳고 나서는 너에게 안기러 다시올테니, 죽지 않으려면." 

내 말이 끝나고 나서야, 나는 발걸음을 옮겨서, 

병실문 앞에 다가섰고, 그때서야 한경이가 내게 

"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라는 고함이 외쳤고,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체 바로 문을 열어 

복도로 나갔다. 

문을열자마자, 최비서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으득-] 

보고 있자, 한경이가 들릴만치 큰 목소리로 말했다. 

" 앞으로 9주 후에 봅시다.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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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햇살이, 한참 더울 시간이라는것을 알리는듯, 

병원을 나오자 마자, 내 얼굴을 내리쬣다. 젠장, 썬크림도 바르지 않았는데. 

깍두기들이 나를 잡으러 오질 않았고, 

내가 최비서에게 그말을 하자마자, 병실안에선 둔탁한 소리가 들려 

그대로 최비서는 들어가 한경이를 제지 시키느라 정신이 없는듯 했다. 

결국은 예상외로 빨리 나온 1시 40분, 

앞으로 20분을 이 땡볕아래서 기다릴만큼 나는 인내심이 좋지 않아, 

그래도 에어컨이 빵빵한 병원안으로 다시 들어갈 생각에 

발을 옮길때였다. 

- 빵빵- 

" 주인군- 여깁니다-" 

" .......아-" 

20분 더 빨리 도착한 이사람이 들어갈려는 나를 불렀다. 

메너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좋아-. 20분동안 기다릴 작정으로 먼저 오다니, 

나는 그 차문을 열어 옆 좌석에 앉았다. 

이번에는, DVD로 태극기 휘날리며가 나오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들려 

타자마자, 한석주를 바라보았고, 한석주는, 다시 생글생글 미소를 지었다. 

" 이거 좋아한다고 하셨잖아요." 

" 아아- 그래서 틀어줬구나." 

아무래도 이쪽이 나보다 더 나이가 많아 보이고, 딱 봐도 20대 중반같은데 

아직 학생인 내가 반말을 까는게 이사람은 마음에 들지 않는것도 아닌것 같았다. 

내가 반말을 하던, 존댓말을 하던 신경을 쓰지 않았고, 

이사람도 반말을 할생각이 전혀 없는건지 존댓말을 계속해서 사용했다. 

" 밥은 먹었어요-? 일이 너무 늦게 끝나서 밥을 못먹었는데." 

" 사주면 먹으러 갈께" 

" 푸훗- 그래요, 그럼 우리 밥부터 먹으러 가죠." 

역시 회사원이였다. 

정장차림에 딱봐도 회사원이라는것을 알려주는, 서류가 뒷자석에 놓여있었다. 

회사원 주제에 바텐더까지 곁들이다니, Two Job 을 알려주는듯 했다. 

그렇지만 칵테일 만드는 일이 수준급이라니, 

할말 없게만든는군, 이사람. 

그렇게 공짜를 좋아하던 나는, 또 원숭이 머리 요리니, 소 혓바닥으로 만든 요리니 

하는, 지겨운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때리지도 못하고 차마, 

호호호- 그렇군요, 라는 어설픔이 극히 들어간 말을 붙이며 빨리 식당에 

도착하길 바랬다. 

" 뭘 먹을래요-? " 

" .... 내가 원하는거 먹을꺼야-? 난, 냉면이 먹고싶은데." 

" 냉면요-? 아, 저도 냉면좋아하죠. 여름에는 국수나, 냉면이 최고 잖습니까." 

강한경도 냉면을 좋아하는데. 

애써 지우려 했던 생각이 다시 나자, 고개를 다시 휘저었고, 

뭐, 익숙하다는듯 고개를 흔드는 모습을 바라보던 한석주가 

' 그럼 우리 청석골 가죠-' 라면서 핸들을 돌렸다. 

" 왜 그렇게 자주 고개를 휘젔죠-?" 

" 내, 내가 언제-!!!" 

" 무슨 말만 하면, 멍 해지다가, 고개를 휘젔는 모습 많아 보여서요. " 

" ........................" 

" 무슨 고민 있어요-?" 

" 어, 없어-!!! 운전이나해, 이사람아-!!" 

심장을 꿰뚫을만한, 한석주의 말에 다시 멍해졌던 나는, 

내가 얼마나 한경이를 생각하는지를 깨닳았다. 세상에 이거 중증이야. 

나와서까지 이 미친놈 생각에 정신이 팔려있다니. 

나는, 마지막으로 고개를 휘 저은뒤, 주차장에 차를 세웠던 한석주가, 

문을열고 나와, 마치 공주님 모시듯 차문을 열어줌에 미소를 지으면서 

안전벨트를 풀고 나왔다. 

" 그 미소 너무 어색해보여요. " 

" ................뭐,너는 그렇게 나한테 불만이 많냐-!" 

" 나한테 거짓말 없는 웃음을 보여주길 원하니까 말이죠." 

" ....에, 에에에엑-?!!!!!!!!!" 

기겁을 하면서, 식당문을 열어 둘러보니 자리도 없을만큼 사람이 가득 

차있었다. 여기가, 냉면이 맛있긴 맛있나 보군, 

않을 자리도 없이 사람이 많은것을 보면. 돌아가야할 태세인것같아 

뒤로 빠질려고 하는데, 내 뒤에서 걷던 한석주가 내 어깨위로 손을 올리면서 

도리어 밀고 있었다. 

" 자리가 없는것 같은데..." 

" 아주머니- 예약해놓은 자리 어디죠-?" 

예, 예약-?!!!!! 

무, 무슨 예약, 나는 황당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올려 날 내려다 보는 [젠장] 

한석주와 눈이 마주쳤다. 무슨 예약이야, 

내가 여기 가고싶다고 말한지 몇분이나 지났다고 예약이라니. 

어안이 벙벙 해졌던 나는, 그렇게 예약이라 말했던 방에 옛날 가옥집에나 

달렸을듯한 문을 열어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 넓지도 좁지도 않은 공간에 상 하나만, 공연히 놓여있었다. 

" 마, 말도 안돼-!! 내가 냉면 먹자고 한지가 몇분이나 지났다고 무슨 예약이야-?!!" 

" ..................흠, 제가 도박을 좀 했어요." 

도박-? 

어이없어하는 내 표정이 재미있다는듯, 반대편에 앉아서 

내 볼을 잡아 늘어트리고 있었고, 곧 들어가겠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점원이 들어와 반찬들과 숫가락, 젓가락을 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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