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 강공에게 걸려 넘어지다 - 65 -
그로부터 하루가 지난 오늘은, 날씨좋은 수요일.
왠지모를 든든감에 나갈채비를 끝내고 마지막으로 모자를 써준 나는,
귀부근에 멋낼려고 삐쭉삐죽 튀어나온 머리카락을 뻣뻣히 세우고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몸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 어디가냐-"
저렇게 미친듯이 타자만 치는놈이, 내가 나갈려고 하는건 귀신같이 알고있었다.
니가 안놀아줘서 나혼자 놀러 나가잖냐- 새끼야,
사실은 승백이형과, 준혁이 형이 놀러온다길래 마중나갈려고 준비중인데,
저 새끼, 눈깔은 컴퓨터로 향하고 있으면서도, 왜 나를 노려보는 느낌이
드는건지..
" 놀러나가- "
" 여기서 나랑 놀아-"
.....내가 너처럼 돌부처냐, 앉아서 너랑 애기도 못하고 놀고있게.
나는, 다리를 툭툭- 털면서 병실손잡이를 잡았고,
한참을 컴퓨터만 보고있던 한경이가 고개를 내쪽으로 돌리면서,
[ 그럼에도 손은 여전히 타자를 치면서-] 말했다.
" 너 여기 있어라-? 자꾸 반항하고 그러는데.. "
" 아디오스- "
- 쾅!!!
어찐다고, 씨발- 어디서 개가 부르짓어-
그대로 녀석의 말을 처참히 씹은체 그대로 병실문을 닫아버렸다.
일단은 형과 연락이 가능해야하므로 한경이의 최신형 핸드폰은
내게 픽업되었고- 여전히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한경이의 목소리가
조금세어나왔는지 내 귀에 닿았고 그저 그런맘으로 엘레베이터를 향해 걸어나갔다.
" 공주이인-!!!!!!!!!!!!!!!!!!!!!!!!!!!!!!!!"
" .............................멍멍- 거리지좀 말라구, 강한경."
만약 이소리를 한경이 녀석이 들었더라면
좋구나- 하고 조폭새끼들을 불러서 필시 내 옷을 다 벗겼을지도 모른다.
워어- 오랜만이 산책이구나, 생각하면서 엘레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아무래도 한경이의 주최로 만들어진 조직이 , 누워있는 스콜스를 대신해
형들이 올라오는것 같았다.
" 한경이 그자식은 내가 없는 하루를 한번 잘 지내보라지-!!"
그래, 사실은 약이잔뜩 오른것도 사실이다.
매일 나가지도 못하게 병실안에 가둬둔체, 말한마디 걸지도 않고,
그저 로보트처럼 일만 하고 있으니 돌부처가 아닌이상,
그곳에 남아있을만한 사람은 없을꺼라 생각했다.
- 전화받으세요- 전화받으세요-♬
염병할, 강한경이 이렇게도 깜찍한 벨을 가지고 있을줄
누가 알아겠는가- SK 텔레콤이라고 건방떠는 것도아니고,
엘레베이터 안에서 핸드폰이 울리자 황당해 했던 난 폴더를 슬쩍 열었다.
" 여, 여보세요-"
- 여어- 나야 공주님.
한경이의 핸드폰을 내가 가지고 있겠다고 말했던것을 형은 알고있었는듯
스콜스라는, 깍뜻한 인사대신 평소 내가 싫어하던 별명으로
나를 맞이했다. 암, 공주님이라고 불리는것을 참 싫어했지.
그러나 이제는 그, 누.구 라고 말할수 없는 이때문에
이제는 스스로가, 그냥 내 이름이려니...하고 살아가고 있었다.
" 도착했어-? 어디야-? 내가갈까-?"
- 아 글쎄 우리는 스콜스한테 죽고싶지 않다니까.
" ....누구 약올리나, 형들은-!!! 그새끼 죽도밥도 못쓰고 병실에 있어"
- 그럼 병문안이나...
병문안은, 무슨 병문안.
돌부처가 들어오는 사람이나 제대로 맞이하기나 하가니-?
씨발, 그동안 제대로 못논거 없는김에 화끈하게 놀아야지.
안그래도 아팠던 몸도 거의다 완치해 가니 안놀면
내몸에 죄짓는거나 다름없어-!!!!
" 아씨-!!! 거기어디야!!! 형!!!!!!!!!!!!!!!!"
" 어, 어어-? 여기 미니스톱앞에."
. . . . . . . 꽥-꽥-꽥-
어디서 오리떼가 지나가나!!! 미니스톱이라 말하면 사방천지에
널린게 미니스톱인데 도데체 어떻게 찾아가라고-!!!!
라고 생각했지만 뒤에서 준혁이 형이 승백이 형옆에서 작게
오므리는 소리를 들었다.
- (여기 스파스타라는 큰 건물이 있는데..) 미니스톱이라니깐-!!
" 끊어, 5분안에 갈라니까-!!!"
하여간 도움도 안되는 저 백수만큼이나 여유로운 형놈들.
병원에서 뛰쳐나간 나는, 택시를 잡았고.
스파스타 근처에 내려달라는 말과 함께 두눈을 감았다.
...형들도 오랜만이 올라온것 같으니, 구경은 시켜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도중에 승백이 형이 나와 함께 회종류를 좋아함을 알고 있던 난
단골가게로 점심을 먹으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 전화받으세요- 전화받으세요.
아 왜또, 전화질이야 진짜-!!!
승질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그래도, 계속 화만내다보면
만나서 헤드락을 걸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그럴순 없지 암.
제 빨리 폴더를 열어 귀옆에 가까이 댄 나는, 그나마 애교라도
떨어보기 위해 입술을 모았다.
" 움~ 지금간다니까안- 5분만기다려.응-?"
- .........................
" 뭐야, 삐진거야-? 간다니까안-"
-...........................
아니 이자식들이 왜 대답이 없어-!!!
5분안에 도착할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걸어놓고는
내 애교가 썩 마음에 안들었는지 대답이 없었다.
대체 어느정도를 바라는거야 진짜-!!!!
" 지금 간다니까안~♡"
- ..........................
더더욱 침묵이 흘렀다.
쒸발, 오랜만이 만난다니깐, 처음부터 화낸거 미안해서
있지도 않은 애교부렸더니 대답도 안해-?!!!
다시 머리가 아파올려고 하던참에, 택시가 도착을 했고,
나는 소리를 지르면서 뭐라고 하려다가.
무턱데고 폴더를 닫은체 택시에서 내려 서있던 형들에게 뛰어갔다.
" 수고하셨습니...........형!!!!!!!!!!!!왜 말을 안해!!!!!!!"
둘이 서서, 뻘쭘히 대체 뭘하는건지, 많은 여자들에게
주목받으면서 서있었고, 택시에서 내린 나는, 디지게 뛰어가는데
그들은 핸드폰은 손에 전혀 잡혀있지 않았다.
.....뭐야....
" 왔어-? 기다렸잖아-"
" ........저기, 승백이형, 혹시 나한테 방금 전화했어-?"
" .뭐야뭐야-!! 왜 나한테는 인사안해-!!!"
" ...준혁이형, 방금 나한테 전화했어-?"
내가 물어보자, 둘은 아니라는듯, 손과 함께 고개를 흔들었고,
어이가 없어하던 나는, 다음전화에 침을 꼴까닥 삼켰다.
- 전화받으세요- 전화받으세요.
" 여, 여보세요-!!!!"
- 당장들어와,공주인 애들풀기전에.
" 자, 잠깐만-!! 니가 오해한거야-!!! 나는 지금..."
- 최비서, 애들풀어- 수신확인해서 있는데 추적해가지고 지금당장
이리로 끌고와.
" 야-!!!!!!!!!!!!잠깐만이라고!!!!!!!!!!!!나는 지금!!!"
- 니발로 안오면 나도 모른다.
- 뚝-
왜 지말만 하고 끊는거야!!!!!!!!!!!!!!!!!!!!!!!!!!!!!!!!!!!!!
승질이 나있던 나는, 형들을 노려봤고-
움찔하던 형들은 내게 한마디씩 말했다.
" 우, 우리는 상관말고...스, 스콜스에게가봐.."
" 그, 그래- 우리 공주님, 어서가봐-;"
" 꼭. 가야하, 할까-?"
" 다, 당연히 가야하고 말고, 주인아-"
" 그래그래, 공주님, 우리는 알아서 본사로 향할꺼니까; 시, 신경쓰지말고오-"
내가 꼭 그렇게 잘못했나-? 지가 때맞춰서 전화못한거지.
젠장할, 액정번호를 제대로 보지 못한 내가 잘못이다.- 한경이네 병실번호를 모를리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당연하다는듯 형인줄 안 내가 잘못이다.
승백이형, 준혁이형, 대따 치사한거 알지- 씨발.
저렇게 슬금슬금 피하니 같이 가달라는 말도 못하겠다.
" 스 , 스콜스님이 좋아하는거 사들고 가봐;"
" 그분은 고, 골초라는데 시가같은거 사들고 가보는게.."
" 그녀석 담배 안펴- "
" ....................헉-!!!!!!!!!! "
형들은 천천히 뒷걸음 질을 치면서 기겁을 하기 시작했고,
승백이 형은 택시를 잡고 있었다. 그래, 그렇게 도망가기 위해서 별수를 다쓴다 이거지-
" 스, 스콜스님이- 주, 주인이 너때문에 담배를 안피신다면 하, 할말없지- 하하하-"
승백이 형이 어느새 택시를 잡았는지.
준혁이 형이 그 안으로 들어갔고 그들은 문을 닫은체 재빨리 뛰어가버렸다.
" 형들 나중에 가만 안둬!!!!!!!!!!!!!!!! 이 씨밸놈들아아아아아아악-!!!!!!!!!!!"
" 미, 미안하다 . 공주님-!!!!!!!!"
나, 날라가버렸다.
.......형들은 그렇게 자리를 회피했고, 남아있던 나는 어찌해야될지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렇게 그렇게 서있었다.
진정으로 시가를 사가지고 병문안을 갈까나...
순간 나는, 택시를 먼저 잡아야 겠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도로근처로 뛰어갔다.
" 택시이-!!! 택시,-!!!!!"
- 끼이익.
내 앞으로 하얀색 택시가 서게 되면서, 그뒤로 검정색 에쿠스 차가 멈추더니.
차문이 양쪽으로 열리면서 검정색으로 맞춰입은듯한 정장을 차려입은체 몇명이
튀어나오기 시작했고 검정선글라스를 낀체 나를 바라보며 손가락질 했다.
" 정중하게 모셔라-!!!!!!!"
" ........................우....우.......우....아아아아아악-!!!택시!!!! 하나병원으로-!!!"
그 사람들이 나를 가리키자마자, 나는 하얀 택시안으로 들어가 기사아저씨에게
외쳤고, 아저씨는 마치 영화속 기사아저씨처럼, 비장한 얼굴을 하며
더워서 열었는지 내려가있던 택시의 창문을 올렸다.
" 형수님, 잡아-!!! 씨발것들아-!!!"
" 우어어어어어억-!!!"
아저씨 빨리-!!! 빨리-!!!!!!!!! 두눈을 찔끔감고,
차안의 시트를 꽈악 잡은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아저씨 화이팅-!!!!!!
나를, 잡아오는것을 포기했는지 더이상 그 깍두기들이 보이지 않았다.
어디서 감히 공주인을 잡을려고-!!!!!
.......................................................................
.................................................................................
역시 하나병원은 스파르타에서 그리 멀지 않아 곧 도착하게 되었다.
이 기사아저씨 어느새 선글라스를 쓰셨는지 도착하자마자 쓰윽- 아주 멋있게
빼내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 3만 6천원입니다- 흠, 거 털리게 생겼구만 왠만하면 힘좀 길러요 쫌-"
" ...............(꿈틀) ...거스름돈 4천원남겨줘요-"
염병할
내가 왜 택시기사한테 이런말을 들어야 하는건데-!!!
아저씨는 늠름하게 내돈 4만원을 덥썩 받으면서, 팁은 업냐고 물어보더니,
4천원을 남겨주었다. 아무래도 돈을 펑펑 쓰는것은 그리 좋은 일이 아니라 생각했다.
앞으로는, 공공 버스를 사용해야겠다.
- 철컥,
" 수고 하셨습니.."
" [덥썩-] .. 안녕하십니까 형수님."
그렇게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대기하고 있었던 깍두기 새끼들에게
양 손을 잡힌체 멍하니 두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갓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