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 강공에게 걸려 넘어지다 - 63 -
" 그래. 그해 여름쯤이였어- "
아마도 그당시 그해 여름이였노라고 한경이가 두눈을 감아 말했다.
한경이가 큰숨을 들이쉬거나, 한숨을 크게 한다면 분명 저 가슴에
찢어진 상처는 벌어지고 말것이라 생각했다. 지금도 숨을 쉴때마다
그 상처가 벌어질듯, 말듯 해서 보는 주인이의 마음이 더 불편해져왔다.
그해 여름쯤이라고 말했던 한경이가 말했다.
" 마지막까지 남았던 아이들중 나는 유일하게 뽑혔고
그 남았던 아이들중 하다와 인해는 진심으로 나를 축하해주었지-"
기억하고 있다.
후계자 양성에 힘쓴다고 입에 침이나 바르고 옆에서 거짓말을 나불대었고
일을 계획하던 검은무리들이, 하다와 인해를 보면서 늘 혀를 두르며
음흉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하다와 인해를 받고 싶어했는지.
정신없이 이리저리 스켸줄에 쫓겨 났던 내게 다가와 작은 서류를 내밀며 말했어"
급히- 회장님께서 맡으라고 하셨던 계획에 있어서
공사를 하다가 공사일을 하던 사람들끼리 실수로 그 전체를 태워먹었다고...
어릴 한경이 당시에도- 엄청난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사창가에 팔려가거나 장기매매 조직에 넘어가던지, 다리를 잘라 앵벌이
직업으로 나서게 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던 그는, 피곤에 떨었던 나머지
거침없이 도장을 찍어주었다고 했다.
" 내가 잘봤어야 했었어...그 서류에 적힌 사람들중, 강하다, 강인해
그들의 이름이 들어있었다는것을 나는 몰랐지.... 내가 지어준 이름을..
내가 지어준 이름을.....내가지어준 이름을....그 이름을 받고 좋아했던 그들을.."
한경이는 두눈을 감은체로 내 손을 잡았고.
연신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녹음기를 틀어놓은듯 말했고,
그 말하나하나에 진심이 담겨있을줄 알았던 나는, 졸음이 밀려오는것처럼
보이던 한경이의 눈에 살짝 키스를 해주고 그 방안을 나왔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내가 지어준 이름을- 내가 지어준 이름을- 그 이름을 받고 좋아했던 그들을-
한경이에게 그것은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지 못했다-
왜일까..라고 생각해보았는데, 한경이가 잘못했다고 생각은 안하지만
왠지모르게 강하다와 강인해가 불쌍하게 느껴졌다.
동정. 그래, 동정이라면 어쩜 맞는 말일지도 모르지.
- 5층에 도착했습니다.
" 아- 공주인군-"
잠시 복도를 거닐던 중에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더니
최비서가 다급히 달려와 내게 어떤 서류를 넘겨주었다.
사람의 사진이 양쪽에 달린 서류.
" 이, 이건-?"
" 그 두분을 아주 오래전에 본듯한것같다 생각해보았는데.
불현듯, 이사님 오래전 괴로워 하시며 부르짓었던 이름임을 알았습니다"
강한경이 11년동안 고통을 부여잡고 살았을 이름.
없어졌다 생각했던 이들이 갑자기 나타나, 죄값을 돌려주려고 하는것을
고스란히 받은 강한경.
나는, 그 신상조사서 서류위로 눈앞에 뿌해지는것을 느꼈다.
최비서와 함께 다시 병실안으로 들어가자
한경이는 언제 눈을 떴는지 최비서를 바라보았다.
" 지금 밀린 스캐줄은-?"
" ...........많이 피곤하실것 같으니 한동안 빼놓겠습니다"
한경이의 책임감에 혀를 두를 지경이다-
나는, 최비서가 사온 과일세트에서 복숭아를 꺼내어 접시위로 올렸고,
싱크대에서 과일을 씻은 나는, 그곳에 놓여있던 칼을 꺼내어
천천히 복숭아를 깍기 시작했다.
" 내가 입원해야 할 기간은-"
" .....10주입니다...."
" .....................최비서....당장 스캐줄말해-"
" 허, 허나- 아직 그 몸이!!!"
그 다음 대답은 아마도
한경이가 무시무시한 그 눈으로 대답했을것 같았다..
복숭아를 나혼자 먹기 모했다. 마음여린 공주인.
씨벌- 내가 깍아서 대령해야지 어쩌겠어-
어련하실까 복숭아를 더 꺼내어 깍던 내 뒷모습을 누군가 째려보는 느낌이
확연히 들기 시작했다.
" .....Y.O회사와 계약하기로 하셨으니 서로의 계약문을 검토하셔야 하고,
도윈즈 기획회사쪽에서 요구한데로 논문하나를 준비하셔야 할듯합니다.
주식이 약간 흔들린듯 한데 그다지 큰 지장은 없을듯 하나- 이사님의 도움이
약간 필요할것 같고- 저번에 이사님께서 갑자기 구입하신 그 값싼 주식이
폭락해 처리해야될 문제도 있습니다."
" ........언제까지 해야돼-"
" ...저, 그게 7월 말까지입니다."
핫-!!!!!
하, 학교를 몇일 안가다 보니 오늘이 몇일인지도 몰랐던 나는,
병실안 전자시계를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오늘은 방학식이였던 것이다-!!!
인문계라 방학식이라고 해도 학교를 나가야 하는게 원칙이지만.
방학식이므로, 대표로 글을 읽어내려야 하는것이 나였음을 그때서야 알았다.
" 지금당장, 회사에 가서 필요한 서류들과 노트북, 그리고 남은 공씨디를
가지고 오도록해- 앞으로 스켸줄은 되도록 내 중심으로 할수있는것만 짜도록 하고"
" ....................네"
힘껏 인상을 쓰던 최비서는 얼른 그 얼굴을 풀고
내게 고개를 끄덕 거린후에 병실을 나가기 시작했다.
에라- 저 병신새끼.
최비서가 얼마나 너를 생각하는것도 모르고- 돌대가리 새끼..
애써 힘들게 깍았던 양많은 복숭아가, 나와 한경이 입에만 들어갈것 같았다.
- 탁,
" 먹어- "
" 먹여줘-"
" 먹어-"
" 먹여줘-"
아-!!!!!!!!!!!! 또 별것도 아닌일에 승질나게 만드네
입술을 삐쭉 내밀며 먹어달라고 때쓰는 이자식이 진정으로 18살인지
궁금해져 오던 나는, 그놈의 입술을 콱 잡아 뜯어버리고 싶었지만.
애써 이쑤시개로 복숭아를 집어 그 입술을 향하고 있었다.
" ................맛나냐-?"
녀석은 눈썹을 깜빡이는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하루만 지나고 나면 저 상처가 다 낳았으면 좋겠다.
강하다. 강인해 그 두녀석의 눈에서 피눈물이 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었지만, 강한경 이자식은 내가 먹을 복숭아를 남겨주지도 않고
지 혼자 다 처 먹으려고 하는지 연신 쩝쩝- 거렸다.
" 공주님, 이를 어째-?"
" 또, 뭐가-"
" 10주동안 안지도 못하니, 욕구불만으로 죽어버린다면- 어떡하나."
그러면서 내 아랫도리로 눈을 돌렸다.
악-!!! 저 자식은-!!!대체 머리속에 야한 포르노들과 플레이 보이
잡지가 수북히 쌓인것은 아닌건가-!!!!!!!!!!!!!!!!!!!
한번 머리통을 따보고 싶은 생각에 녀석을 보는데,
복숭아를 입에 머금어서 그런지 입술이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 괜찮아- 강한경- 그동안 내가 Top자리를 슬슬 빼앗으면 돼지-"
" ................뭐-?"
내가 천천히 다가가, 아까와 같이 얼굴을 잡아 입술을 부딧히자,
두눈이 똥그래지던 한경이는 제대로 힘도 쓰지 못한체
내 혀를 받아주었다.
아프긴 어지간히 아픈지라- 제대로 힘을 못쓰는건 당연지사-
앞으로 10주는 내게 쟁탈전과 같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 읍-!! 우, 응ㅅ-!!!"
" 자자, 강한경- 겁먹지 말고~ "
입술을 서서히 내려서, 한경이의 긴 목선에 쪽쪽거리며 맞춰왔고-
움찔움찔 거리던 녀석이 못내 아프다는듯 이마에 내 천자를 그리긴 했지만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나는 병원복을 풀어-
상처들 사이에 유난히 윤이 돋보이는 유두를 혀끝으로
조심스레 말아 올렸다.
" 하, 하으으-ㅅ 그, 그만,-!"
물론, 한경이 입장에서는 처음느끼는 아찔감에
터져나오는 신음을 멈추지 못하는듯 보였고-
상처가 나지 않은 부분만 쪽쪽 거리던 나는, 다시한번 위로 올라가
귀를 혀로 적시고 입술쪽으로 가까이 다가가는데.
-꽈악.
" 아, 아으으으으으으으으-!!!!!!!!"
" 씨, 씨발-!!! 좆까- 공주인, 니가 감히-..감히-!!!!!!!!!!!!!!"
혀를 냉큼 물어뜯겼던 나는, 엄청 엄살을 부리며
입을 잡은체로 끙끙 거렸고-,
나와는 반대로 조금 몸좀 움찔거렸다고 땀을 뻘뻘 흘리던
한경이가 욕설을 퍼부었다.
" 10주동안 건들지마-!!! 병신아, 넌 내가 다 낳고보면, 10번이다-"
" 으으으으으."
" 좆같은 새끼야-!!!앞으로 건들지마라고-!!!!! 넌, 내가 다 낳고보면
가만안둬 공주인-!!!! 공주인-!!!! 넌 내가 죽여버린다-!!!!!!!!!!!!!!!!!!!!!!!!!!!"
녀석이 흥분했는지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뭐, 일단은 시간은 넉넉하니까...
나는 벌써부터 승리에 찬 환희의 미소를,
녀석에게 지었고, 녀석은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눈으로
나는 째려보았다.
시간은 얼마든지 있으니까....큭큭
" 하다형, 목적지는 정하고 떠나-?"
어떤이의 걸걸한 목소리가 허공을 맴돌았고,
그목소리를 듣던 사람은 고개를 돌렸고 그는 처음으로 받아본
수업을 기억해내며 아쉽다는듯 말했다.
" 아니. 그냥 아무데나- 뭐, 이쯤됬으면 우리가 가짜 학생이라는 것도
학교에서 알아차렸을지 싶다."
" 난 뭐, 천상 형말은 잘 따랐으니까, 아무말 하지 않겠지만, 강한경 죽이지 않은거"
" ..........억울하냐-? 죽이지 않은거."
공항. 비행기 이륙소리가 넓게 퍼지는 그 공항안에서
여름인데도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를 휘날리며,
바람에 몸을 맡긴 그들이 서로를 마주보며 말했다.
그리고, 어느새 덥수룩 많았던 머리카락을 잘라내어 노란색으로 염색한.
한 남자가, 늠름해 보이고 카리스마가 물씬 풍기는 그를 보며 미소지었다.
" 아니, 난 형이 죽이지 않을꺼라고 예상했지."
어째서-? 라고 물어보는듯 고개를 들어올리던 키가 더 큰 남자가
약간 작은듯한 키로 미소짓던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형을 바라보면서 다시한번 대답해 주었다.
" 형이 그를 사랑했잖아. 그정돈 내가 더 잘알아."
하다는 순간 몸을 움찔거렸고, 그와동시에 두 눈썹이 파르르떨렸다
자신이 강한경을 좋아한다니-,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강인해가 모를리 없다.
강한경 생일을 매년마다 기억해 내어, 홀로 케이크를 둔체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을 쌍둥이인 그가 모를리 없었다.
" .............아, 나 , 난-!!!"
" 그래서 심술나서 더 두들겨 팬거야.그뿐이야-"
그래, 그뿐이다- 미워서 내팬게 아니라, 얄미워서, 질투해서..
잠시후 공항안에서 L.A로 향하는 비행기가 곧 이륙한다고 방송이 울렸고.
어리 벙벙해 하던 그 형이라는 사람은, 동생을 바라보기 위해 눈을 돌리자마자,
갑자기 다가오는 얼굴에 당황해 하며 뒷걸음질을 천천히 시작했다.
" 왜 내가 심술이 났을까, 형-?"
" .... 가, 강인해-, 이제곧 비행기 이륙한다고 하는데-?"
인해는, 그렇게 자신보다 살짝 키큰 형을 노려보며,
약올려 대기 시작했다. 당황해 하는 모습,
얇게 얼굴에 홍조를 띈 형의 모습에 인해는, 주체할수 없는
이상한 느낌을 온몸을 전달받았다.
" 그래도 시간이 있어- 눈좀 감아봐."
" 야- 장난은 금물이다 강인해 , 그만..........으읏읍!!"
뒷걸음질 치는 형에게 다가서던 그 남자는 바로 강인해
동생의 이상한 행동에 뒷걸음질 치는 형은 강하다.
그둘은 L.A로 가는 여권을 끊어놓은 상태, 곧 이륙하는 비행기에 올라타야되는데
갑작스레 팔뚝을 잡아 조금 키가 큰 형에게 강인해는 입술을 맞췄다.
" 강, 강인..........읍-!!...흐으으읏."
정신이 없던 모양인지, 인해의 팔뚝에 있던 셔츠를 두손으로
움켜 잡은체 다리의 힘이 풀릴려고 하기 시작했고,
그랬던 형의 허리를 잡아채던 인해는, 입술을 살며시 때며,
입술과 입술에 이어지던 투명한 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끈을 부끄러운듯 손으로 잘라버리는 것은,
여자와 단 한번도 자보지 못했던 엄청난 버진인 강하다.
" 이 입술은, 내가 먼저 노렸었어,"
" .............강, 강인해-!!!!!!!!!!!!!!!!!!!!!!!"
하다는 당황한 나머지, 차마 서툴러 삼키지 못했던 침이
목을 타고 흐르는 것도 모른체 인해를 노려보기 시작했고,-
인해는 그런 형의 모습이 더욱 사랑스러워 보일 뿐이였다.
자신의 머리속에 영원히 남게될 지배자 강한경.
그에게 남은 감정은, 옛 추억들과 함께 잊혀져 버린 배신감
그리고, 남자로서의 엄청난 질투심과 시기심.
아마도 엄청난 근친상간일것 같았다.
그래, 처음부터 그 둘은 강한경을 용서한것일지도 모른다.
사창가에 팔려나가서도, 목숨을 다해서 굴려질려고 했던 하다를
필사적으로 말렸던 인해가 젓먹던 힘을 다해 그곳을 빠져나온 후로
계속해서 좋아했던 자신의 형.
" 이제야- 제대로 말할수 있겠다. 모든일이 끝났으니까-"
" ....강인해, 너 언제까지 제멋데로 할꺼냐, 대체-!!!!!!!!"
" ...아아, 정정해, 형 사랑해."
" 뭘 사랑해-!! 뭘-!!!!! "
처음부터 그들은 한경이를 용서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