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사실 난 게임을 매우 좋아하는 편이었다. 특히 공포 쪽에는 흥미가 가서 이것저것 리뷰를 보며 구매한 게 바로 ‘우리 집’이었다.
꽤 흔한 쯔꾸르(일본 모기업이 만든 게임 제작용 툴로 츠쿠루라는 단어는 만든다는 뜻도 있다.) 게임이었는데 이 게임은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나는 첫 도입부부터 사실 큰 기대를 안 했다. 그렇지만 나름 잔잔한 비지엠과 화면이 그래도 평타 정도는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하면서 시작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역시나 여느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단서를 찾으면서 클리어를 하는 게임이었는데, 보통 다른 게임들이 특정 장소에서 무언가 단서를 찾는다고 한다면 이 게임은 사람을 만나야 무조건 하나씩 단서를 주는 편이라 나는 그 부분에서 좀 불편함을 느꼈지만 그래도 물건을 꺼낼 때의 소리라든가 움직임 자체가 좀 자연스러운, 방 위치 같은 것도 생각보다 잘 기억할 수 있는 구조라 이런 점에서는 편했다.
게다가 스토리도 꽤 마음에 들었다. 친구가 행방불명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학교에 오지 않게 되자 반장으로서 그 친구에게 전해 줄 게 있어서 찾아갔는데 거기에서 만나는 사람이 흔하게 도와줄 수 있는 제2 캐릭터인 ‘유원’이었다.
그리고 이 게임은 다른 게임들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는데 덕분에 내 캐릭터는 이름 짓기 귀찮은 나답게 ‘플레이어 1’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말하자면 왜 내가 게임 안에 있는 ‘이상한 저택’에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래. 네가 유원이라고?”
“그래. 일아.”
게임은 도중에 시점이 변해서 플레이어 1인 이름 없는 캐릭터가 위기일 때 변하는, 굳이 말하자면 플레이어 1 다음으로 움직이게 해야 하는 플레이어 2인 유원은 나를 일이라고 부르면서 ‘흔한 밀크티’를 대접해 주며 친절한 어조로 이름까지 불러 주는 데 굳이 거절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귀찮은 일이 생긴다면 달라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