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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의 작은 마녀와 뱀파이어-148화 (148/189)

〈 148화 〉 협력의 이유 (4)

* * *

조금은 갑작스럽지만, 베리아의 계약이 끝나고 새로운 몸으로 옮겨간 후로부터 2주가 지났어요.

왜 이렇게 긴 시간이 흘러야 했냐면, 질의 몸이 회복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었어요.

원래 마나만 가득 차 있던 몸에 방대한 양의 마기가 자리를 잡게 되어 그에 적응해버렸는데, 베리아가 빠져나가며 그 마기가 다 사라져버렸으니까요.

마나라는 것은 몸의 70%를 유지하는 물과 같은 수준으로 이 세계의 생명에게 중요해요.

그런데 그 마나의 절반이 마기로 대체되었었는데, 베리아가 새로운 몸으로 갈아탔다는 것은 한때 질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위험했다는 의미에요.

라파르와 싸울 때 주도권을 놓고 다툴 수는 없으니, 반강제적으로 떼어놓는 방법이라야 이런 것밖에 없었지만….

굳이 라파르와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베리아를 떼어놓는 것은 꼭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였으니까요.

영혼의 동화를 먼저 해야만 했던 것은 다른 방법을 몰랐기 때문,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던 거예요.

그렇게 날이 지나서, 혁명군과 싸우기 전에 질이 베리아와 몸의 주도권을 두고 싸우지 않아도 되는 날 중 한 날.

탈리안의 집에서 베리아의 입지는 너무나도 어중간했어요.

방이 많다고는 하지만, 탈리안이 따로 방을 내어 줄만큼의 호의를 가진 건 아니었으니 혼자 있을 공간이 없었죠.

교회에서 부주교와의 대화에서 베리아를 가엾이 여긴 것은 사람만큼의 대우도 못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일 거예요.

그렇다고 탈리안의 집에서 베리아가 다른 누군가와 친하게 지낼 사람이 있었냐면 그것도 아니잖아요?

오히려 다가오는 손도 거부하고 멀어질 성격인걸요.

베리아가 먼저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경우가 있다면, 탈리안이 잠든 사이를 틈타서 몸을 탐하려고 하는 욕망에 충실한 순간이겠죠.

그러니 집에서 베리아가 있을 만한 곳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으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집의 뒤뜰이었어요.

그림자가 지면서도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그저 멍하니 시간을 보내기엔 좋은 그런 장소니까요.

이런 한가한 나날을 보내는 베리아에게도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아! 로니아! 오늘은 도망가지 말고 저랑 이야기 좀 해요!”

오늘‘도’ 어김없이 베리아에게 찾아오는 질이었어요.

공허한 눈동자로 하늘을 올려다보던 베리아는 천천히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며 앉아있던 벤치에서 일어났어요.

그리곤 자신에게 다가오는 질의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도망가기 시작했죠.

하루 이틀이 아닌 것처럼 고민 가득한 신음을 흘리며 집 주변을 걷기 시작하는 거예요.

“로니아! 멈추라니까요!? 가티아에 대해서 할 말이…!”

“따라오지 말거라, 도대체 이 몸이 뭐가 좋다고 하루도 빠짐없이 따라오는 것이냐. 교회에서 돌아온 뒤로 아직 몸이 회복되지도 않았을 텐데.”

베리아의 말대로 질의 상태는 호전되고 있으면서도 아직은 그 영향이 남아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억지로 힘을 넣어 걷는듯한 다리, 지탱할 곳을 찾는 손, 벽에서 그다지 멀어지려하지 않는 발걸음까지.

그럼에도 그 뒤를 쫓는 발걸음에서 익숙함과 집념까지 느껴지고 있었어요.

아픈 몸을 이끌고 이렇게 베리아의 뒤를 쫓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에요.

“그러니까 그런 건 됐고, 다시! 차분히!가티아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해보자구요!”

“네 녀석에게는 할 말 없다. 특히 가티아에 대해서는.”

베리아도 참 대단하죠.

대화를 엿봐도 ‘오늘도’라는 말이 있는걸 보면 확실해요.

끈질기다고 해도 될 노력을 한 질이 베리아를 만난 지 얼마 안 되어서 소리치는 것도 있을법한 일인 거죠.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마군주는 다 그렇게 솔직하지 못한 게 자랑이에요?! 어제도, 그저께도! 엊그제도! 맨날 거짓말만 늘어놓고! 그냥 슬픈 마음을 조금만 나누자는…!!”

“이 몸은 그럴 자격이 없는 악인이다! 네 녀석의 기억과 감정을 갖게 될 줄 이 몸이 알았겠느냐. 이 몸이 지내온 세월을 이기지 못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건만, 오히려 이렇게 진을 빼게 할 줄은 몰랐으니 말이다. 쓸데없는 죄책감을 느끼게 하고 있어!”

“그러니까 항상 말하잖아요! 잘못을 뉘우치고 모두에게 사과한 다음에, 책임을 진다면! 그걸로 되는 거라구요!”

“이 몸은 그럴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그러니까, 악?! 아파아…!”

베리아의 귀에는 질의 말이 단순한 소음일 거예요.

베리아가 갑자기 멈춰선 탓에 바짝 뒤따라오던 질이 베리아의 등허리에 머리를 부딪쳐 짧은 고통의 신음을 흘리며 바닥에 주저앉았지만, 보는 체도 하지 않았죠.

자세한 사정을 모르고 보면 매정하다고도 할 수 있는 장면이었지만, 질과 베리아가 서로 돌봐줄 사이도 아니니까요.

오히려 이렇게, 바닥에 주저앉은 질의 위에서 내려다보며 살기와 독기를 내뿜는 동시에 위협적인 말을 하는 게 보통인 사이인걸요.

“이 몸에게 지긋지긋하게 달라 붙어오는 데도 도망치기만 하는 것이, 네 녀석이 이쁘장하게 생겨서라는 생각은 하지 말거라. 가티아에 대한 기억과 감정을 공유했기에 그녀를 위하는 마음을 보고 기특하게 여기기에 놔두는 것이니.”

“히윽….”

심상 세계에서도 또박또박 베리아에게 대들던 질이었지만, 이번에는 겁을 먹을 수밖에 없었어요.

직접적인 상처는 주지 않으면서 꼼짝하지도 못하도록, 마기로 만들어낸 가시를 지면에 박아넣었거든요.

최근 며칠간의 질과 베리아의 만남은 이런 상황의 반복이었어요.

한두 번 당해보는 것도 아니면서 심상 세계에서 볼 때와는 다른 베리아의 분위기에 압도당하는, 그러면서도 질리지도 않고 쫓아와 말을 걸어오는 그런 나날의 반복.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다른가 봐요.

질이 두려움을 극복하고는 몸에 배리어를 두르고 가시를 잡더니 분지르고 일어선 거예요.

“오, 오늘은 이렇게 위협해도 못 참아요! 무섭긴 하지만…! 다치게 할 생각도 없으면서!”

“…이 몸은 계약에 묶여있다. 다치게 할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이지. 그렇지만 정말로, 무슨 이유에서 이 몸에게 집착하는지 모르겠구나. 한날 서로 죽이려고 싸웠던 상대에게.”

베리아는 자신의 손목을 잡고 소리치는 질을 이해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애초에 이해할 생각이 있는지부터 알아봐야 할 것 같지만요.

질에게는 그저 이 상황을 몇 번이고 만들어내는 베리아가 답답할 뿐이겠죠.

“정말 모르겠어요?! 그동안 당신이 얼마나 외로움에 젖어 살았는지 저는 알아요! 가티아를 잃은 슬픔을 저도 겪어봤다구요! 뭘 말하는지 알잖아요!! 저한테 위로받아도 된다구요! 혼자 삭이지 말라는 거잖아요!”

“가서 마저 몸조리나 하거라, 네 녀석이 위험하면 이 몸까지 위험해지니까.”

베리아는 대화를 이어갈 생각이 전혀 없는 것처럼 질의 손을 뿌리치고 다시 도망치기 시작했어요.

참 한결같아요.

이런 모습으로 만든 연옥의 환경 탓도 있겠지만, 그에 저항하지 않고 순응해버린 베리아의 탓도 있지 않을까요?

이럴 때는 반드시 질의 훈계와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거예요.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질은 그럴 생각이 넘쳐나는 것 같은걸요.

“로니아만 힘든 줄 알아요?! 왜 이렇게 어른스럽지 못한 거예요! 여기 모두가 다 하나씩 잃어버린 슬픔을 잘 알고 있, 으븝?! 읍!”

“그 주둥이 다물어라, 계약 때문이라지만 넓은 아량으로 넘어가 주는 것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당연히 베리아의 화를 불러오는 결과만이 기다릴 뿐일지라도요.

질은 가늘고 미려하지만, 자신의 손보다 더 큰 베리아의 손으로 입을 틀어막히며 말을 하지 못하게 됐어요.

영혼을 묶이기도 했지만, 계약으로 인해서 질에게 큰 위협을 가하지 못하게 된 상태일 텐데도 입과 볼에 가해지는 손의 힘은 상당했죠.

질도 베리아를 진심으로 화나게 만든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될 거예요.

“…젠장. 뒷골이 아파지는군.”

그런데 당황하기는커녕 동정하는 눈빛을 보내는 질의 표정에 베리아는 욕을 내뱉으며 손을 거둬갔어요.

그렇게 다시 뒤를 돌아 도망치는가 싶더니, 가만히 멈춰 섰어요.

아직도 약간의 고통이 남아있는 볼을 매만지던 질의 시선에 들어온 것은 힘이 들어간 베리아의 주먹이었어요.

“로니아….”

“이 몸이 어쩌다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지 정말로 참담하구나. 전부 네 녀석 탓이다! 네 녀석만 없었다면 다시금 가티아를 떠올릴 이유도 없었을 터인데!! 어디까지나, 언제까지나!! 공포의 대상인 마군주로 강림했을 것이다!! 그런데 네 녀석이!!”

베리아는 몸에서 마기를 폭발시키듯 뿜어내며 화를 냈어요.

하지만 이 정도 마기는 이제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방대한 양의 마나로 맞받아치는 질이었죠.

온전히 받아내기보다는 흘려내면서 침식을 피하는 실력이 성장한 모습까지 보여주었어요.

한때 베리아를 몸에 담아두었던 질이었기에 마기에 익숙하다고는 하더라도, 이제는 자신의 것도 아니고 적의가 가득 담긴 마기에 닿아서 좋을 것은 없으니까요.

나름대로 좋은 판단을 보인 거예요.

그리고 계속 자신에게로 몰아치는 마기의 폭풍을 견뎌내면서도 질은 포기하려 하지 않았어요.

“다른 마기노에게 부모도 잃고, 형제도 잃은 슬픔을 저도 알아요. 그렇기에 힘을 바랬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어서 사막에서 죽어가던 거였잖아요. 그런 당신을 구한 게 가티아였어요! 새롭게 가족이 되어준 게 가티아였어요! 그녀를 잃은 슬픔에 버틸 수가 없어서…!”

“닮은꼴이라고 말하고 싶기라도 한 것이냐? 마군주라 불리는 이 몸이? 고작 시골에서 나고 자란 단순한 꼬맹이와 같다고?!”

이런 격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질은 마기 폭풍 속의 베리아에게로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어요.

평소였다면 다음날에 다시 오겠다고 말한 뒤에 한 발짝 물러났을 텐데, 오늘은 뭔가 달라 보였어요.

“뭐가 다른데요! 로니아도 저와 같은 사람일 뿐이에요! 과거에 매달리는 게, 가티아를 잊지 못한 게 그 증거잖아요?! 로니아는 로니아에요! 베리아의 이름을 얻었다고 로니아가 아니게 되는 건 아니잖아요! 가티아의 가족이었던 로니아라구요!”

“네 녀석이 이 몸의 마음을 알고 있다면, 그렇다면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다! 몇백, 몇천 년간 쌓여온 이 몸의 슬픔이 고작 나누는 것만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웃기지 말아라!! 이 몸이 설령 노예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라파르는 반드시 직접 죽일 것이다! 가티아를 모욕한 그 년이 살아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

“…이제야 언니가 왜 복수에 집착하지 말라는지 이해할 것 같아요. 제 눈에 보이는 로니아는 너무 안쓰러워 보여요. 복수에 눈이 멀어서 주변을 보지도 못하고, 화만 내니까요! 보는 사람마저 힘들게 하는데 자기만 모르고!”

좀처럼 사람의 말을 채가지 않는 질이 이렇게 말하는 걸 보면 어지간히 답답하고 화가 났던 것 같아요.

그 와중에도 베리아의 코앞에 다다라, 흔들림 없는 눈동자로 올려다보는데 이는 베리아를 기세로 억누르는데 한몫했어요.

“크윽! 이 건방진 것이!!”

덕분에 마기의 폭풍은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베리아의 눈은 질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듯한 날카로움이 살아있었어요.

다가오지 말아라, 이해하려 하지 말아라, 뭘 안다고 이해하려 하느냐 같은 분위기를 풍기면서요.

그렇다고 해서 질이 포기할 것이었다면 시작도 안 했겠죠.

“도망가지 마요. 로니아. 저도 같은 기억과 감정을 갖게 돼서 슬퍼요. 로니아도 그렇잖아요. 제 기억과 감정을 갖게 되어서 혼란스러우면서도 슬프잖아요. 그러니까, 저한테 조금만 의지하면 안 돼요? 저도 로니아라고 할 수 있어요. 로니아도 저라고 할 수 있다구요!”

이런 질의 노력이 통했던 것일까요?

살며시 손을 잡아 오면서 말한 덕분인지는 몰라도, 베리아가 주춤거리며 망설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거예요.

이미 집의 뒤뜰은 베리아의 마기로 인해 난장판이 되었지만 질이 진정시켰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분명 의미가 있을 거예요.

“이 몸은, 누군가를 의지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되는 마군주다!절대로…. 누군가와 나란히 걸을 수 없는 존재란 말이다!”

“탈리안 언니는 가능했어요. 로니아도 가능할 거예요. 잘못을 조금만 인정하면 돼요.”

“…젠장, 젠장, 젠장! 영혼을 묶는다던가 쓸데없는 짓을 할 때에 무리를 해서라도 빠져나갔어야 했다! 설령 이 몸이 사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하필이면 네 녀석의 몸에 들어가서…! 이런 일을 겪을 것이라고는…!”

“로니아, 더 솔직하게 이것저것 다 제 입으로 말해주길 바래요? 로니아는 제가 귀찮은 게 아니에요. 저와 슬픔을 나누는 법을 모르니까 거부하는 거죠? 또 괜히 친해졌다가 헤어질 때가 다가오는 게 싫은 거예요! 가티아 때와 같은 경험을 하기 싫?!”

질은 말을 이어가다 말고 휘청이며 자신의 뺨을 어루만져야 했어요.

넘어질 뻔한 자세를 바로잡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베리아에게로 천천히 시선을 향했을 때가 되어서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있었죠.

“…거기서 더 지껄인다면, 뺨을 맞는 것으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저항하는 것까지는 예상했다고 해도, 베리아가 자신을 직접 때리리라는 것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탈리안에게 전해 들은 것과 베리아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을 당시에 본 것으로, 베리아는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지 못한다고 알고 있었을 테니까요.

심지어 손바닥이 아니라 손등으로 쳤는지 그 고통은 상당했어요.

베리아가 얼마나 세게 때렸으면, 질은 입 안쪽에서 비릿한 피의 맛까지 느껴졌으니까요.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하면서까지 거부한 탓이었을까요.

질은 베리아를 잠깐 노려보다가 이내 포기한듯한 눈치를 보이며 대답했어요.

“…알았어요. 계속 그렇게 거부해도 돼요. 저도 더는 로니아를 위해서 말하지 않을 거니까요. 오늘이 마지막이었으니까.”

“꼴도 보기 싫으니 눈앞에서 사라지거라.”

“레나이 언니가 준비한 마차가 3일 뒤에 올 거예요. 그걸 타면 바로 라파르와 싸우러 가는 거니까…. 준비해둬요.”

말을 마치고 곧바로 자리를 떠나 뒷문으로 향하던 질은 문고리를 잡은 채로 다시 멈춰 서서 고개만 돌려 베리아를 돌아봤어요.

그리고는….

“…항상 말을 걸어도 대답조차 안 해주고, 어쩌다 옆에서 말하는 날이 있으면 자기 할 말만 하고 다시 숨어버리고, 평소에는 겉으로 나오지도 않고, 로니아…. 진짜 비겁해요. 겉모습은 어른이면서 속은 어린, 겁쟁이야.”

…라고 말한 뒤에 집 안으로 들어가 버린 거예요.

가만히 듣고만 있을 베리아가 아니라서, 당연히 마기를 뒷문에 날렸지만….

나중에 탈리안에게 혼날 일만 만들어버린 거죠.

베리아의 사정이야 어찌 되었든, 탈리안에게는 정말 소중한 집이잖아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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