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4화 〉 베리아는 기분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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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피아가 왼쪽 다리를 내어준 이후의 싸움은 시멜리의 가차 없는 공격으로 라피아와 크리미아가 열세에 접어들었어요.
분투 중인 그 모습을 한가로이 바라보던 베리아는 지루함을 느끼고는 탈리안에게로 돌아갔죠.
어딜 가냐며, 돌아오라는 라피아의 외침에도 눈길 한번 주지 않고요.
“탈리안, 꽤 심심했겠구나.”
“베리아…! 질의 몸을 돌려줘!!”
질의 입에서 질의 것이 아닌 말이 나오자마자 탈리안은 다시금 화를 내며 죽일 듯이 노려봤어요.
이런 탈리안의 모습이 꽤 마음에 드는지 베리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어요.
“얼마 만에 활기가 도는 네 모습을 보는 건지. 이 몸의 것이 되라는 권유만 몇 번째인지 모르겠지만, 슬슬 결정하는 게 너 자신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마! 네 애완동물이 될 바에 혀 깨물고 죽는 게 더 나아!”
“그런 말을 해도 되는 것이냐? 지금 이 몸에게는 지르니트라는 인질이 있는데?”
맞아요.
탈리안에게는 지금까지처럼 베리아를 거절할 명분이, 권리가 없어요.
베리아가 질의 몸에 어떤 위해를 가할지 모르니까요.
“질의 몸에 상처 하나 내기만 해봐…! 그날로 전부 끝이니까…!”
그나마 베리아에게 위협이라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탈리안과 베리아의 현재 관계.
베리아의 제안을 듣는 것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인질로 내세워보지만, 역시 아직은 탈리안이 제대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상태인가 보네요.
베리아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말하지 않았느냐, 이 몸은 네가 의지 없는 인형이 된다고 하더라도 아껴줄 것이라고…. 이 몸은 지금 너에게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으읏….”
천천히 탈리안의 앞에 다가와 무릎을 꿇고는 볼에 손을 가져다 대어서 한번 쓸어내렸어요.
고개를 돌리는 것으로 싫다는 표현을 하는 탈리안이지만, 그조차 허락하지 않았어요.
베리아가 턱을 잡아 자신과 마주하게 해놓고는 저항할 틈도 주지 않고 입을 맞춰왔거든요.
“읏, 흐읍?!”
그뿐이었다면 잠시 당황했을 뿐이었어요.
그렇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고, 베리아는 혀로 탈리안의 입술을 비집고 들어와 억지로 입속을 탐했어요.
침과 침이 섞이는 질척이는 소리, 탈리안이 몸부림치면서 손을 묶고 있는 구속구의 사슬끼리 부딪치는 소리.
베리아가 놔주질 않는 탓에 격해지는 탈리안의 가쁜 숨소리.
몇 번이고 벗어나려고 했지만 그럴 때마다 다시 억지로 잡혀 다시 입을 맞추고, 혀를 섞게 되면서 베리아의 즐거움만 늘려줄 뿐이었어요.
도망칠 곳도 없고, 그렇다고 질을 상처입힐 수도 없으니, 탈리안에게는 괴로운 시간이 계속되기만 했어요.
이후 탈리안은 베리아가 만족할 때까지 농락당했어요.
“하하, 아하핫…! 웃기는구나, 이전에는 접근도 못 하도록 머리를 부딪쳐오거나 발로 차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아무 저항도 못 하다니!”
“하아, 하…. 후우…. 죽, 죽일 거야…. 반드시…. 죽일, 거야….”
어느 정도 만족한 베리아가 떨어질 때는 탈리안은 부족했던 공기를 들이마시기 위해 말도 제대로 못 했어요.
저항할 힘도 다 빼앗겨서는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하는 모습에 베리아는 한 손으로 탈리안의 목을 살며시 쥐어 조르기 시작했어요.
게다가 도망가지도 못하게 남은 손으로는 등을 받친 채,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어요.
“으큭…! 흣, 끄윽…!”
“언제나 너는 이 몸에게서 가학심을 부추기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지, 오늘은 기분이 좋으니 잠깐의 유예 정도는 주도록 하마. 하지만 너무 오래 끌면 너를 위해 싸우러 온 모든 이들이 죽어 나갈 것이다. 뭐어…. 그래도 상관없다면 평소처럼 이 몸의 흥미가 식을 때까지 버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 우리 마기노에게 시간은 무의미한 것이니.”
말을 마친 베리아가 목을 조르던 손을 놓아주자마자 격한 기침을 하는 탈리안이에요.
처음에야 약했지만, 말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베리아의 손에 들어가는 힘은 강해져만 갔으니까요.
눈에 완전히 흰자만이 보이려고 할 절묘한 타이밍에 목을 놔주었으니….
베리아는 탈리안에게서 볼 일은 모두 마친 건지 탈리안을 다시금 혼자 남겨두기로 했나 봐요.
탈리안에게서 멀어져 전투가 한창인 것 같은 소리가 나는 라피아 쪽으로 향하고 있거든요.
뭐, 방금의 대화만 보더라도 탈리안이 지금껏 괴롭힘은 받더라도, 베리아의 마음대로 놀아나는 것에는 저항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방금의 그 키스만으로도 베리아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할 거에요.
라피아가 싸우고 있는 곳으로 돌아온 베리아가 볼 때, 싸움은 누가 위라고 하기 어려운 공방전을 이루고 있었어요.
시멜리는 전력을 다해 변칙적인 공격으로 라피아를 몰아세우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라피아는 한번 당한 공격은 절대로 두 번 당하는 일이 없었어요.
그럼에도 손톱과 발톱, 꼬리와 마기로 공격하는 패턴은 정말 수십, 수백 가지로 늘어나, 시멜리가 원래부터 이렇게 싸움을 잘했는지 의심이 될 정도였죠.
라피아도 대단했어요.
한번 봤었던 공격은 맞는 일 없이 반드시 피해내고, 비슷한 공격은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공격을 죄다 무기로 되받아쳐 흘려내고 있었으니까요.
시멜리의 전혀 공격이 통하지 않는데도 싸움이 끝나지 않고 있는 것은, 시멜리의 놀라운 재생력에 있었어요.
베리아에게 어떤 종류의 힘을 받은 것인지 단 한 번의 일격에 생명을 앗아갈 공격에도 시멜리는 몇 초 뒤면 다시 일어나, 상처를 급속도로 회복했기 때문이에요.
“한낱 인간이었던 주제에 40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거치고 사람이 이렇게 싸움만을 위해 태어난 생물처럼 변할 수 있다니, 놀랍기 짝이 없구나.”
“안 그래도 짜증 나는데 또 뭐하러 온 거야!”
“게다가 이 몸에게 공격할 여유까지….”
베리아는 라피아가 던진 검을 손으로 쳐내고 라피아에 관한 분석을 계속했어요.
그렇지만 그것도 얼마 가지 않아, 베리아의 관심은 라피아와는 멀찍이 떨어져 쉬고 있는 크리미아에게 향했죠.
“그런데 가짜 성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냐? 이 몸에게 그런 마법을 걸만한 실력자라면 뭔가 더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말이다.”
“제가 잠이 좀 부족한 데다…. 잦은 전투로 인해서 지금은, 상당히 피곤합니다.”
“그럼 이 몸과 함께 대화 좀 하자꾸나, 라피아는 시멜리와 놀아주느라 조금 바쁜 것 같으니….”
“…그 대화에 어울려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거부권이 없다는 것쯤은 네 녀석도 알 텐데?”
확실히 그래요.
라피아가 당장 시멜리를 죽이거나, 행동불능으로 만들지 않는 이상에야 크리미아를 지켜줄 수가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크리미아 혼자서 베리아에게 대항할 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본인이 말한 것처럼 몸의 상태가 꽤 지쳐있어요.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할 수 없는 상태인 거죠.
“…뭐가 궁금하신 겁니까.”
“이 몸에게 쓰려고 했던 마법,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
“마군주라는 존재가 그런 것도 모르는 겁니까?”
그것도 그렇네요.
베리아라는 상식 외의 존재가 크리미아는 성녀가 되다만 사람이라는 것은 눈치챘으면서, 정작 크리미아가 쓰는 마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니 모순이에요.
하지만 이런 비꼬는 말에도 피식하고는 차분히 자기 할 말을 이어갔어요.
“기적을 일으킨다는 형식만 같을 뿐이고 근원이 다른 이세계의 기술을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 무엇보다 태초신과 태초신의 자식들이 가진 힘은 서로 밀어내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갑자기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아무래도 금방 끝날 전투는 아닌 것 같으니 심심풀이로 잠시 옛날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까? 오늘은 특히 기분이 좋은 날이니.”
이곳이 베리아의 영역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베리아가 핑거 스냅을 하면 당연하다는 듯이 한 발짝 뒤에서 의자가 나타났어요.
천천히 옷을 정리하고 앉은 뒤에는 멋대로 설명을 시작했죠.
크리미아가 ‘그렇게 제멋대로….’라며 불만을 말했지만, 가볍게 무시당했어요.
“너무 그러지 말아라, 곧 네 녀석도 이 몸의 것이 될 테니…. 어찌 되었든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먼저 태초신 헤브니아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느냐?”
“이 세계를 창조하신 최초의 여신, 불과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저희를 이끌던 분이셨습니다.”
“음, 얄팍하구나. 태초신이 이 세계를 만든 건 맞다. 그렇지만 너희를 만든 건 그 자식들인 그란스리이지. 태초신이 만든 건 우리, 마기노다.”
“…저보고 그걸 믿으라는 겁니까? 교회 사람이 듣는다면 이단이라며 화낼만한 이야기입니다.”
크리미아의 말에 베리아는 큭큭거리며 웃다가 다리를 꼬고는 턱을 괴며 가소롭다는 듯이 내려다봤어요.
“무리도 아니지, 허나 진실이다.
마기노는 태초신이 만들어낸 존재 중 하나이며, 지식에 대한 욕망이 그 어떤 종족보다 크다고…. 아니, 끝이 없다고 할 수 있는 게 장점이었다.
장점이자, 단점이었지.
마기노는 태초신의 제일 첫 번째 창조물 중의 하나로서 지식욕을 제외하고도 특별한 힘을 부여받았었다.
기적을 일으키는 힘, 마법.
처음 이 세계에 발을 내디뎠을 당시에는 하찮다고 멸시하더라도 괜찮은 수준의 힘을 가진 종족이었다.
뒤이어 창조된 존재들에 비해서 힘은 약한 주제에, 죽음에 이르는 상처만 입지 않는다면 죽지도 않으니 다른 종족에게 뒤처지기나 했지.
그러나 마기노란 무엇인가?
끝없이 탐구하는 자, 기적을 일으키는 자.
오랜 시간의 연구 끝에 마기노의 능력은 점차 빛을 강하게 발하기 시작했다.
모든 창조물의 정점에 서서, 이끌기 위한 힘이었다고 칭송해도 되었을 정도로.
그제서야 알았지.
마법의 이름을 본떠 만든 이름 마기노, 태초신으로부터 받은 것은 갚을 수 없는 은혜였다는 것을.
그렇기에 태초신에게, 그 자식들에게, 자식 된 도리로서 세상을 올바르게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모두가 마음속에 새겨두고 있었을 터.
당분간은 모든 일이 잘 풀려나갔었다.
애들 말장난에나 등장하는, 동화에나 나올법한 단어를 쓰자면….
사랑, 우정, 의리, 평화…. 이런 것들이 세상에 가득 차 있었다고 할 수 있었지.
하지만 시간이 흘러 마기노가 세계의 정점이 된 순간부터 무언가가 묘하게 엇나가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지식욕을 채워줄 무언가가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것이지.
이쯤 되니 이 몸이 더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마기노의 지식욕이 향한 곳은 자신을 만들어낸 창조주였다.”
“…불경죄를 범하셨군요.”
“불경죄? 아니! 처음은 단순히 그들에게 어린애라도 알 법한 지식을 요구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들은 거부했다!
자신의 아이가 배움을 요청하면 응당 알려주어야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러나 그들은 부모의 역할을 저버렸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모든 종족의 정점에 선 마기노다!
…이런 자만심에 우리는 태초신의 자식들, 그란스리를 공격했다.
어쩌면 우리의 기대를 저버린 것에 대한 원망에서 나온 행동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제일 강한 72명의 마기노와 그 휘하의 군대가 그란스리에게 덤벼들어, 상처를 입혀 패주 시키는 것까지는 성공했지.
그란스리를 이겼다는 고양감에 우리는 곧바로 태초신을 치려고 했지만, 태초신은 머리카락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미리 우리가 공격해올 것을 알았는지, 모습을 감춘 뒤였지.
그란스리는 패주한 뒤, 자신들만의 공간에 숨어서 회복 기간을 가지더니 우리를 땅속 깊은 곳….
연옥에 가두었다.
우리의 힘을 마기로 변질시켜버린, 일종의 저주와 함께.
저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이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검고, 기괴한 모습으로 바꾸어버렸다.
유배나 다름없는 처사에 절망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얼마나 긴 시간이 지나가더라도 그 연옥에서 빠져나올 법만 연구했지.
잃어버린 고향을 되찾기 위해, 그란스리와 태초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믿을 수 없는 말이지만,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는 게 말에서 느껴지니 더 신기할 뿐입니다. 하물며 당신들이 쓰는 마기가, 태초신께서 베푼 은혜였다니….”
베리아가 자신을 소개할 때 오만의 종족이라고 말한 이유가 있었네요.
은혜를 원수로 갚았으니 연옥에 갇힐 만해요.
그리고, 타이밍 좋게 라피아도 시멜리와의 싸움을 끝내고 베리아의 앞에 섰네요.
“후우…. 요약하자면, 배은망덕한 놈들이라는 거네.”
“부정하지는 않겠다. …꽤나 걸레짝으로 만들어뒀다만, 죽이지 못한다는 걸 알았나 보구나.”
라피아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시멜리의 모습은 생각보다 처참했어요.
사지가 제대로 붙어있지 않은 건 당연하며, 그 사지조차 갈기갈기 찢어져 제 형태를 잃어버리고 있었거든요.
게다가 끊임없이 일어나려는 시멜리를 막기 위해 제르반에게 썼던 구속 기술을 쓴 것처럼, 상당한 피의 양이 시멜리의 몸을 휘감고 있었어요.
이런 상태에서도 상처가 벌어지거나 악화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멜리는 계속해서 몸을 비틀어 구속에서 벗어나려고 했죠.
그야말로 바퀴벌레, 그보다 더한 무언가의 처참한 발악을 보는듯한 모습이에요.
“…이미 죽어있는 걸 어떻게 죽여, 이 망할 년아.”
“힘을 원하길래 준 것뿐이다. 그란스리에 의해 탄생한 존재치고는 마기노에 한없이 가까운 녀석이었지. 마음에 들었었는데, 벌써 제 역할을 못 할 정도로 망가지다니 아쉽구나, 아쉬워.”
“젠장, 장난감 취급하는 게 한두 번도 아니고…. 질리지도 않고 위에서 내려다보기만…!”
“이 몸은 마군주 베리아다. 위에서 내려다보지 않을 이유가 어디에 있지?”
“라피아 씨, 이리 와보세요.”
“또다시 작전 회의라도 하려는 것이냐? 이 몸을 쓰러트리지 못한다는 것쯤은 이제 슬슬 깨우치거라.”
싸울 의지가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라피아는 베리아를 견제하면서도 느릿한 발걸음으로 천천히 크리미아에게 다가갔어요.
그런데 갑자기 크리미아가 라피아의 귀를 잡아당기는 거예요.
게다가 그 힘이 강했는지, 라피아가 아프다며 소리까지 지를 정도였어요.
“말로 하면 되잖아! 아프다고!”
“조용히 듣는 게 좋을 겁니다. 별 내용 없지만, 지금만큼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합니다. 집중하십시오.”
베리아에게 마법을 발동할 때보다도 더 진지한 얼굴을 한 크리미아 덕분에 화를 내려다가도 멈춘 라피아에요.
대신에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점점 입이 벌어지더니, 다른 이유로 크리미아에게 화를 내게 됐어요.
“당신 제정신이야?! 당장 원래대로…!”
“말했잖습니까, 나중에 저를 탓하지 말라고…! 이거 놓으십시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는 몰라도, 라피아가 갑자기 크리미아의 멱살을 쥐고 흔들 정도라면 분명 충격적인 이야기일 거예요.
크리미아는 적을 눈앞에 두고 멱살을 잡힌 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가 봐요.
바로 라피아의 손을 뿌리치고 말을 마무리했어요.
“…크흠, 어쨌든 이렇게 된 이상 라피아 씨가 노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최선의 방법은 그것뿐, 모습을 보아하니 베리아 자신은 모르는 거 같으니 눈치채기 전에 해야 합니다.”
“질이 베리아를 이겨낸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러니, 당신이 도와주면 되는 일입니다. 힘든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베리아를 전력으로 기절시키기만 하면 됩니다.”
“오늘 하루 진심 모드라고 하기는 했지만…. 뱀파이어 한번 빡세게 굴리네…. 몸이 멀쩡해도 정신적으로 한계라고 진짜아!!”
짜증을 내면서도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걸 라피아도 알기에 앞으로 걸어 나와 베리아를 마주했어요.
그러더니 베리아도, 크리미아도 놀랄만한 행동을 했어요.
검으로 자신의 심장을 찌르는 자해 행위를 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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