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연기력, 그러나 빛 못 보고 묻혀 버린 무명 배우 이한.
사고가 발생한 촬영장에서 주연 배우인 강태윤을 구하고 대신 사망하지만,
깨어나니 저세상 미모를 지닌 아름다운 청년 ‘차시한’이 되어 있는데...
“시청률, 기사, 반응들까지 모두 최고야.
망해 가던 드라마가 살아났다고, 시한 씨 덕분에.”
*
뭔가 싸한 느낌에 쉽사리 들어가지 못하고 머뭇거리던 찰나.
화악!
손도 대지 않은 문이 거칠게 열어젖혀지고.
놀라서 본능적으로 주춤 뒤로 물러나는 몸을, 그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누군가가 강한 힘으로 단숨에 잡아당겼다.
“……!”
콰앙!
열어젖힌 만큼의 강한 힘으로 제자리에 되돌아온 문이, 등 뒤에서 커다란 소리를 내며 닫힌다.
그렇게 외부와 격리된 공간 안으로, 시한은 어떤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속절없이 끌려들어 갔다.
몸이 홱 돌려지고 등이 벽에 부딪쳤다.
“안녕하세요,”
그를 끌어당겨 한구석으로 몰아붙이고, 팔 안으로 가둔 남자의 음성이 귓가를 부드럽게 파고들었다.
“차시한 씨.”
두려움이 삽시간에 밀려들어 왔던 탓에 처음에는 알아듣지 못했다.
그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서야, 그것이 자신에게 너무도 낯익은 목소리임을 뒤늦게 깨달았다.
“…….”
꿀꺽, 마른침을 삼킨 시한은 머릿속을 울려 대는 경종을 무시한 채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나, 알죠?”
심장이 떨어지는 느낌과 함께 숨을 멈추었다.
남자, 강태윤이 그를 바라보며 짙게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