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 좋고 사람을 잡아먹을 듯 몰아붙이는 미녀라 해서, 숫처녀가 능숙한 탕녀가 되는 건 아니니까. 굳이 따지자면 그레이스 때와 비슷한 경우라고 볼 수 있지.
육체는 뛰어나고 마음은 앞서나가지만, 지식과 경험은 없는 상대. 침대 위에서도 6★으로서의 경험치를 쌓아 올린 내 상대가 될 리 없다. 그런 사실도 모르고 마음 가는 대로 날뛰며 흡족하게 웃는 레베카가 이제는 귀여워 보인다.
“뭐야, 왜 그렇게 웃어?”
아래에 깔려 이리저리 휘둘리는 놈이 갑자기 씩 웃어 보이자 의아한지 질문을 던지는 레베카. 그런 그녀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용히 손을 뻗었다.
목표는 의복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옷자락. 레베카를 알몸으로 20층에서 날뛰게 둘 순 없으니 혹여나 찢어질까 부드럽게 벗겨내었다. 나도 할 마음이 생겼다는 게 마음에 드는지 다시 한번 씨익 웃어 보이며 옷을 벗기게 내버려 둔다.
그렇게 햇볕 아래에 드러나게 된 조각상 같은 레베카의 몸. 아름다운 여성의 몸을 빚어내고 거기에서 지방을 쪼옥 빼낸 것 같은 전투적인 몸이다. 그런 와중에 가슴과 골반에는 여성으로서의 부드러움이 남아 있고.
적당한 크기로 부드럽게 흔들리는 가슴, 보디빌더처럼 선명하게 갈라진 복근, 성이 났다는 표현이 무엇보다 어울리는 탄탄한 허벅지까지.
“흐아… 이러고 있으니까 좋네. 여자애들이 왜 니 이름만 들어도 뺨을 붉히는지 알겠다, 야.”
“난 용병 애들 건드린 적 없는데.”
“너 목욕할 때마다 따라가는 애들은 있었어.”
그 아름다운 육체미에 홀려 뜨겁게 달궈진 피부를 살살 어루만지자 기분 좋다는 듯 킥킥 웃는 레베카. 조금 전까지 흥분해서 오크 모가지를 썰고 다니던 사람이라고는 믿기 힘든 모습이다.
팔뚝으로 시작하여 쇄골을 지나 가슴으로. 손끝이 방랑하는 모험가처럼 피부 위를 노닐자 간지럽다는 듯 다시 한번 웃어 보이는 그녀.
나만 재미를 보도록 놔둘 수 없다는 듯 레베카도 내게 손을 뻗는다. 갑옷은 이미 외투처럼 벗겨서 바위 옆에 던져둔 상황. 안에 받쳐 입는 가벼운 의복이 그녀의 손길을 견딜 리 없다. 혹여나 찢어버릴까 걱정되어 셔츠와 바지를 내가 먼저 훌렁 벗어버렸다.
“이야, 몸 좋네. 아래로 내려가서 나태하게 지내다가 군살이 붙은 게 아닐까 했는데.”
“거, 올라가다 말고 빠졌다고 너무 한심한 취급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럼 맛있는 거 먹고 술 마시러 가겠다고 내려갔는데 그런 걱정을 안 해?”
“그건 맞지….”
레베카의 뜨거운 손이 뻗어와 똑같이 따라 하겠다는 듯 내 근육을 어루만진다. 팔뚝과 쇄골을 어루만지던 손이 가슴 위로 올라와 심장 두근거리는 소리를 만끽하듯 멈춘 상태로 시작되는 만담에 가까운 대화.
왜 탑의 아래로 내려갔냐고 책망하듯 날카롭게 눈을 치켜뜬 그녀가 내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는다. 부드러운 입맞춤 따위가 아니라 자국을 남기기 위해 꽈악- 깨물면서.
능숙한 여인들처럼 입술로 피부 아래에 멍울을 만드는 게 아니라, 진짜로 이빨 자국을 내려고 작정했는지 피부를 짓누르는 새하얀 이빨들. 그와 동시에 수상하게 꿈질거리던 그녀의 허리가 와락 달려든다.
“흐읍, 흐― 야, 이거 좀 아프네…?”
낭만도 무드도 뭣도 없이 자지를 움켜쥐고선 허리를 내려 삽입한 레베카. 빡빡하고 뜨거운 살덩이 사이로 귀두가 강제로 비집고 들어가는 쾌감도 잠시. 곧바로 어깨를 뜯어내려는 듯 힘이 꽉 들어간 이빨 때문에 절로 신음이 흘러나온다.
화살 박힌 거 뽑아내듯, 자기 처녀막 부수면서 비명 참으려고 사람 어깨를, 시발…!
“크읏, 나도 아파. 사람 어깨를 무슨 재갈처럼…!”
“전에 칼침 맞았을 때 느껴봤는데, 뭐 깨물 게 있으면 참기 편하더라. 야, 피는 내가 보는데 그 정도는 참아.”
어처구니가 없어 그녀의 빨간 눈동자를 코앞에서 노려보자 미안하다는 듯 너스레를 떨며 백태 하나 없는 분홍색 살덩이가 날름 밖으로 나온다. 피는 나지 않지만 질긴 피부 위에 선명하게 새겨진 제 이빨 자국을 달래주듯 살살 핥기 위해.
피부가 뜨거운 만큼 그녀의 혀 또한 뜨거워서 잇자국이 조금 더 따가워진 기분이지만, 곧바로 온 신경이 아래로 쏠린다.
피부보다 뜨거운 혓바닥, 그리고 혀보다 뜨거운 그녀의 속살. 허리를 위아래로 움직이진 않았지만 마치 기계처럼 꽈악 맞물린 속살이 목 졸라 죽이려는 손길처럼 완전히 조이고 있었다. 초인이 아니라 평범한 남자였다면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수준.
“윽, 흐읏… 야, 안에서… 껄떡대지 좀, 말아 보라고.”
“그게 어떻게 내 마음대로 되는데.”
“상급 모험가가 지 몸도, 으읏…, 못 다루는 게, 흣, 말이 되냐…?”
흥분했다고 냅다 자지를 박아버렸으니 그 충격이 어딜 가겠는가. 상급 모험가답게 튼튼한 육체로 여파를 견뎌내긴 했지만 파과의 통증은 공평하게 찾아왔는지 그녀의 탄탄한 팔다리가 나를 옥죄이듯 휘감는다.
그 모습에 슬쩍 힘을 줘 자지만 꺼떡거려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꼬옥 조여오는 속살. 허리를 움직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쾌감에 나 또한 레베카를 마주 껴안았다.
몸이 엄청 뜨거워서 그런지 온돌에 등을 지지거나 혹한기 때 핫팩에 손 문지르던 기분이네. 핫팩으로 만든 죽부인 같다고 하면 실례인 걸까. 안에서도 밖에서도 마치 바이스처럼 붙잡고 놔 줄 생각이 없으니 더 뜨겁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누가 그렇게 무식하게 때려 박으래요?”
“하, 씨. 그년들 말을 믿는 게 아니었는데.”
“설마 용병단 애들이 술 먹고 하던 음담패설을 믿은 거예요? 믿을 게 따로 있지….”
“밥 처먹고 술 마시면 맨날 섹스섹스 거리길래 진짜인 줄 알았지, 시발년들 그거.”
품 안에 안겨 투덜거리는 그녀의 엉덩이로 손을 내렸다. 손안을 가득 채우는 탄탄한 살집은 손아귀에 힘을 주어도 되려 밀어내는 느낌. 등허리를 꼬옥 껴안아 주는 게 아니라 엉덩이를 꽉 붙잡자 불안함을 느낀 걸까.
이어질 내 행동을 눈치챘지만, 자존심 때문에 더 약한 소리는 못 하고 그저 끌어안은 팔다리에 힘을 주는 레베카. 움직이지 말라고 눈치를 주는 것 같은 귀여운 모습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움직이지 않을 수 있는 남자가 있을까.
엉덩이를 붙잡은 손에 힘을 줘 가볍게 들어 올린 탄탄한 몸뚱이. 마치 오나홀을 사용하듯 품 안에 찰싹 달라붙은 레베카의 몸을 위아래로 천천히 흔든다. 쯔거억- 음란한 소리와 함께 자지를 뱉어내는 그녀의 뜨겁고 끈적한 속살.
“야, 너…엇, 흐윽―”
“조심해, 그러다 혀 씹는다.”
고통만이 있는 건 아닌지 탓하듯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물기가 어린다.
“이게, 누나한테 반말을…?”
그 레베카가, 천하의 레베카가 여성스럽고 연약한 목소리를 내다니. 품 안에서 힉힉 들려오는 목소리를 만끽하며 부지런히 팔을 움직였다. 같은 속도로 계속 자극이 반복되니 빠르게 익숙해진 건지 아까보다는 여유가 느껴지는 목소리.
고통은 줄어들고 쾌감은 점차 늘어나니 스스로 엉덩이를 꿈질대는 게, 무의식적으로 남자를 유혹하는 모양새다.
그 천연적인 유혹을 가볍게 흘려 넘길 생각은 없어 슬쩍 팔뚝에 힘을 주었건만, 부드럽게 뻗어진 새하얀 손목에 밀려 나갔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새파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자세.
“흐으… 약한 모습 보였다고 바로 기어오르고 있어….”
해 본 적은 없지만, 입 더러운 용병들 사이에서 주워들은 건 많은지 꼬물꼬물 움직여 자세를 잡는다. 분위기를 타서 반말 한 번 던졌다고 보이는 반응치고는 격렬하지만, 그 대가가 이런 거라면 충분히 치를 의향이 있지.
나를 눕혀 두고선, 내 위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여성 상위의 자세. 배 위에 손을 올리고 균형을 잡더니 허리를 살살 돌리는 그녀. 여러 의미로 몸 쓰는 재능이 있는지 어색하게 움직이던 엉덩이에 조금씩 속도가 붙는다.
“에이, 기어오르다니.”
“너, 씨, 가만히 있어라. 오늘 내가 아주 끝까지 쥐어 짜버릴 테니까.”
위아래로 천천히 요분질 치던 엉덩이가 빨라진다. 그 덕에 햇빛 아래에서 자태를 뽐내던 레베카의 몸에 땀방울이 조금씩 맺힌다. 허리를 튕길 때마다 흔들리는 가슴과 힘이 잔뜩 들어가서는 땀에 젖어 더욱 선명해진 근육.
이런 걸 보고 가만히 있을 순 없지.
“가, 가만히 있으라고오, 옥―”
“어떤 남자가 이럴 때 가만히 있겠어. 우리 누님, 칼질에는 빠삭해도 남자는 너무 모르네.”
“이 새끼가 진짜, 아흐앗….”
팔을 뻗어 꾸물꾸물 움직이는 복근을 꾸욱 눌러본다. 이 탄력적인 복근 너머로 내 자지가 공성추마냥 자궁을 큥큥 두드리고 있겠지. 그리고 이 말랑한 배에는 오크 사냥꾼이 백날 활을 쏴도 생채기도 못 낼 테고.
눈으로 볼 때는 그저 야하기만 할 뿐인 몸매인데 날뛰기 시작하면 무슨 전쟁 병기란 말이지.
그래도 손바닥으로 배를 꾸욱 눌러주는 별거 아닌 자극에도 크게 반응하는 그녀. 어쩐지 일정한 박자로 움직이더니 섹스도 무슨 대련처럼 배우고 있는 건가. 쾌감에 익숙해지려는 일종의 꼼수를 발견한 것 같아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왜, 왜 그렇게 웃, 어?”
“이렇게 보니까 누님도 참 귀여워서?”
“뭐, 이 새― 끄얏?!”
내가 자신을 놀린다고 생각했는지 발끈 화를 내려는 레베카였지만, 말이 이어지지는 못했다.
아래에 깔린 남자가 허리를 허공으로 쳐올려 자궁 입구를 두들겨버릴 거라는 생각은 상상조차 못했나 보네. 귀두의 끝자락이 내장을 밀고 올라가듯 꾹 살덩이를 짓눌러버리는 감각이 생생하다.
평범한 여자였다면 고통에 울고불고 난리가 났을 법한 폭력적인 삽입. 하지만 상대는 5★버프를 받은 최상급 모험가 레베카다.
“너, 너어헛, 익슉해지면, 쥬, 쥬겨버린다….”
“그럼 그 전에 내가 먼저 자지로 죽여버려야겠네.”
“이, 시바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