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까지 해서 얻는 게 뭡니까?”
“귀족 영애 겸 정략결혼 상대로서의 캐번디시가 아닌, 마법사 샤를롯으로서의 인생.”
뜬금없는 내 질문에 곧바로 대답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모험가의 도시는 귀족과 신전과 길드들이 복잡하게 얽힌 정치의 복마전 같은 곳. 허영심 강한 아버지의 밑에서 팔려 가느니 마법사로서의 길을 걷겠다는 각오인가.
생각보다 모험에 진심인 아가씨였네.
“그렇다고 해서 당신에게 호감이 없는 건 아니에요. 멋지고 정의로운 기사님을 꿈꾸는 건 제 나이대의 소녀들에게 있어 흔한 일이니까요.”
“조에 부인에게 이야기를 들었다면 아시겠지만, 저는 오는 여자를 마다한 적이 없습니다.”
“들었죠. 침대 위에서는 부드럽던 태도와 달리 무자비함을 보여주신다는 것까지. …하지만 곧 있으면 원정대가 출발하니 이 숫처녀를 상대로 조금은 살살 해 주실 거라 믿어요?”
그 말을 듣고 곧바로 책상을 훌쩍 넘어 의자에 앉은 샤를롯의 앞에 섰다. 반쯤 벗겨진 셔츠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그녀를 번쩍 들어 올리기 위해. 갑작스럽게 허공으로 붕 뜬 그녀가 꺅! 하고 귀여운 비명을 지른다.
밖에서 메이드의 반응이 없는 걸 봐선 방음 하나는 훌륭한 공간인 것 같네. 그러니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겠지.
그대로 몸을 돌려 내가 커다란 의자에 풀썩 앉아버리고 그녀를 내 허벅지 위에 올렸다. 붕 들어 올려졌다 내려앉은 게 조금 무서웠는지 자연스럽게 나를 껴안은 그녀. 그 상태로 주섬주섬 가벼운 갑옷을 벗어 던지고 셔츠까지 벗으니 손을 뻗은 그녀가 내 탈의를 돕는다.
“정말, 대단한 몸이네요.”
부드러운 손길이 근육 위를 쓸어내리며 더운 한숨을 토해낸다. 듬직하다 못해 위압감까지 줄 법한 근육질의 몸매. 개인의 무력을 숭상하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있어 그 어떤 예술 작품보다 아름다운 몸 아닐까.
“계속 그렇게 자극하다가는, 내가 원정대의 일을 잊어버릴지도 몰라.”
“하지만 어쩌겠어요? 머리 한구석에만 있던 망상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내 경고에도 배시시 웃어 보인 그녀가 고개를 앞으로 숙인다. 숨결이 코끝을 간질이며 흩어질 정도로 가까이. 부드러운 분홍색 머리카락이 내 쇄골을 간질일 정도로.
그 도발에 넘어가지 않을 수 없어 그대로 손을 올려 가냘픈 목덜미를 잡아챘다. 잡아먹을 듯 입술을 덮쳐오는 입맞춤에 조금 당황했는지 바르르 떨리는 입술. 마치 침략자가 들이닥치듯 혀끝으로 그녀의 가지런한 이빨을 톡톡 두드렸다.
갑작스러운 키스에 놀라 살짝 벌어지는 이빨. 깨물릴 걱정도 없이 우악스럽게 혀를 집어넣어 그녀의 입안 모든 곳을 탐한다. 화들짝 놀라 깨문다 해도 내 혓바닥에서는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테니까.
파르르 떨며 어색하게 굳어 있는 혀를 휘감았다가 슬그머니 움직여 이와 잇몸과 뺨 안쪽, 입천장까지 구석구석 나의 혀끝으로 칠해나간다. 흥분과 당혹으로 거칠어진 콧김이 새어 나오다 못해 숨이 부족해진 샤를롯이 살짝 버둥거릴 때까지.
“흐아앗― 새, 생각보다 많이 거치시네요.”
남자가 처음이니 당연히 이런 키스도 처음이겠지. 입안을 충분히 만끽한 다음 입술을 떼니 우아하던 아가씨가 머리도 헝클어진 채 헥헥 숨을 몰아쉰다. 그래도 거칠게 대해주는 게 되려 기분 좋은지 발갛게 물든 양 뺨.
시간이 많지도 않으니 그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손을 뻗어 새하얀 브래지어를 치워버렸다. 그레이스만큼은 아니지만 어여쁘게 부풀어 오른 가슴이 보기 좋게 드러난다. 그 뽀얀 가슴골을 향해 나아가는 내 입술.
“으흣, 아하햣― 이건 좀 간지럽네요.”
목덜미에서 턱 아래, 턱 아래에서 가슴골. 새하얀 설원에 발자국을 찍는 기분으로 쯉쯉 힘을 줘 빨아들였다. 워낙 뽀얀 피부여서 그런지 곧바로 벌겋게 달아오르는 피부. 멍울이 질 정도는 아니었으니 키스 마크가 되지는 않으리라.
간지럽다고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몇 번이고 입맞춤이 반복되자 숨결이 조금씩 거칠어지는 샤를롯. 남자를 잘 아는 미망인과 달리 남자를 전혀 모르는 순백 지신의 몸. 이렇게 조금씩 달궈줘야 하는 부분이 남자가 누릴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이겠지.
손과 입술로 몇 번이고 가슴을 애무하자 조금씩 딱딱하게 굳어가는 분홍색 유두. 가슴을 괴롭히다 말고 그 부분을 입술로 살짝 짓씹듯 우물거리자 힘없는 손길이 내 뒷머리를 감싸 안는다.
“―흐읏, 하아….”
품에 안기기 전까지는 야망이 넘치는 자신만만한 귀족 영애였는데, 품 안에 들어오니 조용해진 모습이 귀엽다 못해 사랑스럽다. 마음 같아서는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릴 때까지 몇 시간이고 입을 맞춰주고 싶지만… 뒷정리를 할 시간까지 생각하면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네.
그렇게 생각하며 등허리를 살살 쓰다듬던 손을 아래로 내렸다. 가슴과 유두를 살짝살짝 깨물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 사이 자연스럽게 치마를 벗기기 위해.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통나무에 매달리듯 내 목덜미에 양팔을 휘감고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그녀. 부드럽게 허벅지를 들어 올린 뒤 거치적거리는 치마를 대충 책상 쪽으로 던져버렸다. 서류 몇 장이 휘말려 떨어졌지만 그런 사소한 일에는 신경조차 쓰지 못하는 샤를롯.
“손이, 생각보다, 뜨겁네요…, 역시 이야기로만 듣는 것과는 너무 달라.”
“그보다 몇 배는 기분 좋을 거야.”
“그건 좀 무섭네요.”
달뜬 숨을 내뱉으며 배시시 웃는 그녀. 뭐 얼마나 진도가 나갔다고 익숙해졌다는 양 가슴을 쭉 펴는 게 귀엽다. 물론 그 자신만만한 미소는 제 허벅지를 꾸욱 찔러 올리는 감각을 느끼자마자 굳어버렸지만.
반나체의 미녀를 품 안에 안고 몇 분 내내 입을 맞췄는데 아래가 반응하지 않을 리 있나. 바지 속이 갑갑하다며 난동을 피우듯 우뚝 솟은 자지가 내 허벅지 위에 걸터앉은 샤를롯의 허벅지를 꾹꾹 찌른다.
“그, 이건, 남성분의….”
“맞아, 자지.”
“나, 남근….”
“자지.”
“자, 자지군요.”
긴장감으로 침을 꼴딱 삼킨 그녀가 목덜미를 감싼 손을 풀고 내 바지춤으로 양손을 뻗는다. 손이 모이니 자연스럽게 가슴이 팔뚝에 짓눌려 강조되는 자세. 입술 자국이 벌겋게 남은 뽀얀 앙가슴을 보니 재촉하듯 자지가 껄떡거린다.
10층 원정이라고 편한 바지에 각반 정도만 차고 와서 다행이네. 성교육을 빙자한 음담패설을 통해 들은 게 있는지 머뭇거리면서도 멈추지 않는 손. 보드라운 아가씨의 손가락이 허리띠를 풀어내고 바지와 팬티를 파헤쳐 자지를 찾아 들어온다.
“이 큰 게 여성의 음부에….”
“네 보지에 들어갈 물건이지. 스태프 잡듯 기둥을 쥐어 봐.”
남근이니 음부니, 고풍스러운 단어를 사용하는 그녀의 귓가에 자지, 보지하고 음탕한 말을 지껄였다. 귓바퀴가 벌겋게 물들며 작게 자지, 자지 하고 중얼거리는 걸 보니 음어에 면역력이 없는 모양새.
하기야 술에 살짝 취한 귀부인이 성교육을 빙자해 음담패설을 들려준 게 그녀가 가진 성 지식의 전부다. 아무리 취했다 해도 태생이 귀족인 미망인들이 내 이야기를 할 때 ‘자지를 보지에 마구 쑤셨다.’ 이런 식으로 말해주진 않았을 거 아니야.
“이렇게 만지면, 기분이 좋나요? …자지를요.”
그래도 들은 건 있는지 어색한 손놀림으로 자지를 휘어잡는 그녀. 왼손으로는 알주머니를 받쳐 들고, 오른손으로는 귀두 끝물을 윤활유 삼아 꾹 쥔 손바닥으로 챱챱 흔들어준다.
사정에 이를 정도로 능숙하고 기분 좋은 손놀림은 아니지만, 남자를 모르는 숫처녀의 첫 손놀림이란 걸 생각하면 자지가 딱딱하게 부풀어 오른다. 점점 위로 치솟는 자지 기둥에 놀랐는지 양손으로 붙잡는 그녀.
스스로의 입으로 자지니 보지니 말하면서 흥분했는지 새하얀 순백의 팬티가 조금씩 젖어 들어가는 게 보이지만, 샤를롯은 당황해서는 껄떡거리는 자지를 무슨 짐승 달래듯 붙잡고 쓱쓱 어루만질 뿐이었다.
“이렇게 하는 거, 맞나요?”
“맞아, 이렇게 살살 어루만지면서 흥분 시키는 거지.”
그런 그녀의 팔 사이로 내 손을 쑤욱 집어넣는다. 목적지는 당연하게도 속옷의 기능을 잃어버리기 시작한 얇은 천 조각. 갑옷과 몬스터의 가죽도 버티지 못하는 손가락 앞에서, 얇은 천 조각은 무기력하게 뜯겨나갈 수밖에 없었다.
새하얀 천 조각을 뜯어내듯 치워버리자 드러나는 뽀얀 보지 둔덕. 꽉 다물린 살덩어리들은 끈적한 꿀물을 조금씩 밖으로 흘려내면서도 그 속살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었다.
“흐읏―!”
자지를 쥔 손에 너무 열중한 걸까, 제 팬티가 사라졌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린 샤를롯이 숨을 깊게 들이쉰다. 굳건하게 대가리를 치켜든 자지와 계속되는 애무로 흠뻑 젖어버린 보지. 이 뒤에 벌어질 일은 술에 취한 조에 부인이 몇 번이고 말해준 남녀 간의 정사뿐.
마치 성문처럼 굳건하게 다물린 보지 둔덕도 흉기에 가까운 귀두가 대가리를 들이미니 저항다운 저항 없이 쯔꺼억하고 입을 벌린다. 귀두 끝이 익어버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뜨끈하게 달아오른 속살.
“아, 아하앗… 뜨겁다는 게, 이렇게, 뜨거울줄으으응….”
그 가냘픈 몸뚱어리를 품에 안고 아래로, 아래로 쑤욱 느릿하게 잡아 내린다. 중간에 무언가 툭 걸리는 느낌을 무시한 채, 자지가 끝까지 파고들 때까지. 배를 짓누르는 묵직한 감각 때문인지 숨을 짧게 끊어서 몰아쉬는 그녀.
처음 느끼는 감각이 무섭다는 듯 매달리는 그녀의 등을 토닥토닥 두들겨 줬다. 아무리 침대 위에서 자비가 없다는 소리를 들어도 그건 남자를 아는 미망인을 상대로 할 때나 그런 거지.
뜨겁게 조여오는 속살이 마치 경련하듯 움찔거리는 걸 자지 기둥으로 만끽하며 부드러운 몸을 품 안에 껴안고 만끽했다. 발작하듯 짧게 끊어서 힉힉거리던 숨소리가 다시 길고 느릿하게 안정될 때까지.
어느새 반쯤 벗기다 만 셔츠는 땀에 흠뻑 젖어 있었고, 이빨과 입술 자국이 잔뜩 난 가슴이 내 가슴에 짓뭉개진다. 품 안에서 자그마한 새처럼 바르르 떠는 가냘픈 몸. 분홍색 머리카락과 말랑말랑한 등허리를 살살 쓰다듬고 있으니 품 안에서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어, 롤랑?”
“왜?”
“이, 이런 자세에서는 어떻게 움직이죠?”
여성은 남성을 기쁘게 해 주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는 걸 귀동냥으로 들었는지 엉덩이를 살살 움직여 보려는 샤를롯. 하지만 내 허벅지 위에 앉아 다리를 허리에 휘감은 상태로 뭐 어떻게 움직이겠는가.
파과의 고통이 지나가자 적극적으로 지식을 시험해보려는 모습은 좋았으나… 그 지식이 편향된 게 문제. 침대와 의자, 정상위와 대면좌위. 뭐 이런저런 상황이 다 다른데 긴장감 때문인지 그런 부분을 까맣게 잊고 주워들은 지식을 몸으로 실천하려 하니 저런 귀여운 실수를 하는 거지.
“움직일 필요 없어. 그냥 열심히 참아 봐.”
“참는다니, 뭐르, 으읏?!”
품 안에 있는 샤를롯을 부드럽게 잡아든 뒤 살짝 들어 올렸다 다시 내리며 자지를 박아 넣는다.
자지 전부를 빼냈다 박아버리는 식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 자극이 충분한지 히끅거리는 소리를 내는 그녀. 짧고 빠르게 자궁 입구를 귀두로 쿡쿡쿡 두드릴 때마다 힉힉 귀여운 숨소리가 흘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