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54 - 새엄마, 이복누나, 장모님, 비지니스 파트너... 그리고 메이드 (1)
"뿅, 주인님이 자리를 비우신 동안 열심히 일한 토끼를 위해, 주인님은 신속히 당근을 꺼내주시길 바랍니다."
"...."
루시아의 역바니걸
꼴리는 것에 꼴리는 것을 더했으니, 이건 안 꼴릴 수가 없다.
하지만... 꼴림과는 별개로 광란의 48시간 연속 섹스를 끝낸 게 조금 전이다.
아무리 나라고 해도 아직 정력이 회복이 덜 된 상태.
지금 상태로 역바니 루시아와 섹스를 했다가는 말라 죽을지도 모른다.
"... 주인님?"
평상시랑 다르게 내가 곧바로 덮치지 않자, 루시아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 혹시 제 복장이 마음에 안 드세요? 주인님이 전에 보고 싶다고 한 대로 만들어본건데..."
"그럴 리가... 엄청 마음에 들어."
"... 그러면 왜 가만히 계신가요?"
스윽─
고개를 푹 숙이는 루시아의 모습에 내가 죽음을 결심하며 옷을 벗었다.
루시아를 서운하게 할 바에는 그냥 내가 말라 죽는 편이 100배 나았다.
그러자...
"헤에...."
어째서인지 오늘따라 내 몸을 바라보는 루시아의 눈이 사랑은커녕 차갑게 느껴졌다.
"주인님이 리아나랑 있던 건 알고 있었지만.... 아주.... 열정적으로 놀다가 오셨나 보네요?"
"... 아."
생각해보니 지금 내 몸에는 리아나가 새겨놓은 흔적이 가득한 상태였다.
영광의 상처라는 생각에 일부로 회복은 사용하지 않았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사용할 걸 그랬다.
"... 아니, 그렇게 열정적으로 논 건 아닌데..."
촤라락-!
내가 변명을 하는 순간 루시아가 수첩을 꺼내 읽었다.
"... 주인님이 리아나를 공주님 앉기로 방에 데려다주었다는 목격담이 들려온 게 대략 48시간 전."
루시아의 감정 없는 목소리에 등 뒤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 누가?'
도대체 그 늦은 시간에 나를 목격했다는 건가!
"48시간 중에 수면, 식사 시간을 넉넉히 잡아 10시간을 제외한다고 해도 순수 교미만 38시간...."
".... 그... 루시아?"
"주인님의 12시간당 평균 사정횟수가 10회.... 하지만, 상대는 '제국의 태양'... 분명 무언가 수를 사용 했을 테니 평균에서 10%를 추가해서 대략 시간당 1.1회 사정으로 계산하면...."
착─
깔끔하게 수첩을 접은 루시아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주인님이 리아나와 교미 중 사정한 횟수는 대략 40회네요?"
"...."
나도 모르는 사정횟수를 순식간에 계산해버리는 루시아의 모습에, 리아나에 대한 불타는 경쟁의식이 느껴졌다.
"... 주인님?"
"... 네."
내 앞에 다가온 루시아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존댓말이 튀어나온다.
"지금 루시아는 토끼에요. 그리고 토끼는 외로우면 죽어버린 데요. 그러니까...."
이어서 무릎을 꿇은 루시아가 귀두 끝에 살며시 입을 맞추며 말했다.
"... 루시아에게는 리아나보다 한 번 더 해주실 거죠? 뿅?"
****
제국 북부, 장벽 너머.
"숙여라!!"
에르덴의 외침에 케일이 급하게 허리를 숙이는 순간.
촤아악─
섬광처럼 뻗어 나간 에르덴의 검이 마지막 남은 '고대 마물'의 머리를 베었다.
"케일! 다친 곳은 없느냐?"
"네... 형님의 덕분에... 감사합니다."
"아니다. 그보다 네가 무사하다니, 다행이구나."
에르덴이 손을 뻗자, 케일이 그 손을 잡고 일어섰다.
지금은 누가 봐도 사이좋은 형제의 모습이지만, 이건 2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때, 둘은 형제는커녕 원수에 가까웠으니까.
사실 그때도 케일이 일방적으로 에르덴을 증오한 것에 가까웠지만...
어쨌든, '그 사건' 이후 에다드는 바라던 자유를 찾았고, 가르시아와 레이카는 욕심을 버리고 사랑을 찾았다.
그 과정에서 케일의 성 취향은 심각하게 뒤틀려버렸지만... 덕분에 진짜 쾌락을 발견할 수 있었으니 모두가 행복한 결말이었다.
"이걸로 토벌은 마무리 지어도 되겠지."
"네, 도망친 마물은 저게 마지막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형님."
"너도 수고 많았다. 그리고 케일, 미안하지만 한 가지 부탁할 것이 있다."
"말씀하시죠. 형님."
에르덴이 케일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지금부터는 네가 임시로 지휘권을 잡거라. 임무는 병사들을 무사히 가문으로 데리고 돌아가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할 수 있겠지?"
"... 알겠습니다. 하지만 형님께서는요?"
"나와 폐하는 이곳에서 따로 할 일이 있다. 우리가 도착하기 전까지 유진에게 승전보를 전해다오."
"... 네,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형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케일이 병사들을 이끌고 돌아가자, 에르덴의 옆에서 걷던 라인그람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하하핫! 정녕 저게 케일이란 말인가!! 전에 봤을 때와는 다른 사람이 되었군! 하하하하핫!"
"사람은 성장합니다. 케일도 그리고 저도 말입니다. 폐하."
"하하하하핫! 폐하라니!! 서운하군, 내 하나뿐인 친우가 둘이 있을 때까지 그런 격식 있는 말을 사용하는 건가?"
라인그람 말에 에르덴이 고개를 저었다.
"... 폐하, 말씀드리기 송구하지만, 지금은 둘만 있지 않습니다."
에르덴의 말처럼 이곳에는 라인그람과 에르덴 이외에도 두 사람이나 서 있었다.
"... 이 늙은이는 신경 쓰지 말게. 그저 황제의 그림자 같은 것이니."
한 사람은 당연히 제국 제일 검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검은 로브로 전신을 가린 채, 자신의 키보다 더 큰 지팡이를 든 마법사였다.
"동의합니다."
그녀의 정체는 오대 마탑 중 말석을 차지하고 있는 애즈카반의 마탑주, 아우로라였다.
"저 역시 신경 쓰시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두 분께서 어떤 호칭을 사용하든 조금도 관심 없으니까 말입니다."
오대 마탑 중 우르와트, 보바르, 덤스트우, 일버르엘라는 마법을 학문, 마법사는 학자로 생각하고 연구하지만, 애즈카반은 다르다.
[마법은 무기에 불과하고, 마법사들은 전투 기술을 단련하는 수련자다.]
를 이념으로 삼는, 아카데미 이상으로 실전적인 마탑이 바로 애즈카반이다.
지금이야 애즈카판에서도 흑마법을 금지하고 있다지만, 백 년 전에만 흑마법사를 육성하는 기관이 따로 있었을 정도로 말이다.
그 때문에 전통적인 마탑의 마법사들에게는 항상 모멸 섞인 시선을 받는 터라 실력과는 관계 없이 5대 마탑 중에는 최하위라고 평가되고 있지만...
평가와는 별개로 실전에 관련된 마법은 오대 마탑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었다.
"하하하핫! 설마하니 애즈카반과 황실이 손을 잡게 될 줄은 몰랐군!"
"긍정합니다. 언제나 애즈카반을 벌레 보듯 보던 황실이 구질구질하게 도움을 요청하니 솔직히 유쾌할 지경입니다."
"호오, 황제의 앞에서 하는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날이 서 있군!"
"제 말투에 관여하지 않는다.... 이것도 참가 조건에 포함되어있습니다."
아우로라의 말에 라인그람이 크게 웃었다.
"하하하핫! 그렇지! 하지만 조금 억울하군, 짐이 황제가 된 이후로 애즈카반에 대한 차별이 상당히 줄었을 텐데?"
"... 다른 마탑과는 달리, 정기 감찰뿐만 아니라 비밀 감찰관도 보내면서 말입니까? 그것도 바로 지난달에 말입니다."
"하하하핫! 필요했기에 보냈을 뿐이네! 개인적인 감정은 없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인 라인그람이 붉은 눈동자를 빛내며 말했다.
"실제로 감찰관들이 애즈카반 출신의 흑마법사를 몇 명 잡아내지 않았던가?"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일탈입니다. 애즈카반과는 관계없습니다."
"그래서 황실에서도 애즈카반과 연관을 짓지 않고 개인의 처벌로 끝냈지 하하하하핫!"
"...."
라인그람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다.
전대 황제 같았으면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서 애즈카반을 압박했을 텐데, 이 황제는 어디까지나 객관적으로 조사를 해서 개인에게 처벌을 내렸을 뿐이다.
"헌데, 마탑주여, 그토록 황실을 혐오하면서 왜 협력 요청에는 응한 것이지?"
"... 황실에 대한 감정과는 별개로 황실의 마법을 연구할 기회를 흔치 않습니다... 특히 저희같이 미움받는 마탑은 말입니다."
아우로라의 말에 라인그람이 재미있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처억─
그때, 앞서가던 에르덴이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 폐하, 준비하시죠. 도착했습니다."
"호오, 정말 이런 곳에 동굴이 숨겨져 있군... 유진 칼리오페는 도대체 이런 정보를 어떻게 아는 것인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야! 하하하하핫!"
장벽 밖으로는 나가 본 적도 없을 유진 칼리오페가 어떻게 '고대 마물'이 봉인되어있다는 정보와 이런 '숨겨진 동굴'의 위치까지 알고 있는지 뒤를 캐보고 싶었지만...
'... 아니, 그만두지.'
라인그람은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 하는 멍청이가 아니다.
전에 한 번 '멜피사'를 건드렸다가 유진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제국의 황제로서는 '유진 칼리오페'를 적으로 만들 수 있는 행위 자체를 하지 않는 게 옳았다.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에르덴의 말에 다들 날카롭게 감각을 끌어올리며 동굴 안으로 들어갔지만...
저벅─ 저벅─
음침한 분위기와는 달리 지나치게 평화롭다.
"하하하핫! 뭐라도 튀어나올 것 같더니 아무것도 없군!"
"네, 폐하. 정보대로라면 안에 위험한 것은 없을 겁니다."
유진의 말에 따르자면, 이 동굴은 어디까지나 통로에 불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신이 아닌 이상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경계를 풀지 않고 끝까지 도착하자...
예상대로 검은 문이 나타났다.
"... 문을 확인했습니다. 이제 돌아가시죠."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열어보고 싶군."
"폐하..."
유진이 몇 번이고 경고했다.
문을 확인하면 곧장 돌아오고 절대로 안으로는 들어가지 말라고.
이건 어디까지나 '확인'이지 '탐색'이 아니라는 걸 잊지 말라고.
"하하핫! 짐도 알고 있네. 한 번 말했봤을..."
쿠쿠쿠쿠쿵-!
그때, 동굴 전체가 무너질 듯 흔들리더니, 문이 조금씩 열리고....
콰앙-!
완전히 열린 문 너머로 거꾸로 솟은 탑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