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35 - 호랑이는 개를 따먹어 (1)
다음날, 아침.
베를리오즈가 말한 시간에 맞춰서, 유진이 비앙카와 백소소를 데리고 숲에 도착했다.
"캬캬캿...! 딱 맞춰서 왔구나. 그래서 네놈의 가장 깊은 감정이 무엇인지 깨달았는고?"
당연히 깨닫지 못했다고 생각했는지 송곳니가 훤히 드러나게 웃는 베를리오즈.
"네, 깨달았습니다. 베를리오즈님의 말씀대로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호오..? 생각보다 금방 깨달았구나. 그래서? 무슨 감정이고?"
베를리오즈가 물었지만, 유진은 뺨을 긁적이며 대답을 피했다.
"그건... 음, 말로 하는 것보다 직접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흐음. 뭐, 좋다. 말로만 깨달았다고 해도 소용없는 것이니... 그럼, 거기 앉거라."
"네."
유진이 가부좌를 틀자 어제와 같이 베를리오즈가 등에 손을 대었다.
"서방님 힘내사옵소서! 소녀가 응원하옵니다!"
"...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
백소소와 비앙카의 응원을 들은 유진이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시작하겠느라! 집중하거라!"
후우웅─!
어제와 똑같이 베를리오즈가 길을 뚫자, 유진은 감정을 끓어 올렸다.
"이... 이건..!!"
그리고 베를리오즈가 경악했다.
하루 사이에 유진에게서 느껴지는 감정이 완벽히 달라졌다.
어제는 길조차 제대로 뚫지 못할 정도로 미약한 감정이었는데, 지금은 집중하지 않으면 붙잡기 어려울 정도로 거친 감정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유진이 갑작스럽게 천재가 됐다는 뜻은 아니다.
베를리오즈가 유진보고 둔재라고 한 건 여심을 몰라주는 둔감한 놈을 골려주기 위한 농담이었지만, 유진은 여전히 범재에 불과하다.
똑같은 양의 감정을 넣었다고 했을 때 강신의 효율은 비앙카의 1/3 정도, 백소소와 비교하면 1/5 정도의 효율 밖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비효율적인 강신에도 불구하고 지금 유진은 백소소와 비슷하게나마 위력을 내고 있었다.
"읏...!! 이럴 수가...!!... 이... 이렇게... 엄청난 감정의 양은 본녀도 처음보느니라!!.. 도대체 무슨 감정인게냐!"
그것을 가능하게 한 원인은 단순했다.
'압도적인 감정의 양'
지금 유진은 일반인의 몇십 배를 넘어가는 압도적인 감정으로 재능을 보충하고 있다.
쿠구쿵─!
순식간에 길을 뚫어가던 유진이지만, 마지막 벽만큼은 쉽게 뚫지 않았다.
"크으읏..!!"
벽에 부딪힌 유진의 입에서 고통에 찬 신음이 흘러나왔다.
"조금만 참거라!!... 그걸로... 마지막이다..!!"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하며 베를리오즈가 소리쳤다.
길만 유도해주면 알아서 뚫을 수 있는 백소소와 달리, 유진은 하나하나 제어해줘야만 했다.
"이제 거의 다 되었다!! 본녀를 믿고 조금만 더 견디거라!!"
"크으으으윽!!"
베를리오즈가 감정의 흐름을 한곳에 모아 꽉 막힌 벽을 뚫어내자.
콰아아앙─!
백소소가 처음 강신했을 때와 똑같은 현상이 나타나며 베를리오즈가 튕겨 나왔다.
다만, 한 가지 달라진 게 있다면 백소소의 새하얀 마력과는 반대로 유진을 감싼 마력은 칠흑처럼 어두웠다.
촤아아악─!
같은 것에 두 번 당하지는 않는다는 듯, 공중에서 회전하며 자세를 잡으며 소리치는 베를리오즈.
"하필이면 호신(虎神)이구나!! 폭주할 테니 제압할 준비를 하거라!"
그 말에 반응한 비앙카가 곧바로 강신을 사용했고, 백소소는 강신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제압 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저벅─
검은 마력 속에서 유진이 걸어 나왔다.
"...."
검은 마력을 두른 채, 맹수 같은 눈을 빛내는 유진의 모습은... 이런 상황에서조차 잠깐이나마 정신을 빼앗길 정도의 외모였다.
"읏!... 서방님..."
"정신 차리거라! 저 아이가 가진 힘에 비하면 싸우는 법은 모를 것이다! 그러니 너무 겁먹지 말 거라!"
베를리오즈가 백소소를 죽여서라도 제압하겠다고 말 한 건 단순히 강신 때문이 아니다.
백소소가 가지고 있는 백사 가문의 기술과 전투법이 강신과 조합됐을 때가 지극히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눈앞에 유진은 힘만 센 어린애와 다른 바 없었다.
저벅─
"온다...!"
다시 한 걸음을 내디딘 유진을 모두가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을 때.
"... 후우."
갑작스럽게 유진이 긴 한숨을 내쉬더니,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뭐냐.... 설마?... 혼자서... 폭주를 멈춘게냐?"
"아... 네... 아슬아슬하지만... 어떻게든요."
유진의 대답에 베를리오즈가 눈을 깜빡였다.
"이럴 수가!... 도대체 무슨 감정이길래!!... 어떻게 네놈도 폭주하지 않은 게냐?"
다루기 어려운 사신에 이어서 난폭한 호신이 나왔는데 이렇게 아무 일도 없이 넘어가다니...!!
수백 년을 살아온 베를리오즈의 지식으로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 그건... 크읏!"
대답하려는 순간 유진이 갑자기 비틀거렸다.
"아...! 자.. 잠시만 기다리거라!... 본녀가 닫아주마..!"
곧바로 유진의 옆에 다가간 베를리오즈가 길을 강제로 닫았다.
유진이 사용할 수 있는 감정이 넘쳐난다지만, 그만큼 소모되는 양도 심상치 않다.
비효율적인 강신 때문에 낭비되는 양을 생각하면, 5배의 위력을 내려면 단순히 5배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수십 배는 넘게 소비될 것이다.
"... 하아... 하아... 하아..."
"... 괜찮으냐?"
고개를 숙인 채 숨을 내쉬는 유진의 향해 베를리오즈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네.. 괜찮은... 것.."
그러자, 갑자기 번쩍 일어난 유진이 비앙카와 백소소의 손목을 잡아끌며 말했다.
"따라와라. 백소소, 비앙카."
"... 응? 갑자기 왜?"
"왜 그러사옵니까 서방님?"
대답할 여유조차 없다는 듯 둘을 끌고서 수풀 안쪽으로 들어가는 유진.
"... 음? 갑자기 뭐 때문에 저러는고?"
베를리오즈는 그 모습을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운 채 지켜보고 있자, 멀리서 비앙카가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너... 미... 미쳤어!"
"소... 소녀... 서... 서방님이... 원한다면.... 하겠사오나... 이렇게... 가.. 갑자기..."
"... 부탁.... ... 안 ... 저... 터질 .... 요."
"아니... 그래도... 여기서는..."
"... 소... 소녀는... 하겠사옵니다...!"
"읏..!.. 아... 알았으니까!... 나도 할 테니까!!"
그 말을 끝으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잠깐 들리고...
"흐아아아아앙! ♥"
커다란 신음소리가 베를리오즈의 귓가를 때렸다.
***
"... 하아... 하아... 하아..."
위험했다.
'침대 위의 황제'로 간신히 고삐를 잡고 있지만, 조금만 늦게 정신을 차렸어도 베를리오즈를 덮쳐버렸을지 모른다.
하룻밤 내내 생각한 끝에 내가 가지고 있는 가장 깊은 감정..
그건 '성욕'이었다.
이렇게 말하면 쓰레기처럼 들리겠지만, 사실이니까 어쩔 수 없다.
지배하든, 상냥하게 하든, 오라버니라 불리듯, 아기가 되든, 내가 내 여자들을 사랑하는 방식은 전부 다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전부 따먹고 싶다는 생각만큼은 똑같다.
... 결국, 성욕으로 끝나는 것이다.
"괜찮으냐?"
"네.. 괜찮은... 것.."
두근─
성욕이 폭주하고 있어서 그런 걸까?
지금까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 눈에 들어왔다.
착 달라붙는 차이나드레스 탓에 작지만 확실하게 자기주장을 하는 베를리오즈의 가슴과 그 위에 살짝 튀어나온 젖꼭지라던가...
어째서인지 어제랑 달리 입고 있지 않은듯한 팬티라던가...
"....!"
그걸 인식하는 순간 간신히 진정시켜졌던 성욕이 끝까지 차오른다.
'... 이건... 위험... 하다!'
이대로 있다가는 베를리오즈를 덮치고 만다.
내 성욕은 전부 내 여자들을 위해서만 사용해야 한다!
내 여자가 아닌 다른 여자를 덮치다니... 그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내가 비앙카와 백소소의 손목을 동시에 잡고 끌어당겼다.
지금 성욕으로 봐서 절대 혼자서 감당하지 못한다.
사실 두 명으로도 부족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베를리오즈를 따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따라와라. 백소소, 비앙카."
"... 응? 갑자기 왜?"
"왜 그러사옵니까 서방님?"
아직 강신의 부작용이 남아있는지 명령하는 듯한 말투가 됐지만, 별다른 불만 없이 따라와 주는 백소소와 비앙카.
"...."
나는 둘을 데리고 베를리오즈에게 보이지 않을 만한 곳까지 도착하자마자 자지를 꺼내며 말했다.
스윽─
"... 저 지금 하고 싶어요. 아니, 해야겠어요."
"뭐야..!! 너... 미... 미쳤어!"
"소... 소녀... 서... 서방님이... 원한다면.... 하겠사오나... 이렇게... 가.. 갑자기..."
소리치는 비앙카와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도 손가락 틈 사이로 자지를 힐끔거리는 백소소.
하지만 지금 나는 그런 모습을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
"... 부탁해요. 빨리 안 하면 저 자지 터질 거 같아요."
지금도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성욕을 억누르고 있는 거지 만약 '침대 위의 황제'가 없었으면 진작 덮쳤을 것이다.
그걸 증명하듯 손끝 하나 대지 않았는데, 귀두 끝에서 쿠퍼액이 줄줄 흘러내린다.
"아니... 그래도... 여기서는..."
"... 소... 소녀는... 하겠사옵니다...!"
그렇게 말을 하면서 옷 저고리를 푸는 백소소.
"읏..!.. 아... 알았으니까!... 나도 할 테니까!!"
그 모습을 본 비앙카도 결국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한다.
샤륵─ 샤륵─
성욕이 폭주하는 지금은 옷을 벗는 짧은 시간조차 너무나도 길게 느껴진다.
"... 서방님... 소녀... 전부... 벗었사옵니다."
"진짜... 벼... 변태새끼... 나.. 나부터.. 안해주면... 화낼꺼니까..."
손으로 음부와 가슴만을 가린 채, 나를 위해 전신을 드러내는 두 명의 미소녀.
이건 폭주하지 않는 평상시 성욕이라도 못 참을 광경이다.
"미안해요. 오늘은 좀 거칠 거에요."
둘이 다치지 않도록 그림자에서 매트리스를 꺼낸 게 내가 마지막으로 짜낸 이성이었다.
풀썩─
매트리스를 꺼냄과 동시에 그 위로 비앙카를 곧장 쓰러트렸다.
"자... 잠깐!... 기다...!!"
"안돼요. 못 기다려요."
저항하는 비앙카의 양 손목을 붙잡은 채, 자지를 자궁에 닿을 정도로 깊이 밀어 넣었다.
"흐아아아아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