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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 히로인이 조교를 기억함-328화 (328/354)

Chapter 328 - 이건 비지니스니까아아앗!! ♥ (2)

"네, 저 앞 골목에서 오른쪽이요."

"넷!!"

다그닥─ 다그닥─

"여기서 다시 오른쪽이요."

"아.. 넵..."

다그닥─ 다그닥─

"이대로 직진이요."

"... 네."

분명 유진의 말에 따라 마차를 끌고 있건만...

어쩐지 점점 더 익숙하게 느껴지는 거리의 모습에 벨베르트의 등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 아... 아니겠지?'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저 많은 무기를 성인용품점에 배달할 리가 없지 않은가.

'괜찮아. 여기서 왼쪽으로 꺾지만 않으면...'

그런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유진의 입에서 다음 지시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저기서 왼쪽으로 꺾어져서 쭉 가면 도착이에요."

".... 네."

이제는 부정할 수 없다.

저런 구석진 곳에 있는 가게는 단 하나뿐이니까.

─끼이익

"수고했어요. 덕분에 편하게 왔네요."

"... 아닙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마녀의 만화점]

너무나도 익숙한 간판에 벨베르트가 지끈거리는 이마를 눌렀다.

'왜? 어째서? 뭐 때문에 파벌장님이 여기에 온단 말인가?'

그래, 트리스티아가 인챈트가 가능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자동 딜도도 어쨌든 마도구니까.

하지만... 고작 성인용품에 사용된 기술이 그렇게 엄청난 녀석이었던가?

다른 성인용품점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던 벨베르트이기에 마녀의 만화점이 그저 조금 잘 팔리는 상점인 줄만 알았다.

"... 벨베르트 정말 괜찮아요? 아까보다 안색이 더 안 좋은데... 뒷일은 제가 할 테니까. 그만 돌아가 쉬는 게 어때요?"

"아... 아닙니다!! 제... 제가... 나르겠습니다!!"

"아뇨, 제가 하면 되니까. 무리하지 말고요."

"정말 괜찮습니다! 읏차..!!"

설령 죽을병에 걸렸어도 직접 옮겼을 텐데, 고작 두통 때문에 파벌장님이 옮기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두근─ 두근─

무기 상자를 든 벨베르트가 떨리는 마음으로 가게 문을 열자.

"....!!"

자리를 비운 것인지 다행스럽게도 트리스티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후우!... 후우!... 빠... 빨리...!'

트리스티아가 돌아오기 전에 빨리 짐을 나르고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재빨리 마차로 돌아가자.

베를리오즈가 응원봉 비슷한 걸 흔들면서 파벌장님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힘내거라~! 힘~!"

"그... 베를리오즈님."

"캬캿!... 왜 그러느냐? 본녀같이 아름다운 여인이 응원해주니까 기쁘더냐?"

"아뇨, 그게 아니라... 도와주지는 않으셔도 되는데... 거기 계시면 짐 옮기기 거치적거리니까 좀 다른 곳에 가서 계시면..."

"이익...!!"

그렇게 별문제 없이 유진과 벨베르트가 무기를 거의 다 옮겼을 때쯤...

"후우... 거의 다 했..."

벨베르트의 등 뒤에서 고혹적인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다.

"어머... 벨?"

"...."

왜 이제와서야 나타나는 건지 모르겠다.

차라리 처음부터 들켰더라면, 깔끔하게 포기했을 텐데.

벨베르트가 애써 못 들은 척하자, 일부로 그런 것처럼 큰 목소리로 불러대는 트리스티아.

"벨? 어디가 벨? 이쪽이야 벨! 나야 트리스티아!"

결국, 벨베르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이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사람 잘못... 본것..."

"후훗...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벨. 아, 그거 요즘 유행하는 농담인가?"

이제 더는 모르는 척을 할 수가 없었다.

"... 아... 네... 트.. 트리스티아... 오랜만입니다."

"응, 벨.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트리스티아가 즐겁게 웃는 모습을 보며 내가 물었다.

"둘이 아는 사이야?"

"... 아... 파... 파벌장님.... 그... 그게.."

"응, 우리 가게 단골손님. 자랑스러운 올 컬렉터님이야."

벨베르트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대답하는 트리스티아.

"... 아, 올 콜렉터라면... 그 12명 밖에 없다는..."

"응, 가게에서 파는 전 품목을 다 산 손님이야."

트리스티아의 설명에 벨베르트가 고개를 푹 숙였다.

... 진심으로 죽고 싶었다.

상사 앞에서 성인용품점의 VVIP라는게 밝혀지다니... 과연 삶에서 이것보다 치욕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

"... 네,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파벌장님..."

"죄송할 게 뭐 있어요. 취미 생활인데. 존중해요."

"... 이해... 감사합니다."

말은 저렇게 했지만, 파벌장님도 속으로는 변태년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게 분명했다.

"... 후후훗. 벨, 살다 보니 이런 우연이 다 있네?"

"그러게... 그런데 트리스티아.. 파벌장님하고는 어떻게...?"

"아, 이쪽은 내 서방님이야."

"... 서... 서..."

벨베르트가 입을 떡 벌리며 굳어있자, 트리스티아가 가게 문을 열며 손짓했다.

"자,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은데 다들 안으로 들어와서 차나 한잔해."

"아니... 괜찮은..."

"에이, 사양하지 말고. 어차피 물건도 받아가야 하잖아."

"아...."

그걸 이 상황에서 받아가란 말인가...

벨베르트가 슬쩍 유진의 표정을 확인했지만, 표정을 감추는 데 익숙한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꾸욱─

결심을 굳힌 벨베르트가 주먹을 꽉 쥐었다.

어차피 나락까지 떨어진 이미지, 여기서 물러나봤자, 잃을 게 없었다.

"... 알겠어..."

지끈─ 지끈─

가게 문을 넘자마자 다시 강렬한 두통이 솟아난다.

"... 읏.. 트리스티아. 미안한데... 담배부터... 우선... 받을 수 있을까."

"아, 요즘 바뻐서 못했나보네... 후훗... 잠시만 기다려."

계산대 아래를 잠시 확인하던 트리스티아가 말했다.

".... 음? 베를리오즈. 여기 아래에 넣어놨던 상자가 안 보이는데... 혹시 치웠니?"

"아, 그거 말이냐? 지난번에 재고 정리할 때 창고에 가져다 넣었다."

베를리오즈의 대답에 트리스티아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아... 베를리오즈! 내가 여기 있는 건 건들지 말라고 했잖아... 빨리 가서 찾아와."

"네가 싹 다 치우라고 하지 않았더냐?! 그리고 창고가 얼마나 넓은 줄 아느냐! 전부 다 열어봐야 하는데 그걸 지금 어떻게 찾는단 말이냐!! 싫다! 안할꺼...."

열심히 반항하는 베를리오즈였지만...

스윽─

"가면 되지 않느냐!! 이 나쁜 년아!!"

트리스티아가 무언가를 꺼내는 순간, 베를리오즈가 울먹이면서 휙 튀어나간다.

"... 트리스티아... 아직도 부려먹고 있어요?"

"아... 음.... 응! 지난번에 훔쳐간 게 마음에 걸렸나 봐~."

"... 한창 관심 있을 나이니까, 너무 괴롭히지는 마요."

"음... 저래 보여도 서방님보다 한참 연상인데 말이지... 그래도 서방님 말씀이니 알았겠어~."

거기까지 말한 트리스티아가 벨베르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보다 벨베르트... 절대 직업은 안 알려주더니... 설마 무기상일 줄은 몰랐네?"

"... 나도 네가 무기에 인챈트가 가능한지는 몰랐어."

무기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상인의 얼굴로 돌아가는 벨베르였지만, 트리스티아가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지만 무기의뢰는 안 받아. 이번 건 서방님의 의뢰니까 특별히 받은 거고."

"... 아... 그럼 어쩔 수 없지..."

거절당한 순간 깔끔하게 물러났다.

괜히 질척댔다가는 트리스티아와 유진 양쪽에게 미움받을 수도 있다.

"응, 이해해줘서 고마워. 아, 그리고 이번 신형은 정말 대단할 거야. 맥박까지 똑같이 구현해놨거든."

".... 응... 기대.... 음?.. 똑같이...?"

그때, '누군가의 자지를 본떠 만든 것'이라는 것이라는 말이 벨베르트의 머리에 스쳤다.

휙─

그리고 유진의 얼굴을 한 번 확인한, 벨베르트가 트리스티아를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 트리스티아... 너... 디... 딜도... 설마..."

"후훗... 맞아. 4세대 이후로는 전부 서방님의 자지를 본떠서 만든 거야!"

"푸흡!"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마시던 차를 뿜었다.

"트리스티아!"

"왜요 서방님. 사실이잖아."

여우처럼 눈웃음을 치며, 살살 허벅지를 쓰다듬는 트리스티아.

왠지 모르지만, 오늘따라 유독 적극적으로 달라붙는 느낌이다.

"아니, 사실이라도 눈앞에서 말하면... 그리고 부르던 데로 불러요."

"음... 나는 서방님도 좋은데... 뭐, 도련님이 그렇게 말하면... 서방님은 침대위에서만 불러줄게. 후훗."

유진과 트리스티아가 앞에서 열심히 꽁냥대고 있었지만, 벨베르트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 죽고 싶다.'

셀 수 없이 잔뜩 사용했던 그 딜도가 파벌장의 성기를 본 떠 만든 것이라니.

... 그건 사실상 섹스가 아닌가?

그때, 트리스티아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자, 그럼... 나는 그만 일어날게. 벨과 도련님을 믿기는 하지만... 그래도 무기 종류별로 하나씩은 다 인챈트가 잘되나 확인해봐야 하니까. 아, 시간이 좀 걸릴 테니 도련님은 먼저 돌아가도 좋아."

"아니요,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게요."

"후훗... 그래 주면 고맙고. 벨도 베를르오즈가 물건 가지고 오면 가도 괜찮아."

"... 응. 알았어."

또각─ 또각─

요염한 발걸음으로 벽 뒤의 개인 공간으로 걸어가는 트리스티아.

"...."

"...."

유진과 벨베르트 둘밖에 남지 않은 가게에서 어색한 침묵만이 흐른다.

그때, 침묵을 깨려는 듯 파벌장님이 말을 건넸다.

"벨베르트... 아까 들었던 말은 신경 쓰지 마요. 그냥... 장난감일 뿐이니까."

"네... 저... 저도 신경 안 씁니다. 자... 장난감일 뿐인데요."

거짓말이다.

사실 엄청나게 신경 쓰인다.

그 말을 들은 이후로, 파벌장님의 눈을 똑바로 볼 수 없어서 힐끔힐끔 훔쳐보게 된다.

사실상 파벌장님이 내 첫 남자가 아닌가!

게다가 이미 몸이 딜도에 완벽하게 맞춰져 버렸는데, 이 정도면 파벌장님이 나를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닌...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두통 때문에 정신이 나갔나 보다.

파벌장님의 곁에 있는 여자는 죄다 황녀, 성녀, 대가문의 가주, 같은 쟁쟁한 사람들뿐이다.

그에 비하면 나는 고작해야 상인 나부랭이.

경쟁이 자체가 되지 않는다.

지끈─ 지끈-

나쁜 생각을 해서 벌을 받았는지 머리가 더 심각하게 아파져 온다.

이를 악문 벨베르트가 어떻게든 견뎌보려 하지만...

지끈─ 지끈- 지끈-

지금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수준의 두통에 시야가 흔들린다.

"벨베르트?"

"하아... 하아... 하아... 죄... 죄송... 흐윽....!!"

콰앙─!

몸을 지탱하기 힘들 정도의 고통에 벨베트르가 바닥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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