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회차 히로인이 조교를 기억함-237화 (237/354)

〈 237화 〉 이제 제 차례 맞죠? (2)

* * *

─똑똑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하품하며 시계를 보자 아직 아침 9시가 되기도 전이다.

‘일찍 왔네...’

평소 같았으면 이미 일어났을 시간이지만, 로레오스의 특훈 탓에 아직도 온몸이 무거웠다.

오랜만에 받은 로레오스의 특훈이 어땠냐고 묻는다면...

그저 지옥 같았다고 말하겠다.

‘1년 동안 스승을 찾은 게 아니라 특훈 코스만 계발했나?’

그래도 한 가지 긍정적인 건 특훈 덕분에 이제 섹스가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았다.

어제만 해도 릴리스에게 정력을 그렇게 빨렸는데 어떻게 베아트리스 자매를 상대하지?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특훈을 하면서 제발 상대하게 해주세요로 바뀌었으니까.

똑똑─

잠시 딴생각을 한 사이 다시 한번 들리는 노크 소리.

더 기다리게 하는 것도 미안했기에 재빨리 침대를 정리하고 방문을 열자, 마르잔의 얼굴이 보였다.

“오, 마르잔. 일찍 왔네.”

“....”

“루시아가 시켜서 온 거지? 나는 방금 일어나서 준비할 시간이 좀 필요할 거 같은데... 안에 들어와서 기다려.”

내가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자 왠지 모르게 안절부절못하는 마르잔.

“마르잔?”

그때야 나도 잠에서 좀 깼는지 아직 더운 날씨인데 코트를 걸친 마르잔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코트를 입기에는 덥지 않아? 아, 혹시 몸이라도 안 좋아?”

“....”

이번에도 역시 대답 대신 고개를 흔드는 마르잔.

“그래? 근데 마르잔. 왜 말이 없어? 무슨 문제라도 있어?”

“....”

마르잔의 계속되는 침묵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나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장 말하기 힘들면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하지만 언제든지 내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 반드시 도와줄 테니까.”

루시아가 없는 사이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나를 도와주었던 마르잔이다.

그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도 나도 마르잔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하나뿐인 여사친이기도 하고.’

친구라고 부르기에는 마르잔과 내 사이에는 제법 신분 차이가 존재하지만 그래도 이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여사친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가 마르잔이 아닐까 싶다.

마르잔을 제외하고는 주위에 있는 여자들 대부분이 나와 연인이거나 연인과 비슷한 무언가니까.

그도 그럴 것이...

생각해보면 만나는 여자들과는 거의 전부 성적인 관계를 맺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한데.’

생존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한들 놀랍기도 했고, 그러면서도 단 하나도 우정으로 이뤄진 관계가 없다는 것에서 약간의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더 마르잔이 고맙지.’

이런 상황에서 마르잔처럼 순수한 우정과 충성심으로 이루어진 관계는 유달리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때였다.

스륵─

방안에 들어온 마르잔이 몸을 꽁꽁 감싸고 있던 코트의 단추를 배꼽 아래쪽부터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더워서 벗는다고 생각했던 코트 사이로 마르잔의 아무것도 입지 않은 다리가 드러나자 내가 눈을 깜빡거렸다.

“...마르잔?”

이윽고 배꼽 아래쪽이 나신이 된 마르잔을 보자 나는 인정 할 수밖에 없었다.

‘....마르잔이 미친 변태가 되었다.’

도대체 며칠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 충성심 강하던 마르잔이 이렇게 되었단 말인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상황에 내가 당황하고 있을 때.

“...꿀...”

양손을 곱게 모와 하트를 만든 마르잔이 아랫배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마르잔의 손 하트 안에 적힌 루시아의 글씨체로 적힌 문장이 있었다.

“...저는 성욕에 미쳐 주군의 연인을 따먹은 암퇘지입니다....?”

문장을 읽는 순간, 뒤로 돌아서 [네]라고 적혀있는 왼쪽 엉덩이를 찰싹 때리는 마르잔의 모습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잠깐만...생각을 좀 정리하자...”

“꿀..꿀..”

한숨을 깊게 내쉰 내가 이마를 짚은 채 문장을 다시 떠올렸다.

[저는 성욕에 미쳐 주군의 연인을 따먹은 암퇘지입니다.]

마르잔이 주인으로 모시는 건 루시아 우르엘라다.

루시아 우르엘라의 연인은 유진 칼리오페다.

나는 유진 칼리오페다.

‘...즉, 마르잔이 따먹은 건 나다...?’

기적의 삼단논법으로 도출해낸 결론.

이 믿을 수 없는 결론에 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마르잔...이거...농담이지?”

“꿀...”

그러자 마르잔이 [아니요]라고 적혀있는 오른쪽 엉덩이를 짝 때린다.

‘...돌겠네. 진짜.’

내가 고개를 들어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솔직히 조금 울고 싶었다.

마르잔은 순수하게 친구라 생각했던 만큼 뒤통수를 강하게 얻어맞은 느낌이다.

아니, 도대체 내가 언제 마르잔과 관계를 맺었다는 건가.

애초에 관계를 맺었다면 조교창에 이름이 떠야 하는데 마르잔의 이름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

띠링─

­조교 된 히로인­

─루시아 우르엘라

─비비안 베아트리스

─비앙카 베아트리스

─레이카 칼리오페

─가르시아 마이샤

─엠마

─파볼리에 멜피사

─릴리스

─마르잔 (NEW)

작은 알람과 함께 나를 놀리듯 조교창에 추가되는 마르잔의 이름.

조교창마저 마르잔과의 관계를 인정해버리자 나는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내가 마르잔이랑 섹스를 했다고요...?”

“...꿀...”

나도 모르게 흘러나온 존댓말에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마르잔.

“...도대체 언제? 진짜 기억이 없는데.”

“.....”

마르잔이 대답하는 대신 고개를 푹 숙이자, 갑작스럽게 단어 하나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따먹은...”

관계를 맺었다. 보다는 좀 더 강간에 가까운 느낌의 말.

하지만 나는 강간 당한 기억이 없으니...

“혹시... 그... 내가 잠들었을 때?”

리아나가 반란을 일으키기 며칠 전, 내가 일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잠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때는 피로가 쌓여서 그런 줄 알고 넘겼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수상 할 정도로 쉽게 잠들었다.

그러자 정답이라는 듯 마르잔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이며 대답했다.

“꿀..꿀...”

“...허....허허...”

헛웃음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어쩐지 자고 일어났을 때 몸이 너무 가벼웠다.

하지만 설마 마르잔에게 면간을 당했을 줄이라곤 상상도 못 했다.

한숨을 푹 내쉰 나는 마르잔에게 물었다.

“하아... 그래, 그 일단 마르잔이 날 면간한 건 알겠어.”

“꿀..꿀...”

“아니, 왜 자꾸 꿀꿀거리는 건데? 애초에 이 꼴은 뭔데?”

배신감에 살짝 화를 섞은 목소리에 마르잔은 대답하는 대신 벌벌 떨리는 손으로 코트의 위쪽 단추를 하나씩 풀어간다.

스륵─

완전히 벗겨진 코트 아래엔 살결을 백지 삼아 온갖 음란한 말이 적힌 마르잔의 나신이 드러났다.

“...꿀...꿀...”

알몸이 된 마르잔이 양손으로 가슴을 붙잡고 마치 파이즈리를 하듯 가운데로 모으자, 문장이 드러났다.

그러나 문장보다 더욱 눈에 띄는 건 분홍색 유륜 아래에 꼭꼭 숨어 있는 젖꼭지였다.

‘마르잔은 함몰 젖꼭지였네...’

분명 조금 전까지 친구에게 배신당한 기분이었는데 함몰 젖꼭지를 보자 갑자기 화가 풀린다.

‘...아니, 정신 차려!’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다잡은 내가 가슴에 적힌 문장을 읽었다.

[암퇘지가 벌을 받는 중입니다. 마음껏 괴롭혀주세요.]

“...꿀...”

공포와 기대로 몸을 달달 떨고 있는 마르잔을 마음껏 괴롭혀 달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괴롭히는 방법은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이러긴 싫지만 면간 같이 큰 죄를 그냥 넘어갈 수는 없으니까.”

나는 순수하게 마르잔을 괴롭힐 생각으로 손가락을 뻗어 유륜 주위를 살살 문질렀다.

“흐읏...♥...흐으!...하...아...♥!”

잠깐 만져줬을 뿐인데 마르잔의 입에서 열띤 신음이 흘러나오며 젖꼭지가 빼꼼 모습을 드러낸다.

“..꿀..♥...흐아!♥흐읏...♥...꾸...꿀...후으으읏..!!♥”

살짝 튀어나온 젖꼭지를 툭툭 건드려주자 온몸을 비틀며 소리치는 마르잔.

그 순간 나는 엄지와 검지로 젖꼭지 끝부분을 잡아당겼다.

“...에으하핫.,.!!♥♥....흐아...아아우...♥...헤....♥”

젖꼭지가 완전히 튀어나옴과 동시에 몸에 힘이 풀렸는지, 마르잔이 제자리에 주저앉는다.

“...흐에...♥”

문제는 주저앉은 마르잔의 얼굴이 툭 튀어나온 자지에 닿을 듯하다는 것이다.

‘...이건...사고지.’

본래 계획은 내 성욕과 관계없이 정말 순수하게 마르잔을 괴롭혀 줄 생각이었지만...

함몰 유두가 튀어나오면서 느끼는 모습을 어떻게 참는단 말인가.

불끈—!

거기에 하필이면 비비안과 비앙카와 하루 종일 관계를 맺으며 사용되었을 정액이 불알에 그대로 남아있다.

그 상황에서 마르잔의 이런 모습을 보자, 정액들이 나가게 해달라고 시위하는 것 같았다.

그러자 내 마음을 읽은 듯 마르잔이 조심스럽게 팔을 들어 겨드랑이를 보여주었다.

털 하나 없이 매끈하면서도 촉촉한 겨드랑이에 감춰져 있던 문장이 드러났다.

[한 발 정도라면 암퇘지의 입을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나도 안다.

저건 분명 루시아가 적은 문장일 것이다.

“꿀...♥”

하지만 마르잔 본인도 원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입을 벌린 채 혀를 내미는 마르잔.

조금 전까지 친구라 생각했던 마르잔이 내 자지를 빨려고 한다는 생각에 머리가 이상할 정도로 흥분되었다.

‘이젠 모르겠다...’

바지를 내려 자지를 꺼낸 내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마르잔이 나쁜거니까...”

“하아...♥...꿀...♥”

마르잔이 대답함과 동시에 나는 마르잔의 머리카락을 손잡이처럼 움켜쥐고 단숨에 자지를 쑤셔 넣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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