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화 〉 초청제에 가족이 오는 건 '상식'이잖아? (5)
* * *
“...서...성녀님이랑 양호 선생님은 안 불러도 되나요?”
루시아의 방으로 불려온 비비안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초청제 기간이잖아요. 양호 선생님께서는 양호실을 비우실 수 없을 만큼 바쁘시고, 릴리스도 그 옆을 도우느라 정신이 없을 거예요.”
마르잔에게 머리 손질을 받으며 루시아가 대답했다.
사고 예방을 위해서 교수들과 경비병들이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지만, 인파가 인파인 만큼 자잘한 사고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흥, 뭘 신경 쓰는 거야. 그 음란녀들은 황금연휴 기간에 유진이를 독점했잖아. 이럴 때는 빠지는 게 예의지.”
비앙카는 팔짱을 낀 채 콧김을 거칠게 내뱉었다.
“...그래도. 서운해할 텐데...”
“뭔 그래도야! 약한 소리 하지 마!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라고!”
“...저...전쟁이요!?”
“그래, 전쟁! 사랑은 전쟁이라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면 된다고!”
비앙카의 거침없는 말에 비비안이 당황하고 있을 때 마르잔이 손을 탁탁 털었다.
“루시아님. 다 됐습니다.”
“수고했어요. 마르잔. 잘 말아졌네요.”
루시아는 거울을 바라보며 머리끝을 살짝 두드렸다.
평상시랑 달리 긴 생머리가 아닌, 나선형으로 빙글빙글 꼬아 놓은...
쉽게 말해 롤빵 머리를 한 루시아.
거기에 살짝 진한 눈화장으로 눈매마저 날카롭게 만들어 놓으니 전형적인 악역 영애의 모습이었다.
“...넌...왜 그런 머리를 한 거야?...”
비앙카가 인상을 찌푸렸다.
자존심 때문에 칭찬하기는 싫었지만 안 어울린다는 말은 차마 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가 제국의 달이다.
솔직히 머리를 전부 밀어놔도 이뻐 보일 얼굴인데 뭐든 안 어울리겠는가.
“...늙어빠진 암코양이들을 상대하는 데는 이 정도가 딱 좋아요.”
루시아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
“오라버니, 언제 할거에요? 레이카는 준비 완료에요.”
“....”
“오라버니, 이제 괜찮지 않을까요? 저기 수풀도 괜찮아 보이는데.”
“....”
“오라버니, 레이카의 보지는 이미 한계랍니다. 여기서도 애액이 뚝뚝 떨어질 거 같은데...”
“....”
뒷좌석에서 목적지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묻는 아이처럼, 30초마다 한 번씩 입을 여는 레이카의 때문에 정신이 나갈 것 같다.
그나마 이성은 남아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소리치지 않은 건 다행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귓속말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 건 당연하다.
“오라버니, 오라버니께서 원하신다면 밖에서 하셔도...”
“누님. 잠깐 입 좀 다물어요.”
내가 낮게 읊조리자 레이카가 입은 물었지만, 눈은 더욱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바라보았다.
한숨을 짧게 내쉰 나는 가르시아에게 물었다.
“어머니, 피곤하지 않습니까? 숙소는 어디로 잡아 놓으셨습니까?”
카르네아의 넓은 부지에는 손님용 숙소도 존재했다.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아 낭비처럼 보여도 지금처럼 초청제 때라던가 다른 아카데미와의 교류회, 때론 제국에서 오는 감찰관도 사용하며 나름 톡톡히 써먹는 듯했다.
가르시아는 무슨 이상한 소리를 하냐는 듯 나를 바라보며 되물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숙소 따위는 잡지 않았단다.”
“...그럼 어디서 주무시려고요? 마차요? 아무리 마차가 크다고 한들 마차에서 주무시기에는 불편하실 텐데.”
“마차 같은 곳에서 잘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당연히 오라버니랑 같이 자야죠?”
“그러게 말이다. 당연한 걸 묻는구나.”
“....”
나야말로 이 모녀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물론, 내 방이 여자 두 명쯤은 재울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인 건 사실이다.
루시아와 비비안도 동거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평소의 카르네아가 텅텅 비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금은 사람도 넘쳐나고, 그 사람들에게서 받는 시선도 넘쳐난다.
이런 상황에서 이 둘을 방에 데려갈 수 있을 리 없다.
당연한 일 아닌가.
칼리오페의 가문의 일원이라는 것만으로도 눈에 띄기 충분한데 심지어 외모까지 아름다우니 시선을 피할 수 있을 리 없다.
“...어머니, 제가 방을 하나 구해보겠습니다. 거기서 머무시죠.”
“싫어요! 그것만큼은 절대로 싫어요! 여기까지 와서 오라버니랑 따로 머물라고요?!”
“...”
레이카는 고개를 마구 저으며 말했다.
가르시아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싫은 눈치를 보내고 있었다.
“누님. 그렇게 떼를 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 않습...”
“전 싫다고 말했어요! 오라버니가 계속 반대하시면....”
반대하면..?
도대체 뭘 어쩌려고 저렇게 뜸을 드린단 말인가.
“레이카는 여기서 누워서 소리칠 거에요!”
“...”
숨이 턱 막힌다.
진짜 나한테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더는 안된다고 하는 순간 레이카는 진심으로 바닥에 나뒹굴 기세였다.
잠깐의 눈싸움 끝에 결국 백기를 든 건 나였다.
“...그래. 가요. 갑시다. 제 방으로. 가요.”
***
지친다.
언제부터 이 세계가 잠입 액션물이 된 거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고자 일부로 빙 둘러오기도 하고 같은 장소를 몇 번이고 맴돌며 간신히 방 앞에 도착했다.
‘제발 없어라...’
방문 앞에 도착한 내가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랐다.
지금 루시아와 모녀의 싸움을 보기에는 너무 지쳐있었다.
똑똑, 루시아가 안에 있다면 숨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문을 두드렸다.
그와 동시에 모녀가 얼음장처럼 차가운 손으로 내 손목을 붙잡았다.
“...이상하다? 오라버니. 여긴 오라버니 방인데 왜 노크를 하세요?”
“그러게 이상하구나. 마치 누군가랑 같이 사는 것처럼?”
초점 없는 모녀의 눈빛에 소름이 쫙 끼친다.
“그럴리가요... 들어오시죠.”
애써 미소를 지으며 방안을 확인한 내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잠시 자리를 비웠는지 다행스럽게도 방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물론, 루시아가 돌아오면 끝나는 일이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파국이 뒤로 밀어졌다는 것에 만족했다.
“흐으읍.... 오라버니의 방. 하아...”
“...쓰읍...쓰읍....”
방에 들어오는 순간 짜기라도 한 듯 동시에 숨을 들이쉬는 모녀.
왜 내 방에 들어온 여자들은 죄다 냄새를 맡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자, 그럼 어머니...”
“...그래, 레이카. 시작하자꾸나.”
‘시작하다니... 뭐를?’
말을 꺼내기도 전에 방을 뒤적거리기 시작하는 레이카와 가르시아.
“...어머니? 레이카?”
“어머, 오라버니. 이것 좀 보세요? 칫솔이 세 개나 있는데요?....왜일까요?”
화장실에서 루시아와 비비안의 칫솔을 들고나온 레이카가 말했다.
“침대에는 긴 머리카락이 있네...? 이게 왜 아들의 침대에 있는지 설명해주겠니?”
분명 깨끗하게 치웠을 침대에서 가르시아는 어떻게 머리카락을 찾은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돌겠네 진짜...’
열심히 방안을 뒤적거리며 증거를 찾는 둘의 모습을 내가 이마를 짚었다.
지금은 이런 허당짓을 하고 있어도 전직 악당 영애와 계모의 대표주자였다.
정공법으로 상대하는 건 절대로 무리다.
‘처음부터 이렇게 해야 했다.’
애초에 말로 타이르는 건 내 방식을 아니다.
표정을 굳힌 내가 말했다.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 내가 암컷을 품는데 너희 같은 암퇘지들에게 허락을 구해야 했나?”
“...그...그건 아니지만...”
“어머니는 그만 떠들어대고 저쪽에 가서 팬티를 벗고 치마를 들어 올리세요.”
“...네에...”
몸을 흠칫 떤 가르시아가 명령대로 구석에 가서 팬티를 벗는다.
“다리 벌려요.”
가르시아가 다리를 벌리자 보지가 뻐끔하고 벌어지며 마차에서부터 담아 온 정액이 흘러내렸다.
“아직도 보지에서 정액이 줄줄 흐르는 게 암퇘지다운 모습이네요.”
“가...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보지를 때리세요.”
“...네?”
“보지 때리라고요. 보지 때리면서 욕심부려서 죄송하다고 해요.”
“...알겠...습니다..”
짜악—
가르시아가 벌벌 떨리는 손으로 보지를 살짝 때렸다.
“..요...욕심...부리지...”
“더 세게요. 그렇게 살살 때려서 무슨 반성을 하겠어요?”
짜아악—!
이번에는 귀가 따가울 정도로 강하게 보지를 때리는 가르시아.
“..끄으읏!!....요...욕심부려서..!!..읏...!!..죄...죄송합니닷..!”
나는 스스로 벌을 주는 가르시아를 지켜보며 얼굴이 달아오른 레이카에게 명령했다.
“레이카.”
“...네...오라버니.”
“어머니가 저렇게 열심히 벌을 받는데 자식 된 도리로서 가만히 있을 순 없겠죠?”
“네에...”
망설임 없이 옷을 벗은 레이카가 순서대로 차곡차곡 옷을 개어놓는다.
그 가장 위에는 애액으로 눅눅해진 팬티가 잘 보이도록 올려놓았다.
알몸이 된 레이카가 무릎을 꿇고 양손을 모은 채 머리를 조아렸다.
“...죄...죄송했습니다.”
“뭘 잘못했는지 말해봐.”
“...주...주제도 모르고 건방지게 오라버니를 귀찮게 해드려서...죄송했습니다...”
레이카의 주위를 천천히 돌며 보지를 확인해봤지만, 깨끗하게 면도했는지 솜털 하나 보이지 않았다.
스윽—
품 안에서 알약을 하나 꺼낸 내가 레이카의 입안에 넣었다.
“...!!”
그 순간 레이카의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듯 마구 흔들렸지만.
“삼켜.”
결국, 명령에 따라 알약을 삼키는 레이카.
“...오...오라버니...지...지금...뭐를?”
아쉽게도 지금 먹인 건 레이카가 상상한 것처럼 미약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평범한 피임약이다.
하지만...
‘이걸로 충분하다...’
신체변형을 통해 완벽한 속궁합.
그리고 ‘침대 위의 황제’의 감도 500%.
이 둘이 합쳐진다면 미약을 썼을 때보다 쾌락이 부족하다고는 할 수 없을 거다.
“...흐...흐엣...♥아..안대여...♥오라...버니...야..약은...안대여어...♥야...약...먹으면...다시...바....바보...되버려...”
푸쉬이이─
제자리에서 오줌을 지린 레이카가 공포와 쾌락으로 이를 딱딱 떨었다.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말 그대로 뇌가 타버리는 듯한 쾌락 때문에 바보가 되어버렸던 그때의 감각을.
나를 바닥에서 몸을 떠는 레이카의 턱 끝을 붙잡으며 작게 속삭였다.
“...다시는 개기지 못하게 해주마. 레이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