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화 〉 초청제에 가족이 오는 건 '상식'이잖아? (3)
* * *
“...유진입니다.”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마차의 문이 열리더니 안쪽에서 튀어나온 손이 나를 잡아당겼다.
버티고자 하면 충분히 버틸 수 있을 정도의 힘.
그렇지만 잡아당기던 손목이 다칠 수 있기에 나는 자연스럽게 끌려주었다.
쿵—!
마차 안으로 들어섬과 동시에 문이 닫혔다.
‘역시.. 마차도 수준이 다르네.’
마차 내부를 훑어본 나는 감탄을 삼켰다.
얼핏 봐서는 마차가 아니라 방으로 착각할 정도로 넓고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오~라~버~니!”
레이카가 간드러진 목소리로 나를 부르며 뺨을 비벼왔다.
“레이카...”
내가 살짝 밀어내려고 하자 레이카는 고개를 마구 저으며 앙탈을 부렸다.
“아앙~ 좀 더 붙어 있을래요. 보고 싶었어요. 오라버니.”
“쯧, 레이카 경박하게 굴지 말거라.”
가르시아의 말에 레이카가 코웃음을 쳤다.
오라버니를 부르기 직전까지 화장을 고치고 향수를 뿌리던 주제 이제와서 신경쓰지 않는 척 하는 모습이 황당할 따름이었다.
“...어머니. 쓸때없이 자존심 세우지 마시고 지금이라도 오라버니에게 안기는 게 어때요? 그동안 단련을 열심히 하셨는지 전보다 가슴이 훨씬 탄탄해졌다고요?”
“...이 어미는 마차에서는 그런 짓을 할 생각이 없다.”
“어머, 그런 것 치고는 잔뜩 기대하고 계신 거 같은데요?”
“레이카. 망상증까지 생겼구나. 돌아가면 의원을 불러주마.”
“아뇨, 그럴 필요 없어요. 보세요. 어머니의 입꼬리가 올라가 있잖아요?”
레이카의 말에 가르시아가 깜짝 놀라 입을 가렸지만,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 자체가 레이카의 말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푸흡...아, 실례했네요.”
“레이카...!!”
딸의 비웃음을 들은 가르시아가 이를 으득 갈았다.
‘...또 시작이네.’
얼굴을 보자마자 시작된 모녀의 기 싸움에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됐으니까 얌전히 있어라.”
“네~ 오라버니.”
나는 레이카를 옆자리에 앉히고 고개를 들어 가르시아를 마주 보았다.
“...어머니, 초청제는 어떻게 알고 오셨나요?”
“나도 눈과 귀가 있는데... 주변 귀족들이 죄다 초청제에 가는데 어떻게 모르겠니.”
가르시아가 입술을 살짝 내밀며 대답했다.
사실 가르시아가 초청제에 대해서 알게 되는 건 예상했던 상황이긴 했다.
‘숨긴다고 숨겨질 리 없지...’
가르시아가 주최하는 다과회만 해도 카르네아의 학부모들이 다수 참가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가르시아 정도 되면 사교계에서 구른 눈치가 있다.
당연히 내가 초대장을 보내지 않은 의미를 알았을 텐데 굳이 무시하며 온 이유를 모르겠다.
나는 미간을 좁히며 가르시아를 노려보았다.
“...이상하네요. 제가 초대장은 안 보냈을 텐데요?”
“그...그게 혹시 모르잖니? 오는길에 초대장이 분실되었거나 네가 보내는 걸 깜빡했을지도...”
가르시아도 되지도 않는 변명이라는 건 아는지 시선을 마주치지 못한다.
뭐라 한 마디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사고만 나지 않았으면 그냥 넘어가기로 아까 결심하지 않았던가.
나는 짧은 한숨을 내쉬며 가르시아에게 물었다.
“하아... 그런데 엠마는 왜 같이 안 왔어요? 오고 싶어 했을 텐데.”
본래라면 칼리오페의 안주인과 영애에게 한낱 메이드의 안부를 묻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엠마는 단순한 메이드가 아니다.
엠마는 내 직속 고용인이자 이 모녀의 감시하는 역할이었다.
낮의 지위는 모녀 쪽이 당연히 높겠지만 밤의 지위는 엠마쪽이 위였다.
“엠마는 메이드장 자리를 정식으로 이어받는 중이라 자택을 떠날 수 없는 것 같더구나.”
“안 그래도 오라버니께 안부 전해달래요. 혹시 궁금하실까 봐 말해주자면 케일도 잘 지내요. 최근 연애도 하고요.”
레이카가 방긋 웃으며 끼어들었다.
나는 인상을 쓰며 되물었다.
“케일 형님이 연애를 한다고?”
“네, 원래 능력이 없고 성격이 개 같아서 그렇지 얼굴만큼은 괜찮았잖아요. 정조대를 찬 뒤로는 얌전해져서 그런지 귀족 영애들에게 구애를 받더라고요.”
...납득하지 못할 이야기는 아니다.
외모만 보면 케일도 어디서 꿀리는 수준이 아니니까.
오히려 그 외모와 칼리오페의 가문이라는 배경을 가지고도 여자 한 명 못 꼬신 능력이 더 놀라울 지경이다.
“어쨌든 페리스가의 영애가 케일에게 고백했는데... 케일이 바지를 내리고 정조대를 찬 모습을 보여줬어요.”
레이카의 말을 들은 내가 귀를 의심했다.
“잠깐만... 갑자기 바지를 까서 정조대를 보여줬다고?”
“네! 오라버니. 정말 미친 것 같죠!”
레이카가 신나게 웃으며 케일을 깠다.
하지만 나도 그 의견엔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진짜 미친 새끼 아니야?’
분명 정조대를 채운건 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얌전히 있으라는 뜻으로 채운 거지 저딴 이상 성욕에 사용하라고 한 건 아니다.
“뭐, 미친 건 페리스가의 영애도 마찬가지죠. 그걸 보고도 교제하기로 했으니까요. 자세한 건 사정관리니 뭐니 하는 것 같은데 솔직히 기분 나빠서 자세히는 안 물어봤어요.”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케일에게 이상한 성벽이 생겼지만, 그것마저 받아주는 여자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자, 오라버니. 이제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지금부터는 레이카에게 집중해주세요.”
“레이카...?”
“에이, 아시잖아요. ....저 더는 못 참아요.”
레이카는 내 무릎 위로 올라타더니 목에 팔을 걸고는 야릇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오라버니. 지금이라면 어느 구멍으로 하셔도 괜찮아요. 카르네아에 들어오기 전에 슬라임으로 깨끗하게 치워놨거든요. 앞이든 뒤든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주세요.”
레이카의 유혹에 잠시 눈을 감고 고민하던 내가 말했다.
“...그럼 뒤로.”
그 순간 레이카가 활짝 웃으며 가르시아를 바라보았다.
“어때요 어머니! 제 말이 맞죠?”
“...그래. 설마 만나자마자 항문부터 먹힐 줄은 몰랐다.”
이해 할 수 없는 둘의 대화에 내가 인상을 찌푸리고 있자 레이카가 손뼉을 치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 오라버니 어머니와 내기를 했거든요! 오라버니께서 어디를 먼저 쓸지요.”
“...적어도 보지에 한 발은 싸고 나서 뒷구멍으로 할 줄 알았는데...”
“오라버니는 새로운 걸 좋아하는 걸요? 어쨌든 내기에는 제가 이겼으니 오라버니는 저부터 박아줘야 해요!”
레이카가 웃으며 안겨 오자 내가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건방지다.”
지금이야 순종적인 성노예가 된 모녀지만, 1회차에서 레이카와 가르시아는 큰형님을 암살하고 나 역시 암살을 시도한 위험인물이었다.
“오라...버니?”
평소에는 풀어주더라도 성관계에서만큼은 언제가 내가 고삐를 확실히 붙잡아야 했다.
“...언제부터 암캐년들이 마음대로 순서를 정할 수 있게 되었지?”
내가 의식적으로 화를 내자 레이카의 몸이 움찔 떨렸다.
“화...화내지마요. 오라버니 저...저희는...그냥...”
“...누구와 할지는 내가 정하는 거라고 확실히 알려줘야겠군. 어머니 이쪽으로 이리 오시죠.”
내가 가르시아를 부르자 레이카의 얼굴이 창백해졌고 반대로 가르시아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네. 아들님...”
“오...오라버니...그...그럼 저는...”
“내가 알게 뭐지? 정 참지 못하겠다면 딜도나 사용하고 있어라.”
"못해요! 딜도는 어머니가 부셨다고요!"
"내...내가 언제 부셨다고 그런 헛소리를...!"
"어머니가 부순거 아니면 누가 부셨다는거에요!"
"몇 번이고 말하지만 내가 부순게 아니다! 분명 씻어서 잘 보관해놨는데 아침에 보니 망가져있었단 말이다!"
둘의 대화를 듣는 순간 나는 범인을 짐작 할 수 있었다.
‘...엠마네.’
처음부터 딜도를 탐내더니 정말 훔쳐서 사용하고 있었나 보다.
‘그런데 뭘 하면 딜도를 부수는거야...’
고개를 저은 나는 안주머니에 손을 넣는척 하며 그림자 속에 보관해놨던 딜도를 꺼냈다.
“레이카. 받아라.”
“오...오라버니. 디...딜도를 품에 가지고 다니세요?”
“....”
생각해보니 나도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딜도를 품에 들고다니는 미친놈 그 자체였다.
레이카의 입을 막기 위해 내가 낮게 그르렁 거렸다.
“입 닥치고 보지나 쑤셔.”
“...흐읏...네에...오라버니...닥치고...보지 쑤시고있을게요...읏..”
레이카를 조용히 시키고 다시 가르시아를 바라보자 벌써 박힐 준비를 끝냈는지 드레스를 허리까지 올린 채 엉덩이를 앞으로 내밀었다.
“...깨....깨끗히...준비했으니까..언제든지..”
가르시아의 말대로 정말 분홍빛 꽃잎처럼 보일 정도로 항문이 깨끗하게 정리되어있었다.
나는 가르시아의 뻐금거리는 뒷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보았다.
“...으읏...!”
“어머니, 정말 처음 맞아요? 손가락이 쑤욱 들어가는데요?”
“처...처음이다!...정말로...처음이란 말이다!”
“...나랑 달리 엄마는 처녀가 아니었으니까 오라버니가 의심할 만도 하죠.”
가르시아가 처녀였다면 태어나지도 못했을 레이카가 딜을 넣는다.
“...레이카. 내가 닥치고 보지나 쑤시라하지 않았나? 한 번만 더 허락없이 입을 열면 초청제 기간 내내 딜도만 사용 할 줄 알아라.”
“읏..!..죄..죄송해요...요...용서해주세요. 오라버니...”
“...저..정말로...여기는 처음이란 말이다.”
과연 후장에 처녀라는 단어를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후장이 비처녀로 오해받는 게 억울한 듯 가르시아의 목소리에서 울음기가 섞여 나왔지만.
관계를 시작한 이상 적당히 봐줄 생각은 없었다.
“그럼 설명해봐요. 왜 이렇게 쉽게 들어가는데요?”
내가 입술을 비틀며 물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