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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 히로인이 조교를 기억함-177화 (177/354)

〈 177화 〉 핑크&핑크&핑크&핑크(2)

* * *

“유진군. 아~ 해요.”

널찍한 마차 안에서 아이리스가 싸 온 도시락을 받아먹었다.

“어때요? 마...맛있어요?”

불안한 듯 묻는 아이리스의 질문에 내가 방긋 웃으며 대답했다.

“엄청나게 맛있어요.”

립서비스가 아니라, 정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당장 대족장 치킨이란 이름으로 팔아도 될 정도의 맛이었다.

“후우.... 입에 맞아서 다행이에요. 그럼 이것도 먹어봐요.”

닭튀김을 씹어 넘기기가 무섭게 이어지는 아이리스의 공격.

무슨 고기인지 모르겠지만 입안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렸다.

“자, 이것도요. 아! 이것도 같이요! 체하지 않게 꼭꼭 씹어서 먹어요!”

얼마나 열심히 준비해왔는지 종류별로 하나씩만 먹었는데도 배가 부를 지경이다.

“후훗... 유진군이 너무 잘 먹어주니 저 너무 기뻐요.”

커다란 가슴만큼이나 모성애가 넘치는 미소를 짓는 아이리스.

‘...기억해 내서 다행이다.’

이렇게나 행복해하는 아이리스의 모습을 보니 양심이 쿡쿡 찔렸다.

솔직히 말해서 같이 고향에 가겠다는 약속은 완전히 잊고 있었으니까.

‘끝까지 깜빡했으면 무슨 일이 있었을지...’

아이리스에 대한 애정이 식은 건 절대로 아니다.

하지만 내가 아이리스와 약속한 건 무려 ‘기어오는 공포’ 공략 전이었는데 어느덧 ‘되살아난 타락’의 공략도 끝나버렸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사이에 칼리오페 가문의 후계자도 선정에도 참여했고, 파볼리에 가문의 재건도 시작했고, 성녀님과의 건전한 관계도 쌓았다.

분명 약속을 잊은 건 잘못이 맞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어찌 됐거나 기억했으니까...’

이걸 기억해 냈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알아냈다고 해야 할지.

인간의 직감은 생각보다 굉장했다.

황금연휴가 다가올수록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 나는 연휴가 시작하기 며칠 전 양호실에 몰래 잠입했었다.

그리고 아이리스가 달력에 적어놓은 ‘유진 군이랑 같이 여행가는 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귀엽기 짝이 없는 메모였지만, 그곳에서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것도 같이 찾아냈다.

‘...아이리스...도대체 그런 건 왜 알아본 거지?’

아이리스의 책상 위에 놓인 ‘전립선’ 관련 서적들.

이것만큼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자, 제 이건 자신작이에요!”

잠시 딴생각을 하며 아이리스의 음식을 받아먹던 중,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입안에 들어왔다.

‘....읏...!’

나도 모르게 뱉어버릴 뻔했지만, 아이리스의 자신작이라는 말이 귓가에 맴돌아 이를 악물고 씹어 삼켰다.

“...저...선생님?”

“므으으으으...”

갑자기 볼을 잔뜩 부풀린 채 이상한 소리를 내는 아이리스.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바라보자 아이리스가 고개를 휙 돌렸다.

“...므으으으으...둘이 있는데...”

“아...”

아이리스의 칭얼거림에 내 실수를 눈치챘다.

미각을 능멸하는 맛에 놀라 나도 모르게 선생님이라 불렀나 보다.

“...아이리스.”

“네에, 유진군. 왜요?”

이름으로 부르는 순간 언제 볼을 부풀렸냐는 듯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하는 아이리스.

“그러니까...지금 제가... 뭘 먹은거죠?”

“후훗. 민트초코덮밥이요!”

아이리스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대답을 듣는 순간 지끈하고 머리가 쑤셔왔다.

“....”

어떻게 해야 민트초코덮밥을 저렇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선생님...도대체 뭐가 문제입니까...’

민트초코에 무언가를 더해 먹는데 이 세계의 상식이라면 이해하겠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전에 루시아에게 민트초코닭꼬치를 사줬을 때는 상당히 괴로워하며 먹지 않았던가.

전생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머리가 맛이 간 사람만 찾는 게 바로 민트초코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민트초코하니 릴리스가 민초닭을 맛있게 먹었다는 보고를 마르잔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릴리스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리스도 좋아하는 걸 보면...

‘핑발이 문제인가?’

인종이 아니라 머리카락 색으로 차별하는 것도 레이시스트라면 나는 점점 레이시스트가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내 표정이 굳은 걸 봤는지 아이리스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왜...왜그래요? 호...혹시 상했어요?”

“...아니...그건 아닌데.”

“...서...설마...유진군...맛...없나요?...자...자신작이었는데...”

아이리스의 저 눈빛을 보고 맛없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

저렇게 쳐다보고 있으면 까마귀가 흰색이라고 해도 맞습니다 하고 넘어갈 것 같았다.

“아뇨...너무 맛있어서...깜짝 놀라서..”

“우흐흣.. 뭐에요. 유진군도 호들갑은 그렇게까지는 아닌데. 후후후.”

거짓말이었지만 하나도 가슴이 아프지 않았다.

아이리스의 미소를 지킬 수 있다면 민초덮밥 한 입 먹는데 대수겠는가.

“자, 그럼 잔뜩 있으니까. 많이 먹어요!”

아이리스가 연녹색 소스가 듬뿍 묻은 덮밥을 크게 퍼서 입 앞에 가져다 댄다.

밥에서는 나서는 안 되는 상쾌하고도 달짝지근한 향이 내 코를 범했다.

“아~.”

“....”

전언 취소다.

존나 대수였다.

***

마차 밖의 풍경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데 흔들림 하나 없는 걸 보니 역시 비싼 돈 주고 고용한 마차다웠다.

‘....정말 다행이지’

만약 조금만 덜컹거렸어도 지금쯤 속을 게워내고 있었을 테니까.

그렇게 창밖을 보며 울렁거리는 속을 다스리고 있자니 아이리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껏 둘이 있는데 유진군이 저한테 관심을 안 가져줘요....”

고개를 돌리자 입술을 삐죽 내민 아이리스가 보였다.

하긴 밥을 먹고 난 뒤로 거의 대화도 하지 않은 채 속을 다스리기에 전념하고 있었다.

“미안해요. 상태가 좀 안 좋아서.”

“...아....”

나로선 속이 안 좋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지만, 아이리스의 얼굴이 심상치 않은 게 뭔가 오해를 한 게 분명했다.

“...미...미안해요...그..그냥....전...같이가고 싶어서...제가..먼저...양호 선생이 되서...유진군의 몸 상태는 생각했어야 하는데...다친지 얼마나 됐다고...”

역시나 오해했는지 횡설수설하는 아이리스의 눈에 물기가 서리자 내가 손을 내저었다.

“아이리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멀미 때문에 한 말이라고요.”

“...저...정말이에요? 후유증 같은 건 아니고요?”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비앙카도 생리통을 제외한 후유증이 없는데 내게 있을 리 없었다.

“정말로.. 괜찮은 거 맞죠?”

그래도 여전히 아이리스가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였기에 나는 분위기도 바꿀 겸 말을 꺼냈다.

“아, 맞아요. 아이리스를 위해 선물을 준비했어요.”

“서...선물이요?”

“네,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리니 잠깐 눈을 감아주세요.”

“누, 눈까지 감아요?”

“네, 절대 뜨면 안 돼요.”

“아...알았어요! 절대 안 뜰게요!”

아이리스의 눈가가 파들파들 떨리는 게 훔쳐보고 싶어 하는 욕구가 느껴졌지만, 결국 끝까지 뜨지는 않았다.

‘...그럼.’

잠시 후, 준비를 끝낸 나는 마지막으로 상자를 꺼내 무릎 위에 올렸다.

“이제 눈 떠도 돼요.”

“네에...우와...사..상자가...크...크네요.”

아이리스의 칭찬에 내가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여..열어봐도 되나요?”

“네, 그런데 무거우니까 옮기진 말고 뚜껑만 살짝 열어봐요.”

“알았어요!”

싱글벙글 웃으며 뚜껑을 연 아이리스가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유...유진군!! 이...이...이게!..뭐에요!”

딕 인 어 박스.

상자 안에는 꼿꼿하게 발기한 자지가 안에 들어있었다.

“말했잖아요. 선물이라고요.”

“...이!...이게! 선물이라고요?”

“네, 제가 고른 목걸이 마음에 안 들어요?”

“...목...목걸이요?”

그러자 아이리스가 다시 상자를 살피더니 바닥에 있는 목걸이를 발견한 듯했다.

“...유진군...변태...진짜...변태...그...그냥 줘도 되는걸..”

“그래서 싫어요?”

“....몰라요...”

고개를 돌리면서도 싫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게 아이리스다웠다.

“...장난 다 쳤으면 빨리 줘요...”

“이미 줬잖아요. 아이리스가 직접 꺼내 가세요.”

“...정말...끝까지 변태라니까...”

스윽─

결국, 상자 안으로 손을 집어넣은 아이리스.

하지만 그냥 목걸이만 꺼내 가도 될 것을 굳이 자지를 잡고 천천히 쓸어내린다.

“아이리스... 저보고 변태라더니 만만치 않네요.”

“유...유진군이 이렇게 절 변태로 만들었잖아요....”

“결국, 변태라는 건 인정하는 거네요.”

“...그래서 싫어요?”

똑같이 반격해오는 아이리스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뇨. 너무 좋아요.”

“...흐읏...♥저..저는...유...유진군..♥하아...앞에서만...벼...변태이니까....”

내가 허벅지를 쓰다듬자 자연스럽게 다리를 벌리는 아이리스.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자 이미 흥건히 젖어있는 게 느껴졌다.

“이미 젖어있네요?”

“하아...♥읏!...유...유진군이...♥두..둘이...있는데....아무...것도..안하니까아...”

“결국, 야한짓 하고 싶었다는 거잖아요. 이 변태.”

내가 클리토리스를 살짝 꼬집자 아이리스의 몸이 흠칫 떨린다.

“...흐아앗♥...마..맞아요...벼...변태에요.♥..그...그치만...유..유진군도..변태에요..♥”

“그래요. 저도 변태예요.”

“...흐읏...♥하...변...변태..♥”

“...변태.”

서로가 서로를 변태라 부르며 하는 애무 행위는 알 수 없는 짜릿함을 가져다주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아이리스의 손길을 만끽하고 있자 슬슬 사정감이 올라왔다.

“하아... 아이리스. 이제 그만...”

“...흐아.♥..하아..하앗♥..조...조금만!...더요...흐읏...!♥”

“...안돼요. 이제 쌀 거 같아요.”

“흐아..흐읏..!♥.고...괜차냐요..♥읏...그냥 싸도...괘..괜찬하요..♥”

아이리스의 손에 싸는 건 한두 번이 아니라 상관없지만, 지금 상자 안에는 목걸이가 있지 않은가.

“하아...아이리스...목걸이에 묻는다고요...”

“...흐에...♥흐아...♥저...저도...아..아라여♥읏!..그...그래도!..그냥...싸...싸주세요..♥”

탁탁탁—

점점 빨라지는 아이리스의 손길에 더는 참기 어려웠다.

“...가요. 아이리스.”

“..흐읏.♥..!..흐하..유...유진군♥!...읏..♥!..저..저도..가요..♥.!!”

절정에 도달하기 직전 입을 맞춰오는 아이리스.

울컥—울컥—

부드러운 혀의 감촉을 느끼며 나는 아이리스 손 안에 마음껏 사정했다.

“후아..하아...하아...”

잠시 후, 절정의 여운에서 빠져나온 아이리스가 정액 범벅이 된 목걸이를 꺼내더니 야릇한 미소를 짓는다.

“...유진군...이거... 저 한테..걸어주세요...”

아이리스의 부탁에 입꼬리를 살짝 올린 나는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고마워요...쪼옵....후훗...”

내 손에 묻은 정액을 핥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아이리스가 귓가에 속삭였다.

“...제 몸 안도...밖도...전부...유진군에게 마킹당해버렸네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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