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3화 〉 성녀(??)님 말고 성녀(??)님 (1) (비비안 콘티 공개!)
* * *
“...싸도...너무 많이 쌌잖아.”
탱탱하게 부어오른 보지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정액을 닦으며 비앙카가 말했다.
첫 사정 그 후로도 일곱 번 정도 질내사정을 더했으니 저런 말이 나올 법했다.
“...이래서는 임신 안 해도 배부르겠네...”
“미안해요.”
“흥. 왜 사과하는데? ...싫다고는 안 했잖아.”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옆에 앉은 비앙카가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는 붕대를 감지 않은 손으로 깍지를 낀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리자, 비앙카가 고개를 휙 돌리곤 소리친다.
“왜! 왜! 웃는데!”
“그냥요. 좋아서요.”
“...뭐라는 거야. 바보.”
그러면서도 싫진 않은 듯 잠시 손을 쥐었다 폈다 하던 비앙카가 평정을 가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야...”
“네. 선배.”
“솔직히 말해봐. 너 나 말고 다른 여자도 많지. ...비비안이나 루시아 빼고 말이야.”
순간 말문이 턱 막혔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언젠가 알게 되어 상처받게 하는 것보다는 지금 이 자리에서 확실히 말하는 게 맞았다.
“...뭐, 그럴 줄 알았지만... 아니, 역시 생각해봐도 개새끼야. 난 처음인데...”
“...”
이번엔 사과하진 않았다.
비앙카가 소중하기는 하지만 다른 여자들도 소중하기는 마찬가지다.
여기서 사과한다는 건 그녀들에게 있어서 해서는 안 되는 짓이다.
침묵의 시간이 흐른 뒤 비앙카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후우 ...뭐 됐어. 너 주위에 여자가 많은 건 이미 알고 있던거고... 상대가 몇 명이든 내가 그 안에서 일등 하면 되는 거니까. 안 그래?”
“...네?”
“그러니까... 네가 나를 제일 좋아하게 만들겠다고.”
—쪽
입술에 가볍게 키스하는 비앙카가 얼굴을 붉히고는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말인데...나 하나만 부탁해도...되냐?”
“네, 선배 뭐든지요.”
“적어도 앞으로 일주일...아니...닷새만이라도...나랑만...하면 안 돼?”
“...뭐를요?”
내 반문에 비앙카가 씩씩거리며 소리친다.
“너 알면서 묻지 좀 마! 세...섹스...말이야...너가 하고 싶을 때는...언제든지...어떤 짓이든지... 해도 좋으니까...나랑만...해줘라..”
“...”
거짓 약속을 하는 건 쉽지만 솔직히 지킬 자신이 없었다.
잠자리에는 거의 모든 순간 루시아와 비비안이 있으니까 말이다.
내가 피한다고 해도 하루도 아니고 닷새를 과연 루시아와 비비안이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둘까?
그러자 비앙카 내 손을 꼭 쥐고는 눈물이 고인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야...나...나는 평생 너만 바라볼건데...너...너도...며칠 정도는...나만...바라봐 줄 순 있잖아...아니면..그...그것도...안....돼?”
반칙이다.
슬프지만 내가 안 된다면 어떻게든 참아보겠다는 표정으로 부탁하는데 이걸 어떻게 거절하는가.
나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알았어요. 선배.”
“...정말?”
“네, 정말요.”
그 순간 비앙카가 한결 편해진 표정으로 웃는다.
“그, 그럼, 약속한 거야. 앞으로 닷새 동안은 비비안이랑도 안 되고 루시아랑도 안돼. 나랑. 나랑만 섹스해야 해.”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잠시 키득거리던 비앙카가 갑자기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야...그런데 나 어떻게 돌아가...”
“왜요?”
“너가 옷을 다 찢어버렸잖아!!”
내가 찢어버린 옷을 주우며 비앙카가 울상을 짓는다.
“...이씨... 이거 비싼 건데...”
“나중에 저랑 옷 사러 가요.”
“...이 속옷도 이번에 너 보여주려고 처음 입은 거란 말이야... 그런데 보지도 않고 찢어버리고... 나쁜새끼...”
“...속옷도요.”
돈이야 넘칠 정도로 있었기에 같이 옷을 사러 가면 비앙카에게 몇 배로 갚아주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어디가”
“선배 옷 꺼내려요. 그래도 제가 아무 생각 없이 옷을 찢은 건 아니거든요.”
옷을 찢는 것부터 조교였으니 당연히 비앙카가 입고 갈만한 옷도 준비해놨다.
“자, 선배. 여기 옷이요.”
“...이게 뭐야?”
“당연히 선배 옷이죠?”
“...이게?”
“네.”
“....야!...이 미친 새끼야! 장난하냐! 이, 이 이걸 나한테 입으라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비앙카에게 어울릴 만한 걸 골랐는데 마음에 안 드나 보다.
“이게 뭐야! 완전 어린애가 입을 법한 샛노란 원피스는!! 거기에 꽃장식은 왜 달려있는데! 팬티는 왜 또 곰돌이가 그려져 있는데!!”
최선을 다해 고르긴 했지만, 아동복을 파는 곳에서 고른 거니 어린애 옷 같은 건 당연하다.
“그리고 특히 이거! 브래지어는 어디 가고! 야 이 새끼야! 너 그냥 놀리는 거지!”
비앙카가 하트 모양의 젖꼭지 가리개를 흔들며 소리친다.
“미안해요...선배...열심히 골라봤는데...제가 보는 눈이 없어서...”
그 순간 나는 고개 푹 숙이고 몸을 떨며 사과했다.
“...아..아니...야...그렇게 처질 필요 까지는...어...새..생각해보니까...노란색도 나쁘지 않은 거 같은데? 고...곰돌이도 귀엽고...”
“아니에요....전부...제...잘못이에요...미안해요...하아..”
나는 춥다는 듯 이를 살짝 떨며 가는 숨을 뱉어냈다.
...당연한 말이지만, 전혀 춥지 않다.
빙하의 정수를 섭취한 이후로 냉기 저항은 최고치를 찍었으니까.
아마, 이 상태 그대로 눈밭에 굴러도 아무렇지도 않을 거다.
“..아...계속 벗고 있으니 춥지..그래도...너는 옷을 준비해놨는데...나는...정말 아무 생각도 없이..찢었네...”
하지만 그걸 모르는 비앙카는 조심스럽게 다가와 껴안아 준다.
“...미...미안.. 어때 이제 좀 따듯해?”
“....네.”
눈을 감고 잠시 비앙카의 체취를 맡은 나는 비앙카의 허리를 잡고 번쩍 들어 올렸다.
“가...갑자기 뭐야...”
“약속대로 괴롭혔으니까 안아주는 거예요.”
“괴롭혀...?...언제?”
잠시 머리를 갸웃거리던 비앙카가 말뜻을 이해한 듯 이를 까득 갈았다.
“야, 이 개새끼야! 저거 일부로 고른 거 맞잖아! 씨발놈이 진짜!”
“어허, 발버둥 치지 마요. 떨어지면 다치니까.”
“죽어!...씨발..! 그냥! 죽어!!”
“씁! 발버둥 치지 말라니까요.”
쪽—
날뛰는 비앙카의 겨드랑이에 팔을 끼워놓고 키스를 했다.
그러자 한순간에 발버둥 치는 걸 멈춘 비앙카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씨이...맨날 자기 불리하면 키스하고 있어...”
“그래도 열심히 고른 건 진심이니까. 빨리 입어봐요.”
“꼭 입어야 해...?”
“알몸으로 나갈 수 없잖아요.”
“하아... 그냥 괴롭히는 거 금지할 걸 그랬어.”
포기하고 옷을 집어 든 비앙카가 한숨을 내쉰다.
그 모습을 팔짱을 낀 채 관찰하고 있자 비앙카가 빽 소리쳤다.
“뭘 처 보고 있어! 보지마!”
“이걸로 뭘 그래요. 어차피 항문까지 본 사이인데...”
“지..진짜 죽여버리기 전에 지랄 좀 하지만! 보지마! 보지 말라고! 보고 있으면 안 입을 거야!”
“...알았어요. 알았어. 안 볼게요.”
비앙카가 진심으로 씩씩거리길래 나는 항복선언을 하고 뒤로 돌았다.
사락사락─
침묵 속에서 살결에 옷이 스치는 소리가 들린다.
이윽고 옷을 다 갈아입은 듯 비앙카가 말했다.
“...이제...봐도 돼...”
그곳에는 병아리 반에 입학해도 위화감이 없을 것 같은 아기 비앙카가 서 있었다.
“완벽하네요.”
“....개새끼가...또 놀리고 있어.”
“이건 진심이에요. 선배 말고는 그 누구도 소화하지 못할 옷이에요. 너무 잘 어울려요.”
“...진짜로...? 너무...애 같지 않아?”
비앙카가 뺨을 긁적이며 시선을 피한다.
이거야 칭찬에 약해도 너무 약한 게 아닌가 싶다.
“....”
나는 대답하는 대신 슬쩍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선배 아래는요?”
“그...그건 왜... 굳이 안 보여줘도 되잖아.”
“...하아... 제가 ‘비앙카’를 위해 ‘특별히’ 고른 건데 안 보여주려고요?”
내가 한숨을 푹 내쉬자 비앙카가 이를 꽉 깨물었다.
“씨이...그...알았으니까...표정 좀 짓지 마...”
“역시 선배밖에 없어요.”
“닥쳐...씨발놈아...”
치욕스러운 표정으로 비앙카가 천천히 원피스 자락을 들어 올린다.
스르륵─
늘씬하게 빠진 다리를 지나 곰돌이가 손을 흔들고 있는 하얀 팬티가 보인다.
“귀엽네요. 선배처럼요.”
“...처맞기...싫으면....입...닥쳐라...”
자세히 보니 미처 처리하지 못한 정액이 팬티에 배어 나오는 듯했다.
“...좋네요.”
“...좋긴 뭐가 좋아...야...이정도면 돼...됐잖아...이제 가서 너 옷도 가져올테니까...적당히..”
수치심에 부들부들 떨어대면서도 원피스 끝을 잡은 손을 놓친 않는 게 비앙카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뇨, 아직 위쪽은 안 보여줬잖아요.”
갈 땐 가더라도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보여주고 가야지 않겠는가.
“...씨발놈...”
욕설을 뱉은 비앙카가 입술을 꽉 깨물더니 원피스 끝을 접어서 가슴까지 올린다.
앙증맞게 솟아오른 비앙카의 가슴 끝에는 발기한 젖꼭지를 아슬아슬하게 가리는 하트 모양 가리개가 있었다.
나는 참지 못하고 볼록 튀어나온 하트를 꾹 눌렀다.
“흐아아앙♥”
야릇한 신음을 흘린 비앙카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든 인 채 마구 소리친다.
“왜...!왜! 만져...! 보기만 한다면서! 왜 만지냐고!”
“아...추워라...감기 걸리겠네. 선배 제 옷 잘 부탁해요. 제 기숙사가 어디인 줄은 알죠?”
“...씨이...알아! 씨발놈아...!!...불리하면 말 돌리고... 진짜 짜증나...!!”
짜증 난 것을 표현하듯 일부로 문을 쾅 닫으며 떠나는 비앙카를 보며 내가 피식 웃었다.
‘30분 정도는 걸리려나..’
구 교사에서 기숙사까지는 거리가 제법 있는 데다, 아무래도 루시아와 만나면 대화를 좀 나눌 테니 그 정도는 걸릴 거다.
하지만 내 예상과 달리 비앙카가 나간 지 10분도 지나지 않아 문이 열렸다.
“엄청 일찍 돌아왔네요. 혹시 보고 싶어서 뛰어왔...?”
내가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응?”
“후아...”
그곳에는 눈이 맛이 간 성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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